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별 이는 노를 젓는다.
마지막 힘을 다하여 이제껏 보지 못 한 신기루를 잡기위해 힘차게 노를 젓는다.
지금의 상황이 마치 천국에 있는 것 같았다.
부드러운 여러 개의 손은 자기의 젖가슴과 자지와 연결되어있는 보지의 털 숲의 알갱이를 살살 굴리며 놀고 있었다.
그 손이 누구의 손인지 알고 있다.
자기와 같은 여자의 손이 자기의 제일 부끄러운 곳을 건드리며 황홀감을 배가 시키고 있었다.
부끄러워 말리고 싶은 마음은 가득했지만 몸은 그 손에 놀아나고 있었다.
그 손들이 더욱 빠르고 거칠게 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오우..하나님................아........좋아, 좋아.........이것이.....엄마야....]
한별 이는 그토록 애타게 부르짖으며 잡고자한 그들의 옷자락을 잡을 수 있었고 그들이 내뿜는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그 물체를 자세히 보기위해 얼굴을 내민다.
얼마나 애타게 찾았는가.
얼마나 숨 가쁘게 이들을 잡으려 달려왔던가......
오로지 그것을 알고자 모든 걸 내 팽개치고 격렬하게 달려온 그녀가 아니던가.......
그녀는 그것들이 내쉬는 숨소리 움직이는 동작. 그 모든 것을 보고 싶었고 알고 싶었던 것이다.
허지만 그녀는 그들을 보기위해 얼굴을 내밀었지만 그들의 진심이 무엇인지 밝혀내지를 못한다.
그녀가 그것을 잡고 매달려 알고자한 순간 모든 것은 캄캄한 암흑으로 변했다.
그리고는 그 암흑 속에서 한줄기 찬란한 빛을 내는 은하수가 나타나더니 자기를 태우고는 더 넓은 우주로 유형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무것도 들을 수도 없었고 듣기도 말하기도 싫었다.
다만 자기도 모르게 무어라 웅얼거릴 뿐이었다.
사지를 늘어뜨리고 몸은 앞으로 쓰러지고 얼굴은 차돌이의 발치에 파묻혀 그녀는 마구 떨며 웅얼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웅얼거림이 다시 한 번 그들을 만나기 위한 소리인지 아니면 찢어지고 부서진 것 같은 온몸의 상처로부터 나오는 탄식인지 구별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대로 잠들고 싶었다.
이렇게 아늑하고 평화로운 곳에서 그대로 잠들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렇게 한없는 나락 속에서도 자기의 몸을 떠나는 살덩이에 대한 미련에 또 한번 전신을 꿈틀댄다.
아랫도리가 허전하고 내 몸의 일부가 빠져 나간 듯이 괴로워 울부짖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녀의 귀에 신기루처럼 소리가 들린다.
[넌 이제부터 내꺼야......날 확실히 기억하게 만들어주마.........
그리하여 날 떠나선 아무것도 할 수없는 여자로 만들어주마.............좋던 싫던..]
환상이 이러했던가.
천상의 목소리가 이러했던가.
한별 이는 그 말에 순종하듯 부르짖는다.
[그렇게 하세요.....날 당신만의 여자로 낙인찍어 주세요...
날 영원히 당신우리에 가두어 날 거두어주세요...아...........]
그녀는 자신의 엉덩이가 들리고 더럽고 추하며 자기의 온갖 더러운 물질을 배설하는 곳에 축축한 물기가 칠해지고 다문 국화꽃 속으로 자그마한 물체가 들어와 움직이곤 사라진다.
따끔하고 아프며 속에 있는 배설물을 쏟아낼 것 같았으나 겨우 참는다.
묘한 느낌이 꿈속 길을 걷고 있던 그를 지상의 세계로 인도하듯 찬란한 빛줄기가 무디어지고 자기를 타고 한없이 나를 것 같은 은하수는 삽시간에 자신을 버리고 사라진다.
한별 이는 아쉬운 신음을 지른다.
[아...............................]
황홀하고 찬란한 세계에서 내동댕이쳐지고 어둠속으로 들어가는 자신이 갑자기 공포에 젖은 것이다.
때와 같이하여 자기의 항문이 커다란 몽둥이에 찔려 마치 자신이 꼬챙이에 꽂인 듯 죽고 싶을 정도로 아픈 고통이 전신을 타고 흐른 것이다.
[아악,,,,,,,,,,,,,,,,,,]
아까의 충격과 고통은 이 고통에 비하면 조속 지혈이다.
한별 이는 그만 정신을 놓고 말았다.
차돌 이는 정신을 잃은 한별 이를 바로 세우더니 몸을 뒤로 눕게 하듯이 만들어 두 손으로 풍만하고 봉긋 솟은 젖가슴을 터져라 움켜진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한별이의 항문을 범한 것인가, 아니다. 욕망이었다.
아름답고 고귀한 그녀를 수치와 환희에 몸을 떨어대며 괴롭히고 싶은 욕망이 온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다.
나도 다른 사내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사람이다.
나에게도 내 나름대로 욕구가 있고 억제하지 못할 욕망이 있다.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는 그 욕망을 자제하지 못했고 지금 그 욕망을 분출할 여자가 앞에 있을 뿐이다.
어린아이처럼 힘없이 늘어져 처분만 기다리는 저 여자를 무서워 할 까닭도 동정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치켜 오르는 굶주린 욕망을 채울 도구가 필요할 뿐이다.
그와는 달리 한별이의 자세가 접 입 가경이었다.
차돌 이와 결합되어있는 항문에서는 한줄기 빨간 핏물이 타고 흐르고 있었으며 그 위로 홍수에 젖어 아무렇게나 엉켜 붙은 갈잎과 물기로 범람한 계곡이 여과 없이 드러나 있었다.
분홍빛 연한속살이 진한 살색날개에 덮여 있었으나 몸을 꿈틀대며 커다란 살덩이가 비좁은 항문에 큰 줄기를 보이다가 사라지고를 반복하는 순간 순진한 속살을 보여주었으며 그 속에 자리한 내밀한 동굴은 조금 전의 여파로 인해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숨김없이 드러내 신기한 것을 보는 듯 얄궂은 미소를 흘리고 있는 두 여자에게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창녀가 이런 자세를 원할까.......
차돌 이는 흐느적거리는 한별 이를 최대한 부축하듯 안고는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주위의 두 여자가 경이에 찬 표정을 보면서...
[아. 아파요.....죽을 만큼 아파요..제발 그만하세요. 예............ ]
한별이가 정신이 든 듯 머리를 저어며 부르짖는다.
몸은 꼼작 없이 갇혀 움직일 수도 없고 감히 상상도 못한 추한 자세와 행위를 음탕한 여자를 보듯 두 여자가 흉측한 장면을 머리를 가까이 하여 보고 있으니 실로 죽고 싶은 마음이 고통보다 더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남자가 원했던 것이 이것 이었는가...
그렇다면 이 남자가 나를 생각하고 있었다는 말인데......
나를 처음으로 가지지 못한 분풀이를 처음이라고 생각되는 이곳이라도 가져 자기 것임을 낙인 시키려고 이런다는 것인가.
그래서 날 고통과 수치로 벌주려함인가,
생각은 잠시 고통은 생각을 오래하지 못하게 한다.
문득 비워있는 그곳에 부드러운 살점이 닫고 이상한 쾌감이 또다시 전신을 흐른다.
진희의 입술이 계곡 상부에 도드라져 불거져 나온 열매에 부드러운 혀를 갖다 대었던 것이다.
모든 것은 처음이 힘든 법이다.
그토록 아프던 고통도 어느 정도 감내할 것 같아진 한별 이는 짜르르 전율이 이는 그곳이 슬금슬금 간지러워지더니 차츰 차츰 미칠 듯이 좋아진다.
[아 항......정말 죽여주네..........아, 아 학.........큭...]
차돌이의 숨 가쁜 호흡과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엉덩이에 박혀있던 꼬챙이가 무엇에 쏘인 듯 부풀더니 뜨거운 액체가 직장 깊숙이 들어와서 뿌려지는 것을 느낀다.
불끈거리며 뜨거운 액체를 쏟아내는 살덩이는 계속 크기를 달리한다.
그 살덩이는 한동안 부르르 떨며 액체를 분사하더니 차츰 기운을 잃고 자신의 내부로부터 빠져 나간다.
한별 이는 한순간에 아랫도리 사타구니 사이에 있는 두 군데의 구멍이 졸지에 엄청난 살덩이에 꿰이는 경험을 하고는 내동댕이쳐지고 말았다.
그녀는 지치고 파래진 몸 뚱 아리를 주체치 못하고 서서히 나락으로 빠져갔다.
..............................
그날 세 여자는 울고불고 난리를 떨면서도 차돌 이를 거부하지 못하고 한별 이와 같은 두 군데의 구멍으로 그를 받아야했으며 모두는 아랫도리에 피로물들인 체 움쩍 달싹도 못하고 정신을 놓아야했다.
