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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ep3. Awakening-- >4 (40/40)

< --Step3. Awakening-- >

"앙. 앙. 나. 나. 갈... 거 같아. 민수야. 민수야."

 평소라면 이미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을 시간에. 난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포근한 미진이 누나의 품에 폭 안겨서 지금 느끼고 있는 이 쾌락을 끝까지 탐해가면서 말이었다. 

"누. 누나. 나. 나도."

"하응. 항."

 이제 누나와의 섹스도 막바지였다. 누나는 이미 조금 전부터 울음에 가까운 교성을 내고 있었다. 나 역시도 터질 듯한 사정감을 겨우 겨우 참고 있었고. 마지막 인내심까지 다 끌어모아 허리를 움직여간다. 이윽고 누나의 몸이 나를 마구 죄여왔고. 난 겨우 그녀의 몸속에서 똘똘이를 빼낼 수 있었다. - - - 아침에 겨우 알람소리를 듣고 일어났다. 자기 전에 워낙 중노동을 해서 그런지 일어나는 게 쉽지 않았다. 눈을 떠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원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마 44/44 44

누나는 일찍 일어나서 출근준비를 하러 갔나보다. 겨우 온 몸을 스트레칭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마시려 내 작은 냉장고 앞에 가는데. 냉장고 문에 작은 메모지가 붙어있었다. [나 먼저 갈 게. 냉장고에 왜 이렇게 먹을 게 없어. 반찬 갖다놔야겠다. 학교 잘 가.] 작은 메모지에서 누나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방울을 알게 된 후에 허무한 것도 있었지만 이런 하나하나를 느낄 때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건 사실이다. 이전보다 모든 것이 쉬워졌고 설레임의 정도가 약해졌다지만 여전히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느낄 때마다 그냥 이대로도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후후."

 잠시 실없는 웃음을 던지고. 나는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내었다. 물병에는 보리차가 담겨져 있었다. 물병의 뚜껑을 열고 입을 대지 않고 나는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유난히 난 아침에 갈증을 많이 느끼는 체질이었다. 항상 아침에 일어나면 난 갈증 때문에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아니 전체적으로 물을 꽤 많이 먹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 걸까? 나름 피부도 괜찮다고 자부하고 있다. 물을 마시고 난 바로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아후. 차가워라."

온수로 돌려놓고 물을 틀어도 빨리 온수로 바뀌질 않는다. 젠장. 결국 일단 나오는 냉수로 말이나 손부터 적시고는 서서히 몸 쪽으로 물을 적셔갔다. 이러다가 따뜻해지겠지. 온수가 나오기까지 기다리기에는 시간도 아깝고 물도 아깝다. 일단 춥더라도 빨리 그냥 후딱 씻어야지. 나는 몸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샤워타월에 딸기 향 바디워시를 짜서 거품을 내고 온 몸에 간단하게 거품질을 해갔다. 몸은 부지런히 움직여줘야 된다. 그래야 좀 덜 춥지. 다행히 몸을 헹궈낼 때는 따뜻한 물이 나왔다. 간단하게 샤워를 마치고. 나는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 간단하게 먹고 양치를 하고서 원룸을 나섰다. 평소와 같이 붐비는 버스를 타고 학교에 도착한 나. 교실 안은 요즘 좀 들떠있었다. 2학기 기말고사까지 다 끝이 나고 겨울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겨울방학을 하더라도 처음 일주일만 놀고 다시 학교에 나와서 방학자율학습을 거의 반 강제적으로 해야 되지만 그래도 애들은 많이 들떠있었다. 하긴 방학자율학습이야 10시까지 등교해서 6시까지 학교에 있는 건데 평소에 비교하면 많이 여유로운 일정이다. 거기다가 일주일이라도 쉬는 게 어딘가? 

"빨리 방학했으면 좋겠다."

"그러게."

현민이 놈과 명철이가 내 옆에 와서 빨리 방학이 왔으면 좋겠다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장명철. 요 놈도 방울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다. 내가 방울로 이경수를 얌전하게 만들어 버린 것에 대한 최대의 수혜자니까. 이경수 그 양아치를 보고 있으면 새삼 방울의 위대한 능력을 더 느낄 수 있었다. 그 양아치같이 설치던 놈이 여전히 내 눈치를 실실 보면서 반에서 조용히 하고 있으니 말이다. 거기다가 더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으니. 내가 말했던 대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경수란 놈이. 허. 거기다가 성적도 조금 올랐으니. 생각을 해보니 난 이경수란 놈한테 정말 좋은 일을 했던 것이다. 저 자식. 고마워해야 될 텐데. 난 살짝 이경수를 흘깃 쳐다보았다. 이경수는 쉬는 시간이라도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다. 그렇게 시선을 돌리다 나는 내 쪽을 바라보고 있던 지혜를 발견하고는 살짝 눈을 찡긋거렸다. 지혜가 눈을 찡긋거리는 날 보더니 밝게 웃었다. 

"이것들 봐라. 너 지혜랑 너무 친한 거 아니냐?"

 너무 티를 냈나? 내 옆에 있던 현민이 놈이 나랑 지혜간의 아이컨택트를 파악한 모양이다. 남자 시키가 눈치만 빨라가지고. 

