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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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게 개 인 하늘.

어제는 그토록 비가 쏟아지더니 오늘은 햇살 이 눈부시게 내리쬐는 맑은 날씨를 연출하고 있었다.

그렇게 맑은 하늘에 커다란 덩치를 자랑하며 보잉707은 요란한 굉음을 내며 창공을 날아가고 있다.

비행기는 마치 구름 위를 떠가는 듯 창가로 보이는 것은 온통 구름뿐이었다.

간간이 구름사이로 지상의 정경이 비추이지만 그것은 푸른 물결이 일고 있는 바다였다.

북경 행 비행기를 타고 있는 많은 사람들 속에 차돌 이와 선영이 그리고 양양과 곰의 처가 보인다.

무슨 재미난 이야기를 하는지 모두가 깔깔거리며 즐겁게 담소하고 있다.

집에서 나와 공항을 거쳐 지금 비행기 안에 있는 동안 여자들은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재잘거리는 것이었다.

차돌 이는 처음엔 같이 놀아주다가 끝도 없이 이어지는 여자들의 수다에 그만 기가 질리고 말았다.

수다를 넘어서 방정에 가까울 정도로 여자들의 이야기와 몸놀림은주위의 눈총을 받을 만 했으나 워낙 미인들이 수다 떠는 모습에 다른 승객들은 그만 웃으며 양보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시끄럽게 떠들던 여자들이 갑자기 말문을 거두고 서로를 바라보고는 한바탕 소리 내어 웃고는 그만 잠잠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오래가질 못했다.

차돌 이와 같이 앉아있던 선영이가 조용한 말로 차돌 이에게 말을 건다.

[주인은 좋겠다.

이번에 언니를 안게 되었으니.........]

선영이가 그런 말로 차돌 이에게 말을 걸자 웃고 있던 곰의 처가 그만 얼굴을 홍시처럼 붉히더니 고개를 숙이고 만다.

[아니.....누나, 그게 무슨 말이야.]

영문을 알 수 없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란 말인가.

여자를 안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누나를 보는 그의 눈은 휘둥그레 있었다.

[쳇........주인도 알고 있으면서........]

선영 이는 더 이상 말을 않고 차돌 이를 빤히 본다.

[누나도 알고 있었어.

그럼, 누나도 진정 내가 그러길 바라는 거야...정말 진심으로 그래.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

차돌 이는 동그랗게 뜬 눈을 그대로 하고 누나를 바라본다.

누나의 마음을 알 수가 없었다.

물론 누나가 적극적으로 반대할리는 없다는 것을 알지만 궁금했다.

말도 안 되는 그 일을 행하는 것이 진정 누나도 동의하는지 나중을 위해 확실히 해 두려는 듯 모르는 척 얼굴을 상기시키며 넉살좋게 대하고 있다.

차돌이의 넉살을 선영인 뻔히 알면서도 그런 그가 더욱 사랑스럽다.

선영인 차분하게 차돌이의 말에 자신의 마음을 밝힌다.

[그래, 사실 전에 주인 말을 듣고 많이 생각했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도 들었지만 사람 사는 것엔 나름대로 사유가 있고 그것이

좋고 나쁘고 간에 피할 수 없는 일도 있는 법이라는 걸 깨달았어.

아주버님이 그렇게까지 하는 마음이 비단 아주버님 자신을 위한일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언니를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해보았어.

넌 이일이 지금도 마음에 꺼리는 것은 너와 아주버님사이 때문이 아니야.

아주버님은 이미 몇 번이고 네게 언질을 하였고 무엇보다 여자가 행복한일은 사랑하는

남자의 드넓은 품안에 안겼을 때 있다고 봐.

물론 아주버님과 언니사이가 나쁘지는 않지만 그것은 사랑이기 이전에 다른 무엇이

작용했고 그것이 언니나 아주버님을 지금껏 엮어놓았다고 봐.

나도 이야기를 들었지만 지금은 어떨지 몰라도 결국은 두 사람 사이가 갈라설 수밖에

없다고 봐.

아주버님은 주인 네가 아니라도 언니를 풀어줄 것이고 언니는 아마 혼자 살아 갈

수밖에 없을 거야

언니는 이미 누구에겐가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이지.

그렇게 되면 언니는 평생을 눈물과 한숨으로 세상을 살아갈걸.

여자란 같은 입장에 있다 보면 그걸 잘 깨닫게 돼.......

언니가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은 다름이 아니고 주인이고 그래서 주인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도 결국은 안아줘야 할 것이고 차라리 언니나 아주버님께 서로 편하게..

그리고 각자의 소원을 들어주는 쪽으로 하는 게 옳다고 봐.]

그리고 선영인 곰의 처를 쳐다보며 말을 잇는다.

[언니...언니는 내말이 틀렸어.

언니가 마음속에 있는 남자가 주인이라는 내말이 틀렸으면 차돌 이를 거부해...]

선영 이는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곰의 처를 응원하다가도 아주버님의 입장에서도 그리고 동생의 입장에서도 그렇게 해야 옳을 것이라는 말을 하며 모두의 동조를 얻으려 하는 것 같다.

끝으로 선영 이는 모든 칼자루는 곰의 처에게 맡겨버린다.

즉 기회는 지금뿐이고 이 시간이 지나면 절대 이루어질 수가 없으니 알아서 처리해라는 무언의 압력이 깃들어 있었다.

[그래, 누나의 말이 맞다 고 치자.

그러나 이일은 형수가 좋아도 안 되는 일이야.

무엇보다 형과 형수는 더없이 사이가 좋았고 더구나 형수가 승낙할리도 없어.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자체가 형수를 어쩌면 크게 모독하는 것일 거야.

그렇지 형수... 내말이 맞지.]

차돌 이는 선영 이를 향하여 그 말을 하고는 곰의 처를 쳐다본다.

아무 말도 그리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형수에게 다구치 듯 묻는다.

얼굴은 붉은 홍시로 변하고 이마에선 어느새 구슬 같은 땀방울이 맺힌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안절부절못하는 형수가 안타까워 보였다.

그러나 차돌 이는 다시 다짐하듯 곰의 처에게 묻는다.

[형수, 고개를 들고 내말에 솔직하게 대답해 줘.

그래도 우리사이가 허물이 없으니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나 싶어.

지금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다고 이일이 해결될 수가 없어.

사실 오늘 아침에도 형이 몇 번이고 내게 다짐을 줬어. 형수를 안아주라고....

형수는 그런 형을 어떻게 생각해...

우리가 형의 소원대로 아니면 서로가 호감을 가지고 있든 없던, 형이 바라는 대로 해야

옳은 건가. 냉정하게 뿌리쳐야 옳은 건가.

형수의 대답여하에 모든 것이 결정날수밖에 없어.

난 형수가 고개를 저어면 하늘이 두 쪽 나도 다시는 형을 보지 않아도 형수를 어찌하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니...아니 이런 문제를 논의한다는 자체가 말도 안 돼,

젠장 형수가 대답해봐. 우리가 어떻게 해야 옳아. 아니 내가 어떻게 해야 해......

어서, 형수. 고개를 들고 나를 보며 분명하게 말해줘.....]

차돌 이는 곰의 처를 바라보며 채근하고는 대답을 기다린다.

달리 서로가 마음 아플 일이 있으면 될 일도 아니고 다른 사람은 모르겠으나 식구들에게는 상당히 미묘한 분위기를 유발할 수 있는 일이기에 그 일이 서로에게 짐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니 형수는 진즉 형의 말을 들었을 것이고 내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마음을 소상하게 밝혀 차일 일어날지도 모를 상황에 좀 더 대범해질 수 있도록 하기위해 형수의 마음을 물은 것이다.

한참을 고개를 숙이고 있던 곰의 처가 살며시 반쯤 고개를 들더니 눈을 위로하여 차돌 이를 바라보고는 무겁게 입을 연다.

[난, 정말 모르겠어.

어떤 것이 좋은 일인지........ 그러나 솔직히 난 삼촌을 밤마다 생각해.........

정말 주책없지...아마 내가 화냥년이라 그런가 봐...미안해 삼촌...]

그 말을 힘들게 하고는 다시 고개를 숙여버린다.

그만 속마음을 밝히고 말았다.

해서도 안 되고 생각지도 말아야 할 일을 그만 내 속을 보이고 말았다.

사람에겐 자기의 길이 있는 법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유형을 바라며 꿈을 갖고 산다.

회사원은 사장. 공부의 뜻을 둔 사람은 박사가 될 꿈을 돈을 가지길 원하면 부자가 되는 그런 꿈을... 운동을 하는 자가 박사가 될 수 없고 공부만 하는 자가 챔피언이 될 수는 없다.

각자의 길이 있는데 주제넘게 남의 갈 길을 막고 있는 꼴이니 부끄럽고 민망해 죽고 싶었다.

숙여버린 곰의 처 목덜미가 빨갛게 변해있었다.

[봐, 봐...언니가 수긍하잖아.......

그럼, 이일은 원만히 해결된 것이니 마음각오를 단단히 하시고.........호호호.......

좌우간 주인은 어련히도 복도 많다.

어찌해서 너를 보기만 하는 여자라면 왜 몸살을 앓고 마는지.........

하여튼 오늘 언니를 부드럽게 대해줘야 해. 귀한 동생이 될 몸인데........호호

그래 맞아. 이번 방문길에 언니에게 그토록 아주버님이 원하는 자식을 심어놓도록 해.

우리가 양보할 테니. 알았지 동생. 호호호.........]

선영이가 호들갑을 지으며 둘의 이야기에 끼어들어 둘이 맺어짐을 앞당겨 축하한다.

그리고 반드시 임신하게 만들어야한다고 다짐을 준다.

그리고 웃자 양양도 따라 선영이의 뜻을 존중하듯이 웃고 있다.

모두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난리를 친다.

그 모든 모습을 한참이나 보던 차돌 이는 그만 두 손을 들어 버린다.

[허허...누나도, 누나가 더 야단이네.........

난 이일로 형을 어찌 볼 까 걱정이 되어죽겠는데....

나 만 몰랐지. 이건 완전 계획적이야..

하여간 이왕지사 이렇게 된 일이라면 그것이 모두에게 편안한일이고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이라면 반드시 형수의 몸에 씨를 심어놓고 말겠어.

형수도 자신 있지. 그렇지.]

차돌 이는 그렇게 비 아양 거리듯이 놀려대는 누나가 얄미워 죽을 지경이다.

허나 아직도 부끄러움 때문에 고개조차 들지 못하는 형수에게 차라리 음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만 수긍하고 이왕 이렇게 되어버린 일이라면 솔직해지고 싶었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형수를 덜 민망하게 만드는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곰의 처는 더더욱 고개를 내려앉히고 만다.

종내에는 머리를 두 무릎사이에 끼고는 비행기가 안착할 때까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잠시 후 비행기가 북경에 안착해서야 조급히 일어나 맨 먼저 자리를 박차고 걸어 나간다.

.

.............................

예나 지금이나 북경엔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차돌이 일행은 어렵잖게 택시를 잡아 미리 예약해둔 호텔로 갔다.

그리고 방에 여장을 풀어놓고 모두는 곧 바로 양양의 옛 집으로 갔다.

양양의 집으로 일행이 들어선 순간 차돌 이는 정원에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만다.

예전에 있던 비닐하우스는 그대로이건만 그 속에서 가꿔지고 키워지던 식물들은 사라지고 지금은 야채가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옛날 선생님이 해주던 무뚝뚝하지만 다정한 말소리가 귀에 들려올 것만 같았다,

그만 눈시울이 붉어진다.

선생이 별세한지도 2년이 되어가지만 찾아뵈어 영정에 술이라도 한잔 올리지 못한 것이 마음에 쏴하고 슬픔이 몰려온다.

차돌 이는 소매로 눈가를 훔치고는 현관을 들어선다.

낯선 부부가 일행들을 맞이하여 차를 끓이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누나나 형수는 집안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다.

그는 집안의 부부에게 간략하게 예전 자기가 여기서 숙식하며 무언가를 배운 곳이라고 하자 두 사람은 한참을 두고 그를 살피는 것이었다.

거실 벽 가운데 선생님의 사진이 걸려있었다.

차돌 이는 성큼 그 벽 앞으로 가더니 정중하게 두 번 절을 올리고 무릎을 꿇고는 고개를 숙인다.

아마 마음속으로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과 지금은 아니 계신 그분의 넋을 기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참을 그렇게 있던 차돌 이는 천천히 일어나서는 양양을 찾아 지하서고의 열쇠를 받아들고

서고의 문을 열고는 이리저리 기웃거린다.

잠시 후 차돌이의 품에는 한 무더기의 책이 들려있었다.

그 책속에는 평생을 연구한 개인기록장인 노트도 포함되어있었다.

