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10장 (9/12)

제10장

창해(蒼海)의 제왕(帝王), 해왕세가(海王世家)

파도아객리(巴都亞喀里), 

맹가랍(孟加拉:지금의 벵골만) 하단에 위치한 포구였다.

쏴아아...!

파도가 밀려와 거칠게 부딪치며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있는 단애에 한 인물이  오

연하게 우뚝 서 

있다.

"...!"

휘르르!

거센 해풍에 그의 길다란 장발이 수초처럼 휘날린다.

금라백포(錦羅白布)의 미청년...

화우성, 바로 그가 아닌가?

팔짱을 낀 채 창해를 주시하던 화우성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후유! 운혜 그녀가 그렇게 정열적일 줄은 몰랐어!"

화우성은 지금 성모봉에서의 마지막 밤을 회상하고 있었다. 

그날 밤, 단리운혜는 화우성을 완전히 녹여 버리고 말았으니...

"쩝... 자고로 여자가 너무 똑똑하면 탈이야! 졸지에 생홀아비가 되었으니..."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고 있는 화우성, 

그는 단리운혜의 요청에 못 이겨  떨어지고 싶지 않은 그녀와 헤어져 이리로 오게 

된 것이다.

<혈각(血閣)>

현 중원의 패주로 군림하는 막강세력이었다.

혈각의 힘은  호천단혈맹(護天丹血盟)과 변황동맹인  천축무림맹의 힘이  합쳐지면 

대등하게 대항할 

수 있다.

허나, 그 뒤에 도사리고 있을 혈왕마가! 그 힘을 막을 세력이 전무한 것이다.

일천 년 간 천년마력을 키워온 혈왕마가의 대파멸세는 가히 무적이라 할 수 있다. 

거기에, 혈왕마가는 가공무비한 일을 추진하고 있었으니...

<암흑마련(暗黑魔聯)...>

천왕팔가(天王八家)중 사가(四家)를  재결성시켜 무적의 단체를  만들려 하고 있었

다.

이미 독왕세가(毒王世家)과 신비혈가(神秘血家)이 혈왕마가의 휘하에 들어왔다.

절대파천황의 무적지세!

만약 암흑마련이 완전히 결성된다면  그 힘은 천 년 내에 최강이고, 천하를  천 일 

내에 잠식할 수 

있는 천하파멸지세가 되리라!

"신비혈가(神秘血家)... 독왕세가(毒王世家)... 그들이  다시금 혈왕마가와 손을 잡았

단 말이지? 후후

후!"

화우성의 눈가로 강렬한 살광이 떠올랐다.

이때, 오 장에 달하는 엄청난 파도가 밀려왔다. 순간,

"무적(無敵)____ 천(天)____ 강(剛)_____ 수(手)!"

손(手)!

화우성의 쌍수가 합쳐졌다 싶은 순간, 

별(星)!

수천 수만의 유성군이 작렬하듯 뻗어나가 파도를 강타했다.

깨끗했다. 오 장 높이의 거대한 파도는 깨진   유리조각같이 허공으로 난무하며 비

산하는 것이 아

닌가?

"이 사부님의 천강인과 천불수을 합일시킨 대파멸수강(大破滅手剛)!"

천강인(天剛印)!

천불수(天佛手)!

번뇌관음각에서 얻은 천불수는 일천  개의 부처가 나타나 폭출하는 가공무쌍의 천

벽수강으로 어떤 

공격으로도 격파하지 못한다.

반대로 천강인은 어떤 것이든 파괴한다는 최강의 파괴수강이 아닌가?

화우성은 최강의 철벽 보호강기와 최강의 파괴수강을 합일시켜 가히 대라멸수강이

라 할 무적천강

수를 창안했던 것이다.

무적천강수(無敵天剛手)!

일만 개의 유성이 작렬할 때... 천지는 파멸되리라...

"혈왕마가! 혈왕마가의 개로 전락한 신비혈가과 독왕세가...! 모조리  이꼴로 만들어 

주겠다!"

슷! 

화우성은 스산한 살기를 구름처럼 피워올리며 신형을 허공으로 끌어올렸다.

화우성의 몸은 섬전처럼 포구에 있는 한 척 소선으로 날아갔다.

--우성... 일천 년 간 잠들었던 천왕팔가가 속속 출현하고  있어요. 그 중엔 해왕세

가(海王世家)과 

도왕세가(刀王世家)도 있지요. 그들  두 세력의 힘을 얻는다면   승산은 육 할이에

요. 만약 한 개만 

얻는다면 승산은 사 할밖에 안 되겠죠...

--.....!

--오직 우성만이 그들을 움직일 수 있어요.

