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화 (6/71)

"그럼..최면술에 재능이라도 있단 말야..." 

"그런거 아닐까...원래..최면 거는게 쉬운 일이 아니라며..그런데..나

는 한번에..제대로 걸었잖아..이거야 말로 천부적 재능 아니겠어..." 

"아니..그렇게 보기에는 뭔가.." 

"짜식..내가..최면에 재능이 있다니까..질투가 나냐..하긴..니가..이렇

게..죽어라고..책까지 쌓아놓고 연구해도 안되는 걸 내가 단 번에 

해 내니..내가..부럽기도 하겠지..하하하..." 

"말도 안돼는 소리...어쩌다가..그냥..내가..잠들었는지도 모르지..어

쨌든 한 번 우연히 된건지도 몰라...." 

"그럼..한 번더 해볼까..." 

"한번더..." 

"내 녀석이 나의 천부적인 재능을 몰라주니..한 번더 제대로 최면

을 걸어서..증명해 주는 수밖에...." 

"아..하지만.." 

"왜..??" 

"네가...최면에 재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넌..기초 지식이 너무 

없어..니 말대로 제대로 최면을 걸수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그러

면..더 위험해..너는 최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잖아..최면은 인간

의 무의식의 세계를 다루는 일이야..사소한 실수라도 한다면..깊은 

무의식 세계에서 말야..한 인간에게 큰 상처를 주고..두고두고..휴

유증을 남길 수 있다구..." 

"그럼 어떻게..나의 이 재능을 썩히란 말야...내 일생에 처음으로 

재능을 발견했는데.." 

"아..그런게..아니라..네가 최면을 걸때..실수하지 않게..도와줄 누군

가가 있어야 한다는 거야..전문적인 지식을 가진..그런 사람말이

지..." 

"전문적인 지식...그런 사람이 있어야 말이지..." 

"있잖아.." 

"누구..???" 

"가까이서 찾아봐..." 

"누구..?? 너..도인이..너 말야..하긴..최면에 대해서는 나보다야 많이 

알겠지..그래..그러면..니가..나를 도와주려면 말야...너한테는 최면을 

못 거는거 아냐..." 

"그렇지..." 

"그럼,,둘 뿐인데..누구한테..최면을 걸어..." 

"그럼 이렇게 하자..지금은 최면을 걸 사람이 없으니까..나중에 학

교에 가서 대호한테..." 

그때였다..머릿속에 한줄기의 광선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처럼..뭔

가 번쩍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인아..저..." 

"왜..." 

"너희 어머니..." 

"뭐..우리 엄마는 왜..." 

"너희 어머니께..최면을 걸어 보면 어떨까..." 

"뭐..그..그건..안돼...엄마 한테..이상한 짓을 할 수는..." 

도인이 녀석은 갑자기 얼굴이 새빨게 지더니...뭔가 심각하게 당황

해 하고 있었다...아니 최면 한번 걸어보자고 한 걸 가지고 왜 이

렇게 오바지...혹시...아까 분명히 친엄마가 아니라 새엄마라고 했

었는데..아까 얼핏 본거지만. 도인이 어머니는 상당한 미인이었다.. 

어쩌면..도인이 녀석 새엄마를 엄마가 아닌..다른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는 고개를 돌려..책장에 빼곡이 놓여 있는 최면이니..마인드 콘

트롤이니 하는 제목의 책들을 살펴 보았다..도인이는 이 많은 책

들을 그냥 취미삼아 모아 놓았던 것일까..아니면..뭔가..녀석이 바

라는 것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너..이상하다..왜..어머니 얘기를 하니까..얼굴이 빨개지고..그래..혹

시..너..최면을 연구해서..너희 새엄마에게 이상한 짓을 하려던건 

아니겠지..설마.." 

도인이 녀석은 이제 목덜미까지 새빨갛게 물들어 버렸다..녀석의 

호흡도 가빠지고 있었다.. 

"그..그게.." 

"도인아..비밀은 지킬께...솔직히 말해봐..왜..그러는건데..." 

"휴우..그게..말이지..." 