................

차돌 이와 일행들은 거실의 쇼 파에 앉아 앞으로의 일을 의논하고는 지금 가지고 온 서고의 책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눈다.

차돌 이는 망설이지 않고 자기의 의견을 피력한다.

[서고에 두어보았자 아무른 필요도 없는 휴지조각보다 못하게 될 것이야.

차라리 대학이나 도서관에 기증하는 것이 어떨지........

아무도 보지 않는 것보다는 한사람이라도 선생님이 수집한 책을 읽고 도움이 된다면

그분이 아마 지하에서도 흡족해 하지 않을까... 난 그렇게 생각하는데.........]

차돌이가 자기의 견해를 이야기하며 양양을 쳐다본다.

평생의 수고로움을 저렇게 사장해버리고 싶지 않았다.

지금 배우는 젊은이에게는 소금과 같은 귀한 공부가 될 수 있는 자료들인데 어두운 지하실에 둬서는 안 된다 싶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어차피 아무도 볼 수 없다면 그것은 책이 아닐 거 에요.

할아버님이 살아계셨다면 누구라도 볼 기회는 있겠지만 저도 이제는 이곳을

등져야하니 차라리 그런 곳에 기증하는 것이 나나 할아버지의 마음도 편할 것 같아요.]

양양도 같은 의견임을 이야기한다.

결론이 일사천리로 내려지자 방법은 간단하였다.

양양이 평소한번씩 할아버지를 찾아오곤 하는 대학 교수님에게 전화를 하자 그쪽은 열렬히 환영하였고 그 책으로 도서관을 지어 할아버지 명의로 이름으로 도서관을 개관하겠다고 하지 않는가..

이제 남은 것은 집이었다.

양양은 모든 추억을 잊겠다고 집마저도 국가에 헌납하려는 것을 차돌이가 말렸다.

이곳은 수시로 들락거릴 곳이고 호텔에서 묵는 것보다 지금처럼 착한 부부에게 관리를 보게 하여 우리도 사용할 수 있도록 남겨두게 한 것이다.

모든 의논이 끝나고 내일부터 관이나 여러 곳을 돌며 결혼수속을 밟는 절차에 매달리는 것으로 결정을 보고 일행은 집을 나와 호텔로 향했다.

[형수, 아름다워.]

차돌이가 곰의 처를 바라보며 한껏 미소를 지으며 부끄러움과 민망함에 몸을 사리는 그녀에게 온 시선을 그녀의 몸을 쳐다보며 감탄한 듯 나지막하게 속삭인다.

그렇다

지금 호텔방엔 두 사람만이 있었다.

팬티만 입고 있는 차돌 이와 속옷만으로 몸을 가리고 있는 곰의 처였다.

차돌 이와 양양은 호텔로 돌아와서 모두와 내일할일을 의논하고 그리고 간단한 술을 마시고는 차돌 이와 헤어졌고 그런 차돌이의 방에 여자들은 부끄러워하는 곰의 처를 억지로 밀어 넣었고 곰의 처는 차돌이의 방에 들어와 부끄러움과 민망함으로 어쩔 줄을 몰랐으나 다정하게 대하는 차돌이의 마음에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고 그런 그녀를 차돌이가 겉옷을 벗겨 한곳에 치우고는 속옷만 입고 있는 그녀를 놀리듯이 그리고 대단한 듯 칭송하며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차돌이가 그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다가간다.

그녀는 차돌이가 다가오자 뒷걸음질을 한다.

그러나 몇 발자국 가지 못하고 벽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것을 알고 두 눈을 감아버리고 만다.

차돌 이는 다가가서 그런 그녀를 안는다.

그리고 그녀를 안은 체 가만히 있는 다.

그녀가 안정되길 바라는지 그대로 아무동작도 취하지 않고 그냥 보듬고 있을 뿐이다.

그녀는 안정되기는 커 녕 도리어 차돌 이에게 안기고부터 처음엔 둔하게 들리던 심장소리가 점점 급박하게 뛰더니 호흡마저 헐떡거린다.

[형수, 이후부터 난 형수를 형수라 부를 수 없을 것 같아.......이젠 내 여자니까.....]

차돌 이는 그녀의 귀에 대고 아주 낮게 그러나 분명하게 들릴 만큼 나직한 소리로 속삭인다.

[순덕이라 부르면 돼요. 유 순덕.......]

순덕 이는 부끄러웠다.

그러나 이젠 그래야 하는 일이 되었고 진정으로 자기 몸을 소유한 남자이기에 자기를 편하게 부를 수 있는 이름을 가르쳐줘야 하는 게 당연하다 여겼다.

그녀는 말까지 우대하며 급박한 호흡을 진정하지 못하면서도 앞으로 차돌이가 자기를 부를 명칭을 가르쳐준다..

차돌 이는 부끄러움과 수줍음에 몸을 떠는 그녀가 너무나 순진해보였다.

나이가 30중반이면 남자에 대해 모든 것을 알 것인데 너무 떨고 있는 모습이 처량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차돌 이는 그 무엇인가가 그녀를 짓누르는 무엇이 있을 것이다.

이젠 그녀에게도 나를 기억하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 생각하고 한손을 사용해 가녀린 그녀의 목에 힘없이 쳐져있는 고개를 들고 그 입에 살며시 입을 갖다 댄다.

그녀는 입술을 부르르 떨며 차돌이의 입술을 받고 있다.

아직 차돌이의 혀를 받기가 무엇한지 입은 열지 않고 마냥 입술만 허용한 체 두 눈을 꼭 감고 있다.

차돌 이는 점점 대담해지고 그녀는 점점 떨고 있다.

차돌 이는 그녀를 벽에 붙여 입술을 합해놓고는 그녀의 속옷을 벗기고 있었다.

그녀는 크게 반항하지 않으면서도 차돌이가 옷을 벗기고 맨살에 차돌이의 손이 닿을 때마다 마치 전류에 감전된 사람처럼 부르르 떨고 있다.

시간은 넉넉했고 밤도 길었다.

끝내 그녀의 옷은 그녀의 몸에서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 않고 떨어져나가고 말았다.

[저........불 좀....제발 불 좀 꺼주세요........]

순덕은 울 것 같은 심정으로 차돌 이에게 이방을 어둠으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안 돼. 난 당신을 전부 보고 싶어

그리고 우리가 하나 되는 광경도 보여주고 싶어..........]

차돌 이는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순덕 이는 앞이 캄캄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저 사람의 곁에 있는 여자들은 모두가 날씬하고 예쁜데 자기의 추한 모습을 밝은 곳에서 보여주기가 너무나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다.

그는 지금 나의 모든 것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닌가.

슬프고 부끄러움에 눈물이 핑 돈다.

그런 감상에 젖어 불안에 떨고 있을 때 차돌 이는 그녀를 번쩍 안아든다.

그리고 천천히 걸어 둥그런 침대로 오더니 그녀를 침대 중앙에 살며시 눕힌다.

그녀의 나신이 백일하에 드러난다.

그녀는 다리를 오므리고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만다.

그런데 가린 두 손 사이로 축축한 물기가 배여 나오고 있었다.

차돌 이는 그녀가 울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하고 두 눈을 크게 뜨고 그녀의 나신을 보고 있다.

그녀는 어린애처럼 가만히 누워 마냥 처분을 기다리는 듯 벌거벗은 몸을 움직이지도 않고 있다.

그녀의 다리는 통통할 것 같았는데 예상외로 날씬했다.

하얀 피부로 무장한 배와 젖가슴은 그녀가 호흡을 할 때마다 오르락내리락 거리고 있었으며 산발 같은 머리카락은 허 트러 지고 그녀의 얼굴주변에 병풍처럼 힘없이 퍼져있다.

오 무린 다리사이에는 길고 새카만 그리고 무성하게 우거진 거웃들이 서로 얼 키고 성 킨 채로 다가올 폭풍에 시달릴 준비를 하고 있는 듯 살랑살랑 흐느끼고 있었다.

차돌 이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감에 흥분되고 있었다.

그는 한손을 내려 순덕이라는 여인의 풍만하고 팽팽한 젖가슴에 손을 가져가 살집이 부드러운 젖살과 그 꼭대기에 매달린 열매를 손가락으로 잡아본다.

여인은 다시 움찔한다.

그리고 차돌 이는 모르고 있지만 손가락사이로 더 많은 눈물이 쏟아져 나온다.

그렇지만 여인은 떨고 있으면서도 피하지 않고 당당히 차돌 이를 맞이하고 있다.

차돌 이는 젖가슴을 만지는 손을 내려 하얀 피부의 배를 지나고 이윽고 검은 털로 무장되고 위장되어진 너무나 짙은 수풀로 손을 가져간다.

차돌 이는 이상하고 비극적인 이 상황을 행복한 과오를 향하여. 지금 두 사람의 가슴속에 아무른 낙인도 없는 것을 하나의 깊은 낙인을 찍어두어 자기라는 존재를 심어두려는 듯 그리고 그녀의 모든 것을 가슴속에 담아두려는 듯 새로운 생을 시작케 하는 그 어떤 목적과 행복을 향해 더듬어가고 있었다.

차돌 이는 슬며시 그녀의 상체위로 몸을 싣는다.

[이제 당신은 나를 떠나면 안 돼.............]

차돌 이는 그녀의 얼굴에서 손을 치운다.

홍시처럼 벌건 얼굴에 그리고 그녀의 눈에서 이슬이 흘러내리는 것을 본다.

소리를 참아내어 울고 있는지 몰랐던 차돌 이는 그녀가 울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마음에 얼마나 많은 희비가 교차했을까.

그녀의 아름답고 맑은 마음씨에 이런 불륜의 마음이 있었으니. 그리고 참으려했고 그걸 위해 노력하였지만 정인의 앞에 한낱 가랑잎처럼 무기력하게 변해버린 자신이...그리고 어쩌면 울고 있을 것 같은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일 텐데....마음으로 모든 걸 참고 살아갈 수 있다 여겼는데 육체는 변하였고 하루도 빠짐없이 정인을 생각하면 육체는 용광로처럼 달아올랐고 그래서 수도 없이 자기의 손으로 깊은 곳을 자극하며 욕망을 삭히려했으나 타오르는 욕망에 부채질만 하는 꼴이 되곤 하였고 이제 그 정인과 인연으로 맺어지는 굳은 약속인 육체의 결합이 눈앞에 있는데 비록 깊은 곳을 탐하지 않았으나 아니 탐할 수 없는 몸이기에 그냥 두었지만 그분이 겪을 상처가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아 자신을 책망하고 그 가슴 아플 일에 동조하고만 자신이 죄스러워 눈물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자기를 힘들게 하는 정인이 온몸을 자기 몸에 싣고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

순간 지나간 기억들은 삽시간에 흩어지고 사라졌다.

그녀는 정인의 머리를 안고 만다.

[아...모르겠어요, 당신 곁에 있을 수 있어 너무 기뻐요.]

순덕은 자기도 모르게 가슴속에 숨겨뒀던 이야기를 토하고 만다.

얼마나 부러웠던가,

살 떨리는 신음과 쾌락에 겨워 마음껏 소리치는 소리를 듣고 나도 저렇게 되어보았으면 하고 얼마나 갈망했던가.

내 몸에 어떤 욕망이 이렇게도 많이 존재하여 허구 헌 날, 빈 가슴을 쓸어내리며 고통을 참고 있었던가.

이제 모든 것은 이날을 위해 존재한 준비 작업인가 느껴질 정도로 흥분되고 설레어진다.

[하하...당신도 힘든 선택을 했어.

내 식성이 까다로운 것을 누구보다 잘 알 텐데........]

[괜찮아요. 아니 모르겠어요. 그냥 당신이 좋았는걸요.]

순덕의 목소리는 급박하였고 말은 더듬거렸지만 분명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의 다리가 벌려지고 벌려진 다리사이로 차돌이의 하체가 자리 잡는 것을 느꼈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벌려진 다리가 하늘로 올라오더니 그의 어깨위에 걸쳐진다.

엉덩이는 침대에서 떨어져 하늘을 향해 솟아오름을 느낀다.

그녀는 부끄러움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만 눈을 감아 버린다.

그녀는 지금 나의 그곳이 아무도 보지 않았던 나의 비밀스러운 그곳이 낱낱이 개방되어 차돌이의 눈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음을 느끼고는 부끄럽고 수치스러움에 몸 둘 바를 모른다.

[아...너무해, 너무 부끄러워........]

순덕은 지금 자신의 심정을 그대로 하소연한다.

[뭐가....... 이건 내게 있어 제일 유순한 행위야.

앞으로 당신이 겪을 일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험악할 거야.......

그리고 눈을 떠.

오늘을 기억하지 않으면 어쩜 우리의 마음은 무너질지도 몰라.]

