⑪ 포르노 배우가 된 여자
캠코더가 침대 위를 제대로 비추도록 조정한 캐시는 적당
한 위치를 잡아 강 사장과 마주섰다. 강 사장은 자신이 이
미 흥분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후후… 자기 벌써 흥분하고 있죠?"
"으응… 느낌이 새로워. 역시 널 선택하길 잘한 것 같아."
캠코더에 달린 액정 모니터에 두 사람의 나신이 그대로
나타났다. 강 사장은 액정 모니터의 영상을 살피고는 뜻밖
의 짜릿함에 더욱 달아오르는 자신에 놀라고 있었다.
"봐요! 자기 것이 단단하게 섰어! 후훗…"
나신이 된 강 사장의 아랫도리는 묵직하다 싶을 정도로
부풀어올라 젊었을 때의 그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캐시는
그것을 기특하다는 듯 바라보며 무릎을 꿇었다. 강 사장은
캐시가 자신의 페니스를 쓰다듬는 영상이 비춰지는 액정 모
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혹시라도 흥분이 사라질까봐
염려스러웠다.
모니터 속의 캐시는 강 사장의 그것을 입 속으로 천천히
밀어 넣고 있었다. 캐시의 따뜻하고 축축한 혀가 페니스의
기둥을 휘감아 삼켜버리자 강 사장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
나왔다.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온 몸의 솜털들이 곤두서는
것만 같았다.
"헉[email protected]# 너, 너무 긴장돼!"
액정 모니터에 나타나는 영상은 하드 코아 포르노 그 자
체였다. 자신이 주인공이 된 포르노 영상을 바라본다는 느
낌에 강 사장의 흥분은 더욱 고조되었다.
강 사장은 캐시의 입 속으로 자신의 페니스가 쉴새 없이
넘나드는 장면으로부터 여전히 눈을 뗄 수 없었다. 영상 속
의 남자가 바로 자신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
다. 그는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 쪼그리고 앉아 고개를 박고
있는 캐시의 머리칼을 두 손으로 움켜쥐며 몸을 떨었다.
걷잡을 수 없는 흥분에 몸을 떨던 강 사장은 더 이상 참
지 못하고 캐시를 일으켜 침대 위로 떠밀었다. 캐시의 몸이
나무가 쓰러지듯 버티지 못하고 힘없이 쓰러졌고, 강 사장
이 그녀의 몸 위로 뛰어들어 성급하게 동굴 입구를 찾아 헤
맸다.
"허억[email protected]#"
캐시의 입이 벌어지며 외마디 비명이 흘러 나왔다. 묵직
한 고통이 캐시의 아랫도리로부터 온 몸으로 파도쳤다. 강
사장의 페니스가 완전히 발기되자 여느 남자들처럼 직선형
이 아니라 약간 굽어진 형태임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캐시의 몸 속으로 밀려들어와 빈 공간을 가득 채
우며, 지금까지 느껴본 자극과는 다른 특별한 쾌감을 전해
주었다. 보통의 남자들이라면 동굴 전면의 벽이나, 반대쪽이
공격당하겠지만, 강 사장의 그것은 전면을 향해 돌진하면서
도 어느 순간 측면의 한 쪽을 스치며 질 속의 중요한 성감
대를 자극했다.
강 사장은 캐시가 느끼는 쾌락의 고통과는 상관없이 그
동안 풀어내지 못했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온 몸을 뒤틀어
가며 용트림했다.
"헉헉~! 캐, 캐시! 최고야! 저… 정말… 오랜만에… 느, 느
끼는 거야… 헉~! 허억~!"
캐시는 가쁜 숨을 몰아쉬는 강 사장의 어깨를 끌어안았
다.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해일 속에서 이성을 잃은 나약한
인간처럼 쾌락으로 몸이 떨려와 입술을 깨물어야만 했다.
"자, 자기이… 하아~! 하아~! 자기… 이제, 서, 성공 하,
한거…야? 하아~! 하아~!"
