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 (16/23)

어휴~ 저기에서 예린이를 만났지? 후 후~

재식의 터덜 거리는 고물 승합차가 상동을 벗어난지 한시간쯤 지나자

부인과 이혼을 하고 어두운 가슴을 안고 혼자 방황을 하던날

처음 예린이의 가족을 만나게 된 도로옆 공원처럼 꾸며진 넓은 공터가 다가오자

예린이의 귀여운 얼굴이 떠오르면서 감회에 젖어든다.

아...아 니!! 저..저 건???

그것은 틀림없는 예린이 엄마가 몰고 다니던 검은색 BMW의 M5 바로 그 차였다.

뭐야? 이렇게 마중까지 나와서 나를 기다리는 거야? 나 원 참!!

재식은 세워져 있는 BMW의 M5 옆에 차를 세우고 내려 보았다.

아니!! 어딜갔지? 차는 분명한데....

사방을 두리번 거렸으나 그곳에는 차만 있을 뿐 아무도 보이질 않자

재식은 다시 승합차에 몸을 싣고 출발을 하려고 시동을 켰다.

부 우 우 웅~~~ 부 웅~~

아냐~ 이런곳에 그냥 차만 있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야?

그곳은 외딴 곳이기에 재식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렸다.

주위를 둘러봐도 인적이라곤 찾아 볼 수도 없다.

무슨 일이지? 여기에 차가 있다면 틀림없이 예린이 엄마가 이 근처에 있을텐데...

재식은 이마에 흐른 땀을 닦으며 차에서 내려 두리번 거렸다.

아니!! 뭐..뭐야~~ 사..사고가 났잖아.... 큰 사고는 아닌것 같은데...

BMW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재식은

운적석 반대편 문짝이 찌그러져 있는것을 발견하자 더욱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저 차와?

예린이 엄마가 타고 다니는 BMW 와 조금 떨어진 곳에는

까만색의 포텐샤가 한대 서 있었으며 앞 범퍼가 찌그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차 역시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았다.

이상하네.. 사고가 났다면 사람들이 라도 있어야지...혹시???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재식은 서둘러 근처에 보이는 곳은 모두 둘러 봤지만

예린이 엄마는 커녕 사람의 그림자도 찾을수가 없었다.

뭐야!! 그렇다면...저쪽 계곡에...?

혹시 하는 마음으로 재식은 좁은 도로가 나 있는 계곡쪽으로 발을 옮겼다.

사...사 람... 사 알... 흐 흡!!

이 씨발년... 입 닥치지 못해? 떠들면 죽는 수가 있어...

그것은 분명히 멀리서 들리는 소리 였지만 틀림없는 예린이 엄마의 목소리였다.

그렇다면 뻔한 일이다.

어느 못된놈이 계획적으로 예린이 엄마차에 접촉사고를 일으켰고

그녀를 차밖으로 유인한 뒤 계곡으로 끌고 갔을 것이다.

재식은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 지기 시작했다.

이건 하늘이 준 기회인데....

그냥 모른척 하고 가버린다면

예린이 엄마와의 골치 아픈 연결고리가 끝나 버릴 수 도 있다.

그러면 모처럼 얻어진 가족들과의 행복을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재식은 지난날을 돌이켜 보았다.

티없이 맑은 얼굴로 항상 생글 거리는 예린이와 수린이,

자신이 가장 힘들었을때 도와 준 예린이 엄마와 그 식구들,

그들은 재식에게 무엇하나 요구한 적도 없었다.

오로지 재식을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했으며

그것을 스스로가 감당하지 못해 자책하며 그 집을 빠져 나왔을 뿐이지

예린이 엄마로서는 재식에게 더 없이 잘해 줄려고 했던것 뿐이다.

도와 줘야해~~ 지금 내가 모른척 한다면 아마 난 평생을 후회하며 살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한 재식은 주먹까지 불끈 쥐었지만

상대가 누구인지? 몇명인지도 모른채 무턱대고 접근 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경찰에 신고를 해버려? 아냐...그 사이 무슨일이 생긴다면...휴우~

진퇴양난이 된 재식은 어쩔줄을 몰라 가슴만 답답하다

그래~ 이거야~~ 잘 하면 될지도 모르겠다... 흐음~~

재식은 주머니에 손을 꽂은채 한숨을 쉬다가 뭔가가 집히는게 있었다.