차돌 이는 순덕의 눈을 뜨게 한다.

그리고 이미 축축하게 변한 것을 알고 있는 그녀의 울창한 늪지대로 자기의 불덩이를 이끌어 그곳에 머리를 살짝 파묻고는 다시 순덕을 쳐다본다.

[당신, 지금 이 순간을 절대 잊으면 안 돼..이건 죄의식이지만 우리에겐 특별하니까]

차돌이가 순덕을 향해 슬프도록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준다.

순덕은 그 미소가 그렇게 평온하고 행복해질 수가 없었다.

그의 미소에 자기도 씁쓸하지만 행복을 담은 미소로 답례한다.

[그럴게요...]

순덕은 그 말을 하고는 그만 눈이 있는 데로 커지고, 입은 있는 데로 벌어지더니 그만 벼락같은 고통의 하소연이 터져 나온다.

[아악........아파요. 너무 아파요. 아파서 죽을 것 같아요..그만 ..제발 그만..........]

차돌 이는 그녀의 하소연을 듣는다.

그리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기의 물건이 심어져 맛 물려 있는 그녀와 자기가 하나로 연결된 곳을 본다.

빨간 물기를 본다.

차돌 이는 그것을 보자 너무 감격하고 흥분된 심정을 가누지 못한다.

사실 차돌 이는 순덕이 이만한 나이면 남자를 많이 경험했을 것이고 아무래도 많이 비정상적인 자기의 물건 형태와 크기에도 견디기는 어렵지 않을 테니 한 번에 삽입하여 고통을 줄여보도록 했는데 처음엔 뭔가 들어가더니 그 속에서 또한 벽이 막질 않는가.

차돌 이는 독기를 품고 굳센 자기의 살덩이에 더한 힘을 주게 되었고 그대로 있는 힘껏 하체를 밀어 뿌리까지 자기의 물건을 심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고 찢어지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고 그 목소리가 어딘가 틀려 혹시 하여 결합된 부분을 보고 그녀가 처녀임을 알았던 것이다.

그러자 자기의 살 몽둥이에도 느낌이 감촉된다.

비좁은 입구를 시작으로 온 속살이 그의 불덩이를 에워싸고 있질 않는가.

조금의 움직임도 허락하지 않을 요량으로 입구에는 계속된 힘 주임이 느껴지고 그럴 때마다 꼭꼭 조여드는 압박에 차돌 이는 급박하게 타오르는 쾌감을 느끼고 금방 토해버리고 말 것 같은 느낌을 받고는 아찔해진다.

그녀가 이 나이되도록 처녀였다니....

그럼 정말 곰 형과는 아무 일도 없는 것이 되질 않는가.

곰 형이 그런 말을 믿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녀가 곰을 만나기전에도 그를 만나고 나서도 아직 처녀를 지키고 있었으니 그래서 자기의 변태행각도 무던하게 참아낼 수가 있었구나. 남자를 모르는 몸이기에 충동과 흥분은 있었을 것이고 여기에서 오는 진정한 쾌락을 맛보았으면 절대 참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좌우간 그녀의 처녀를 가진 최초의 진정한 남자라는 사실이 그녀가 이 나이 되도록 순결을 지키고 살았다는 순결한 정신에 감동과 감격이 그리고 흥분과 쾌감이 한데 어우러지고 폭발되어 불꽃처럼 무섭게 타오르는 것이다.

차돌 이는 고통의 신음을 참아내려 하지만 이빨사이로 하염없이 흘러나오는 그녀의 아픔을 듣는다.

그리고 그녀의 맑은 눈으로부터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는 눈물도 본다.

그 눈물 속에 많은 회한이 들어있으리라....

차돌 이는 그 모든 것을 망각하고 허리를 움직인다.

[아........형수....너무 조여..그리고 너무 뜨거워...아.....학..학...]

차돌 이는 공격에 박차를 가한다.

그녀의 고통만큼이나 자기가 느끼는 쾌감은 고조되었고 그리고 잠시 후 싸움은 싱거우리만큼 일방적인 승리로 막을 내린 것이다.

차돌 이는 무섭게 방어하며 저항하는 그녀의 속살 방어에 그만 보병의 공격이 아닌 중무장한 기갑차를 동원한 꼴이었다.

천천히 적의 방어선을 하나하나 헤쳐 가며 장비의 우세가 아닌 진실한 용기와 투지로 이겨나가야 함에도 그만 그녀의 방어능력에 놀라 기갑부대를 동원하였으니 어찌 쉽게 승리를 갖지 않을 수 있으리, 보병의 기세만으로도 승리는 예상된 싸움이고 그것이 진정하게 적의 항복을 받을 수 있는데도 순간의 흥분을 참지 못하여 너무 쉬운 길을 택한 것이다.

차돌 이는 순덕의 가슴팍에 늘어진 체 울고 있는 그녀의 눈물을 손바닥으로 닦아준다.

[형수, 고마워...정말 뜻밖이었어.]

차돌 이는 아직 호흡도 마음도 진정되지 못하고 있다.

가쁜 숨을 연신 내쉬면서도 순결을 준 것에 감사하고 있다.

순덕은 알음알음 앓고 있었다.

참으려고 부단히 노력하고는 있지만 벌어진 두 다리는 오 무려 지지도 않는지 사타구니 깊은 속살을 개방한 체 울고만 있다.

소리 없는 눈물을 본 남자라면 누구나 그러하듯이 차돌 이는 그녀가 이를 앙다물며 참으려고 애쓰면서도 어쩔 수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차돌 이는 마음을 모질게 먹는다.

[형수, 아니 이젠 형수가 아니지.........

당신은 이제 내 여자야.

난 말을 않겠지만 나나 형 그리고 당신이 모두 원하는 것이, 그리고 평안한 것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현명한 당신은 아리라 믿어.

난 당신의 뜻을 존중하겠어.

그러니 지금은 날 위해 웃어주면 안되겠어.

당신의 눈물을 보니 내가 정녕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한 것 같아 미쳐버리고 싶어.]

차돌 이는 순덕의 상체에서 몸을 떼어내 그녀 곁에 앉는다.

그리고 자기에게 모든 것을 바친 그녀의 나신을 본다.

비록 나이는 먹었어도 처녀란 사실을 증명하듯 그녀는 매끈하고 넓은 하얀 피부의 복부를 가졌다.

그 아래 새카만 흑 림, 길고도 빽빽하게 돋아난 흑 림은 모양새를 부채꼴로 하여서는 지금 피와 정액으로 물들고 어지럽혀 있지만 상당히 윤기가 도는 것이 건강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자세히 보면 그녀의 속 살결은 거칠지가 않고 어쩌면 20대의 아가씨들이 가졌을 고운 비단결 같았으며 그녀의 허리도 펑퍼짐한 치마나 바지에 가려 몰랐지만 상당히 가 늘은 듯 했다.

목엔 은줄로 드리운 조그만 목걸이가 달랑거리고 있었으며 그게 지금 그녀의 나신에 달린 마지막이었다.

통통하게 살이 쪄 보이는 그녀의 두 다리가 있었고 다리사이엔 방금 전쟁의 상황을 말해주듯 처참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그녀를 받치는 다리 허벅지 깊은 살과 깊은 곳은 붉은 피로 물들어있다.

동굴 속 하얀 정액이 새어나오지 않았다면 이것이 남녀 간의 정사가 아닌 여자들이 달마다 찾아오는 향연으로 알았을 법도 한 피가 침대보에도 우거진 털 속에도 엉덩이에도 칠해져 있었다.

그녀는 푸줏간의 고기처럼, 도마 위에 펼쳐진 벌거숭이 살덩이처럼 늘어져서 죽은 듯이 있었다.

차돌 이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춘다.

애정을, 그리고 관심을, 그리고 굴복을 원하는 그런 입맞춤이었다.

그리고 음침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귀에 낮게 속삭인다.

[당신, 또 참을 수 있겠어.

난 지금 당신의 벗은 몸을 보니 미치겠어, 하고 싶어서..........]

[싫어, 싫어, 난 안해. 안 할 거야...

지금 너무 아프단 말이야.......흑흑.........]

순덕 이는 기겁을 한다.

이제 끝났구나, 이런 것이었구나.

이렇게 아프고 고통스러운데 왜 다른 여자들은 몸살을 앓을 정도로 좋아 하는 걸까,

이 고통이 좋을 리는 없는데, 나도 여자가 느낀다는 오르가즘은 알고 있지만 그의 흉기는 아끼고 보듬어주어야 할 사랑스런 무기가 아니고 악마가 가지는 살인적인 흉기고 피와 고통을 주는 흡혈귀의 이빨과도 같이 징그럽고 무섭지 않는가.......

다시는 하고 싶질 않았다.

벗고 있는 것도, 그리고 벗은 몸을 활짝 펼치고 아무도 보여주지 않은 비밀지대까지 수치를 감수하며 노출하였고 그 속살에 징그러운 살덩이가 들어오도록 방치까지 했는데 이런 수고로움을 감싸 주기는 커 녕 다시 온 심장을 갈 갈이 찢겨나갈 것 같은 고통까지 안았는데 다시 그러한 수모와 고통을 느껴야 한다니 순덕은 말을 않고 있을 수가 없었다.

급히 눈을 크게 뜨고 살려달라는 표정을 지으며 하소연 한다.

[안 돼.......그러면 언제 당신이 아기를 가져.........

여기서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당신과 그 짓만 해도 될까 말까인데..........]

차돌 이는 능글능글 맞게 군다.

차돌 이는 순덕을 괴롭히고 싶었다.

그 나이되도록 아직도 처녀를 간직하고 있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고 또한 모처럼 처녀를 품었다는 게 너무나 설렜고 그 처녀를 짓이겨 엉망으로 만들고 싶은 악마 같은 마음도 들었다.

차돌 이는 순덕 이를 밤새도록 괴롭히리라 마음을 다잡았다.

[아.....난, 정말 아파....그런데 당신은........

모두 다 나쁜 사람들이야...정말 아픈데.....모르겠어. 정말.........흑..흑....]

순덕은 이제 발을 빼기에는 늦었음을 안다.

자기의 모든 일신상의 규제는 이미 저 남자의 것으로 되었고 이제 저 남자의 한마디에 울고 웃는 신세가 아닌가.

어찌 지아비가 원하는 바를 반항하고 반대할 수가 있는가.

다시 고통을 받는다 해도 어쩌면 내가 원해서 한일이기도 했으니 조금은 순순해진다.

그러나 금방 느꼈던 고통을 다시 받아야한다니 앞이 캄캄하기는 마찬가지다.

[후후후....처음이라 그래, 자주하면 아픔도 있겠지만 좋은 것도 와....

지금 내게 잘하지 않으면 당신이 그걸 알 때 나도 고통 줄 테니 알아서 해..후후...]

차돌 이는 계속 능글맞고 음침한 소리로 순덕 이를 골려댄다.

그리고 일어나더니 콧노래를 부르며 욕실로 들어간다.

순덕이도 울음을 그친다.

눈물로 모든 것을 잊기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멍을 준 결과를 만들었고 자의든 타의든 이미 버스는 지나갔는데 눈물을 흘린다고 모든 것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자란 몸을 준 남자에겐 한없이 약해지는 법.

순덕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차돌이가 들어간 욕실을 보며 가볍게 눈을 흘기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어보이다가 천천히 인상을 써 가며 상체를 일으킨다.

...................

밤새 두 사람은 열에 들떠있었다.

서두르지 않고도 황홀경을 헤맬 수 있었다.

순덕의 몸에서는 이젠 순수한 레몬향이 아닌 찐득한 땀 냄새로 범벅을 이루었다.

더는 떨지도 않았고 순간순간에는 허리를 올려주기도 하며 정인의 움직임에 동조하며 스스로 황홀경을 찾기도 했다.

둘은 그렇게 전율했고 서로의 욕망의 분화구는 잠시도 떨어져있지를 못했다.

분화구가 범람할 때까지 치솟아 올랐으며 넘쳐흐른 물줄기가 이불을 적셔도 멈추지를 않았다.

새벽이 와서야 광란은 멈추었고 서로는 서로의 눈을 볼 수 있었다.

빛나고 정기어린 눈빛을 하고 있는 차돌 이와는 달리 그녀는 수십 리 길을 한 번에 온 듯 하얀 눈동자에 눈꺼풀은 감겨있었다.

사지는 늘어지고 머리는 산발이었다.

그렇게 탱탱하던 살결은 모진 풍랑에 시달린 듯 곳곳에 멍이 들고 생기를 잃고 있었다.

희열에 빠트리게 했던 그녀의 다리사이 검은 수풀은 짐승이 지나간 듯 엉망이 되어있었고 욕망의 찌꺼기가 남긴 풀죽으로 촉촉이 젖어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부드러운 몸 구석구석이 황홀과 기쁨으로 가득 찬 걸 느낄 수 있었다.

