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16화-꽃이라 불리는 종족
16화-꽃이라 불리는 종족
"외출 준비를 해라 리아. 그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알겠습니다."
여느때나 다름 없던 점심 사절, 루카스가 내게 외출 준비를 명령했다.
드디어 의뢰처인 창관에서 의뢰 물품인 엘프가 도착했다고 알려 온 것이었다.
의뢰인들과의 첫 만남이니만큼 루카스도 나도 제대로 옷을 차려 입었다.
물론 내 제복은 가터벨트가 보이는 미니스커트긴 한데.
루카스를 도와 그의 단장을 도와주고, 우리는 마찬가지로 헤이즐&티나와 함께 거리로 나왔다.
"회원제의 로도스 창관이다. 이 도시에서도 값비싸고 은밀하며 고급스런 곳이지. 장담컨데 주변 대귀족들도 분명 등록되어 있을 걸?"
로브를 걸치고 낄낄거리는 헤이즐과 그의 이야기를 듣는 루카스가 앞서고 그들의 짐을 든 나와 티나가 뒤따랐다.
레라플의 거리는 늘 그렇듯, 혼잡하고 욕망에 충실한 곳이었다.
지금도 저 멀리 노예상들의 경매가 한창이었다.
"잠깐, 이곳은 아무나 들어 올 수 없소."
"마법사 헤이즐이다 애송아. 느그 주인에게 듣지 못했느냐."
우리가 도착한 곳은 도시 중앙에 자리한 꽤 큰 건물.
그 입구를 가로막은 덩치들에게 헤이즐이 콧방귀를 뀌며 우리의 신분을 알렸다.
이곳은 일전에 본 적 있는 곳이다.
벽에 늘어서 있는 고리들, 그 고리들에 사슬로 묶인 몇명의 여인들이 지금도 헐떡이며 손님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로도스의 진짜 모습은 지하에 있지. 저것처럼 지상에 있는 창관은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평범해."
내가 그 여인들을 지켜보고 있자니 티나가 특유의 침착하고 인자한 목소리로 내게 속삭였다.
딱히 궁금하진 않았지만, 이런 창관에서 구르는 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에잉, 들어가자."
그 사이 신분이 확인되었는지, 우리는 당당히 정문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풍경은 평범한 저택과 다를게 없었다.
넓은 정원에, 본관과 별관.
"모시겠습니다. 이쪽으로."
심지어 우릴 안내하러 온 메이드도 티나 만큼이나 평범한 복장이었다.
내심 이런 곳에서 일하는 이라면 주요 부위는 훤히 드러난 음란한 옷이 유니폼일 줄 알았더니.
고급 창관이라더니 의외로 격식을 차리는 건가?
"여기서 부턴 제가 모시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격식, 은밀한 곳에 숨겨져 있던 지하 계단에서 올라온 또 다른 메이드의 등장으로 간단히 깨져버렸다.
"지금 당장 볼 수 있나?"
"아직 개봉하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헤이즐의 말에 메이드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 앞을 걸으며 안내하는 그녀의 엉덩이가 살랑거렸다.
걸친 치마는 엉덩이의 채 반도 못가리는 짧은 길이에, 속옷은 음부가 훤히 뚫린 물건. 걸친 상의는 가슴만 겨우 가리는 길이로 배와 등은 훤히 뚫린 물건이었다.
그런 메이드들이 이 지하 시설에 한둘이 아니었다.
"오오, 어서 오시죠 마법사님."
"오랜만이오 빅터."
우리가 안내된 곳은 은밀한 이곳에서도 더 은밀한 방.
그곳에 몇 사람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헤이즐은 그들과 일면식이 있는 것 같았다.
"이쪽이 내가 소개한 조교사, 루카스 벤이오."
"반갑습니다. 제가 이번에 의뢰를 맡긴 이곳의 사장, 빅터라 합니다."
[창관 사장 빅터 토르프(44세)]
[성향: 가학]
[특성: 하급 회계, 중급 영업]
빅터의 정보가 확인되었다. 그냥 평범한 아저씨네.
빅터와 루카스는 서로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이미 이야기가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슬슬 보고 싶은데 말이오."
"저도 기다리느라 혼났습니다."
서로 소개가 끝나자, 히죽 웃은 빅터는 방 한가운데 있던 무언가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커다란 정육면체 나무 박스다.
사람 하나 구겨 넣으면, 잘 들어갈 것 같은데.
"개봉하게."
만족스럽게 웃은 빅터는 하수인들을 시켜 상자를 뜯게 했다.
