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화 〉52화-수치스럽지 않아
52화-수치스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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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니다. 이건 여신께서 주신 시련이야.'
이제 다짐을 넘어 스스로를 세뇌할 지경이었다.
그래도 이 자기 최면의 효과는 꽤 상당했다.
어느 정도 마음을 다잡은 아리아가 천천히, 다리를 벌렸다.
"젠장.."
자신을 지켜보는 여섯개의 눈동자에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한 아리아는 허겁지겁 면도칼을 들고 음모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조금 자라난 수풀 사이로, 그간의 고문행위에 새빨갛게 부어오른 클리토리스와 그걸 조이고 있는 마도구가 보였다.
"흐읏."
마음은 급했지만 민감해질 대로 민감해진 음부에 자극이 가해지자 제멋대로 몸이 떨렸다.
"자, 자위한게 아니다! 이건..."
"알고 있으니 계속 하십시오. 스스로 깎는게 힘드십니까?"
루카스는 히죽이며 조금도 눈을 떼지 않았다.
그 노골적인 시선이 몸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입술을 깨문 그녀는 빠르게 작업을 마무리 하고 재빨리 목욕통 안으로 들어갔다.
'기분이 이상해.'
오랜만에 하는 목욕은 기분이 날아갈 정도로 좋았다.
하지만 한창 목욕을 즐기던 그녀는 미묘한 기분에 얼굴을 붉혔다.
단순히 목욕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하반신의 자극이 좋은 것인지.
그도 아니면 지금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시선 때문인지.
그녀는 화들짝 놀라 무심코 음부에 향하던 손을 치웠다.
"위험해 보이시는군요."
"전혀 아니다. 이걸 떼어내기만 하면 멀쩡해 질 테니까."
루카스가 비웃었지만 아리아는 애써 무시했다.
그렇게 몸을 전부 닦고 물까지 다 닦아내고서야, 그녀의 목욕이 끝났다.
"자, 이제 이 마도구를 떼라."
"뭐 좋습니다. 내미시죠?"
"끝까지 파렴치한..."
아리아는 루카스의 요구에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이내 스스로에게 마도구를 떼기 위한 행위임을 수차례 되뇌이며 손으로 목욕통을 잡고 천천히 몸을 뒤로 젖혀, 음부를 그에게 들이밀었다.
자신의 균열에, 자신의 치부에 뚫어져라 쳐다보는 그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의 숨결이 민감한 살결을 훑자, 그녀의 허리가 움찔거렸다.
"다리를 조금 더 벌리십시오."
"제길.."
다리를 더 벌려, 거의 180도에 가깝게 벌렸다.
루카스는 즐길만큼 즐기곤 손가락으로 그녀의 음핵을 튕겼다.
"흐앗♡ 무, 무슨 짓이냐!"
"음액을 이렇게 질질 흘리는데, 이대로 끝내기엔 좀 억울하군요. 한가지 시련을 더 드릴까요? 리아, 이리와 꿇어 앉아라. 성녀님이 잘 견뎌내셨으니 상을 드려야겠다."
"그만 둬라! 분명 리아는 건드리지 않겠다고 했잖는가!"
"때리는게 아니잖습니까? 흠, 이 상을 좋아하실 줄 알았는데 그렇게 반응하시는 건 의외군요. 리아가 걱정되는 것이라면 지금 거절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마도구는 빼지 않겠습니다."
"이 개자식..."
아리아가 일그러진 얼굴에 진심을 담은 혐오의 시선을 담아 루카스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몸을 눕히고, 가랑이를 벌리고 그렇게 노려봐 봤자 아무 위협도 안 될 뿐이었다.
"전 괜찮습니다 성녀님. 제가 성녀님을 돕게 해주세요."
"리, 리아..."
그리고 촉촉함이 느껴지는 리아의 목소리가 그녀의 마음을 흔들었다.
리아의 말에, 마도구를 빼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자기 세뇌가 겹쳐 아리아는 결국 저항을 포기했다.
물론 그녀는, 지금 자신의 뺨이 터질듯 붉어졌다는 사실은 눈치채지 못한 상태였다.
"조건을 하나 걸죠. 리아의 봉사에 절정하지 않고 성공하신다면, 그 즉시 시련을 끝내고 리아를 양도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반대라면, 성녀님이 보는 앞에서."
"꺄흐.."
"리아의 처녀를 빼앗겠습니다."
루카스가 리아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그 작은 목을 움켜쥐며 말했다.