차돌 이는 그녀를 보다 살며시 입을 맞춘다.

그녀의 힘없이 내쉬는 입술에 진정 사랑을 담은 마음을 보낸다.

그렇게 차돌 이는 근 열흘간을 중국에서 보냈다.

양양과의 결혼도 무난하게 끝냈고 무엇보다 뜻 깊은 일이 있었다.

차돌 이는 양양과 결혼식을 올리기 전날 누나를 보듬어 안고 하염없이 울었다.

이 세상에 자기가 유일하게 사랑했고 죽을 때까지 변치 않을 내 마음을 온통 빼앗아간 누나에게 남들 앞에 버젓이 면사포를 씌어 주지 못하고 들러리만 쓰게 한 것이 한없이 가슴이 아팠다.

누나의 가슴에 안겨 미안하다며 울며 애타는 심정을 하소연 해 보았지만 이 세상 어디에도 뜻 뜻이 둘을 맺게 해 줄 곳은 없었고 이루지 못 할 사랑을 이룬 댓 가의 고통을 뼈저리게 느끼며 슬픔을 당해야만했다.

선영 이는 그런 차돌이의 마음을 알고 자기 역시 같은 심정이지만 어차피 각오한일이라며 웃으며 달래주었지만 그러는 선영이의 눈에도 눈물이 흐르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차돌 이는 양양의 결혼식을 앞두고 누나와 순덕이 에게도 하얀 면사포를 입히고 턱시도를 입은 자기와 결혼식 장면을 찍는 것으로 그 모든 슬픔을 대신했다.

어찌하였건 차돌 이는 형식이지만 중국에서 3명의 여인과 결혼식을 올리는 결과를 보고 말았다.

어쩌면 차돌이가 의도한 일이기도 했지만............

그리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순덕이 와의 정사는 빼놓지 않았고 순덕이도 이제는 차돌 이를 기다리는 그런 모습도 보여줄 정도로 대담하게 대하게 되었다.

물론 누나와 양양과의 정사도 있었지만 그건 별식이었고 순덕이 와의 정사에 더 큰 힘을 쏟은 것은 사실이었다.

마지막 중국을 떠나기 전날 세 사람은 그야말로 어마하고 거창한 그룹으로 뭉쳐 휘 귀하고 별난 모든 체위와 동작으로 마지막 날을 섹스의 축제를 벌였으며 그것이 모든 사람을 가깝게 연결해주는 끈이 되었고 서로를 신뢰하고 이해하며 도와주는 그런 끈끈한 믿음의 형제 같은 정으로 맺어지게 되었던 동기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중국에서 많은 일과 사연을 남기고 그들은 귀국했다.

.............................................

차돌이가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뜻밖의 사람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다름 아닌 알렌이었다.

알렌은 차돌 이를 보자 주위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부리나케 달려가 그의 품에 안겨 눈물을 터뜨리는 것이었다.

차돌 이는 알렌의 급작스런 공격 아닌 환영인사에 잠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으나 빙그레 웃으며 그의 날씬한 몸을 안아주었다.

[알렌, 정말 오랜만이야,

그 동안 별일 없었지.]

차돌이가 영어로 알렌에게 다정하게 그간의 안부를 묻는다.

[왜, 별일이 없겠어요. 당신이 보고파 죽는 줄 알았어요.........흐..흑...]

알렌이 그동안 한국말을 배웠는지 어눌하지만 뚜렷하게 한국말로 차돌이의 물음에 답하며 격정을 이기지못하고 흐느껴 운다.

너무나 오랜 세월을 보고픔을 견딘 그녀였다.

눈앞에 그토록 보고 싶던 정인을 보았는데 감정이 격해지지 않겠는가.

더군다나 자기의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는 미국인인데....알렌은 그간의 그리움을 털어내려는지 마구 눈물을 흘린다.

[그래, 알았어. 자.....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우리 어디로 가자.

다른 사람에게도 인사를 해야 할 것이 아니야..]

차돌 이는 알렌을 밀어 떼어낸다.

주위가 모두 자기에게 눈길을 주고 있는 것 같아 조금은 민망하기도 했다.

그리고는 선영 이와 양양, 그리고 순덕의 주위에 몰려있는 다른 사람 곁으로 간다.

모두가 반가운 얼굴, 그리고 안도의 얼굴. 그런 얼굴들을 웃음으로 머금고 자기를 쳐다본다.

[모두들 잘 있었겠지.......]

차돌 이는 마땅히 다른 할 말이 없는지 아니면 전부다 있는데 한사람씩 인사하기가 곤란했는지 그 말 한마디를 하고는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며 환하게 웃어준다.

[무사히 잘 다녀와 기뻐요.]

일화가 나서서 짧은 인사를 한다.

그러나 그의 눈을 보면 무수히 많은 말을 담고 있었으나 그 말로 모든 마음을 대신하고 있다.

사랑이 가득 찬 눈........그리고 존경의 눈빛...차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온통 뜨거운 열정과 사랑이 충만해있었다.

그 눈빛이 일화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고 모든 여인들의 눈빛이 한결같았다.

차돌 이는 그런 여인들의 시선에 사랑을 전해주는 미소를 지으며 살며시 일화의 손을 잡고 나머지 손으로 알렌의 손을 잡고는 청사 밖으로 걸음을 옮긴다.

청사 밖은 비행기 안에서 보던 하늘과 별반 틀리 지 않았다.

화창하게 맑은 날씨가 모두에게 골고루 비쳐주고 있었고 그 햇빛을 받는 모든 사람들은 모두가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일행은 몇 대의 차에 분승해서 타고는 곧장 집으로 향한다.

차돌 이는 차안에서 많은 생각을 가져본다.

나에게 무슨 복이 있어 하나같이 예쁘고 능력 있는 여자들이 날 위해서 이렇게 사랑을 베풀어주고 있는지......

그런데도 자신은 어떠했는가.

마치 대문을 꼭꼭 걸어 잠 구어 버린 듯이 조그마한 정을 베푸는데도 인색하지 않았던가.

사랑이 무엇인가,

내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조그마한 마음이라도 같이 나누고 서로를 챙겨주는 보잘것없는 것에서 시작하는 마음이 아닌가.

거창하게 입으로 사랑을 외치며 사랑을 표현한다고 어찌 그것이 진실한 사랑이 될 수 있으랴 만은 차돌 이는 그런 입으로도 말하지 못하고 마음마저 꼭꼭 닫아두지 않았던가.

사랑은 큰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데.........

주변에 있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 관심이 훌륭한 결실을 맺는 게 사랑인데....

이제까지 받기만 하고 줄줄은 몰랐으니........모든 사람들에 대해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 솟아 마음이 숙연해진다.

차돌 이는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이젠 내 가슴속에 고여 있는 사랑의 샘물을 조금도 아끼지 않으리라고.....

가슴속에 샘물은 퍼내면 퍼낼수록 더 많이 생기는 것이 샘물이 아니던가.

후회도 미련도 없이 아낌없이 베 푸리라 다짐하고 있다.

....................................

차돌이가 보름여를 비운 집에 도착하자 온 집안이 난리가 난 듯 떠들썩한다.

곰은 알 수없는 미소로 차돌 이를 반겨주고 있었고 차돌 이는 곰의 시선에 마주하지 못하고 딴청을 부리기도 한다.

곰은 차돌이의 행동을 보고는 무얼 눈치 챘는지 더할 수 없이 기쁜 표정을 지으며 싱글 벙 글이다.

차돌 이는 모든 식구와 인사를 하고 간단하게 여장을 푼 후 식구들과 어울리려고 했으나 선영 이와 가족들에게 떠밀려 알렌과 함께 어디론 가로 향해야했다.

식구들은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말을 하지 않았고 차돌 이는 차안에서야 알렌의 이야기를 듣고 급히 나서야하는 이유를 알았다.

그러나 차돌 이는 불쾌했다.

알렌의 이야기로는 자기와 회장님이 같이 왔는데 차돌이가 오늘 오는걸 알고 필히 따져야 할일이 있다며 도착즉시 자기가 묵고 있는 호텔로 오라했다며 차돌 이를 반 강제로 끌고 가는 것이었다.

아무리 저명한 회장이면 회장이지 자기를 마음대로 오라 가라 하는데 불쾌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서 갑자기 말도 하지 않고 굳은 표정을 지으며 짜증난 듯 눈을 감고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심한 불만을 얼굴에 나타내고 있었다.

물론 알렌이 지금 자기에게 애교를 부리고 또한 누구보다 자기에 대한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바람에 참고는 있었지만 속으로는 화가 끓고 있었다.

차는 호텔에 도착했다.

차돌 이와 알렌은 바쁜 걸음으로 승강기 앞으로 가선 승강기 문이 열리자 그 속으로 사라진다.

그런 모든 행동이 있기까지 알렌은 한시도 차돌이의 팔짱을 놓아주지 않고 진한 사랑의 눈길을 보내며 바싹 붙어있었다.

차돌 이와 알렌이 멈추어 선 곳은 호텔 내에서도 제일 vip룸으로 알려진 방이었다.

알렌은 차돌이의 팔짱을 낀 체 조금은 요란하게 노크를 한다.

그러자 안에서 중후하고 느긋한 목소리로 영어로 들어오라는 말이 들리고 알렌은 기다렸다는 듯 차돌 이를 끌다시피 문을 열고 들어간다.

방안에 있던 사람이 두 사람을 쳐다보고 환하게 웃는다.

그 사람은 다름이 아니고 언젠가 보았던 미국 굴지의 기업인인 토마스 회장이었다.

차돌 이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모처럼 대면하는 자리라 조금은 당황스러움에 엉거주춤하게 그 자리에서 인사를 올린다.

[회장님, 그동안 건강하신지요.

이렇게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차돌이가 허리를 깊숙이 숙이고 영어로 인사를 하자 회장이 다가와 차돌이의 손을 잡는다.

[허허허......자네도 잘 지냈는가.

어째...한 번도 연락이 없었지. 그동안 자네 때문에 심기가 많이 불편했으이...

그러나 이렇게라도 보니 정말 반갑네 그려 허허허.........]

회장은 말로는 나무라면서도 행동은 그지없이 다정다감했다.

[죄송합니다. 본의 아니게.....]

차돌 이는 죄스러운 마음을 얼굴에 가득 싣는다.

사실 조금이 아니라 많이 미안했다.

어쩜 자기를 오늘이 있게 만들어준 한사람이기도 한데 그동안 회사나 개인적으로도 안부를 여쭙지도 못했고 눈치를 보아하니 알렌과도 각별한 사이란 걸 짐작할 수 있는데 너무 내 몰라라한 게 마음에 걸린 것이었다.

[허허허...괜찮아, 이제 다 잊었어.

더군다나 말년에 자네덕분에 살아갈 맛이 생겼는데...허허허.....]

회장은 모든 걸 다 관용으로 대했다.

그리고 자기 때문에 말년에 재미난 일이 생겼다는 말에 차돌 이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한다.

차돌이가 뭐라 말을 하려고 하는데 안쪽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어머, 제니가 우네.]

아기의 울음이 들리자 옆에 있던 알렌이 번개같이 소리 나는 곳으로 달려간다.

차돌 이는 뭐가 뭔지 몰라 어리둥절해 있는데 회장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허허허.....그놈, 잠들은 줄 알았는데........... ]

그리고 회장은 차돌 이를 쳐다본다.

[자네도 들어가지, 꼭 봐야할 사람도 있고........허허허.......]

회장은 차돌이의 손을 덥석 잡더니 안으로 이끈다.

그러나 몇 발자국 걷지도 않고 그 자리에 멈추어서고 만다,

알렌이 귀여운 여자아이를 안고 나왔기 때문이다.

여자아이는 자다가 일어나서인지 커다랗게 하품을 하고는 회장과 차돌 이를 쳐다보더니 방긋 웃는다.

여자아이는 커다란 눈망울을 가졌는데 그 눈동자는 짙은 흑갈색을 띠고 있었다.

머리칼은 알렌처럼 금빛을 띠고 있었지만 이목구비는 서양아이라고 하기에는 이상했다.

분명 이목구비는 동양 사람의 틀을 하고 있었다.

키는 석이보다 한 뼘은 컸지만 아직도 치기어린 눈빛이 두 살도 채 되지못한 듯 보였다.

커다란 눈망울을 이리저리 굴리며 자기를 보고 호감인지 반가움인지 아님 이상한 사람이 와서인지 궁금한 빛을 띠우고 쳐다보며 웃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맑고 깨끗하였다.

차돌이도 아이를 보고 빙긋 웃어준다.

그러자 아이는 더욱 입을 크게 벌리고 소리 내어 웃는다.

