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저녁
차돌이가 집에 들어온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취해있었고 얼굴엔 피멍이 잔뜩 들어 있었다.
생전 처음으로 만취하도록 마셨고 일부러 시비를 걸어 무수히 맞기도 했다.
군데군데 옷은 찢어지고 피가 묻어있다.
다행히 집엔 일하는 아줌마 밖에 없었다.
아줌마가 있는 힘을 다하여 차돌 이를 자기 방에 넣고서야 크게 허리를 펼 수 있었으니 아줌마도 차돌이의 행동이 기가 막히는 모양이다.
아직 이집에 10년을 가까이 있었지만 누구하나 만취하여 걸음을 옮길 수 없도록 취해서 들어온 사람을 본적이 없었으니 오죽 하겠는가......
차돌 이는 방안에 엎어져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다.
그리고 제일 먼저 차돌 이를 찾아온 사람은 민수였다.
민수는 차돌 이를 힘들게 움직여 찢어진 옷을 벗겨내고 차돌 이를 침대에 옮긴 것이다.
술 취해 늘어진 사람이 이렇게 무거운지 민수는 처음 알았던 것이다.
이마에 맺힌 땀을 소매로 훔치며 민수는 중얼거린다.
[치. 형은......그 무서운 힘은 왜 안 쓰고 맞고 다니지........
하여간 이상한 형이야........
그나저나 내가 형을 이렇게 부축했다는 것을 형이 알아야 하는데..........에이..]
민수는 차돌 이를 섬기는데 다른 속셈도 있는 모양이다.
자기가 잘한 짓을 누구보다 차돌이가 알기 바라는 마음이 제일 강했다.
언제부터인가 차돌이의 카리스마가 좋았고 자기도 차돌 이를 닮길 바라고 있었다.
그만큼 민수의 눈에는 차돌이가 우상이었던 것이다.
민수가 방문 앞에서 나오려는데 문이 열리고 엄마가 들어온다.
엄마는 침대에 누운 차돌 이를 바라보더니 민수에게 시선을 준다.
[네가 형을 보살폈니,]
민수가 고개를 끄덕인다.
[어라 우리 민수가 형과 친해지더니 정말 멋있게 변했네.......
아마 형도 이걸 알면 네게 고마워 할 거야.]
엄마의 칭찬이 너무도 기분 좋은 민수다.
[헤헤헤......]
[잠깐 기다려, 형 이불 덮어주고 같이 나가자.]
일화는 차돌 이에게 이불을 덮어준다.
차돌 이를 쳐다보는 눈길이 온통 회색빛으로 젖어 너무나 부드럽고 살같이 대하는 엄마를 본 민수는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언제 자기들의 잠자리를 봐준 적이 있었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차돌이 혀의 잠자리를 봐주는 엄마의 손길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자. 민수야.....]
방문을 열며 일화는 민수를 다구 친다.
[그래, 엄마....그런데 엄마는 형이 좋아.........]
민수는 방을 나오며 대뜸 일화에게 묻는다.
일화는 일순간 대답을 못하더니 민수를 보며 되묻는다.
[그래. 넌 어땠으면 좋겠니..........]
[헤헤헤..난 엄마가 형을 무지하게 좋아했으면 좋겠어......]
[아버지보다 더 말이야.........]
엄마의 말에 민수는 순간 대답을 못한다.
그러나 이내 이상한 웃음을 지으며 엄마를 쳐다본다.
[으음..........헤헤. 아버지만큼이나..........헤헤....]
[녀석. 쓸데없는 소리한다.
나 형 미워하지 않으니 걱정 말고 빨리 올라가 자, 녀석아......]
일화는 민수에게 알밤을 약하게 먹여주며 올려 보낸다.
민수가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자기 마음을 아는 듯하자 흐뭇한 마음도 든다.
민수는 그런 엄마를 쳐다보며 웃고는 자기 방으로 올라간다.
일화는 차돌이가 평소 마시지도 않는 술을 왜 그렇게 마셨는지 궁금해진다.
일화는 차돌 이에게 길들여져 그의 한마디에 웃고 우는 여자가 된지 오래이다.
비록 차돌이가 한번도 남이 있을 때 무리한 요구를 한번도 한 적이 없었지만 지금 만일 차돌이가 그러한 힘든 요구를 한다면 두말없이 따를 정도로 완전히 차돌이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남편이 있기에 자신을 표출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지경이다.
지금도 그러하다.
차돌이가 남편에게도 순종하고 평시대로 행하라 하였기에 궁금한 마음을 묻지는 못하지만 누구보다 애가 타 있었다.