광란에 울부짖고 고통에 울부짖는 두 가지의 음향이 끝이 없이 그 방에서 흘러나왔던 것이다
차돌이의 야수와 같은 욕구에 가엾은 세 여자는 온몸이 시퍼렇게 멍이 들고도 모자라 머리는 난장판이 되고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어도 모두는 그 방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엄청난 욕구에 시달리고 그로인해 무언가도 느낀 사람과 어렴프시 느낄 것 같은 느낌도 받으며 길고긴 밤을 하소연속에서 보내야만 했다.
그리고 축 늘어져 정신없이 자고 있는 세 여자는 밤새 시달린 흔적의 표정은 찾을 수도 없이 편안하고 조용한 모습으로 사지를 활개 치 듯 팽개친 체 꿈속으로 정신없이 빠져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날을 종일 아픔에 몸을 움직이지도 못했으며 다른 여자들의 간호를 받아야했으며 다음날 조금이나마 몸을 움직일 수가 있자 부끄러웠는지 그 집을 도망치듯 빠져나갔던 것이다.
물론 선영이의 각별한 귀 뜀을 머릿속에 담고서..........
............................................
............................................
모처럼의 외출이었다.
차를 타고 집을 나서보기에는 근 3년여 만에 처음이다.
[어라..저건 웬 길이며 저 건물들은 웬 건물이지.]
차돌 이는 집 앞을 떠나 산길을 조금 내려가서 자기의 땅이 시작되는 지점에 경비실로 보이는 건물이 있었고 경비실을 지나 옆으로 포장이 된 길이 있었고 그곳에서 50M 떨어진 지점정도로 보이는 곳에 2층으로 된 건물을 보고 묻는다.
[호호호........저 건물은 성호 장학회 사무실이에요.
그리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많은 사람을 모실 수 있는 건물이 지어지고 있는걸요.
저긴 모두가 장학회에서 구입해서 식당을 겸한 복지시설로 짓고 있어요......호호.
모두가 오빠 것이지만..........]
무랑이가 기분이 좋은지 조수석에서 머리를 뒤로하며 방긋이 웃으며 차돌 이에게 설명해준다.
사실 무랑 이는 오늘 차돌이가 혼자 가겠다고 만류했음에도 차라리 죽었으면 죽었지 혼자는 보내주지 않겠다고 떼를 쓰고서 밖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함구하고 간섭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고서야 겨우 승낙을 얻고 같이 나온 것이다.
그랬다.
무랑 이는 3년 전 그 일이 있고부터 죽어도 차돌 이에게 떨어지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자기는 차돌이의 수행비서이고 마누란데 이 외로운 땅에 차돌이 혼자만을 의지하고 살았었는데 차돌이가 변고를 당하자 얼마나 가슴이 아파 눈물로 밤을 지새웠던가.
다시는 차돌 이를 한시도 놓아주지 않으리라 맹세했는데 어찌 차돌이 혼자 외출하게 내버려 둘 수가 있겠는가.
[그랬어, 내가 누워있는 중에 정말 많은 일을 했 구만...........]
차돌 이는 감개무량했다.
모두는 자기 기대이상으로 열심히 살아주고 있었던 것이다.
집을 나올 때도 보지 않았는가.
경비실까지 여러 채의 집이 지어져있어도 아무 곳에도 담장과 대문이 없었다.
모두가 터놓고 지내는 가족이 아니면 하지 못할 일이었다.
자기가 원하고 하고자 한일을 정말 마음처럼 상길[외팔이]이 형이 신경 써서 이룩해 주었다.
얼마나 흐뭇하고 가슴 뿌듯했는가..........
그런데 모든 집을 관리하고 경비하는 경비실건물 옆으로 장학회에서 못다 푼 일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흐뭇했는지 물론 그 여자들도 나와 가까이 있고 싶은 마음에 그곳의 땅을 구입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가지지만 정말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차돌 이는 흐뭇하게 웃고 있다가 운전하는 청년에게 말을 건다.
[자네 이름이 우 찬이, 장 우찬 이 맞는가.]
덩치가 좋고 몸에 골격이 균형 잡힌 남자가 큰소리로 대답한다.
[예, 회장님, 앞으로 번개라고 불러주십시오.]
[그러지.......앞으로 잘 부탁하네.]
[무슨 말씀을 .......전 회장님을 가까이 수행하게 되어 다시없는 영광입니다.
목숨을 바쳐 충성할 것입니다.]
우 찬은 씩씩하다 못해 광분한 듯 보였다.
처음 보스[곰]로부터 회장님의 차를 부탁한다는 소리에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가.
이건 비단 자기의 위상을 올리는 것 아니라 최고를 가까이 모신다는 자부심마저 갖게 되는 엄청 영광스런 직분이었다.
그는 머리를 조아리며 죽음으로 회장님을 섬기겠다고 몇 번이고 언약하며 항상 언제나 외출 하는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늘 처음 차돌 이를 수행하게 되었으니 기쁨과 흥분이 뒤섞여 죽어라고 큰소리로 대답하는 것이다.
[허허. 목소리가 너무 커.....앞으로 조용조용히 말하도록......]
차돌 이는 우 찬의 목소리가 차안을 진동시키자 웃으며 조용하게 말하라고 타이른다.
[알았습니다.]
[허허허. 이런.............]
차돌 이는 기가 막혔다 조용히 말하라고 했는데도 대답이 큰소리로 돌아오자 할 말을 잊은 것이다.
허지만 우 찬의 지금 심정은 흥분된 상태일 것이라는 것쯤은 누가 알아도 짐작할 것이다.
차돌 이는 차라리 말을 걸지 않기로 했다.
..............
차는 한동안 시내로 들어와서도 달리더니 커다란 정문 앞에 멈춘다.
정문엔 옆구리에 총을 단 전경과 허리에 총을 걸친 전경이 있었다.
[필승, 어느 부서에 찾아오신 겁니까.]
옆구리에 권총을 단 전경이 거수경례를 하곤 운전석에 허리를 굽혀 차안을 보며 묻는다.
[조사과에 왔어요. 그곳 과장님과 약속이 되어있을 텐데.......]
무랑이 우 찬을 대신해서 말을 받는다.
[아. 손 회장님...
연락 받은바 있습니다. 들어가십시오, 조사과는 이층 오른편에 있습니다.]
전경은 몇 마디 무랑과 말을 나누더니 부동자세로 다시 경례를 하곤 조사과의 위치를 자세히 가르쳐주며 들어가라고 한다.
차가 주차장에 주차시키고 차돌 이는 차에서 내린다.
얼마 만에 짚어보는 시내 땅인가.
감개가 무량해진다.
차돌 이는 그곳에 서서 움직이지 않고 하늘을 본다.
하늘 여기저기 뭉쳐져 흐르는 구름덩어리가 보인다.
그리고 쌀쌀한 바람이 하늘을 보고 있는 차돌이의 머릿결을 날린다.
무랑인 바람 부는 곳을 등지고 차돌이가 바람을 많이 맞지 않도록 몸으로 방호 막을 치듯이 옆에 서서 차돌이가 하는 행동을 웃으며 지켜본다.
차돌 이는 고개를 내려 정면을 본다.
6층 건물이 위압감을 가지고 서 있었다.
경찰서 건물이라서 일까.......
같은 건물이라도 어딘가 육중해보이고 위엄이 서려있는 듯 느껴진다.
차돌이가 무랑 이를 대동하고 이층으로 올라가 조사과의 문을 열자 잎이 세 개 달린 중년경찰이 자리에서 일어나 차돌 이를 맞는다.
[혹시 손 차돌 씨가 아닌지요.]
[그렇습니다.]
[반갑습니다. 저기 과장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제가 모실 테니 따라오십시오.]
잎이 세 개인경찰이 앞장서서 차돌 이를 안내해서 안쪽에 자리한 과장 실이란 문에 노크를 하곤 들어가더니 금 새 나와 차돌 이를 안으로 들게 한다.
[어서 오십시오. XX경찰서 조사과장 이 진호라고 합니다.
이렇게 나오시라 해서 정말 송구합니다. 자.....이리로 앉으십시오.]
과장은 차돌이가 들어서자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와 차돌 이에게 악수를 청하곤 자기소개를 하며 차돌 이를 소파에 앉길 권한다.
[손 차돌입니다. 이렇게 깊은 환대가 어리둥절합니다.]
차돌이도 자기를 밝히며 인사를 하곤 왜 자기를 이렇게 환대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정말 차돌 이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연락받기로는 예전 사건에 대해 참고적으로 몇 가지 알아볼 것이 있다 하였고 그렇다면 담당자가 해도 충분한일이고 과장이라는 사람이 무엇 때문에 자기에게 이런 환대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하하. 좌우간 이렇게 건강을 회복하게 되어 정말 다행이고 기쁩니다.
