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ep2. Jealousy-- >
"그러니까. 가장 중요한 건 그거 같아. 우선순위를 정하는 거랑. 시간을 배분하는 거."
"그렇단 말이지?"
"응. 난 항상 계획을 짜서 공부를 하거든. 그리고 시간도 항상 쪼개서 자투리 시간도 공부하려고 노력하고."
"그렇구나."
지혜의 노하우를 듣는데. 정말 독하게 공부하는 구나 싶더라. 그러니까 최상위권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는 거겠지. 학급뿐만 아니라 전교에서도 그녀는 항상 최상위권이었다. 성적이 말이다. 이렇게 얼굴도 예쁜 애가 공부까지 잘 하는 걸 보면 꼭 신이 그다지 공평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여하튼 나는 지혜한테서 어떻게 공부하는 지에 대해서 물어보고 있었고, 그녀는 친절하게 대답해 주고 있었다.
"오오. 둘이 많이 친해졌나본데?"
박현민. 이 꼴통시키가 와서 주접을 떤다. 25/44 25
"많이 친해졌지."
지혜가 현민이의 장난에 시크하게 대답했다. 나는 현민이를 보고 비웃음을 씩 날려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요 놈아. 약 좀 오르지? 요즘 우리 반은 분위기가 상당히 괜찮았다. 분탕분자인 이경수가 다시 조금씩 설치기는 했지만 이전처럼 막무가내로 설치지는 않았다. 특히 녀석은 나는 아예 없는 사람취급을 했었는데 뭐. 상관없다. 나도 어차피 놈이랑은 친해질 생각도 없었으니까.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해주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요즘 학교생활만 같으면 정말 학교 다닐 맛이 난다. 원래도 뭐 애들이랑 둥글둥글하게 잘 지냈지만 요즘은 더 그랬다. 학급 애들과의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라고 해야 되나? 조금 더 친해졌다고 해야 되나. 아무래도 내가 용기를 내어 이경수와 대적했던 것이 큰 모양이다. 덕분에 먼저 인사를 하는 애들도 늘어났고.
"윽. 나를 비웃다니."
장난을 치면서 나와 지혜 옆에 오는 현민. 이게 이 놈의 장점이다. 언제나 밝고, 사교성도 뛰어난 점. 참. 사회생활은 잘 할 거다.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지혜가 공부를 잘 하잖냐. 그래서 내가 지혜의 노하우 좀 쏙 빼먹으려고."
"노하우라고 할 것도 없는데. 뭘."
"아니여. 지혜. 니가 공부하는 시간표만 봐도 큰 도움이 되는 거 같다. 우선순위 이런 단어는 생각도 못했는데."
"도움이 됐다면 다행이고."
나랑 지혜가 웃으면서 다정하게 이야기를 하자 현민이가 의심스럽다는 눈초리로 우리 둘을 바라보았다.
"둘이. 뭔가 수상한데? 핑크빛 기류가 흐르는 거 같은데 말이야."
그 말에 지혜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그런 거. 민수 여자친구도 있는 데 뭘."
지혜의 말에 현민이가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표정은 정말. 웃겼다. 입을 턱 벌리고 나를 바라보는 그 모습.
"뭘. 그렇게 보냐. 짜샤."
"미. 민수. 너 진짜냐?"
"뭐가. 여자친구 있다는 거 말이냐?"
"그래. 그 거."
나는 현민이를 씩 웃으며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민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크크.
"임마. 친구가 여친 생깄다고 하면 축하를 해 줘야지. 왜 인상을 찌푸리고 난리냐?"
"배. 배신자."
와락. 갑자기 달려들며 나에게 헤드락을 거는 현민이. 이 시키가.
"야. 야. 아프다. 이거 놔라."
"짜식이. 연애를 하면 연애를 한다고 털어놨어야지. 그걸 비밀로 하고 있어?"
"그게 아니고. 임마. 얼마 안 됐다. 켁켁. 숨 못쉬겠다. 임마."
"짜식이 말이야. 이 형님도 혼자로 지내고 계신데 버르장머리 없이."
"이 시키가. 누가 형님이야."
나는 헤드락을 걸린 채로 녀석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때려버렸다. 억. 하는 소리와 함께 헤드락을 풀고는 옆구리를 문지르는 현민이 놈.
"맛이 어떠냐?"
"여자친구 있다고 이젠 막 친구까지 패냐. 어이구. 내 신세야."
나랑 현민이 놈이 서로 물어뜯어가며 장난을 치고 있으니 지혜가 풉 하며 웃고 말았다. 그리고는 한 마디 던지면서 돌아서는 지혜
"그럼 두 절친 분들께서 오붓한 시간 보내시고."
"절친은 개뿔. 배신자면 몰라도."
"배신자는 무슨. 임마. 부러우면 부럽다고 해라. 짜샤."
"크으. 니가 친구 심장에 비수를 꽂는구나. 그래. 부럽다. 임마. 근데. 제수씨 예쁘냐?"
"제수씨라 하지 말고 형수님이라 해라. 니나 내보다 나이도 많으시다."
"헉. 연상이냐? 연상이 뭐가 아쉬워서. 고딩을."
