소설리스트

1화 (1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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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잠이 잘 오지 않는 병증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로써 지금 내가 앓고 있는 병 이기도하다. 실질적인 외상이나 뚜렸한 상처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정신질환.

 하지만 그래서 더 무서운 불면증. 사람이 정상적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수면시간이라는 것이 있다. 적게는 4시간 많게는 7시간정도의 수면시간.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것이 없다. 수면, 그 자체가 없는 것이다. 언제부터 불면증이라는 녀석이 나에게 들러붙었는지도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다만 기억나는 것은 내가 잠을 안잔지 벌써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것. 아마 8살 무렵 고아원에 들린 스님이 알려준 호흡법이 아니었다면 나는 분명 미쳐버렸을 거다. 다행히도 나는 그 호흡법을 통해 12년이라는 세월을 버텼다. 잠을 자지 않고서.

 내 나이 올해로 21세. 남들이 매일 잠으로 허비하는 8시간의 시간동안 나는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거나하면서 보냈다. 그것은 현재 또한 마찬가지다...

-팔락! 팔락! 

“후우우우...! 다 읽었네...” 

긴 한숨과 함께 678페이지를 끝으로 끝나버린 ‘양자역학의 원론적이해’라는 제목의 책을 덮은 나는 탁상위에 놓인 탁상시계로 시간을 확인했다. 

-째각! 째깍! 

‘3시 57분이라...해가 뜨려면 아직 멀었네...’ 

해가 떠오르고 사람들이 아침을 맞이할 때까지 남은 시간은 아직도 3시간이나 되었다. 

나는 불면증을 앓게 된 이후로 한 시간, 아니 단 10분을 자지 못한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12년 동안 불면증에 시달려 잠을 자지 못한다면 분명히 지금쯤 미쳤겠지만 나는 다행히도 어떤 이름 모를 고승(高僧)께서 전해주신 호흡법으로 간신히 제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12년이라는 시간을 자지 않고 살다보니 언젠가부터 잠이란 것에 무감각해지고, 피곤함을 느끼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느끼지 못 하는 게 아니라, 항시 피로감을 느끼기에 익숙해진 것이지만...

“우웅...! 진우야아...!” 

‘하아아...정말! 아무리 내가 잠을 안 잔다지만 이 여자는 왜 맨날 자기 방을 놔두고 내방에서 자는 거야?!'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등 뒤에서 들려오는 비몽사몽한 목소리,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나의 동거인이었다. 

기억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할 때부터 없었던, '부모'덕분에 고아원에서 살다가 나이가 들어 고아원을 나오게 된 나에게 호의를 베풀어준 여성. 

나에게 세상에 '못된 어른'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우쳐줬으며,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행복을 가르쳐준 고맙고, 감사한 여인. 그것이 '이혜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나의 동거인이었다. 다만 나와의 나이차도 있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나를 너무도 아끼고, 사랑해서 남들이 보면 오해할 수준으로 챙기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나는 그런 혜영누나를 좋아했다. 게다가...

“아무리 봐도 도저히 39세의 노처녀라고 보기가 힘든 외모란 말이야...!” 

내가 앉아있는 책상 뒤에 놓인 내 침대에서 속옷만 입은 채 무방비 상태로 세상모르고 잠들어있는 혜영누나의 외모는 정말이지 39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검은색 비단처럼 새하얀 침대시트위에 펼쳐진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카락과 반듯한 이마, 마늘쪽을 엎어놓은 듯 수려한 곡선의 코, 지긋이 감겨있어 더욱 청순해 보이는 눈매. 그리고 주사처럼 붉고 윤기 나는 요염한 입술과 만지면 뽀얀 가루가 묻어나올 것만 같은 백옥 같은 피부...

“게다가...이런 몸매이라니...” 

혜영누나의 아름다움은 20대 초반이라고 해도 안 믿겨지는 동안과 숨이 멎을 듯한 얼굴뿐만이 아니었다. 조각 같은 턱 선을 타고 내려오는 사슴처럼 긴 목과 가녀린 어깨선과 가녀린 팔과 버드나무가지를 연상케 하는 길고 고운 손가락들. 그리고 누워있음에도 전혀 처지지도 늘어지지도 않은 풍만하고 탄력적인 가슴은 한손으로 잡아도 제대로 잡히지 않을 정도로 풍만했고, 가슴을 움켜진 손가락사이로 젖이 삐져나올 맘큼 부드러웠다. 게다가 나잇살이라는 존재가 혜영누나에게만은 해당되지 않는 듯 그 흔한 군살 하나도 없는 매끄럽고 여성스러운 허리라인을 따라 풍만하면서 색기어린 탱탱한 엉덩이가 있었고, 그 아래에는 신이 조각한 것처럼 고혹적이고 농염한 각선미의 늘씬한 다리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아아...정말...혜영누나는 ‘무방비’하다니까...이렇게 내가 있는데도 딸랑 속옷만 입고 자다니...” 

