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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화 〉32화-전쟁의 이면 (32/74)



〈 32화 〉32화-전쟁의 이면

32화-전쟁의 이면

"윽, 가만히...있어."

"끼잉.."


미치겠네.


우선 세나를 씻기는데, 그녀의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닫히지 않는 항문과 유두나 혀의 피어스는 그렇다 치고, 도대체 무슨 일을 겪었는지 사람 말을 아예 까먹은 것 같았다.


아니 말만 그런게 아니다.


단순히 명령 때문에 개 행세를 하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자신을 암캐라고 생각하는  같았다.


혀를 내밀고 헥헥대면서, 자꾸 내 몸을 핥아댄다.

전혀 기분 좋지 않아. 슬슬 짜증이 날 정도다.

"제길..도대체 무슨 일을 당한 거냐고."


엉덩이의 낙인이야 평범하게 불로 지져서 새긴 흉터다.

하지만 그녀의 자궁에 자리한 기묘한 기운은, 도통 그 정체를  수가 없었다.

신경 쓰여 미치겠다. 루카스도 그렇고 세나도 그렇고.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짜증이 뻗쳤다.


용종의 별명은 은둔현자.

마법의 기원이자 말 그대로 모르는게 없는 이 세상 최고의 지성체.


하지만 나는 달랐다.


 오만의 화신은 태어날 때도 혼자였고 그 이후로도 혼자였다.


그럼에도 본신의 무력은 용종을 초월한 수준이지만 그 힘은 그저 때려 부수기 원툴일 뿐.

지금 같은 상황에서, 나는 너무 무력하다.

"낑.."


"윽, 무슨 짓을.."

심각해진 내 분위기를 알아차린건지 어쩐건지, 몸에 거품을 묻힌 세나가 대뜸 내 비부에 얼굴을 박고 속옷을 입으로 물어 내리려 했다.

"...아니야."


그리고 나는 그녀를 제지시켰다.


레아나에게 시켜보기도 했고, 이런 플레이를 싫어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기분이  아니었다.


그녀는 마저 씻기고 대충 옷을 입혔다.


내일 헤이즐에게 가면, 뭔가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주인님, 이건..."


"남들 눈에 띄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 영감님이 오셔도 되겠지만, 제대로 된 시술까지 받는다면 차라리 공방으로 가는게 좋으니까."

다음 날, 루카스는 큼직한 가죽 가방을 공수해 왔다.


세나의 존재는 창관 사람들도 모른다. 애초에 나나 루카스나 알릴 생각도 없었다.


"세나를 넣자."

루카스와 나는 그녀를 들어 가방 안에 담았다. 입에는 재갈을 물린 상태로.


이걸 무슨 뜻으로 여겼는지 그녀의 음부가 또 젖어들기 시작했다.


"크흐..아니다. 도울 필요 없어. 나도 사내다."

루카스는 세나를 넣은 가방을 있는 힘껏 들어 올렸다.


얼굴도 터질듯이 붉어지고 낑낑거리면서 자존심 세우기는.

나는 마력을 조금 움직여 무게를 분산해 주었다.


그렇게 낑낑거리면서, 우리는 헤이즐의 공방으로 출발했다.






"연락도 없이 웬 일이냐? 당분간 바쁠거라더니?"

"이번엔 의뢰할게 있어서...왔..습니다.."

루카스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가방을 내려 놓았고, 그걸 티나가 들었다.

정작 티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번쩍 들었는데...?


"의뢰라, 일단 들어 와라. 그러고보니 네덕에 요즘 좀 바빴다."


헤이즐은 우리를 안으로 인도했다.

안에서 우릴 맞이한 건, 흉상에 걸려 있는 화려한 은갑이었다.


"이거 설마 그겁니까?"

"그래, 헥트 공자가  소개로 왔다고 했었지. 그 엘프, 공자한테 넘겼다며."

헤이즐이 갑옷을 두드리며 히죽 웃었다.

갑옷은 기본적으로 여성용이란  알리는 듯, 가슴께가 가슴 모양대로 불룩 튀어나와 있었다.

사이즈가 어딘가 익숙한 가슴 부위는 윗가슴 부분이 반달 모양으로 크게 파여 있어 가슴골을 노출하는 형태였다.


그 외의 부위는 평범한 기사용 흉갑과 비슷한데, 특이한건 원피스 수영복 처럼 상하체 일체의 물건이었다.