"다. 내가 잘 나서 그런 것 아니겠어?"
"근데 예쁘냐니까?"
"장난 아니게 예쁘지. 진짜 예쁘다."
"그래? 그럼. 언제 한 번 소개해줘야 되는 거 알지?"
"좀 있어봐. 누나도 많이 바쁘고 해서. 언제 한 번 얼굴 보여줄게."
"으. 솔로부대에서 한 명이 또 이렇게 탈퇴하는 구나."
"난 애초에 솔로부대에 가입한 적도 없거든요."
현민이랑 하는 대화는 항상 유쾌했다. 짜식. 만약에 니가 미진이 누나 얼굴을 보면 더 부러워서 미칠 거다. 크크. 오늘은 모의고사를 치는 날이라 쉬는 시간이 길었다. 수능과 동일한 시간으로 모의고사도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각 과목당 쉬는 시간이 30분이었으니. 만약 3학년 교실이었다면 쉬는 시간에 이렇게 장난을 치거나 소란스럽게 하지 않았겠지만 우리는 아직 고1이고, 몇몇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애들 말고는 아직까지 그렇게 심각하게 수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던 게 사실이었다.
"아. 오늘 끝나고 목욕탕 안 갈래?"
현민이 놈이 제안을 해왔다.
"목욕탕?"
"어. 진한이랑 명철일도 가기로 했거든. 간만에 모의고사 끝나고 일찍 마치는데 목욕탕 가서 때도 밀고, 피로도 풀고 어떤데? 콜?"
"콜. 슈바. 좋아한다. 목욕탕. 그러고보니 뜨거운 물에 몸을 담궈 본 적이 언제냐."
사우나. 사우나. 내가 좋아하는 사우나. 뜨거운 물에 몸을 담구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그 노곤함. 으으. 오랜 만에 현민이 네 놈이 좋은 제안을 하는 구나.
"크크. 넌 바로 승낙할 줄 알았다. 원래 할아버지들이 사우나 가시는 거 좋아하니까."
"얌마. 할아버지라니."
내 학교생활은 보다시피 나름대로 행복한 생활이었다. 모의고사가 끝나고 가채점 시간. 내 성적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이전 모의고사 성적보다 성적이 올랐다는 사실이다. 특히 수학성적이 15점 이상 올랐다. 모의고사 시험이 끝나고 나는 지혜에게 오늘은 친구들과 목욕탕을 가기로 했다고 혼자 가야 될 거 같다고 사과를 했다. 지혜가 괜찮아. 라며 쿨하게 사과를 받아주었고. 나, 박현민, 장명철, 이진한. 이렇게 네 명이서 함께 교문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아. 진한이 역시 나랑 같은 반이었고 조금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다. 하지만 축구만 하면 미쳐 날뛰는 경향이 있는 녀석이기도 했다.
"아. 씨. 성적 또 떨어졌다. 짜증나네."
"나는 떨어지지는 않았는데 오르지도 않는다."
"크크. 나는 올랐는데. 열심히 좀 해라. 짜식들아."
"자랑질 좀 보소."
"아. 피곤하다. 정신력을 모조리 소모한 듯한 기분인데. 빨리 가서 뜨거운 물에 몸 좀 담궜으면 좋겠다."
"야. 나는 지금 목욕탕에 가는 게 거의 한 일 년 만 인거 같은데?"
진짜 일 년 만 인거 같다. 일단 서울에 올라와서는 한 번도 안 갔으니까. 내 말에 현민이 놈이 으으. 하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에이. 더러운 놈아."
"야. 목욕탕 안 간다고 더러운 거 아니거든요? 매일 샤워를 얼마나 열심히 하는데."
"샤워랑 목욕이랑 같나? 한국사람이라면 때를 밀어야지. 때를."
"동감이다. 오늘 민수. 살갗 다 벗겨 놔야겠다."
허억. 진한이의 조용한 카운터 한 방이 매섭다. 역시 조용한 놈들이 더 무섭다더니. ============================ 작품 후기 ============================어릴 적에 친구들이랑 같이 목욕탕 갔을 때. 항상 즐거웠었죠. 냉탕에서 같이 놀다가 아저씨들한테 혼나기도 하고. 다 추억입니다.
아. 지혜. 그렇게 나쁜 애 아닙니다. 미워하지 마세요. 작가가 좋아하는 케릭터입니다. 그저. 스토리 진행 상 저렇게 된 거임. 민수가 나쁜 놈임. 아아아. 축구 빨리 보고 싶다왜 런던은 축구를 새벽에 하죠?
(조크. 웁스.)=====================================================================
아. 지혜. 그렇게 나쁜 애 아닙니다. 미워하지 마세요. 작가가 좋아하는 케릭터입니다. 다. Text Loading ... 아. 지혜. 그렇게 나쁜 애 아닙니다. 미워하지 마세요. 작가가 좋아하는 케릭터입니다. 아저씨들한테 혼나기도 하고. 다 추억입니다.
아. 지혜. 그렇게 나쁜 애 아닙니다. 미워하지 마세요. 작가가 좋아하는 케릭터입니다. Text Lo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