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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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 일화는 차돌 이와 헤어져 자기 방으로 들어왔다.

어이가 없고 기가차기도 한다.

내 나이가 마흔 줄에 들어섰는데 이제 고작 17살인 차돌이가 자기를 품고 싶어 하다니.......

어느 누가 자기 앞에서 자기를 갖고 싶다고 해본 적이 있었나.

남편 말고는 외간 사내에게 들어보기는 처음이다.

자기의 위치가 있고 해서 더군다나 모든 남자들이 어려워하고 감히 천한 말을 하지도 못했는데 아직 대가리에 피도 마른 것 같지 않는 차돌이가 당당하게 말하다니.....

마음 한편으로는 아직도 내가 괜찮은 모양이구나 하는 뿌듯함도 들지만 그것보다는 당돌하고 자기 분별이 확실한 차돌이가 저런 말을 하다니.....

그 아이가 나를 여자로 보고 품을 생각을 벌써부터 가진 것이 분명한 것이 아닌가.

남편이 믿고 자기도 믿었는데 그 아이가 그런 마음을 품다니....

그 아이는 자기가 한말에 약속을 지키는 아이다.

어쩌다 내가 그 아이에게 벗은 몸을 보여주게 되다니 아무리 그것이 우연이라고 해도 한창 클 때인 그 아이가 어찌 감내할 수가 있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하물며 자기도 남편과 관계를 가질 때에는 이 분이 차돌이 같았으면 하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막상 이런 일이 현실로 닥치자 가슴이 답답해 온다.

차돌이가 내일 가고나면 남편에게 무엇이라고 이유를 대지.

우연히 내 벗은 몸을 보았고 성욕을 느낀 아이가 날 원하는데 내가 허락하지 앉자 집을 나갔다고 사실대로 말할 수는 진정 없지 않는가...

어쩌면 남편은 자기가 허락하지 왜 그랬어, 할지도 모른다.

남편은 진정 차돌 이에게 간이라도 빼줄 정도로 혹해있었다.

일화는 답답하였다.

한동안 피지 않던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이고는 걸어 창문을 열고 담배연기를 뱉는다.

하얀 기포가 창문 밖으로 퍼진다.

그리고 그 기포사이로 또 다른 하얀 물체가 스며들더니 일화의 머리에 또 아리를 튼다.

다른 사람이 그 광경을 보았다면 소름이 끼질 광경이 연출되었던 것이다.

일화는 아무른 낌새도 느끼지 못하고 계속 담배를 피워댄다.

목구멍 깊숙이 담배 연기를 흡입했다가 세차게 입 밖으로 뿜어낸다.

그리고 숨을 몰아쉴 때마다 자기는 모르지만 사신의 입에서 나오는 향기를 들이키고 있었다.

일화는 답답한 가슴이 뚤 리는 상쾌함을 마시고 있었다.

창문 밖의 맑은 공기로 오인할 정도로.......

일화는 창문을 닫고 돌아서서 테이블위의 재떨이에 꽁초를 버린다.

그리고 침대에 드러누워 이 난감한일을 어찌 풀 까 고심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정신이 몽롱해지고 어지러워진다.

그리고 기절하고 만다.

일화가 기절하자 어디선가 하얀 물체가 일화의 치마 아래로 하여 사라진다.

그리고 잠시 가랑이 사이가 꿈틀대더니 잠잠해지고 아얀 물체는 치마를 벗어나 어디론가 사라진다.

사신이 사라지고 불과 수분도 지나지 않아 일화가 고개를 흔들며 정신을 차린다.

조금 전까지 어지러웠던 기분은 어디에도 없다.

일화도 이상한지 몇 번이고 머리를 흔들어본다.

내가 뭘 생각하고 있었는지 기억해 낸다.

일화의 인상이 찌푸려지려하다가 밝은 미소로 돌아온다.

[에이. 잊어버리자. 괜한 농담이겠지 아이가 미안하니까 그러는 걸 거야.]

그러나 갑자기 일화의 얼굴이 굳어지고 빨개진다.

차돌이의 팬티앞섶이 생각난 것이다.

팬티 속에 숨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충만하게 부풀어 오른 범위를 보니 가히 상상하지도 못할 물건을 숨기고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심장이 급속도로 가 파 온다.