--하지만 그들의 위치를 아는 사람이 없지 않소?

--사부이신 금천상군께서 구축하신  금천대상막(金天大商幕)은 구주팔황(九州八荒)

을 떠도는 장사

꾼이어서 그들의 이목을 통해 위치를 알 수 있었어요. 그곳은...

                                               

<금룡비해(金龍秘海)...>

항시 해면에서 일천 장까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뿌연 운무에 가려져 있는 무

저비역, 

맹가랍해(孟加拉海... 뱅골해)의 한복판에 위치한 이곳은 맹가랍의 어민들에게는 공

포와 경외의 대

명사였다. 

일명, 절혼불귀해(絶魂不歸海), 혼조차 돌아올 수 없다는 절대위험지역인 것이다.

촤아아!

물살을 가르며 한  척의 소선(小船)이 나타나더니 금룡비해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

가?

선미에는 한 인물이 우뚝 서서 운무에 덮인 비경을 뚫어지게 직시하고 있었다.

"이곳에 있단 말이지? 천년해상제국인 해왕세가가...?"

흩날리는 장발을 쓸어넘기고 있는 화우성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었다.

--해왕세가(海王世家)!

천왕팔가 중 해왕천종가(海王天宗家)라 불리우는 해왕세가!

그것이 이 천외(天外)의 비역(秘域)인 금룡비해(金龍秘海)에 존재하다니... 

문득, ".....!"

화우성의 눈가에 이채가 스쳤다.

"금룡비해의 근해에서 싸움을 하다니...!"

화우성의 신형은 이때 이미 바다 속으로 물고기처럼 스며들고 있었다.

촤아아...!

유리같이 맑은 해면을 산산이 깨부수며 질주하는 두 척의 크고 작은 배가 있었다.

조그맣고 화려한 소선은 거의  부서진 채 쏜살같이  치달리고, 그 뒤를  피로 목욕

한 듯한 혈선(血

船)이 뒤쫓고 있었다.

"멈춰랏!"

혈전선(血戰船)의 선미에 선 혈포노인이 폭갈을 터뜨렸다.

혈선(血船)은 전투용인 듯 타원형의 선미로 거침없이  소선을 들이받으며 밀어붙였

다.

순간, 수십 줄기의 혈영(血影)이 혈전  위를 떠나 섬전처럼 소선 위로 내리 꽂히는 

것이 아닌가?

"어쩌면 좋아...!"

소선 위에 타고 있던 한 소녀의 입에서 두려움에 싸인 음성이 터졌다.

소선 위에는 그녀 외에도 십수 명의 장한들이 타고  있었다. 그들은 전형적인 바다

사람들인 듯 구

리빛 우람한 동체를 자랑하는 장한들이었다.

헌데, 소녀는 혈영들이 날아오는 순간 장한들 속에서 파르르 교구를 떨고 있었다.

대략 십오륙 세쯤 되었을까? 작고  둥근 얼굴에 양쪽으로  땋아내린 댕기...  꼭 깨

물어 주고 싶은 

느낌이 드는 귀여운 소녀였다.

그렇게 귀여운 그녀가 지금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것이다. 

이때,

"웬놈들이냐?"

장한들 중 일 장 거구의 삼십대 사나이가 위맹하게 외치며 앞으로 나섰다.

그를 본 혈의인들의 얼굴은 먹이를 본 고양이처럼 비릿한 미소.

"네놈들은 필요없다! 저 계집만 데려갈 테니까..."

"소공녀님을...!"

"크크... 그렇다!"

앞으로 나섰던 거한은 분통이 터졌는지 부리부리한  호목(虎目)에 살광이 이글거렸

다.

(으음... 일 대 일로 붙어도 결코 얕잡아 볼 수 없는 놈들이군! 그렇지만...)

"거웅 아저씨!"

소녀가 거한들 뒤에서 새파랗게 질려 소리를 지르자,

"소공녀님! 저자들은 소인들이 죽음으로 막겠습니다. 잠시 후 소공녀임을 바다  속

으로 던질 테니 

도피하십시오!"

거한의 전음성이 귓전으로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소녀의 커다란 눈망울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순

간,

"차앗! 죽어랏! 이놈들..."

거한이 거대한 묵부를 풍차처럼 돌리며 혈의인들을 덮쳤다. 동시에, 거한은 가벼운 

장력으로 소녀

를 바닷속으로 밀어넣었다.

"어엇!"

"잡아랏!"

거한의 번개 같은  행동에 잠시 흠칫했던 혈의인들이  분분히 외치며 신형을 날린 

순간,

"하핫... 어딜..."

가공무비할 부풍(斧風)이 묵광(墨光)을 뿜으며 덮쳐오는 것이 아닌가?