"허..."
"엘프!"
내 예상대로 그 안에는 누군가 있었다.
상자가 뜯겨지며, 그 안에 있던 사람의 모습이 드러났다.
루카스나 헤이즐 같은 주변은 물론 나 역시도 그 모습에 입을 벌리고 놀랐다.
뽀얗고 깨끗하기 그지 없는 피부, 조각 같은 얼굴. 군살 없이 건강한 신체.
게임속 미형의 캐릭터가 여기 그대로 있었다.
싱그러운 연한 연두색 머리가 허리까지 늘어져 있다.
풍만하고 탱탱하기 그지 없는 가슴과 넓적한 골반에 잘록하게 빠진 허리가 더 가늘어 보인다.
그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로 양반다리 자세로 두 다리가 가죽 띠로 구속되어 있었다.
다리의 구속은 목에 채워진 목걸이와 팽팽히 연결되어 있었고, 양 팔은 등 뒤로 구속되었다.
결과적으로 엉덩이를 위를 향해 쳐든 상태인 그녀는 재갈로 막힌 입에서 거친 숨을 토하며 금빛 눈을 우리에게 번득이고 있었다.
[엘프 레아나(23세)]
[성향: 명예]
[특성: 중급 정령술, 상급 체술]
그녀의 정보가 보였다.
역시 엘프다, 라고 말할만한 정보.
통상적인 관념과는 달리 나이가 많지는 않았다.
딱 외모와 어울리는 나이였다.
"허, 이것 참. 뭐라 말하기도 힘들군요."
"이런 상등품을 어찌 구했는지..."
사람들은 버둥거리는 그녀 주위를 돌며 구경했다.
아무리 아름다워 봤자, 아무리 버둥거려봤자, 저 치욕스런꼴을 한 상태에선 그저 한 마리 암노예일 뿐이었다.
헤이즐이며 빅터며 그녀의 풍만한 젖가슴을 만지거나 엉덩이를 때려보는 등 손까지 댔지만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는게 할 수 있는 저항의 전부였다.
"일말의 교육도 안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만."
"잡힌 곳에서 곧바로 경매에 입찰해 포장해서 내왔기에...크흠. 그래서 두 분을 모신 것 아니겠습니까. 기초도 없으니 길들이기 까다롭겠지만 대가는 충분히 제공하겠습니다."
그녀에 대한 품평(?)이 끝가고, 다시 일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제가 드린 것은 작성 하셨는지요."
"물론입니다."
빅터는 품에서 꺼낸 종이를 루카스에게 건넸다.
이미 한 번 본적 있는 조교 요청 목록.
미리 전달해 두었던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말 잘듣는 고급 창부를 원합니다."
"피학 조교, 복종 조교, 성기술 통달에...단순한 고급 창부가 아닌 것 같습니다?"
루카스가 요청 사항을 주르륵 읽었다. 많기도 해라.
"...솔직히 저년을 구매하느라 소비한 재화가 상당합니다. 장사를 하는 저로서는, 최대한 활용법을 찾아내야 하기에. 엘프의 몸은 튼튼하니 괜찮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어쨌든 이 의뢰, 제가 맡지요."
어차피 맡을 생각이었던 루카스는 제안을 수락했다.
게다가 그의 표정을 보니, 자신의 경력에 엘프 조교 항목을 반드시 넣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자, 그럼 일 끝난 것 아니오? 준비를 해주시오. 나도 계약대로 이곳에서 저 엘프 노예년에게 낙인을 찍을 테니. 그 뒤 나머지는 뭐 루카스 네가 알아서 하고."
헤이즐이 손벽을 치며 주위를 환기시켰다.
불쌍한 레아나. 나도 당해봐서 알지만, 진짜 아팠는데.
곧 헤이즐의 요구대로 물건들이 차례 차례 이 방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움직이자 리아. 이곳이 이제 우리의 조교실이다."
동시에 루카스도 내게 명령을 내렸다.
"티나, 그리고 리아. 저 계집을 제단 위로 옮겨라."
제단이라 부르지만 낮은 높이의 탁자였다.
티나는 마법을 이용해 레아나를 들어, 탁자 위에 눕혔다.
"구속을 풀면 분명 난동을 부릴 것입니다."
"그래봤자 봉인 목걸이를 차고 있지 않소. 물론 그 전에 준비한 건 있지."
빅터의 우려를 씹어 버린 헤이즐은 티나를 이용해 무언가를 준비시켰다.
