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ep2. Jealousy-- >
"그러니까 수학성적이 지난 번 모의고사 때보다 15점이 올랐단 말이야?"
"맞아요. 누나. 요즘 공부도 좀 재밌는 거 같고. 좋아요. 이게 다 누나 덕분이에요."
오늘은 토요일이었다. 토요일이 되자마자 나는 대충 공부할 책 몇 권을 챙겨 미진이 누나 집으로 달려왔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직원복지가 뛰어나다는 한성답게 누나도 한 주에 5일 만을 근무했다. 덕분에 미진이 누나와 난 이렇게 매주 주말마다 큰 부담 없이 만날 수가 있었던 것이었다. 아흑. 이 짜릿한 느낌. 이상한 상상은 하지 말도록. 누나가 내 귀를 파주는 중이었으니까. 귀를 파는 게 참 묘한 흥분을 가져다준다. 뭔가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오묘한 쾌감. 귀 파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 말에 동감할 것이었다. 오죽하면 요새 귀청소방이라는 퇴폐업소까지 생겼다고 뉴스에서 말할 정도니까 말이다.
"아아. 좋아."
나는 미진이 누나의 허벅다리를 만지작거리며 누나가 해주는 봉사를 즐기고 있었27/44 27
다.
"민수. 너 귀지 너무 많이 나오는데? 씻고 귀 잘 안 닦지?"
"많이 나와요? 이거 조금 부끄러운데요? 크크."
"이이. 더러워. 호호."
웃으면서 내 귀를 파주는 누나. 나는 그런 누나의 허벅다리에 누워 이 행복감을 만끽하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해서 계속 이렇게 있고 싶다는 그런 느낌?
"다 했어. 민수야."
"그래요? 그럼 오른 쪽도 해줘요."
나는 누나의 허벅다리에 누운 채로 몸만 홱 돌렸다. 그러자 내 얼굴이 그녀의 배를 향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응. 알았어."
항상 상냥한 미진이 누나. 그나저나 이렇게 누워있으려니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잠
옷만 입고 있는 누나의 매끈한 복부가 눈으로 가득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나는 누나의 몸 쪽으로 고개를 더 파묻었다.
"으응. 민수야. 그렇게 가까이 오면 귀 파기가 너무 어려워."
"잠시만요."
나는 그녀의 몸에 얼굴을 묻은 채로 그녀의 체취를 한껏 들이마셨다. 이 몸내음. 지난 며칠 동안 맡고 싶었던 그 그리운 냄새.
"아이 참. 샤워도 안 했는데."
내가 그녀의 포근한 몸내음을 한껏 들이마시는 것을 본 미진이 누나가 쑥스럽다는 듯 웃으면서 말했다. 하지만 나는 누나의 몸에서 나는 체취가 너무 좋았다. 결코 불쾌한 냄새 따위가 아니었다. 뭔가 안겨 맡고 있으면 포근해지는 그런 냄새 있지 않은가? 사람마다 모두 제각각 체취가 있는 법. 어느 누구는 그 냄새가 굉장히 불쾌한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체취가 거의 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또 누나처럼 맡기 좋은 체취를 풍기는 사람도 있고 말이다.
"샤워 안 한 게 더 좋아요. 누나 냄새가 더 진하게 나니까요. 며칠 동안 얼마나 이 냄새를 맡고 싶었는지 알아요?"
"몸 냄새가 뭐 좋다고."
"아니에요. 누나 냄새는 정말 좋아요. 어떤 향수보다 더. 누나 몸내음 나는 향수 있으면 저는 그거만 뿌리고 다닐 걸요?"
"치. 빈말은."