"어엇!"

"헛!"

거한을 우습게 봤던 혈의인들은 일시에 신형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 놈은 내가 맡겠다! 빨리 그년을 쫓아랏!"

한 혈의인이 거한의 공격을 막으며  목이 터져라 외쳤다. 허나, 이미  소녀는 물고

기보다도 빠르게 

유영하여 사라져 버렸다.

"이 곰같은 놈 때문에... 에잇! 죽어랏!"

엄청난 혈강이 거한을 덮치고, 

"크______ 흑!"

거한이 핏물을 흘리며 일 장 뒤로 밀려났다.

헌데, 바로 그때, 청아한 음성이 혈의인들과 거한들의 귀를 동시에 놀라게 하는 것

이 아닌가?

"하핫... 뜻밖인데... 아름다운 인어를 한 마리 잡게 되다니..."

깜짝 놀란 그들의 눈에는 대해를 양단하며 빛살처럼 빠르게 유영해 오는 화우성이 

보였다.

화우성은 유유히 헤엄쳐 오고 있는데 그의 전신에는 물기 한 점 없었다. 

헌데, 화우성의 품 안에는 바다로 뛰어들었던 소녀가 안겨 있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놀란 토끼처럼 두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고 있었다.

"...!"

"...?"

잠시 흠칫했던 혈의인들이 그것을 보고 정신을 추스리며 괴소를 터뜨렸다.

"애송이 놈이 우리 일을 덜어 주는군!"

"애... 송이?"

반문하고 있는 화우성의 입가에 의미있는 미소가 떠올랐다.

"애송이 놈! 계집을 이리 던져라! 네 놈의 목만은 보존시켜 주마!"

"와서 가져가지 그래?"

화우성의 입가에 핀 비릿한 조소를 보자 혈의인들은 분노가 복받쳤다.

"이놈이! 쳐랏!"

십여 줄기의 검망이 덮쳐드는데도 화우성은 태연했다.

"불을 보고 뛰어드는 불나방놈들...태워 죽여주지. 뇌화천염기!"

화우성의 전신에서 엄청난 화강이 치솟았다.

"크____ 아악!"

"크____ 악!"

혈의인들은 가공할 화기(火氣)에 전신이 새카맣게 타서  몸부림치며 바닷속으로 스

며들어 버렸다.

"어엇!"

혈선 위에서 처음부터 지켜보며  명령을 내리던 혈포노인의 입에서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감히 신비혈가의 일을 방해하다니!"

"신비혈가(神秘血家)!"

화우성이 흠칫했다. 허나, 그것은 곧 분노로 화했다.

"혈왕마가의 개들이란 말이지?"

화우성의 눈에서 가공할 청광이 분노를 싣고 폭출되었다.

"혈왕마가와 그 조무래기들은 씨를 말려 버리겠다고 하늘에 맹세한 본좌다!"

화우성의 전신에서 청광이 빛살처럼 솟구쳤다.

그와 동시에, 

"무적천강수!"

사위가 암흑으로 뒤덮이는 것이 아닌가?

암흑 속에서 폭죽처럼 터지는 수만의 유성군! 천붕지열의 대파멸음이  창해를 묵사

발로 만들고, 잠

시 후엔 깨끗했다.

이십 장에 달하던 혈전선은  파편조차도 없이 산산조각나 깨끗하게 수장되어 버렸

다.

"...!"

화우성의 품에 안겨 있던 소녀의 커다란 눈은 더욱 커져 주먹만해졌다.

(아버지보다도 더 강한 사람같아...)

이때, 화우성이 소녀를 내려다 보며 싱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놀랐소? 인어아가씨?"

화우성의 미소는 일시에 수백 명을 수장시킨 사람의 미소가 결코 아니었다.

약간은 짓궂고 고집 센 악동(惡童)의 순수한 미소...!

"아...!"

소녀가 화들짝 놀라 화우성을 빤히 주시하며 질문을 던졌다.

"나는 요요(姚姚)라고 해! 너는 누구지? 어떻게 그렇게 무공이 강해? 생긴 것이 중

원인 같은데 맞

아? 중원 사람들은 모두 너처럼 예뻐?"

"...!"

홍수!

화우성은 끝도 없이 줄줄이 퍼붓는 소녀의 질문 공세에 일순 정신을 차릴 수가 없

었다.

허나, 그녀의 천성이 원래 호기심이 많고 순수하기 때문임을  안 화우성은 빙긋 미

소를 지었다.

"나는 화우성이라고 하오..."

"아! 우성이구나...! 너는 나하고 나이가 비슷해 보이니까 이제부터 요요의 친구야!"