실은 찾아가서 물어도 되는 일이지만......사람들의 눈이 있는지라..........
이렇게 모시게 되었습니다.
사실 여기 모시게 된 이유는 별다른 일이 아니라 몇 가지 들어야 할 사항이 있어
부른 것이니 제가 무례를 범하더라도 이해바랍니다.]
이진우로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차돌이의 사건을 접하고 사고를 낸 사고자가 검은 조직의 중간보스라는 점이 걸렸었다.
그 정도의 놈이라면 그런 육중한 25톤 덤프트럭을 몰리가 없지 않는가.
그런 점을 빼고 나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여겼다.
그러나 사고자는 죽었고 피해자인 운전수는 즉사했고 동승해있던 사람은 의식불명이라 진상파악을 할 수도 없었다.
나름대로 지시해 피해자가 검은 조직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았지만 실로 깨끗한 대한민국 청년이었고 그 청년은 식물인간이 되어 무슨 흑막이 있는지의 여부도 알아낼 수가 없었다.
하여 사건을 대수롭지 않은 음주운전사의 과실로 난 사건으로 종결지으려 하였는데......청하 대에서 그 사건의 내막을 묻는가하면 국내굴지의 대기업의 회장이 그것도 두 분이나 직접 그 사건을 물어보며 확실하게 진상 파악할 것을 부탁하며 일체의 경비까지 지원하겠다는 것을 본바있었다.
그런 차돌 이를 자기가 아무리 과장이고 피해자가 일반인이라도 무언가 있는 젊은이가 틀림없다고 여기며 사건 진상을 다시 조사하며 차돌이의 근황도 알아본바있었다.
나이가 30대도 안 되는 젊은이가 대그룹을 등에 끼고 지금 사업진행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보통이상의 재력가인 것도 같았고 또한 주위에 여자들도, 그리고 신체 건장한 남자들이 그를 가까이서 보필하는 것도 알았다.
그중 사람은 처음 보았지만 직 간접적으로 경찰들 입에 오르내렸던 김 지호[곰]와 윤 상길[외팔이]이 그의 주위에 있음을 알고 조직 간의 알력으로 일어난 사고가 아닌가, 의심도 해 보았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오래전에 은퇴했고 지금 조용히 세상을 살고 있으며 피해자의 도움으로 사업까지 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그런 의심을 거두었다.
그리고 더 이상은 별로 알아낸 것이 없었지만 좌우간 무언가가 있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언제 직접 만나봐야겠다고 벼르던 중에 이번 경찰 전출의 기간이 지나기 전에 피해자가 정신이 들었고 움직일 수 있을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차돌 이를 소환형식으로 부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담당자에게 맡기기보다는 자기의 출세에도 무언가 영향을 줄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에 직접 내막을 듣겠다고 나선 것이니 어찌 소홀할 수가 있겠는가.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그런데 알고자 하는 것이......................]
차돌이가 시간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친다.
과장은 그 말을 모를 리 없었다.
[그럼 몇 가지만 묻겠습니다.
3년 전 사고를 일으킨 자가 문정식이라 하며 어떤 조직의 중간 보스로 별명이
날치라는 자였습니다.
혹시 폭력조직 패인 이자를 알고 계신지요.]
진호는 물어볼 사항을 미리 적어두었는지 메모에 적힌 글을 읽으면서 묻고는 차돌 이를 쳐다본다.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럼, 혹시 다르게 원수살 만한 사람이라도..........]
과장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얼굴을 찡그린다.
그도 그럴 것이 이자 역시 조직에 발을 딛고 있는 자인데 날치를 모른다하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 별반 사람들과 교류하지도 않았고.....
제가 생각해도 그런 일이 있을법한 짓을 한 번도 행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지금도 그 일이 불의의 사건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달리 원수진 일이나 그런 일이 없으므로 그렇게 말고는 생각 들지가 않네요.]
[알겠습니다. 바쁘신 것 같은데 질문은 이것으로 끝내죠.
그리고 이렇게 나와서 물음에 답해주어 너무나 감사합니다.]
진호가 먼저 일어나서 정중히 고개를 숙인다.
더 이상 그에게서 알아낼 것이 없었다.
또한 차돌이가 진정으로 우연한 사고로 여기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차돌이도 일어나서 마주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다.
[아닙니다. 당연한 일이 아닌가요...]
별로 영양가도 없는 이야기지만 필연이 아닌가.
어차피 거쳐야할 일이고 아무것도 모르는데도 대답해야 하는 일이다.
경찰은 경찰대로 시민은 시민대로 서로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고 몇 마디 물어보고 대답하는 것으로 진상조사를 마친 것이다.
차돌이가 인사를 하고 몸을 돌려 문 쪽으로 가려는데 뒤에서 진호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온다.
[저 이번에 도봉구로 발령 받았습니다.
그곳은 손사장이 계신 곳이더군요.
언제 시간을 한번 주시면 약주라도 나누고 싶소만.........]
차돌 이는 걸음을 멈추고 얼굴만 뒤로한 채 진호의 말에 대답을 한다.
[언제든 연락을 주십시오.
수고하시는 과장님께 제가 한잔 대접하지요...하하하............그럼...........]
차돌 이는 환하게 웃으며 승낙을 하고는 진호의 배웅을 받으며 조사과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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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아까 조사과에 과장이라는 분 조금 그렇더라...............]
무랑이 차에 타고는 진호를 보고 느낀 것을 이야기한다.
무랑의 눈엔 진호가 출세를 위해서라면 비굴한 짓도 망설임 없이 행할 소인배로 보았다는 이야기다.
[사람이라면 모두가 그럴 수밖에 없어.
더군다나 조직에선 서열이 주는 힘을 아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넌 아직 그런 세계를 몰라서 그래......]
차돌이도 그 점을 인정하지만 누구나가 그럴 진데 유독 한사람을 가지고 평가를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무랑을 나무란다.
[그래도..............]
무랑은 아직 권력의 힘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얼마나 더럽고 필요불가견한 것임을 그녀가 어찌 알겠는가.
[허허허..그만하래도.................]
차돌 이는 뭔가 불만이 있는 것 같은 무랑이의 입을 다물게 하고는 다음 목적지를 향해 갈 것을 번개에게 지시한다.
[제약 회사로 가자..............]
차돌 이는 누나가 사장으로 있는 제약회사에 가보고 싶었다.
.
.
성호제약 사장 집무실...........
선영이가 앉아 있다가 차돌이가 들어오는걸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반갑게 맞는다.
그리고 차돌 이를 소파 중앙에 앉게 한다.
[호호호. 어쩐 일이신가, 외출을 하다니..............
그렇지만 정말 잘 왔어.
그렇지 않아도 회장님이 결단을 내려야할 일이 있어 이제나 저제나 했는데....호호..]
선영이가 차돌 이를 앉게 하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그리고 누구를 부르더니 차돌이가 앉아있는 소파에 앉는다.
[누나, 잘되어가고 있지.
진척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어서..........]
차돌이가 누나를 보며 그간 궁금했던 점을 물어본다.
모든 것이 궁금했다.
오랜 시간을 세상과 단절하며 지냈으니 궁금한 것이 어디 하나둘이랴,
[그래 그럴 줄 알았어. 사실 약은 이미 개발되었고 임상실험도 끝났어.
성과는 놀라울 정도로 획기적이야,
아마 이약이 세상에 나간다면 호호.....아마 기적의 약이라고 할 거야........호호호.......]
선영인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호들갑이다.
선영이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동생이며 남편인 차돌이가 그간의 고된 침묵을 깨고 일어선 것도...그리고 이렇게 회사에 나올 수 있는 것이 또 약이 이미 개발되었고 그 효과는 상상을 불허했기에 너무나도 기뻤다.
이제 마지막으로 차돌이의 결단만 남은 셈이었다.
[그래. 어느 정도인데...........]
차돌 이는 누나가 좋아하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호호호.......이제 남궁박사님이 올 거야
그분에게 직접 들어봐..호호호..........]
선영 이는 말을 삼간다.
아마 자기로서는 약의 성분과 효과를 제대로 설명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이때. 노크소리가 들리고 남궁 덕이 들어온다.
성호제약의 총괄본부장이며 연구소장이시기도 하다.
차돌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남궁 덕을 맞는다.
[어서 오십시오. 너무 오랜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하하하.......]
차돌이가 남궁 덕과 악수를 나누며 먼저 인사를 한다.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이렇게 반가울 수가...........
진정 아픈데도 자주 찾아뵙지 못해 송구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건강한 모습을 뵙게 되어 너무나 좋습니다. 허허허........]
남궁 덕도 반가움을 금치 못하며 마주잡은 손에 힘을 주고는 흔든다.
실로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기가 근 3년이 아닌가.
둘은 그렇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잠시 정다운 잡담이 오고간다.