일화는 한동안 그렇게 서 있다가 안방으로 사라진다.
다음날 아침,
모두가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덕만은 국그릇을 숟갈을 가져가며 차돌 이에게 묻는다.
[어제 인사불성이 되도록 마신 걸로 알고 있어,
왜 그랬어,]
[.........................]
차돌 이는 말이 없다.
아직도 눈 주위가 퍼렇게 피멍이 들어있고 입술주위의 부기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흥........제까짓 게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술을 마셔........
여긴 술 먹고 들어와도 괜찮은 곳인 줄 아나봐.. 흥...]
미지는 차돌이가 못마땅한지 계속 콧방귀를 끼며 핀잔을 준다.
[미지. 너 가만있지 못하겠어.
차돌아......무슨 일이라도 있은 거야....안하던 행동을 다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봐..]
덕만은 킁킁대는 미지를 가만있게 하고 재차 묻는다.
그제 서야 차돌 이는 고개도 들지 않고 조용하게 말한다.
[죄송합니다.
누나가 보고 싶었고 누나가 끓여준 미역국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단지 그것 때문에....이런 몹쓸 사람 보았나.......
어......아니지. 오늘이 며칠이야..........그러고 보니 그럼 어제가.............]
덕만은 소리를 높여 차돌 이를 나무라다가 무언가 생각난 듯 목소리를 가라앉히고 차돌 이를 쳐다본다.
차돌 이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채로 공손하게 대답한다.
[예, 죄송합니다.]
[허허. 이런 실수가..........자네가 내 집에 오고 난 자네를 우리식구라 생각하면서도
자네의 생일을 잊어버리고 그냥 넘기게 했다니.......
허어........당신은 뭐하고 있었던 게야........생일도 하나 챙기지 못하고...........]
덕만은 미안한지 괜한 마누라를 핀잔한다.
[괜찮습니다, 지금도 고마운데..........앞으로 그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차돌 이는 정중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빈다.
그때 민수가 밥을 먹다말고 차돌 이를 보며 애교를 떤다.
[형, 미안해........나는 정말 몰랐어. 이해하지 헤헤헤........]
[흥. 제까짓 게 생일이면 생일이지 그렇다고 술 먹고 들어와....]
미지가 다시 아니꼽다는 듯 트집을 잡는다.
[미지야,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넌 누나가 되어가지고 어째 하나도 베푸는 것은 없고 불평만 하는 거야...
어디서 배운 버릇이야..]
덕만이 참다못해 불같이 화를 낸다.
미지는 아빠가 자기편은 못될망정 차돌 이를 싸고돌면서 자기를 나무라자 그만 눈물을 흘리며 식탁을 차고 나가버린다.
[흑..흑.......아빠는 내가 미운가봐......
저 새끼가 오기 전엔 안 그랬는데 저 새끼 오고난 뒤부터는 아빠가 변했어.....
아빠 미워...정말 미워..흑....흑...........]
[저런.....저런..그래도 저것이......
당신은 자식 교육을 하는 거야 마는 거야]
덕만도 화가 나기는 마찬가지다.
마음속으로 장차 사윗감이다 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당사자인 미지가 저렇게 뒤 틀리어 있으니 속이 편치 않았고 그 화풀이를 죄 없는 일화에게 하는 것이다.
일화는 차돌이가 어제 생일이었다는 사실을 잊어먹은 게 무엇보다 마음 아프다.
자기의 실질적인 주인이 그토록 마음아파 술을 곤드레 먹도록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다고 생각하니 여간 씁쓸하지 않다.
그런데다 남편에게 핀잔까지 얻어먹으니 얼굴조차 들 수가 없을 정도로 부끄러워진다.
일화가 뭐라 변명이라도 하려하는데 덕만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차돌아........내가 너를 여기 데려오면서 호연지기를 키워주려 했는데 어째 자네의 그런 심기하나 못 헤아려서 미안하네...
미지일은 잊어버리게........저애도 심성은 좋은 아이네.........
그렇지 자네가 얼마 전에 개인 연구실을 가졌으면 했지.....
내 알아봐주지.......
그리고 내년에는 올해 것까지 보상해서 거창하게 열도록 하자고...허허허...........]
[사장님,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전 지금도 무엇 하나 아쉬운 게 없는데........도리어 제가 죄송합니다.]
차돌이도 미안하고 송구스러웠다.
만취되도록 술을 먹고 들어온 것도 죄송한데 덕만은 오히려 자기를 위로하고 또한 큰 선물을 주려하지 않는가.........
