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 그녀의 발가락을 사탕처럼
민영의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벌리는 준석의 손끝이 그녀
의 살결을 집요하게 쓰다듬었다. 간지럽다는 듯 피식 웃는
그녀가 몸을 비틀자 준석이 그녀의 허벅지에 입을 맞추었
다. 민영이 준석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쑥스럽다는 듯 말했
다.
"미안해요… 이런 몸으로…"
준석은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
무래도 좋았다. 그녀의 반신불수인 몸 따위는 아무런 상관
이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숨이 멈추어도 좋을 만큼 그는 행
복할 뿐이었다.
"나… 그 동안 민영이 생각 많이 했어. 나도 내가 왜 그
랬는지 몰라. 선본 지 하루만에 결혼을 결심하는 사람들을
보면 손가락질하고 비웃었었어. 그런데… 얼굴조차 모르는
민영이에게 마음이 끌리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는 그것
을 이해하게 됐어. 진심이야. 난 민영이가 내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
말을 마친 준석은 그런 마음을 아낌없이 표현하기라도 하
려는 듯, 그녀의 엉덩이를 거칠게 움켜쥐며 완만한 곡선을
이루고 있는 허벅지에 입술을 문질렀다. 민영이 짜릿한 쾌
감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꿈을 꾸고 있을 때 준석이 그녀의
스타킹을 또르르 말아 벗기기 시작했다. 티끌하나 없이 매
끈하고 완만하게 이어진 그녀의 다리 곡선에 준석의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였다.
"아…"
민영이 짧은 신음을 내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스타킹이
벗겨진 맨살에 준석의 손길이 닿자 참을 수 없는 열정이 온
몸을 달아오르게 하고 있었다. 준석은 눈부시게 하얗고 앙
증맞은 그녀의 팬티 앞에서 숨이 멈출 것만 같았다. 준석을
유혹하려는 듯 화사한 레이스 틈으로 삐죽 솟아 나온 민영
의 음모가 반짝이는 것이 하얀 팬티와는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준석은 그녀의 은밀한 부분을 맴돌기만 할뿐 그곳
을 터치하지는 않았다. 민영의 그곳이 안달하며 준석의 손
길을 기다리고 있다는 듯 반짝이는 액체가 흘러 내려 팬티
를 축축하게 적시고 있었다. 준석은 그녀의 엉덩이를 쓸어
내려 허벅지를 지나 두 손으로 오른쪽 다리를 자신의 무릎
에 올려 세웠다.
민영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이는 것을 확인한 준석은 깨
지기 쉬운 유리 그릇을 다루듯 그녀의 다리를 부드럽게 어
루만지며 그 윤곽선을 따라 끊임없이 입을 맞추었다. 준석
의 입술이 옮겨간 자리는 달팽이가 지나간 자리처럼 미끈한
타액으로 흔적이 남겨졌다.
준석은 그녀의 미끈하고 곡선이 뚜렷한 종아리를 지나 그
녀의 발등에 입을 맞추었다. 또한 망설임 없이 그녀의 발등
을 마주 바라보며 발바닥에 혀를 대고는 간질이기 시작했
다. 간지러움과 짜릿한 쾌감으로 민영이 몸을 심하게 비틀
었고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도망치려 했다.
그녀의 마음은 수줍음과 짜릿한 흥분으로 혼란스러웠다.
불구가 되어 움직이지 않는 그녀의 다리와 발에 준석의 입
술이 정성스레 지나가는 것이 못내 쑥스럽고 미안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준석의 움직임으로 자신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고마워요…"
"뭐가?"
"저한테 이렇게 잘 해주시는 거요."
"일부러 이러는거 아냐. 민영이니까… 너니까 해주는 거
야.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
준석이 보란 듯이 그녀의 엄지발가락을 입에 물었다. 달
콤한 사탕처럼 그녀의 발가락이 준석의 혀에 의해 굴려지고
있었다. 그녀는 간지러움을 참지 못하며 키들거렸다. 준석은
그녀의 발가락이 자신의 입 속에서 녹아 내릴 것만 같았다.
녹아버리는 사탕이 안타까워 오래 핥지 못하고 자꾸만 바라
보고 또 바라보는 아이처럼 그의 마음도 애절했다.
"아하하하… 간지러워요. 제발…"
준석은 귀엽게 웃고 있는 그녀를 사랑스럽다는 듯 힘차게
끌어안았다. 민영이 웃음을 가라앉히며 그의 품안에서 숨을
죽였다. 따스함과 편안함이 교차되며 두 사람의 마음이 일
치했다.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따스함과 사랑스러움이
그녀에게 있다고 준석은 생각했다. 그녀는 천사처럼 순결하
고 순수했다.
"너를 이렇게 안아 주고 싶었어. 내 품안에 이렇게 꼬옥
끌어안고 너의 그 외로움을 달래주고 싶었어."
민영이 준석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얼굴을 들어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 분홍빛의 촉촉한 그녀의 입술이 준석의
아랫입술을 잡아 다니듯 깨물며 쾌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이미 준석의 아랫도리는 바지를 뚫고 나올 것처럼 부풀어올
라 있었다.
"나도 보고 싶었어요. 이렇게 입을 맞추며 살과 살을 맞
대고 당신의 살내음을 맡고 싶었어요. 당신의 머리칼을 두
손으로 어루만지며… 당신의 그 탄탄한 가슴에 얼굴을 묻고
싶었어요."
"나도 그랬어. 이렇게 너의 몸을 만져주고 싶었어. 이 도
톰하고 예쁜 입술을 깨물어 주고 싶었어. 이렇게 아름답고
탄력 있는 네 가슴에 입술을 대고 네 젖꼭지를 혀끝으로 간
질이고 싶었어. 네 온 몸을 나의 몸으로 감싸주고 싶었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너의 따스함을 내 몸으로 느껴
보고 싶었어… 너와 하고 싶었어. 사랑을 나누고 싶었어."
두 사람의 눈빛이 부딪치며 화라락 타올랐다. 온 몸이 순
식간에 재가 되 버릴 만큼 뜨거운 눈빛이었다. 서로의 눈빛
으로 두 사람은 무엇을 원하는지 느끼고 있었다.
준석과 민영의 마음속에 영화처럼 꿈같은 장면이 스쳐 지
나갔다. 티끌하나 없는 깨끗한 시트가 깔린 침대 위에서 은
은한 조명을 받아 반짝이는 서로의 몸을 어루만지고 쓰다듬
으며 서로의 몸이 교차되고, 두 사람의 은밀한 그곳이 완벽
하게 결합되는 장면이었다.
준석의 귓가에 민영의 신음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자신이 엉덩이를 흔들며 그녀의 비너스를 공략할 때마다 몸
을 꿰뚫는 쾌감에 몸을 떨며 소리지를 민영의 모습이 머릿
속을 온통 가득 채워 기절할 만큼 아찔했다. 그리고 그런
흥분은 이내 그의 아랫도리로 집중되어 더 이상 참지 못할
만큼 고통스러워지고 있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