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화 〉15화-꽃이라 불리는 종족
15화-꽃이라 불리는 종족
"준비 되었느냐."
"하아♡ 네헤..."
우리 둘 뿐인 방 안, 평범하게 대답하려던 나는 무심코 비음을 흘려버리고 말았다.
그럴 수밖에, 지금 내 엉덩이에 새겨진 낙인은 끊임 없이 마력을 뿜으며 내 행동을 강요하고 있었다.
물론 뿌리칠려면 손 하나 까딱 안하고 뿌리칠 수 있지만, 뿌리칠 이유가 없잖아?
덕분에 나는 지금, 루카스의 '명령'대로 스스로 유두와 음핵을 문지르며 몸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중이었다.
"사실 낙인 찍은 상대를 조교하는 건 처음이다."
루카스가 살며시 내 몸에 손을 대었다.
턱에서 목, 목에서 가슴, 배에서 다리까지.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은 지난 번 세나의 목줄을 처음 잡았을 때 입었던 그 옷.
덕분에 그의 손은 훤히 드러나 있는 맨 살을 훑어내렸고, 나는 그 감촉에 깊은 숨을 내뱉었다.
"낙인의 효과가 어느 정도냐."
"흐으..에이밀보다 좋은 것 같습니다하♡"
"역시 신기하긴 하군. 단순히 발정해라 라는 명령에도 몸이 스스로 반응하다니."
그는 흥미롭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대로 그의 명령은 단순한 행동 요구 말고 또 하나가 있었다.
내게 명령한 명령은 여기서 스스로 자위해라이지만, 내 낙인에 명령한 것은 발정해라.
덕분에 지금 내 몸은 미약인 에이밀이 발렸을 때 처럼 뜨겁고 민감해진 상태였다.
"좋다 리아.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지."
아아, 드디어.
나는 그의 명령에 진심으로 기뻐하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루카스가 천천히 로브를 벗었다.
이미 그의 하체에는 꼿꼿이 서 있는 남성기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고자도 아니었고 발기 부전도 아니었다.
빼빼 마른 주제에, 지금까지 봐 왔던 그 어떤 것보다 훌륭하잖아.
비록 지금 이것 역시 그의 소유욕에서 발한 내 조교의 일부긴 하지만, 어쨌든 미약하게나마 그가 내게 성욕을 느꼈다는 사실에 기뻤다.
"지금 몸이 뜨겁겠지만, 봉사에만 집중해라. 네 감정 따윈 중요하지 않아. 나를 기분좋게 하는데만 집중해라."
그는 다시 명령을 이어갔다.
평범한 명령이었고 나는 그걸 따를 생각이었지만, 내 엉덩이의 낙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윽."
엉덩이에서부터 퍼지는, 마치 무언가 제동이 걸린 것 같은 느낌.
나는 이제 루카스가 다시 명령할 때까지, 이 달아오른 상태에서 절정에 달할 수 없으리란 것을 확신했다.
"그럼 시작해라. 실력을..한 번 보겠다."
그의 명령이 떨어졌다.
무릎걸음으로 걸어가서, 두 손은 땅을 짚고, 천천히 그의 물건에 얼굴을 들이 밀었다.
어째설까. 그의 물건은 흉물로 느껴지지 않는다.
기둥을 혀로 천천히 핥아 올리고, 끝부분에 뜨거운 입맞춤을 했다.
"봉사 하겠습니다."
입으로 하는게 처음은 아니었으나 마치 처음인 것 처럼, 하지만 숙련된 모습을 보이면서.
그의 허락이 떨어지자 나는 천천히 그의 물건을 입에 머금었다.
"영감이 내게 제의를 하나 해 왔다."
"후읍.."
"조교 의뢰를 한 번 같이 맡아보지 않겠냐더군."
그의 물건만 보며 봉사 도중, 그가 갑자기 입을 열더니 일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목소리도 평온하다.
...별로 기분 안 좋은가? 괜히 요도 끝을 혀로 괴롭히자 그가 내 머리를 잡아당겼다.
"대상은 창관의 신입 창부다."
"헤으..하지만 창관은 주인님께서..."
"물론 거절하려 했지."
침을 늘어뜨리며 반문했다. 분명 그는 자신의 격에 맞는 조교만 받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창관의 창부라니?
그걸 아는지 그도 쓰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도저히 거절하기 힘든 노예였다."
"무슨 노예입니까?"
"엘프, 서쪽 대수림 출신의 황금숲 일족, 꽃이라 불리는 아름다움의 극치."
