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ep2. Jealousy-- >
한지혜. 청하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며 아름다운 외모와 더불어 성적 또한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어 선생님은 물론 학생들 특히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절정인 여학생. 조금 날카롭고 조용한 성격 탓에 다른 아이들이 접근하는 것을 조금 어려워 하기는 하지만 그런 것을 무시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여학생이다. 청하고등학교의 아이콘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녀가 지금. 자신의 방에 홀로 앉아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김민수. 김민수."
그녀가 중얼거리는 내용을 들어보니 놀랍게도 민수의 이름이었다.
"도대체 누구였지. 그 여자."
애꿎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애써 화를 참아가는 지혜였다. 사실 지혜에게 민수는 관심 밖에 있는 학생이었다. 같은 반이지만 사실 제대로 이야기도 해보지 않았던 사이라고 해야 되나? 그냥 서로 눈이 마주치면 어색한 인사를 하는 정도의 사이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지혜의 마음에 그 평범한 남학생이 들어와 버렸다. 아마 그녀가 민수에 대한 호감을 가지기 시작한 시점을 찾자면 아마 민수가 이경수에게 화를 냈던 그날이었을 것이다. 이경수는 정말 양아치였다. 입에 걸레라도 문 것23/44 23
인지 말끝마다 욕설이었고, 만만해 보이거나 순한 아이들을 괴롭히기 일쑤인. 정말 비호감 덩어리였다. 그 날도 이경수는 반에서 순둥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장명철을 괴롭히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이경수와 시비가 붙기 싫어 모른 척 하고 있는데 그 때 용기를 내어 나타난 것이 바로 김민수였다. [야. 이. 시발. 줫같은 양아치 새끼야. 니가 뭔데 시발 놈이 학교에서 소란이냐? 너거 부모님은 니 이딴 식으로 학교 다니는 거 알고 있냐? 야. 이 개새끼야. 학교에 왔으면 조용히 공부나 쳐하고 집에 가라. 이 새끼야.] 정확히 민수가 했던 말들이었다. 평소에 느긋느긋하고 만사에 의욕이 없어 노친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민수가 했다고는 상상도 하기 힘든 말. 그리고 무슨 일인지 그 날 이후로 양아치 이경수가 조용했다. 이 날. 지혜는 민수에게 조금의 관심을 가졌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지혜는 민수에게 먼저 가서 말을 걸었었다. 다시 봤다고. 그런데 그 때. 자신에게 미소를 짓던 민수의 얼굴이 지혜의 가슴에 들어와 박혔다.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소리를 내는 방울을 가지고 놀면서 여유로운 미소를 짓던 그 모습이 말이다. 그 때 부터였다. 공부시간에는 집중도 되지 않고. 온종일 지혜의 머릿속에는 민수의 웃는 얼굴이 아른거렸다. 그녀는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민수보다 훨씬 잘 생기고, 더 몸도 좋은 남학생들이 자신에게 대쉬를 했어도 흔들리지 않았던 지혜기에 더 혼
란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날. 울렁거리는 가슴 때문에 수업도 제대로 듣지 못했던 지혜가 용기를 내어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시간에 민수에게 먼저 다가갔다. 그리고 그 날 부터 민수와 함께 하교를 하게 된 지혜. 사실 다른 버스를 타면 더 빨리 집에 갈 수 있었지만 일부로 조금 더 걸어야 되는. 민수가 타고 가는 버스를 타고 집에 갔던 것이었다. 자신의 무뚝뚝한 성격. 날카로운 성격까지 감춰가며. 남자들이 좋아한다는 내숭까지 떨어가며 그렇게 민수와 친해져갔던 지혜였는데. 오늘이었다. 오후에 지혜는 책을 살 일이 있어 집을 나왔었다. 그리고 그 때. 지혜는 하늘이 무너지는 광경을 보고야 말았다. 민수가 한 여자랑 같이 다정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만 것이었다. 검은 니트 원피스를 입은 여자였는데 미모가 장난이 아닌 여자였다. 분명히 민수는 여자친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지혜였는데. 누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여자들은 직감이 상당히 발달된 동물이다. 어느 남매가 손을 잡고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걸어간다고 하던가. 손을 잡는 거야 그럴 수 있다지만 수줍은 표정을 짓는 남매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그걸 본 지혜는 너무 화가 났다. 그래서 사려던 책도 사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 그리고 그때부터 계속 책상에 앉아서 생각에 잠겨있는 지혜였다.