차돌 이는 고개를 깊이 숙여 용서를 빈다.
[허허허.........괜찮아...괜찮아........,
그런데 속은 괜찮은가...........]
덕만은 그런 차돌이가 좋았다.
자기 것이 아깝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만은 덕만은 지금 차돌 이를 보고 있노라면 무엇이든 주고 싶었다.
그만큼 차돌이가 믿음직스러웠고 마냥 좋았다.
[예,.....]
[역시 젊은 사람이라 다 르 구만.............
많이 먹게 빈속을 꽉 채우고 일어나도록 하라구.......허허허.......
그리고 나는 먼저 일어나겠네.]
덕만이 차돌이 더러 많이 먹으라는 지시를 하고는 수저를 놓고 물을 마시더니 의자에서 일어난다.
차돌이도 같이 일어나며 공손히 허리를 숙인다.
덕만이 안방으로 들어가고 일화도 남편을 따라 들어간다.
차돌이도 수저를 놓고 일어나 제방으로 들어와서 학교 갈 채비를 한다.
그때 방문이 열리고 민수가 들어와 차돌 이에게 미안하다며 거듭 머리를 조아린다.
차돌 이는 그런 민수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어제일 고맙다는 말과 함께 다가오는 일요일 같이 운동하러가자는 제안을 한다.
민수는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평시에는 운동의 운자도 꺼내지 말라 하던 차돌이도 산에 가면 자기의 자세도 교정해주고 같이 호흡 고르는 법 등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민수는 차돌 이와 여러 번 산에 운동을 하고 오면 머리도 맑아지고 덕분에 성적도 올라 아버지의 칭찬은 물론 할아버지에게도 전화로 칭찬을 받고 그렇게 좋아했던 것이다.
그래서 차돌이가 산에 가자면 만사 제쳐놓고 따르기에 이른 것이다.
[헤헤헤. 정말이지 형.......모래야 모래......
그런데 비가 안와야 할 텐데.............헤헤헤.]
민수는 무엇이 좋은지 약속을 상기시키며 웃는다.
[자식, 비가와도 간다. 됐니.....]
[이 야호.......댕 큐 형.........헤헤헤.]
민수가 환호성을 지르며 밖으로 나간다.
민수가 이층 제방으로 싱글벙글하며 올라갈 때 마침 이층에서 내려오는 미지가 동생의 모습을 본다.
[병신, 그까짓 놈이 무엇이 좋다고.........]
누나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민수가 올라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누나를 째려본다.
[누나, 정신 차려. 누나가 열 있어도 차돌이형 하나만 못하다는 걸 알아야 해.....
난 누나 친동생이지만 그걸 느끼고 있어,
정신 차리고 형한테 잘 보이도록 하는 게 누나 인생에 도움이 될 거야....]
[아니..... 이게 남자아니랄까 봐.........조그만 게 뭘 안다고......]
미지가 주먹을 쥐고 하늘로 들어올린다.
민수는 다시 제방으로 뛰어가며 할말을 다한다.
[치이....저런 여자를 누가 데려갈고.........]
미지는 말이 하고 싶어도 상대가 이미 사라지고 없으니 그냥 씩씩대기만 한다.
아무도 자기편이 없는 것이 무엇보다 속이 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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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야, 이제 견딜만하니.........]
인상을 찌푸리며 참고 있는 민수를 보며 차돌이가 묻는다.
[응, 형.......그래도 아직은 추워.........]
[후후후...자식.....그래도 참아봐...........]
이름모를 새들이 지저귀고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며 내는 소리가 봄날을 더욱 싱그럽게 만드는 오후.......
계곡 속에 팬티만 입은 두 청년은 즐겁게 담소하며 조그만 폭포아래 몸을 담그고 그 물을 머리에서부터 나누며 대화하고 있었다.
차돌 이는 폭포아래 정좌한 채 민수에게 뭔가를 가르치려 한다.
[민수야.......사람의 기란 없는 듯 하면서도 있고 있는 것 같아도 없는 거야.....
모든 것은 사람이 얼마나 수련하느냐에 있다고 봐........
차력사나 초능력자들을 우리는 보잖아..........
그 사람들 평시에도 그런 힘을 발휘한다면 어떻게 되겠어........
순간에 몸속의 잠재력을 격발하여 그것을 자기가 어떤 곳으로 분출하느냐에 따라
능력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봐도 좋아.
그 기를 자기가 느낀다면 언제든지 잠재력을 발휘할 수가 있어.
그래서 모든 운동하는 사람이나 기공을 연마하는 사람들은 정신집중이 중요하다고 봐...