그는 담담하게 상대의 정체를 밝혔다.
솔직히 나도 좀 놀랐다. 분명 이 게임에 엘프라는 종족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컨셉은 여타 게임들과 다르지 않다.
엘프 노예, 그 메이저함은 분명 게임에서도 언급되는 존재들이었다.
"물론 어떻게 이곳까지 흘러들었는지는 듣지 못했지만 거짓은 아닐 것이다."
"맡으실 건지..?"
"하필 창관의 의뢰라는게 마음에 안 들지만, 그래도 좋은 기회니까."
그는 긍정했다. 나도 흥미가 생기긴 했다.
이곳의 엘프에 대해서는 분명 알고 있었지만, 과연 그 아름답던 캐릭터들이 절정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은 어떨지.
아, 흥분된다.
"우읍."
말을 마친 루카스는 다시 내 머리를 잡아 봉사하게 만들었다.
손까지 써가며 그의 감각을 자극하길 몇분.
순간 입에 있는 그의 물건이 부풀며, 그가 내 뒤통수를 잡아눌렀다.
이렇게 안 해도 뱉을 생각 없었는데.
그는 곧 힘차게 내 입에 정액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후, 아직 삼키지 마라."
마지막 한방울까지 빼낸 그가 천천히 물건을 빼기 시작했고, 나는 입안 가득 정액을 머금은 채 빨아들여 모든 정액을 입안에 채우는데 성공했다.
야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다른 놈들 것은 더럽고 혐오스러웠지만, 그의 것은 냄새부터 다른 것 같았다.
"입을 벌려봐라."
혹시라도 흘릴까. 나는 두 손을 턱 밑에 받친 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새하얀 정액 웅덩이에서 참방이는 내 혀를 본 그가 갑자기 손을 내려 흥건한 내 사타구니에 가져다 대었다.
"신호하면 삼켜라. 그리고 명령하건데, 너는 그걸 삼키는 순간 절정에 달해야 한다."
아, 이 잔인한 사람. 하지만 기쁘다.
나는 붉게 물들인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곧 그의 손이 빈약한 팬티 속으로 들어와, 내 클리토리스를 찾아 비비기 시작했다.
이미 달아오를대로 달아오른 몸.
금방이라도 절정하며 조수를 뿜어야 하지만 지금 내 몸엔 절정 금지라는 제약이 걸린 상태였다.
그 뜨거움을 폭발시키지 못하고 쌓이는 탓에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흐르는 물은 점점더 불어났다.
슬슬 한계, 입에 머금은 정액들을 흘리기 직전.
"삼켜."
"....♡!!!"
명령에 반사적으로 꿀꺽 소리를 내며 단번에 삼킨 내 시야가 점멸했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뜨겁고 끈적한 정액, 세차게 뿜어지는 조수.
내 몸은 통제를 잃고 옆으로 쓰러졌다.
"앞으로 아침, 저녁으로 찾아 와 봉사를 계속해라."
그는 쓰러져 경련하는 내 얼굴을 쓰다듬더니, 이내 방을 나가버렸다.
"음, 너 의외로 이런데는 소질이 없구나? 영애 출신이라더니 안해 봐서 그런가?"
"죄, 죄송합니다."
굴욕감이 느껴졌지만 나는 일단 깊게 고개를 숙였다.
살며시 웃은 티나는 바닥에 널브러진 부서진 찻잔을 그러모았다.
내 실수로 깨부순 찻잔이다. 어쨌든 내 잘못이었으니까.
"말씀은 드릴게."
"으..."
그녀의 말에 질색했다. 루카스에게 말하겠다는 건데, 루카스는 내가 실수를 저지를 때마다 기분 좋은 체벌은 커녕 벌을 세웠다.
말 그대로 벌이다. 벌. 손들고 서 있거나 엎드려 뻗치거나.
차라리 엉덩이를 두들기거나 회초리라도 들어주면 몰라.
그러고 방치해두니 어디에도 기분 좋을 요소가 그냥 없었다.
"남은 일은 내가 할게. 너는 슬슬 시간이 된 것 같은데."
부서진 찻잔을 마법으로 들어올려 쓰레기통에 버린 티나가 밖을 보며 내게 말했다.
어느새 새벽 해가 오르고 있었다. 나는 일단 서둘러 방을 나왔다.
루카스의 방으로 향했다.
루카스가 헤이즐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후, 우리는 잠시 이곳에 머물기로 했다.
기대와는 달리 나는 평소 티나의 일을 도와 청소나 요리나 빨래 같은 평범한 집안일을 하고 있을 뿐.