삐 이 이 익~~~ 삐 이 이 익~~ 경찰이다 앗!! 모두 두손 높이 들고 내려왓!!!

언젠가 예린이가 호신용 호루라기가 귀찮다며

재식에게 맡겨 놓았던 것이 아직까지 호주머니 속에 들어 있었고

그것을 꺼내든 재식은 계곡 입구에서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힘껏 불면서 발을 굴려 요란한 발소리를 냈다.

어휴~ 저놈들이 도망을 가지 않으면 어쩌지? 제발 도망가라...제발...흐흡!!

결과야 어떻게 되던지 이제 일은 벌어져 버렸고 잘못 된다면 더 위험한 처지가 될 수도 있다.

재식은 가슴을 조이며 앞으로 일어날 결과에 대해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후 다 다 닥!!! 야아~ 달 아 나~~ 씨 파..... 어떤 쌔끼가 신고 했어? 후 다 다 다~~~

성공이다... 휴우~

비록 짧은 시간 이었지만 재식의 눈에 빛이 났다.

그리고 그 놈들의 발소리가 멀어져 가는것을 들으며 얼른 위로 올라갔다.

뛰어가던 재식이 발아래 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을 막 지나려는 순간

커다란 소나무 뒤에서 머리가 다 헝클어 진채

윗도리 브라우스가 반쯤 찢겨진 모습을 한 예린이 엄마가 나타났다.

서...서..선 생 니 임~~ 흐 흑...

빠..빨리 이리 오세요~ 저놈들이 속은걸 알면 바로 올꺼니까...

재식은 놈들이 올라간 곳을 연신 살피면서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예린이 엄마의 손을 잡더니 계곡 아래로 뛰기 시작했다.

아악!! 조..조금만...처..천천히 가요... 으 하 학!!!

마음이 급해지니 차까지는 그렇게 멀지않는 거리인데도 왜 그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그때였다.

산위로 정신없이 도망가던 그 녀석들이

사내 혼자서 급하게 여자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 속았다고 생각했던지 다시 내려오는 것이었다.

야~ 이 쌔끼야~ 거기 안서...? 너 잡히면 바로 죽인다.....

그 녀석들이 너무 빨리 알아버린 것이다.

재식은 좀더 신중하지 못하고 급하게 서둘렀던 자신을 후회하며

예린이 엄마의 손을 잡은 채 정신없이 차를 향해 달렸다.

머릿속에는 오로지 잡히면 죽는다는 생각 뿐이다.

허헉...허헉.. 헉..헉...조...조 금 만 허헉...더...더 빨리...!! 허헉

허 어 헝~ 허 헉..헉..헉... 허 엉

이제 예린엄마의 숨소리가 턱까지 차 오르는것 같다.

긴장을 해서 그런지 재식과 예린이 엄마의 얼굴과 몸에는 땀으로 뒤범벅이 되었다.

차..차 키!! 차 키!! 빠..빨 릿!!

허 헝~~ 헉 헉... 키..키 는... 허 헉.. 차..차 안 에... 허헉...헉...

재식과 예린이 엄마가 차에 도착 할때 쯤 벌써 그놈들은 계곡을 벗어나고 있었다.

이제 차에 올라타고 가면 끝이다.

하지만 혹시 시동이 안 걸린다던가 만에 하나 차에 키가 없기라도 한다면...

재식은 얼른 달려들어 차문의 손잡이를 잡아 당겼다.

덜컥 하며 차문이 열렸다. 정말 다행한 일이다.

이제 예린이 엄마만 태우고 출발하면 끝이다.

허 헉... 돼..됐다... 허헉..헉... 자..자... 빠..빨리 타 요 옷!!

그런데 이게 왠일인지 틀럼없이 차에 꽂혀 있다던 차키가 보이질 않는다.

허헉... 저..저... 키..키..키 가 ... 허헉.. 어..없어요홋!!!

계곡을 내려 온 그 녀석들은 인상을 써가며 차 가까이로 달려오고 있다.

야 ~ 이 개 같은 것들... 거기 안서? 이 년놈들이???

예린이 엄마는 차에 올랐지만 출발을 할수가 없다.

잡으려고 눈이 시뻘껀 그녀석들은 불과 10여 미터 정도를 남겨 놓고 있다.

이젠 끝이다.