소녀는 화우성의  반응에는 아랑곳 없이  제멋대로 친구를 하자며 목에  매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그녀의 입은 한시도 쉬지 않고 쫑알댔다.

"우성은 이제 나랑 친구니까  우리집에 가야 돼! 가서 아빠를 만나면  무척 좋아하

실 거야!  당연하

지 뭐! 내 친군데 아빠가 안좋아하고 배길 수 있어? 나랑 가는 거지, 응?"

정신없이 조잘대는  그녀의 말에 잠시 넋이   빠진 화우성은  그만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친구라면 말도 트고 지내야겠군? 알았어!"

화우성은 웃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바다에서 우연히 만난 소녀, 요요!

과연 금붕비해의 안쪽은 신선들이나 노닐 절대선경이었다.

십팔대군도(十八大群島)를 형성한 아름다운 섬들에는 기화이초가 만발하고, 울창하

게 우거진 아름

드리 거목(巨木)들 사이로 이름도 알 수 없는 신기한 동물들이 평화롭게 뛰놀았다.

<해왕세가(海王世家)...>

일명 천년해왕세가라 불리우는 해상 최고의 무적제국...

그들은 사해(四海)의 지배자이며 바다의 패왕(覇王)이었다.

헌데, 뭔가 심상치 않은 일대의 위기감이 해왕세가를 감싸고 있었다.

짙은 음모(陰謀)의 사향(死香)을 내뿜으며...

                                        

<해왕도(海王島)...>

십팔대군도의 중앙에 위치한 해왕세가 최고의 중지!

해왕대전(海王大殿), 거대한 백문어(白文魚)를 연상시키듯   둥근 원형의 거전,  운

남 특산의 백색, 

홍색, 청색의 갖가지 대리석...

해저의 비경(秘景)에서 억만 년 간 숨쉬던 온갖 보물들...

해왕도의 으리으리함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이제까지 큰소리치며 살아온 자신의  생

에 대한 허무와 

회의를 느끼게 할 정도였다.

해왕도를 보지 못한 자는 사치와 화려에 대해서 입도 벌리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석양(夕陽)... 지금 해왕대전은 불타는  듯한 저녁노을에 휘황찬란한 광채를 흩뿌리

며  웅자를 자랑

하고 있었다.

제왕각(帝王閣), 

해왕대전 내의  호화로운 밀실에 둘러앉은 삼  인(三人)... 화우성과  요요,  그리고 

또 한 명의 청수

한 중년인이었다.

금룡이 새겨진 곤룡포를 걸친  중년인에게서는 감히 범접치 못할 절대가공의 기도

(氣度)가 흘렀다.

은은히 안으로 갈무리되어 있었으나, 일단  폭출되면 대해의  만장 해일이라도  박

살내 버릴 듯한 

가공할 기도...!

그것은... 오직 절대자만이 지닐 수 있는 천부의 기질이었다.

요요가 생글생글 웃으며 일어섰다.

"호호...! 저는 저녁 준비나 할게요!"

요요는 화우성을 만난 것이 더없이  기쁜지 여태까지 무려 삼각이나  정신없이 재

잘대다가 이제야 

자리를 뜬 것이다.

너무 즐거워 허공에 둥둥 뜬 듯한 기분으로 사뿐히 사라지는 요요. 

중년인은 그런 요요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화우성에게 눈을 돌렸다.

"...!"

파팟!

두 사람의 시선이  불꽃을 일으키는 순간 화우성의  얼굴에 찬탄의 기색이 떠올랐

다.

(과연... 사해(四海)의 패왕(覇王)으로 손색이 없는 기도로군!)

중년인은 화우성보다 몇 배 놀라고 있었으니...

(요요가 천룡(天龍)을 물어왔군!)

물어왔다.?

어째 말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어쨌든 여자가 남자를 물어온 것에는 틀림이 없으

니까...

중년인은 야릇하면서도 흐뭇한 기색이었다.

대해왕(大海王) 금무령(金武令)...

중년인은 바로 사해의 지배자이며 해왕세가의 절대지존인 금무령이었다.

헌데, 일순 그의 흐뭇하던 안색에 어두운 그늘이 지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문득 화우성을 직시하던 금무령이 무겁게 일을 열었다.

"화우성이라고 했던가? 우연히 본벌을 찾은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맞는가?"

화우성이 내심 침음성을 터뜨렸다.

(으음... 대단한데! 한눈에 나의 의도를 알아차리는군!)

화우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해왕(海王)을 만나러 변황에서 왔소이다!"

금무령도 탄복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정도면 능히 팔황(八荒)을 손아귀에 담을 만한 기세로다! 바다의 제왕인  본좌 

앞에서도 추호

도 흔들림이 없다니...)