그나마 내가 바라던 전개는 이것 뿐이었다.
"들어가겠습니다."
노크를 하고 문을 열었다.
어차피 지금 루카스는 자고 있었다. 노크해 봤자다.
침대에서 그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천천히 다가가서, 침대 밑부분의 이불을 들추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의 잠옷을 내리고 쳐져 있는 물건을 손으로 만져 천천히 세웠다.
이것이 그가 내게 명령한 아침 저녁의 봉사.
나는 그날 이후 매일 아침 그를 깨울때, 재울때 펠라를 해야 했다.
"츄릅.."
곧 음란한 소리가 이불 속에 번진다.
봉사중엔 몸이 달아오른다. 그러나 자위도, 절정도 금지되니 모순이다.
"츕..헤읍..츄릅."
그래서 더 빨리 움직였다.
지금 절정에 다다르려면, 그의 정액을 마셔야만 하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짜내는 식으로 갈 순 없다.
어디까지나 그에게 봉사하는 것이니, 그가 최상의 기분을 느낄 수 있게끔.
다행히 금세 그의 물건이 부풀었다.
"우읍.."
입안 가득 진득한 액을 머금고, 빼면서 최대한 깨끗하게 뒤처리까지.
그리고 다시 이불 밖으로 나와, 침대 옆에 꿇어 앉아 하염 없이 기다린다.
애초에 사정했는데 잠에서 안 깨는게 말이 되겠는가.
이미 깨어난 상태인 그는 날 시험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입에 정액을 머금은 채, 금방이라도 절정할 뜨거운 몸을 가지고, 그가 삼키라는 명령을 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벌써 아침이군. 삼켜라 리아."
적어도 한 시간 이상 더 누워 있던 그는 날 보지도 않고 일어나 말했다.
어쨌든 명령이 떨어졌으니, 나는 입에 머금은 것들을 한껏 삼키며 동시에 절정했다.
이미 그의 정액을 삼키는 것 만으로 절정하는 프로세스가 내 몸에 각인된 상태였다.
"슬슬 도착할 것이라더군. 아마 내일쯤 그들이 우릴 부를거다. 그때 가보자고."
"알겠습니다. 혹시 조교 내역은 모릅니까?"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대강은 예측할 수 있지."
아침 식사 자리, 루카스와 헤이즐이 탁자에 앉아 식사를 진행했다.
나와 티나가 하는 일은 옆에서 대기하며 식사 시중을 드는 일.
루카스의 잔이 비면 잔을 채워주고, 그릇이 비면 그릇을 치워주는 일이었다.
전형적인...하녀의 일이었다.
"그 예측 결과는?"
"창관에서 큰 돈을 들여 값비싼 상품을 들였으니, 당연히 본전을 찾으려 들지 않겠나? 창관의 장점이 뭔가. 개인적으로 소유하는 것 보다, 더 값싸게 즐길 수 있다는 것 아니겠어?"
"...그렇지요. 그렇다면 보편적인 성노 조교일텐데."
루카스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의 철학은 알고 있었다.
그는 지난 번 조교했던 세나 처럼 특수한 조교를 좋아하지, 단순한 육체 조교등은 싫어했다.
많은 사람들이 써야 하는 창관의 성노라면, 특수하게 조교하긴 힘들겠지. 고객들의 취향이 있을 테니.
당장 바우론 남작도 세나를 한 마리 암캐로 만들었으면서, 마법이나 고어틱한 취향은 극혐하지 않았는가.
"뭘 실망하고 그러냐. 굴리고 굴리다 언젠가는 더 세게 굴리겠지."
"그때 제가 맡을거란 보장은 없잖습니까. 어쨌든 알겠습니다. 일단 들어보지요."
"낙인이 찍힐테니 복종 조교는 필요 없을 걸?"
"과연 그러겠습니까?"
헤이즐의 말에 루카스가 피식 웃었다.
"몸과 마음은 별개입니다. 낙인으로 몸을 지배해 강제로 봉사하게 만든다고, 진정한 봉사가 되겠습니까.
장담컨데 그들이 요구할 조교에 복종 조교는 반드시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나왔다. 루카스의 변태성. 그는 유독 마음을 꺾는다는 행위를 좋아했다.
물론 그런 점, 나쁘지 않아.
단지 내가 걱정하는 건 지난 조교가 성공한 이유가 그의 실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란 건데.
이거 또 내가 나서야 하나? 이번엔 헤이즐도 있는데.
나는 괜히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손 끝에 스며나오는 에이밀, 나는 당연히 그의 조교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