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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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바쁘게 지나갔다.

저녁 황혼이 서산에 물들여올 즈음 차돌 이는 차안에서 전화를 받는다.

[아. 예. 회장님...........]

[지금 즉시 그리로 가겠습니다.]

차돌 이는 휴대폰을 끄고는 무랑에게 차를 돌리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곧장 XX호텔로 가도록 지시하고는 눈을 감는다.

그리고 빙긋이 묘한 미소를 얼굴에 그린다.

차돌이가 이런 웃음을 지을 때에는 뭔가 묘한 일을 행할 때 자주하는 습관이 아닌가.

누군가?

누가 차돌 이의 차를 돌리게 하고는 이런 웃음을 지을 수 있도록 만든 장본인이..

[후후후.....너무 오래 참았을 것이야......흐흠......허나 이건 내게는 나중에 방패도 될 수

있는 기회이고 여건이니.........흐흐흐...........]

차가 XX호텔 주차장에 정차한다.

[무랑아, 너는 그냥 집으로 돌아가라.........]

차돌 이는 아무 설명도 없이 차에서 내리면서 무랑 이에게 먼저 집으로 가도록 지시하곤 승강기 있는 곳으로 다가간다.

무랑인 그런 차돌 이를 보며 뭐라 말하려고 하다가 그만 입을 다물고는 차돌이가 승강기에 몸을 숨기자 천천히 오던 길로 다시 빠져나간다.

로얄 층 스위트룸

문 앞에 선 차돌 이는 다시 한 번 옷맵시를 가다듬고는 천천히 노크를 한다.

[똑, 똑, 똑,]

잠시 후 문이 열리고 환한 미소로 맞이하는 기주가 나타난다.

[하하하...어서 오게.....많이 기다렸어.........]

뭔가 잔뜩 기대를 가지고 하는 말이다.

물론 차돌 이를 만나서 반갑기도 하겠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너무나 친절하고 환한 얼굴이었다.

[오 랫 만에 뵙습니다. 그간 별고 없으시지요.]

차돌 이는 고개를 숙이며 그간의 안부를 묻는다.

[하하. 무탈 하이 ..자자..어서 들어오게.......

자네가 봐야할 사람이 있네......]

기주는 차돌이의 손을 잡고 안으로 이끈다.

넓은 거실 소파에 앉아있던 머리가 긴 아가씨가 일어나서 멍청히 자기를 쳐다본다.

아마 대그룹의 회장에게 이런 환대를 받는 사람이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라 눈동자에 놀라움을 그리고 있다.

놀라움을 짓고 있는 아가씨는 많아야 20대 초반으로 보이며 긴 생머리를 하고 있었으며 단정하고 반듯한 이목구비를 갖춘 그야말로 눈부시도록 아름다움을 갖춘 미녀였다.

호리호리한 것 같아 보이면서도 몸의 굴곡을 나타내는 곳은 풍만하기도 가냘프기도 했다.

어마어마한 글래머에다 눈부신 미모까지 갖춘 아가씨였다.

특히 우뚝 선 콧날과 크고 투명하며 찬란한 빛을 토하는 것 같은 두 눈은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차돌이도 놀라기는 매한가지다.

많은 미녀를 보아왔지만 순수하며 자연적으로 풍겨 나오는 이런 미모를 가진 처자는 아직 대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얼굴은 수많은 영상매체에서 수시로 나오는 얼굴이라 기억은 하지만 직접 눈앞에서 그리고 별로 화장하지 않은 생 얼굴이 이처럼 예쁘리라곤 생각지 않았는데 자기의 상상을 뛰어넘은 엄청난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놀라움을 표하고 있자 기주가 중간에 끼어든다.

[자....자...그러고들 있지 말고 인사나 하지.......

앞으로 어쩜 자주 볼지도 모르니.........하하하..........

음..... 이쪽은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는 아가씨고..............

그리고 여기 이 청년은 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사람이야.

인사들 나누지............]

기주가 멍청히 서있는 두 사람을 일깨우자 잠시 멈칫하던 두 사람이 동시에 손을 내민다.

차돌 이는 남자라 손을 내밀었지만 아가씨는 고개를 숙이지 않고 덩달아 손을 내밀 줄 몰랐던 차돌 이는 또 한 번 아가씨의 대담함과 용기에 깊은 감명을 받는다.

[전 한별이라고 해요.]

한별이 이빨을 내비치며 미소를 지으며 자기소개를 한다.

[매체를 통해 보아왔지만 정말 이렇게 아름다우리라고는 짐작도 못했습니다.

전 차돌이라고 합니다.]

차돌이도 솔직한 감정을 밝히며 자기소개를 하며 내민 손을 잡는다.

그리고 한별의 손을 놓지 않고 눈을 감는다.

한별은 차돌 이가 인사를 마치고도 자기 손을 놓아주지 않자 가볍게 힘을 주어 빼보려 했지만 어림도 없었다.

순간 화가나 차돌 이를 싸늘히 쳐다보며 한마디하려했으나 차돌 이가 자기 손을 잡고는 눈을 감고 뭔가 진지하게 자기를 감지하고 있음을 보고는 분노는 사라지고 민망함에 어쩔 줄을 모르고 있다.

한동안 그러고 있던 차돌이가 손을 놓으며 자기의 실례를 사과한다.

[실례를 범한 점 용서하십시오.]

그리고 고개를 조금 수그려준 뒤 자리에 앉는다.

[하하하.........이런 내가 한별 양에게 말을 하지 않았지.

사실 내가 부탁했으니 과히 마음에 두지 말게..........그리고 한별양도 앉지 그래.........]

기주가 순간에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수습한다.

물론 기주는 차돌 이가 왜 그렇게 하는 줄은 알고 있었다.

자기의 소망을 이루어주기 위해 차돌 이가 한별양의 체질을 보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민망하고 당황하여 얼굴에 홍조를 띄고 있는 한별 이를 안심시키고 아직까지 서 있는 한별 이를 소파에 앉게 한다.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기주는 다시 얼굴가득 미소를 지으며 차돌 이를 쳐다본다.

[어때........우리 회사 이미지에 적합하던가........]

기주가 뜬구름 같은 말로 차돌 이에게 묻는다.

순간 차돌 이는 무슨 소린가 당황했지만 기주가 이런 말을 하는 상황을 눈치 채고는 고개를 들어 한별 이를 쳐다본다.

그리고는 얼굴에 홍조를 그리고 있으며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는 두 손을 마주잡고 꼼지락거리는 한별 이를 보며 저 아가씨의 목덜미에 이빨자국을 새겼으면 하는 이상한 생각이 든다.

차돌 이는 눈에 섬뜩한 섬광을 잠시 나타낸다.

언젠가는 너도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사타구니를 벌리며 안아달라고 사정하게 만들리라......

그런 마음을 마음깊이 감추고는 온화한 목소리로 한별 이에게 묻는다.

[아가씨, 요즘 갑자기 현기증을 일으키지 않은가요.

밥맛도 없을 것이고 가끔 배가 끊어질듯 아파오다가도 조금 지나면 씻은 듯이

사라지고.......아마 병원에 가보았으면 신경쇄약에 제때 식사를 하지 못하여 또한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해 일어난 현상이라며 모든 활동을 멈추고 푹 쉬어라

했을 것 같은데........내말이 틀린가요.]

순간 한별이가 고개를 들고 차돌 이를 쳐다본다.

마치 귀신을 대하듯 놀란 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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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별 이는 그러했다.

지금 차돌 이가 한말과 한 치의 틀림 도 없이 그러했고 자기도 피로에서 오는 것이라 여기고 일정을 조정하여 휴식을 취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허나 유명세를 타고 있는지라 일정을 조절하기가 만만찮아 계속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여기 차돌 이라는 새파란 청년이 자기의 손바닥을 마주잡고 그것 하나만으로 자기의 신체비밀을 짚어내자 너무나 놀라버린 것이다.

순간 이런 정도의 경지면 어쩜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이 아픔도 낫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어머. 어머머........이분 귀신인가 봐.........

정말 그래요......그렇지 않아도 쉴까하고 있었는데............]

그러나 어찌 속마음을 다 보일 수 있는가.

한별 이는 차돌이가 대단함을 인정하고 앞으로의 계획도 밝혀준다.

[후후후....아가씨. 아가씨는 쉰다고 나을 병이 아니에요.

물론 쉬면 지금보다는 나아지겠지만 여전히 그 병은 몸 안에 도사리고 있어 가끔

괴롭힐 테니 깐 요.

그리고 아가씨는 이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고 어릴 때부터 그랬을 겁니다.

나도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아가씨의 기혈이 상당히 약해있어 아마 이대로 두면

커다란 화를 자초할거에요.

지금이라도 나 같으면 모든 생활을 정리하고 맑고 공기 좋은 곳을 택해 수양을

하겠어요.

초면에 이런 말을 드리게 되어 송구하지만 아가씨는 용기 있는 사람이라 나의 마음을 이해하리라 생각합니다.]

차돌이도 한별이가 받을 고충 따위는 마음에도 없다는 듯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한다.

한별이가 느끼고 가질 고통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뜻이다.

[아니.....차돌 씨라고 했지요.

어쩜 그렇게 내 몸의 이상이 있음을 정확하게 찝어 내세요.

그렇다면 제가 나을 수 있는 방법도 알겠네요.