결혼을 안 해서 그런지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성인여성의 매력이 물씬 풍기며 검은색 레이스의 브래지어와 팬티만을 입은 채 잠들어있는 혜영누나를 바라보았다. 뭐 나를 믿기에, 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함께 해서 그런거지만...혈기왕성한 21세 남아에게는 너무 자극적이란 말이다!

“게다가...혜영누나는 한번 잠이 들면 누가 업어 가도 모르면서...이렇게 무방비라니...” 

혜영누나는 항상 누가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잠에 빠지면서, 이런 성인여성의 관능미가 물씬 피어오르는 속옷만 입은 채 자신의 요염하고 육감적인 몸을 보란 듯이 드러내며 잠이 들어버린다. 나는 그런 혜영누나가 누워있는 침대에 올라가, 잠이 들어있는 혜영누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이,이러는거 안돼는거 알지만...남자인 내 앞에서 이런 모습으로 자고 있는 게 애초에 반칙이라고...반칙...!” 

-물컹...! 

“으음...” 

‘저,정말 혜영누나의 가슴은 최고야...! 부드럽고 따뜻해서...기분 좋아...’ 

함께 사는 동거인인 혜영누나의 몸을 이렇게 마음대로 더듬는 것이 죄라는 것을 알지만, 나는 잠들어있는 혜영누나의 농염한 몸을 만지는 손을 멈출 수가 없었다.

“혜영누나, 사랑해...! 한명의 여자로써...나 이혜영이라는 여자를 사랑해...!” 

-물컹..! 

잘못인줄 알면서도 손을 멈출 수 없는 이유...그렇다. 나는 혜영누나와 함께하기 시작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혜영누나를 '동거인'으로서가 아닌 한명의 ‘여자’로 사랑하고 있었다.

 나는 손바닥으로 느껴지는 혜영누나의 부드럽고 탄력적인 감촉에 페니스가 빳빳해지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아주 천천히 혜영누나의 매끈한 배를 지나 사타구니에 손을 가져갔다.

-스으윽...! 

“아...누,누나의 까끌까끌한 털이 손바닥에 닿았어...게다가...그곳도 느껴져...” 

타이트한 팬티 아래로 손을 집어넣자, 무성한 수풀과 부드럽고 탄력적인 둔덕, 그리고 굳게 닫힌 소음순이 손바닥에 느껴졌다. 나는 그런 감촉에 성욕이 들끓는 것을 느끼며 조심스럽게 혜영누나의 팬티를 벗겼다.

-스르륵...! 

“아...!” 

벗겨진 팬티 아래로 드러난 혜영누나의 꽃잎! 나는 그것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이성을 잃고 발기한 페니스를 당장 찔러 넣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하지만...

-지이이이이잉! 

“크으윽! 또...!” 

머리에서 느껴지는 갑작스러운 두통! 

그것은 언제나 내가 혜영누나를 범하려고 하는 순간에 찾아왔다. 아니 정확히는 욕정으로 인해 눈이 뒤집힐 것 같은 상황에 말이다. 어찌보면 고맙기도 한 두통이지만 그 극심한 통증은 정말이지 두 번 다시 격고 싶지 않은 고통이다. 뭐 그 덕분에 가까스로 잠든 혜영누나를 범하는 것을 참아냈지만 말이다.

“후우..후우...위험했어...정말로...하, 젠장...! 다시는 이러지 않기로 했으면서” 

-스르륵...! 

두통으로 인해 오늘도 간신히 혜영누나를 범하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나는 쿵쾅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눈을 질끈 감고는 벗겨냈던 혜영누나의 팬티를 다시 입히고 씁쓸한 얼굴로 잠이 들어있는 혜영누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겁쟁이야. 누나...이 행복이 깨질까 두려워 누나에게 고백도 하지 못하는 겁쟁이..." 

혜영누나를 사랑하지만, 미치도록 사랑하지만 내가 자신을 여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혜영누나가 깨닫는 순간, 혜영누나와 함께하는 이 행복한 나날들이 깨어질까 두려워 나의 감정을 숨기기 급급한 나는 찢어질 듯 아파오는 가슴을 부여잡고 방을 나갔다. 그렇게 두려움에 솔직하지 못한 나의 감정을 애써 가슴속에 묻으며 방을 나가는 내 귓가로 혜영누나의 희미한 잠꼬대가 들려왔다.

“진우야...” 

“...젠장...!” 

-탁...! 

자면서까지 나를 찾는 혜영누나의 잠꼬대를 들으며 나는 아픈 가슴을 부여잡을 수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복귀합니다.

내용은 변한 게 없으나 잡혀가기 싫어서 대학을 배경으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더 넥타는...현재 봉인 상태입니다. 무기한 연중이네요 일단.

그리고 여기에도 악마의 물방울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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