그래서 난 이곳을 찾았고 정신을 단련 하는 거야.....]
[형, 그렇다고 이런데 있어야만 되는 것이 아니잖아.......]
민수는 차돌이의 훈련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건 영화에서나 보던 것인데 차돌이가 자기를 겁주려고 흉내 내는 것도 같았고 이렇게 해야 그 힘을 얻는다고 생각지 않았다.
[맞아, 각기 다른 훈련방법이 있고 연마하는 기술도 모두 틀린 법이야......
허나 종내에는 이루려는 목적은 같은 법이야........
넌 나한테 배우려했고 난 내가 아는 기술을 가르쳐줄 뿐이지 남이 하는 것은 못해......]
[알았어, 형. 형이 시키는 데 로 할게.]
민수가 마지못해 고개를 숙인다.
[후후후...그럼 힘들겠지만 내가 가진 모든 마음을 비우도록 해봐..........
다시 말하면 나도 없고 너도 없는 그런 무아지경에 한번 빠지도록 말이야.....
이건 내가 해줄 수도 없는 일이야.....
그냥 아무것도 없는 그런 세계로 자기 자신을 인도해봐.....
그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하려는 마음이 굳건하다면 이루게 될 거야
그러면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내가 깨닫는 게 있을 거야........]
차돌이는 쉽게 말하고 있었다.
무아지경에 빠지는 일이 어찌 수월할 수 있단 말인가.
사람 마음이 얼마나 간사하고 잡념이 많은데 그걸 머릿속에서 비우는 일이 어찌 간단할 수 있단 말인가.
수양이 깊은 사람도 힘든 수행을 이제 처음 입문하는 민수에게 그걸 느끼라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차돌이도 별수 없었다.
자기도 처음에 그걸로 시작했으니 다른 기교나 동작을 가르쳐 줄 수도 없었고 자기가 느낀 바를 그대로 민수에게 전수할 뿐이다.
그것이 민수가 얼마나 힘든지도 모른 체..........
[,,,,,,,,,,,,,,,,,,,,,,]
민수는 말문을 닫았다.
그리고 나름대로 자세를 가다듬는다.
그렇게 둘은 눈을 감은 체 물줄기를 맞으며 미동도 없이 앉아있다.
그러나 그들은 얼마 있지도 못 한다.
민수는 몸을 으스스 떨며 황급히 폭포아래에서 뛰쳐나온다.
그리고 수건을 찾아 몸을 닦고는 부리나케 옷을 주워 입는다.
옷을 전부 입은 민수는 차돌 이를 쳐다본다.
차돌 이는 그 자세에서 움직임이 없다.
민수는 그런 차돌이가 한없이 우러러보이며 존경스럽기까지 한다.
[역시 형은 뭐가 달라도 달라...............]
민수가 오랫동안 차돌 이를 지켜보아야 했다.
차츰 지루해지고 갑갑증을 느끼려할 때 차돌이가 눈을 뜨며 폭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얕은 기합을 내지르며 발로 딛고 있던 바위를 차며 몸을 도약시킨다.
어른의 키를 충분히 넘어도 남을 만큼 몸을 도약시킨 차돌이가 한 바퀴 몸을 회전시키며 5M정도 떨어진 나무등걸을 발로 차고는 사뿐히 땅에 몸을 내려놓는다.
[쿵]
우직한 소리가 들리는 가 했더니 허벅지 둘레만한 나무가 우지직 소리를 내며 꺾어진다.
민수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다.
차돌이의 기술이 자기의 상상을 뛰어넘은 엄청난 기술과 파괴력을 보였던 것이다.
[으............................]
민수가 놀라서 신음을 지르고 있는데 차돌이가 민수의 어깨를 치며 옆에 앉는다.
[자식, 놀랐어.]
[형, 정말 대단해.....난 형이 이정도일 줄은 꿈에도 생각 안했어.]
[그랬어, 너도 열심히 하면 돼.....내가 도와줄 테니..후후후.......]
민수는 차돌이가 너무 부러웠다.
나는 추워 조금밖에 견디지 못하는 것도 차돌 이는 한참을 견디고 있었고 그뿐인가....지금 벗고 있는데도 몸에서 수증기 같은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으니.......가슴에 억새풀 같은 털을 품고 있는 차돌이가 진정한 사나이로 보이고 있으니...........
민수는 그저 한숨만 내쉬고 있을 뿐이다.
.
.
[민수야, 이제 그만하자.]
민수가 자세를 잡으며 나무등걸을 향하여 손짓 발짓을 하고 있는데 차돌이가 제지한다.
