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오빠가 처음이었어! ⑤ (6/64)

                   나는 오빠가 처음이었어! ⑤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어서일까. 점점 더 숨이  막혀왔다. 

     사진 속의 남자와  여자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끔찍했지만, 

     흥미롭기도 했다.

     

       "지니야, 우리도 이렇게 해보자!"

       "……!!"

     

       나의 대답을 들을 필요가  없다는 듯, 오빠는  내 어깨를 

     뒤로 밀어 바닥에 눕혔다. 너무도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뭐라 말 할 겨를도 없었다.

     

       "오… 오빠아…!"

       "가만 있어봐! 겁내지 말구!"

     

       팬티가 벗겨졌다. 오빠는 팬티가 벗겨진  나의 다리를 벌

     리고는 손전등을 비춰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부끄러운 

     마음에 몸을 뒤척여보았지만 꼼짝할 수  없었다. 오빠의 손

     가락이 천천히 움직였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꽃봉오리의 꽃잎을 하나 하나 벗겨내

     듯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빠의  손길은 어색한 듯 

     떨리고 있었지만 꼼꼼하고 집요했다. 어두운 밤하늘을 향해 

     고개를 젖혀 달빛을 바라보는 순간,  흐물거리는 축축한 어

     떤 물체가 따스한 느낌으로 전해져왔다.

     

       흠칫 놀라 어깨를 반쯤 일으켜 나의 두 다리 사이에 엎드

     려 있는 오빠를 바라보았다. 오빠는 손에 들고 있던 사진에

     서 두 남녀가 그러듯 자신의  혀로 나의 그곳을 핥고  있었

     다. 오빠의 혀끝이 연약한 살결에 작은 진동을 일으킬 때마

     다 소름이 돋는 듯했다. 

     

       "싫어! 하지마!"

       

       나도 모르게 오빠를 떨쳐내며 외쳤다. 오빠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왜 그러는  거야? 지금까지  가만있다가 뭐가  잘못된거

     지?"

       "싫어! 징그러워…"

       "뭐가 징그러워?"

       "오빠가 그러는게 어쩐지 징그러워.  그리고… 어쩐지 더

     럽고, 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아."

       "더러워?"

       "그래! 거긴… 거긴… 오줌도 나오는 곳인데…"

     

       말을 마친 후, 고개를 떨구어 발아래 놓인 그물만 물끄러

     미 바라보았다. 오빠는 나의 팬티를 집어  내 무릎 위에 내

     려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팬티를  입는 동안 오빠

     는 묵묵히 대나무 숲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다 오빠가 떨어뜨리고 간 사진이 눈에 

     띄었다. 사진을 집어 가로, 세로 한번씩 접어 호주머니에 넣

     고는 숲을 빠져나왔다. 어쩌면 오빠가  이 사진을 찾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     

     

     

       "쥬스 한 잔 더 드릴까요?"

     

       그녀는 윤기가 촉촉히 흐르는  립스틱 사이로 하얀  담배 

     연지를 내뿜으며 웃어  보였다. 그녀의  이야기를 꼼꼼하게 

     메모하고 녹음하는 동안 시간은 어느 덧 두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아, 죄송해요. 한잔 더 주시겠어요?"

       "그래요. 우선 쥬스를 드시고 나중에 식사를 함께 하도록 

     하지요."

     

       여자가 입고 있는 얇은 원피스가 그녀의 굴곡 있는  몸매

     를 그대로 드러내 주었다. 여자가 냉장고 문을 열어 쥬스병

     을 꺼내기 위해 몸을 적당히 구부리는 순간, 둥그런 그녀의 

     힙이 여자인 나의 눈에도 아찔하리만큼 자극적이었다. 이윽

     고 오렌지 쥬스가 가득 찬  유리잔을 손에 들고 내  앞으로 

     돌아왔다. 그녀의 입술에는 여전히 담배가 물려져 있었다.

     

       "후후… 어때요? 제 이야기가?"

       "네?"

     

       나도 모르게 그녀의 질문을 되물었다.  그것은 그녀의 질

     문이 무엇을 말하는지 몰라서가 아니었다.  그런 질문을 던

     지는 그녀의 의도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글쎄요. 뭐라고 해야할지…"

       "그렇게 놀랄 필요 없어요. 난  그저 아가씨의 느낌을 알

     고 싶었을 뿐이에요."

       "제 느낌요?"

       "네. 이를테면, 아가씨에게는 그런 경험이  없었나 궁금했

     던 거죠. 만약 그런 경험이 있었다면  내 이야기를 듣는 동

     안 그때의 일을 자연스럽게 되새겨보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

     도 들고, 경험이 없었다면 나의 이야기에 조금은 놀랐을 텐

     데… 아닌가요?"

       "아, 네에. 놀란 것은 사실이에요. 어린 나이,  초등학교 6

     학년의 나이에 겪은 일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무척  대담했다

     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죠? 후후…"

       "……"

       "실례되는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쥬스를 한 모금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그런 나

     의 모습을 반짝이는 눈빛으로 호기심 가득 담은 채  바라보

     았다. 하얀 연기를 뿌리던 담배는 어느 틈에 볼품없이 비틀

     어진 모습으로 재떨이에 버려져 있었다.

     

       "미연씨는 언제 처음 성에 대한 호기심을 느꼈나요?"

       

       울컥, 식도를 넘어가던 쥬스가 역류하는 것만 같았다.  켁

     켁이며 괴로워하는 나에게 그녀는 테이블 위의 티슈를 뽑아 

     건네주며 재미있다는 듯 깔깔거렸다.

     

       "왜 그렇게 놀라는 거죠?"

       "잘 모르겠어요. 전 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적이 없어요. 

     솔직한 제 대답이에요."

       "에이, 정말 그럴까요?"

     

       나는 그녀의 대답과는 상관없이 다시 메모장을 들어 화제

     를 돌리기 위해 딴청을 부렸다. 그녀는 나의 의중을 알아차

     렸다는 듯, 조금은 비꼬는 듯한 눈웃음을 보이며 새로운 담

     배를 입에 물고 라이터를 켰다.

     

       "그래서, 그날 밤 이후로 어떻게 되었죠? 그 오빠라는 분

     을 다시 만나셨나요?"

       "물론이죠. 오빠를 다시 만났지요. 미연씨 생각에는  어때

     요? 오빠를 다시 만나 내가 오빠의 여자가 되었을까요?"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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