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그녀의 동굴 벽에 원을 그리며
들키지 말았어야 할 치부를 들킨 사람처럼 나의 마음은
좌불안석이었다.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인터뷰를 진
행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그럼… 계속하겠습니다."
무표정함이 오히려 나를 불안에 떨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일까? 준석은 내가 어떤 말을 해도 태연할 뿐 작은
동요조차 일으키지 않았다.
"흠… 내가 어떻게 하건 마음을 쓰지 않겠다는 뜻인가 본
데… 맞소?"
"당연한 것 아닌가요?"
"석녀(石女)요?"
"무슨 뜻으로 말씀하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당신은 성감대도 없느냐는 말이오. 그 정도의 자극이라
면 충분히 달아오를텐데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려 애쓰
고 있잖소? 하긴… 애쓴다는 것 자체가 이미 동요되었다는
뜻이겠지만."
"일과 사생활을 구분할 뿐입니다. 저는 그것을 아주 중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일과 사적인 것들이 뒤엉키면 별로 좋
을 게 없습니다. 준석씨도 제가 준석씨의 글에 제 사적인
감상이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으시리라고 생각됩니다만…"
그가 입술 끝을 묘하게 비틀며 웃음을 흘렸다. 분명 비웃
음일 것이다. 나는 녹음기의 카세트테이프를 뒤집어 끼고는
인터뷰를 계속하기 위해 메모장을 들었다.
"당신이 정말 그걸 원한다면 그렇게 하지. 좋소! 오늘은
당신이 이겼소. 후후…"
오늘은, 이라는 말이 귀에 거슬렸다. 그 말은 다음에도 이
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뜻이 분명했다. 그것을 모면할
수 있는 방법은 되도록 빠른 시일 안에 그와의 인터뷰를 끝
내야 하리라.
*
반듯하게 누워있는 그녀의 몸에 준석의 입술이 닿았다.
눈이 부시도록 하얗고 매끄러운 피부에서 달착지근한 살내
음이 느껴졌다. 민영은 준석의 혀가 유방을 핥는 것을 시작
으로 배꼽까지 옮겨가는 동안 꿈을 꾸듯 눈을 감은 채 몸을
뒤척였다.
그녀의 배꼽으로 준석의 혀가 밀려들어갔다. 흥분으로 신
음하는 민영의 꿈틀거림이 준석의 흥분을 더욱 자극하고 있
었다. 준석은 그녀의 몸에서 입술을 떼지 않은 채 스커트를
벗겨내기 위해 허리를 감싸 안아 뒤편에 붙어 있는 후크를
마저 열었다. 그녀가 허리를 움직여 그를 돕고 있었다.
이윽고 그녀의 몸에는 하얗고 조그마한 팬티가 남았다.
무성한 음모 탓에 불룩 솟은 그녀의 팬티는 흥분으로 흘러
나온 애액에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준석은 팬티 위로 그녀
의 비너스에 키스했다.
"아아… 주, 준석씨… 아아아…"
짜릿한 쾌감으로 몸을 비틀며 민영이 신음했다. 그러나
준석은 고통스러운 듯 짧은 비명을 지르는 그녀의 팬티를
거침없이 벗겨 내었다. 작고 조그마한 팬티가 그녀의 몸에
서 떨어져 나가는 순간, 단 한번도 세상 밖으로 모습을 보
이지 않았을 법한 은밀한 보물이 신비로운 빛을 발하며 모
습을 드러냈다.
준석의 입술이 무성한 수풀 사이를 정글 탐험가처럼 점령
하기 시작했다. 준석의 얼굴이 민영의 애액으로 금새 범벅
이 되버렸다. 민영의 비너스에 준석의 혀가 닿았다. 엷은 분
홍빛의 그것은 마법을 지닌 보석처럼 반짝였고 그의 입술
아래에서 꿈틀거렸다.
은밀한 곳에 숨겨져 있던 보석을 삼킨 준석의 혀가 더욱
집요하게 움직여 깊은 동굴 속으로 향했다. 울컥이듯 애액
을 토해내는 그 동굴 깊숙한 곳까지 준석의 혀가 밀려들어
갔고, 민영의 의식은 쾌감으로 아득해져 황홀경에 접어들었
다.
"너를 이대로 삼켜버리고 싶어! 널 갖겠어! 이제 너를 내
것으로 만들 꺼야…"
숨이 찬 듯 헉헉거리며 준석이 말했다. 붉어진 그녀의 얼
굴에 어렴풋이 미소가 번졌고, 그를 받아들이기 위해 기다
렸다는 듯 두 팔을 활짝 벌렸다.
"들어오세요… 내 안으로. 제발 나를 가져요. 난 이제 당
신의 소유물이에요."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준석이 몸을 일으키며 옷을
벗어 던졌다. 굵직하고 탄탄한 근육이 불거진 넓은 가슴팍
이 믿음직스럽기만 했다. 끝으로 그가 팬티를 벗어 던지자
짙은 선홍빛의 거대한 페니스가 하늘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
다.
준석은 민영의 엉덩이를 들어 베개를 받쳤다. 민영의 은
밀한 동굴과 비너스가 하늘을 향해 모습을 드러내며 준석의
몸을 받아들이기 위해 문을 활짝 열어 보였다. 준석은 그녀
의 다리를 들어 올려 자신의 어깨에 걸치고는 동굴 속으로
자신의 페니스를 들이밀기 시작했다.
천천히… 천천히…
부드럽고 섬세한 몸짓으로 뱀처럼 소리 없이 동굴 속으로
밀려들어간 그것은 그녀의 몸을 가득 채우며 욕망으로 들끓
고 있는 두 사람을 완전한 하나로 이어주고 있었다.
"헉~!"
민영은 준석의 그것이 몸 깊숙한 곳까지 밀려오자 스프링
처럼 상체를 일으키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민영의 동굴이
무너져 내릴 것처럼 준석의 페니스를 조여왔다. 준석은 그
녀의 미묘한 움직임에 흠칫 놀라고 있었다.
동굴 안은 따스한 습기로 가득해서 피스톤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영을 해야 할만큼 질퍽거렸다. 준석이 허리
를 움직여 민영의 동굴을 공략하자 비오는 날 거리를 걸을
때처럼 첨벙첨벙 소리가 들려왔다. 흘러나온 액체는 시트를
흥건하게 적셨고, 우물 속으로 던져 넣어 물을 퍼 올리는
두레박처럼 준석의 페니스가 더욱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
했다.
"민영아~! 헉헉… 헉헉…"
두 사람의 몸과 몸이 결합된 상태에서 준석이 한 손으로
그녀의 유방을 움켜쥐며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두 사람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심장 또한 터져버릴 것처럼 빠르
게 고동쳤다.
"아아아아… 으으… 주… 준석씨… 좀 더… 아아, 조금만
더… 아아…"
안타까운 표정으로 민영이 애원했다. 준석은 그녀의 애원
을 받아들여 동굴 깊은 곳까지 밀려들어간 자신의 성기로
그림을 그리듯 동그란 원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그가 은밀
한 동굴의 천장에 원을 그리기 시작하자 민영이 얼굴을 찡
그리며 참을 수 없는 쾌감의 소용돌이 속으로 추락하는 듯
했다.
♣ 계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