민수는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며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차돌이 옆에 앉는다.
둘은 한참을 무슨 이야긴지 하면서 때론 크게 웃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문득 차돌 이는 뜬금없이 민수에게 물어본다.
[민수야, 너도 여자를 품어봤지,]
[헤헤헤...........]
민수는 말은 못하고 웃음으로 긍정을 표시한다.
[자식 내숭은............
네놈은 부자고 잘 생겼으니 마음에 드는 여자면 어찌할 수도 있다 보는데.......
하지만 너도 못 가지는 여자가 있을 거야......
넌 그런 여자를 품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 있다면 그게 누구야.....
조금도 숨기지 말고 내 속에 있는 마음을 내게 털어놔 봐....내가 도와줄지도 모르니....]
민수는 한참을 뜸을 들인다.
차돌 이는 조금 불쾌한 듯 빠르게 일침을 가한다.
[형 그런 일 없어,]
[넌 나에게 하나도 숨기지 않겠다고 했어.
내 맘을 알 것 같아,...널 믿은 내가 바보지............]
민수는 차돌이가 화가 난 듯이 보이자 급히 변명한다.
[아냐, 형 말할게....... 사실은......허지만 비밀은 지켜줘야 해...]
[알았어, 말해 봐..
내가 언제 쓸데없는 말 하고 다니는 것 봤어.]
[응. 그게........실은 나 누나를 가지고 싶어. 솔직히 엄마도........
이상하게 요즘은 그런 마음이 더욱 절실하게 들어...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걸 알지만 내가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내가 나쁜 놈이지 형,.]
민수가 쑥스러운지 차돌 이를 쳐다보며 뒷머리를 끌 적 인다.
차돌 이는 그런 민수를 보며 다정하게 웃어준다.
[자식, 그럴 줄 알았어,
사람이란 누구나 가질 수 없는 것에 더한 호기심과 소유욕을 느끼게 되어있어.
생각이 나쁜 것이 아냐...행동이 나쁜 것이지.....
그렇지만 꼭 가져야만 한다면 가질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면 그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도전하고 성취하는 것이 남자라고 봐..........
자식, 멋있어, 정말 그럴 마음이 있다면 엄마는 몰라도 누난 어찌할 수도 있을법한데...]
차돌이의 말은 민수더러 누나를 범하라는 것과 다름이 없다.
민수는 마음속에 있는 이성에 대한 막연한 희망이 이루어 질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송곳 한다.
그것도 차돌이가 도와준다니 마치 일이 성사된 거나 같은 기분이 든다.
사실 그런 말을 하고는 차돌 이에게 욕들을 각오는 하고 비밀을 밝혔는데 도리어 위로하고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라며 용기를 주지 않는가....
민수는 기분이 들떠 다른 것은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오직 누나를 어찌해야 마음대로 할 수 있는지 방법을 듣고 싶었다.
[형, 정말 미지누나를 어찌할 수가 있는 방법이 있어.]
[이 자식, 정말 누나하고 빠구리하고 싶은 거야.
마음에 품은 호기심이 아니고 아주 절실하게 보이는데........]
[헤헤......형, 할 수만 있다면......한번 해 보고 싶어. 헤헤헤.......]
민수는 비굴한 웃음을 짓는다.
얼마나 민망하고 부끄러운 짓인가.
대명천지에서 자기 누나를 먹고 싶다고 남에게 이야기하고 있으니 민수는 웃고 있으나 속은 씁쓸했다.
[자식.......정말 하고 싶은 모양이네, 그렇다면 한마디만 하지.....
여자란 누구나 쉽게 몸을 허락하지 않아.......
그러나 그 어떤 방법이던 한번 몸을 준 남자에게는 꼼짝을 못하는 법이지.....
정녕 네가 누나를 가지고 싶으면 네가 하는 수단대로 하면 돼......
그리고 요즘 인터넷상으로 휘 귀한 약도 판다고 들었는데.......그걸 이용하던지....
하지만 넌 후회할거야........
잘못하면 평생 가슴에 후환으로 남을 수도 있는 일이야.....
잘 생각해서 선택해......]
차돌 이는 민수를 타이른다.
그런데 그것이 민수를 충동질하고 있는 것 같지 않는가.
다만 민수가 모를 뿐이다.
[맞아. 내가 왜 그걸 생각 못했지, 헤헤헤.......
그런데 누나가 나중에 가만있을까.........아마 날 죽이려 할 텐데........]
민수는 눈빛을 빛내며 고개를 번쩍 든다.