남편의 부실한 자지와 감히 비교도 되지 않는다.

신혼 초에 몇 번 달콤한 오르가즘을 가진 것 외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그 쾌락이 느껴보고 싶기도 해진다.

그리고 정말 차돌이가 가 버릴까 겁이 나기도 한다.

자기를 구하기 위해 피투성이가 되면서도 자기를 놓치지 않고 붙들고 있었던 아이가 아닌가....

목숨도 마다않던 아이에게 이제 쓸모없는 살덩이 한 부분을 주는 것이 그렇게도 아까운 가 그런 생각이 든다.

지금 그 아이가 자기를 생각하며 성욕을 참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아파오기도 한다.

[내가 왜 이러지........]

일화는 방을 나가 냉장고에서 캔 맥주를 꺼내 뚜껑을 따고는 한달음에 마셔버린다.

답답한 속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몸이 더워오고 뭔가 갈증이 자꾸 밀려온다.

다리가 떨리는 것 같고 남편이 그리워진다.

이럴 때 이렇게 답답할 때 남편이 있으면 그 품속에 묻혀 울고 싶기도 한다.

슬퍼진다.

한없이 외롭고 답답한데 아무도 자기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것에.........

일화는 방으로 들어와 옷을 벗는다.

삽시간에 벌거숭이가 되어 거울 앞에 서서 자기 몸을 본다.

예쁜 것이 없어 보인다.

이런 아무것도 잘나지 않은 몸을 그렇게 절실히 원하는 아이가 있는데 무엇이 아까워 주저하는가.....남편에게 이렇게 하면 잘못이 다 라는 생각은 없어진지 오래다.

풍성한 젖가슴을 터질 듯이 잡아본다.

알 수 없는 전율이 온몸으로 퍼진다.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일화는 자기 젖가슴을 주물럭거리며 침대로 와서 눕고는 그 기분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더욱 세차게 주물러댄다.

[아.....진정 이런 기분 오랜만이야....]

자위도 잊고 살았던 일화였다.

일화는 점점 대담해진다.

한손을 젖가슴에 두고 다른 한손을 가랑이 사이로 넣고 비벼댄다.

그리고 온몸을 구부리고 몸을 흔들어 댄다.

저 멀리 교회의 종소리가 들릴 것도 같았다.

춤추는 듯 한 가벼운 종소리를 들으면서 마음껏 울부짖고도 싶어진다.

한도 끝도 없이 고함을 질러대고 싶어진다.

아니면 한꺼번에 울리는 종소리로 몸을 한껏 떨며 하늘로 치솟고도 싶어진다.

이제껏 망각되고 숨겨왔던 가슴속의 열망을 환희의 종소리 속에 던져버리고 싶어진다.

그렇게 한동안 자위를 하던 일화가 동작을 멈추고 만다.

아무리 달래고 문질러도 자기가 원하는 곳에 가지지를 않고 미칠 것만 같았다.

차돌이의 바지 앞섶이 생각난다.

그것이면 지금 내가 이렇게 목말라하는 갈증을 풀 수 있을 텐데......

[아. 차돌아.......난 어쩌면 좋아.........]

몸은 달아있으면서도 이성은 잃지 않고 있다.

다정스런 애무 속에 접어들던 환상과 뾰족한 못에 찔리는 듯한 아픔도 함께 하고 있다.

남편과 아이를 생각하면 타오르던 느낌도 잠잠해지고 사리분별이 확실해지는데 어쩌다 차돌 이를 생각하면 알지 못 할 으스름한 기운이 쾌락을 원하는 유혹으로 변해 육체가 뜨거워지고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내가 혹시 차돌 이를 사랑하고 있었는가.......

애 뜻해 했고 보듬어주고 싶어 했지 사랑한다는 마음은 가진 적이 없거늘........

그럼 그것이 사랑하는 마음을 숨기기 위한 허울이었단 말인가.]

일화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스스로 자제할 것도 같은데 자제가 되는 듯 하는 데 무언가 허전함이 마음을 괴롭게 만든다.

그렇게 일화는 타오르는 육신과 이성을 자제하기위한 혼자만의 전쟁을 벌이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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