굽혀야 하는 배와 허리부분은 여러겹의 판금이 겹쳐 활동성을 확보한 모양새.

애초에 화려한 세공부터 게임 캐릭터들이 입고 다니는 코스튬과 비슷한 수준의 물건이었다.


만약 저 레오타드 갑옷을 입는다면 골반과 허벅지는 훤히 노출할 수밖에 없을 텐데.


"공수하느라 힘들었다. 지금은 마법 각인만  남았지. 공자의 취향이 확고하던데."

"...대단하군요."

"그래서 의뢰란 건, 저 안에 들어 있는 걸 말하는 거겠지?"

루카스의 대답에 피식 웃은 헤이즐이 티나가 탁자에 올려 둔 가방을 가리켰다.


"암캐? 이걸 어디서 구해온 거냐?"

"샀습니다."


"낙인 찍어 달라고?"

헤이즐은 베테랑 답게 세나를 보고도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아닙니다. 혹시 회복시킬 방법이 없겠습니까?"


"...진심이냐?"

그러나 그 헤이즐 마저 이어진 루카스의 말에는 놀란 기색이었다.


하지만 루카스의 결심은 확고했다.

"그리 좋지 않아. 정신도 망가졌고, 몸도...이거 참."

"불가능합니까?"

"시도를 몇  해봐야 할  같은데.  낙인도 그렇고, 설마 크루제의 짓인가?"

헤이즐은 단번에 세나에 대해서 꿰뚫어 보았다.

심지어 불가능하단 말은 하지 않았다.

정말 세나를 회복시키는게 가능하단 말인가?


이곳은 게임이 아니라 현실이다.

사제의 치유력도 가장 고급스런 포션도 잘려나간 사지를 자라게 하는 미친짓은 불가능하다.


기적이라도 내리지 않고서야.

"잠깐, 시체의 팔다리를 이어 붙이는 짓을 할거면 관두겠습니다."

"엥? 그게 제일 무난한 방법인데 왜? 그럼 살아있는 노예를 하나 사서..."

"그만."

아무렇지도 않게 끔찍한 소리를 내뱉는 헤이즐을 루카스가 제지시켰다.

역시 평범한 방법으로는 불가능한건지.

"그렇다면 의수와 의족. 이게 한계다. 애초에 결손된 신체 부위를 재생시키는 건 성녀 성자도 쉽게 못해."


"...알겠습니다. 일상 생활에 지장은 없겠지요?"


"그래."

결국 타협한 방향은 굉장히 무난한 방향이었다.

의수와 의족..고작 그런 물건으로 어디까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마법이 있으니 좀 다르려나.

"정신쪽은 불가능하겠지요?"

"살펴보는  가능하지만 그렇지."


"...그럼 일단 믿고 맡기겠습니다."

한숨을 쉰 루카스는 날 데리고 세나를 맡긴 채 공방을 나왔다.




당연히 창관으로 돌아가는  알았다. 그런데 루카스는  손을 잡고는 움직이지 않았다.

"세나를 사고, 영감에게 의뢰를 맡기는데 금이 얼마나 들었다 생각하느냐?"


"예..?"


그러더니 갑자기 뜬금 없는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게 무슨 소리지?


"네가 그 돈을 갚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 주인님."

"이게 보이느냐?"


히죽 웃은 그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보여주었다.

일종의 계약서였다.

거기  있는 건...내 처녀를...


"네 처녀를 팔았다. 넌 시장 한복판에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일개 노예가 되어 처녀를 바칠것이다. 바로 내게."


그의 목소리가 울리듯 들렸다.

동시에 상상했다.

비참하게 묶인 채, 수많은 사람이 바글거리는 곳에서 한낱 구경거리로 음부를 벌리고 그에게 처녀를 뚫린다는 걸.


"흣.."

위험하다. 상상만 했는데 어느새 속옷이 축축해졌어.

"네 처녀 개통식 정도면 그럭저럭 수지 맞는 거래였다. 만족하느냐."


"저, 저는..흣..흐아.."

"만족하는 것 같은데."

그는 대뜸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흥건한 내 속옷 위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숨이 거칠어지고 다리가 꺾인다.


지금 여긴 길 한복판이라고.


"더 적셔라.  도와 주지, 발정해라."


"하악♡"


히죽인 그의 손길이 더 격해지고, 거기다 낙인까지 작동했다.

순식간에 달아오른 몸이 뜨거워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흥건해진 속옷에서 찔꺽이는 음란한 소리가 똑똑히 들렸다.


