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추억 # 22> (18/19)

아침에 새벽의 섹스 때문인지 늦잠이 들었고 일어나보니 8시 50분이 다 되가고 있었다.

우린 정신없이 씻고 나왔고 난 실험실에서 쓰기 위해 캠코더를 챙겨 나왔다. 

실험실은 도착하자마자 정신없이 바빴고 오후 2시 무렵이 되어서야 한가해질 수 있었다.

문득 대학원 동기와 커피를 마시다 캠코더 생각이 났다.

어제 지아와의 섹스를 촬영하고 캠코더 안에 파일을 지웠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마음이 불안해 견딜 수 없어서 캠코더를 찾으니 이미 보이질 않았다.

"현준아 내 책상위 캠코더 못봤어?"

"아..그거 한수 형이 쓴다고 가져갔는데.."

한수 형은 실험실의 가장 고참으로 이미 모 대기업에 취직이 약속된 형이었다.

그러나 한수 형은 연구실에서 왕따 취급을 받고 있었다.

한수 형은 능력은 있어서 교수에게 인정은 받고 있었지만

뚱뚱하고 볼품 없는 외모에다 성격마저 안좋아서 사무실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다.

교수와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 

하는 일마다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있어서 모두 멀리하는 중이었다.

"형 어딨어?"

"아마 공터에 있을거에요"

공터는 우리 연구실원들만 쓰는 일종의 휴식처였다.

건물의 장비를 놓는 일종의 지하실인데 캐비넷 몇개가 있고

캐비넷 뒷 공간에 작은 간이 침대를 놓아 가끔 그곳에서 낮잠을 자곤 했다.

항상 어두컴컴하고 캐비넷이 침대쪽을 잘 가려주어 쪽잠 자기는 그만이었다.

연구과제가 많아 날을 샐 때는 가끔 그곳에서 자기도 했다.

에이씨..설마 지웠겠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하실 계단을 내려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한수 형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캠코더만 간이 의자위에 놓여 있었다.

가슴을 두근거리며 캠코더를 켰는데 다행히 녹화된 동영상은 보이질 않았다.

휴.....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는데 문이 열리며 한수형이 들어왔다.

"여서 모하냐?"

"아 캠코더 쓸일이 있어서요"

"그래? 나 다 썼으니 가져가"

말을 꺼내며 비죽거리며 음흉하게 웃는게 영 기분 나빴지만 캠코더를 들고

연구실로 다시 돌아왔다.

연구실에서 더 할 일도 없어 따사로운 오후의 봄햇살을 느끼며 동아리방으로 이동했다.

두 명의 후배가 과제를 하다 꾸벅 인사를 했고 난 창가로 가서 지나다니는

새내기들을 바라보았다. 

발랄하고 상큼한 그들만의 분위기가 캠퍼스를 한 껏 달구고 있었다.

끼익..

문여는 소리가 들려 무심코 돌아보니 새까맣게 탄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어.. 민철이 이자식!"

"형! 잘 지냈어요~ 하하"

"완전 군인 다 됐는데"

"휴가 나왔어요~ 형 정말 보고 싶었어요"

민철이는 지아보다 한학년 후배인데 1학년 1학기를 마치자마자 군대를 갔었다.

붙임성도 좋고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어서 모두들 민철이를 좋아했다.

지아 또한 민철이를 아꼈고 가끔 술마시다 늦음 우리집에서 자고 가곤 했었다.

"형한테 술사달라고 왔구나~"

"당연하죠~ 제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지아 누나도 잘있죠?"

"응 너 보고 싶어할거다"

과제하는 후배 둘을 꼬드겨서 학교 뒷편에서 넷이 조촐히 술잔을 기울였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후배들은 수업이 있어서 들어가고 우리 둘도

딱히 어딜 가기에는 시간이 일러 우리집으로 이동했다.

집앞 편의점에서 맥주 피쳐병 하나와 과자 몇 개를 사서 들어와

마시다 보니 해가 뉘엇뉘엇 지고 있었다.

