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쾌락의 문을 여는 두 번째 섹스
더 이상의 고통은 없었다. 혜영의 몸 속으로 깊숙이 들어
간 민기의 굵은 기둥은 그녀가 아픔을 느끼지 않도록 매우
조심스럽게 움직였고, 성경험이 없는 그녀에게 쾌락의 묘미
를 느끼도록 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 하고 있었다.
혜영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몸을 허락한 남자가 우연의 일
치로 자신이 사랑했던 민기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
리고 그의 말처럼 더 이상 방황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기
대를 걸었다.
"어때? 이렇게 천천히 움직이면?"
"아프지는 않아요."
"기분이 좋아지지는 않고?"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뭐랄까, 야릇한 기분… 간지럽
기도 하고… 쑥스러우면서도 짜릿하기도 하고… 이상해요."
"그래… 그럴 거야. 이제 좀 더 빨리 움직일게. 아프지 않
을 거야. 응?"
혜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혹시 아플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입술을 깨물며 민기의 등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민
기는 그녀의 몸 속에 넣은 자신의 페니스를 좀 더 빨리 움
직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그녀의 몸밖으로 그것을 꺼내고는
부드럽게 밀어 넣기를 몇 번인가 반복하고는 그녀가 미리
짐작하지 못하고 안심할 때쯤 갑작스레 거칠게 밀어 넣었
다.
"헉[email protected]# 오… 오빠아… 아아…"
혜영은 자신의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민기의 페니스가 자신의 질 벽 어딘가를 스치며 아찔한 쾌
감을 느끼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하아하아… 혜영아… 아아… 어, 어때?"
"모, 몰라요… 아아… 조, 좋은 것 같아요… 너무 좋았어
요.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아…"
민기는 부끄러움으로 붉어진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고는
그녀의 어깨에 자신의 얼굴을 파묻어 귓불을 혀로 핥았다.
그러는 도중에도 그의 허리는 피스톤 운동을 계속하고 있었
다.
훅… 뜨거운 숨결이 혜영의 귓가에 밀려왔다. 흥분한 민
기의 숨결이 거칠게 토해지며 그녀의 귓가를 간지럽히고 있
었다.
"헉헉… 아아… 혜영아… 아… 사랑해… 아아…"
"오빠… 저두요…"
사랑한다는 말에 혜영의 눈시울이 붉어지며 코끝이 시큰
해져왔다. 그 동안 참아왔던 그리움들이 한꺼번에 밀물처럼
솟구쳤다. 혜영은 민기의 목을 끌어안으며 낮게 흐느꼈다.
"헉헉… 으으… 보고 싶었어… 아… 사랑해…"
거친 숨을 토해내며 민기의 몸이 혜영의 몸 위에서 끊임
없이 파도쳤다. 혜영은 서서히 섹스의 환희에 눈을 뜨고 있
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합되어 황홀함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놀랍기만 했다.
살과 살이 맞닿아 전해주는 야릇한 쾌감과 남자의 그것이
몸 속에서 요동칠 때의 흥분과 자극, 또한 민기의 입술과
혀가 자신의 꽃잎을 열어 정신이 아득해질 때의 그 느낌들
이 자신의 욕망을 깨우치도록 하는 것을 알았다.
"혜영아… 어때? 절정에 다다를 것 같으면 말해 줘…헉
헉… 너와 함께 하고 싶어… 응? 헉헉…"
혜영은 쾌락의 고통 속에서 더 이상 대답하지 못하고 입
술을 깨문 채 고개만 끄덕였다. 혜영은 아슬아슬한 낭떠러
지 위에 서 있는 것만 같았다. 조금만, 조금만 더 앞으로 나
아가면 자신이 원하는 그곳에 도착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안타까움에 목이 마를 정도로 오르가즘의 고지는 쉽게 이루
어지지 않았다.
민기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애초부터 첫 섹스에서
여자가 오르가즘을 느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녀와 함께 절정의 환희에 빠져들기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
을 것 같았다.
민기의 온 몸에 땀방울이 맺혔고 안타깝게 신음하는 혜영
의 몸 위로 흘러 내렸다. 혜영은 그의 얼굴을 쓰다듬어 땀
을 씻겨 주며 그의 사랑이 오르가즘보다 더 큰 행복과 환희
로 자신의 가슴을 가득 채우고 있음을 알았다.
"으으윽! 더, 더 이상은… 아… 아아… 모, 못참겠…어!
아아… 아으으…"
민기의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듯 하더니 이내 혜영의
몸 위로 풀썩 쓰러졌다.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처럼 그의
심장이 고동치고 있었다. 혜영은 거친 호흡을 고르며 뜨겁
게 달아올라 있는 그의 등을 어루만졌다.
"사랑해, 혜영아…."
꿈결처럼 그의 목소리가 또 다시 귓전에 맴돌았다. 그리
고 그는 혜영의 몸 위에서 내려와 소중한 보물을 껴안듯 품
에 안고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붉게 물든 혜영의 모습이 그녀가 아직도 그때의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나는
잠시 질문을 멈추고 시간을 두어 그녀가 그 행복감에 머무
를 수 있도록 해주었다.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그에게 의지할 수 있었고,
그를 믿을 수 있었으니까요. 모든 고통이나 아픔이 끝났다
고 생각했죠."
먼저 입을 연 것은 혜영이었다. 그녀는 얼굴에서 행복한
미소를 거두며 또 다시 칙칙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럼… 그 남자 분이 마음이 변하셨던 건가요?"
"아뇨. 그렇지는 않아요. 하지만… 우리의 관계를 숨기며
자유롭게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거든요. 다행스럽게
그와 나의 첫 관계에서 임신이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그것
으로써 두 번째 만남을 약속할 수 있었죠. 관계가 있고 나
서 몇 일 후 임신 진단 시약으로 테스트를 받았어요. 만약
임신반응이 나타나면 그가 다시 찾아올 일이 없었던 거죠."
"아… 그렇군요."
"그의 어머니나 부인의 입장에서는 임신 된 이후에 그 사
람을 보낼 필요가 없는 거였죠. 임신이 될 때까지만 사랑
행위를 할 수 있도록 묵시해준 거였어요. 그래서 우린 작전
을 자야만 했어요. 임신이 되지 않도록."
"그럼 피임을?"
"네. 하지만 내가 피임을 할 수는 없었어요. 이천댁 아줌
마가 지켜보고 있었으니까 불가능했어요. 내가 먹는 음식,
듣는 음악 모든 것들을 그 아줌마가 체크하고 감시했으니까
요. 외부로 전화 통화하는 것까지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었
어요."
"그럼 결국 콘돔을 사용하셨겠군요."
나의 말에 그녀가 흐리게 웃었다. 쓸쓸한 웃음이었다. 모
든 것이 부질없는 짓이었다는 듯한 그녀의 웃음에 못내 다
음 이야기가 궁금할 지경이었다.
"그는 정관수술을 받으려 했어요. 하지만 제가 말렸죠. 그
는 나에게 올 때마다 콘돔을 사왔어요."
피임. 그들의 만남이 지속되려면 어쨌든 임신이 이루어지
지 않았어야만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피임을 했다면 유림이와 유
진이라는 이란성 쌍둥이가 어떻게 태어날 수 있었다는 것일
까. 만약 의도적인 임신이었다면 그와 그녀는 이별을 각오
했다는 것일까.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