가르쳐주세요. 사실 어릴 적부터 가끔 찾아오는 이 아픔 때문에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물론 병원에선 위장이 좋지 못하다 했고 그래서 수도 없이 치료를 받아보았고 ...

그러나 아직까지 고치지를 못하고 있어요.

가르쳐 주세요, 정말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한별이 엉덩이를 앞으로 하며 매달린다.

진정 그러했고 고통이주는 순간엔 정말 뼈를 깎는 아픔이었기에 그 누구도 아직 완전히 고치지못한 자기만의 비밀로 묻어두었던 상처이며 고역이었다.

그걸 정확히 짚어내는 차돌 이라면 분명 자기를 치유해줄 수도 있다고 믿었고 그래서 염치불구하고 매달리는 것이다.

[아가씬 병은 병원가도 잘 모를 거 에요.

아가씨의 고질은 아가씨의 기혈이 잠시 막혔을 때 일어나는 고통이기 때문입니다.

평상시엔 별 이상이 없으니 병원에선 과로나 위장의 변고로 짐작할 수밖에

없을 테니깐 요

아가씨가 고통을 느끼고 병원에 갔을 땐 몸은 약하게나마 정상으로 돌아왔으니

알 수가 없지요.

그리고 그 병은 하루 이틀에 치유하지도 못해요.

아니 영원히 고치지 못할 수도 있어요.

일단은 마음을 편하게 하고 마음 가는 데로 하라는 말이 도움이 될는지.

그것이 더러운 무엇일지라도....... 그게 도움이 된다는 것만 말해드리고 싶네요.

아가씨, 인생은 일장춘몽이에요.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철 지나면 시들고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잊혀지는

법입니다.

현재의 자신의 위치가 어찌하던 겸양하고 베풀 줄 아는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하세요.

다시 인연이 된다면 오늘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고 싶네요.]

충고인지 처방인지도 모를 이상한 소리만 쏟아내는 차돌이다.

그랬다. 차돌 이는 이제 한별이가 자기의 말에 완전 현혹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그것이 사실이지만 한별이가 그토록 관심을 보이자 서서히 마각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한별은 자기의 증상을 알고 있었고 그걸 정확하게 짚어낸 차돌이기에 그 말속에 깊은 뜻이 있으리라 여기고 겸허히 받아들이고 싶었지만 다소 절망에 가까운 소리인지라 감사의 대답보다 무거운 한숨이 먼저 터져 나오고 만다.

[아..........아아..........]

한별이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커다란 한숨을 내쉬며 차돌 이를 슬쩍 훔쳐본다.

지금 차돌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분명 이것은 고질병이고 쉽게 치유할 수도 없는 것이라는 것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저렇게 분명하게 말하는 사람이라면 방법도 있을법한 이야기인데 그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그것이 어렵고 힘든 다 해도 가끔 찾아오는 이 고통을 면할 수 있다면 아무리 많은 돈이라도 들여 고치고 싶었는데 저분은 더 이상 말하기를 꺼린다.

한별 이는 조만간에 저 사람을 찾아 이병의 근원도 알고 고칠 방도를 알고자 마음을 굳게 먹는다.

이분과 친한 사람이라면 내가 회장님께 아양을 떨어서라도 이분의 거처를 알아내어 내 병의 확실한 근원과 치료를 받고자 결심한 것이다.

그러나 당장은 허무하고 망연자실감에 빠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다시 애처로운 눈빛을 하곤 슬며시 고개를 들어 차돌 이를 보자 차돌이라는 사람은 방긋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 쪽으로 가지 않는가.

미소 짓는 남자의 얼굴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문뜩 든다.

그러나 고개를 저어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는 기주를 쳐다본다.

자신이 금방행한 행동이 여기계신 분에게 무례를 저지른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회장님, 본의 아니게 추태를 보였습니다. 용서하세요.]

정말 대단하고 용기 있는 젊은 아가씨가 쉽게 가질 수 없는 처신이었다.

기주도 그런 한별이가 더욱 사랑스러운지 만면에 미소를 가득 거리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손을 저어 한별 이를 달래준다.

[아니..괜찮아..그나저나 대단한 젊은이지........

우리 딸들도 저 청년에게 반해버렸으니... 허긴 남자인 나도 반하고 말았는데......]

기주가 차돌 이를 칭찬하며 뭐라 계속 이야기를 하려는데 정작 이야기의 장본인이 주방에서 나오자 이야기를 끊는다.

주방에서 나온 차돌이의 손에는 작은 유리잔에 반쯤 고인 포도주를 들고 와 자리에 놓는다.

[그냥 헤어지기 섭섭해서 이것으로 오늘의 인연을 기리고자 합니다.

괜찮다면 건배할까요.]

차돌이가 제안한다.

기주는 차돌이의 심사를 아니 거절은 고사하고 먼저 잔을 잡으며 손을 내민다.

한별이도 자기의 고충을 알아본 차돌 이와 그냥 헤어지는 게 섭섭하였고 이 술을 인연으로 다시 만나 꼭 자기병을 치유할 방도를 가르침받기위해서라도 거절할 입장도 아니었다.

아니 자기가 이런 자리를 만들어 차돌 이와 다시 만나기를 바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럼 모두의 행복을 위해 건배합시다. 건배.........]

차돌이가 술잔을 높이 들며 선창을 한다.

[건배....건배.........챙,,챙,,,]

술잔이 부딪치고 그 술잔은 입으로 옮겨진다.

[주루 루 룩.......................]

술이 목구멍을 통해 몸속으로 사라지고 모두는 다시 잔을 놓으며 서로를 쳐다보며 밝은 웃음을 짓는다.

차돌 이는 일어선다.

한별이 아무것도 모르고 밝게 짓는 미소가 마음에 걸린다.

저 미소를 가진 저렇게 아름다운 아가씨가 조금 후면 기주의 몸 아래에서 애처롭게 갈구하며 매달린다고 생각하자 한편으로는 내가 가질 수없는 게 한이 되었고 저런 아가씨를 기주가 먼저 안는다는 게 솔직히 너무 아까웠다.

그러나 차돌이의 표정은 아무른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숙인다.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리고 한별아가씨, 만나서 반가웠어요.]

차돌 이는 기주에게 인사를 하고 한별 이에게도 작별인사를 한다.

[안녕히 가세요. 다시 뵙기를 갈망합니다.]

한별이도 다소곳이 일어나 먼저 가는 차돌 이와 헤어지는 게 아쉬운지 그 표정을 얼굴에 가득 담고 마주 작별인사를 한다.

그리고 한별 이는 자기도 모르게 차돌 이와 만났으면 하는 마음을 비치고 만다.

물론 차돌 이는 한별이가 그러는 마음을 알고 있었다.

살짝 웃는 것을 마지막으로 방을 빠져나온다.

따라 나온 기주가 차돌이의 손을 붙잡는다.

[어때....자네가 손을 썼으리라 믿네만........]

기주는 불안한 심경을 여지없이 나타내고 차돌 이를 쳐다본다.

그녀를 가질 수 있는 수단이라고는 차돌이가 보유한 그 약뿐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기주는 애가 타 있었다.

[후후....... 예, 회장님 약효는 빨리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나 이성까지도 잃지는 않으니 달콤한 말로 잘 구슬려 후환이 없도록 하세요.

아마 회장님은 오늘 굉장한 날이 될 것입니다.

그 아가씨는 처녀임이 확실할 것이고 누구보다 적극적이 될 테니 말입니다..]

차돌 이는 한껏 기주의 마음을 북돋아준다.

한 아름다운 아가씨를 악마에게 순순히 내다 바치고 나온 것이지만.......

사실 속마음으로는 그런 아가씨를 기주에게 바치다시피 준 것이 아까웠지만 앞으로의 일생에 그러한 일로 발목을 잡힐 수는 없었고 기주보다는 자기가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스스로의 마음으로 위안을 삼은 것이다.

그리고 이미 남이 가진 쓰다만 헌것이라도 언젠가는 내 발밑에서 허우적거리며 매달리게 만들 자신도 있었다.

그리고 그땐 다른 여자들도 경험하지 못한 이상하고 엄청난 방법으로 잘난 얼굴에 거품이 일도록 나를 찬양하게하고 늘씬하고 풍만한 몸집에 온갖 짓을 다하고야 말리라는 심정을 가슴깊이 숨겨두고 지금 웃는 얼굴로 기주에게 마음 좋은 사람처럼 비위를 맞춰주는 것이다.

[하하하....그래그래.......좌우간 이 은혜를......

그리고 자넨 나중에 이야기 할 것이 있어. 그래서 옆방을 비워놓았네.

그곳에서 쉬며 날 기다려주지 않겠나.]

기주가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그리고 가려는 차돌 이를 가지 못하게 막는다.

차돌 이는 기주가 이러는 데에는 필시 무슨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따로 할 일도 없었고 못이기는 척 기주의 명에 따른다.

[회장님의 분부시라면...기다리지요.

그리고 얼른 들어가세요. 시간이 많지 않아요......]

차돌 이는 기주의 싱글거리는 모습이 눈에 거슬렸다.

한별 이를 처음보고 저런 아가씨를 기주의 입속으로 넣어준 것도 아까운데 지금 입이 헤 벌레 하여 좋아 웃는 기주의 모습이 무척이나 신경에 거슬려 그를 빨리 방으로 보내려고 독촉했던 것이다.

[알았네, 그리고 자네도 즐거웠으면 좋겠어. 허허허.....]

기주가 이상한 말을 남기고 방안으로 사라진다.

