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오빠가 처음이었어! ⑥ (7/64)

                   나는 오빠가 처음이었어! ⑥

     

       그 날 이후로 정민 오빠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거

     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쩌다 마주치는  일이 있어도 오빠

     는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날 밤 함께 했던 기억은 두고두고 나의 가슴에 남아 있

     었지만 두 번 다시 나를 찾지 않는 오빠를 원망하지는 않았

     다. 다만, 오빠의 요구를 거절했던 것에 후회는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대학 입학 시험을 끝낸 어느  날이

     었다. 친구였던 영미와 나는 비록 학과는 달랐지만 같은 대

     학을 지원하여 합격자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휴, 떨어지면 어떡하지?"

       "아냐, 될 꺼야!"

       "지니, 너는 공부를 잘하니까 걱정이 없지! 나는 괜히  친

     구 따라 강남간 다고 너 따라 같은 대학 지원한 게  무리가 

     아니었나 후회 막심해!"

       "기집애… 네 실력은 뭐  가짜니? 너야말로 나보다  공부 

     잘하면서 뭘 그래? 성적도 잘 나왔잖아!"

       "그래… 좌우지간 어떻게 되겠지! 아무튼 빨리 발표 났으

     면 좋겠어! 이거야 어디 불안해서 살겠니?"

       "근데, 넌 대학생이 되면 뭘 하고 싶니?"

       "글쎄? 넌?"

       "영미야, 나는 미팅부터 하고  싶어! 남자 친구  사귀는게 

     소원이야! 첫키스도 하고 말야! 히히~! 넌 안 그래?"

       "킥킥… 난 아냐! 미팅 같은 건 안할 꺼야."

       "뭐어? 진짜? 그 좋은 걸 왜 안해? 넌 남자친구 안사귈꺼

     야?"

       "응!"

       

       영미의 눈은 확고한 의지를 반영하듯 단호했다. 

       

       "나, 남자친구 있어."

       "정말?"

       "응!"

       "누군데? 나도 알면 안되는거니?"

       

       영미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눈을 내리깔았다. 뭔가 비

     밀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널 믿으니까 하는 말인데, 나  정민 오빠랑 사귄지 무척 

     오래됐어. 후후…"

       

       영미의 입에서 오빠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너무도 놀란 나

     머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가슴  한쪽이 까닭 모를 배신감

     으로 떨려왔다.

       

       "우린 그렇고 그런 관계야. 네가 믿을지는 모르지만 초등

     학교 6학년일 적부터 오빠랑 사귀게 되었거든. 지금까지 계

     속이야. 요즘처럼 오빠가 방학 때가  아니면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대학에 합격하고 나면 나도 하숙을 할까 해. 서울

     에서 말야. 그때는 같은 서울에 살게 되니까 좀 더 자주 만

     날 수 있을 꺼야. 너도 나랑 같이 하숙하자. 후후후…"

       

       영미는 즐거운 듯 자랑삼아 말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6학

     년… 그렇다면 나와 만났던 그날 밤 이후로 영미를  만났다

     는 것일까? 

       그랬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날  낮에 바다에서 오

     빠와 내가 함께 고동을 잡으러 다니는 것을 영미가 그냥 두

     지 않았을 테니까.

       

       영미에게서 정민 오빠와 사귄다는  말을 들은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밤잠을 이룰 수도 없었다.  어쩌

     면 나는 마음 깊은 곳에 '언젠가는 오빠를 만난다'라는 것을 

     염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언제'는 분명 내가 어른이  되고 난 후였을게다. 그러

     나 오빠는 이미 영미와  사귀고 있었고, 그렇다면  그날 밤 

     나에게 했던 일들을 영미에게도 했다는  것이 확실하다. 오

     빠를 말하며 붉어진 영미의 얼굴에 그렇게 쓰여 있었다.

       

       낮에 들은 영미의 이야기로 밤잠을 못 이루던 나는, 외투

     를 걸치고 밖으로 나왔다. 바닷가에  나가 차가운 바람이라

     도 맞으며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다.

       

       오빠와 만났던 그 날  밤처럼 밤하늘에는 별빛이  가득했

     고, 멀리 보이는 바다는  파르스름한 빛을 내고  있어 더욱 

     아름다웠다. 

       

       정민 오빠의 집을 지나 바닷가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섰을 

     때였다. 반대편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그림자는 매우 

     조심스러운 움직임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이쪽으로 향하

     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몸을 숨기며 그 그림자가 사라지길  기다리던 

     나는, 그가 누구인지를 확인하자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영미였던 것이다. 그러나 반가운 마음에  영미의 앞으로 뛰

     쳐나가려다 또 다시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

     다. 

       

       정민 오빠가 집에서 나왔던 것이다.  정민 오빠는 영미를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어 보였다. 오빠를  발견한 영미 역시 

     웃음을 머금은 채 발걸음을 빨리하고  있었다. 마주선 영미

     와 정민 오빠는 서로의 손을 잡고 산 속으로 향했다.

       

       오빠와 내가 만났었던 대나무 숲이었다. 그곳에는 화장실

     만큼이나 조그맣고 허름한 창고가 만들어져,  쓰지 않는 그

     물들이나 도구들을 보관하는 곳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숨을 죽이며  뒤따라갔

     다. 정민 오빠와 영미가 창고 안으로 들어서며 문을 살그머

     니 닫는 순간, 그 안에서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짐

     작이 갔다. 나는 창고의 뒤쪽으로 돌아갔다. 

       

       창문이 있었다. 워낙 조잡하게 대충  만들어 놓은 창고였

     기에 비바람을 간신히 막아줄 수 있을 뿐인 그 창고는 여기

     저기 구멍이 숭숭 뚫린 낡은 목재로 만들어져 밖에서도  얼

     마든지 안을 살필 수 있었다.

       

       말소리가 들려왔다. 영미의 목소리였다.

       

       "오빠, 보고 싶었어…"

       "기다리면 내가 어련히 알아서 연락할텐데, 뭘 그렇게 번

     잡스럽게 구는 거니?"

       "그래도 보고 싶은 걸 어떡해… 오빠는 내가 안보고 싶었

     어?"

       "나도 너 보고 싶었어. 이리 와. 안아 줄게."

       

       어두운 것이 싫었던지 서로 가져온 손전등 두 개를  켜고

     는 속닥속닥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불빛 덕분에 틈으

     로 엿보는 그네들의 모습이 윤곽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뚜렷하게 보였다.

       

       정민 오빠가 영미의 뺨을 두 손으로 보듬고는 입을  맞추

     는 것이 보였다. 영미의 입술을 탐하는 오빠의 손은 그녀의 

     가슴께를 더듬어 옷을 벗기기 위해 단추를 풀고 있었다. 곧 

     무르익어 터질 듯 부풀어 오른 영미의 앞가슴이 드러났다.

       

       오빠의 격한 숨소리가 들려왔다. 오빠의  손이 유두를 간

     질이기 시작하자 영미의  입술에서도 간드러진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 신음소리에 맞춰 오빠의 몸놀림이 

     빨라졌고 그녀의 유두를 향해 오빠의 입술이 천천히 움직이

     는 것이 보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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