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화 〉36화-부활을 꿈꾸는 자
36화-부활을 꿈꾸는 자
"아..."
"크흠."
레아나도, 루시안도 말을 잃었다.
아직 노예 시장 자체도 적응하지 못한 두 사람에겐 아직 상상하기 힘든 과격하고...거침 없는 플레이.
둘은 수많은 사람들이 대놓고 보고 있는 노예시장 한복판에서 서로 격렬히 관계를 가지는 루카스와 리아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둘의 행위는 리아가 자신의 처녀혈이 묻은 남근을 핥고 빨았음에도 쉽사리 끝나지 않았다.
루카스는 연이어 리아의 질에 삽입을 계속했고, 묶인 리아는 그렇게 육변기가 되어 모든 정액을 몸으로 받아내었다.
사람들은 그 모습에 환호하고 천박한 말로 리아를 희롱하며 동전을 던지기도 했다.
'이, 이럴 수가...'
레아나는 손으로 입을 막고 숨을 들이켰다.
꼭 다물어졌던 음부가 활짝 열려 백탁액을 줄줄 흘리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자신의 몸이 조금 달아올랐음을 느끼곤 얼굴이 붉어졌다.
"저들이 부럽나? 몸이 뜨거운 걸, 얼굴도 붉어졌고."
"읏.."
순간 루시안이 레오타드 갑주덕에 훤히 드러난 그녀의 허벅지와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그녀는 그 손을 쳐내지 못했다.
지난 며칠 루시안의 노예이자 기사단의 일원으로 지내 온 레아나는 결국 자신이 완전히 음란하게 조교되었음을 인정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루시안과 몸을 섞으며, 뼈저리게 느낀 사실이었다.
"크흠, 정 원한다면 우리도..."
"아닙니다. 무리하지 마십시오. 저는 분명 음란하지만, 공자님은 그렇지 않으십니다."
희미하게 웃은 그녀는 머뭇거리는 루시안을 말렸다.
사실 그녀는 최근 생활이 마음에 안 들지는 않았다.
루시안의 어설픈 행동과 조교는 그녀를 조교하고 범했던 루카스나 크루제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었으니까.
그녀가 요즘 순순히 쾌락을 즐기는 이유기도 했다.
"그럼 오늘 밤엔 테라스에서 한 번...이건!"
"무, 무슨 일입니까?"
히죽 웃으며 기사단 망토로 가린 그녀의 엉덩이를 만지던 루시안의 얼굴이 굳었다.
품에 넣었다 뺀 그의 손엔 작은 수정구 하나가 들려 있었다.
비상시 자신을 호출하라고 쓰는 호출용 수정구.
이 수정구가 지금 밝게 빛나며 그를 부르고 있었다.
"지금 바로 시장 관저로 가야겠어."
"모시겠습니다."
심각성을 눈치 챈 레아나가 바람을 움직였다.
"우아악!"
"뭐, 뭐야. 무슨 바람이..!"
한 순간에 불어닥친 돌풍에 모여든 사람들이 당황해하며 흩어지기 시작했다.
루시안의 손을 잡은 레아나는 드러난 틈을 통해 길을 내달렸다.
목적지는 도시 중앙의 관청.
초인인 두 사람이 빠르게 내달리면 십분도 채 안 걸릴 거리였다.
"공자님!"
"그란트 경! 무슨 일인가!"
최근 루시안이 레아나와 놀러 다니는 사이 정작 기사단의 모든 일을 떠앉게 된 불쌍한 기사, 그런트가 사색이 된 얼굴이었다.
"패, 패배 입니다. 발라스를 점령했던 본대가 패퇴하고 있답니다!"
"..뭐? 그, 그럼 우리 기사단은, 아니 그보다 어째서..."
"저도 보고만 받은 것이라 잘...하지만 보고엔 분명 괴물이라 했습니다."
"그건 또 무슨 해괴한 소린가?"
"괴물들로 이루어진 군단이, 아군을 분쇄했다 했습니다!"
말을 하는 그란트도, 듣는 루시안도. 주변의 시장이나 레아나 마저도 혼란스런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혼란은 그란트가 꺼낸 수정구로 단번에 가슴 철렁하는 위기감으로 바뀌었다.
"괴...물.."
모두가 굳어 버린 가운데 레아나가 수정구의 영상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영상 속에서 아군을 학살하는 놈들은 절대 인간으로 부를 수 없는 괴물들이었다.
엘프도 아니고 고블린도 아니고 오크도 아니었다.
엘프인 레아나마저 처음 보는 이형의 존재들이었다.