입을 삐죽 내미는 누나였지만 고개를 돌려 표정을 바라보니 그리 기분은 나빠 보이지 않았다. 나는 계속 누나의 냄새를 맡으며 팔을 누나 허리 뒤로 돌렸다. 주물. 주물. 역시 나는 엉큼한 대한민국 늑대였다. 이렇게 폭 안겨있으니 내 손이 저절로 누나의 탄력적인 엉덩이로 향한 것이었다. 적당히 살집도 있으면서 탄력적인 누나의 엉덩이는 정말 딱 만지기 좋았다. 아. 이렇게 안겨있으니 졸음이 몰려온다. 가뜩이나 오늘 누나 집에 온다고 설레어서 어제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마치 엄마의 품같이 포근한 미진이 누나 품 안에 있으니 저절로 잠이 오는 것이었다.
"하암."
내가 크게 하품을 하자 누나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피곤하면 한숨 자. 누나가 맛있는 거 해 놓을테니까."
그녀의 따스한 손이. 내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왔고. 나는 누나가 주는 이 안정감과 포근함에 결국 잠이 들고 말았다. - - -
"하아암."
몇 시간이나 잤을까? 꽤 깊은 잠을 잤는지 일어나는 데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뭐. 조금 목이 뻐근하기는 했지만 피로는 많이 풀린 모양이다. 기지개를 켜면서 일어나려는데 내 몸에 얇은 담요 한 장이 덮여져 있었다. 나는 덮고 있던 담요 밖으로 나오면서 뻐근한 목을 돌렸다. 위로. 아래로.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쭉 목 근육을 풀어주면 뻐근한 목에 그만이다. 둘러보니 내가 누워서 잠이 들었던 것은 미진이 누나 오피스텔 거실에 있는 쇼파 위였다.
"흐음. 흐음."
목이 칼칼하다. 아무래도 물을 한 잔 마셔야 될 것 같다. 나는 쇼파에서 일어났다. 어? 일어나서 냉장고가 있던 쪽을 바라보니 누나가 앞치마를 맨 채로 열심히 뭔가를 하고 있었다. 나는 살금살금 그녀의 뒤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그녀의 눈을 가려서 '누
구게?' 라며 장난을 치려고 했다. 그 때 미진이 누나가 나를 보지도 않은 채 말했다.
"일어났니?"
아. 김 빠져. 누나의 말에 나는 김이 다 빠져버려서 살금살금 걷던 거를 다시 제대로 걸으며 누나를 바라보았다. 보니까 지금 누나는 계란 프라이를 하고 있었다. 잠시 고개를 돌려 식탁 쪽을 보니까 식탁에는 여러 가지 밑반찬들이 뚜껑이 덮인 그릇에 담겨 펼쳐져 있었다. 오. 누나가 실력발휘라도 한 모양이다. 내가 잠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는데 누나가 조금은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잠을 그렇게 오래 자니. 코까지 골면서."
"코까지 골던가요?"
"그래. 얼마나 곤히 자던지."
"지금 몇 시에요?"
"1시 다 되어가네. 우와. 민수 너 많이도 잤다. 한 3시간 잤네? 자러 왔나봐?"
"1시요? 진짜 자러왔나? 크크. 에이. 아까워라."
나는 냉장고 문을 열고 그 속에 있는 물병을 꺼내면서 불만에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나가 호호 웃으면서 뭐가 아깝냐고 물어 보길래 내가 뭘 당연한 거를 물어보냐는 식으로 그녀의 물음에 대답했다.
"아깝죠. 가뜩이나 우리 주말연인인데. 같이 있는 시간을 자는 걸로 보냈으니 얼마나 아까워요. 같은 서울하늘 아래서 말이에요."
"그러게 말이야. 나도 고등학생 남자친구 때문에 평일에 보지도 못하고 이게 뭔 일이래."
"치. 그래서 싫어요?"
내가 머그컵에 물병의 물을 따르면서 불만스럽게 말하자 미진이 누나가 고개를 돌리면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싫으면 이러고 있겠니. 내가? 호호. 그만 투덜대고 앉아 있어. 누나가 맛있는 밥 차려줄 테니까. 아. 맛있는 거는 장담 못하겠다. 히히."