아리아는 자신을 보는 눈물젖은 소녀의 눈에 눈을 번득이며 이를 악물었다.
"난 네 추악한 마음대로 놀아나지 않을 것이다."
"좋습니다. 대신 리아가 제대로 봉사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마도구도 작동시키죠."
"흐윽.."
루카스가 손을 튕기자 그동안 그냥 조이기만 하던 마도구가 갑자기 진동하기 시작했다.
당황한 아리아의 허벅지와 종아리가 경련하는 사이, 리아의 혓바닥이 그녀의 음부에 파고들기 시작했다.
"후으..흐으..하으.."
츄릅거리는 음란한 소리와 아름다운 목소리로 만들어내는 뜨거운 신음이 방안을 채우기 시작했다.
우리가 계획한 시나리오 대로 가고 있었다.
아리아는 예상대로 필사적으로 쾌락을 참고 있었다.
그녀가 온힘을 주느라 손으로 짚은 허벅지에 근육이 갈라지고 보지 안이 빡빡해질 정도였다.
"츄읍..흐읍...."
"제대로 봉사해라!"
그리고 나 역시 제대로 혀를 쓰지 않았다.
루카스가 다그치긴 했지만 그냥 연기의 일부일 뿐이다.
아리아의 하반신이 삼류일 경우도 대비하긴 했지만, 어쨌든 완벽한 계획은 그녀가 가까스로 견디는데 성공하는 것이다.
다행히 그녀의 하반신은 꽤 튼실한 편이었다.
나는 살짝 마음을 놓고 그녀에게 봉사하는 것을 즐겼다.
비록 품위 없는 거친 숨이 튀어나오고, 몸무게를 지탱하는 팔은 후들거리고, 자기도 모르게 까치발을 든 발과 종아리도 사정 없이 경련했지만.
음액이 폭포수 처럼 흐르긴 했지만 어쨌든 아리아는 참고 또 참고 있었다.
귀엽다. 나를 위해서 이렇게 애써주다니.
나도 스스로 놀랐다. 이런 감정을 느낀 건 루카스 이외의 사람에겐 처음이었다.
"그만하지."
"헤, 헤으.."
그녀가 무너져 내렸어도 나는 목욕통에 기대 앉은 그녀의 허벅지를 잡고 끝까지 얼굴을 묻고 있었다.
루카스는 멍한 얼굴로 눈물 흘리던 아리아가 끝까지 절정하지 않자 결국 행위를 중단시켰다.
"흐극.."
그는 그녀의 음부에서 단숨에 마도구를 뽑아내었다.
"축하드립니다 성녀님. 당신은 증명해 내셨습니다. 이제 이 건방진 하녀를 데리고 가서, 따먹든 어쩌든 마음대로 하십시오. 이 계집애는 이제 당신 것입니다."
그러고선 날 거칠게 걷어차곤 세나를 데리고 방을 나갔다.
화가 나고 분하다는 티 팍팍 내면서.
"하...하하!"
아리아는 날 끌어 품에 안고는 웃음을 터트렸다.
아무렴 기쁘겠지. 결국 자신이 이겼으니까.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그녀는 결국은 진다.
그리고 아리아는 루카스의 노예가 된다.
이미 정해진 미래다. 실패는 없다.
날 끌어 안은 그녀의 심장이 고동칠 때마다 기분 나쁜 신성력이 느껴졌다.
지켜보고 있나 레덴.
지금 이 상황, 분명 그 변태 여신의 취향 저격이라는 건 알고 있다.
레덴이 아리아에게 날개를 준 것도 어쩌면 이것 때문일지도 모른다.
"성녀님, 갑옷과 정조대는 어쩌죠?"
"그건...일단 챙기기만 하자."
몸을 수습한 아리아는 뒷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본래라면 곧바로 정조대를 차고 갑옷을 입었겠지.
하지만 그녀는 슬쩍 눈치를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나는 그걸 보고 계획의 성공을 직감했다.
하긴 지금은 주변에 성기사들도 없다.
그녀를 구속하고 통제할 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었다.
되찾은 자유와 해방감, 즐기고 싶은게 당연했다.
그리고 이것이 지난 며칠 간 달라진 아리아의 모습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 리아. 혹시 옷을 가지고 있느냐? 지금 내가 가진 옷이 없어서."
"제가 가진 건 이것 뿐이라.."
그녀는 내가 준 옷을 받아들곤 아연실색했다.
내가 준 것은 세나의 옷이었다.
내가 입은 것과 같은 디자인의, 팔과 다리가 훤히 드러나는 메이드 복.