왜 그렇게 화가 나는 지는 지혜 본인도 알 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민수와 자신은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다. 그저 같은 학급 친구. 하지만 지혜는 마치 애인이 바람을 피는 장면이라도 목격한 것처럼 배신감에 치가 떨렸던 것이었다.
"후우. 후우. 후우."
누구보다 아름다운 얼굴의 지혜였지만. 지금 화를 가라앉히기 위해 큰 한숨을 내쉬고 있는 지금 지혜의 얼굴은. 왠지 모를 섬뜩함이 배어져있었다. - - -
"하아. 정말 피곤하다. 민수 넌 안 그러냐?"
"전혀 그렇지 아니하다. 임마.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아냐?"
"이상한데. 뭐 잘못 먹었지? 왜 이렇게 하루 종일 싱글벙글이야? 마약했냐?"
"했지. 세상이라는 마약. 캬. 정말 살지 좋은 세상이지 않냐? 난 너무 즐겁다. 사는 게."
"입시스트레스가 인간 하나 버려놨구나. 쯔쯔."
현민이는 나를 보고 이 인간 드디어 미쳤구나. 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니가 뭘 알겠니. 어린 놈아. 나는 자리로 돌아가는 현민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피식 비웃어주었다. 나랑 현민이 놈은 이제 그레이드가 달랐다. 그레이드가. 딸랑. 딸랑. 방울만이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 안 그냐. 방울아. 너야.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목격한 목격자 아니니. 그리고 미진이 누나를 나한테 연결해 준 뚜쟁이기도 하고. 요 복덩이. 내가 방울에 대한 애정을 참지 못하고 방울을 입술에 가져와 뽀뽀를 해주자. 짝궁인 은미 조차 드디어 저 새끼가 정신줄을 놨구나. 라는 연민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난 그런 은미의 눈빛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사실 정확하게 말하면 여기 교실에 있는 애들이 전부다 너무 어려 보였다. 물론 이 중에도 섹스를 해 본 놈도 있을 거고, 별의 별 경험을 해 본 놈들이 있을 거다. 아. 차마 년이라고는 못할 거 같아 놈이라고만 언급하는 것이니 남녀차별이라고 지껄이면 여성부에 신고해 버릴 거다. 혼자 헤실거리고 있는데 날 바라보는 지혜가 보였다. 씨익.
나는 그녀를 향해 한 번 웃어주었다. 나를 향해 같이 웃어주다가 갑자기 표정을 굳히고 고개를 돌리는 지혜. 뭐지? 쟤는 갑자기 왜 저래? 이상하네. [띠 띠리링 띠리리리링] 잠시 의아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데 종소리가 들렸다. 하아. 저녁시간이 끝이 나고 야간자율학습이 시작된 것이었다. 나는 방울소리를 마지막으로 들으며 자리에 앉았다. 방울을 호주머니에 넣고는 책상서랍에서 수학문제집을 꺼냈다. 난 이미 문과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요즘은 정말 수능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었다. 학교 내신이야 수업시간에만 잘 듣고 벼락치기로 대비를 하는 거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수능공부를 했던 것이었다. 나는 이미 수능 때 칠 사회탐구영역 과목까지 다 정해놔서 그 길대로 문제집을 풀고 개념을 정리해가면서 혼자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 유난히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 수학문제집을 보는데 문제를 읽는 순간 어떤 공식을 사용해야 될지. 그림은 어떻게 그려야 될지 바로바로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이것도 다 미진이 누나 때문이리라. 연애를 하면 그것 때문에 성적이 떨어지는 놈이
있는가하면 오히려 안정을 찾고 더 열심히 공부를 하는 놈이 있다고 하질 않는가. 나는 정말 다행스럽게도 후자인 모양이다. 갑자기 또 미진이 누나가 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참자. 일단 열심히 공부해야 된다. 최대한 누나한테 어울릴만한 남자가 되어야 할 것 아닌가? 외모야 수술을 하지 않는 이상 개선되지 힘든 거지만 공부는 충분히 노력만 하면 할 수 있는 거니까. 그래. 나도 한 번 한국대 가보자. 한국대에 입학하면 조금은 누나에게 어울릴 만한 남자가 되지 않겠어? 불타올랐다. 좋아. 이것도 연애의 좋은 점이 아닐까? 나는 미친 듯이 문제집의 문제들을 풀어갔다.