마지막 그녀의 말에 급 불안해져서 나는 코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냄새를 맡아보았다. 오. 아마 누나가 준비한 메뉴는 김치볶음밥인 거 같다. 약간 매콤하면서도 고소
한 냄새가 코를 자극해왔다.
"김치볶음밥이에요?"
"응. 잠깐만 기다려. 지금 계란만 올리면 돼. 내가 요리를 잘하진 못해도 김치볶음밥은 잘 볶아. 거기다가 워낙 우리 집 김치가 맛있어서. 괜찮을 거야."
"냄새만 맡아도 맛있을 거 같아요. 이거 기대되는데요."
나는 식탁의자에 착석하며 말했다. 정말 기대된다. 이게 누나가 나를 위해 해주는 첫 번째 음식이구나. 으으. 감동이야. 감동. 만리타향은 아니지만 고향도 아닌 서울에서 날 위해 이렇게 밥을 차려주는 여인네가 있다니. 그것도 저렇게 아름다운 여인네가. 나는 감동에 젖어 앞치마를 입은 채 서있는 누나의 뒤태를 바라보았다. 언제 잠옷에서 옷을 갈아입었는지 누나의 유려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몸매가 잘 드러나는 검은 색의 밸벳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는 누나. 오. 저 탄력적인 엉덩이. 진짜 죽음이다. 밸벳 트레이닝복이라니. 난 평소에도 약간 밸벳 트레이닝복에 약간 패티시즘이라고 해야 되나? 그런 걸 가지고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건 보라색 밸벳 트레이닝복. 하지만 여하튼 밸벳의 그 왠지 보드라울 것 같은 그 느낌을 평소에도 정말 약간 변태처럼 좋아했는데.
누나가 그걸 입고 있는 걸 보니까. 내 똘똘이가 기운이 충만해지려고 하고 있었다. 참자. 참아야 하느니라. 넌 짐승이 아니란다. 이놈아. 정신 좀 차려. 겨우겨우 생각을 다른 데로 돌리며 이 흥분을 참아내고 있을 때 누나가 그릇 두 개를 가져와 하나를 내 앞에 주었다. 김치볶음밥에 그 위에 계란프라이를 올린 밥이었다.
"오오오. 냄새 좋고. 맛있겠다."
내가 감탄을 하자 누나가 조금은 떨린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맛있을지 모르겠다. 잠시만."
잠시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누나는 반찬을 담은 그릇들의 뚜껑을 다 열었고. 또 시원한 국물이 잔뜩 담기 물김치를 꺼내어 가져왔다. 반찬은 나름대로 푸짐했다. 멸치볶음, 콩자반, 김치, 콩나물 무침 등등. 한국인이 즐겨먹는 밑반찬들이었다. 혼자 살면서도 나름대로 잘 챙겨먹고 사는 구나. 아침을 시리얼로 때우고 점심, 저녁을 학교 급식으로 해결하는 나로서는 부럽기 그지없는 밥상이었다. 아. 이번 방학 때는 한 번 내려가야겠다. 고향으로. 그래서 엄마가 차려준 진수성찬이라도 먹고 와야지. 흐흐.
"한 번 먹어봐."
"네. 잘 먹겠습니다."
나는 고생했을 누나에게 잘 먹겠다는 인사를 하고 김치볶음밥에 숟가락을 가져갔다.
============================ 작품 후기 ============================밸벳 츄리닝. 네. 제가 좋아합니다.
오. 슈바. 한일전 개 쩔었음. 박주영... 개쩔었음. ㅎㄷㄷ구자철도 쩔었고. 다음에 태권도도 쩐거 같음. 아. 슈바. 아침부터 개 흥분상태. 좀 자야될거 같음. 취기도 오르고. 슈바. 아. 그나저나 크크. 목욕탕 장면은 별로 안 좋았던듯? 저도 싫음. 그냥 친구들끼리 가는 모습 그려보고 싶었음.
오. 슈바. 한일전 개 쩔었음. 박주영... 개쩔었음. ㅎㄷㄷText Loa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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