이럴때 하늘이 돕는다면 경찰차라도 지나가건만

오늘 따라 도로에는 경찰차는 커녕 다른 차량들도 눈이 띄지 않았다.

쾅쾅~~문 열엇!! 이 년놈들... 열면 부셔 버릴꺼닷!!

허 헉... 헉... 어 어 어 억!!!

다가온 녀석들은 차를 발로 차며 유리를 주먹으로 치면서 온갖 욕을 해댄다.

사색이 된 예린이 엄마는 물론 이거니와 재식도 이젠 어쩔 수 가 없다.

저..저..저 저~ 호..호..혹시... 허 헉... 저..전에 제..제가 준... 허헙!!

예린이 엄마는 너무나 떨리는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알아 들을 수 가 없다.

그 사이 한녀석이 눈을 휘둥그래 뜨고 두리번 거리더니

창문을 깨뜨리려고 아이들 머리만한 돌맹이를 하나 줏어 들고 오는 것이었다.

흐 흐 흐~ 지..진 정 하시고... 흐흡!! 차..차분히... 흐 으 으 흡!!

으 흐 흐 흐 흐~~저..저..저.. 가..가..가 스 초 옹~~ 흐 흡!!

갑자기 재식의 눈이 번쩍 빛이 났다.

그렇다. 예린이의 집에 머무른지 이틀째 인가 ?

예린 엄마가 자신들을 보호해 달라며 가스총을 준 적이 있었다.

흐흡!! 내..내가 그..그걸 왜 새..생각 못했지? 흐 으 으 으~!

재식은 필요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점퍼의 속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가스총을 잡았다.

퍼벅!!! 우 지 끈~~~ 와 장 창~~

이...썅 개쌔끼~~ 빨랑 안 나와???

그 순간 운전석 차유리가 깨지더니 험상궂은 녀석이 소리를 질렀다.

재식은 안전핀을 돌리자 말자 가스총을 두손으로 꽉 잡으며 힘껏 방아쇠를 당겼다.

푸 쉬 익~~!!

어 이 쿠~~~ 으 아 악!!

가스총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다.

문을 깨고 얼굴을 들이대던 그 녀석은 뒤로 벌러덩 자빠지더니 정신을 못차리고 있자

다른 한 녀석은 놀라서인지 주춤 하면서 뒤로 물러섰다.

흐 으 흡!! 저..저..저 기...... 저..저기... 차..차 키!!! 흐 흡!!

재식은 예린이 엄마가 가리키는 쪽을 보았다.

그렇게 찾던 차키가 브레이크 아래에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급한 마음에 얼른 키를 잡아 든 재식은 구멍에 키를 꽂자말자 힘껏 돌렸다.

우 우 웅~~ 우웅~ 웅~~

역시 좋은 차라 그런지 기운차게 시동이 걸리는 것이다.

우 우 우 우 웅~~~~~ 우 우 우 웅~~~

차는 미끄러지듯 출발을 했으며 더이상 그녀석들은 쫓아오지 않았다.

으 흐 흐 흐~ 서...선 새 앵 니 이~~~ 으 으 으~~~~~~~~

그들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져 가자 부들부들 떨던 예린이 엄마가 정신을 잃어 버린다.

아니... 사..사 모 님~~ 이..이 봐 요~~ 허헛...

재식은 물이라도 축여 깨워 보려고 생각하다가

또 언제 그놈들이 따라 올지 모르는 일이기에 일단은 집으로 달렸다.

부서진 차창으로 거센 바람이 들어 오지만 오히려 그것이 시원하다.

드디어 집으로 들어가는 소로길로 접어 들었다.

이제 집까지는 백여미터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아니... 아직도 정신을?? 사..사 모 님~~ 사 모.....

재식은 일단 차를 세웠다.

그리고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는 예린이 엄마의 어깨를 살짝 건드려 보았다.

저어~ 집에 다 왔거든요....이제...저..정신 ... 차리.....

그 놈들에게 끌려 올라가면서 찢겨진 브라우스 사이로

예린이 엄마의 보드랍고 하얀 살결이 눈에 들어 오자 손이 멈칫 거린다.

찢어진 브라우스 사이로 들어난 예린이 엄마의 하얀 살결,

그 아래로 봉긋한 젖가슴이 반쯤 들어나자

깨우려고 건드렸던 재식의 손이 점점 아래로 내려 온다.