잡담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서로의 근황을 주고받으며 웃음으로 반기고 있는데 선영이가 직접적인 이야기를 꺼낸다.
[본부장님,
지금 회장님이 그동안의 성과를 알고자 하십니다.
전 약에 대해 일천한지라 본부장님이 대신 설명했으면 합니다.]
[허허허..그래야겠지요.
그럼 제가 그동안의 성과를 말씀 올리겠습니다.
사실 그동안 회장님이 연구하고 이룩한 실적을 바탕으로 회장님이 원하는 약을
만들기에 혼신을 기울였습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큰 무리 없이 임상실험도 제품도 이미 생산될 만큼
완벽한 시설도 완료되어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약의 효과는 상상을 불허할 만큼 지대했습니다.
아마 세상에 나온다면 한바탕 선풍을 일으키리라고 장담합니다.
그 약이 바로 이 것입니다.]
남궁 덕이 가지고 온 약을 차돌이 앞으로 내민다.
차돌 이는 고운 포장이 된 약을 본다.
그리고 감회에 젖는다.
차돌이가 약을 보며 감회에 젖어있는데 남궁 덕의 설명이 이어진다.
[약의 효과는 이미 회장님이 원하는 그대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약이 노인들의 건강을 위하여 피를 맑게 하고 혈맥의 찌꺼기를 청소하여
순환을 돕게 하고 고저혈압의 원인이 되는 피의 파장을 진정시켜주는 정말 인체의
획기적인 약입니다.
그 약을 복용하면 혈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그러다보니 근육의 세포도 자연적으로
활발해져 노인의 노화방지는 물론 주름살이 지는 것도 지연시켜 주다보니 한층 젊은
육체와 피부를 간직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아마 중풍을 않고 계신 분들에겐 엄청난 기쁜 소식일 것이고 노인들께서도 보다 나은
생활과 정신을 가질 수 있으니 어찌 획기적이지 않겠습니까.
그것뿐이 아닙니다.
피를 깨끗하게 그리고 피의 흐름을 왕성하게, 그리고 그 피가 통하는 혈맥의
찌꺼기까지 제거하니 혈이 가장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회음에도 자극이 되어
발기환자에게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도 새삼 확인되었습니다.
물론 임상실험을 통하고 국과원에도 그 약의 성분과 부작용을 의뢰했지만 국과원에서도
놀라움을 금치 못한 기적의 약입니다.
이미 세계 각국의 의약청이나 그것에 준하는 곳에 발명특허를 등록했고
사용권도 이미 확보한 상태입니다.
또 한 가지 이 약은 회장님의 지시대로 한 알 복용으로 효과는 약 10일이 유지됩니다.
그리고 아무리 많이 먹어도 성분은 한 알 이상의 효과는 없도록 만들어져있습니다.
좋은 약이라고 과도하게 복용하는 사람을 막자는 회장님의 취지대로입니다.
약값은 상당히 비싼 편이지만 문제없을 듯합니다.]
남궁 덕은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자기는 이정도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차돌이가 연구한 하잘것없는 식물과 동물들의 장점을 모아 그것을 토대로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것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이렇게 대단한 약을 만들었다는 것이 마치 자기가 한 것처럼 생각되어 기쁜 것이다.
이것이 학계에 알려지면 같이 연구한 자기이름도 세계만방에 퍼질 것은 자명한일이고 어느새 유명인사가 되어있는 듯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차돌이도 놀랐다.
물론 그런 약을 만들길 원해서 실행했지만 막상 자기눈앞에 그러한 약이 만들어져 놓인 것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약은 자기상상을 넘어서서 이 세상 불행한 고개 숙인 남자에게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하니 어찌 자기가 한일에 뿌듯한 마음이 생기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는 마음을 진정시킨다.
그렇지만 떨리는 목소리는 감출수가 없었다.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이약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약이라니..너무나 수고하셨습니다.]
차돌 이는 모두에게 노고를 치하한다.
그리고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한다.
[호호호..이제 어떻게 이약을 선전하고 판로를 확보하느냐에 있어.]
선영이도 마냥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다음 진행을 묻는다.
[내 생각인데 미국에 먼저 알릴 필요가 있어.
모든 제품의 성공여부는 미국시장에서 얼마나 먹히느냐가 문제야.
이미 그쪽 기관에도 이약을 보내 지금 성분 파악 중일 테지만 만약 사용허가를
내어주면 알렌에게 모든 미국시장의 일을 맡겨.
아마 알렌이라면 이일을 아주 잘 처리하리라 믿어.]
차돌이가 구상을 밝힌다.
아마 약이 만들어지면 어떤 식으로 판로를 개척하고 알린다는 것이 이미 복안에 있은 모양인지 조금도 망설임 없이 줄줄 말을 꺼낸다.
[역시.........회장님의 생각이 제생각과도 같습니다.
해서 드리는 말씀인데 이 기회에 직접 회장님과 사장님을 모시고 미국으로 갔으면
합니다만.......]
남궁 덕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차돌 이는 그런 남궁 덕을 바라보며 웃어준다.
[본부장님, 전 아무래도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참에 두 분이 직접 미국으로 가서 상황을 판단하시고 오시기 바랍니다.]
차돌 이는 아직은 미국까지 나들이가 무리임을 말한다.
그래서 두 분이 다녀오길 권한다.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여기서 기다리기엔 너무 갑갑합니다.
아마 미국은 아마 그 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할겁니다.
약은 이미 우리가 개발했고 미국시장에 내어놓으려니 그 파장이 어마해서 어려울
것이고 그렇지 않자니 이약이 다른 나라에서 먼저 팔리고 알려진다면 알고 있었던
자기들의 체면이 구겨질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어마한 지탄을 받을 것이기에 망설일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대단한 나라입니다.
그놈들이 이약과 비슷한 약을 내어 놓기 전에 세계시장을 석권해야합니다.
그래야 놈들이 꼼작할 수 없을 테니........
그래서 서둘러야한다 생각합니다.]
남궁 덕이 자기소견을 숨김없이 밝힌다.
이건 개인적인 부도부지만 국가 간에 자존심도 걸린 문제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세계만방에 떨칠 수 있는 좋은 약을 개발해서 인류의 삶에 지대한 공적을 올리는 일인데 한시라도 망설일 수가 없는 모양이다.
정말 차돌이보다 더 답답하고 급한 모양이었다.
[맞는 말입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세요, 내일이라도 당장 출국하도록 하세요.
허나, 기일이 얼마나 지나던 결과는 가져오시기 바랍니다.]
차돌이도 그렇게 하길 승낙한다.
물론 누나와 상의해도 될 일이었지만 차돌이가 정신을 차리자 언젠가는 회사에 올 것이고 그러면 그때 말씀드리고 허락을 받자고 두 사람은 의견에 일치를 본바있다.
이유는 차돌이가 실질적인 이 회사의 주인이고 그 약을 만드는데 엄청난 토대를 만들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차돌 이를 배제하고 일을 처리하기에는 너무나 큰일이기에 망설였고 차돌이가 적정한시기에 회사로 나오자 긴급히 일의 진척을 알리고 했으면 하는 일을 보고한 것이다.
[예, 물론입니다.]
남궁 덕이 자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 후에도 한참이나 이야기가 오고간다.
두어 시간이 지나서 차돌 이는 선영 이와 나온다.
선영인 차돌이가 차에 올라타는 것을 보고 내려진 창문을 통하여 차돌이의 볼에 키스한다.
[오늘 일찍 들어와야 해........
난 기대가 커...............호호호...............]
선영이 야릇한 눈길을 보내며 차돌 이에게 윙크한다.
차돌 이는 누나가 무얼 원하는가를 알기에 역시 같은 웃음을 보낸다.
[그럴게, 누나.........후후후.............]
차가 움직인다.
선영인 정문에 있는 직원들이 보던 말 던 차가 눈앞에서 사라질 동안 그 자리에서서 손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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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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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곰 형이 있는 중앙으로 가자]
차돌 이는 조금 전의 화창한 웃음은 사라지고 우울한 음성으로 번개에게 지시한다.
그리고는 무엇을 생각하려는지 눈을 감는다.
그런 차돌 이의 모습을 본 무랑 이는 가슴이 철렁하는 느낌을 가진다.
이분이 그곳으로 가자함은 자기와 제비를 죽게 한 놈들을 응징하려는 것이 분명하니 그 여파는 실로 처참할 것 같은 예감에 가슴이 철렁했던 것이다.
사실 차돌이가 그곳으로 가려는 것은 그런 복수를 하기 위함이니....차돌이의 분노로 여러 사람이 눈물 흘리며 고통 속에 살아가야할 일들이 생긴 것은 그 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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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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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 이런 상황이라 모두가 어리둥절하고 있어.
정말 대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몰라 나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야.
