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ep1. Germination-- >
토요일 아침. 다행히도 아직까지 1학년 인지라 주말자습은 없다. 즉 오늘은 학교가 쉬는 날이었다. 원래는 이런 휴일이라면 낮까지 그냥 무작정 자버리는 놈이 바로 나지만 오늘은 달랐다. 오히려 학교 갈 때보다 먼저 일어나서 아침부터 부산을 떨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이 씨. 뭘 입고 가야 되지. 미추어버리겠네. 정말."
옷장은 차마 넣을 공간이 안 되고. 옷장 대신 원룸 한 구석에 해 놓은 행거를 바라보니 욕 밖에 안 나온다. 에휴. 도저히 입을 옷이 없었던 것이다. 물론 무난하게 입으려면 충분히 입을 수 있는 옷이거늘. 멋을 좀 내보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고민하는 것이었다. 결국. 고른 옷은 베이지 색 면바지에 밝은 색깔의 체크셔츠. 정말. 무난한 배치다. 하긴. 고딩이 이정도 입고 다니면 됐지. 그렇다고 정장 입을 것도 아니고. 입을 옷을 정하여 침대위에 던져놓고는 나는 바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온 몸 구석구석 빡빡 씻기 위함이다. 이상한 상상하지 말라. 그냥 당연히 씻는 게 에티켓이니까. 여자를 만나려면 이 정도는 해줘야 되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미녀를 만나는 건데. 그래. 지금은 버스의 아름다운 그녀. 바로 최미진을 만나러 가기 위해 이렇게도 부산12/44 12
을 떨고 있었던 것이다. 온 몸을 구석구석 꼼꼼하게 씻고는 별로 길지 않은 머리를 말리고. 이미 세팅해 놓은 옷들을 입고. 아끼느라 거의 사용하지 않는 향수까지. 흐음. 음. 이 향기로운 냄새. 나도 진한 향을 정말 싫어하기 때문에 내가 사용하는 향수는 정말 향기가 은은하다. 대충 준비가 끝나고 화장실 거울 앞에 선 나. 왁스까지 바르기 위함이었다.
"음."
대충 왁스로 머리를 만져가는 나. 매일 학교 집 학교 집 루트밖에 하질 않아 사용하지 않는 이 왁스가 오랜 만에 개봉이 되었다. 왁스는 절대로 머리 끝부분에 발라서는 안 된다. 머리카락 뿌리부분에 발라야 모양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혹여 모양 만든다고 끝에 막 발랐다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끝이 무거워서 쳐져버리기 때문이다. 머리를 다 만지고 거울을 바라보았다. 오. 평범한 얼굴이고 길지 않은 머리지만 오랜 만에 손질을 하니까 나 좀 잘 생긴 거 같다. 크크. 사실 대한민국이 많은 남자들이 본인 외모에 자신감을 갖고 산다고 한다. 나 역시 내 외모에 자신감이 있다. 물론 나만 인정해주는 자신감. 나는 손을 씻었다. 손에 묻은 왁스를 없애기 위함이다. 그리고는 화장실 밖으로 나와서 핸드크림을 발랐다. 향도 좋고, 끈적거리지도 않는 묽은 핸드크림. 혹여나 손을 잡을까 싶은 기대감 때문이다.
그리고는 학교 다닐 때는 차지도 않는 손목시계까지 찼다. 뭐 학생이 좋은 시계를 가지고 있겠는가? 그냥 내 나름대로는 엄마한테 선물을 받은 의미 있는 시계다. 그래도 안 끼는 거 보다는 끼는 것이 더 보기 좋으니까. 사실 난생 처음으로 하는 데이트에 마음이 붕 떠서 성층권까지 돌파해버린 기분이다. 공원에서 10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지금 시계를 보니 8시 40분. 지금 만약 출발하면 9시 10분이면 도착할 것이다. 그래도 나가자. 50분? 그 까짓 거 기다리면 되지. 이렇게 기분 좋은 날. 방울아. 너도 같이 가야지? 이 방울은 이제 내게는 정말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정말 캐스트 어웨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배구공친구. 윌슨 정도랄까? 물론 이름을 붙이는 짓까지는 벌이지 않았다. 그냥 요 놈을 부르는 호칭은 방울이. 였다. 심플하고. 또 방울 고유의 자아를 나타내주고. 훌륭한 이름이 아닌가? [Raindrops are falling on my head. and just like the guy whose feet...] 원룸 문을 나가는 데 마치 내 귀로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노래가 들리는 것만 같다. 왜. 영화에서 보면 주인공들이 행복할 때 이 음악이 흐르지 않던가 말이다. 거의 그 수준으로 들뜬 마음이었던 것이다.