[까르르르......]

차돌 이는 회장과 알렌을 쳐다본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아이를 보며 사랑스런 표정을 지으며 아이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그때 회장이 아이의 얼굴에서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차돌 이를 본다.

[자네의 아이라네.......아니, 자네와 알렌의 아이지...허허허.........

어때,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지 않나.......허허.]

[옛, 저 아이가 내 아이라고...............]

차돌 이는 깜작 놀란다.

[그래요, 당신과 나사이의 아이에요.

미쳐 말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지만 분명 우리들의 아이에요.]

알렌이 분명하고 확실한 어조로 놀라있는 차돌이의 가슴에 못을 박 듯 또렷하게 말한다.

차돌 이는 알렌을 쳐다보고 그리고 아이를 쳐다보고는 그만 그 자리에 풀 석 힘없이 주저앉아 버린다.

[그랬구나, 그래서 내게 오지도 않고 무슨 선물을 준다. 그랬구나.....

그러나 이건 아닌데.......이래서는 당신이 불행해지는데.......내가 가끔씩 느끼는 불안이 그대로 맞아지다니. 아.,,,,,,,,,어쩌려고 난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하는데,,,,,,,,,,,,]

차돌 이는 망연자실했다.

아이가 싫어서가 아니었다.

차돌이가 아는 알렌의 배경은 여간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분명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알렌의 몸에서 풍기는 위엄과 거침없이 행동하는 듯하지만. 절도 있고 절제하는 행동 그 누구에게도 조금도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 이 모든 것과 알렌의 쓰임새를 보면 미국에서도 분명 명망 있는 집안의 딸이란 걸 알 수 있는데 이 아이로 말미암아 알렌이 자기의 코를 잡는다면 지금 한국에 있는 여자들은 어찌 되겠는가..

이건 국가 간의 문제도 될 수 있다.

지금 토마스 회장이 알렌의 아이로 말미암아 노후를 재미있게 보낸다 하지 않는가. 분명 회장도 알렌과 깊은 관계의 사람임이 틀림없지 않는가.

이 아이를 문제 삼아 알렌과 혼사를 진행한다면 이 문제는 차돌 이에게도 너무나 힘들고 벅찬 상황이지 않는가.

그럼 누나와는, 어떻게 만난 누나이고 이제 마음 놓고 누나를 내 여자로 만들어 재미있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리고 그걸 인정하고 옆에 있어주는 다른 여자들에겐 엊그제 결혼하고 돌아온 양양에게는.........그리고 내가 다른 여자와 혼인한걸 알면 과연 토마스 회장과 알렌의 집안에서는 그냥 있지도 않을 일이 아닌가....

지금의 생활에 검은 먹구름이 이 아이 때문에 몰려온다 생각하니 다리에 힘이 풀리고 앞일이 막막하여 서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그런 차돌이의 모습을 보는 회장은 조금은 어이가 없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알렌은 차돌이의 마음을 아는지 주저앉아 있는 차돌이의 곁에 앉더니 아이를 차돌 이에게 건네준다.

[걱정 말아요, 난 당신의 마음을 알아요.

난 제니로 인해 결코 당신의 길을 막지는 않을 테니. 아빠로서 제니를 한번

안아주세요.

제니도 아빠에게 안기고 싶어 할 거 에요.]

알렌이 조금은 슬픈 듯이 말한다.

차돌이가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란 걸 짐작했지 않았는가.

차돌 이에게는 한마디 말도 없이 차돌이의 씨를 자기 몸을 빌어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였지만 그래도 마음 한편으론 고마워하고 반가워 해주길 바랐는데 자기의 짐작대로 되어 슬픈 마음을 가슴속에 감추고 아무렇지도 않은 냥 말은 하고 있지만 눈물이 핑 도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허긴 차돌이의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 차돌이의 곁에 많은 여자들이 있을 때에도 자기는 멋진 남자니까 나처럼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고 마음 한편으로는 내 남자라면 그 정도는 되어야지 했지만 막상 아이까지 낳고 보니 남자에 대한 소유욕도 생기고 질투가 나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차돌이의 성격을 알고 있는 알렌이다 차돌 이는 부러질지언정 휘어지지 않는 성품이란 걸... 자기가 싫다고 마음먹으면 천하에 그 누구라도 마음을 돌리지 못한다는 걸..그걸 알기에 그걸 알고 수용했기에 지금도 자기가 차돌 이와 재회의 기쁨을 나눌 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딸 앞에서까지 서운한 표정을 지우자 슬픈 마음이 솟구쳐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고마워, 알렌........그런데 나도 없는 사이에 아들도 딸도 얻었으니...

이리와, 제니........후후...내가 네 아빠란다.]

차돌 이는 더 이상 실의에 빠져있을 수가 없었다.

나중일은 나중일이고 이미 저질러지고 벌어진 현실이 아닌가.

부인하려해도 안 되는 일이지 않는가.

차돌 이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행히 알렌이 고마운 소리를 해주고는 있지만 그 말로 모든 것을 마음 놓기에는 이르지 않는가........모든 것은 잊고 제니를 안아든다.

[빠 아아..............]

제니는 차돌이의 품에 안기자 까르르 웃으며 조그만 손으로 차돌이의 얼굴을 더듬으며 좋아라. 한다.

역시 피는 통하는가 보다.

[허허허. 그놈이 아빠를 알아보는 모양이네.........

좀체 남에게 잘 안기지도 못하는 놈이 제 아빠라고 웃는 모습이라니....허허허.........]

회장은 신통한 듯 웃으며 놀라워한다.

차돌 이는 제니를 하늘높이 치켜들고는 몇 번이고 추슬러 준다.

제니는 그럴 때마다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까르르 웃으며 즐거워한다.

한참을 제니와 놀던 차돌이가 문득 동작을 멈추고 회장에게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인다.

[회장님 제가 그만 실수를 했군요.

너무 아이에게 정신이 팔려.........]

[괜찮네, 당연한 것 아닌가........

그건 그렇고 이제 아이를 맡겨놓고 우리 지나간 이야기나 함세.]

[네,]

차돌 이는 옆에 있는 알렌에게 아이를 안겨준다.

그리고 거실에 있는 소파로 가서 회장과 서로 마주보며 앉는다.

회장이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체 차돌 이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그리고 아이를 방에 두고 온 알렌이 나타나 역시 소파에 앉는다.

차돌 이는 그런 알렌을 보며 의아한 듯 쳐다본다.

[방에 유모가 있어요. 그분에게 맡겨두고 왔어요.]

알렌이 차돌이가 의아해하는 궁금증을 풀어준다.

그때.

토마스 회장의 목소리가 침묵을 깨고 나지막이 새어나온다.

[자네가 혹 알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실은 내가 알렌의 할아버지가 되네.]

[옛........]

차돌 이는 혹시나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설마 했는데 우려가 진실로 드러나는 순간에 그만 놀라움을 드러낸다.

[놀라기는........자네라면 대충 짐작하리라 여겼는데........]

회장은 그것이 무슨 큰 대수이겠느냐 하는 식으로 무 덤덤히 받아 넘긴다.

[실은 혹시 하고 있었지만 진정 이러한 줄 몰랐습니다.

저의 결례를 용서하십시오.]

차돌 이는 자기의 결례를 인정하고 용서를 빈다.

그러나 그의 자세는 추호도 비굴함이나 나약함이 없이 당당하기만 하였고 목소리엔 진정이 가득 들어 있었다.

[허허허........고지식하긴........하여간 내 긴말 않겠네.

이제 알렌을 어찌 할 셈인가.

알렌이 내 하나뿐인 손녀인데 이미 자네의 아이까지 낳고서도 자네에게 닦달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길 래, 할 애비 로서 안타까워서 나서는 것이네.

저것이 당당하고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아 이일도 원만하게 처리하겠지 하고 있었는데

어찌된 노릇이지 자네이야기만 나오면 아무 말도 못하게 하니 마치 자네의 처분만을

기다리는 죄수같이 보이더라 이 말일세.

여태 한 번도 하지 않던 행동을 유독 자네에겐 하고 있으니 신기하기도 하지만 난

자네의 확실한 대답을 듣고 싶네.

자네가 알렌을 싫다 해도 난 추궁할 생각은 없네.

알렌이 좋아 한 행동이고...그렇지만 알렌이 자네를 못 잊어하니 어쩌겠나.

자네 마음을 말해주겠나.]

기어이 우려하는 차돌이의 마음을 회장이 정곡을 찌르며 물어온다.

핏줄의 어른으로써 알렌의 문제를 충분히 해도 되는 말이기도 하다.

건성으로 물어오는 말이 아니라 많이 생각하고 한마디 한마디가 우려와 근심이 묻어있는 진실 된 말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차돌 이는 바로 대답을 하지 못한다.

아무리 서구화된 섹스문화를 가지고 있어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영위하고 또 그걸 이해하는 나라이지만 자식까지 두었는데.... 그리고 그 자식의 애비를 못 잊어 애타하는 핏줄을 보고서 어찌 모른 척 할 수 있으리......

회장이 이해되고 나라도 그러리라 여기면서도 막상 정곡을 찔러오니 어찌할 바를 몰랐던 것이다.

그것은 준비가 안 된 물음이었고 차돌이로서는 대답이 부담되었고 또 한 당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돌이가 누구인가..........

차돌 이는 한동안 말을 못하다가 결심이 섰는지 회장을 바라본다.

그리고 회장과 시선을 마주한 채 당당하게 말한다.

[회장님, 제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십니까,

전 알렌을 우롱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겐 누구에게도 말 못할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예절에 걸맞지 않게 많은 여자를 주위에 두고 있기도 해서

알렌에게까지 강요하거나 따라오게 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하여간 알렌에게 못할 짓을 한 것은 인정하니 모든 처벌을 받겠습니다.

무어라 하명만 하신다면 그것이 나에게 치명적이고 과하다 여기더라도.....

아니 목숨이라도 내어 놓겠습니다.

허나 분명한 것은 이제 저 아이는 내가 거둔다는 걸 확실히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회장님의 억울한 심사를 풀 수 있는지............]

차돌 이는 당당하다 못해 거만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만큼 자기의 소신을 확실히 밝히고 실행하겠다는 걸 분명하게 밝혀준다.

여기에서 접히면 좀체 펼 수가 없음을 알기에..

이왕지사 상대방이 강요가 아닌 말로 자기의 뜻을 물어보지만 그것은 겉모습이고 실제는 책임지라는 강요가 아닌가.

그렇다고 자기 주위에 있는 여자를 마다하고 알렌을 선택할 수가 없었다.

알렌보다 더 사랑하는 여자들인데 부귀와 권력에 휘둘려 딴 길을 걷고 싶지 않았다.

물론 그것이 제니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고 비난받을 일이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그토록 바라온 길을 버릴 수가 없었다.

토마스 회장이 문제를 삼으면 엄청난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체질에도 맞지 않았다.

그러니 당당해질 수밖에..............

회장은 차돌이의 말을 듣고 있다가 마지막에 차돌이가 제니를 거두겠다는 뜻을 밝히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다.

어이없기도 하고 기가 찬다는 표정이다.

회장은 분기가 치미는지 바락 큰소리를 지르고 만다.

[뭣이............제니를.............안 돼........그건 절대안 돼.]

회장은 손 사레를 치며 제니를 품에 안더니 누가 빼앗아가기라도 하는 듯 억세게 켜 안는다.

[어디서 내 귀여운 제니를 빼앗아가려고 어림없는 짓이야.......절대로 줄 수 없어.

암......절대로 줄 수 없고말고............이 아이가 어떤 아인데...]

회장은 품속에 꼭 켜 안은 제니의 얼굴을 보며 확고한 다짐을 한다.

차돌이도 그런 회장의 모습을 보자 곤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회장이 제니에게 저토록 강한 집착을 보이리라곤 생각도 못한 일이다.

마치 소중한 보물을 품에 안고 누가 빼앗아갈까 봐 전전긍긍하며 제니를 차돌이가 보지 못하도록 몸까지 비틀어 돌리지 않는가.

차돌 이는 그 모습에 찡한 감동을 받는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제니는 내 핏줄이 아닌가.

우리의 풍습으로는 자식의 소유는 아버지에게 속하는 것이 일반 상례이고 차돌 이는 더욱 자기의 것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옹고집의 소유자가 아닌가.

회장이 절대로 내어줄 수 없다며 아기를 보듬어 안고는 자기에게 원망어린 눈길을 보내오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었다.

차돌이도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인형 같은 제니가 사랑스럽기는 매한가지다.

꼭 남의 물건을 빼앗아 오는 느낌이 들지만 자기가 거두는 것이 알렌에게도 커다란 혹을 떼어주는 것이라 여기기에 조금도 굽히지 않고 매몰차게 말한다.