무랑인 놈들 근처에도 가지 않았는데 똑 같이 짐승에게 물린 극독으로 세상을
등졌으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각파 보스들은 대장이 정신이 들고 이런 일이 생기자 예전
회합 때 개들이 피를 토하고 죽어나자빠지는 것을 본지라 대장이 한 것이 아닌가 하고
두려워하고 있어.]
곰은 현재 각 조직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곰은 저번에 차돌이의 지시대로 다음날 무랑이가 오자 놈들의 거처와 인상을 가르쳐줬다.
무랑인 모든 것을 파악하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그리고 두 놈은 하루걸러 한 놈씩 이틀사이에 맹독으로 인한 급살을 당한 것이 아닌가.
아연했다.
소식을 듣고 모른 척 찾아가보았는데 한 놈은 정원을 거닐다가 짐승에게 물렸고 또 한 놈은 아침 조깅을 하다 짐승에게 물려 죽은 것이라지 않는가.....
곰은 즉시 각 조직에 함구령을 내렸다.
세간에 알려지면 무슨 조직 간에 트러블로 인한 세력다툼으로 보일수도 있는 일이고 동요해서 좋을 일도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 상록수에 조금 비협조적인 인물이라 만일 나섰다가는 오해를 받기가 십상이라 각 조직의 보스는 인사치례로 간단한 전화만하고 그들의 죽음에 참석치 않았다.
조직의 보스가 죽은 장례식치고는 너무나 허전한 장례를 그들은 치러야했다.
[어차피 죽어야 할 놈이야.........
놈들의 가족들에게 돌아갈 몫은 형에게 일임했는데 잘되고 있으리라 믿어.
추호도 사정을 보아줘선 안 될 거야......
허나 진정 놈들 가족 중에 사람 같은 놈이 있다면 형이 구제해도 용서하겠어.
그리고 이제 그놈들 말고 다른 놈도 처리해야겠어.
놈들에게 도움 준 놈들을.............]
차돌 이는 죽은 놈 말고 명령에 의해서지만 자기를 위해한 다른 놈의 근황을 묻는 것이다.
곰은 차돌이의 말을 이해했다.
[이놈들이야..허지만 이제 놈들의 보스는 죽고 지금 한참 어리둥절하고 있어.
웬 간하면 이 정도에서 물러나는 것도.........]
곰은 나머지 도움에 직접 관여를 한 놈들의 구체적 상황이 적힌 명단을 차돌 이에게 내밀며 이제 그만 칼날을 거두었으면 한다.
곰은 아직도 놈들이 죽은 것이 믿어지지 않았고 그걸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했다.
상대가 앞에 있어 싸우다 죽는 것은 어찌 사나이로써 족하고 명예로운데 그렇게 멀쩡한 놈들이 자신도 어찌 죽는지도 모르게 갑자기 숨을 놓게 하는 차돌이의 비정한 마음에 전신이 오싹한 것이었다.
[흐흐흐...형은 제비가 돌아오게 할 수 있어.
그리고 난 예전에 분명히 말했어.
날 떠나는 건 좋지만 나와 적은 되지 말라는 경고를.........
절대 그냥은 지나칠 수 없어.
그러나 형이 그렇게 말을 하니 놈들을 만나보고 결정하겠어.
그러니 형, 이번 회합을 앞당겨 실시해.
내가 각 조직의 보스들을 전부 그곳으로 모이라고 연락해...........
그리고 지존과 남산파의 중간보스 이상 가는 놈들을 전부 불러드려.......
명목은 차기 보스를 인정하는 자리라면 되리라 생각한다만.............
그 자리에서 놈들을 결정하겠어.
물론 이 모든 일은 극비리에 진행되어야 함을 명심해..........]
차돌 이는 나머지 놈들을 소환한다.
본래마음은 하나씩 찾아가서 고통과 수모를 줄 생각이었는데 곰의 간절한 눈빛을 보고는 마음을 바꾼 것이다.
[고마워, 대장..그렇게라도 마음을 바꿔주어..........]
곰은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놈들의 이야기를 꺼낼 때 차돌이의 눈빛은 서슬이 시퍼렇게 변했고 그런 그의 인상은 야차와도 같이 무시무시한 공포를 줄만큼 살벌했는데......자기의 한마디에 어쩌면 그놈들이 살수도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한결 마음이 편해진 것이다.
차돌 이는 일어선다.
[형, 가야겠어.
그리고 형이 이곳에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지만 그래도 자주 들러......
난 요즘 술이 먹고 싶은데 친구가 없어 그래.......]
차돌 이는 가다말고 곰을 쳐다보며 무심코 한마디 던진다.
말을 하는 자기도 듣는 곰도 생각하기 따라 마음이 아파지는 일이기에 진지하게 말을 나누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바로 기석이 때문이었다.
[그럴게, 대장........정말 이해해주니 고마워.....]
곰은 그곳에서 살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순덕 이는 기석 이를 볼 때마다 상처를 입어야할 것이고 그건 괴로운 심정에 돌을 던지는 격이 되지 않겠는가.
그것뿐이겠는가.
실질적인 아버지인 대장의 마음도 역시 편치 않을 것이고......또한 자기가 원한 일이고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행해지고 뜻을 이룬 것이지만 그런 모습을 보는 자기 자신의 마음도 편치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기석을 데리고 나와 아이를 유모를 구해 맡기고는 나와 살기로 했던 것이다.
모두가 빨리 안정을 찾는 길이라 여겼기에 고집을 부리며 행한 일이다.
차돌 이는 또다시 어디론가 향한다.
멀리 조그만 공원이 보이고 차는 그곳에서 멀지 않은 소방도로 한편에 정차한다.
[나올 것 없어. 여기서 기다려.........]
차돌이가 차에서 내리려하자 따라 내리려는 무랑 이를 제지한다.
[싫어요, 같이 갈래요.......]
무랑이가 고집을 부린다.
촌각도 차돌 이를 떼어놓지 않겠다는 그런 결의가 보인다.
차돌 이는 무랑의 마음을 이해한다.
저 녀석도 의지할 사람이라곤 나뿐이 없을 텐데 내가 한번 호되게 당했으니 얼마나 충격이 컸을까..그러나 같이 갈 곳이 따로 있는 법이라 차돌 이는 웃음을 지어보이며 조용히 타이른다.
[여긴 내 집이나 같은 곳이야..
어릴 때 향수가 묻은 고향집이나 같은 곳이란 말이야.
그런 곳에 가는데 네가 있어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그래........]
[그렇지만....]
무랑이 염려가 풀리지 않는지 자꾸 떼를 쓴다.
차돌 이는 그만 울화가 치밀고 말았다.
[좋아. 그렇다면 나도 안가겠어. 이 봐 차 몰아.........]
차돌이가 차에서 내리려는 몸짓을 바로하고 목소리를 올리며 그냥 갈 것을 번개에게 지시한다.
목소리엔 불만이 잔뜩 깃들어있다.
순간 무랑 이는 그 큰 눈을 껌벅이며 당황하더니 이내 눈물을 쏟으며 차 돌이에게 용서를 빈다.
[어............당신...........내가 잘못했어요. 이제 안 그럴게요. 제발...............흑흑.........]
차돌이의 화난 목소리가 차안을 울리도록 소리치자 무랑인 금 새 사색이 되고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며 빈다.
차돌이의 빗나간 심사를 돌이키자면 얼마나 많은 세월 속에 혼자 외로움과 고통을 받아야한다는 것을 무랑인 안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인데 내가 반항하듯 하여 울화가 치밀었다 여기니 자기의 마음을 몰라준 서러움보다는 차돌이가 화가 난 것이 더 큰 불행이며 위험이라 여기기에 망설임도 없이 두 손을 앞으로 내밀며 싹싹 눈물을 흘리며 비는 것이다.
[날 따라다니는 것을 허락했지만 날 거역하라고는 안했어.
나도 혼자일 때가 있듯이 혼자 가보고 싶은 곳이 있는 법이야.
이번 한번은 용서하겠어.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생긴다면 두 번 다시 내 눈앞에 있을 수 없도록 만들고 말겠어.
내말은 법이야, 너도 거역하지 못해.......명심하도록.........]
차돌 이는 울고 있는 무랑 이에게 차갑게 말을 뱉고는 차문을 소리 나도록 닫으며 저 멀리로 걸어간다.
무랑인 서운함도 느낄 수 없었다.
그저 차돌이가 용서했다는 그 점이 기쁜 모양이다.
눈물에 젖은 얼굴을 들어 그 와중에도 차돌이가 어디로 가는지 울먹이며 살피고 있다.
차돌이가 중국집 간판이 달린 집으로 들어간 것을 보고는 깊은 숨을 내쉰다.
저런 곳이라면 싸울 일도....그리고 언젠가 들은 이야기가 있다.
힘들고 고달픈 어린 시절에 마치 동생처럼 자식처럼 돌봐준 중국집이 있었다는 말을........