그리고 손끝으로 보드라운 살결을 살며시 건드려 본다.

불과 100여 미터만 더 가면 탐스럽고 싱싱한 여자들이 반기며 기다리겠지만

예린이 엄마에게 이상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무엇 때문 일까?

그것은 그녀 만이 지닌 품위 있는 고고함 때문일 것이다.

저..저.. 사..사 모 니 임~~ 지...집에... 흐 흐 흡!!

재식은 예린이 엄마를 흔드는 척 하면서 손끝을 움직여 찢어진 브라우스 사이를 조금 더 벌려 보았다.

젖무덤이 완전히 들어 나면서 가운뎃 부분의 짙은 갈색이 살짝 보인다.

흐 흐 흡!! 꿀꺽...꿀꺽...

갑자기 숨이 탁 막히면서 침을 삼키는 재식,

으 흐 흐 흠~~ 아 흐 흐~~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 예린이 엄마는 신음소리를 내면서 깨어나고 있었다.

사..사 모 님~~ 저..정신 차리세요.... 이젠 다 왔어요...흐 흡!!

흠칫 놀란 재식은 손을 떼면서 예린이 엄마를 깨웠다.

아 하~~~ 제...제 가... 으 흠~~ 저..정 신 을 ... 휴 우 우 우~

예린이 엄마는 겨우 정신을 차리며 한숨을 몰아 쉰다.

무엇 때문 이었는지 모르지만 잠시나마 예린이 엄마에게 마음을 두었던 재식은

아쉬운 마음을 접어두고 주차 브레이크를 풀더니 악셀레이터를 밟아 집으로 향했다.

활짝 열려 있는 커다란 대문을 통과한 재식은 클렉션을 눌렀다.

빠 방 ~~~ 빵~~~ 빵 빵~~

클렉션 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문이 열리며 나타나는 반가운 얼굴,

재식에게 그림자 처럼 따라다니며 가장 좋아했던 예린이의 모습이었다.

와아~ 아저씨다.... 아 저 씨 이~~ 어 엇!!! 어..엄 마!!!

재식을 보고 밝은 얼굴로 웃으면서 달려오던 예린이는

옷이 다 찢겨진 엄마의 모습을 보며 눈이 휘둥그레 진다.

어..어..엄 마... 아..아 저 씨... 어..엄마가 왜 이래요?

으응~~ 그..그게 말이야... 내..내가...

차 사고가 나서... 아 아~~

휘청 거리며 차에서 내리던 예린이 엄마가 옷깃을 여미며 말을 막는다.

흐 응~~ 어 떡 해... 마..많이 안 다쳤어? 병원에는?

그때 쌍둥이인 지현이와 지민이가 나왔으며 그 뒤를 따라 수린이가 따라 나왔다.

그러나 모두들 놀라는 얼굴들이 되어 버렸고

예린이와 수린이는 비틀 거리는 엄마를 부축해 안으로 들어간다.

아저씨도 빨리 들어 오세요 오~

재식은 식구들을 따라 거실로 들어갔다.

얼마만에 와 보는 곳인가?

모든것이 그대로인데 왜 이리 낯설게만 느껴지는가?

아저씨~ 너무 보고 싶었어요..

생긋 웃으며 말을 거는 지민이를 보자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지민이는 더 예뻐졌네...?나때문에 괜히 벌까지 받았는데...

피이~ 얼굴도 못 알아 보고... 전 지현이예요~

어어~ 그..그런가? 미..미안 미안... 내가 이렇다니까... 하 하 하~

그때 엄마를 부축해 방으로 들어 갔던 예린이가 나오더니

쪼로로 달려와 재식의 목을 감으며 무릎위에 앉는다.

아 저 씨 이~ 나아~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 씨 잉~~

미안해... 아저씨도 예린이가 얼마나 보고 싶었다구...

거어 짓 말... 그럼 왜 안 왔 어? 내가 얼마나 울었다구... 치잇!!

예린이는 입술을 실룩 거리더니 재식의 뺨에 볼을 비벼 댄다.

다시 예린이 엄마의 방문이 열리고 수린이가 모습을 들어낸다.

으 흐 흠~ 수..수 린 이....

수린이 역시 생글 거리며 재식에게 다가오지만 재식은 수린이의 얼굴을 대하는것 조차 미안하다.

다리를 벌렸다고 그렇게 여린 살결을 마구 짓밟아 피로 물들게 해버렸으니...