허나 금무령은 내심을 드러내지 않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래... 무슨 일로 본좌를 만나러 왔는가?"

"제왕과 천하를 논(論)하고자 왔소이다. 허나..."

화우성은 말 끝을 흐리며 금무령의 양미간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

일순 금무령의 눈이 흔들렸다.

(알아챘는가...?)

화우성은 금무령의 내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말을 이었다.

"허나... 지금의 해왕께서는 그런 자격이 없으신 것 같소이다!"

이 무슨 망발이란 말인가? 감히 대해상제국인 해왕세가의 지존인 대해왕 금무령에

게 자격이 없다

니...?

헌데, 더욱 기이한 것은 그 말에도 금무령의 안색이 담담하다는 점이었다.

"알아... 보았는가?"

화우성이 씨익 웃었다.

그 정도도 못 알아보겠는냐는 듯이...

"독(毒)에 당하셨군요! 틀림없이 해왕께서는 본신 내공이 억제되어 평소의 반도 안 

될 것이오!"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니...!

대해왕 금무령!

환우를 팔등분한 사해지존(四海至尊)인 그가... 독(毒)에 당하다니...!

"헛헛...! 그렇네! 지금 나는... 천하를 논할 자격이 전혀 없는 사람일세!"

허탈하게 웃는 금무령은 날개 잃은 거응(巨鷹)이었다.

허나, 금무령은 역시  대해의 지존답게 이내 마음을 평정하고 담담하게  말을 이었

다.

"독왕액(毒王液)을 아는가?"

"후후!  천년시독(千年屍毒)에 만년오공(萬年蜈蚣)의  절독과 일천독화(一千毒花)의 

독정(毒精)을 배

합하여 만든다는 불해천독(不解天毒)이 아니오이까?"

"맞네!"

독왕액(毒王液), 일명 만독지왕이라 부르는 불해(不解)의 천독(天毒)이 아니던가?

헌데, 금무령이 독왕액에 중독되었다니...?

화우성이 극히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해왕을 진정한 사해제왕으로 복귀시켜 드리고  난 연후에... 해왕과 더불어 천하를 

논하겠소이다!"

화우성은 별것 아니라는 듯이 말하고 있지만 그것은 진정 해왕에게는 엄청난 충격

이었다.

"독왕액을... 해독할 수 있단 말인가?"

화우성을 바라보는 금무령의 시선에는 불신의 기색이 역력했다.

불해천독을 해독할 수 있다니 말이나 되는 소린가!

헌데, 

"십 일이면 깨끗이 해독되고 진정한 사해제왕으로 다시 등극할 수 있을 것이오!"

"그... 그럴 수가...!"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 같던 금무령도 이 순간 만큼은 격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화우성은 시큰둥하게 말을  받았다. 그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그렇게 놀라

느냐는 듯이...

"독의 제왕(帝王)이 아니라 조종(祖宗)이라  해도 독은 독이니 까짓것 태워 버리면 

되잖겠소?"

"태... 워...?"

금무령은 의아해졌다. 

누가 그 정도를 몰라서 지금까지 고생을 하고 있단 말인가...?

허나, 독(毒)을 태운다!

말이야 맞는 소리였다.

"그럼... 내일부터 태우는 일을 시작합시다."

화우성은 당연하다는 듯이 태연하게 한 마디 하고는 어이가 없어 홀로 중얼거리고 

있는 금무령을 

뒤로 한 채 나가 버렸다.

"독을... 태운다? 독왕액을...?"

금무령은 아직도 믿을 수 없는 듯 홀로 남아 독백을 계속하고 있었다.

                                       

<천형마은도(天刑魔隱島)...>

금룡장해무벌의 형부(刑府)에 해당하는 섬이다.  금룡십팔대군도에서 죄를 지은 수

인들이  머무는 

곳이니까.

허나, 이곳은 결코 뇌옥이 아니고 자유로이 지내다가   형기를 마치면 자신들이 살

던 곳으로 돌아

가는 곳이다. 단  형기를 마치기 전까지는 다른  섬으로 이주할 수 없다는  제약이 

가해질 뿐...

혈옥(血獄), 

바로 천형마은도주(天刑魔隱島主)  흑룡천군(黑龍天君) 막사여(莫沙如)가  거처하는 

곳이다.

한칸의 밀전안에는 삼 인이 묵묵히 앉아 있었다.

흑룡이 새겨진 목포를 걸친 노인... 핏빛 혈의(血衣)를  걸치고 혈광을 뿜는 혈안노

인... 죽은 시신

처럼 창백한 안색에 깡마른 녹의괴인...