[그렇다면 애초 여기에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으며 내 아이라고 밝히지도

말아야했습니다.

이젠 제니가 내 아이라고 밝혀졌고 전 아버지의 도리로서도 제니를 거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간에 일어난 일에 대해 책임을 물으신다면 아까 말대로 목숨도 내어놓을 수 있지만

저도 아기만은 내어놓고 싶지 않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차돌 이는 시선을 내리며 그리고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자신을 용서하라며 머리를 깊이 조아린다.

[자네 정말 야박하고 나쁜 사람일세그려.........

난 자네를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하여간 난 제니만큼은 내어줄 수 없으니 자네가 하고 싶은 데로 해 보시게.

나도 묵과하지도 물러서지도 않을 테니..........]

회장도 차돌이가 조금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앉자 화가 나는 모양이다.

이미 알렌으로부터 차돌이의 사생활을 어느 정도 듣고 알고 있었고 그것이 자유분방한 나라에서 생활해온 회장은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그것이 남자로서의 매력이 많다는 것이고 그러다보니 여자가 끌리고 반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크게 문제 삼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알렌이 크게 차돌 이에게 눈도장을 받은 모습도 아니고 알렌이 애 닳아 하고 못 견디게 그리워하며 혼자 속을 썩이고 있자 이런 기회를 빌 어 차돌 이와 확실하게 엮어주고 싶었는데 차돌 이는 자기의 뜻과는 달리 당당히 잘못을 인정하고 이렇게까지 변한 사실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무슨 처벌이라도 달게 받겠다고 하며 또한 제니를 아버지로서의 권리로 거두겠다는 것이 아닌가.

아직 차돌 이와 많이 접해보지는 않았지만 처음 볼 때부터 당당하고 굽힘 없는 자세에 호감을 느꼈고 자기는 그 모습에 반해 한국과의 합작 사업에도 참여하지 않았는가.

물론 알렌에게서 차돌이의 성격에 대해 들었고 그것은 자신감에 의해 만들어진 성격이리라 여겼다.

그리고 지금 차돌이의 굳은 얼굴 표정을 보면 정말 제니를 앗아가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가.

절대로 물러날 기색이 보이지 앉자 회장도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고 만다.

이렇게 당당할 수가.........

감히 내 나라에서도 나에게 당당히 시선을 마주하며 대하는 이가 별로 없거늘..........

어쭙잖은 소국가인 한국에서 자기를 이렇게 당혹하게 만드는 젊은이라니.......

물론 이런 젊은이에게 정신이 빠진 알렌이 밉지가않고 사랑스럽고 과연 내 손녀 다 라는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지금은 차돌 이가 건방지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런 건방진 청년을 굽힐 무기가 없으니........

오히려 고삐물린 망아지 꼴이 된 것 같은 느낌마저 드니......회장은 환장할 노릇이었다.

그러나 말년에 얻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증손녀를 내어주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정말 차돌이가 끝까지 고집을 굽히지 않는다면 자기도 온갖 수단을 강구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때 옆에서 보다 못한 알렌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다.

[에이.......두 분이 그러다 정말 싸우겠다.

우리 천천히 방법을 생각해봐요.

할아버지가 좋은 방법을 제시하면 저이도 반대하지 않을 거 에요.]

은근슬쩍 알렌이 차돌이의 편을 들어준다.

알렌으로서는 제니도 소중하지만 차돌 이와 영영 남이 된다는 것은 차라리 죽음과도 같은 것이었기에 화해를 종용하는듯하지만 할아버지에게 조금 물러서라는 압력을 넣는 것이다.

두 분 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두 분이 싸워서 결코 서로에게나 자기에게 하나도 득이 될 것이 없었다.

빨리 이일을 원만하게 풀고 차돌 이와의 재회를 즐기고 싶었다.

[그래...그게 좋겠다. 이보게, 우리 잠깐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보세.]

회장은 알렌이 차돌이의 편에 서서 이야기하자 조금은 서러운 듯, 하였지만 딱히 다른 방법도 없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알렌에게도 득이 되리라 생각했다.

또 잠시 조용히 생각하면 무슨 방도라도 떠오르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차돌 이를 편히 앉게 하고 아기를 유모에게 넘기며 술을 내어오라 시킨다.

..............................

양주를 거의 한 병이 다 비워갈 무렵이다.

한마디 말도 없이 서로는 양주를 마실 뿐이었다.

이런 침묵을 견디지 못한 것은 먼저 회장이었다.

[으음.........이젠 뭔가 결론을 지어야겠지.

제니를 어찌해야 좋겠는가, 자네나 나나 결코 포기하진 못하니...]

회장은 풀이 죽고 기운이 빠졌다.

분명히 제니의 아버지는 차돌이다.

부모가 자식을 양육하겠다는데 어찌 말릴 도리가 있는가,

더군다나 여긴 한국이 아닌가.

차돌이가 계속 고집을 부린다면 어쩌면 속수무책으로 제니를 여기 두고 가야할지 모를 일이다.

그건 자기로서는 죽기보다 힘든 일이다.

저토록 귀엽고 앙증맞은 손녀를 하루 한시라도 못 보면 미칠 지경이었는데 잘못하면 보는 것도 어렵게 될 수 있으니...그냥 맥이 빠져 버렸다.

차돌 이는 자기로 인해 세계적인 그룹의 회장이 풀이죽어있는 모습에 미안한 마음과 측은한 마음을 가진다.

그토록 당당하던 회장이 갑자기 십년은 더 늙어 보였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매몰찼다.

당당했고 여전히 냉철한 기운이 넘쳐있었다.

[회장님.........

불교의 경구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향 싼 종이 향내 나고 생선 싼 종이 비린내 난다고...........

모든 것의 과정이 어떠했고 간에 이제 알렌은 나의 아기를 낳았고 내가 저지른 일은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숨겨지지 않고 숨길수도 없습니다.

농부가 밭에 씨를 뿌리면 뿌린 데로 거둔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뿌린 모든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나 지금의 내 사정에 곤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상식으로 보면 알렌은 이미 내 여자나 다름없습니다.

먼저 저의 이런 입장을 회장님과 알렌이 이해하시고 그래도 따르겠다면 알렌을 내

식구로 거두었으면 합니다.

그래야 제니의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할 방도가 있으니 말입니다.

정말 염치없습니다만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이것뿐입니다.]

차돌이도 이젠 속마음을 그대로 보인다.

결론이 어찌 날지는 짐작하지 못하지만 숨길 이유도 없다 싶었다.

질러가는 길도 있고 돌아가는 길도 있는 법이지 않는가.

그리고 막다른길도 살다보면 있기 마련인데........여기까지 왔는데 숨길필요가.......밥이 되던 죽이 되던 맞아죽던 그렇지 않던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선택권을 주고 싶었다.

물론 제니가 없었다면 상황은 지금처럼 이렇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알렌이 제니의 엄마이고 내가 제니의 아버지인 이상 나를 밝힐 필요가 있었다.

그것이 당당하지 못하고 세상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상황이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하하하...........진즉 그랬어야지.

회사나 사람은 수장이 하기 나름이야.

수장이 능력 있고 잘 다스린다면 밑에 사람이 얼마가 있건 그게 무슨 상관인가......

난 개의치 않네. 물론 알렌도 그러하고........

하하..역시 내가 대단한 사람을 지기로 한 것은 틀림없어. 하하하.........]

의외로 회장은 담대하였다.

이미 차돌이의 주변상황은 일일이 조사를 끝낸 아는 일이였다.

처음엔 괘심한 마음에 호통을 치려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먼저 제니의 문제에 휘말렸고 호통도 쳐 보지도 못하고 손녀를 다시 볼수 있다는 마음에 망설였던 마음도 사라지고 말았다.

그 어떤 것도 손녀를 우선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리고 차돌이가 알렌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확증도 얻었고 당당히 자기사람으로 하겠다는 말이 자기의 걱정하나를 지운 듯 흐뭇한 표정마저 짓는다.

그리고 그런 행동을 추호도 부끄럼 없이 당당하게 말하는 차돌이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

감히 나의 손녀를 데려가면서 첩이나 다름없는 격의 여자로 맞아들인다는 그의 용기가 어디에서 나오며 왜 나는 그의 말에 한마디도 반박하지 못하는지 자기 자신에게 의아함도 감추지 못했다.

이왕지사 알렌이 죽어도 차돌 이를 잊지 못하는데 어쩔 수 없지 않는가.

알렌도 버림받는 것 보다는 그것이 나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래야만 귀여운 손녀를 마음껏 안아 볼 수 있는 일이니;...

앞뒤 생각도 없이 차돌이의 뜻에 맡겨버렸다.

[이해해 주시니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차돌 이는 고개를 숙이고 진정 자기를 이해해준 회장에게 감사드린다.

[허허허..그건 나도 어쩔 수없는 자네 같은 젊은 사람들의 문제야.

서로가 이해하고 품에 안아줄 수 있다면 무슨 큰 문제라고는 생각지 않네.

다만 누구라도 할아버지의 입장이라면 걱정이 되는 일이기에........

하여간 난 이해하니 그 문제는 알렌하고 다시 상의해서 결정하고....

그리고 이젠 다시 제니문제야. 난 정말 제니 없이는 못살 것 같아.

자네가 날 불쌍히 여겨 말년을 제니와 함께 있게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네.

분명히 말하지만 절대 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니.... 어디 자네생각을 말해보게.]

회장은 다시 제니문제를 들고 나온다.

얼굴엔 알렌을 위해서이지만 자네의 요구를 들어줬으니 제니문제만은 양보하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차돌이도 그런 회장의 얼굴을 보며 곤혹스런 표정을 그리더니 금방 원래대로 표정을 바꾸고 굳은 의지로 자기의 뜻을 밝힌다.

[그럼 저도 조금 물러나겠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만 확실히 해주시면 모든 것은 회장님에게 맡기고 싶습니다.]

[그래, 그게 뭔가. 어서 말해보게.]

회장은 차돌 이가 양보하겠다는 말을 하자 그게 무엇인지 궁금하여 닦달한다.

제니를 항상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고 그런 방법을 제시하겠다는 차돌이가 더없이 고마웠다.

어찌하건 제니의 아버지는 차돌 이였고 이 조그맣고 당당한 젊은이가 한 치도 물러나지 않으면 어찌할 방도도 생각나지 않았었는데 의외로 차돌이가 방법을 제시하겠다는 소리에 그만 반가움에 빠르게 말을 받으며 의자에서 엉덩이를 들었다가 다시 자세를 잡는 것이다.

그만큼 지금 심신이 불안했었던 것이다.

[첫째. 제니는 분명히 내 딸이고 한국 사람을 아비로 두었습니다.

그걸 확실히 해주시고 일 년에 석 달은 나와 있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회장님이 같이 와도 상관없습니다만.....

그리고 애가 커서 학교에 다니게 된다면 방학기간엔 틀림없이 제게 보내주셔야 합니다.

물론 제니에게 한국의 말과 역사를 가르치고 뿌리가 어디임을 확실히 가르친다는

전제조건이기도 하고요.

애가 성인이 되면 그땐 제니에게 모든 판단을 맡기도록 하고.........

지금 회장님도 제니와 떨어지고 싶은 마음이 없는듯하니.......

이 정도로 서로 양보하면 어떻습니까.]

차돌 이는 회장을 쳐다본다.

가부를 듣고 다음 말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이다.

회장은 순순히 차돌이의 뜻에 동조할 것을 약속한다.

아니 당연한 것이라 말하고 전적으로 따를 것을 시사한다.

차돌이가 제시한 조건은 너무나 파격적이고 자기를 위한 배려로 느껴졌다.

[암, 당연하지. 물론 그렇게 하겠네. 또 다른 조건은.........]

차돌 이는 회장의 말을 듣고 빙긋이 웃어 보인다.

그리고 다시 심각한 어조로 두 번째 조건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회장님이 오래 사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니는 동양과 서양의 아이입니다.

어쩌면 아이가 커면서 다른 사람의 놀림을 당할 수도 있다 봅니다.

그걸 회장님이 우산이 되어 막아주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겐 부모가 없으니 할아버지가 있을 수도 없습니다.

그것도 회장님이 해주셔야 하니 오래사시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말입니다.

제 요구가 이게 전부입니다, 들어주시겠습니까.]

[허허허,,,,,,이 사람이..........

이상한 말로 사람을 울컥하게 하다니.......

그럼, 그럼.......내 다 들어줌세. 허허허.........정말 마음이 흡족하이........허허.]

회장은 차돌이가 제니를 걱정하는 듯이 말하지만 그 말속에 자기에게도 오래 건강하게 사셔야한다는 말을 느끼게 되어 흡족하고 갑자기 가슴속에서 울컥하고 치미는 뜨거운 감정에 눈시울을 붉히고 만다.