가느다란 주둥이를 가진 깔대기와...술.
"흐으읍!"
레아나는 생전 처음 자신의 항문을 역행하는 이물질에 눈을 부릅떴다.
그러거나 말거나 깔대기를 꽂은 티나는 내게 그 안에 천천히 술을 붓도록 했다.
양반다리를 하고 엉덩이를 든 채로 구속된 그녀는 저항할 수 없었다.
"흐흐, 엘프놈들이 술에 약하다는게 진짜였군. 미약보다 싸게 먹히니 다행이지."
헤이즐의 웃음대로 레아나는 순식간에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술에 저항하려는 전형적인 취객의 모습이었다.
"구속을 풀고 다시 묶어라."
헤이즐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명령했다.
인사불성이 된 그녀의 구속을 풀고 다시 묶었다.
탁자에 똑바로 눕힌 상태에서, 양 발목과 손목을 단단히 묶어 사슬을 탁자 밑에서 교차시켰다.
덕분에 그녀는 가슴과 벌린 음부를 훤히 드러낸 상태. 하지만 이미 술에 꼴은 레아나는 고개를 뒤로 젖힌채 짐승 같은 신음만 흘리고 있었다.
티나는 거기다 추가로 가져 온 사슬로 그녀의 양 허벅지와 윗배 부근을 단단히 묶었다.
내게 낙인을 새겼을 때와 비슷했다.
"넌 이곳에 자리해서, 이 년이 술을 흘리는 만큼 더 들이 부어라."
전용 도구인 마석 박힌 칼을 든 헤이즐은 내게 술병을 쥐어주곤 술이 줄줄 흐르고 있던 레아나의 가랑이에 내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리고선 그는 탁자 위에 올라가, 레아나의 하복부에 대고 자리를 잡았다.
위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빅터가 주문한 레아나의 낙인 위치는 그녀의 자궁이 있는 바로 그 위치.
"흐.!!!!으으읍!!"
헤이즐이 작업에 들어간 듯, 철커덩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를 구속한 사슬들이 요동쳤다.
살타는 냄새가 진동한다.
동시에 나는 술을 계속해서 그녀의 항문에 흘려 넣었고, 티나는 날뛰는 그녀의 얼굴을 자기 치마로 덮어버렸다.
"!!!"
경련하고 핏기 없이 오무라들어 움찔거리는 그녀의 손발만이 그녀의 고통을 대변하고 있었다.
"낙인으로 이 계집의 자궁을 움직일 수 있으니, 단물이 빠진다 싶으면 강제로 배란시켜 새끼를 치게 할겁니다. 엘프의 피를 이은 놈을 한놈이라도 건진다면 대박이지요."
"...그렇군요."
뒤에서는 루카스와 빅터가 시덥잖은 이야기를 이어가는 사이, 통제를 잃은 그녀의 항문에서 술이 계속 넘치기 시작했다.
더럽게..술 전부를 털어 넣은 나는 그냥 그녀의 항문을 손가락으로 막아버렸다.
"후."
"흐으으..."
몇 시간이 지났을까. 헤이즐이 땀을 닦으며 일어나자 티나도 치마를 걷고 일어났다.
이미 기절한 듯 축 늘어진 레아나의 몸은 간간히 경련이나 할 뿐.
나도 그녀의 항문에서 손가락을 뽑았다.
울컥, 미처 흡수하지 못한 술이 쪼르르 흘렀다.
그래도 넣은 것에 비하면 적으니 잘 마셨다는 뜻이겠지.
"시술은 잘 끝났소. 음문은 오랜만이라 좀 힘들었소."
"고생하셨습니다."
헤이즐이 자리를 비킨 사이, 나는 레아나의 참당한 꼴을 볼 수 있었다.
뽀얀 살결과 대비되는 낙인이 그녀의 하복부에 새겨져 있었다.
그 낙인의 모양은 소름끼치게 똑닮은 자궁.
"너는 엉덩이의 뼈에 새겼지만 그녀는 자궁에 새긴거야. 아마 낙인을 손으로 쓸면, 자궁을 손으로 쓰는 것과 똑같겠지."
곁으로 다가 온 티나가 희미하게 웃으며 속삭였다.
"조교는 이제 루카스가 알아서 할 거요."
"알겠습니다. 가서 쉬십시오!"
헤이즐은 티나를 데리고 휑하니 떠나버렸다.
빅터도 그들과 함께 지상으로 올라가, 이제 이 방에는 나와 루카스, 그리고 정신 잃은 레아나 만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