"본, 본대를 구원해야..."
"공자님, 저희 병력이라곤 저희 기사단 열 명과 별 도움 안 되는 급조한 레라플 수비대 약간. 그리고...레아나 뿐입니다."
입술을 깨문 그란트는 사고가 정지한 것 같이 멍한 눈을 한 루시안의 어깨를 잡고 침통한 목소리로 말했다.
애초에 당연히 이길 줄 알았던 본대가 패한 순간, 그들에게 선택지는 없었다.
"지금 본대를 추격하는 놈들을 제외 극히 일부가 이곳으로 달리고 있다 했습니다. 일단 이 성에서 놈들을 막아내고, 저희는 후방으로 피해야 합니다."
전쟁의 파도가, 다시 한 번 이 연약한 도시를 덮쳐들고 있었다.
"패퇴...말입니까?"
"본대와는 이미 연락이 끊겼소. 이미 시민들에게 통보한 상태고. 그대들도, 몸을 피하시오."
전처럼 평범하게 즐기러 온 줄 알았던 루시안과 레아나는 심각한 얼굴로 충격적인 소리를 늘여놓았다.
남서부군이 전투에서 패했다는 건 사실 내겐 별 상관 없는 일이었다.
어차피 이 전쟁이 금방 끝난다는 건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어지는 말들은 모두 내 예상과는 다른 일이었다.
"놈들은 마치 오크와 인간을 섞어...아니 그냥 매우 흉측하게 생겼소. 그러나 덩치는 훨씬 크고 힘도 세보였지."
특히 루시안이 언급한 괴물 군단 이야기엔 나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
나는 그 괴물들의 정체를 알고 있다.
글레트리아를 비롯한 몇몇 보스몹이 공유하는, 평범한 인간을 충성스런 괴물 병사로 만드는 주술 중 하나.
게임에선 허구언날 썰려나가는 잡몹이었지만 그 설정은 분명 평범한 인간은 상대하기 버거운 놈이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사실은, 그놈들은 지금 나오면 안 된다는 뜻이었다.
적어도 제국 내전이 끝나고 완전히 나라가 갈라졌을 때. 그때 등장하는게 처음일텐데.
"놈들은 악마와 손잡은 거요."
루시안의 말에 동의했다. 악마 같은 놈이긴 하지.
왜 이런 변화가 생겼을까. 답은 하나 밖에 없었다.
"리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가 이를 갈자 놀란 루카스가 나를 돌아봤다.
슬쩍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힘껏 구겼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 자식, 그 찢어 죽일 자식, 그 개자식이 나를, 감히 나를 노리고 움직였다는 사실.
감히 얕보였다는 사실을 내 본성은 절대 용납하지 못했다.
기껏 루카스에게 처녀를 바치고 앞으로 더 즐거운 조교가 기다리고 있는데 그걸 방해 받은 것도 덤이었다.
"크, 크흑.."
무심코 힘을 흘린 탓에 마력에 가장 예민한 감각을 가진 레아나가 헛기침을 했다.
"어쩔 수 없지. 우선 이번 전투가 끝날 때까지는 얌전히 성 안에서 기다리다, 놈들이 본격적으로 몰려오기 전에 도시를 떠나자. 내일 릭센 영감네에 가봐야 겠군."
"네헤.."
그날 밤, 그의 말에 나는 참았던 뜨거운 숨을 토해냈다.
우리는 지금 한 침대 한 이불 아래 옆으로 누워 있었다.
그는 나를 뒤에서 껴앉은 채, 내 음부에 남근을 뿌리까지 집어 넣은 상태고.
나는 그의 명령대로 질에 계속 힘을 줬다 풀었다 하며 부동자세로 그의 남근을 지극하는 중이었다.
이미 두 차례의 사정으로, 안에 뜨끈한 그의 정액이 느껴지고 있었다.
"헥트 공자와의 연을 더 이어가야 했었는데...아쉽게 되었다."
내 귓가에 속삭이며 유두를 주무르던 그는 결합을 풀고 나를 돌려 눕혔고, 우리는 마주 누운 자세가 되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이참에 제국 밖으로 나가 후원자가 되어줄 귀족가를 찾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는 내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중얼거렸다.
"이번 위기를 넘기게 되면, 굳이 헥트 공자가 이곳을 버리지 않겠습니까?"
"으응..?"
내가 입을 열었다.
그는 예상치 못한 듯 잠깐 눈이 커졌다.