잠시 멍청하게 서 있던 차돌이가 기주가 말한 방문을 연다.

문은 쉽게 열린다.

차돌 이는 아무 생각도 없이 거실을 둘러보다가 침대가 놓여있을 만한 방문을 연다.

그리고 차돌이의 눈이 화등잔 만하게 커지고 만다.

[아니 당신이 여길 어떻게..............]

조금 떨어진 거실 창가에서 밖을 보고 있던 여자가 차돌 이를 응시하더니 천천히 다가온다. 그리고 차돌 이와 몇 발자국의 거리를 두더니 머리를 숙여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차돌 이는 고개를 숙이며 인사할 때 그녀의 달싹거리는 입술을 본다.

그녀는 아주 낮게, 중얼거리는 건지 노래를 하는 건지 겨우 들릴락 말락 하는 소리로 그것도 얼굴을 약간 붉히고는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몸은 가늘게 떨리고 있는 듯 했다.

느낌을 알 수없는 어두운 눈을 하고 옷이라는 허울에 감쳐진 어두운 육체를 갖고 그녀가 생존하여 온 이래 숱하게 많은 시선이 쳐다보거나 또는 쓰다듬기도 했을 얼굴에 알 수없는 기이한 표정을 담고 그리고 놀랍도록 고귀하고 긴 목덜미를 앞으로 숙이며 인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

차돌 이는 뭐라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정말 뜻밖의 인물이었고 또한 이러한 일을 기주가 미리 준비하고 자기를 불렀다는 것이 선뜻 이해하기도 힘들었고 또한 이 여인이 순순히 기주말의 따랐다는 것이 진정 뜻밖이었다.

그래서 차돌 이는 순간 할 말을 잊고 멍청하게 여인을 쳐다볼 뿐이었다.

[들어오세요]

여인은 먼저 몸을 돌려 거실테이블을 가운데로 하고 있는 소파로 가서 차돌이가 와서 자리에 않길 기다리는 모습을 하며 조용히 서 있다.

차돌 이는 여인이 소파로 가서 자기를 부르듯이 하며 서 있자. 신발을 벗고 거실로 올라가 소파에 앉는다.

조금 전의 어색하고 당황한 모습은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모습이다

도리어 당당하고 시중을 즐기는 제왕처럼 마땅하다는 자세로 소파가 소리 나도록 풀썩 주저앉고는 몸을 뒤로 제키며 두 다리를 꼬고 있다.

차돌 이는 그런 자세를 하고 여인도 찾으라는 눈빛을 하고는 여인 수경을 쳐다본다.

수경이도 망설이지 않고 맞은편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있던 양주병을 들고는 차돌 이에게 묻는다.

[한잔 하시겠어요.]

아무 감정도 없는 듯 무미건조하게 그냥 건성으로 묻는 목소리같이 들린다.

[여자가 주는 술인데 한잔은 해야겠지.

그래야 내가 가던지, 있던지......아니 당신이 여기 있는 이유를 말해줄 것 아냐.]

차돌 이는 앞에 술잔을 들고 수경이 따라주는 술을 술잔에 받고서는 그녀를 본다.

수경이도 자기 잔에 술을 채우더니 병을 한쪽으로 놓으며 차돌 이를 본다.

두 시선이 부딪친다.

그것도 잠시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은 수경이었다.

조금 전과는 달리 떨리는 것 같은 소리가 수경이의 입술을 타고 흘러나온다.

[그동안 잘 지내셨나 보네요.

얼굴이 너무 좋아 보여요.]

고개를 숙이며 보이는 수경의 하얀 목덜미가 애처롭도록 아름답다.

그렇지만 목덜미와는 달리 볼에는 약한 홍조를 떠올리고 있었다.

[후후후........그런 문안인사하려고 여기서 날 기다린 건 아닌 것 같은데......

이봐요. 솔직해집시다. 그리고 시간 낭비도 말고........

여기 있는 게 회장님의 명 때문이요. 아님 본인 의사요.]

차돌이가 말을 마치고 술잔을 입으로 가져가 그 속에 담긴 액체를 단숨에 들이키고는 잔을 테이블에 소리 나도록 내려놓는다.

수경이가 고개를 든다.

그리고 조금 전과는 달리 날카로운 눈빛으로 쏘아본다.

그 눈을 차돌 이에게 고정하고 술병을 들어 차돌이 잔에 술을 부으려한다.

그러나 차돌이가 손짓으로 거부를 하며 다시 쏘아붙인다.

수경의 싸늘하고 날카로운 눈빛 따위는 관심도 없다는 투다.

[술은 나중에 다시 마실지 말지는 내가 결정할 것이오.

이제 당신이 뭐라 말할 차례요.

난 성질이 급해 한번 돌아서면 다신 붙잡지 못하니 그걸 염두에 두시고..

그리고 말을 한다면 조금도 거짓이 없어야 할 것이오.]

차돌이도 자기를 쏘아 부치 듯 쳐다보는 수경의 시선을 마주한다.

다시 시선이 서로의 눈동자를 보며 그 속에 담긴 진의를 알아내고자 한동안 움직이지도 않고 있다.

역시 먼저 눈동자를 돌리는 쪽은 수경이었다.

그러나 얼굴마저 돌린 것은 아니었다.

날카롭게 그리고 싸늘하게 빛을 내던 눈동자가 한풀 꺾여 그 빛을 감추고 뭔가 허전하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돌변하더니 허무감에 젖은 듯 그 눈동자에 이슬이 맺혀진다.

그녀는 속으로 울고 있었다.

이날까지 살면서 이처럼 자존심 상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던가.

지금 아무리 과부가 되어 있어도 누구하나 자기를 낮춰보거나 함부로 대하는 이 없지 않았는가.

그런데 이 젊은 청년이...........

물론 아버지 앞에서도 당당하기만 했던 청년이었지만.....그런 당당함속에서도 남을 배려하는 진한정감을 느꼈는데.......그때의 차돌 이는 이러지를 않을 것 같았는데........

수경인 처음 만날 때의 차돌 이를 생각한다.

그에겐 침범할 수 없는 당당함이 있었고 그 당당함속에서도 자연스러움은 거의 동물적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모습을 훔쳐보고 있으면 그리고 그가 다정스레 말을 건넬 때의 모습은 마치 어머니의 붉고도 부드러운 혀가 아이들을 핥고 있는 것처럼 따스해보였고 또한 몽실몽실한 털이 감싸는 것처럼 포근하게 느끼곤 했었다.

그런데 그가 이토록 달라질 수 있더란 말인가.........

그리고 설마하니 이런 곳에서 이런 분위기에 나를 만났으면 뭔가 분명히 눈치를 차렸을 것이고 그렇다면 한마디 다정한말로 나를 위로해주고 자손 심을 살려주어도 거북하고 어색한데 도리어 닦달하듯 날 몰아치고 있지 않는가.....

눈물이 눈을 타고 흘려 내리려 하는 것을 억지로 참아낸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고 그리고 이대로 자손 심을 살려 이 남자를 쫒아내고 싶지도 않다.

아버지의 명 같은 말도 있었지만 그 일은 자기가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아버지는 자기뿐이 아니라 세 딸 모두를 이 청년에게 주어도 아깝지 않을 것 같이 행동을 보여주지 않았는가.

심지어 이 청년과 같이 하는 일이라면 아니 가까이만 할 수 있다면 자기 자신은 물론 자기에게 속한 모든 것을 다 주어 버릴 만큼 이 청년에게 광 신론 자가 되어있었다.

그 아버지의 뜻에 아무리 싫어도 정면으로 대들지 못하는 것이 자식이지만 자기가 싫다면 이 청년도 강제로 뜻을 관철시킬 만큼 불량스럽지는 않은듯했다.

사실 수경인 나름대로 차돌 이를 지켜보아왔다.

아버지 이야기만큼이나 당당했고 무엇이던 자신감에 넘쳤으며 특히 그의 주변에 여자가 많다는 것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허나 여자들은 싸우거나 서로를 해하고 불편하게 만들지도 않았다 도리어 서로에게 양보하고 도와주는 그런 매체로 똘똘 뭉쳐 오직 한 남자를 위해 헌신하는 것 같았다.

물론 수경이도 차돌이가 싫지 않았기에 개인적으로 그런 조사를 하였지만 그녀는 점점 호기심에 빠져들었고 도대체 이 사람의 매력이 어디 있기에 그 많은 사람들 남녀를 불문코 좋아하는지 알고 싶었다.

아니 그런 마음을 가진 순간 수경인 이미 차돌 이에게 빠지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

막내 희경이도 가끔 집에서 식구들과 만나면 차돌이 이야기를 하지 않는가.

그 도도하고 맹랑한 도무지 남자라면 발가락의 때만도 못하게 여기는 말괄량이 계집애도 웬일인지 차돌이 이야기를 꺼내놓고는 얼굴을 붉히는 것 같지 않았는가.

이미 차돌 이에게 호감을 가졌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어찌 남자를 알고 남자가 그리워 잠을 이루지 못하는 때가 많은 내가 아니라고 잡아뗄 수가 있겠는가.

그의 소식이 아버지의 입이나 다른 사람의 말에 오르내리면 괜히 심장이 가 파 오고 그러지 않았는가.

사실 그가 성적으로 어떨까 그걸 생각하며 자위도 한 경험이 있지 않았는가.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

과연 이 남자가 내 생각보다 못해도 이때까지 가진 호기심과 감정을 더 이상 숨기며 살기도 싫었다.