헌데, 전혀 감정이 없는 빙인을 보듯 무표정한  묵포노인은 해왕세가의 제이인자로 

꼽히는 흑룡천

군 막사여가 아닌가?

당금에 이르러서는  해왕세가 사람들이 대해왕 금무령보다도  더 두려워하고 있는 

인물...

그는 해왕세가 최고의  병법가이자 한상의 흑백천마환(黑白天魔環)으로 펼치는  천

마광혼무(天魔狂

魂舞)에는 금무령조차 한 수 양보할 정도의 극강고수인 것이다.

헌데... 그런 그외 대좌해 있는 이 인(二人)... 그들에게서는  결코 바다의 냄새를 맡

을 수가 없었다. 

오직 피와... 죽음의 내음만이 물씬 풍길 뿐...

문득, 흑룡천군이 혈의인을 싸늘하게 주시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요요를 잡는데 실패했단 말이오?"

"그렇소! 요요는 무사히 돌아왔고 반대로 본좌의 수하들과 배는 수장되고 말았소!"

그렇다면 요요를 납치하려던 것은 바로 흑룡천군을 비롯한 이들 삼 인이었단 말인

가?

혈의인의 말에  녹의인이 흠칫하더니 까마귀가 울부짖는  듯한 쇳소리로 중얼거렸

다.

"오백혈전군단 중에서 선발된 정예 백 인이 실종됐단 말이오?"

"그렇다면!"

이때 흑룡천군이 뭔가 느낀 것이 있는 듯했다.

"그 이유를 아시는 듯하구료?"

흑룡천군의 반응을 느낄 혈의인이 궁금한 듯했다.

그러자 흑룡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

"요요가 끌고 온 놈이 하나 있소!"

"그렇다면... 그 놈이...?"

짐작이 가는 듯 중얼거리는 혈포인에게 흑룡천군이 결정적인 한 마디를 했다.

"그 외에도 수하들의 보고로는 새카맣게 타 죽은 시체도 발견했다 하오!"

그 말에 혈포인이 침음성을 터뜨렸다.

( 일백혈전군단(一百血戰軍團)이 죽은 것이 확실하군!)

혈의인은 침음성과 함께 살광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와 대조적으로 흑룡천군은 초조한 기색을 보였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거사 일이 촉박하게 다가왔거늘...!"

이때, 녹의인이 음산하게 까마귀 우는 소리로 또 한 번 지껄였다.

"그렇다면 놈을 이곳에서 떠나게 해주면 되지 않소? 물론 시체로 나가겠지만..."

그의 음산한 말에 희망이 생긴 듯 흑룡천군의 눈에서도 사광이 번뜩였다.

"그렇다면 독황(毒皇)께서..."

"크크! 본가의 사대천공(四大天公)이신 천독사신(天毒四神)께서 친히 이곳에  와 계

신데 뭐가 걱정

이오? 그 분들께 부탁만 하면..."

"헉...! 그... 제왕파괴자라는... 천독사신!"

흑룡천군의 안색이 그만 홱 변해 버렸다.

천독사신!

대체 그들이 누구기에 해왕세가의 제이인자라는 흑룡천군마저 놀라는가?

천독사신(天毒四神)!

화독종(花毒宗)...

파멸독황(破滅毒皇)...

금사독존(金蛇毒尊)...

독수혈교(毒手血嬌)...

일명(一名)____ 제왕(帝王)의 파괴자들!

그들의 무공은 삼류 오합지졸보다도 못했다. 

단지 은신술만 그런대로 익혔을 뿐...

허나, 천하에서 어느 누구도 그들을 상종치 않으려 했으니... 그 이유는 간단했다.

일견이면 필살이라... 보기만 했다 하면 그는 이미 한줌의 핏물로 화하기 때문이다.

검(劍)을 들면 천하무적이라던 검의 제왕 검왕(劍王) 종리천(鐘里天), 

금강천벽공(金剛天壁功)이라는 천하제일의 의가기공을 익혀 간장(干藏), 막사(莫邪)

같은  절대보검

으로도 피부에 흠집 하나 낼 수 없다던 절대고수, 금강마제(金剛魔帝), 

도천제(刀天帝) 막풍(莫風), 

고루혈존...

......

한 방면에서는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절대 제왕이라던 그들이었다.

헌데... 죽었다! 그들 모두가 천독사신을 한 번 보자마자 이승을 하직해 버렸다.

그래서 세인들은 그것을 일천년래 최대사건이라고 불렀다.

최대의 불가사의!

일백 년 전에 사라졌던 파괴자____ 천독사신! 

그들의 이름이 다시금 거론되고 있었으니...

"후후후... 일백혈전군단을  궤멸시킨 놈이라면 절대초극강고수일 것이오!  허나, 천

독사신 노선배들

이라면 놈만 제거하면 상황은 전과 동일해질 것이오!"