[오빠 뭐해?]

지아로부터의 문자였다.

[응 민철이 와서 집에서 술마시고 있어]

[민철이 휴가 나왔어? ㅋㅋ]

[응 너 보고 싶다고 난린데]

[그럼 빨리 가야지~ 근데 오빠 나 택배 좀 받아줘~ 10분후에 온다는데]

[왠 택배?]

[집에서 뭐 잔뜩 보냈다는데 받아서 방안에만 놔줘]

[알았어]

[고마워 오빠~♡ 나도 금방 갈께]

[웅~]

"민철아 지아 온덴다..근데 나 잠깐 지아네집 갔다가 지아 데려올테니 조금만 기다릴래?"

"뭐~ 괜찮아요. 컴퓨터 하면서 놀고 있을께요"

"응 이따 지아랑 달려보자"

"네~ 갔다오세요"

알딸딸한 기분으로 지아네 집에 가서 택배를 받아 놓고 돌아오는데 머리에

순식간에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아....동영상....

술이 완전 깨는 느낌이었다.

오늘 캠코더도 그러고 왜이러지 대체..

자꾸만 일이 꼬여가는 느낌이었다.

컴퓨터 바탕화면에 저장돼 있어 민철이가 호기심 삼아 눌러볼 수도 있는 일이었다.

지아와 나의 온갖 부끄러운 모습이 다 담겨있는 동영상이라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발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변화집에 도착해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려다 잠시 멈췄다.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했다.

어디선가 여자의 신음소리가 흘러나오는 듯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큰 방 창가로 가서 안쪽을 들여다보니 

컴퓨터 책상 앞에서 민철이가 바지를 내리고 자위를 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자위 대상으로 삼고 있는 동영상은 바탕화면에 깔아둔 지아와의 섹스 동영상이었다.

화면에서는 벌어진 지아의 속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맙소사

순간 다리가 후들거려 주저않을 뻔하다가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아....오빠...너무 좋아..뒤로 해줘..

아...으응...

컴퓨터에선 쉴새없이 지아의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여기서 화를 내고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웃긴 일이었고,

같은 남자로서 자위하는 모습을 걸리는 것만큼 쪽팔린 일도 없었다.

한편으로서는 선배들이 군대에서 휴가 나온 후배들을 사창가에 보내주기도 하는데

그냥 이 정도로 성욕을 풀게 해주는것도 나쁠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아에겐 미안하지만 아무래도 아무일 없던 것처럼 눈감아 주는게 최선일듯 싶었다.

[아 흑....지아 누나..]

얼마간 시간이 흐른뒤 녀석은 지아의 이름을 부르며 화장지 위로 정액을 쏟아내었다.

민철이가 어느정도 뒷처리를 할 시간을 주고

일부러 대문을 크게 닫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형 왔어요?]

민철이가 환하게 웃으며 나를 반겼다.

아무일도 없이 행동하는 연기력에 할 말이 없어졌다.

[아..응]

방안에서는 민철이가 치울 수 없는 묘한 수컷의 냄새가 풍겼다.

[음...]

머쓱한 분위기를 깨고 휴대폰 벨이 울렸다.

[오빠~ 어디야]

[응 민철이랑 집이야]

[그래? 나 글루 갈께]

[응 그래]

지아를 기다리며 혼자만 느끼는 이 껄끄러운 느낌을 지우고자 

화재를 돌려보았다.

[군대 생활은 어때?]

[아 말도 마세요...우리 고참이...아주 그냥 인간 말종인데요]

민철이는 기다렸다는 듯 군대 이야기를 쉴 새 없이 풀어냈고

그 사이 지아가 양손에 안주와 소주를 들고 도착했다.

[우와~ 민철아~]

지난 주 구입한 깔끔한 살구색 원피스를 입은 지아가 함박 웃음을 지었다.

가슴선이 좀 깊게 파여 살 때 고민을 많이했던 원피스였다.

