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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ep2. Jealousy-- >6 (26/40)

< --Step2. Jealousy-- >

 나는 미진이 누나가 고생해서 만들어준 김치볶음밥을 한 입 듬뿍 떠서 입으로 가져갔다. 입에 들어온 밥을 천천히 씹으며 맛을 보는데. 음. 결과를 말하자면 맛은 있다. 나쁘지 않았다. 특히 워낙 김치가 맛이 잘 들어있었던 것 같다. 김치볶음밥을 하기 위한 김치는 맛이 든 신김치가 적당하다. 갓 담근 김치는 그 자체로는 아주 맛있지만 볶음밥용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음. 이정도 김치면 누가 해도 대충은 맛이 나올 정도로 적당히 시면서 맛이 잘 들어있었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밥을 너무 볶았는지 조금 밥알이 딱딱했다. 뭐. 그걸 제외하면 굳이 흠을 잡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아주 맛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와. 진짜 맛있다. 누나. 잘 먹을게요."

"맛있어? 휴. 다행이다."

"맛있어요. 진짜로."

 누나가 정말 긴장을 했던 양이다. 내가 맛있다고 하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니 말이다. 만에 하나라도 누나. 짜요. 라고 했으면 큰일 날 뻔 했다. 나는 숟가락을 들어 28/44 28

그녀가 따로 들어준 물김치의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마셨다. 아. 시원하다. 이거지. 물김치는 정말 시원한 맛에 먹는 거 아닌가? 특히 난 물김치 국물을 한꺼번에 후루룩 마셔버리는 걸 좋아했다. 물김치 국물은 마시면 소화도 잘 되는 것 같고. 또 갈증도 순식간에 해서되는 것 같아서 너무 좋다. 전체적으로 반찬을 한 번씩 다 먹어보는데. 다 맛이 괜찮았다. 살짝 맛있다며 누가 했냐고 물어보니까 누나가 혀를 살짝 내밀면서 엄마가 했단다. 아. 어머님께서 하셨구나. 나는 솜씨가 상당하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누나. 밥 먹고. 우리 나가서 동네나 한 바퀴 돌고 올까요?"

"그럴까?"

"네. 소화도 시킬 겸 아이스크림도 사먹고요."

"응. 좋아. 헤헤."

"누나. 어디 가서 방금 그런 웃음 던지지 마요. 알겠죠?"

"왜애?"

"왜 긴 왜야. 너무 귀여우니까 그렇지. 그러다 다른 남자들 다 꼬시겠어요. 내 앞에서 그렇게 웃어요. 알겠죠?"

"응. 알았어."

 내가 누나를 구속하려는 모습이 누나 눈에는 귀엽게 보이는 모양이다. 치. 진담인데. 진짜 누나가 저렇게 헤실헤실 거리면서 눈웃음 살살 치면 안 넘어갈 남자가 어디에 있을까? 그게 걱정이요. 또 걱정이다. 나는 밥을 먹다가 괜히 헤실거리며 웃고 있는 누나가 얄미워져서는 식탁 밑으로 발을 살짝 들어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올려놓아버렸다. 

"미. 민수야."

 밥 먹다 말고 갑자기 내가 그러니까 누나가 당황해서 살짝 기침을 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는 전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누나를 바라보았다. 

"응? 왜요?"

"그.. 게. 이 발 좀."

"응? 무슨 발? 아. 그거요. 다리 아파서 올린 건데. 그냥 올려놓을래요."

 발을 살짝 꼼지락거리면서 그녀의 사타구니 쪽을 살짝살짝 간질이는 나. 밸벳 트레이닝복 특유의 부드러운 감촉이 발가락을 통해 내 머리로 느껴졌다. 발 양 옆으로는 탄력적인 허벅지의 감촉이 밸벳의 느낌과 함께 어우려져 날 즐겁게 하고 있었고 말이다. 

"아잉. 참."