아.....그 집이로구나..........그 집에 가는 것인데.
난 혼자 가는 게 불안하여 괜한 심사를 부렸구나.
허긴 차돌이가 누구와 싸워 질 사람도 아니고 자기가 있다고 큰 변동은 있지 않겠지만 만약이라도 불의의 사고는 모르는 법이다.
그때에도 즉시에 사고를 발견하고 신고를 한 사람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만일 그렇지 못했다면 상처도 상처지만 피가 고갈되어 죽었으리라는 말을 들었지 않았는가.
그이와 같이 죽든 아님 그이를 위해서 내가죽고 싶은 마음이 무랑 이였으니 어찌 혼자 가는 걸 지켜볼 수 있었으리..무랑인 차돌이가 중국집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손수건과 조그만 가방을 열어 얼굴가득 눈물로 범벅이 된 것을 닦고 다시 화장을 하는 것이다.
.
........................
.
[아저씨,,,,,,,,아주머니..........]
차돌이가 들어서며 손님이 없어 테이블에 앉아 무슨 이야긴지 잡담을 나누던 부부가 반갑게 외치며 들어오는 차돌 이를 보고는 금 새 환한 얼굴로 바뀌더니 벼락같이 일어나서 달려와 차돌 이를 붙잡는가 하면 얼굴을 쓰다듬기도 한다.
[이게 누구냐,
차돌이가 아니야...........정 말 정말 오랜만이다.]
중년의 아주머니가 두 눈을 크게 뜨고는 반가움을 금치 못한다.
[이런..이게 누구냐........정말 얼마만인가.......
그래 그동안 무얼 했기에 연락한번 없었나........
아니지.......이리와 일단 앉아.......여보, 뭐하고 있어......
그렇게 붙잡고 있지 말고 뭐라도 내어 와야 할 것 아닌가..........]
중국집 아저씨가 반가움에 호들갑을 짓다가 자기 마누라를 보며 짐짓 무게를 잡으며 큰소리로 말하며 갑자기 들이닥친 얼굴이 너무나 반가워 어찌할 바를 모른다.
[알았어요..아니, 그러지 말고 방으로 모셔요..
내가 방으로 차려갈게요.....어서요,,,,,,,,,,]
아줌마가 차돌 이를 놓으며 눈을 차돌 이에게 떼어놓지 못하고 자기 남편에게 방으로 데려가라고 소리친다.
그런 아줌마의 눈에는 반가움으로 눈에 이슬이 그득 고여 있다.
허긴 여자들의 심사란 예민하고도 섬세하다하지 않았는가,
자식처럼 동생처럼 보살핀 차돌이가 언젠가 나타나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 지가 3년이 넘었는데 그때도 그러했지만 지금 얼마나 훌륭한 젊은이로 성장해있지 않는가.
마치 내 자식이 가출해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여자란 눈물도 많고 정에 약하다했지만 순진하고 어리 숙한 이 부부에겐 차돌이란 존재는 정말 특이했고 같이 생활했다는 것이 자랑스러울 만큼 보람되고 자랑이었다.
그런 차돌이가 근 3년이 지나 훌쩍 커버린 모습 그리고 조금은 야윈 것 같은 모습에 가슴이 찡하였고 아직까지도 잊지 않고 찾아준다는 그런 기쁨에 너무나 가슴이 벅차올랐던 것이다.
차돌이도 그런 감흥을 느끼고 있었다.
이토록 진솔한 마음으로 자기를 반겨준 이가 세상천지에 어디 있었는가.
어릴 땐 그나마 철이 없어 덜 느껴서인지 몰라도 지금 한동안 고통을 앓고 난 뒤라 자기를 피붙이같이 대해주는 아저씨 아줌마가 너무도 고맙고 그런 표현들이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어 눈시울을 붉게 만든다.
[아저씨........아주머니..................]
차돌 이는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한다.
사는 것도 힘들어 앞가림하며 살 형편도 아닌 것 같은데 아직도 자기를 친자식 못지않게 대해주는 이 부부가 너무나 찡하게 마음을 울려준다.
차돌 이는 결심한다.
이 부부는 내 부모 같은 사람이다.
진정 나와 피만 다를 뿐이지 마음씀씀이는 어느 부모가 자식에게 쏟는 그런 감정을 내게 보여주지 않는가.
이젠 내가 편하게 모셔야겠다.
이분들도 재미나게 편안하게 남은 세상을 즐겁게 지내시도록 모든 걸 다해야겠다고 결심을 굳힌다.
이것은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이었기에........
어찌 보면 사람이 살아가며 보잘 것 없는 만남이었을지 몰라도 지금 차돌이의 심정은 마치 돌아가신 부모님을 대하듯 가슴 찌릿하게 오는 감정을 다스릴 수 없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 여러 가지를 보지 않는가.
악기를 예로 들어 만약 소리가 나지 않는 악기가 있다면 그것이 아무리 비싸고 명장의 손에 만들어졌다고 해도 한낱 고철덩어리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진정한 악기라면 맑고 고운 음을 내는 소리가 나야만 하는 것이 아닌가,
소리가 나지 않는 악기라면 그건 악기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렸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악기에게 있어 소리가 중요하듯 사람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사랑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우린 이 사랑의 마음을 소중히 해야 할 것이다.
차돌 이는 지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사랑의 마음이 사람에게서 사라질 때 그 사람은 나에게 아무짝에도 필요 없는 사람이 되듯 무릇 누굴 사랑하고픈 아니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겨나면 그 사랑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이란 걸 느끼듯 차돌 이는 지금 사랑을 받고 또 사랑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감개무량한 듯 벅찬 감정을 가누지 못하고 한동안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서야 차돌 이는 안방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뒤이어 들어온 아주머니와 함께 한동안 웃기도 하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얼마동안 이야기가 오고간 뒤 차돌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민 철 이와 선주의 행방을 묻는다.
[아저씨. 민 철 이와 선주는........]
[허허허......민 철인 학사장교[rotc]로 입대해 전방에서 근무하고 선주는 지금 대학에
다니고 있어
모두가 자네가 저번에 힘을 써준 덕에 걱정 없이 공부시킬 수 있었어.
정말 감사하네..........]
아저씨는 민 철 이와 선주의 상황을 말해주곤 예전 차돌이가 도와준 은혜를 생각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제가 힘들고 어려울 때 진정으로 돌봐주신 두 분입니다.
그것에 비하면 정말 하잘 것 없는 일입니다.]
차돌 이는 아저씨가 너무 감사해하자 민망하고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른다.
자기의 조그만 호의가 두 분께 이토록 큰 힘이 되리라고는 짐작도 못했다.
[아냐, 차돌아....모두가 네 덕이야.
네가 그렇게 도움주지 않았으면 애들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나 가고 싶은 대학에
보낼 수가 없었을 거야...
우리 형편이야 뻔...하니....정말 고마워...........]
옆에서 차돌이의 손을 꼭 쥐고 계시던 아주머니도 덩달아 차돌 이를 칭송하며 감사해한다.
사실이 그러했다.
아주머니는 애들이 커가는 것을 보며 저놈들을 어떻게 공부시키나 어려운 형편에 벌이도 시원찮은데 한 놈도 아니고 두 놈을.......
그런데 그 문제를 차돌이가 시원스럽게 해결해 주지 않았는가......
어찌 고맙지 않을 수가........
항시 차돌이 은혜를 잊지 않고 있었다.
[어라........아주머니까지도...나 원.............]
차돌 이는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부끄러웠다.
그래도 자기가 힘들고 어려울 때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인간적으로 도움을 주신 분들인데 조금 더 살펴드리지 못한 것이 미안해졌다.
[차돌아...........
우린 네가 지금 어떻게 살고 어떤 위치에 있던 한시도 널 남이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어.
언제든 힘이 들고 외로우면 오려무나.....
여긴 네 집이나 마찬가지야.
언제든 네가 오면 우린대환영이야........]
아주머니는 감정에 치우친 것인지 목소리마저 떨리고 울먹거린다.
차돌이 역시도 이곳이 그렇게 편할 수 없었다.
대궐같이 화려하게 꾸며 논, 자기 집보다 이곳이야말로 사람 사는 냄새가 나고 정이 깃든 곳이란 걸 뼈저리게 느낀다.
순수하고 정겨운 주인부부를 보아도 한 번도 남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서로가 깊이 신뢰하고 믿음으로 마음을 주지 않는가.
차돌이 역시도 뭉 컬 한 감정이 왈칵 치솟는다.
[아주머니....저 역시 한시도 이곳을 잊어버린 적이 없어요.
그리고 아저씨 아주머니도 좋다면 같이 살게 집까지도 마련해 두었어요.
전 영원히 두 분에게 기대고 어리광피우며 살고 싶은걸요.......
정말 고마워요. 정말 내 마음은 항시 여길 왔는데.........