[누나 보고 싶었어요]

둘은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하듯 두손을 맞잡으며 팔짝팔짝 뛰었다.

민철이는 좀전에 지아의 속살을 보며 자위를 했던 녀석일까 싶을 정도로

살갑게 굴었고, 지아는 친누나라도 되는 것처럼 반겼다.

다시 안주와 술이 깔리고 우리 셋은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분위기도 좋고 지아는 쉴 새 없이 민철이의 얘기에 자지러졌다.

하지만 난 계속 이야기의 중심에서 겉돌고 있었다.

부끄러운 동영상을 들킨 찝질함이 마음 한 구석에서 가시질 않았고,

자꾸만 민철이가 친한 후배가 아닌 한명의 남자로 느껴졌다.

이런 생각을 가진 나 자신을 자책하며 마음을 추스리려 애쓰는 동안

문득 지아가 과일을 집으려고 몸을 숙였다.

순간 바로 맞은편에 앉은 민철이의 시선이 지아의 가슴골 사이로 파고들었다.

지아의 부드럽고 탄력있는 윗가슴이 살짝 출렁이며 드러나는게 나에게도 보였다.

한 순간이지만 민철이의 시선은 결코 순수하지 않았고 정욕을 가득품은 눈길이었다.

난 녀석이 더 이상 사랑스러운 후배가 아니라는걸 깨닫고 있었다.

그리고 녀석 또한 지아를 동아리 선배가 아닌 한명의 여자로 보고 있었다.

지아 혼자만 아무것도 모른채 순수하게 웃고 즐기고 있을 뿐이었다.

변화밤은 깊어갔고 우리는 점점 취해갔다.

지아는 발그레하게 상기된 볼에 자꾸 바람을 넣었다.

귀여워 보이는 이 행동은 지아 특유의 취하기 직전 버릇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먹으면 지아는 취해서 잠들게 뻔했다.

민철이 또한 낮에 나랑 꽤 먹어서 자꾸 혀 꼬부라지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누나... 그 새끼 때문에 힘들어 죽겠어요... ]

[진짜 밖에서 만나면 때리고 싶어요..]

[우리 착한 민철이를 왜 이렇게 괴롭힐까..으응....]

나는 둘의 대화를 들으며 옆에 있는 소파위로 올라가 누웠다.

알코올 기운이 온몸을 싸고 돌아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눈이 자꾸만 스르르 감겨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얼핏 시선에 들어오는 티비 면에서는 잠들기 전 막 시작했던 드라마가

끝나면서 광고가 흘러나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티비볼륨을 죽여놔서인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불은 꺼져있었지만 티비 불빛으로 그렇게 어둡지는 않았다. 

1시간 정도 됐을까... 지아는...?

좀전에 지아가 앉아있던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기도 전에 

작지만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쪽.....쪼옥....쩝...

귓가에 들리는 소리에 점점 잠이 달아나며

시선이 닿은 그 곳에는 키스를 하고 있는 두 남녀의 모습이 보였다.

민철이의 뒷모습과 지아의 눈감은 모습이 클로즈업 되어 다가왔다

혀를 빨아들이고 입술을 마주치는 소리..

약간은 격렬한 딥키스와 더불어 민철이의 손은 지아의 머리결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왜....?!

다른 생각보다는 강렬한 궁금증이 먼저 다가왔다.

지아는 단 한번도 내 허락없이 다른 남자와 신체적 접촉을 가진적이 없었다. 

오히려 강간을 당하거나 섹스를 하는 상황이면 이해가 갔겠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하듯 부드럽고 강렬한 프렌치 키스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갑자기 눈을 감고 있는 지아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어느새 민철이의 손은 원피스 가슴 부위에 얹어져 있었다. 

가슴 부근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움켜 잡자 지아의 몸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민철이는 키스를 멈추고 입술로 하얀 목덜미를 스치듯 애무했다.

지아는 눈을 감고 스쳐지나가는 입술을 느끼며 점점 거친 숨소리를 흘렸다.

[아....하아...]