"헉~! 헉~! 그래! 서, 성공한 거야! 헉헉헉…"
피스톤 운동으로 파도처럼 출렁이는 캐시의 유방을 움켜
쥐며 말했다. 보랏빛의 작고 단단한 유두가 만져졌다. 깨물
어 버리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 강 사장의 입술이 그것을
비틀자 캐시의 얼굴이 쾌감으로 일그러졌다. 캐시의 그런
모습은 강 사장의 욕망을 더욱 부채질했다.
"아아아악[email protected]#"
허공을 가르는 캐시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지며 강 사장의
육중한 몸이 힘없이 쓰러졌다. 그의 페니스가 캐시의 몸 속
에서 경련을 일으키며 엄청난 양의 뜨거운 액체들을 토해내
고 있었다.
캐시는 자신의 다리 사이로 축축한 그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강 사장은 오랜만
에 이루어진 절정을 만끽하며 캐시의 몸 위에서 일어날 줄
몰랐다. 그녀는 그의 등을 따스한 손길로 쓰다듬었다.
"축하해요. 자기는 이제 원하던 것을 얻었어요."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캐시를 내려다보는 강 사장은 눈시
울을 붉혔다.
"왜, 왜 그래요?"
"감격해서 그래. 나, 사정한 거 5년만이야. 사십대 후반부
터는 거의 하지 못했어. 내 나이가 이제 쉰이 넘었는데 그
동안 얼마나 마음 고생했을지 생각해봐. 그래서 일에만 매
달려 살았어. 하다못해 여자를 돈을 주고 사봤지만 다 소용
없었어."
"……"
"여자들은 몇 번 시도해보곤 안되니까 나중엔 짜증만 부
렸고, 아예 병신 취급했어. 그게 얼마나 속상했는지 몰라.
그런데… 너를 만나서 이렇게 쉽게 할 수 있었다니… 그 동
안 고민하며 마음 고생한 일들이 너무도 속상해…"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하는 강 사장의 모습에서 연민이 느
껴졌다. 동정 따위는 아니었다. 캐시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그의 몸을 따스하게 안아 주었다. 그가 얼마나 기뻐
하는지,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확신할 수 있었다.
*
캐시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나 또한 강 사장을 충분히 이
해할 수 있었다. 남자에게 있어 '능력'과 '가치'가 될지도 모
를 '성능력'이 상실되었다가 되살아났을 때 새 생명을 얻은
것처럼 기뻤을 것이다.
"그랬군요. 강 사장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요. 남자가 되어보진 못해서… 100% 이해하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네. 전, 그때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내가 술집에서 남자
들을 상대한 것이 손가락으로 헤아리기 뭣할 정도로 오래되
었지만… 솔직히 남자들과 외박을 나갔을 때 섹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병신 취급하는 것은 사실이거든요. 나이
많은 아저씨들은 도중에 꺼지는 경우도 다반사예요. 그뿐인
가요? 술에 잔뜩 취한 사람은 젊은 사람이라도 발기되지 않
는 경우도 있어요. 술집 아가씨들은 그런걸 짜증내고 싫어
해요. 어떻게 해서라도 행위를 마쳐야만 그 자리를 빠져 나
올 수 있고… 또 시간이 돈이라는 생각에 서둘러 끝내려고
하다보니 상대방을 배려하는 일은 거의 없어요."
말을 마친 캐시는 무거운 얼굴 표정을 지으며 새로운 담
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짙은 담배 연기 속에 그녀의 오랜
세월이 묻어 나오는 것만 같았다. 일순간 그녀가 술집 여자
가 아닌, 세상을 달 통한 여인처럼 보여졌다.
"그런데… 그때 촬영한 비디오 테이프는 어떻게 하셨죠?"
"뭐… 강 사장님과 제가 포르노 배우가 된 거죠. 후후
후…"
나의 질문에 캐시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나를 빙긋
이 바라보고는 탁자 위에 놓여진 리모컨을 들어 VTR을 돌
리기 시작했다. 전원이 켜진 텔레비전에서 남녀가 한데 엉
킨 영상과 함께 거친 신음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