"어쩔 수 없지..어차피 숨겨야 하니."
아리아는 난처한 얼굴로 결국 그 옷을 받아 챙겼다.
교국의 성녀가 갑옷 외에 다른 옷을 입는다는 걸 들키면 끝장.
그러니 애초에 정체를 숨겨야 했고, 그러면 무슨 옷을 입든 상관 없다는 소리였다.
결국 속옷을 입고 메이드복을 입은 아리아는 특유의 은발을 가리기 위해 위에 후드가 달린 케이프를 걸치고 후드를 썼다.
"이거 아무래도 밖에 나다니는건 최소화 해야 겠다."
서로 손을 잡고, 아무도 없는 복도를 가로지르며.
아리아는 몸을 비비 꼬았다.
스타킹도 신지 않아 훤히 드러난 그녀의 새하얀 다리가 애처로이 떨렸다.
"제가 다른 하녀들의 긴 치마를 빌려 올까요?"
"음..? 그건..."
내 질문에 그녀는 대답을 망설였다.
분명 그녀의 원래 반응이라면 바로 알았다 해야 할 텐데도.
잡은 손이 뜨거웠다.
지금 그녀가 자신도 모르게 두근거리고 흥분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짧은 옷으로 다리를, 팔을 노출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
루카스의 의도가 정확히 먹힌 셈이었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방 밖으로 나갈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으니."
게다가 날 내려다보는 눈을 보니, 이제는 참지 않을 생각으로 보였다.
"쾌락론에 따르면, 사람은 얼마나 쾌락을 원하는가에 따라서 스스로를 속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했다."
루카스는 이렇게 말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성녀가 느끼는 쾌락을 조절하고 착각시켜 우리가 원하는 바로 이끄는게 가능하단 뜻이다."
이것이 그가 아리아를 조교할 때 쓰겠다고 천명한 쾌락론의 이론이었다.
그녀의 육체를 달아오르게 만들고, 그 쾌락을 전혀 다른 종류의 쾌락으로 만들겠다는 것.
물론 루카스가 저술한 그 쾌락론이라는 이론의 신뢰성이 영 아니었지만 어쨌든 루카스는 지금까지 해온 작업을 통해 그녀가 내심 갈망하고 선망하던 자유와 해방에 대한 감각을 노출과 수치에 대한 흥분으로 까지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제 그녀는 육체적 쾌락을 원할 때면, 본능적으로 노출과 수치에 대한 생각을 품게 되었다.
"하음..츄읍.."
"츕..흐으읍!.."
그 결과가 이것이었다.
"성, 성녀니임..흐앗.."
음탕한 두 여체가 69자세로 얽혀든 침대 위, 절정에 이른 나는 또다시 그녀의 얼굴에 조수를 뿜었다.
그녀는 그걸 맛있다는 듯 전부 핥아 대기 시작했지만.
"죄, 죄송해요. 제가 하는 봉사는 역시.."
"아니야 리아. 아주 기분 좋다."
내 가랑이 사이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거짓말인게 다 티가난다. 목소리에 짙은 아쉬움이 담겨 있었다.
물론 내가 일부로 서툰 봉사를 한 것도 있지만, 아마 그녀 스스로도 당황스러울 것이다.
분명 아침에만 해도 필사적으로 절정을 참아냈는데, 지금은 왜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할까 의아하겠지.
"제가 더 열심히 빨아드릴게요."
"정말 괜찮다니까. 이번엔 자세를 바꿔보자."
그녀는 자세를 바꾸면서도 혼란스러운 얼굴이었다.
오전과 지금 다른 점이 대체 무엇인가.
분명 내가 보빨을 해주는 것도, 지금은 손이지만 어쨌든 음핵을 자극하는 것도 똑같았다.
다른 점은 딱 하나로 명확하지만, 그녀는 그걸 알고서도 애써 무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시도 해볼..가치는 있겠지..?"
"성녀님?"
그러다가 그녀는 결국 마음을 먹었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곤 내게 옷을 입히고, 자신도 예의 그 짧은 메이드복을 다시 입었다.
그리곤 내 손을 잡아 방 밖으로 나갔다.
우리 둘 다 속옷도 안입고, 음부는 물론 허벅지까지 음액으로 흥건한 상태로.
"여기서, 다시 해보자."
여긴 복도의 구석이다. 구석이지만 주기적으로 옆으로 등불을 든 하인들이 지나다닌다.
그러나 이미 내 어깨를 붙잡고 있는 그녀의 눈은 이성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