그냥 조금 애무만 해주고 참을 수도 있었지만 자신의 욕구를 채우려고

아직 열여섯 밖에 되지않은 수린이의 몸을 그렇게 버렸던 것이다.

아저씨 정말 미워요~

그래...미안하다... 안그래도 너 볼 면목이 없구나....그때 많이 아팠지?

으응!! 나..난 그런 말이 아닌데...아저씨가 가버려서 밉단 말이예요...

그러나 얼굴에 비치는 미소는 재식을 미워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아저씨이~ 우리 아저씨 방에 가자 응? 빨리이~~

무릎에 앉아있던 예린이가 발딱 일어서더니 재식의 손을 잡아 끈다.

뭐..뭐야...아직도 내 방이 있어? 서..설 마...?

왜에? 아저씨는 우리 식군데... 으응~ 빨라 가아~

재식은 지민이와 지현이를 뒤로 한채 예린이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방문을 열고 들어간 재식은 전혀 낯 설지가 않다.

모든 것이 그대로 였으며 심지어는 남겨 놓았던 담배 마져 그대로 였다.

재식과 예린이가 소파에 앉자 곧바로 수린이가 따라 들어왔다.

저어~ 예린아... 너 잠깐만 자리 비켜 줄래? 정말이야...잠깐이면 돼...

치잇!! 언니... 아..알았어... 이야기 끝나면 나 불러? 알았지?

예린이는 뭔가 고집을 피우려고 하다가 바로 나가 버린다.

아 저 씨~~

으응~ 수린이가 아저씨 한테 할말이 있어? 전번에 그 일 때문에?

아 뇨... 으음~ 근데 아저씨가 저 때문에 집을 나가셨죠?

으 으 흠~~ 그..그 게... 흐 으 으 음~ 사..사실은 수린이 보기가 너무... 흠~~

너무해요~ 난 그렇게 아파도 아저씨가 좋았는데...

아..아 냐... 그..그건 아저씨가 옳지 않았던 거야... 엄마도 나를 나쁘게 봤을꺼야...

그러나 아니라며 수린이가 머리를 가로 젓는다.

난 다음날 식구들을 모르게 하려고 걸을때도 신경을 썼기 때문에 아무도 몰라요...

휴우~ 얼마나 아팠을까? 살도 많이 찢어 졌을텐데... 흉터도 있을테구...

재식은 그렇게 생각하자 예쁘장한 수린이가 안스러워 미칠 지경이다.

아녜요~ 그냥 피만 많이 나왔지... 그렇게 찢어 지지는 않았어요... 보실래요?

아..아..아 냐!! 괘..괜 찮 아... 허헛...너..너..너!!

재식이 말릴 틈도 없이 수린이는 진곤색의 치마를 들어 올리더니

자그마한 장미가 그려진 하얀 삼각팬티를 아래로 끄집어 내린다.

하얀 수린이의 아랫도리는 그때보다 좀더 자란 솜털이 거뭇거뭇 하게 돋아나 있었으며

그 아래로 비밀스러운 곳이 살짝 내 비친다.

당황한 재식은 순간적으로 침대가 있는곳으로 눈을 돌렸다.

자 봐요... 아무렇지도 않죠?

어느새 팬티를 발목까지 끌어 내린 수린이는

다리를 활짝 벌려 발그스레 한 조갯살을 재식에게 보여준다.

외면했던 재식도 이젠 어쩔수가 없다.

눈을 돌려 수린이가 가리키는 그곳을 보니 정말 수린이의 말대로 깨끗한 그대로였다.

자..자.. 흐 흐~ 이..이젠 다 봤으니까...빠..빨리 패..팬티 올려... 흐 으~

재식이가 본것을 확인한 수린이는 그제서야 깜빡 거리는 윙크와 함께

발목까지 내렸던 팬티를 끌어 올리더니 인터폰을 잡는다.

인터폰을 한지 불과 몇초가 되지 않아 예린이가 방문을 열고 들어 왔다.

언니 ... 무슨 이야기 했어? 아저씨이~ 언니가 무슨 이야기 했는데?

아..아무것도 아냐... 수린이가 아저씨를 사랑한대... 후 후~

치잇... 언니 혼자만 아저씨께 잘 보이려고... 나도 아저씨를 사랑하는데... 그치 아저씨이~

연두색의 매끄러운 티셔츠에 진 하늘색 스커트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아이,

거기에다가 찰랑거리는 긴머리의 예린이는 마치 한마리의 나비를 보는듯 하다.