아무하고나 연애할 수 있는 그런 평범한 집안의 여자도 아니고 아버지가 날 주지 못해 안달하는 이 젊은이에게 얼마나 대단한 능력이 있는지도 알고 싶었다.

그녀는 입을 연다.

[그래요, 아버님의 명에 못이기는 척하고 왔지만 사실은 내 뜻이에요.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 궁금해 미칠 것 같아서....

이젠 대답이 되었나요.

꼭 그렇게 여자의 자존심을 망가뜨려야 기분 좋아요......]

그녀가 곧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음성으로 빠르게 말을 한다.

더 이상 변명이나 거짓으로는 그를 속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차라리 솔직해지는 것이 이 자리에 있는 게 편하다싶었다.

차돌 이는 빙그레 웃으며 그런 그녀를 쳐다보기만 한다.

뭐라 위로의 말을 해주려는 것인가 열릴 것 같지 않던 차돌이의 입이 열리며 얼음장같이 싸늘한 음성이 거실에 퍼진다.

[이봐, 당신은 아직 그런 말 할 자격이 없어.

집에 있는 내 여자들 아무도 그런 소리로 날 피곤하게 만드는 이가 없어.

날 조사하고 알려했으면 내 성격도 정확하게 알아야지.......

난 좀 씻어야겠어.

내가 나올 때에는 당신의 허울을 내가 벗기는 일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난 여자를 거칠게 그리고 험하게 다루는 습성이 있어서 말이야

당신이 견디려나 모르겠네.

하여간 나와 있으려면 자존심 따윈 버리고 오로지 나에게 정성을 다하는 종이라 여기고

자신을 한껏 낮춰야 할 것이야.

그렇게 하는 게 싫거나 마음상하면 그대로 있어,

그럼 목욕만 하고 조용히 갈 테니..........

허나 진정 내게 속하려 마음먹었다면 허울이라곤 마음뿐 아니라 몸뚱이에 걸친 것

실오라기 하나 없이 날 맞아야 할 거야......

가문이나 명예 따윈 저 멀리 던져버리고 평범한 여자가 되어 있으라고...

허긴 아무것도 모르는 처녀도 날 위해 그렇게 하는데 당신은 남자를 알고 있는 몸이니 행동하기 수월할거야.

그럼, 목욕하고 보자.......후후후........]

차돌 이는 그녀가 어처구니없어 멍청하게 서 있는 모습을 보며 한차례 징그러운 웃음을 터뜨려 내고는 곧장 욕실 앞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욕실 앞에서 당당하게 그리고 빠르게 옷을 벗어 제킨다.

마치 아무도 없는 빈집처럼 자기가 있어도 안중에 없다는 식으로 아주 당연한 자세로 발가벗더니 문을 열고 들어간다.

완전 자기마음대로 마치 독재자의 횡포 같이 느껴질 만큼 차돌이의 행동은 무식하고 마구잡이였다.

그런데 이내 문이 열리고 차돌이가 밖으로 나와서 수경 이에게 징그러운 웃음을 보여준다.

[난 목욕을 금방 끝내. 빨리 결정해야 할 거야.

난 머리띠 하나라도 당신에게 붙어있다면 그대로 나갈 테니.........후후후.]

차돌이가 웃으며 손을 흔들어보이고는 그러고는 욕실로 다시 들어간다.

수경은 멍청하게 그의 얄미운 행동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수경은 기가 막히기도 했다.

자기 할 말만 하고 남의 말을 하나도 들어주지 않는 몰상식한 인간으로 보였다.

자기가 무엇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고 이토록 나를 무시할수 있는지....쾌심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숙녀 앞에서 함부로 옷을 벗어 제키며 벌거숭이가 되지 않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당황하게 만든 것은 재차 벌거벗은 몸으로 나와 자기를 마주하며 무엇 하나 가릴 생각도 없이 그대로 모두를 나타내며 징그럽게 웃으며 날 놀리듯 성질을 건드리고 사라지지 않는가.

시커먼 털 속에 그 덤불속에 휘영청 늘어져있는 길고 굵은 막대기 같은 물건도 여과 없이 보여주면서..........

그녀는 화가 나고 차돌이의 망나니 같은 행동에 울화가 치솟는다.

그러나 두 주먹을 쥐고 인상을 그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불연 듯 마음 한구석에서 그것도 매력으로 솟아오르지 않는가.

언제 누가 있어 나에게 저런 당당한 모습으로 대했던가....

바짝 쥔 주먹이 펴지고 잔뜩 구겨진 인상이 화사하게 웃음으로 바뀐다.

수경인 욕실로 다가가 차돌이가 벗어 제킨 옷가지를 수습해 정갈하게 개어 놓는다.

그리고 무언가가 생각난 듯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더니 손을 옷으로 가져간다.

그리고 처음엔 천천히 옷가지를 내리던 것에 속도를 가하더니 순식간에 벌거숭이가 된다.

그녀는 벗어 제킨 옷가지를 가슴에 안고 침실로 뛰어 들어간다.

잠시 후 그녀의 몸에는 커다란 타 올로 감싼 것 말고는 머리도 풀어버리고 그 머리에는 작은 악세 사리 하나도 없다.

심지어는 그녀의 손가락에 끼여 있던 반지도 침실에 벗어두고 온 듯 진정 타 올로 감싼 그 속엔 몰라도 노출된 그녀의 어디에도 장신구 같은 것이 없었다.

순수한 태어날 때 그대로의 나신으로 변해 있었다.

그런 그녀가 주방으로 가더니 싱그러운 음료수를 잔에 가득 채워 조그만 쟁반에 담고 욕실 문 앞에서 망부석처럼 마냥 서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금방 자기가 옷을 벗을 때의 느낌을 생각하며 얼굴을 붉힌다.

옛날엔 옷을 벗으려 들면 이상한 수치감과 모멸이 들곤 했는데 오늘은 그 옷을 벗기는 과정이 모멸이었는데도 자기가 옷을 벗을 때 기묘한 행복감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내가 저 사람에게 안기는 것이 처음인데도 옷을 벗어 내 몸을 보여준다는 것이 부끄러움보다는 당연한 것 같았고 그가 내 몸을 보고 탐을 내어 욕구에 불타오르길 바라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왜일까.

그리고 그런 그의 행동에 동화되어 나 자신도 활활 태워 버리고 싶은 것은............

그녀는 그가 욕실에서 나왔을 때 조금이라도 자기를 예쁘게 보이고 싶어 아까 차돌이의 말처럼 종이길 자처하려는 것인가, 쟁반위에 음료수를 들고서 그 자리를 움직이지 않고 주인이 나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런 그녀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는.........

마치 세상에서 처음 맞는 행복감에 젖은 것 같아 보인다.

얼마나 그대로 있었을까.

[덜커덕......]

욕실 문이 덜컥하고 열린다.

순간 수경이의 몸도 따라 꿈틀한다.

머리에 물기를 묻히고 가슴에 시커먼 털로 무장한 차돌이가 예의 벌거벗은 모습으로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수경이가 타 올로 몸을 가리고 있자 화난 듯이 냉소 짓는다.

[후후후......잘나서인가...........아님 내가 보잘것없다 이건가........흐흐흐......]

그러나 차돌 이는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한다.

수경 이를 가리고 있던 타 올이 밑으로 흘러내렸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는 하얀 살덩이의 나신이 차돌이의 눈에 고스란히 내비치며 작은 손에 든 쟁반을 앞으로 내민다.

차돌 이는 나신으로 변한 수경일 바라보며 손으로 쟁반위의 컵을 들어 단숨에 마시고는 우묵한 배꼽에 궤인 금빛 찬란한 배꼽 링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수경인 이내 울상으로 변한다.

[그건 뗄 수가 없어서....죄송해요.]

차돌이가 무엇하나 몸에 남기지 마라했는데 이미 배꼽 링은 뗄 수 없도록 고정했기 때문이다.

옛날 학교 다닐 때 남보다 앞선 유행을 즐기고자 링을 했었다 그러나 그땐 뗄 수도 있었는데 그걸 본 고인이 된 신랑이 너무나 좋아했고 그의 성화에 지금 링을 살을 찢기 전에는 뗄 수 없도록 고정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수경인 차돌이가 그걸 보지 못마땅해서인가하여 이미 그에게 모두 바치기로 하고 나신이 되길 스슴 치 않았는데 이 조그만 장신구 하나로 모든 것이 수치와 모멸로 변할 것 같은 느낌에 울컥했던 것이다

그런데 자기 귀를 울리는 다정한 목소리가 있다

[아냐, 멋있어....특히 장식을 길게 늘어뜨린 것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어.]

그녀는 긴 가민가 했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쟁반을 던져버린다.

[쨍그랑...]

저기서 쟁반위에 든 컵이 깨지는 소리가 드리기도 전에 그녀의 몸은 이미 차돌 이에게 한껏 파고들고 있었다.

[아..고마워요.................]

수경은 차돌이의 품에 파고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왜 내가 이 남자에게 그것도 한참이나 손 아래 사람에게 매달리는지 자기 자신도 몰라 어이없기도 했다 마음은 갈피를 정하지 못하는데도 육체가 빨리 이 남자에게 순응하여 자기 자신도 주체하지 못하는 감정으로 그냥 안기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매달린 게 어이없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후회하는 마음은 전혀 들지가 않는다.