"속옷을 벗어라."


그렇게 가버리기 직전, 그는 어떻게 알았는지 손을 멈췄다.

아쉬웠지만 결국 명령대로 흥건하게 젖은 속옷을 벗을 수밖에 없었다. 비록 아무도 없다지만 길 한복판에서.

바람이 축축한 음부를 시원하게 훑고 갔다.

"흘리지 말고 물고 있어라."


"후읍.."


그는 젖은 속옷을 돌돌 말아 내 입에 욱여넣었다.


입안 가득 내 애액의 음란한 냄새가 퍼지니 진짜 정신을 놓을 것 같다.

그는  상태인 나에게 자기 겉옷을 벗어 덮어 주곤 그대로 이끌어 길을 걸었다.

생생히 느껴진다.

엉덩이의 플러그도, 허벅지를 타고 스타킹을 적시는 줄줄 흐르는 애액도.





'그래, 이렇게 하면 되는 것이다.'

루카스는 비틀거리며 반걸음 늦게 자신을 쫒아오는 리아를 흘끔거렸다.

어제, 자신이 무심코 단 둘의 야반도주를 언급했을 때.

그는 리아의 망설임을 보고 알아차렸다. 깨달아 버렸다.

지금 누가 누구의 노예이며, 누가 누구를 위해야 하는지.

그는 이미 자신의 모든 건 그녀에게 종속되었다 생각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이것이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


그녀가 원하는 걸 만들어 주고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면 그녀는 자신을 떠나버리지 않을 테니까.

쓸모를 계속 보여준다면, 계속 가질 수 있을 테니까.

그는 그들이 지나온 길에 점점 이어진 물자국을 보곤 마음을 다잡았다.



"...손님이 오셨나."


"스승님, 이건!"


"당황하지 마라 티나. 넌 준비를 서둘러라."

늦은 밤, 헤이즐과 티나는 긴장을 끌어 올렸다.

도대체 어느 순간일까.


공방 전체가 숨막힐 듯한 마력으로 넘실거리고 있었다.


헤이즐은 지하 작업장을 나와 거실로 나왔다.

그곳에는 도대체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를, 짧은 메이드복을 입은 적안의 소녀가 갑옷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그래, 이제 확실히 알겠군. 루카스 그놈이 제 실력으로 당신 같은 훌륭한 노예를 길들였을리가 없지."

"그건 아닐걸, 적어도 지금의 나는 주인님을 진정한 주인님으로 생각하고 있으니까."


"호, 그럼 위대하신 존재께서  유흥을 깨고 여까지 납신 이유는 무엇이오?"

헤이즐은 그간의 연륜을 바탕으로 이 충격적인 사건에도 나름 평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도대체 정체가 뭐지. 하는 행동거질 보면 어린 용 같은데...'

그러나 번득이는 그녀의 세로동공을 마주한 순간, 그는 마치 심장을 움켜쥐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식은땀을 흘렸다.


"알아볼게 있어서."


"당신 같은 존재가 모르는 걸 내가 어떻게...알 수도 있지. 알겠소."


심장은 물론 몸의 마력기관 전체를 휘어잡힌 헤이즐은 그녀의 말을 거절할 수 없었다.


"세나의 자궁에 깃든 무언가, 느끼지 못했나?"

"...자궁에?"


리아의 말은 그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처음 듣는단 그의 반응에 그녀의 표정도 덩달아 찌푸려졌다.


"탐색마법엔 아무것도 걸리지 않았소."


"탐색마법."

그런 수가 있었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큰 마음 먹고 헤이즐에게 정체를 드러냈으니,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가져가야 했다.


"그럼 그 마법, 내게 가르쳐. 내가 직접 써볼 테니까."

"아니 지금 무슨 소릴...용에게 마법을 가르치라니!?"

"해."

어차피 그는  명령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죽고 싶은게 아니라면, 그리고 그의 눈에 빛나는 호기심을 볼때 거절할 것 같지는 않았다.

"...따라 오시오."


"당연하겠지만, 주인님께 조금의 언급이라도 했다간 평생 정액을 뿜으며 죽지 못해 살게 해주지."

"자진해서 노예가 되어 낙인까지 시술 받은 고약하고 변태스러운 취향에 걸맞는 협박이구먼."

어색하게 웃은 헤이즐은 나를 데리고 지하로 향했다.

대기하고 있던 티나 역시 평소의 여유롭고 인자한 표정이 긴장으로 딱딱히 굳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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