그리더니 회장은 일어난다.

계속 그 자리에 있다간 젊은이들에게 눈물을 보이고 말 것 같았다.

그만큼 마음에서 오는 격정을 억누를 수가 없어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었다.

또한 사랑하는 손녀에게 더 이상 눈치를 보고 싶지도 않았다.

회장도 남자이다.

알렌이 차돌 이를 쳐다보는 눈에는 온통 애정의 물결이 넘실되었고 지금 당장 그의 품에서 아롱거리고 싶은 표정을 읽고 있는데 눈치 없이 더 이상 차돌 이를 잡아둘 수가 없었다.

회장은 천천히 일어나며 한눈으로 알렌에게 윙크를 하며 묘한 미소를 주고는 차돌 이를 바라보더니 한마디 말을 던진다.

[이제 모든 것은 원만하게 처리된 것으로 보이네.

난 지금 무척이나 기쁘이.......

그리고 자네와 알렌을 누가 뭐래도 이 할 애비는 두 사람을 부부로 인정하겠네.

아마 두 사람 간에 할 말도 많으리라 여겨지니 알렌의 방으로 가서 이야기 나누도록

하게.

난 제니가 보고파서 이만 실례하겠네. 허허허....]

회장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자리를 벗어나 버린다.

잠시 두 사람은 멍청해진다.

그러나 알렌이 재빨리 일어나 차돌이의 팔을 끌며 자기 방으로 인도한다.

지금껏 참았던 열정을 가쁜 숨소리로 대신하면서 코 울음소리를 하며 차돌 이를 끄는 것이다.

[자기야 어서가. 나 자기가 보고파서 죽을 뻔 했어.

빨리 방으로 가서 날 안아줘, 어서..........]

알렌이 뜨거운 입김을 쏟으며 지금껏 참아온 본능을 하소연한다.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것 같았다.

가까운 곳에 할아버지가 있음에도 그 녀는 그에게 매달리며 자기가 무얼 갈구하는지 온몸으로 하소연하는 것이다.

[후후. 이런..........]

차돌이도 헛웃음을 지으며 알렌이 이끄는 데로 따라간다.

차돌 이는 알렌의 심정을 알 것 같았다.

본시 뜨거운 몸을 가진 여자인데 지금껏 참아왔고 이제 상대를 만났는데 지루하게 앉아 있었으니 몸은 달 데로 달았으리라 짐작이 갔다.

그리고 자기도 알렌의 향수냄새와 이국의 크고 멋진 몸매를 가진 알렌을 보고 있자니 욕망이 있는 데로 솟구쳐 올랐다.

알렌은 차돌 이가 자기 방으로 들어서자말자 목을 켜 안고 키스를 한다.

[으 읖..........쭈 우욱.........쭉쭉,,,,,,]

차돌 이도 그런 알렌의 허리를 켜 안고 마주 혀를 빨아주며 키스에 응해준다.

두 사람은 한동안 키스를 나누고는 떨어진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옷을 벗어 제키기 시작하고 삽시간에 벌거숭이가 된다.

알렌은 차돌이의 중심부에 겁도 없이 배에 붙어 분기탱천하고 있는 구부러진 커다란 자지를 보며 경탄과 한숨을 내쉬고 만다.

오랜만에 보는 그리운 님 의 물건이고 그 웅장한 위용에 감탄과 두려움이 한데 섞여 나오는 한숨이다.

차돌 이도 역시 한가지였다.

알렌이 아기를 낳았음에도 전혀 쳐지지 않는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고 동양의 여자와는 다른 미끈한 각선미와 몸매에서 풍기는 매력에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하며 슬그머니 알렌의 손을 잡아채더니 침대로 이끌었고 그리고는 부드럽게 눕혀서는 풍만하고 탱 글 한 젖가슴에 손을 가져가 젖 몽우리와 풍부한 살집을 쥐어짜며 나직이 속삭인다.

[그렇게 보고 싶었어.]

차돌이 빙긋이 웃으며 물어본다.

[그럼요, 정말 자기생각만 하면 몸이 달아 죽을 것 같았어요.

사랑해요. 오.......내 사랑.......]

알렌이 차돌이의 손길에 황홀함을 느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달콤하게 부르짖는다.

그리고 부드럽게 차돌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후후후........그럼 어떻게 살았어.

엄청 하고 싶기도 했을 텐데, 혹시 다른 남자랑 잔건가....

당신 나라엔 그런 것에 아무른 도덕적인 개념을 느끼지 않으니...]

차돌 이는 얼굴에 야한 미소와 함께 알렌을 쳐다본다.

[궁금해요.]

알렌이 고개를 돌려 차돌 이를 보며 살짝 얼굴을 붉힌다.

[그럼 궁금하지 않고..........]

[피 이.........사실 당신 생각날 때마다 참을 수가 없었어요.

수도 없이 했어요. 수도 없는 자위로 모든 걸 참았어요.

그러니 오늘 당신이 가진 전부로 날 죽여주셔야 해요. 얼마나 기다렸는데...]

알렌이 욕망에 달아 애타게 부르짖으며 꾸물거린다.

그리고 서양여자답게 자위라는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 뱉으며 자기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후후,.......자위라, 무얼 가지고 했을까....

알렌을 달래줄 기구라면 분명 특별할 것인데........언제 한번 구경해야겠어.

당신이 혼자 하는 모습을..후후후....]

차돌 이는 그런 알렌을 보며 자기도 몸이 달아올랐으나 짐짓 탄 청을 피운다.

그리고 알렌이 가지고 놀았다는 장난감에 강한 호기심을 느끼며 궁금함을 표출한다.

차돌이도 장난감을 이미 사용해본 적이 있으며 지금도 자주 장난감을 가지고 자기 여자들을 달래주기도 했으니 대강은 알 것 같았지만 알렌이 가지고 논 것이라면 분명 그런 것을 자유롭게 구할 수 있는 나라에 사는 알렌에게는 분명 특별한 것이 있으리라 느끼고 보고 싶다는 마음을 은연중에 내 비치는 것이다.

[자기, 그게 그렇게 궁금해요

내가 무얼 가지고 당신을 대신했는지........보여줘요........]

알렌은 차돌이가 자기를 빨리 안아주지 않고 딴청을 피우자 그 이유를 생각하고 차돌이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전에는 안기기가 여의치 않음을 파악한다.

그래서 급히 차돌이의 궁금증을 풀어주고자 부끄러움도 없이 물어본다.

[어라, 가지고 있다는 말이 아니야.

어디 보여줘 봐, 정말 궁금해.....

사실 많은 여자를 모두 즐겁게 해주지 못해 미안한감도 없지 않았는데 알렌이 정말

좋은걸 가지고 있으면 식구들에게도 권하고 싶기도 하고.....

후후후,,........빨리 가져와 봐........]

차돌 이는 알렌을 밀어낸다.

정말 보고 싶다는 무언의 행동이었다.

알렌은 어 쩡쩡하게 일어나더니 방구석에 있는 가방을 가지고 와서 차돌이 눈앞에서 가방을 뒤집어 내용물을 쏟아낸다.

여러 가지 자위기구들이 우 루 루.... 쏟아져 나와 차돌 이의 눈앞에 펼쳐진다.

상상을 초월한 이상한 물건들에 그의 눈이 뒤집어진다.

과연 이렇게 많은 것들이 모두 여자를 위해 만들어진 것인가.

사람의 물건을 하였지만 그것은 이미 야구방망이를 상상하게 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큰 것도 있었으며 구부러지고 오돌토돌한 것 하며 정말로 신기하게 만들어진 여러 모형 앞에 그는 기가 막히기도 했으며 순간적으로 솟구치는 얄궂은 망상에 비릿한 웃음마저 떠올리고 있었다.

[우...와.............]

차돌 이는 쏟아지는 자위기구들의 다양함과 어떤 것의 압도적인 크기에 탄성을 지른다.

알렌은 얼굴을 상기시키며 약간은 민망한 듯 해 있다가 이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밝은 모습으로 돌아온다.

차돌이가 사는 한국의 정서를 생각하여 민망했으나 이내 자기나라 본연의 가치관으로 돌아간 듯 했다.

허긴 남자가 그리우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자유분방한 나라가 아닌가,

차돌 이는 물건을 보고 알렌의 얼굴을 보고하다가 이내 피식 쓴웃음을 지어준다.

아마 알렌은 이것을 위안으로 삼고 다른 남자와 교접을 하지 않고 자기를 생각하며 지난 세월을 달래 왔다는 것을 알렌의 표정을 보고 알았기 때문일까.....

[이리와..........]

차돌이가 두 팔을 벌리고 알렌을 부르자 알렌은 기다렸다는 듯 급히 차돌이의 품속으로 몸을 던진다.

크고 풍만한 몸집이 차돌이의 품에 가득 차 듯 들어온다.

차돌 이는 알렌의 풍만한 몸을 억세게 보듬으며 혀로 귓밥을 쓸어준다.

그리고 낮게 속삭인다.

[미안해........찾지 않아서.......

그렇지만 너무했다. 설마 저 물건들을 전부 사용해보았다는 것은 아니겠지.......]

[아니에요, 전부 사용했어요, 자기만 생각하면 견딜 수가 없었는걸요.

난 완전히 자기만 생각하면 미치는걸요.

더군다나 이것만 생각하면.........]

알렌이 솔직히 고백하면서 손을 아래로 내려 불같이 뜨겁고 용틀임하고 있는 휘어지고 손목만한 굵기의 자지를 살며시 잡고는 아래위로 천천히 쓸어 준다.

[후후후,,,,,,넌 바보야..........]

차돌 이는 그런 알렌을 위로하듯 말하고는 알렌을 바로 눕히고 풍만한 젖가슴에 입을 가져간다.

약간은 새카만 젖꼭지를 혀로 굴리듯 애무하듯이 입안 가득이 품고 힘차게 흡입한다.

[아..........그래요 난 바보인가 봐요.

자기만 생각하면 바보가 되는걸요.

도무지 주체하지 못하는 내가 원망스러울 때도 있어요.

아........좋아요. 이렇게 자기 품에 안기고 싶어 한없이 울기도 했어요........

아..........자기 언제나처럼 날 죽여주세요. 아.......좋아 너무 좋아요...아..........]

알렌은 참아온 격정을 차돌이의 애무 속에 몸을 떨어가며 주절댄다.

차돌이의 입은 어느새 젖꼭지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배꼽언저리에서부터 황금빛 물결이 일렁거리고 있었다.

길고 빽빽한 그리고 부드러운 숱들이 찬란한 빛을 내며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 엄청난 황금색 밀림의 분포에 차돌 이는 잠시 멈칫하는가 하더니 이내 황금색 가지 속으로 입을 묻고는 혀로 숲을 헤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난장판을 만들고 있다.

황금빛 숲들이 타액에 칠해지고 가지를 꺾고 바닥에 눕혀질 때마다 알렌의 교성은 깊어지고 길어지며 길게 안타까운 듯 흘러나온다.

[아..학...아..여보....더 세게.......아 나 미쳐.........아 항.........]

알렌이 숨이 막히는 것 같은 갈구에 찬 비음이 그치질 않고 터져 나온다.

아무리 방음이 잘 되어있는 방일지는 몰라도 차돌 이는 알렌의 커다랗게 울부짖는 교성에 흠칫 놀라며 애무를 잠시 중지하고 고개를 들고 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끄러미 쳐다본다.

[아이..........안 돼, 멈추지 말아요. 제발.........]

알렌은 차돌이가 애무를 중지하자 온몸을 비틀어대며 애원에 가까운 비음을 질러대며 차돌 이를 쳐다본다.

기가 찬 듯 바라보는 차돌이의 눈길에서 무엇 때문에 애무를 멈추었는지 알 것 같다.

순간 얼굴이 달아올랐으나 알렌은 용감했다.

길게 뻗은 두 다리로 차돌이의 허리를 감다시피 들어 올리며 두 눈을 지긋 이 감는다.

[할아버지는 이해하실 거 에요. 제발.........제발........ 여보.......]

알렌이 차돌 이를 보챈다.

알렌은 이 순간 한없이 미쳐가고 있었다.

그리운 님 의 제취와 그리고 육신이 가져다주는 커다란 괘락에 도덕과 관념 따위는 생각 밖의 일이었다.

차돌이도 이젠 나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하고 멈추고 있던 애무를 다시 시작한다.

차돌이도 더없이 풍만하고 멋진 알렌에게서 쾌락에 떠는 그런 모습이 보고 싶기도 했다.

차돌이의 손과 입은 알렌의 자극적인 부위를 찾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얼마가지 않아 알렌의 입에서 다시 거친 숨소리와 비음이 쉬지 않고 터져 나온다.