생각만큼 행동이 따라주질 못했네요.
이참에 두 분을 모시고 싶어요.
그래서 영원히 같이 살고 싶어요.]
차돌 이는 자기를 자식이나 형제처럼 여겨주는 두 분에게 감사하고 찾아온 내심을 밝힌다.
두 분은 아연해진다.
차돌이가 자기들을 못 잊어 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자기들 이상으로 자기들을 생각하고 배려하고 있었을 줄이야 진정 상상도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두 분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역시 남자는 달랐다 아주머니보다 먼저 마음을 진정시킨 아저씨가 차돌 이를 보고 웃는 얼굴로 이야기한다.
[차돌아, 정말 고맙다.
네가 이렇게까지 우리를 생각하고 있을 줄이야.
허나 지금은 우리 힘으로 자식들의 남은 공부를 시키고 싶어.
그놈들이 자기 일을 찾기 전에 구차한 직업이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이런 말이다.
자네의 뜻은 너무나 감사하지만 마음으로만 받아 드리겠네.]
아저씨는 차돌이의 제의를 사양한다.
아직은 자식들을 자기 힘으로 키우고 싶다는 아주 소박한 꿈이 이토록 선한사람들을 악착같이 살게 하는 것이다.
누군들 편한 길을 원하지 않겠는가.
차돌이도 그런 두 분을 이해하고는 정말 멋있고 아름답다는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런 분이기에 나를 그리고 남을 돌봐줄 줄 알지 않는가.
더 이상 조르기가 민망해진다.
[내가 두 분의 꿈을 ..그리고 아이들을 버려놓을 뻔 했네요.
허지만 아이들이 자기 일을 찾는 동안입니다.
그 후엔 저와 살면서 제가 모실 수 있도록 하셔야합니다.]
차돌이도 모두 양보하지를 않는다.
지금은 두 분의 뜻을 존중하지만 그 일이 끝난 뒤에는 자기 뜻을 따라줄 것을 권유한다.
[허허허...그건 그때 까서 이야기하세.........
지금까지도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너무 염치가 없지 않는가.......허허허...]
[안됩니다. 전 그때에는 절대 물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허허허. 녀석..........호호호............]
................................................
정다운 사람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아닌가.
사람이 살면서 이처럼 환하게 웃으며 감격하고 감동에 젖는 날이 과연 얼마나 될 고.........
그렇게 차돌 이와 두 분은 한동안 이야기에 열을 올리며 즐거워했다.
그리고 중국집에 단체손님이 들어와서야 그들의 이야기는 중단되었고 아쉬운 이별을 고해야했다..
.
.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무덤뿐이다.
수천이 넘을 것 같은 봉분들이 줄지어 늘어서있다.
10월이라 아직은 산들 한 바람이 불어야하는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계절 맞지 않게 싸늘한 찬바람이 불고 있다.
그 바람들이 흙 속에 고이 잠들어있을 사자들의 땅을 더욱 세차게 때리고 있다.
봉분위에 일어선 풀잎들도 떨게 하고 서쪽으로 기우는 가을 해를 멍들게 하고 있다.
차돌 이와 일행은 하나의 봉분 앞에 일렬로 서있다.
이미 고인에게 절은 하였는지 모두가 명상에 잠겨있는 것이다.
차돌 이와 차돌 이를 모시는 여자들 하나도 빠지지 않고 열을 지어있는 것이다.
무덤 한쪽으로는 곰과 외팔이를 위시한 종민 이등 차돌 이와 가까운 사람들은 거의보이고 있었다.
누구의 무덤이기에..차돌 이는 그 무덤 앞에서 목석이라도 된 것인지 움직일 줄을 모른다.
비석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었다.
;고 학생 유공 민우 지 묘; 라고.......
민우[제비]의 무덤이었다.
그렇게 일행은 숨죽여 움직일 줄 모르고 있는데 저편 무덤가에서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리며 일행이 서있는 머리 위를 날아 산속 숲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그제 서야 차돌 이는 천천히 몸을 움직인다.
두발은 여전히 무덤의 대지를 밟고 있으며 고개를 들어 까마귀가 사라진 숲속을 쳐다본다.
아카시아 잎 새들이 파도를 치며 잎사귀를 날리며 파도를 치고 있다.
차돌 이는 발길을 옮긴다.
그제 서야 모두는 발길을 옮겨 무덤가에 자리를 하고 앉는 등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
차돌 이는 봉분옆쪽에 심어놓은 향나무 밑 둥에 죽은 가지와 산가지를 이어 거미 한 마리가 열심히 집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거미는 자신의 몸에서 실을 뽑아 공간을 둥둥 떠다니며 싸늘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죽음 같은 곡예를 하고 있었다.
차돌 이는 한참을 거미를 보고 있다가 다시 무덤을 빙빙 거닌다.
그리고 선영 이에게서 술병을 받아 바람에 떠다니는 낙엽이 된 듯 무덤가를 빙빙 돌며 부지런히 술을 따르고 봉분에 뿌려주고 있다.
술이 떨어지면 다시 찾아 붓고 종내에는 자기도 한잔하고 봉분에도 한잔뿌리고 그러면서도 쉬지 않고 봉분을 돌고 있다.
술이 떨어지고 또 다른 술병을 받아 쥔 차돌 이는 여전히 그 짓을 계속하고 있다.
그런데 차돌이의 모습은 판이하게 달라져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차돌이의 눈은 뿌옇게 흐려있었는데 지금 그 두 눈에서 굵은 물줄기가 떨어지고 있었다.
소리 내어 울지는 않지만 그 눈물줄기를 보면 얼마나 속으로 울고 있는지 짐작이 간다.
눈에는 눈물을 뿌리면서도 간간이 시퍼런 안광을 토출해내고 입가는 굳게 다문 체 무얼 생각하는지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차돌 이는 제비의 무덤에 그리고 자기의 뱃속에 술을 몇 병이나 채우고서야 돌기를 멈춘다.
그리고 봉분 앞에 서서는 고개를 숙이고 잠시 있더니 몸을 돌린다.
얼굴은 눈물자국이 그득하지만 표정은 없다.
[자...이제 모두가자..........]
차돌이의 그 한마디 말이 이상하게도 섬 짓하게 들린다.
분명 피를 예고하는 것 같기도 하는 무서운 생각이 들 정도로 모두는 모골이 송연함을 느낀다.
그러나 누구하나 그의 말에 반박하거나 행동을 거역하지 못하고 차돌이의 뒤를 따라 묘를 떠난다.
그리고 수천 사자들이 잠들어있는 공원묘지를 떠난다.
[도둑이 남의 집을 들어갈 때에는 본시의 행동과는 다른 방식으로 들어가고 사기꾼이
거짓말을 할 때에는 자신의 본심과는 다르게 말한다고 했다.
모든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이 남의 눈에 선하게 보이지 않을 경우 숨기거나 행동은
틀린 법이다.
넌 감출 것이 없고 속이지도 않는다.
넌 진실하게 살아왔으며 항상 행동은 순수하다고 지금 나에게 보이고 있다.
후후후. 어리석은 놈, 네놈이 남을 속이고자 할 때 네 자신을 살펴보라.....
네놈은 분명 평소와는 틀 린 모습일 것이다.
행동이 어색할 것이며 눈동자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피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다.
이건 네놈에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모두 그러하니.........
네놈들이 숨기고자 하는 것이 아무도 모르는 네놈들뿐이라 여기겠지만 난 알 수 있다.
난 네놈들과는 분명히 틀리니까.....
이제 네놈 둘은 잘못을 용서받을 기회도 놓쳤다.
더군다나 나를 속이려들다니.........네놈 보스들이 죽은 것이 생각나지 않는 모양이구나...
흐흐흐. 네놈들은 날 원망치 마라.......]
차돌이의 싸늘한 냉 갈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온다.
지금 차돌 이는 죽은 지존파와 남산파의 중간 보스들을 불러 여러 가지를 묻고는 모두를 보내고 두 놈만 남겨놓고는 싸늘하게 내뱉는 말이다.
차돌 이는 눈빛만 가지고도 사람을 죽일듯한 무서운 안광을 쏟아내고 있다.
눈빛만 가지고도 무엇이든 태워버릴 것 같은 무서운 기세를 내뿜으며 입으로는 앞에 엎드려있는 두 놈을 향해 무서우리만치 차가운 소리로 외치며 분위기는 주위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살려주십시오, 회장님........
그땐 몰랐습니다. 죽을죄를 지었으나 제발.............]
두 놈은 너무도 겁이 났는지 이마가 소리 나도록 맨땅에 헤딩하고 있다
그렇게 여러 번 비는 사이에 그들의 이마엔 빨간 피가 흥건하도록 물들고 있었다.
두 놈은 생사의 갈림길이 지금이라는 걸 알았던 것이다.