아무나 알고 있는 방법을 왜 생각 못했는지 자기 자신을 책망하며 눈빛을 빛내더니 이내 사그라든다.
아무리 절묘한 방법을 강구하더라도 그것이 자기 친누나이니 마음에 심한 죄책감도 밀려왔다.
또한 성사가 되더라도 뒷일이 후환에 걱정이 되는 것이다.
[자식, 누나를 먹는 일이야, 어찌 수월할 수 있겠어.
중요한건 하는 게 아니라 하고난 뒤의 일이야.
이미 후회할일을 저질렀다면 뒷 처리가 중요하지 않겠어.
그래야 다시 할 수 있느냐 아님 인생 종치느냐 달렸지.
누나의 성격을 보면 부드럽게 대하다가는 오히려 당해.....
조금은 무식하지만 비굴하고 우직한 방법만이 누나를 꼼짝 못하게 할 수 있을 거야.
일단은 누나를 따먹는 게 우선이야.
누나도 자손심이 있어 쉽게 입은 열지 못할 거야
그런 다음에 누나가 꼼작 못하게 결정적인 타격을 입힐 방법을 생각 하는 거야,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찾아보면 방법도 있을 듯한데...........
하여간 그게 성사되면 내 공이라 생각하고 나에게도 누나를 선심 쓸 거지........]
차돌 이는 민수를 부추긴다.
말려도 시원찮을 일을 차돌 이는 왜 부추기고 있는 것일까....
몸 안에 잠재된 음탕한 기질이 폭발한 것인가.....
차돌 이는 부드럽게 웃고 있었지만 그 눈을 보노라면 시퍼런 광망이 줄기줄기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게..으음.......]
[그래..후후..아깝다 이거지.......아무나 할 수 없는 근친이니.....
허긴 내가 받아먹기는........걱정하지 마. 아무리 그렇지만 내가 어찌 그럴 수 있어.
난 뜨내기고 불쌍한 놈인데 괜히 그래본 것이야........후후..]
[아냐..형. 난 그 뜻이 아냐........형이 원하면. 난 뭐든지 해......]
민수는 차돌이가 자기 신세를 한탄하며 씁쓸하게 웃자 급히 변명하며 차돌이의 심기를 건드리려 하지 않는다.
차돌이가 토라지면 자기에게도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민수는 차돌 이를 보며 울상을 짓는다.
[자식, ...그게 얼마나 하기 힘든 일인데
하여간 나중에 일이 성사되고 딴말하면 넌 후회할거야..........
그리고 후회하리라 생각한다면 지금부터라도 그런 것은 꿈도 꾸지 마...
아냐, 후회하게 돼.....포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차돌이가 엄포를 놓자 민수는 절대 그러지 않겠다며 차돌 이를 안심시킨다.
민수는 차돌이가 왜 간접적으로 그런 일을 묵과하고 도움을 주는지 깊이 생각을 해야만 하는 일인데도 존경과 겁을 집어먹고 있으니 단순해지고 마는 것이다.
[알아 .형. 후회해도 좋아.....사실 난 누나가 궁금해...
어차피 누나는 어차피 딴 남자에게 시집가잖아.
그리고 우리 친구들 중에도 그런 놈이 있어.
난 미친놈 아니냐며 놀리지만 어떨 땐 그 놈이 부러워.........
그러니 절대 그런 일 없을 테니 염려 마..]
차돌 이는 왜 미지를 민수가 범하도록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걸까.......
일화도 마음대로 하고 있고 사신의 힘을 빌리면 그런 일은 아주 수월히 할 수 있을 텐데......차돌 이는 나중에 더욱 올가미를 맬 수 있는 미끼가 필요해서인가.....
차돌 이는 민수가 보지 않는 틈을 이용하여 음침하게 웃는다.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한동안 비가오지 않았는데 아침부터 궂은 하늘을 보이고 있다가 저녁 무렵부터 보슬비가 내리는 것이다.
차돌 이는 지금 사장님부부와 함께 어디론가 가고 있다.
조수석에 앉아있는 덕만은 차돌 이를 칭찬하기에 여염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차돌이가 회사의 어려움을 해결했던 것이다.
차돌 이에겐 신조가 있었다.
절대 교만하지 않겠다는.........
차돌 이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너무나 많이 보아왔던 것이다.
사흘이면 완치될 병도 자기 관리 소홀� 태만으로 열흘이상을 입원하고서야 완치되는 사람,
즉 일도 그러한 것이지만.........
또한 열흘을 걸려서야 할 일을 열심히 매달려 사흘에 끝내는 사람.
모든 것은 시간이라는 개념아래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음을......