도인이 녀석의 말에 의하면..도인이 아버지가 새엄마와 재혼한 것

은 2년전의 일이라고 했다..2년전이면..막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니까..아직 도인이와 나는 서로 모르고 지내던 시절이었다.. 

친엄마는 미국으로 가버리고..새엄마와 살게 된 도인이는 친엄마

를 밀어내고 들어온 새엄마가 왠지 처음부터 싫지 않았다고 했다..

얼굴을 본적이 없을 때는 막연하게 나마..엄마를 쫓아낸 사람이라

고 적개심을 느꼈었는데... 

"그러니까..현관문을 열고..막 들어온 새엄마의 얼굴을 봤을때...뭐

랄까..그냥,.난..반해버렸어...화를 내고..심통을 부릴려고..작정을 하

고 있엇는데..나는 그냥..수줍어서...얼굴을 붉히고 말았어...이상하

지.." 

이상하긴 이상한 일이다..하지만..사춘기의 소년이란 외계인 보다

도 더 이상한 존재가 아닌가.. 

"그래서..그럼..이 책들은..." 

"첨에는 그냥..잘 몰랐는데.시간이 흐를수록 새엄마의 몸을 훔쳐보

거나..가끔 엄마가 벗어 놓은 속옷을 몰래 만져보거나 하는 일이 

생겼어...얼마 지나지 않아..밤마다..새엄마,,꿈을 꾸었어..너도 알지 

어떤 꿈인지..." 

알 것 같았다...나도 서미연 선생님이 나오는 비슷한 꿈을 자주 꾸

고는 하니까... 

"그런 꿈을 꾸기 시작하고 얼마 후였어..우연히 서점에서..최면술

에 관한 책을 보게 되었는데..무심코 넘기다가..사실..그 책은 아주 

엉터리였어..최면술을 무슨 마법처럼 써놓은 책이었거든..그런데..

거기에..무슨 실화라며..처음보는 여자에게 최면을 걸어서..매춘부

로 만들었다는 어떤 외국 사람의 이야기가 있더라구.." 

"그때 생각에도 아주 엉터리라고 생각은 했지만..왠지..묘하게 흥

분이 되더라고..최면을 걸어서..다른 사람의 마음을 마구 조정할 

수 있다니 말야..여자에게 최면을 걸어서..자기를 사랑하게 만들수

도 있다는 둥 정말...형편없는 책이었지만 말이야..." 

"그때부터..모은 거구나....새엄마를...???" 

"그냥 상상일 뿐이었지..실제로 이루어질거라고 생각도 하지 않았

어..하지만..어떤일은 상상만으로도 족한 일이 있잖아...이런 책들을 

보면서..난..그저..나의 상상력을 키워 나갔을 뿐이었지만..난..그걸 

로도 충분히 만족했어..." 

"그런데..아까..내가...엄마에게 최면을 걸겠다고 했을때..갑자기 내

가 꿈꾸던 일이 실현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듯이 든거야..그

래서..그건..안되는 일이잖아..상상속에서야..불가능이고 현실이 아

니라는 걸 아니까..비도덕적이든 뭐든 상관이 없지만..현실로 이루

어 진다고 생각하니까..불안하기도 하고..또..한편으로는 흥분되기

도 하고..." 

"또..새엄마를..흠..생각하니까..조금 부끄러워지기도 한 거군..." 

"말하자면..." 

"하지만..최면이 꼭 걸리다는 보장도 없잖아..네 말대로 그냥 한번 

우연히 된건지도 모르고...또...최면에 걸리다고..해도..아무짓도..그

러니까..너희 어머니 한테..이상한 짓같은 건 안하면 되는 거 아냐..

그러면..문제 없잖아..." 

"그..그게.." 

"문제있는거야..." 

"아무튼 난 나조차도 믿을 수가 없는 기분이야...난...만약..나에게 

그런 힘이 생긴다면...말이지..." 

"걱번 할거 없어..도인아..힘을 가지고 있다면..그건 바로 네가 아

니고 나라구..." 

"그건 더 미덥지 않아..." 

".걱정하지 말라구..아무일 없을 거야..난..그러니까..나와 도인이 

너..이렇게 우리는 말야..그냥..테스트만 하는 거라구...내가 특별히 

최면술에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말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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