 누나가 노을처럼 붉게 얼굴을 물들이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숟가락을 들어 밥을 뜨고 있었다. 밥을 먹고는 있지만 누나 얼굴을 보니 누나는 지금 밥을 코로 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모를 정도로 내 발가락의 움직임에 신경을 쓰고 있는 모양이다. 하하하. 귀여운 미진이 누나. 더 하다가는 밥 먹다가 누나가 체할 거 같아서 발가락을 슬며시 내려주었다. 

"민수. 나빠."

 누나가 토라진 듯한 표정을 지었고 나는 그런 누나가 너무 귀여워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했다. 

"미안해요. 크크. 천천히 먹어요. 그러다 체하겠어요."

"체하면 다 민수 때문이야."

"그러면 내가 누나 배 살살 문질러주면 되지. 제 손이 얼마나 약손인지 누나 모르죠?"

"정말?"

"그럼요. 진짜 체하면 밤새도록이고 와서 간호해 줄 테니까. 걱정마요. 그렇다고 일부러 막 체하겠다고 허겁지겁 먹고 그러면 안 돼요. 알겠죠?"

"들켰네. 헤헤."

 누나가 특유의 저 헤실거리는 웃음을 지으면서 귀엽게 말했다. 내가 살짝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 

"허어. 절대로 막 허겁지겁 먹고 그러면 안 돼요."

"알았어. 응."

 허 참. 처음 봤던 당당하고 날카로워 보이던 커리어우먼이었던 누나의 모습. 나랑 있

을 때 누나한테서는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대신에 귀엽고 애교 많은 누나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참. 여자란 동물은 대단한 것 같다. 밥을 다 먹고 누나와 난 다정히 산책을 나섰다. 뭐. 오래 걷고 그런 게 아니라 아이스크림 하나 사 먹으면서 그냥 소화시킨다는 기분으로 동네를 한 바퀴 정도 살짝 도는 정도의 가벼운 산책이었다. 꼭 팔짱을 낀 채 다정한 모습으로 산책을 하고는 둘은 다시 오피스텔로 돌아왔다. 미진이 민수의 개인과외를 해준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이었다. 거실에 있는 작은 탁자를 조금 당겨서 나와 누나가 마주보며 앉았다. 내가 미리 챙겨온 책을 꺼낸 다음에 나는 챙겨온 방울을 꺼내어 눈 앞에서 흔들었다. 딸랑. 딸랑. 딸랑. 방울 특유의 청아한 소리가 들렸다. 마음이 착 가라앉는 것이 느껴졌다. 미진이 누나가 방울을 보며 반갑다는 표정을 지었다. 

"방울이도 오랜 만이네. 그나저나 왜 방울은 흔드는 거야?"

"뭔가 의식 비슷한 거에요. 왠지 모르게 공부하기 전에 이렇게 방울을 흔들면 마음도 가라앉고 집중도 잘 되는 것 같아서요."

"그렇구나. 하긴. 나도 그 방울 소리를 들으면 뭔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은 좋더라. 그럼 시작할까?"

"네. 시작해요. 누나."

 나는 문제집을 보며 집중하기 시작했다. 대학시절부터 많은 학생들을 가르쳤다 자부하는 미진이 누나답게 그녀의 가르침은 정말 훌륭했다. 먼저 내가 문제를 품에 이해가 되지 않아 여러 차례 질문을 해도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차근차근 이해될 때까지 가르쳐주는 것. 또 수학문제를 풀 때 누나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주었던 것이었다. 무슨 노하우가 있겠냐. 할 수도 있지만 그건 아닌 말이다. 수학이라는 건 한 문제를 가지고도 쉽게 푸느냐, 혹은 어렵게 푸느냐로 나뉠 수 있다. 즉 같은 공식을 사용하더라도 길고 어렵게 돌아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순식간에 핵심을 파악하여 짧고 쉽게 가는 사람도 있다. 누나는 바로 그 핵심을 파악하고 문제에 공식을 적응시킬 수 있는 방법을 요령 있게 가르쳐주었던 것이었다. 이게 바로 입시공부지. 내가 생각하는 공부에는 두 가지 종류의 공부가 있다. 먼저 첫 번째는 정말 학문을 위한 공부. 대학교에서 하는 공부가 이런 공부가 아닐까 한다. 정말 그 전문분야의 학문이 좋아서 그 학문의 경지를 넓히기 위해 오랜 기간, 넓고 깊게 파려는 공부가 바로 첫 번째 공부방법이다. 그에 비해 내가 지금 하는 공부