차돌 이는 이 시간이라는 개념을 무척 아끼고 항상 겸허한 자세로 교만하지 않고 충심으로 무슨 일이든지 열성으로 매달렸던 것이다.
그 방법이 무엇인지 말을 안 해 모르지만 덕만은 그 일로 인해 아버님의 신임을 조금 더 얻게 되었던 것이다.
지금 차가 가는 곳은 XX그룹 회장이고 덕만의 아버님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차돌 이는 특별히 아버님이 보고 싶다고 해서 덕만 이가 데려가는 것이고 자기에게 차돌이가 있다는 것을 아버님께 소개시켜 보여주고도 싶었다.
차는 커다란 빌딩 주차장으로 들어가고 일행은 차에서 내려 승강기를 타고 오른다.
그리고 약속장소에 들어간다.
차돌 이는 그저 어리벙벙할 뿐이다.
호화스럽게 치장한 어느 장소에 들어갔는데 그 화려함에 또 다시 놀랐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주위를 살핀다.
홀 구석에는 정장을 차려입은 종업원들이 차렷 자세로 묵묵히 서 있다
그리고 커다란 테이블이 놓여있었고 음식이 들은 듯한 접시가 뚜껑이 닫힌 채로 산재해 있다.
그런 테이블 주위로 여러 사람이 앉아있었다.
덩치가 좋고 눈이 가 늘은 남자가 덕만이 들어오자 앉아 있다가 일어난다.
그뿐이 아니고 다른 2명의 남자와 3명의 여자도 일어나 덕만 이에게 인사를 한다.
[형님, 오십니까..........]
[오빠. 어서 와............]
여러 사람이 덕만 에게 차례로 인사하자 덕만은 웃음으로 반기고 남자끼리는 악수를 하며 반가움을 표시한다.
차돌 이는 잠시 주위 인물을 살핀다.
처음 덕만 에게 인사를 한 이복동생을 보니 어쩐지 냉정하고 비열하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을 그런 사람으로 보았다.
그 옆에 일화보다도 더 예쁜 부인이 앉아 있었는데 동생 덕 수의 부인인 모양이다.
그리고 두 명의 여자는 덕만의 동생이고 남자들은 여동생의 남편인 모양이다.
여동생의 남편들은 모두 호감이 가는 아주 넉넉한 그리고 하나같이 총기가 서린 눈빛을 보이고 있어 가히 뛰어난 머리를 소유하고 있는 듯 보인다.
덕만이 자리에 앉고 차돌 이는 덕만의 뒤에 다소곳이 기립하고 서자 모두는 한결같은 눈으로 차돌 이를 쳐다본다.
[오빠..저 사람이야.......
이번에 큰일을 해낸 사람이...]
[하하하..그래.....조금 있다 아버님 오시면 인사시키지........]
[잘생기지는 안하지만 기골이 장대하고 너무 사내 다와 보인다.
오빠는 언제 저런 청년을 곁에 두고도 말 안하고 있다니.....오빠도 무서운 사람이네.]
여동생은 덕만이 그 일을 해냈음에 칭찬하며 아울러 차돌 이를 자기들에게 알리지 않았음을 서운해 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동생은 뭔가 여운이 남는.......누구더러 들으라는 듯이 이야기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은 표정이 순간 흐트러지는가 하더니 이내 평정을 찾는다.
차돌 이는 정면을 응시하고 부동자세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덕 수는 그런 차돌 이를 조그만 눈으로 살피기에 여염이 없었다.
[회장님 오십니다.]
40대의 정장을 입은 신사가 나타나며 소리를 지른다.
모두가 테이블에서 일어남과 동시에 반백발이 된 노신사가 들어오며 반갑게 웃는다.
[허허허.....간만에 식구들을 보는구나......
자자...모두 앉아...........]
회장이 테이블 정중앙에 자리한 의자에 앉자 모두들 자리에 앉는다.
그러자 홀 구석에 있던 종업원들이 우루 루 몰려들어 음식을 덮은 접시의 뚜껑을 연다.
온갖 진귀한 음식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향기를 품어낸다.
절로 입맛이 날 정도로 감미로운 냄새가 삽시간에 홀을 메운다.
[모처럼 식사를 같이 하게 되는 구 만. 하하하.......
그리고 자네들은 나가있게.......]
회장이 종업원들을 밖으로 내몰자 회장의 비서라는 분도 따라서 나간다.
차돌이도 식구간의 식사에 더 있을 이유가 없다고 여기고 밖으로 발길을 옮긴다.
[잠깐, 자네는 나 좀 보세.]