참!! 엄마는 좀 어때? 내가 니들과 이야기 하다 보니 깜빡했네?

히히히~ 어저씨는 내가 좋은가 봐... 히 히~ 엄마는 괜찮대...아저씨에게 잘해 주기나 하래..

병원에 가봐야지...많이 놀랐을 텐데...

아아~ 조금 있으면 의사 선생님 오실꺼야... 아까 전화 했거든...

의사 선생님이 온다구? 아 하~ 그렇구나... 역시 ... 흐 음~

돈 많은 집이라 주치의가 따로 있는가 보다.

재식은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일에 한계를 느낀다.

아저씨이~ 나 오늘 부터 아저씨랑 잘래... 학교도 안가구...

무슨 소리야? 학교를 안 가겠다고? 이..이건 말도 안돼...

재식은 목을 껴안고 있던 예린을 떼어 놓으며 똑바로 쳐다 보았다.

으응~~ 나...이제부터 아저씨 지킬꺼야...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수린이가 피식 웃는다.

바보...아무것도 모르면서... 이제 아저씨는 또 가야 하는데...?

수린이는 누구를 통해서 재식의 이야기를 들었는가 보다.

안돼에~ 아저씨이~ 이제는 아무데도 안 갈꺼지이? 으응?

예린이는 재식을 보며 안된다며 금방 울상이 되어 버린다.

너어...자꾸 그러면 이제 영영 아저씨를 못 본다고 엄마가 그랬단 말이야...

어디 가는데? 아저씨이~ 안가면 안돼? 으응?

바보야~ 아저씨도 가족이 있잖아... 여기에만 있으면 가족은 어떡하구...

재식은 울상이 된 예린이를 보듬어 안았다.

앞으로는 여기에 며칠.. 그리고 집에 며칠 ... 이렇게 있을꺼야... 나도 예린이가 보고 싶어서 못 견디겠어..

저..정말이지이? 갔다가 또 오는거지이?

예린이는 못 믿겠다는듯이 손가락을 걸어 약속을 한다.

실로 오랜만에 만난 예린이와 수린이는 재식의 방에서 나갈 생각을 않고

게다가 예린이는 재식의 무릎을 마치 소파인양 떨어질줄 모른다.

그때 갑자기 인터폰이 울리는 것이었다.

뭐어... 내려 오라구? 그럼 아저씨는? 에이...참!! 알았어...

누구야.... 언니 내려오래? 그럼 난 여기 있을래...헤 헤~

예린이는 오히려 잘됐다며 재식의 목을 더 끌어 안는다.

아냐... 엄마가...너두 내려오래...

무슨 일일까? 재식은 한동안 이 집에서 지냈지만

한치의 앞도 내다 볼 수 없을만큼 황당한 일들을 겪었으므로

조금의 변화에도 쉽게 민감한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투덜대던 예린이와 수린이가 내려 간지도 한참이 지나자

재식은 편치 않은 마음으로 담배를 한개피 꺼내 물었다.

후 욱~~~ 으 흠~ 지금쯤 승희는 뭐 하고 있을까? 그리고 승희 엄마는???

재식은 소파에 등을 기댄채 눈을 감고 가족들을 그리며 연기를 길게 내 뿜었다.

뿌연 담배연기가 사방으로 흩어진다.

똑..똑..똑!!

누구?? 아..아니...사..사 모 니 임~~~

문이 열리자 예린이 엄마가 활짝 웃는 얼굴로 고개를 가볍게 숙이며 들어왔다.

아까 쫓기던 그 험한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재식은 긴장이 되면서 피우던 담배를 얼른 비벼 끄고 손으로 연기를 날려 버린다.

아..아니... 그냥 피우셔도 되는데.... 아휴~ 아직도 ...

아닙니다.. 여자들은 담배 연기를 싫어 하더라구요....

예린이 엄마가 소파의 맞은편에 앉자 재식은 긴장이 된다.

오늘은 너무 고마웠어요...덕분에 이렇게 무사했구요...

아하~ 그건 당연한 거죠... 아마 누구라도 그 상황에선 그렇게 했을껍니다..

예린이 엄마는 잠시 머뭇 거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저어~ 선 생 님... 제가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나요?