는 입시공부다. 별거 아니다. 시험만 잘 치면 되는 공부방법이다. 즉 문제를 푸는 요령을 익히고, 쉽게 빠르게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솔직히 내가 수학자가 될 것도 아닌데 굳이 하나의 수학문제를 가지고 이 방법, 저 방법. 탐구하듯이 공부해야 될 이유가 뭐가 있나. 그렇지 않은가? 그냥 내 목표는 수리영역 1등급을 수능에서 받는 거다. 그게 내 고3까지 수학공부의 목표다. 그러면 나는 수리영역에서 나오는 문제유형을 파악하고, 핵심을 파악하고, 문제를 빠르게 풀 수 있는 방법을 기계적으로 연습하면 되는 것이다. 그게 입시공부다. 자격증 공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뭐. 요즘은 자격증으로 쳐주지도 않는다지만 난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을 땄다. 그때 솔직히 공부? 열심히 안 했다. 학원에서 기출문제나 풀고, 기본개념만 잡고, 나머지는 문제 풀면서 틀린 문제 보면서 아. 이거구나 하는 식으로 요령껏 공부했다. 그리고는? 합격했다. 그게 시험공부 아닌가? 학교시험 역시 마찬가지다. 범위 정해져있고, 솔직히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들만 잘 듣고, 또 문제집의 문제들을 잘 풀면서 이런 식으로 문제가 나오겠구나만 파악하면 얼마든지 벼락치기는 가능하다. 그리고 미진이 누나는 내가 생각하는 이 시험을 위한 공부의 요령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수학문제를 풀고 있는데 각 문제마다 어떤 점을 중요하게 봐야 되는지. 핵심을 파악하고 쉽게 문제를 풀 수 있는 요령을 자세하게 가르쳐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이런 문제는 무엇보다 그림을 잘 그려야 돼. 그림만 깨끗하게 그려도 쉽게 풀리거든."

"그렇군요."

"그리고 시험을 칠 때도 문제집을 너무 지저분하게 푸는 것도 좋지 않아. 산만해지고 문제를 푸는 데도 집중이 안 되거든."

"아하. 하긴. 제가 문제 풀 때도 막 이 곳 저 곳에 숫자만 적어놓고 풀다가 좀 어려운 문제 같은 경우는 나중에 대서 어. 중간에 식이 어디 갔더라. 하면서 헤맸었거든요."

"응. 맞아. 그럴 수 있어. 수학은 차근차근 푸는 게 최고야. 그래서 학교에서도 선생님들께서 문제풀이 과정을 보는 수행평가니 이런 거 하시는 거야. 물론 이런 시험을 칠 때 그 때처럼 꼼꼼하게 적을 필요는 없지만 중요한 과정은 깔끔하게 적어두면 문제 풀면서도 편하니까."

 문제를 푸는 방식이나 요령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역시 정말 많은 과외수업을 했던 것이 틀림없다. 난 미진이 누나가 가르쳐주는 많은 노하우들을 열심히 익혀갔다. 확실히 혼자서 끙끙 앓는 거랑 전문가가 옆에서 지도를 해주는 것은 많은 차이가 

나는구나. 누나의 개인과외를 받으면서 나는 처음으로 과외를 받는 애들이 조금 부러워졌다.

============================ 작품 후기 ============================저 공부 못했음. ㅠㅠ아. 미진이요? 26. 아름다운 여성. 상식적으로 처녀일까요? 그리고 요즘 세상에 뭐. 그런게 중요한 가요?

오늘 중대 결심을 하고. 민수에게 방울의 능력을 각성시키려는 마음 먹음. 일단 스토리도 꼬아보려고 마음 먹음.

ㅋㅋㅋ좋은 밤 되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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