차돌 이는 회장이 자기를 부르자 몸을 돌리며 그 자리에 멈추고 회장님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어쩌면 건방져 보이겠지만 차돌 이는 당당하게 회장님과 눈을 맞춘다.
[저를 부르셨습니까,]
[그러네,........당돌하다 느껴질 만큼 당당한 젊은이군.......
차돌이라 했는가.....이름이 정겨워 잊어지지가 않더군...........]
회장은 차돌이의 당당함에 일순 노기를 띄우는가 하더니 이내 지우고 만다.
[그렇습니다. 손자 차자 돌 자를 쓰고 있습니다.]
차돌 이는 조금도 굴하지 않고 그러나 공손하게 자기의 이름 석자를 밝힌다.
[으흠.......자네의 신상은 아들놈에게 들었네............
이번에 아들놈 일에 큰 힘을 보탰다고 들었네, ]
[별 말씀이십니다, 사장님이 제게 베풀어주신 은혜에 비하면 하잘것없는 것이었습니다.
전 단지 협박하고 욱 박 질러 겁을 줬을 뿐입니다.]
[허허허....하여간........나는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보고 싶을 뿐이었네.
도움이 있어 고맙기도 했지만.....어때 앞으로도 계속 도움을 줄 수 있겠지.]
[예, 물론입니다. 제가 필요하시다면 사장님께 언제든 손발이 되어드릴 겁니다.]
차돌 이는 조금도 망설임이 없다.
[아니, 만일 내가 부탁한다면..........]
회장은 넌지시 차돌 이의 마음을 떠본다.
그러나 차돌 이는 겸허하게 거절한다.
[회장님께는 곁에 인재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제가 회장님의 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력이 아직은 미천한지라 언감생심 꿈을
거두겠습니다.
전 사장님의 이번일도 그냥 우연찮게 해결된 거지 실력이 있어 해결한 것이 아닙니다.
아직은 더 배워야하고 전 제가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그 말씀은 거두어 주십시오.]
[허허허..........정말 야무진 청년이군.......
감히 내 앞에서 머리를 들고 하고 싶은 말을 다하다니..허허허..........
이놈아..넌 대단한 아이를 가까이 두고 있어....잘 보살펴 줘.........
그게 네놈에게 득이 될 것 같으니.......허허허......]
회장은 차돌 이를 칭찬하더니 아들 덕만 에게 얼굴을 돌리며 덕만 에게 충고한다.
[예, 아버지.........]
덕만은 공손하게 아버님 앞에 머리를 조아린다.
차돌 이는 더 이상 이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더 하실 말씀이 없으시다면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차돌이가 허리를 숙인다.
그러자 회장이 급히 만류한다.
[아니네, 잠시 이리와 보게......이렇게 만난 인연으로 내 술 한잔 받고 가야하지 않겠나.]
차돌 이는 잠시 망설이더니 두말없이 회장님 곁으로 간다.
그리고 회장이 주는 잔을 받고 넘치도록 따라주는 포도주를 단숨에 입에 털어 넣는다.
그리고 허리를 굽히고는 말없이 돌아 홀을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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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차안에서 덕만은 희희낙락했다.
[덕 수 자식, 오늘 한마디도 안 하 더 구만.........
비열하고 야비한 자식이 또 무슨 꿍꿍이로 아버님의 환심을 살지...........
좌우간 오늘 너무 기분이 좋아......얼마만이야. 내가 아버님 칭찬 들은 적이......하하하.]
[여보, 너무 도련님을 핍박하려 하지 마세요. 전 무서워요,]
일화는 시동생을 두려워했다.
아마 시동생 댁과 무슨 트러블이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알았어, 그전일도 내 생각인데 그놈이 저지른 일이 분명해.....
말해봤자 나만 병신이 될 것 같아 입을 다물고 있지만 놈이 사주한 것이 분명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
차가 집에 거의 다 왔을 무렵이었다.
느닷없는 말이 덕만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차돌아, 어쩌면 네가 원하는 연구실을 구할 것도 같아.
이번일 보상차원에서라도 멋진 곳을 구해줄게...하하하...........]
[어머..정말이에요, 진즉 그렇게 하셔야했어요, 호호호........]
일화가 덕만 이의 결정을 반갑게 맞아들이며 부추긴다.
차돌 이는 그냥 입을 다물고 있을 수는 없었다.
[전 지금도 좋습니다.
제게 너무 지나치게 신경을 안 쓰셔도 됩니다.]
[아냐..하하하..아까 아버님 얘기도 들었잖아.......자네를 잘 보살피라고.....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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