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Step2. Jealousy-- >10 (30/40)

< --Step2. Jealousy-- >

 지혜는 잠시 화장실을 간다고 하고서는 노래방을 나왔다. 오늘 민수와의 데이트를 한 이후에 그녀의 결심은 더욱 굳어졌다. 도저히 민수를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지혜는 굳은 결심을 한 표정으로 노래방 안에 있는 여자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자신의 스마트 폰을 꺼내어서는 한 번호를 찾고 있었다. 나쁜년. 그녀는 전화번호부에 그렇게 저장되어 있는 번호 하나를 찾았다. 그것은 바로 민수의 여자친구. 지혜가 지금 가장 싫어하는 한 여자. 바로 최미진이었다. 

"후우. 후우."

 떨려오는 가슴에 크게 한숨을 내쉬면서. 지혜는 미진에게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남자친구 간수 좀 잘 하시죠? 지금 그 쪽 남자친구 어떤 여자랑 데이트 중이신 건 아세요? 대학가 월드 노래방으로 들어가던데. 모르시나봐요?] 라고. 34/44 34

그리고는 황급히 화장실을 빠져나와 지혜는 방으로 돌아갔다. 민수가 혹시나 모를 미진의 연락을 받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민수가 입고 온 재킷에 휴대폰을 넣어둔 것을 봤으니. 그리고 그걸 노래방이 들어가자마자 벗는 것을 봤으니. 충분히 민수의 휴대폰의 전원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왔어?"

 민수가 자신을 향해 다정한 표정으로 왔냐고 물어본다. 지혜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굳어있던 표정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르르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응. 왔어."

 그리고는 민수에게 먼저 노래를 불러달라며 청하는 그녀. 그러면서 지혜의 손은 민수가 벗어 둔 재킷을 향하고 있었다. 민수가 노래방 리모컨으로 노래를 찾고 있는 동안. 그녀는 민수의 폰의 전원을 꺼버렸다. - - - 미진은 오늘 하루 종일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었다. 원래 같으면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있는 연인. 민수가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시간에. 

"치이. 친구 만나러 갈 거면 나도 데려가지. 하루종일 이게 뭐야. 심심하게. 이럴 줄 알았으면 친구랑 약속이라도 잡을 걸."

 마스크 팩을 얼굴에 붙여놓은 채 쇼파에 누워있는 미진. 틀어놓은 TV에서는 민수가 즐겨보는 예능프로그램이 틀어져있었다. 원래 TV를 보지 않는 그녀였지만 이제는 무의식적으로 민수가 즐겨보는 예능프로그램을 틀어놓은 것이었다.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진. [띠리링] 그렇게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진. 그러다가 그녀는 자신의 스마트 폰이 울리는 것을 들었다. 문자가 온 것이었다. 혹시나 민수일까? 하는 마음에 황급히 자신의 스마트 폰을 확인해보는 미진. 그런. 그 문자에는 이런 메시지가 와 있었다. [남자친구 간수 좀 잘 하시죠? 지금 그 쪽 남자친구 다른 여자랑 데이트 중이신 건 아세요? 대학가 월드 노래방으로 들어가던데. 모르시나봐요?] 잠시 미진은 문자를 보고는 내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문자지. 장난 문자인가? 뭐지? 도대체. 이건. 미진의 머릿속이 온통 뒤죽박죽 뒤섞이기 시작했다. 얼굴에 부착해두었던 마스크 팩을 확 벗겨내고는 미진.

"누. 누가 이런 걸 보낸 거지? 민수는 오늘 친구만나기로 했는데. 고향에서 친구 올라온다고. 누. 누가 이딴 장난을 치는 거야. 도대체."

 미진의 떨리는 목소리. 그녀는 황급히 폰을 열어서 민수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전화가 되질 않았다. [고객님이 전원을 끈...] 털썩. 이게 무슨. 전원을 왜 끈 거지? 미진의 머리 속에는 별의 별 생각이 다 들고 있었다. 문자 하나가 평온하던 미진의 마음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것이었다. 미진은 자신도 모르게 황급히 옷을 입고 있었다. 대학가라. 그리 멀지 않다. 차를 타고 간다면 몇 분 만에 금방 도착할 것이다. 월드 노래방? 어딘지 알 거 같다. 차키를 챙기고서 지혜는 빌었다. 제발. 제발. 이 문자가 장난이길. 차라리 진짜라도 갔을 때 그 곳에 없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바람으로. 미진은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오피스텔을 빠져나갔다. - - - [끝내 우린 스쳐가나요.