"응?"
나는 귀에 들리는 종소리를 들으며 의아함을 느꼈다. 종이 왜 벌써 치지? 별로 시간도 안 지난 것 같은데? 놀라서 고개를 뒤로 돌려 시계를 바라보니 벌서 시간이 9시였다. 야간자율학습 시간이 끝이 난 것이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한 번도 시계를 보지 않은 채로 야자를 버티다니. 그것도 정말 시간이 가는 줄 모르
고 공부를 하다니. 이게 이런 경우구나. 이 놀라운 경험에 나는 잠시 벙쪄있었다.
"오늘 민수 너 공부 열심히 하더라?"
짝궁인 은미가 가방을 챙겨 나가면서 툭 한마디 던지고 나갔다. 귀엽게 생긴 여자애지만 말하는 건 완전 선머슴인 은미.
"철이 든 거라네. 친구. 잘 가게."
나는 은미한테 손을 흔들며 잘 가라고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이 놀라움 경험에서 벗어나오질 못하고 있었다. 만약 오늘처럼만 공부가 된다면 정말 나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이해하질 못했던 공부가 재밌어요. 라는 말을 이해하게 될 지도 모른다. 난 가방에 들고 갈 문제집을 때려 넣고는 가방을 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팔을 높게 뻗어 기지개를 켰다.
"노친네. 내일 보자."
"그래. 떠벌이. 내일 보자."
"민수야. 잘 가."
"어. 명철아. 니도 잘 가라. 내일 보자."
"응."
친구들이랑 작별인사를 하고 나는 뒷문으로 나갔다.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뒷문에는 지혜가 기다리고 있었다.
"민수야. 가자."
"어. 그래."
당당하게 나를 부르는 지혜. 뭔가 달라진 것 같은데? 지혜와 함께 계단을 내려가며 나는 지혜가 뭔가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느꼈다. 아. 뭔가 수줍워 하던 모습이 아니라 당당해 진 것 같다고 해야 되나? 뭐. 보기 좋다. 하하하. 나는 아무런 생각없이 그녀와 함께 계단을 내려갔다. ============================ 작품 후기 ============================여자 심리 표현은 어렵습니다. 제가 남자라서 남자들 마음은 이해를 해도. 여자들 마음은 참. 크크.
아. 제 글은 MC물이라고는 하지만 상대가 되는 인물의 자유의지를 억압할 생각이 없습니다. 즉 인형을 만들거나 하지 않을 거란 말이죠.
물론 사실 방울존재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슨 무조건적인 복종. 이런 거 없어요. 그러니까 당연히 갈등도 일어 날 수 있죠. 가장 큰 게 질투심 이런 거겠죠? 여하튼 한 편 더 올립니다. 그리고 이 글은. MC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노닥노닥 연애물 + 약간의 개그물?? 물론 허접한 저의 개그센스로는 어렵겠지만 크크. 그리고 뭐 가끔씩은 진지한 내용도 나올거고요. 여하튼 그런 겁니다. 오는 새벽 한일전. 확 발라야 될 텐데. 오늘은 치킨에 생맥 어때요? 다들 ㅋ =====================================================================
그리고 이 글은. MC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노닥노닥 연애물 + 약간의 개그물?? 물론 허접한 저의 개그센스로는 어렵겠지만 크크. 그리고 뭐 가끔씩은 진지한 내용물론 허접한 저의 개그센스로는 어렵겠지만 크크. 그리고 뭐 가끔씩은 진지한 내용도 나올거고요. 여하튼 그런 겁니다. Text Lo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