설마 했고 조금 전까지도 별일이 없어 모르는구나 생각했는데 느닷없이 자기들만 불러 돌려세우고는 자기들의 행동을 알고 있지 않는가.
이건 말 그대로 죽음이었다.
조직사회에서 반기를 들었으면 승리하면 충신이 되고 실패하면 목숨은 내어 놓아야 하는 법이란 걸 안다.
처음엔 성공이라 생각했고 그 후 들리는 소문에 죽지는 않고 겨우 목숨만 붙어있는 식물인간이 되어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더군다나 자기들의 행동을 알았다면 분명 복수의 칼날이 와야 함에도 아무른 제재나 보복이 없었으므로 감쪽같이 일을 행한 것이라 생각하고 후에 주어질 크나큰 떡고물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회생하지 못하리라 여겼던 회장이 살아나고 졸지에 모시던 보스가 급살을 하지 않았는가.
재수가 없었으려니 생각하기엔 너무나 의심스런 점이 많았다.
하루걸러 두 막강한 조직의 보스만 급살을 당해 세상을 떠날 수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기이한 일이라 여기면서도 어쩜 이 기회에 조직을 손아귀에 넣을 수 있는 호기회라 여기며 나름대로 다른 조직과의 유대도 강화하면서 기회를 보았고 회생한 상록수회장이 보스를 지정하겠다는 소리에 행여나 하고 참석하였는데 아무도 모르리라 여겼던 그 일은 벌써 알고 자기들의 행위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것도 모르고 당당하게 행동하려했던 자신이 어리석었다는 것을 너무나 늦게 깨달았다.
기실 아무도 없는 회장 혼자 있어도 자기들은 상대가 되지도 않는데 많은 조직의 보스들이 눈을 부라리며 회장을 속인 놈이고 윗사람을 능멸한 놈이라 죽일 듯이 쳐다보는데 오금이 어찌 펴질 것이며 살아나길 바라겠는가.
차라리 그때 보스가 명령해도 듣지 않았어야 했는데.......
회장이라는 사람이 이토록 차갑고 냉혹한 사람이란 걸 알았다면 결사적으로 반대했을 텐데..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법이다.
이젠 살아야 한다.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오로지 눈물로 빌고 또 빌 뿐이다.
[네놈들은 아까 놈처럼 죽기를 각오하고 잘못을 빌지 않았다.
난 사실 모든 놈들을 죽여 버리려고 했다.
허지만 나도 사람이고 내 목숨을 귀히 여기듯 하잘 것 없는 네놈들 목숨도 귀히
여겨주려 했다.
그래서 먼저 잘못을 빈 놈들은 없는 일로 하였으나 네놈들은 그러지 못한다.
조직도 룰 이 있다.
난 네놈들을 또 다른 본보기로 하겠다.
너희 두 놈은 앞으로 보름간 고통을 주겠다.
허나 고통이 심하다하여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으면 고통은 배가될 것이며
죽음도 면치 못할 것이다.
고통을 참을 수 없으면 개 오줌을 먹어라, 한결 나아질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나를 들먹이거나 상록수의 상자라는 말만 입에 올려도 네놈들은
즉시 황천행일 것이란 걸 확실하게 밝혀둔다.
또한 네놈에게 속한 모든 권력과 재산을 조직에 내어놓아야 할 것이며 심지어는 네놈들
마누라와 정부들까지 조직원들의 정액 받 이로 내어놓아야 할 것이다.
이일은 내일부터 즉시 시행한다.
그리고 어느 누구든 네놈들의 여자들과 관계하지 않은 놈은 편안한 삶을 살지 못할 것 임을 약속하마.
기간은 보름간이다.
그래도 네놈들이 수치를 참고 살아있다면 내 모든 걸 덮지.]
차돌 이는 무자비했다.
놈들에게 내리는 벌이라도 너무도 가혹하다.
물론 그들 자신에게만 내려도 될법한데 굳이 그놈들의 여자들에게까지 그런 벌을 내린다는 게 보복차원을 넘었다는 것을 알지만 사전에 조사한 모든 걸 보고는 그놈들의 여자들 모두 바른 행실을 하는 자가 없었다.
괘씸했다. 이런 자에게..나나 민우가 당하다니...
용서할 가치도 없었다.
이런 기회에 무자비하게 다스려 본보기로 삼을 작정이기도 했다.
그가 잠시 냉소를 지으며 말을 멈추는가 하더니 다시 큰소리로 외친다.
[눈을 감아라, 네놈들.......
내말을 어기지마라...그러면 죽음이다.]
주위는 조용했다.
차돌이의 한마디 한마디가 살을 에이 듯 차가웠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서웠다.
조직의 보스들 모두도 세상의 험악하고 궂은일 허다하게 보아오고 또 한 온몸이 엉망이 되도록 칼부림을 하며 드잡이질도 했지만 이처럼 소름끼치도록 두려움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렇게 차돌이가 내 뱉는 말은 모두의 폐부에 파고들어 마치 자기의 심장을 도려내듯 공포감과 무서움에 벌벌 떨게 하고 있는 것이다.
저렇게 젊은 사람이 저렇게 지독한 살기로 사람을 이토록 얼어붙게 하다니 예사로운 사람은 아닌 줄 알았지만 이처럼 차가우리라곤 짐작도 못한 일이다.
저분을 건드리고는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나 으 리라 그런 생각이 든다.
각 조직의 보스는 차돌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질끈 눈을 감는다.
각조직의 보스들은 두 조직의 보스가 죽은 것이 우연이 아니리라 반신반의하면서도 분명 회장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럴 능력이면 정말 명을 어기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 있다 여기니 회장의 말이 떨어지자 말자 눈을 감았던 것이다.
엎드려 비는 두 놈도 예외는 아니었다.
두 눈을 질끈 감고 땅바닥에 이마를 찧으며 빌고 있는데 갑자기 허벅다리가 따끔 한다.
그러나 이곳은 외진 곳이고 벌레가 있는 곳이라 예사롭지 않게 여기고 하던 행동을 계속한다.
[눈을 떠도 좋다.
그리고 네놈들은 가라.
아마 내일 아침이면 내가 말한 고통이 어느 정도인가를 실감할 것이다.
허나 내말을 한마디도 허술하게 여기지 마라....
조금이라도 편하게 살고 싶고 그리고 고통을 줄이고 싶으면 조금 전 내말을 기억하고 그대로 행하면 될 것이다.
또 한 네놈들이 하기에 따라 늙으신 부모나 잘나지도 않는 형제들이 그나마 목숨을
연명하고 살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네놈 어미 또한 길거리 미친
여자로 만들어버린다는 걸 명심해라.
물론 다른 식구는 더 말할 것도 없지만.....
네놈들이 한 짓을 반성하고 또 반성하며 지내란 말이다.
그리고 중앙의 김 형은 아까 내말을 기억하시오.
이놈들과 또 이놈들의 여자들을 보름동안 한시도 쉬지 않고 감시하며 철저하게
사내의 노리개로 만들어야 할 것이오.
내 말을 어긴다면 당신에게도 책임을 물어 용서치 않을 것이오.
그리고 나머지 각 조직의 보스들도 오늘 일을 잊지 마라.......
난 내가한말에 대한 책임은 목숨과도 바꾸는 사람이다.
날 떠나 건 상록수를 탈퇴하건 상관치 않겠지만 내가 예전에 금한 말을 한시도
머리에서 지우지마라.
어기면 목숨을 내어놓아야 한다는 걸 분명 확인 시켜줄 것이다.
그럼 조직이 뭔가를 다시 한 번 새기길 바라며 이 회합은 여기서 마치겠다.
그리고 두 조직의 차기보스는 모두가 의논하여 적당한 인물로 대처하도록.........]
차돌이가 말을 마치고 공터를 가로질러 대문을 향해 걸어간다.
누구의 말도 듣지 않겠다는 무언의 압력이다.
모든 조직의 보스는 그런 차돌 이에게 구십 도로 꺽 인 허리로 인사를 한다.
분명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각 조직 보스들의 행동이다.
허나 마음속으로는 모두가 눈을 감고 있는 한순간에 설마 차돌이가 두 놈에게 제재를 가한 것 같지 않은데 내일 이후에 두 놈에게 고통이 시작될 것이라 하자 어안이 벙벙한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사람이라면 한순간에 몸을 움직여 두 놈에게 제재를 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 설령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차돌 이는 한발자국도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차돌 이는 분명히 두 놈에게 제재를 가한 것 같이 말하지 않는가......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도 없고 기가 막혀 어리벙벙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중앙파의 보스는 절대 차돌이의 말을 신뢰하는 표정이다.
입술을 굳게 다물고 표정을 심각하게 굳어있는 모습을 보아 능히 두 놈에게 제재를 가했다고 확실하게 믿는 표정이 아닌가.
중앙파의 보스가 저러하다면 조직의 보스들은 다시 한 번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충격을 가져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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