"크크크...!"

"후후후...!"

음울한 마소가 밀천에 팽팽하게 내리깔리고 있었다.

                          

밤(夜), 

달조차 뜨지 않은 칠흑같은 밤이었다.

화우성은 침상에 드러누워 생각에 젖었다.

(해왕세가마저 놈들에게 당하고 있다니...!  허나 대해왕  금무령... 비록  독에 당해 

있지만 사해의 

제왕으로 손색이 없는 인물이야!)

일순 화우성의 붕안에서 의혹의 빛이 쏟아졌다.

(신비혈가! 과거 혈왕마가와 함께  암흑마련의 일원으로  천하에 혈풍을  일으켰던 

죽음의 장삿군

들... 허나 제아무리 그들이 대단하다 해도 동조자가  없다면 감히 해왕세가의 근해

에서 행동할 수

가 없다!)

화우성의 머리는 일단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하자 재빠르게 회전했다.

(누군가? 그 동조자는...)

문득, 

"...!"

화우성이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소리없이 미소를 흘렸다.

(왔군! 스스로 길을 안내해 줄 사람이...)

화우성은 두 눈을 자는 척 질끔 내리감았다.

(신비혈가 놈들은 소식도  없고, 요요는 버젓이 살아왔으니  당연히 나를 의심하겠

지! )

그렇다면 그는 요요를 구할 때부터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단 말인가?

이때, 언뜻 바람소리 같은 음향이 창 밖에서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허나, 단지 그 뿐이었다. 실내에는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고 원래대로였다.

"...!"

화우성의 눈썹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으니...

(이것은 꽃가루가 아닌가? 특히 화향이 뛰어난 일천종의 화정(花精)이라...)

이때, 

휘르르르...!

다시금 실내의 공기에 파동이 일었다.

(이번엔 물(水)... 천하에서 가장  무거우면서도 가장  쉽게 수증기가 될 수 있다는 

천중수(天重水)

인가?)

헌데 문득,

"으음...!"

화우성은 독에 당한 듯이 신음을 토했다.

(기가 막히군! 꽃가루와 수증기... 이런 것에 신경쓰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더우

기 무공을 익힌 

사람들이라면... 허나... 이 두  가지가 호흡을 통해 체내에 흡수되면 교묘히 합성되

어 주정(酒精)으

로 화하니... 절혼천일취(絶魂千日醉)... 그러나...)

화우성의 입가에 아무도 눈치재지 못할 조소가 어렸다.

(술? 본좌가 젖먹기  전부터 배운 것이  술이다! 으음... 좋군!   천화밀로주를 맛볼 

수  있게 되다

니...!)

화우성은 오히려 흐뭇하게 화정과  천중수로 빚은 천화밀로주의 맛을 감상하고 있

었다.

화우성의 사부인 뇌정패불은 필설로는 도저히 형용할 수  없는 주당이었고, 화우성

은 젖먹기 전부

터 엉금엉금 기어다니며 뇌정패불의 술을 훔쳐 먹으며  컸던 것이니... 현재 화우성

은 가히 주성(酒

聖)의 경지에 이르러 있었던 것이다.

누군지 모르지만 진정 실수하는 것 아니겠는가?

"...!"

허나, 화우성은 가사 상태에 빠진 듯 가장하고 있었다.

순간,  삼남일녀가 유령같이 실내로 스며들었다.

"꽃향기라고 방심하고 있었군!"

오척단구에 어울리지 않게 화려한 화의를 걸친 칠순 노인이 득의의 괴소를 터뜨렸

다.

"물은 또 어때요? 보통 물과 똑같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지요!"

노인들과 함께 들어논 중년의 미부가 풍만한 몸뚱이를 요사스럽게 흔들며  경박한 

웃음을 터뜨리

더니 옆에 선 구 척 장신의 깡마른 노인을 툭 쳤다.

"이젠 늙은이 네가 할 차례잖아?"

"걱정마라!"

강시같은 노인이 기다렸다는 듯이 두 눈을 감고 입을 쩍 벌렸다.

쉬잇! 쉬잇!

뱀이었다.

실같이 가느다란 혈사(血蛇)들이 강시노인의 입에서 쏟아져나와  화우성의 몸을 뒤

덮는 것이 아닌

가?

"호호...! 삼제의  혈천투명금령사(血穿透明金靈蛇)는 모공(毛孔)을 파고들어   인혈

(人血)을 먹고 사

는 절대독물이지! 쯧쯧! 애송이 놈, 피골이 상접해서 죽겠군!"

중년여인이 동정인지 비웃음인지 모를 말을 지껄이며 화우성을 주시했다.