그만큼 마음 따로 육신 따로 서로 상반된 길을 가고 있었지만 생각하면 빠르고 늦는 차이점이지 난 이 남자에게 속해야한다는 결론은 그렇게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수경은 차돌이의 품에 안기어 그냥 황홀한 듯 차돌 이를 바라보며 애 끓는 시선을 보낸다.

차돌이도 주저 않는다.

수경의 앵두 같은 입술을 탐하는가, 했는데 어느새 수경의 몸은 허공에 떠지고 부드러운 입술의 압박으로 자기의 입술과 혓바닥이 뽑혀져 나갈듯이, 그렇지 않으면 사탕을 굴리듯이, 달콤하고 기분 좋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자기 몸이 허공으로 치솟아 발이 대지를 떠난 것도 잊고 오로지 차돌이가 안겨주는 달콤한 키스에 정신을 잃고 있다.

차돌 이는 수경을 안고 발을 옮긴다.

안고 있는 수경의 엉덩이 아래 까만 숲 속의 거인은 미친 듯이 부라리고 마구 요동친다.

크고 구부러진 흉측한 물건이 시커먼 숲 속에서 머리와 기둥을 보이며 마구 요동치며 자유를 달라는 절규처럼 정신없이 흔들거리며 그 기세를 떨치고 있었다.

수경은 차돌이의 다리 가운데 기세를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다.

지금 입술을 빼앗기고 있는 느낌만으로도 온몸의 전율이 일고 풍만한 젖가슴 가운데 우뚝 선 젖꼭지가 부풀어 오르고 아랫도리 다리사이 깊은 곳에서 흐르는 액체를 감지할 수 있었다.

이 느낌이 언제인가.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느낌이 자기 몸으로 새삼 느껴지자 미칠 것 같고 이 느낌을 버리고 싶지가 않다.

두 손을 차돌이 목으로 둘러 감고는 차돌이의 거센 침략에 순응하고 복종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대항하고 맛 선다.

그것이 더욱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하고 행복해졌기 때문일까.

입술의 전쟁에서 조금도 물러나지 않고 대항하며 그럼으로 몸으로 오는 알 수없는 느낌으로 부르르 떠는 것이다.

수경의 몸이 허공으로 나르더니 침대에 떨어지고 그 몸이 몇 번인가 출렁거리더니 잠잠해진다.

입술의 전쟁도 사라졌다.

수경은 황홀한 꿈에서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서러운 마음으로 두 눈을 크게 뜨고 정면을 본다.

보이는 건 하나뿐이다.

이목이 달린 얼굴은 없고 눈앞에 보이는 건 시커먼 털과 그 속에서 힘차게 뻗어 나온 휘어지고 엄청나게 굵은 나무 등걸 같은 시커먼 자지였다.

눈 꼬리를 위로하여 본다.

멀지않은 곳에 차돌이가 빙긋이 웃으며 있다.

그 눈빛이 무얼 원하는지를 말해주는 것 같다.

수경은 얼굴을 상기하며 입술을 삐죽하며 묘한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한손으로도 잡히지 않을 방망이를 두 손으로 소중히 잡고서는 그 방망이의 첨단 갈라진 부분에 혀를 세우고 살짝 찍어본다.

그리고는 주저 없이 그 큰 몽둥이 전혀 입안에 가둬지지 않을 것 같은 물건을 한껏 입을 벌리며 첨단을 시작으로 몸뚱이까지 입에 담아간다.

호흡이 가쁜가, 더러운 가시가 목에 걸렸나 힘줄이 불끈 솟은 물건을 입에서 뱉어내는가, 하더니 두어 번 구토를 한다.

그리고 다시 차돌이의 얼굴을 보더니 다시금 흉측한 물건을 입에 담는다.

이젠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을 입에 터져라 물고서는 천천히 앞뒤로 움직이기 까지 한다.

[아..............아..음..........]

차돌이가 짜증난 듯 아니면 좋은 듯 괴로운 신음을 토한다.

수경은 멈추지 않는다.

예전에 죽은 남편의 작은 물건을 입에 담았을 때 그리고 남편의 입에서 괴로운 신음을 토했을 때 멈칫했으나 그것이 괴로움이 아니고 황홀함에서 오는 소리이기에 이남자도 나의 조그마한 행동에 느끼고 있구나. 기쁜 마음이 솟는다.

비록 죽은 남편은 편안하게 입에 물고 희롱할 수 있었는데 지금 이 남자의 물건은 입에 담기조차 거북스러울 만큼 크고 그 힘은 가히 상상도 못할 정도로 용트림을 하며 호흡조차 편안하게 하지 못 할 정도로 부담을 주고 있지만 그런데도 이런 남자를 내가 만났다는 것이 너무나 행운이고 복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생각이 들어 더욱 세심하고 부드럽게 그리고 강한 압박으로 입술과 혀를 동원하여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기술을 펼쳐 보이고 있다.

크고 굵은 방망이가 한순간에 더욱 커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 휘어진 물건이 목구멍 깊숙이 침입하고 갑자기 호흡이 끊기고 구토가 치밀어 오른다.

그것에서 해방되고자 머리를 뒤로 물리려했지만 뒤통수를 감고 있는 억센 두 손으로 말미암아 물러나기는 고사하고 가슴까지 치닫는 까 무라 치는 것 같은 고통과 그리고 마구 토할 것 같은 괴로움에 마구 떨어댄다.

그리고 목구멍 깊이 뜨거운 액체가 마구 밀려든다.

수경은 그것이 무엇인지 안다

남자의 정액이다.

남자는 사랑의 씨앗을 잉태할 수 있는 곳에 뿌리지 않고 소화되고 사라지고 마는 그런 필요 없는 곳에 한 번도 아니고 여러 차례 쉬 임 없이 뿌려대는 것이다.

더욱 구토가 인다. 눈물이 마구 떨어진다.

그러나 소리는 낼 수도 나지도 않는다.

그 소리 나는 곳엔 이상하고 힘센 놈이 가득 자리하여 마구 꿈틀대고 겨우 호흡할 만큼만 시간을 주고는 다시금 역겨운 구토를 일으키게 할 만큼 목구멍 깊숙이 넣고는 자기는 성스러운 액체일는지는 몰라도 수경 이에게는 역겹고 더러운 오물을 마구 위속으로 밀어 넣지 않는가.

한순간 내가 창녀인가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나 창녀인들 이런 짓을 받아들이겠는가.

이 남자가 진정 내 남자인가를 확인하면 이것도 내겐 행복이고 그렇지 않은 남자라면...........모진 생각이 머리에서 고개를 든다.

하여간 많은 생각을 느낄 시간도 없었다.

입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것이 재빠르게 물러난다.

수경은 그것이 물러나고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역겹고 매스꺼운 것이 한꺼번에 치밀어 구토할 줄 알았는데 두어 번 기침만으로 모든 것이 차츰 진정되지 않는가.

허지만 두 눈에서 흐르는 눈물만은 막을 수가 없었다.

순진하고 밝게 남에게 못할 짓 한 적 없이 착하게 살아왔고 또 피치 못하게 과부가 되었지만 이토록 지독한 수모라면 수모일수 있는,,,,,,그리고 대담하게 남자의 정액을 목구멍으로 넘겨본 적이 그런 생각조차 가져본 일이 있었는가.

남자의 상징을 입에 물고 빠는 것은 하나의 전희이고 그것은 합일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남자는 그토록 많은 양의 정액을 내뱉지도 못하게 그토록 커다란 물건을 목구멍 깊숙이 넣고 그 정액이 고스란히 위속으로 빠지는 것을 아는지 한동안 뱉지도 못하게 하지 않는가.

[흑............흑..........]

서럽고 숨 막히는 고통이 새로워 하염없이 눈물을 떠 트리며 울 수밖에 없었다.

울고 있는 그녀의 몸 위로 묵직한 그의 몸이 겹쳐지더니 야릇한 땀 냄새를 풍기며 그는 두 손을 그녀의 가슴 옆으로 하여 버팅기고 얼굴엔 야릇한 미소를 지은 체 그녀를 쳐다본다.

수경이도 눈물 젖은 눈으로 차돌 이를 마주본다.

잠시 시선이 마주하더니 차돌이의 얼굴이 천천히 내려앉는다.

그리고 차돌이의 입술이 그녀의 반듯한 이마에 점을 찍더니 물기 그득한 두 눈에도 우뚝한 콧날에도 점을 찍고 옆으로 돌아가 양쪽 귀의 귓불에도 다가와 점을 찍는다.

수경인 차돌이가 귀에 입술을 댈 때 약간은 거친 그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것보다 귓밥을 물릴 때 온몸으로 퍼지는 짜릿한 전율을 숨길수가 없었다.

자기도 모르게 애타는 신음을 토하고 만다.

[아..아아...............]

차돌 이는 그녀의 갈망하는 것 같은 애타는 신음을 토하고 있는 예쁘고 붉은 입술에 자기의 입을 가져간다.

그리고 입술을 부드럽게 또는 간질이듯이 혀를 움직인다.

그런 차돌이의 입술로 다가오는 살덩이가 있다.

그녀의 입안에서 숨어있던 혀가 차돌이의 노크에 더 이상 숨지 못하고 문을 열며 반갑게 마주 대하는 것이다.

[쭉. 쭈 우욱.........쩝...쩝........]