드디어 알렌이 몸을 떨어대기 시작한다.

그리고 머리를 마구 흔들며 정신없이 무어라 지껄이며 사지에 힘을 주고 있다.

[아...............나몰라........나몰라.........아......아 학.......아........사랑해...]

절정에서 오는 비명이 끊임없이 터지고 두 다리로 애무하고 있는 차돌이의 머리를 감싼다.

그리고 분수 같은 오줌줄기를 차돌이의 얼굴에 사정없이 분사하고 만다.

그랬다.

알렌은 이 순간 한없이 높이 솟아올라 우주로 향하는 로켓이 되어있었다.

자기몸속 조그만 구석에서 일기 시작한 화염이 온몸으로 퍼지고 급기야는 온몸을 태우고도 남을 것 같은 엄청난 화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전신을 폭발시키고 말았던 것이다.

한없이 끝없이 나는 중에서도 더 이상의 것을 찾으려 자기몸속의 허물[오줌]을 사정없이 벗어 제키고 있었던 것이다.

이 순간 알렌은 세상의 슬픔도 괴로움도 그리고 희망도 평화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 망아의 세계에서 오직 정신병자처럼 넋 잃고 마냥 구름 위를 헤 메듯 떠돌고 있으며 그 육신은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렇게 알렌은 차돌이가 가져다준 쾌락에 잠시이지만 커다란 황홀 속에 잠겨버렸던 것이다.

한편 졸지에 얼굴에 오줌줄기를 맞은 차돌 이는 순간 멈칫했으나 알렌의 절정 때 가지는 행위를 알고는 고스란히 오줌을 맞아가면서도 놀림을 멈추지 않는다.

마구 흔들며 괴로운 듯 두 눈에 흰 동자를 보이며 미친 듯이 광란하던 동작이 차츰 수그려 지며 또다시 조금 시간이 흘러 마지막 여운을 즐기던 알렌이 차츰 진정의 기미를 보이더니 차돌 이를 끌어올린다.

그리고 얼굴에 자기의 오줌으로 범벅이 된 모습을 보고는 어쩔 줄을 모른다.

[어머....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난 자제하지를 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알렌이 진지하게 용서를 빈다.

한국의 남자 그것도 자기가 목숨처럼 사랑하는 남자의 얼굴에 사정없이 오줌줄기를 퍼부었으니............대다수 미국 남자들이라도 자손심이 상할 일이고 더군다나 한국의 정서애도 또 유난히 강한 자손 심을 가진 차돌 이에게 무례한 실례를 했다 생각하니 도무지 얼굴을 마주 대하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한다.

[후후후.........그렇게 좋았어, 날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다니..........]

차돌 이는 약간은 비아냥거리는 소리로 알렌을 힐책하며 의미모를 미소를 지으며 바라본다.

[아이.........부끄러워요, 당신 이제 내게 들어와요.........]

알렌은 부끄러움을 숨기려는 듯 차돌 이를 바싹 끌어당기며 살그머니 속삭인다.

[어라.......시트를 이렇게 만들어놓고도 나더러..........]

차돌 이는 어이가 없는 시늉을 하며 알렌의 품에서 벗어나려 몸을 움직인다.

[아. 여보....제발.....제발 부탁이에요....]

알렌은 사정한다.

비록 자기로 인해 시트가 엉망이지만 지금 이 기분을 놓치고 싶지가 않다.

그리고 자기의 추태로 인해 엉망이 되어있을 시트를 쳐다볼 용기도 없었고 무엇보다 차돌 이의 품에서 떨어지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이왕 엉망이 되어버린 꼬락서닌데.......그깟 시트 벗겨낸다고 달라질 것도 없지...]

차돌 이는 천천히 몸을 움직여 불덩이처럼 달아올라있는 방망이를 한손으로 잡고 알렌의 두 다리 사이 깊숙하고 흠씬 젖어있는 늪 속으로 안내한다.

그곳은 이미 홍수로 인해 질펀하게 젖어있었고 차돌이가 뜨거운 불방망이를 갖다 대자 저절로 이다시피 천천히 강건하고 구부러진 방망이의 모습을 흡수해버린다.

차돌 이는 자기의 물건이 별로 큰 지장 없이 용광로같이 뜨거운 동굴 속으로 진입하자 그곳의 부드럽고 그리고 오밀조밀한 살들이 포근하게 감싸오자 진저리를 치며 그 느낌에 흠뻑 빠져들고 만다.

다시 분위기는 광란으로 젖어간다.

환한 방안 그리고 후줄근한 땀내가 사방을 진동하고 열기는 뜨거운 태양처럼 두 사람의 몸에서부터 치솟아 오르고 끈 적한 비음이 끊임없이 토해지고 있다.

정신없이 허리를 놀리던 차돌이가 갑자기 뜨거운 불덩이를 알렌의 몸에서 이탈해버린다.

[아........안 돼........]

알렌은 갑자기 차돌이가 자기의 몸속에서 빠져나가자 안타까운 한숨을 토하며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얼굴엔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으며 조그마한 소리로 차돌 이를 보채며 쳐다본다.

[아...내 사랑.. 제발,,,,,,,,,,나 미칠 것 같아.. 왜...왜........]

차돌 이는 빙그레 웃고 있다.

그리고 한손으로 지금껏 피스톤운동을 하던 알렌의 동굴 아래 조그만 국화꽃을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터치한다.

[아......그래요...당신이 하고픈 대로 해요.

내 어디한구석 당신을 그리워하지 않는 곳이 없어요.

빨리 당신을 내속에 구속하고 싶어요........어서요, 당신을 내게 줘요..........]

알렌은 차돌이가 무얼 원함을 알았다.

알렌에게는 차돌이의 요구가 마땅하다고 여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자기의 어느 곳이라도 취할 수 있고 또한 자기는 기쁜 마음으로 수용할 수 있었다.

사실 알렌에게는 아날이 생소한 것이 아니었다.

차돌 이를 생각하고 그와의 섹스가 그리워질 때마다 항문에도 기구를 넣고 이것이 차돌 이였다면 하고 자위한 적이 한두 번이었나.

물론 크기는 작았지만 큰 두려움은 없었다.

그리고 정말 차돌이의 기형인 자지가 자기의 그곳에도 침입해 마구 짓밟아주었으면 하고 얼마나 고대하지 않았던가.

이제 자기가 바라고 차돌이가 원하는 그곳에도 사랑하는 님 의 물건이 들어온다 생각하니 두려움보다는 호기심과 설레 임으로 다가와 있었다.

[아.............아.......]

축축하고 미끈미끈한 물질이 주름 잡힌 국화꽃에 문 들어지고 작은 꼬챙이 같은 손가락이 슬그머니 입구를 확장시키며 밀려들어오고 있음을 느끼고 알렌은 다시 한숨을 내쉬고 차돌이가 들어오기 쉽도록 엉덩이를 들어주고 두 다리는 한껏 벌여지고 높이 치솟게 올려준다.

하나가 빠져나가고 이번에는 두 개가 그리고 한참 입구를 간질이며 놀던 손가락이 물러나고 뭔가 묵직하고 힘찬 살덩이가 국화꽃 입구를 지긋이 눌려지며 천천히 그 살덩이가 밀려들며 내밀한 속살을 아프게 하면서 내장을 채우며 자꾸만 깊게 들어온다.

[아......살살......아파요......그러나 좋아요. 아............]

입구를 찢듯이 들어온 물건이 온 내장을 가르듯이 하고는 아랫배까지 들어와서는 진입을 멈춘다.

그리고는 천천히 밀려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고 하더니 급기야 무서운 속도로 그곳을 드나들기 시작한다.

한참을 그자세로 알렌의 항문을 유린하던 차돌이가 커다란 자지를 이탈시키고는 알렌을 묘한 자세를 취하게 한다.

차돌이가 자세를 바꾸어 자기를 옆으로 하더니 한쪽 다리를 치켜 올리고는 다시 휘어지고 커다란 자지를 이미 미 끌 하게 길이나 있는 항문으로 밀고 들어와 재차 움직이는 것이다.

알렌은 고통은 이미 멀리 달아나 있었다.

성감이 풍부한 탓인지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워야할 행위에도 급속도로 몸은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어느새 차돌이의 한 손이 내려와 비워있는 알렌의 늪 속으로 손가락이 밀려들고 있지 않는가.

세 개의 손가락이 한껏 질을 넓히며 항문의 움직임과는 반대로 들락거리는 것이 아닌가.

두 군데의 늪 속에 잠겨 마구 미친 듯이 드나드는 이물질에 알렌은 급기야 하얀 눈동자를 잔뜩 드리우고 괴로움인지 황홀경인지도 모를 소리를 끝없이 쏟아내는 것이다.

[어마........아....아 항 나죽어..........]

알렌은 죽을 것 같았다.

처음엔 아프고 속이 꽉 찬 듯 항문의 거북한 그것이... 그것이 움직이고 다시 속도가 빨라지자 아픔은 사라지고 무언가 그곳에서 스물 스물 기어오르던 쾌감이 있었다.

그런데 그곳이 불이 나도록 움직이고 있는 와중에 무언가 커다란 이물질이 차돌이가 비우고 간 보지에 사정없이 차고 들어오더니 차돌이가 움직이는 동작과 반대로 사정없이 깊은 속살을 때리지 않는가.

얇은 점막을 사이로 두 개의 물질이 사납게 미친 황소처럼 움직이자 알렌은 아픔보다는 터질 것 같은 쾌감에 정신없이 머리를 가로 젖 더니 엄청나게 다가오는 쾌락의 물결을 막지 못하고 다시 몸속에 가둔 저수지의 둑을 스스로 허물어뜨리고 그 속에 가둔 물을 힘차게 내뿜고 만다.

[아 학......엄마야......나죽어.....학..학...아... 아 아 항.........]

물결과 함께 빠져나가려하는 두 동굴 속의 물건이 빠져 나갈듯이 밀려나가려하자 알렌은 온몸에 힘을 그 두 곳으로 몰아 힘주어 잡으면서도 규칙적인 분사를 하고는 급기야 두 눈에 흰 동자를 내비치며 사지를 축 늘어뜨리고 만다.

그러자 두 동굴 속에 붙잡혀있던 물건이 자유를 얻게 되자 전과 같은 움직임으로 돌아간다.

알렌의 몸이 조금 시간이 지나자 다시 서서히 파닥거려지더니 다시 사지에 힘이 들어가고 힘을 얻은 두 손이 차돌이의 목을 죽어라고 껴안는다.

[자기야 사랑해.........아. 너무나 행복해. 그리고 좋아.........

아......자기야......나 모르겠어. 다시 타올라...정말 이러다가 나 죽을 거야......

아 학........미치도록 좋아........

아 항....자기야.....그래 그렇게 더 심하게 나를 학대해...아.........너무 좋아..........]

알렌은 지금 아무른 생각도 없는 사람처럼 마구 소리를 질러댄다.

내면에 잠재된 감정을 한줌도 감추지 않고 님 이 듣던 말 던 마구 소리를 질러대며 다시금 찾아오는 커다란 물결에 마구 몸을 떨어댄다.

차돌이도 항문의 괄약근의 조임에 자지가 끊어지는 느낌을 수없이 받으면서도 끈질기게 고비를 넘겨가며 온몸에 땀이 후줄근히 젖을 무렵에야 비로소 정력의 산물을 토출하고 만다.

[아.....알렌..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아......아 학.........]

가쁜 숨소리를 연신 내질러대며 몸속의 뜨거운 용암을 한없이 깊고 깊은 알렌의 엉덩이 안쪽 내장 깊숙이 쏘아대고 만다.

알렌도 차돌 이와 때를 같이하여 세 번째로 맞는 엄청난 쾌감 앞에 사지를 부르르 떨며 허우적대고 있다.

짙은 땀 냄새가 온 방안을 물들이고 그 열기는 사방을 맴돌아 다시 몸으로 다가와 축 늘어지려는 두 사람을 더욱 느슨하게 볼품없는 꼬락서니를 만들고서야 천천히 식어가는 것이다.

한동안 축 늘어져 움직일 줄 모르던 두 사람이었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차돌이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차돌 이는 벌거벗은 그대로 욕실로 사라진다.

알렌은 차돌이가 일어나자 조금 꿈적거리는가 하더니 다시 잠잠해지고 살아있는 두 눈만으로 차돌이의 행동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런 알렌의 얼굴에는 만족감과 더불어 차돌 이에게 내뿜는 한없는 애정과 존경이 줄기줄기 흘러나오고 있었다.

미소 지으며 황홀한 듯 차돌 이를 바라보는 알렌이 차돌이가 욕실로 사라지자 다시 눈을 감고 만다.

온통 행복에 젖은 표정을 가득 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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