"...!"

화우성은 내심 경악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들은 천독사신!)

그는 곧 내심으로 기묘한 웃음을 지었다.

그것은 차라리 실소에 가깝다고나 할까...

(제왕의 파괴자라는 이름의 독술은 과연 절묘하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면 필

사했을 게야!)

사사리이 생각을 굴리고 있는 동안에도 전신은 혈인처럼 변했다.

혈천투명금령사, 

거머리 종류에 속하는  흡혈충으로 모공으로 파고들어 혈관을  따라 돌며 피를 다 

빨아먹은 후에야 

다시금 기어나오는 공포의 혈사였다.

"흐흐! 본 파멸독왕의 차례인가?"

육척 키에 비대의 극을 달리는 뚱보노인이 당에 털썩 주저앉더니 두 손을 쭉 뻗었

다.

그는 기실 앉을 필요도 없었다. 너무나 살이 쪄서 앉으나 서나 마찬가지였으니까...

"흐흐...! 대파멸천독강(大破滅天毒剛)! 모든  물체를 파멸시키는 환우최강의 파멸독

공이면 천녀내공

을 지녔다한들 소용이 없지!"

뚱보노인의 두 손에서 묵광이 피어 오르더니 비릿한 냄새와 함께 방 안을 가득 메

웠다.

"흐흐! 놈! 감히... 독왕세가의 일을 방해해?"

뚱보노인을 비롯한 사  인은 이제 일이 마무리되었다는  듯 비릿한 조소를 터드렸

다. 헌데 바로 이

때, 

"독물은 태우면 간단하지! 천뢰벽력화!"

치지지지직!

"허억! 이... 이럴 수가!"

화우성이 스산한 미소를 지으며  폭갈을 터뜨림과 동시에 천독사신은 경악성을 터

뜨렸다. 그와 동

시에 실내의 모든 악취와 독기도 깨끗이 소멸되어 버렸다.

"등잔불로 대해를 증발시킬 수는 없지, 허나...  화산의 열기라면 능히 호수 정도는  

없애 버릴 수 

있지 않겠나? 간단한 이치야!"

화우성은 경악에 입도 다물지 못하는 천독사신들에게 친절하하게 설명까지 해  주

며 신형을 일으

키는 것이 아닌가?

푸시시...!

강시괴인이 너무도  놀라 눈이 뒤집힌   순간  혈천투명금령사들은 혈무로 화하여   

화우성의 체내로 

흡수되어 버렸다.

"왜? 뱀이 사람이 피를  빠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고, 사람이 뱀의  피를 빠는 것은 

이상한가?"

일순, 천독사신들을 조롱하던 화우성의 안색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혈왕마가의 개들...!"

전신에서 시퍼런 청광이 눈부시게 뿜어나왔다.

"어엇!"

"으으...!"

기이하게도 청광에 접한 천독사신은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갑자기 화우성의 눈

에 귀기스런 혈

광이 폭출되며 피부가 잿빛으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아수라처럼 변한 화우성을 본 천독사신은 정신없이 경련했다.

"내가... 누구냐?"

화우성의 입에서 유부의 염왕같이 음침한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주인...이시여...!"

천독사신이 넋 빠진 듯 털썩 무릎을 꿇는 것이었다.

그들의 눈길은 몽롱한 채 무한한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지금부터... 너희들은... 나의 명(命)을 받아라...!"

"주인님의... 말씀이라면 지옥이라도 녹여 버리겠습니다!"

화우성에게 완전히 혼백이 제압당한 천독사신은 시체같이 뻣뻣하게 굳었다.

"나는... 죽었...다!"

"주인님은... 죽었습니다."

"형체도 남지 않고... 녹아 버렸다!"

"그... 그렇습니다.!"

"가라...!"

"...!"

천독사신들은 완전히 앵무새처럼 화우성의 말을  따라  하더니 이제는 말 잘 듣는  

강아지가 되어 

밖으로 걸어나갔다.

"후유!"

화우성이 심호흡을 하자 청광이 사라지고 본래의 신색으로 돌아왔다.

"천령투광안은 여러모로 쓸 데가 많군!"

천령투광안(天靈透光眼)!

화우성은 안광만으로 상대의 영혼을 파괴하여  영원한 충복으로 부릴 수  있는 쇄

심파령결을 펼쳤

던 것이다.

"천독사신은 일각 후에나 정신을 차리고 보고를 울리겠지?"

창 밖으로 몸을 날려 천독사신의 뒤를  쫓는  화우성의 마지막 한 마디가 방 안에

서  맴돌고 있었

다.

"잘하면 해왕세가의 힘을 무척 쉽게 얻겠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