기억 넘어 서로를 지워야 하나요. 내게 사랑이 준 깊은 상처는 어떻게 견디며 살아야 하는지 (중략) 언제라도 그댈 기다릴게요. 먼저 그대가 날 잊는 다 해도. 사랑하니까 내가 더 사랑하니까 그대 눈물도 외로움도 내가 다 가져갈게요. 울지 말아요. 그대여. 울지 말아요. 세상이 그대를 슬프게 해도. 사랑해요. 그대 지금 듣고 있나요.] 승철이 형님의 듣고 있나요. 라는 노래를 눈을 감고 열창하고서는 나는 눈을 떴다. 감히 이승철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래봬도 내가 노래 좀 하네. 라는 소리를 듣던 놈이었다. 나름대로 내 노래가 괜찮았는지. 지혜 표정이 나쁘지 않았다. 

"노래.. 잘 하는 구나."

 지혜가 웃으면서 내게 말했다. 이거 참 쑥스럽구만. 남자애들이랑만 왔을 때는 그냥 

미친 듯이 신나는 노래나 부르고 하는 건데. 여자애랑 같이 오니까 이거 뭐 불러야 될지 고민했었다. 그러다가 결국 발라드를 선택한 거였고. 워낙에 또 내가 승철이 형님 노래로 연습도 많이 했었고 말이다. 내 노래가 끝나고 지혜가 예약해 놓은 곡 반주가 시작되었다. 에코의 행복한 나를. 오. 이 노래. 좋아한다. 잠시 반주가 시작되고 지혜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몇 번인가 이별을 경험하고서 널 만났지 그래서 더 시작이 두려웠는지 몰라 하지만 누군갈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되는 건 니가 마지막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우- 나처럼] 지혜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담백하게 부르는 지혜. 하지만 목소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난 저절로 그녀의 노래로 빠져들고 있었다. [바쁜 하루 중에도 잠시 네 목소리 들으면 함께 있는 것처럼 너도 느껴지는지 매일 밤 집으로 돌아갈 때 그 곳에 니가 있다면 힘든 하루 지친 니 마음이 내 품에 안겨 쉴 텐데] 노래 중간 중간 내 눈을 꼭 바라보고 있는 지혜. 마치 내게 무언가를 전하기라도 하는 듯 애틋한 눈망울. 난 그 눈빛을 외면하려 하지만 고개는 뻣뻣하게 굳어버린 듯. 34/44 

움직이질 않았다. [지금처럼만 날 사랑해줘 난 너만 변하지 않는다면 내 모든 걸 가질 사람은 너뿐이야 난 흔들리지 않아 넌 가끔은 자신이 없는 미래를 미안해 하지만 잊지 말아줘 사랑해 너와 함께라면 이젠 행복한 나를] 잔뜩 감정을 담아서 노래를 부르는 지혜. 그 모습이. 너무나 애틋해보여서 나는 가슴이 울렁거렸다. 도대체 무슨 감정일까? 이 감정은. 나. 안 되겠다. 진짜. 이렇게 더 있다가는. 정말 나쁜 놈 될 거 같아서. 진짜. 진짜 안 될 거 같다. 이러다가는 정말. 미진이 누나한테도. 지혜한테도. 나쁜 놈 될 거 같다. 이러면 안 된다. 내가 그녀의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다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민수야!"

 지혜가 노래를 하다말고 일어나는 나를 보며 마이크를 내려놓고 황급히 내게로 다가왔다. 그러면서. 안쓰러운 표정으로 내게 말을 거는 지혜. 

"왜. 왜 그래. 도대체. 응? 갑자기 왜 그런 표정으로 일어나는 거야."

"미안하다. 지혜야. 정말. 미안해. 더 있다가는. 흐읍."

정말. 그녀에게 진심을 다해 미안하다며 말을 건네고 돌아서려는 나. 그런 나를 지혜가 갑자기 돌려세웠다. 두 팔로 온 힘을 다해. 나를 돌려세운 그녀가. 갑작스럽게 내게 입을 맞춰왔다. 그녀의 달콤한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다. 빨리 떼어내야만 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그런데... 정신이 멍해져서 그런 걸까? 아니면 정신 줄을 놓아버려서 그런 걸까? 지금 나 뭐하고 있는 거지? 애타게 내 입술을 갈구해오는 지혜를 난 그저 멍하니 내버려두고 있었다. 팔이 올라가지도 않는 것 같다. 도대체... 빨리. 떼어내야 하는데. 내가 멍하니 있는 동안 지혜의 두 팔이 내 목을 강하게 끌어안고 있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러면 정말 안 되는데. 점점 강하게 내 입술을 빨아오는 그녀의 입술에. 스르르 내 입술도 열리려는 그 찰나에. 끼익. 노래방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으응? 털썩.

누가 주저앉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황급히 지혜를 떼어놓고 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 때 거의 절망의 감정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조금 어색한가요? 상황? 크크 여하튼 제가 생각해낸 스토리는 이겁니다. 민수. 큰일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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