백년지기를 만났는가, 두 살덩이가 서로의 입안으로 왔다가기를 수차례 그들은 아쉬운 만남과 작별을 고하고 있다가 이별을 하고 만다.

친구를 떠난 차돌이의 입은 그녀의 하얀 목덜미에서 움직인다.

그리고 점점 그녀의 젖가슴 옆으로 하여 내려간다.

수경인 아쉬운 비음을 연신 토하고 있다.

차돌이의 입이 자기의 풍만하고 부드러운 젖가슴에 입이 올 줄 알았는데 그곳엔 조금도 관심 없는 듯 그냥 지나친다.

얄밉도록 미운 혀가 옆구리를 타도 내려가 자기의 터부룩한 털 밭에 그의 턱이 느껴진다.

수경의 다리가 절로 벌어진다.

[아......아.........]

그의 입이 다리사이에 오도록 자신도 모르게 길을 만들어 준 것이다.

그런데 차돌 이는 무심하기만 하다.

그토록 그가 편히 오도록 길을 열었건만 그의 입술은 왼쪽 허벅지로 성큼 건너뛰더니 그리고 종아리를 타고 발가락에 점을 찍는다.

두 손도 그의 입술이 가는 곳에 함께 동행 하며 그 주변에 머물면서 마치 앞길을 터주는 정찰병 역할만 하고 있다.

수경인 미칠 것 같았다.

남자에게 벗은 몸을 보이고 이렇게 남자를 원하고 애타본적이 너무나 오래전에 있었다.

이제 모든 허물을 벗고 오직 이 남자가 나에게 옛날에 느끼던 그 짜릿하고 전율이 이는 감동을 주리라 느끼고 있는데 이 남자는 아주 먼 곳에서 나를 애타게만 하고 있다.

[아...아 항.........제발. 어서 날 가져요........

아니 당신을 내게 주세요.....아...미치도록 원해요...제발.........]

수경이 항복하고 만다.

조금 전에 정액을 억지로 삼키고 수치와 모멸로 눈물짓는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오로지 욕망을 쫒아가는 가련한 한 마리 참새가 되어 퍼덕이고 있을 뿐이다.

차돌이도 그녀의 하소연을 들어서인가.

올 것 같지 않던 차돌이의 입이 다른 쪽 다리를 타고 천천히 올라오더니 다리사이 삼각주에 와서 멈추고는 그 앞에 펼쳐진 광대한 산야를 감상하고 있다.

저 멀리 수평선 위엔 두 봉우리가 있고 아래로는 산맥이 끝도 없이 펼쳐진 그녀의 중앙엔 두둑한 동산이 있었고 그 동산과 주변엔 시커멓고 안이 보여 지지 않을 정도로 까만 털들이 밀생하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밀림을 이룬 나무들이 서로 엉키지 않고 서로에게 몸을 기대고 부딪치며 하늘로 향해 뻗은 고송들은 보기에도 지나치리만큼 길고 억세 보였다.

차돌 이는 그렇게 이루고 있는 그녀의 구부러지지 않고 곧게 뻗은 털들을 손바닥으로 살짝 쓸어본다.

정말 억세고 강한 느낌이 손바닥으로 전해온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차돌이가 쓸고 지나갈 때에는 머리를 조아리고 몸을 눕히던 털들이 지나가자마자 고개를 치켜들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 아닌가.

여자들의 음모란 부드러운 줄만 알았던 차돌 이는 이런 억센 털을 가진 여자도 있구나..기이한 감흥을 느낀다.

차돌 이는 억세고 긴 털들을 헤치고 그 속에 숨은 계곡을 찾아 나선다.

길게 찢어진 계곡이 나타나고 주변에 너덜너덜한 절벽과 계곡 속에 자리한 오밀조밀한 기암괴석들을 발견한다.

그런데 말라있어야 할 계곡에 엄청난 물로 흥건하게 적셔있고 맑지도 않은 끈 적한 물이 덩어리를 이루고 아래로 흘러내려가고 있었다.

차돌이가 그곳으로 얼굴을 가져가자 그곳에서 고리타분하고 시쿰한 냄새가 퍼져 나온다.

분명 꺼 럼 직한 냄새임에도 불결하거나 더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차돌 이는 그런 냄새와 물기로 절경을 이룬 그곳에 혀를 가져가 그 물을 마실 참인지 그 곳에 있는 모든 것을 세차게 흡입한다.

[아.....아...엄마야.......난 몰라........아아........제 발 제발......]

수경의 입에서 까 무라 치는 고성이 터져 나온다.

수경인 한순간에 전신의 피가 역류하는 것 같은 전율을 받고는 저도 모르게 터진 비음이었다.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전율에 자기 자신이 어디 있고 어떤 형태로 변한지도 느끼지 못한다.

다만 이 느낌을 아니 이것보다 더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예감과 확신 때문에 그것을 가져다줄 님 에게 애타게 사정하는 것이다.

수경인 지금 비 몽으로 젖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수경인 다시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까의 수치가 아닌 진정으로 감격하고 황홀에서 오는 느낌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 내어 울고 말았다.

그런 그녀얼굴위로 다시 그의 얼굴이 다가오더니 낮게 속삭인다.

[당신 멋진데........오늘 날 영원히 기억하도록 만들어 주겠어.........]

차돌이가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하체를 부딪쳐온다.

입은 그대로 그녀의 귓가에 머물면서 도톰하게 살집이 오른 귓밥을 입술로 물어준다.

[그래요, 날 짓이겨 주세요. 영원히 당신의 종이 되게 날 형편없이 만들어주세요.......

아.....이런 게 있다니......아... 당신의 종이 되고 싶어요.........아악.........]

수경인 차돌 이에게 매달린다.

내가 어떻게 변해도 좋을 만큼 이 감격의 물결에서 헤어 나오고 싶지 않았다.

어쩜 거센 풍랑이 이는 이곳에 영원히 허우적거리다 죽고 싶었다.

그렇게 비바람을 몰고 오고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사람이 자기를 그 속으로 지칠 줄 모르게 재촉하고 있다.

그걸 조종하며 날 휘몰아가는 사람이 내 눈앞에 내 품속에 들어와 있다.

수경은 그 사람을 몸이 부서져라 힘차게 켜 안는다.

그리고 눈앞에 남자가 그토록 그리던 왕자임을 확신했다.

그녀는 앞뒤 가릴 틈도 없이 그에게 매달렸던 것이다.

그렇게 환희에 젖은 마음과는 달리 다리사이로 날카로운 꼬챙이로 들쑤시며 마구잡이로 짓쳐드는 물건 때문에 고통의 신음을 뱉은 것이다.

자기의 다리사이를 꿰뚫고 들어오는 살인적인 무기 앞에 비명을 지르고 그곳으로부터 오는 충격적인 아픔에 온몸을 부르르 떨며 죽어라고 차돌 이에게 매달린다.

이미 그의 물건은 입에도 담아보아 알았지만 이미 수없이 경험한 그곳에 이토록 고통을 가져다 줄 물건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입에 담을 정도의 크기라면 분명 약간의 고통쯤은 각오했지만 이건 처녀를 상실할 때의 고통보다 더한 온몸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고통이었다.

[아악..너무너무 아파요.......내 그 속이 터져버릴 것 같아요. 잠시만............아.......]

수경이 차돌 이에게 매달리며 그를 움직이지 못하게 사지를 조이며 사정한다.

그런 수경 이를 보면서 차돌 이는 잠시 움직임을 멈춘다.

이유는 차돌 이에게 있었다.

차돌 이는 수경이 싫지가 않았다.

그러나 수경이가 기주의 딸이란 게, 그리고 아버지가 딸을 남에게 주는듯한 인상도 가졌고.

또한 이상하게도 차돌 이는 잘 먹고 편안하게 산 여자들에겐 가혹하게 대하고 싶은 충동을 피하지 못했다.

이상하게 그런 부류의 여자들은 괴롭혀주고 더욱 잔학하게 대하고 싶은.... 그래서 그는 일화나 도 희 같은 여자들에게 더욱 난잡하고 가학적이며 변태놀음을 스슴 치 않고 행했고 그걸 즐기는 것이다.

지금 수경이도 그러한 맥으로 인하여 차돌이가 평소보다 아니 아까 입에 품을 때보다 더 크게 기를 운용하여 부풀렸고, 그 크기에 수경인 까 무라 치는 고통을 받은 것이다.

좌우간 그 엄청난 대물을 수경인 고통 속에서 받아들였고 그걸 자기 속에 품고 있는 것이다.

수경인 차돌이가 움직이자 온몸으로 매달리며 입으로는 연신 비명을 지른다.

[아악...제발. 살 살. 아악.........]

그것도 얼마 지나지 앉자 수경의 입엔 또 다른 비음이 비명과 섞여 흘러나오고 있었다.

수경인 엄청나게 크고 잔뜩 휘어진 차돌이의 자지가 자기의 보지속살을 움직일 때 그곳의 연한 살들이 헤쳐 나가고 산산이 부서지는 것 같은 고통이었는데 그것이 언제인가 짜릿한 전율로 바뀌며 뭔가를 가져다주는 아주 기분 좋은 느낌으로 변하는 것이다.

[아악. 아 항.....아아...............]

온몸이 꿰뚫리는 것 같은 충격이 아직 가지도 않고 내장을 치고 올라올 것 같은 무서운 기세에 아픔과 사정의 소리에도 그 놈은 기세가 줄지 않는다.