"그야..그렇겠지. 이곳은 요충지다. 애초에 발라스에서 패퇴한 아군 패잔병이 올 곳은 이곳 밖에 없어."
그런 이유도 있었구나. 어쨌든 그렇다면 실리는 충분하단 소리였다.
루카스의 계획이 성공하도록 돕고, 동시에 감히 나를 무시한 개자식들을 찢어 죽이는 것.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명분인가?
"이리 와라."
마침 루카스는 날 끌어 안았다.
내 비부에 그의 뜨겁고 단단한 남근이 비벼지고 있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다리를 살짝 벌리고, 그의 물건을 축축한 음부에 대고 비볐다.
"으?! 으윽.."
동시에 마력을 움직여 당황한 그를 천천히 옥죄기 시작했다.
그나마 이게 가장 신사적으로 기절시키는 방법이다.
나는 허벅지를 조이고 움직이며 계속해서 그의 남근을 비볐고, 동시에 눈이 풀려가는 그의 입에 먼저 입을 맞췄다.
"이 죄, 반드시 갚을게 주인님."
곧 완전히 의식을 잃고 기절한 그의 남근에서 내 허벅지에 뜨거운 정액을 토해내었다.
급한대로 묻은 정액들을 손으로 긁어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침대를 빠져 나왔다.
오늘은 삭이다. 한 밤인 밖은 조금의 빛도 없이 어둠뿐.
나는 그대로 창문을 열고 몸을 날렸다.
한 밤중의 길, 철그럭 거리는 갑옷 소리만 내며 이곳을 지나는 일련의 군대가 있었다.
약 1000명 규모로 이루어진 그 군대는, 벌써 이틀째 쉬지도 자지도 않고 행군하는 중이었다.
이 기세면 동이 틀 때 즈음 목적지인 레라플에 도착할 터.
"으음?"
하지만 그들의 눈 앞에 곧 방해가 나타났다.
선두에 섰던 놈이 이상을 감지하고 무기를 들어 올렸으나.
"끄어얽.."
"끄륵.."
저 수백 미터 앞에서 도약한 무언가가 하늘에서 내리 꽂으며, 강렬한 충격파가 차가운 땅을 뒤흔들고 고요한 밤에 굉음을 퍼트렸다.
단번에 일백 이상을 격살한 존재는 긴 흑발을 흩날리는 소녀.
실오라기 하나 없는 나체긴 하지만, 그녀는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는 것 같았다.
이 일격으로 거대한 구덩이를 만든 그녀는 세로로 찢어진 붉은 눈을 빛내며 어마어마한 마력을 끌어올렸다.
[웃기는 군]
[웃겨? 이미 추하게 뒤진 주제에 어떻게든 살아나려고 버둥거리는 네가 더 웃겨 글레트리아]
[...어떻게]
살아남은 이들 중 유독 거대한 녀석이 앞으로 나와, 입을 열었다.
그러나 입을 열기 무섭게 비웃는 그녀의 말에 녀석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네 더러운 이름을 어떻게 알았냐고? 네가 날 아는데, 나도 널 모를 거라 생각했어?]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인 줄 알았더니]
그녀는 고의로 그의 자존심을 긁었다.
애송이 마룡이라 생각하고 깔보았던 그녀가 자신과 대등한 통찰력을 가졌다고 '착각한' 글레트리아는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어리석은 건 마찬가지구나. 그 도시에, 지켜야 할게 있느냐?]
[뭐? 난 네깟 놈이 날 얕본게 열 받았을 뿐이야]
[그래. 입과 가랑이에서 인간의 정액내를 풀풀 풍기는 주제에 말인가? 인간과 정분이라도 난 건가?]
이번엔 그녀의 표정이 굳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다시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허세 부리지마 글레트리아. 네가 씨받이에 실패한 여인들을 폐기하지 않고 다시 뿌릴 때부터 알아 봤어. 아직 부활의 부자에도 근접하지 못한 주제에. 감히]
[....]
그녀는 계속 끌어 올린 마력을 발구름 한번으로 일격에 폭사했다.
지진이 난 것처럼 일대가 뒤흔들리고 폭풍에 가까운 돌풍이 몰아칠 정도.
[이제 꺼져 버려]
이 거대한 마력풍은 놈들을 집어 삼켰다.
글레트리아가 입을 빌리던 녀석은 직격당해 산산히 부서져 조각이 나고, 그 뒤에 남았던 남은 수백의 군세도 모조리 갈아버리는 일격.
근처의 지형지물마저 완전히 뒤엎어 버린 길바닥엔 수많은 육편만 굴러다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