"친하지. 임마. 확 꼬시려고 생각 중이다."

"이 나쁜 놈. 여자친구도 있는 게."

"크크. 농담이다. 임마."

 학교 애들은 나랑 지혜가 유난히 친하게 지내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미 사귀고 있는지는 몰랐다. 무엇보다 나한테 최미진이라는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진이 누나가 학교 앞에 찾아왔던 적이 여태까지 딱 세 번 있었다. 그 때 친구 놈들이 내가 미진이 누나 차에 올라타는 걸 목격했나보다. 누나의 정체가 밝혀지고 어찌나 질투를 해대는지 어떻게 저렇게 예쁜 연상을 꼬셨나느니. 미녀와 야수 커플이라느니. 내가 야수라니. 그 정돈 아닌데 말이다. 

"그나저나 벌써 일 학년도 다 끝나가네. 방학 자율학습부터는 이 학년 반으로 옮겨서 한다고 했재?"

"그래. 민수 넌 문과잖아."

"2반이다."

"방학부터는 반이 확 갈리겠네. 나는 9반이니까."

 1반에서 6반까지는 문과. 7반에서 12반까지는 이과다. 문과에는 특히 여학생의 비율이 높았고 이과는 남학생의 비율이 높았다. 난 2반이고 현민이 놈은 9반이고 말이다. 아. 참고로 지혜도 문과였고 1반이었다. 1반과 2반. 그리고 7반과 8반이 문과와 

이과 중에서도 성적 좋은 60명을 모아놓은 반이었다. 난 그 중에 속해있고. 하하. 

"니도 공부 좀 하지. 9반이 뭐고. 9반이 크크."

"아이고. 그래. 민수. 너 공부 좀 했다 이거냐?"

 내가 성적으로 놀려가니까 현민이 놈이 발끈했다. 하하. - - - 

"그러니까 방학했다고 너무 들뜨지 말고. 그리고 일주일 동안 흥청망청 놀지 말고 공부해라. 이제 너희들도 2학년으로 올라가고 하는데 열심히 공부해야지. 지금 열심히 공부해야 앞으로 인생이 바뀌는 거야. 알겠지?"

 어휴. 저 공부 타령. 공부, 또 공부. 지겹다. 정말. 

"야. 피시방가자."

"피시방? 그럴까?"

 담탱이의 일장연설이 끝나고 정말 방학이었다. 남자애들이나 여자애들이나 삼삼오

오 모여서 놀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뭐 할 거야?"

"어. 지혜야. 모르겠는데. 영화나 보러 갈까?"

"응. 좋아. 안 그래도 보고 싶은 영화 있었어."

 그러냐. 나는 지혜를 보며 살짝 웃어주었다. 그리고 친구 녀석들이랑 방학 잘 지내라고 인사를 하고 지혜와 함께 학교를 빠져나왔다. 일주일 놀고 학교에 올 때는 이제 각각 2학년 반으로 흩어진다. 아마 그렇게 되면 자주 보지 못하는 놈들도 생기겠지. 또 새로운 친구가 생길 거고. 뭐. 원래 세상사가 다 그런 거 아니겠어? 

"민수. 넌 목표가 뭐야?"

 지혜와 나란히 걸어가는 데 지혜가 내게 목표를 물어왔다. 목표? 음. 상당히 애매한 질문이다. 

"무슨 목표를 말하는 거지?"

"뭐. 어느 대학을 가겠다. 아니면 나중에 뭐가 되겠다. 이런거 있잖아."

"음... 일단은 한국대 입학 정도?"

"오. 호호. 목표가 높네."

"지혜. 너도 한국대 목표 아니니?"

"사실 굳이 한국대를 고집하는 건 아니었어. 근데 방금 네 말 들으니까 나도 한국대에 가야겠네. 헤헤."

"우리 너무 한국대를 쉽게 이야기하는 거 같다. 하하.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대학인데."

"호호. 그런가?"

 내 말에 지혜가 씩 웃어왔다. 목표라. 일단 한국대에 입학하는 거지. 갈 수 있다면 문과의 꽃이라는 경영 쪽으로 가는 것이 좋을 거고. 정확한 장래희망을 정한 건 아니지만 일단 누구한테도 꿀리지 않는 멋진 남자가 되는 게 목표랄까? 

"정확하게 장래희망을 정하지는 않았어. 그냥 내가 정한 목표라면 어떤 사람한테 꿀리지 않을 정도로 멋있는 남자가 되는 게 목표야."

약간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내가 말을 하자 지혜가 잠시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장난스럽게 그녀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살짝 치면서 말했다. 

"왜. 멋있냐?"

"어. 응. 멋있어."

"왜 이래. 여자가 재미없게. 튕길 줄도 알아야지."

 내가 장난스럽게 장난을 치자 지혜가 치. 라며 살짝 삐친 표정을 지었다. 여전히 귀여운 그녀였다.

============================ 작품 후기 ============================지성 팍 경기 보다 왔음. QPR에서 뛰는 모습이 뭔가 어색하지만. 그래도 지성팍이 중앙에서 QPR 경기 템포 조절하고 하는 거 보니. 참. 뭐.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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