그리고 한 치의 빈틈도 없이 터질듯 메우며 물기를 이뤄내고 길을 만드는 힘찬 줄기에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빌었으나 그놈은 조금도 들어주지 않는다.

그놈이 전보다 더욱 발광하고 요동친다.

그러나 고통은 반감되고 자꾸만 기분 좋은 느낌으로 다가와 한순간 어쩌지를 못하는 갈대가 되어 있었다.

[아악...나 죽어.......아.... 아 항.....이런 건 처음이야....아..아.........]

그녀는 정신을 잃은 사람이 되었다.

포탄이 난무하는 전쟁터에서 그는 포탄에 놀라고, 전우가 죽어가는 광경에 놀라고, 그녀는 그런 빗발치는 총탄이 난무하는 그 속에서 그만 정신을 놓아버린 미친 사람이 된 것이다.

포탄에 맞추어 춤을 추었고 죽어가는 병사들을 보며 히죽 웃어주는 것이다.

그녀는 피아도 없었다.

자유로이 적의 진지에도 가서 춤을 추었고 노래를 불렀다.

모든 것이 꿈이고 환상이며 눈앞에 그저 아무것도 없다가 다시 모든 것이 새롭게 하는 이상한 별천지에서 마음껏 뛰놀고는 기운이 다해 그 꿈같은 환상의 품안에서 잠이 들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난 뒤에는 그녀 혼자 넓은 침대에 있었다.

온몸이 파김치가 되어 움직이기도 싫었고 아직도 가랑이 사이에는 굵다란 몽둥이가 들여 박혀있는 것 같은 중압감에 다리를 오므리지도 못하고 가랑이 사이 하얀 시트엔 온통 얼룩으로 물들여놓고 그 지저분한 형상이 자기 몸에서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도 아는지 모르는지 사지를 벌리고 멍청하게 누워있는 자신을 느낄 뿐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입엔 한줄기 따뜻한 미소가 감도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그녀가 진정 감사하고 무얼 생각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 같다.

그것도 잠시....... 그녀는 우울한 표정으로 바뀌더니 한 방울 두 방울 눈물을 떨어뜨리고 만다.

무엇이 그녀를 슬프게 하는 것일까......

눈물을 흘리고 그 눈물에 젖어가는 그녀에게 어떤 상실감이 그토록 하염없이 눈물짓도록 하는 것일까....

옆에 누군가가 있어 지각을 가지고 눈물 흘리는 광경을 바로 앞에 두고 본다면 그 또한 슬픔에 합류하리라.

너무나 힘없고 너무나 상심한 피조물인 인간,

그 약함과 패배를 나타내는 성스러운 눈물이야말로 전지전능하신 신도 움직일 수 있는 바로 인간적인 면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녀는 그렇게 울었다.

혼자라는 게...... 혼자일수밖에 없는 자신이 서러웠던 것이다.

이제 평화가 찾아온 게 아니라 지금부터 나를 찾기 위해 전쟁에 돌입해야 한다는 게......

이제까지 갖지 못 한 그 무엇을 찾기 위해 한동안 피나는 고난을 치러야 한다는 것을.......

그것을 피하고는 진정 아무것도 갖지 못한다는 걸 알기에.....

그 전쟁이 너무나 힘들고 괴로운 싸움이라는 것을 알기에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인간은 혼자일수 없었고 인간은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사슬이 있다.

아무것도 고백할 수 없고 희망을 피력할 수도 없고 행복도 공유하지 못하는 혼자는 너무나 외롭고 공허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 혼자라는 게 너무나 외롭고 슬펐다.

지난날 작으나마 가지고 있던 둘은 언제인가 눈 깜작 할 사이 혼자로 변했고 그 고독과 번민을 혼자만이 삭히고 싸우면서도 외면으로 한 번도 나타낸 적이 없었는데 오늘 모든 것이 지나가고 그 변화된 모든 것이 달아난 것이다.

그녀는 지금 그걸 절실히 느끼고 그것이 안타까워 울었던 것이다.

그리고 시시각각으로 빠져 들어가는 슬픔 속에서, 그녀는 약간 오만한........ 그 우울한 얼굴위로 찡그린 미소가 떠오르고 있었다.

.

....................................................

.

그 시간 차돌 이는 기주와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두 사람 조금 전의 전쟁의 여운이 남았는지 불그레한 얼굴에 야릇한 미소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차돌 이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그 잔을 테이블에 놓는다.

그리고 음울한 미소를 머금고 지긋 이 눈을 감고 있는 기주를 바라보며 더듬거리듯 나지막하게 말한다.

[회장님은 아직도 그녀를 생각하고 있나 봅니다.]

차돌이의 목소리가 들리자 기주의 얼굴이 눈에 들어나게 붉게 상기된다.

그렇다

기주는 한별 이를 생각하고 있었다.

안돼요, 하면서도 한껏 부딪치며 다가들던 몸짓 눈으로는 울면서 제발 이러지 마세요, 하면서도 욕망을 억제하지 못하고 그녀 손으로 자기의 물건을 잡고 바쁘게 입에 물기까지 하던 그녀를....... 처녀를 상실하면서 아파하던 몸짓은 잠시이고 한껏 매달리며 그만하고 외치던 그러면서도 자기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그 현란한 움직임을 머릿속에서 회상하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차돌이의 한마디에 그 망상을 깨뜨린 것이다.

기주는 차돌 이를 본다.

그의 능력에 새삼 감탄을 금치 못한다.

이 아이의 어디에서 그런 재주가 있어 그렇게 도도하고 넘어갈 것 같지 않던 아가씨를 아주 간단하고도 수월하게 그리고 처녀임에도 창부 같은 행동을 이끌어 내는 재주를 발휘하지 않았는가.

물론 약의 힘이지만........그 약을 이 아이가 만들었다는 게.......두려워진다.

기주는 이 아이가 두려워 지면서도 절대 놓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기주는 차돌 이를 보면서 뭔가 생각난 게 있는지 깊은 한숨을 쉰다.

선영 이 와의 일을 생각한 것이다.

차돌이가 나와 선영이가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면 지금처럼 날 대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고 불안한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는 용기를 낸 듯 차돌 이를 보며 조용히 그리고 심각하게 말한다.

[손 군,

난 자네가 좋네. 이 세상 누구보다 심지어 내부모보다 지금은 자네가 좋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내가 이런 말 하더라도 나를 이상한 놈으로나 불결하게 보지 말고

아니, 날 불쌍히 보아도 좋지만 꼭 그렇게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진정으로 하는

말이네.

사실 난 지금까지 남이 해보지 못한 것도 해본 사람이고 또 남이 하는 것을 해보지

못하고 살아 온 사람이네.

난 자네도 짐작하다시피 음탕한 피가 많이 흐르고 약간은 가학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야.

그런데 난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상상속의 행위, 그런 짓을 해보지도 못하고 살아온

사람이야.

난 이제 솔직해 지고 싶네.

살아오면서 이 세상 누구도 나는 믿지 않았네. 허나 자네만은 그러고 싶지 않네.

누구보다 욕심 많고 자존심 또한 강하고해서 내가 가진 걸 누구와 나눠본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난 지금 이 순간 그런 생각을 바꿀 참이네...

자 네라면 자네라면 난 내가 소유하고 소유할 모든 것을 공유해도 하나도 불편하거나 아깝지 않을 것 같네.

다시 말해서 내 모든 것, 여자들도 포함해서 말이네.

그리하여 나도 자네랑이라면 내 여자들과 변태체험 같은 그런 게임에 참여해 글이나

영상으로 보아온 포르노 같은 실체를 체험하고 싶다 이 말이네.......

왜 하필 내 여자로 하는 가 궁금해 하지 말게.

난 내가 가진 여자들이 어떤 반응을... 그리고 정숙한 체 도도한 체 하는 여자가 그런 놀이에 물들어가는 추한 모습이 보고 싶어...

이건 내가 어릴 때부터 품어온 꿈이고 너무나 하고 싶은 욕망이야.

그리고.... 솔직히 내 주위엔 가식이라도 모두 고고한 여자들뿐이네.

난 그런 여자들이 섹스에 타락하는 모습을 진정 보고 싶네. ]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차돌 이는 기주의 의도와 그게 무얼 뜻하는지 짐작할 길이 없어 이야기를 끊고 반문한다.

상상도 못할 말이다.

기주가 누주인가.....

하긴 기주 역시 사람인데 그런 기질이 없겠는가.

그렇지만 이건 파격적인 말이다.

자기 여자를 그렇게 만들고 싶은 욕망을 가슴속에서 들어낼 정도라면...

어쩌면 나보다도 더한 광폭한 변태기질을 숨기고 살았다싶다.

[말 그대로일세.

아무에게도 말 못하는 나의 비밀을 자네는 알고 있고 또 오늘 나는 내가 바라는 취향을

자네에게 솔직히 고백하는 거라네.

자넨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말 그대로 내게 속한 그 무엇도 자네라면 공유하고 싶다

이 말이네.

그것이 나에게 진정 소중한 여자라도 말일세........아니 그러길 원해.......

자네이기에 이런 말했고 자네라면 들어줄 것 같아서..이말 진정이네.........

물론 둘만의 비밀로 간직해야겠지만......

기주는 말을 꺼내놓고 차돌이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 차돌 이를 바라본다.

차돌이도 그런 기주를 한동안 무심하게 바라본다.

마치 기주의 진의가 무엇인지 파악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러나 기주의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과 행동은 전혀 거짓을 말하는 것 같지 않았다.