"랄랄. 랄. 랄. 랄랄랄."
나는 원룸 문을 나서면서 콧노래를 불렀다. 아. 인생이여. 아름다운 인생이여. 흐흐. - - -
"아이. 정말. 미치겠네."
미진이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을 하다 거울을 보고 짜증을 냈다. 어제 밤부터 너무 가슴이 콩닥거리고 떨려서 한숨도 못 잔 탓인지 피부가 화장을 제대로 먹질 않는 것이었다. 제대로잠도 못 자고 계속 뒤척이며 겨우 겨우 선잠을 자고 새벽같이 일어나서 준비를 한 그녀. 미리 오늘 입고 갈 의상을 정해놓았지만 막상 새벽에 그걸 입고 나가려고 하니 또 무언가가 불만이라 그녀는 다시 의상을 골랐다. 결국 한 시간 넘게 이걸 고르다 저걸 고르다 하다가 그녀가 고른 의상은 그녀의 몸매라인이 잘 드러나는 니트 원피스에 그녀의 잘록한 허리라인을 돋보이게 해 줄 벨트를 매치했다. 깨끗하게 샤워를 하고 나온 미진. 그리고 머리를 드라이하고 옷을 입고. 화장대에 앉은 미진. 그리고 그 때부터 미진이 짜증이 난 것이었다.
"아. 정말."
역시 수면은 정말 중요한 것이었다. 하루만 잠을 안 자도 이렇게 화장이 안 먹어 들어가니. 사실 화장을 하지 않은 맨얼굴도 굉장히 청초하고 아름다운 미진이었지만 그렇다고 생얼로 나갈 수는 없지 않은가. 그것도 오늘 어쩌면 첫 데이트라고 해도 될 정도로 상징적인 날이었는데.
"짜증나."
결국 화장이 묻지 않게 옷을 벗은 미진은 화장실로 들어가 세안을 하고 나왔다. 그리고 다시 옷을 입고는 화장대 앞에 앉은 미진. 결국 그녀는 기초화장과 BB크림 정도만 바르는 것으로 화장을 마쳤다. 사실 워낙 잡티도 없고 뽀얀 피부라 이렇게 신경을 쓸 것 까지도 없지만. 미진은 어떻게든 더 예뻐 보이고 싶어 안달이었다. 사실 회사면접을 보러 갈 때도 이렇게는 신경을 쓰지 않았던 거 같다. 중요한 미팅이 있어도 이렇게 마음을 쓰지는 않았었는데.
"시간은 왜 이렇게 안 가는 거야. 정말."
나갈 준비를 다 마치고 약속시간까지 어떻게든 시간을 기다려보지만 시간은 참 가지 않았다. 결국 미진은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빠른 9시에. 오피스텔을 빠져나갔
다. 차는 몰고 가지 않았다. 약속장소가 별로 멀지 않은 공원이기도 했고 오늘 데이트 대상이 고등학생이기도 해서였다. 미진은 택시를 잡아타고는 약속장소로 출발했다.
"하아."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가 없는 미진이었다. ============================ 작품 후기 ============================연애는 하지만 솔직히 사랑은 잘 모르겠음. 또한 여전히 여자의 심리, 마음에 대해서는 젬병. 그래서 결론은?
알콩달콩 장면 진행하는 게 힘들다는 검니돠. 그냥 그렇다는 거죠. 뭐. ㅋㅋ 투정임. 오늘 새벽에 브라질과의 축구가 있겠군요. 이 글 올리고 그때까지 글이나 써야 겠슴돠. 요렇게 혼자 써내려가는 게 좀 재밌네요. 뭐. 진득하니 글을 써본적이 없는 극초보. 글쟁이지만 말임돠. 흐흐흐. =====================================================================
알콩달콩 장면 진행하는 게 힘들다는 검니돠. 그냥 그렇다는 거죠. 뭐. ㅋㅋ 투정임. Text Loading ... ============================ 작품 후기 ============================연애는 하지만 솔직히 사랑은 잘 모르겠음. 또한 여전히 여자의 심리, 마음에 대해서는 젬병. 그래서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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