어디선가 찌익하는 지퍼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원피스 뒷부분의 지퍼가 점점 내려가며 한쪽 원피스 어깨선이 아래로 흘러내렸다.

가슴이 파인 원피스라 이미 왼쪽 브래지어의 상당 부분이 드러나 있었다.

민철이가 기다렸다는 듯 오른쪽 어깨선을 잡아내리자 원피스가 허리까지 

스르르 미끄러져 내렸다.

하얀 레이스로 장식된 브래지어가 숨이 가쁜듯 빠르게 오르락 내리락 거렸다.

[아.... 민철아...]

흥분한 지아의 목소리에 대답도 하지 않고 

민철이는 브래지어 위로 손을 깊숙히 집어넣었다.

[아응.....그렇게 갑자기 만지면...]

[누나도 기분 좋잖아요]

[아...그러지마..]

브래지어 안에서 움직거리던 커다랗고 가무잡잡한 손은

안에 감춰져 있던 핑크색 젖꼭지를 끄집어냈다.

거친 손놀림에 지아의 몸이 다시 한번 들썩였다.

민철이는 드러난 젖꼭지를 입에 가득 베어물고 소리가 귓가에 들릴정도로

세게 빨았다.

"쪽....쪼옥......쪽"

[하.....응...그렇게 세게 빨면...]

난 졸지에 소파에 누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 되고 말았다. 

지아가 민철이와 저러고 있는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

동영상으로 협박이라도 당했다면 저런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올리는 없을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지아가 휴가나온 

후배와 몸을 섞을 정도로 헤픈 여자란 생각 또한 안들었다.

생각이 생각을 낳고 있는 사이에

지아의 브래지어가 방바닥 한 쪽 구석으로 떨어졌다.

부드럽고 탄력있는 젖가슴은 원래의 주인은 민철이었던

것처럼 마음껏 농락당하고 있었다.

부풀어 오른 핑크색 유두가 침에 젖어 번들거렸다.

민철이는 지아를 바닥에 눕히고 

자신의 옷을 허겁지겁 벗어던졌다.

그을린 갈색 피부와 단단해보이는 근육질의 몸이

지아를 향해 다가갔다.

변화민철이는 팬티만 입은채로 허겁지겁 지아의 몸위로 올라탔다.

"휴... 민철아 잠깐만.."

지아는 급하게 서두르는 민철이를 갑자기 제지시켰다.

민철이의 손은 지아의 부드러운 젖가슴 위에서 멈춰 있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말 잘들어..

난 오빠를 사랑해...그리고 넌 우리 동아리 후배고..

여기서 더 나가면 우린 얼굴을 못볼지도 몰라.."

"......누나.."

"니가 군생활이 힘든것도 알고.. 남자로서 왕성한 나이인 것도 알지만..

이 이상은 안돼.."

"나... 너무 참기 힘든데요.."

"그래서... 오빠 있는데도 여기까지 허락한거야.."

원래 아는 사람과의 섹스가 모르는 사람과의 섹스보다 더 힘든 법이다.

그 사람과의 인간관계, 그리고 그 주변 모든 사람과의 인간관계가

어그러지기 때문이다. 

민철이는 지아의 몸위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지아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리고 흔들리는 시선은 숨을 쉴때마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봉긋한 젖가슴에도 흘러들었다. 

팬티 한장만 입은 미모의 대학 선배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 내가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였다. 

"아... 모르겠다."

민철이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지아의 몸에서 내려와

옆에 발랑 누웠다. 

둘은 말없이 천장만 쳐다보고 있었다.

먼저 침묵을 깬 건 민철이 쪽이었다.

"누나.. 나 잘한거 맞죠?"

"으.....응"

민철이는 지아의 얼굴쪽을 쳐다보며 씨익 웃었다.

지아도 민철이쪽을 쳐다보며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원래 여자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또 지아의 여린 성격상 상대방이 아무리 실수를 했더라도

금방 용서하고, 오히려 힘든 군생활을 하는 민철이를 안쓰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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