진정 하기 어려운 말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행동들을 해보고자 하는 진심이 그득했다.

그것이 사회의 도덕과 규범에 엄청 빗나간 짓임에도 마음속에 품고 살았던 비밀과 욕구를 진정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남에게 숨기고자 하는 것은 남에게 드러내고 싶어 미칠 지경이라는 말이 있다.

자기가 하고 싶어도 자신의 위치 때문에 억눌러온 감정이 오죽했으면.....

하긴 그래서 일화나 도 희가 자기의 변태행위에 넋이 나갈 정도로 맛이 갔고 지금은 도리어 적극적일 정도로 대담하게 변모하지 않았던가.

기주도 그랬을 것이다.

자기 여자들에게 하는 정사도 난잡해지면 무슨 사람이 이래라는 소리를 들어야했을 것이며 그러다보면 섹스도 점잖았을 것이다.

섹스란 점잖아서 좋은 것이 아니다.

서로가 벌거벗고 아무것도 없는 나신이 부딪치는 일인데 뭐가 부끄러울 게 뭐 있는가.

옆으로 하면 어떻고 거꾸로 하면 어떻겠는가,......섹스란 믿음에서 시작하는 성스러운 의식이지만 치루는 행위는 난잡해야 즐거움도 상대방을 신뢰하는 마음도 그리고 사랑도 행복도 보다 크게 만끽하는 것인데.........

기주는 얼마나 그렇게 하고 싶었을까, 불쌍한 마음이 든다.

오죽했으면 자기 주위에 감히 남이 엿보거나 상상하지도 못할 여자들을 그렇게 해달라고 지금 애원 비슷하게 하고 있지 않는가.

기주로서는 정말 하기 힘든 이야기를 꺼냈고 차돌이가 만일 들어주지 않으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그 상처로....자기에게도 기주에게도 뒷일을 짐작하기 어렵다.

차돌 이는 기주를 향해 조용하게 말을 건넨다.

[지금 한말은 회장님이 진정으로 하는 말임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허나 난 내가 가진 것을 회장님과 공유하고픈 마음이 추호도 없습니다.

나는 주지 않고 마음대로 빼앗는 것뿐인데도....그래도 좋다면 들어드리겠습니다.

허나 회장님은 분명 후회 하실 겁니다.

난 내가 가질 수 있는 물건에는 도덕도 양심도 없이 가차 없이 행하는 철면피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그래도 후회 않으시겠습니까?.........]

차돌 이는 단번에 승낙한다.

몇 차례 사양할까도 생각했지만 어차피 이렇게 갈일이고 자기에게 무엇 하나 나쁜 것이 없었으므로 거절치 않고 승낙한 것이다.

그러나 얻을지언정 주지는 못한다는 말을 분명히 강조한다.

[아무렴, 내 것이 자네 것인데 자네 마음대로 하는 건 당연지사네.

그리고 자네 것을 빼앗거나 내가 그러하니 자네도 그러하라고 하진 않겠네......

이 일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내가 바라던 일이었으므로............

절대 후회하지 않겠네.

그러나 이일은 아까도 언급했지만 절대 둘만의 비밀로 해야 할 것이네.......

죽어도 말일세..........]

기주는 빠르게 답한다.

차돌이가 순순히 들어주리라곤 생각도 못했고 항상 머릿속에 그렸던 일을 행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뻤다.

세상에 누가 있어 나의 물건에 욕심을 내고 덤비는 사람이 있었는가, 문뜩 기주는 도 희가 차돌이의 품에 안기어 아롱거리는 장면이 회상되어 미치도록 짜릿한 쾌감에 몸을 떤다.

그리고 이렇게 함으로 선영 이와의 일이 발각되어도 둘 사이가 소원해지지 않으리라 생각했기에 힘들게 제안했고 그 목적을 이룬 것 같아 기쁜 마음이 든 것이다.

나중 이일로 기주의 모든 것이 차돌 이에게 속하고 자기마저 차돌이의 한마디에 울고 웃는 신세가 되리라곤 어찌 생각이나 하였을까.

물론 이미 도 희가 차돌이의 몸짓하나에 창부 같은 짓거리도 서슴없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이런 이야기를 꺼냈을까.

차돌 이는 조금은 껄 쩍 지끈한 일들이 저절로 풀리는 쾌감에 속으로는 미친 듯이 웃고 있지만 겉으로는 표현을 못하고 마지못해 응해주는 척 한 것이다.

그러나 기주는 평소 하고 싶은 짓을 이제 차돌 이와 할 수 있다는 성취감과 기대감에 정신을 빼앗기고 즐거워하는 것이다.

차돌이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회장님, 회장님의 말씀 잘 알았습니다.

저도 수경이의 발광을 잠재우느라 조금 피곤하고.... 해서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그리고 이왕 회장님과 내가 그런 사이라면 공유 못할 무엇도 없습니다.

원하시면 지금 수경일 접수하실 수가 있습니다.

내 핑계를 댄다면 절대 거부 못할 테니...회장님이 알아서 하십시오.

그리고 수일 내로 회장님 집으로 찾아가 사모님을 뵈어야겠습니다.

솔직히 처음 봤을 때부터 전 항시 사모님을 품에 안고 싶었는데 회장님이 기회를

주시네요.

그러나 지금이라도 회장님이 마음을 바꾼다면 없던 일로 치부하고 제자리로

돌아가겠습니다.]

차돌 이는 기주의 결심을 알고자 하는 것인가, 아님 기주에게 모멸감을 주려하는 것인가. 정말 대담하게 감히 입에 올리지 못할 말을 서슴없이 하며 기주를 쳐다본다.

당신의 마누라를 품겠다는 당돌한 이야기가 아닌가............

기주는 그런 차돌 이를 보며 빙긋 웃는다.

[환영하네.

진정 그렇게 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네.

나도 내 여자가 남의 품에서 아롱거리며 아양 떠는 모습이 궁금해서 안달이 날

지경이었네.

또한 그런 자리에 나도 합류해서 같이 즐길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

흐흐흐.......

손 군. 이 좋은 세상에 지랄 같은 짓거리도 인생의 낙이 아닌가,

남들이 보면 악마의 짓이라도 악마가보면 당연하듯이 우리도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고 이 세상을 떠나가세.

이것이 미친 짓이지만 난 언제나 꿈꿔왔던 일이네.. 흐흐흐........]

기주도 망설이지 않고 자기가 품었던 이상을 현실에 옮기는 것이 자랑스러운 듯이 말한다.

자기의 마누라를 욕보여도 좋다는 말이다.

차돌 이는 그런 기주를 보며 빙그레 웃어주고는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그 자리를 벗어난다.

차돌 이는 기주와 헤어져 나오면서 많은 생각이 머리에 떠오른다.

차돌 이는 기주 스스로 자기 자신을 함정에 가둔다는걸 알고 하는 소리일까,

기주를 그렇게 만들어야 할 사람이 차돌인데 기주 자신이 스스로 원하고 있었다니 기주에겐 남모르는 취향, 즉 자기처럼 학대하길 그리고 학대당하는걸 보는 걸 즐기는 변태적 성향을 지녔던가......

사람은 보기만 해서는 알 수없는 일이었다.

기주의 변태성향은 자기와는 조금 다르지만 그 역시도 대단한 기질을 갖고 있었는데 사회적 여건이 이제껏 잠재우고 있었으리라.......

하여간 이일을 시작으로 기주의 모든 것은 자기 품안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이 되어버렸으니 마음속으로는 쾌재를 부르고 있었지만 악마 같은 속마음도 가지고 있는 차돌이라 전혀 내색을 않고 있다.

그렇게 그들의 묘한 관계가 자리를 잡은 것이다.

.

.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간 여러 날이 지났다.

차돌 이는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며 많은 일을 처리해야 했다.

그중 하나가 지란을 장학회 후원회장으로 끓어 들였고 차돌이의 여자들은 이미 지란도 차돌이의 사슬에 걸려 헤어나지 못하는 여인으로 변모하고 말았음을 알았다.

그러나 차돌이가 하는 일이 아닌가, 도 희와 일화가 열렬히 환영해주었고 지란 역시 내노라 하는 재벌가의 사모님이 차돌이의 그늘에서 숨죽이며 사는 것을 보고 얼마나 놀랐던가.

그의 능력에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놀랐으며 장학회는 지란의 합류로 너무도 일사분란하게 그 화려한 꽃을 터뜨리고 있었다.

물론 모든 것이 일화와 도 희 그리고 지란이 주가 되어있었지만 그 것 또한 막후에 차돌이가 조종하고 있음을 세상 사람들은 모르고 그저 성호 장학회를 칭송하기 바빴던 것이다.

장학회의 회원들은 굉장히 선별하여 회원으로 받았으며 하나같이 드러내길 꺼려하는 모두가 자타가 공언하는 내 노라 하는 여자들로만 구성하고 있었다.

또한 건설회사는 지금 차돌이가 옮기고자 하는 곳에 토목공사를 시작했고 제약회사 또한 얼마 후면 연구실이 완공되고 모든 연구원과 직원이 구축되었으며 직접적인 생산에 들어가기 위한 모든 상황에 돌입할 것 같았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었고 모두가 자기 일처럼 한 결과였고 그 주변에는 기주의 막강한 도움도 엄청난 힘을 발했다는 걸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모두가 서서히 제자리로 앉아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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