허어~ 아..아 니....그..그게 아니고...

좀더 잘 해 드리려고 했는게 선생님에게는 부담이 되셨나 봐요?

역시 예린이 엄마의 지적은 날카로왔다.

이번에 만나신 부인은 잘 해 주시나요? 제게는 무척 부러운 분인데...

아...네 에~~ 그..그냥 그렇죠...뭐.. 불쌍한 사람이예요...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예린이 엄마가 탁자위에 있는 담배를 하나 들더니 재식에게 권한다.

아..아..아니... 바..방금...

재식은 주저 하면서 받아드니 이번에는 라이터를 켜서 가져오자

어쩔수 없이 담뱃불을 붙혔지만 재식의 마음이 편하질 않다.

선생님께서 어려워 하시는게 보기에 안 좋네요... 저희집은 모든게 자유라고 했었는데...

그...그래도... 지킬것은 지켜야...

저어~ 선생님... 제가 우리애들 학교에 안 보내는것 아시죠?

예에~ 저..전 그게 도무지 이해가 되질...

그때 예린이 엄마가 재식의 말을 막으며 엄청난 이야기를 했다.

사실 전 옥스포드를 졸업했어요... 나름대로 포부도 있었구요...

네엣!!! 오..오..옥 스 포 드...???

재식은 뜻밖의 말에 입을 다물지 못했지만 예린이 엄마는 차분히 말을 이어간다.

남편과 결혼을 하자 제 머릿속에 든 지식이란 아무것도 아니더라구요...

아...네에~ 그렇지만....

밤잠을 설쳐가며 머리를 싸 매었던 것도 후회스럽고 공부를 한답시고 미팅 한번 못한 것도 억울했어요..

그래서 전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 하지 않았고 자신이 책임 지는 한도 내에서 마음껏 자유를 누리게 했죠.

그러다가 애들이 커서 원망을 하지 않을까요?

재식의 말에 예린이 엄마는 잠시 주춤 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지신이 책임 지는 한도 내에서죠... 섹스도 마찬가지 라고 봐요.

선생님이 이 집을 떠나시기 전 수린이를 가지셨죠?

전 몹시 아파 하면서도 그것을 나타내지 않는 수린이를 보면서 가슴은 무척 쓰라렸죠.

하지만 수린이의 행복해 하는 얼굴을 보고 제 결정이 옳았다고 생각했어요.

사실...저..전 그..그 일로...

오늘 수린이의 얼굴을 보셨죠? 선생님이 떠나신 후로 오늘처럼 밝은 얼굴은 한번도 없었어요.

예린이는 더 했죠? 밥도 먹지 않고 울때도 있었구요.그리고...저...역 시...

예린이 엄마는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면서 고개를 돌려 버린다.

이해는 아직 되지 않지만.무슨 말씀인지 대충은 알겠습니다..

저어~ 선생님 앞으로는 제 이름을 불러 주시면 안될까요? 제 이름은 윤 미 애 라고 해요.

허헛...제..제가 어찌...이..이..이름을... 흐 흠~~

재식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신과는 너무나 먼 거리에 있을듯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다니...

그리고 막상 이름을 부르려니 말조차 나오지 않고 답답 하기만 하다.

그건 아직도 저와 우리집을 어렵게 생각 하신다는 뜻이네요... 제 발...

아하~ 휴우~~ 아..알 겠 습 니 다... 아후~~ 미..미..미 애 씨 이.. 흐 음~~

겨우 이름을 부르긴 했지만 재식의 이마에선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고맙습니다...정말 고맙습니다.. 처음엔 어렵겠지만 앞으로는 좋아 질 꺼예요..

예린이 엄마는 얼굴이 살짝 붉어 지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말 고마와요... 식사 시간인데 저랑 같이 내려가요..

어어~ 아휴...시간이 버..벌 써..??

참!! 애들이 버릇없이 군다면 때리세요...제가 못하는걸 선생님이 대신 좀 해 주시구요...

재식과 예린이 엄마는 저녁을 먹기위해 같이 방을 나섰다.

그런데 계단을 막 내려 오려고 하자 갑자기 예린이 엄마가 재식에게 팔짱을 끼는 것이다.

허헛... 저..저... 애..애들이 보 면...

후 후~ 어 때 요 ... 뭐어~ 더 좋아 하겠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