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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4화-누가 누구를 (4/74)



〈 4화 〉4화-누가 누구를

4화-누가 누구를

"다시 옷을 입어라 리아. 오늘 안으로 바우론 남작가로 간다."


시간이 좀 지나자 루카스가 일을 마치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나는 그제서야 속옷을 입고 치마를 내릴 수 있었다.

"자, 잠깐!"

그때, 멍하니 구석에 앉아 있던 크리스가 우리를 불러 세웠다.


그는 다급히 달리듯 다가와 앞에 섰다.


"믿지 못하겠어. 하나만 더 증명하게."

"무엇을? 복종도라면 충분히 증명한 것 같은데, 세상에 어느 계집아이도 말 한마디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순순히 속옷을 내리고 1시간 가까이 다리를 벌려보이지 않아.

내가 정신이라도 지배한 것 같나? 최면이나 정신지배는 불가능한 미신임을 모르나?"

"복종도는 인정하지. 하지만 복종은 조교의 기본일 뿐이야."

히죽 웃은 그가 무슨 꿍꿍이가 있다는 티를 팍팍 내며 이죽였다.

하지만 그때 루카스가 나를 잡아 끌더니 자기 품으로 끌어당겼다.

"리아의 봉사를 원하나? 미안하지만  아이는  소유물이고, 내 첫 작품이며 오직 내게만 봉사시킬 것이네."

그의 한 손은 내 뺨에, 한 손은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러고선 대놓고 비웃자, 크리스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봉사라니, 이건 거짓말이었다.


루카스가 그간 온갖 짓을 다 시키긴 했지만, 정작 나를 범하거나 그 외 성적인 일을 시키진 않았다.





"봉사 교육을 시키긴 해야 할 터인데."

클럽을 나온 길, 루카스가 중얼거렸다.

생각이 없는 건 아닌가 싶었지만 그의 성향상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서일 것 같았다.


"오전 내로 마차를 잡아 탄다면 내일은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놈들이 의뢰를 채가기 전에 이동한다."

그는 그 자리에서 곧장 마차를 타기 위해 이동했다.

마차라, 게임에서도  것으로 많이 썼던 기능이긴 한데.

그리 오랜 시간 지나지 않아, 우리는 마차 하나를 잡아 타곤 몸을 실었다.

"훌륭히 일을 처리했으니, 상을 주마."


마차에 타자마자 그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나는 그가 원하는 대로 조건반사적으로 치마를 올렸다.


다만 그는 이번엔 고개를 저었다.

"가슴을 보여라."

아, 이번엔 부위를 바꾸시겠다?


일단 순순히 옷을 반쯤 벗고 맨 가슴을 보였다.


그는 액체를 묻힌 막대기를  유두에 문댔다.

당연히 유두가 곧장 바짝 설 만큼 효과는 즉발적이었고, 전과는 다른 쾌감이 허리를 찔렀다.

"이미 몇번 들었겠지만, 조교의 기본은 복종이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맨 가슴에 바람을 맞아가며 마차에 실려가는 그때, 그가 대뜸 뜬금 없는 이야기를 꺼냈다.


"조교사는  복종을 만들어내는 것 부터, 조교 대상을 의뢰 내용에 맞게 훈련시키지. 무조건 성노만 조교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고, 성적 조교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 조교는 정확히 무엇입니까."

"철저한 굴종과 지배."


단호하게 말한 그는 히죽 웃으며 한쪽 유두를 세게 꼬집었다.

민감한곳을 갑자기 비트니 당연히 내 얼굴이 찡그려졌다.


"대륙을 덮친 전란은 쉬이 가라앉질 않고, 혼란은 더해져만 가니 어디서나 지배와 굴종이 필요하다. 그러니 조교사들에게 힘을 빌리는 것이지. 추악한 욕망인 것은 마찬가지이나,  욕망은 단순한 성욕 따위가 아니다."


그는 차분하게 자기 생각을 이어갔다.


물론 정답일리는 없다. 애초에 그의 뇌피셜일 뿐이니까. 하지만  역시 마찬가지로 탐욕으로 움직이기 때문일까, 그의 이번 주장은 쾌락론이니 어쩌니 하는 허언보다는 은근히 힘이 있었다.

그저 열등감에 비뚤어진 찌질이인줄 알았더니, 나름의 철학은 있는 것 같았다.




"저, 나리. 오늘 밤은 여기서 쉬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요."


"그렇게 하지."


해가 져갈 무렵 마부는 길 옆 공터에 마차를 세웠다.


루카스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여 오늘은 여기서 노숙하는데 동의했다.


마차에서   알았는데, 그는 마차에서 내려 땅에 자리를 만들었다. 하긴 애초에 망토 자체가 이런데 쓰는 침낭 대용이긴 하지.

"크흠. 큼."


그런데 불을 피우는 마부의 시선이 줄곧 나를 향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드러나 있는  다리로. 나야 애초에 신경도 안 쓰는 익숙한 시선이었으나.

"...?"

"지금은 굳이 보일 필요 없겠지."


루카스는 자기 망토를 내게 둘러 주었다.

아쉬워 보이는 마부의 작은 탄식은 덤이었다.


"그, 그럼 소인은 저기서 잘 테니,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오."


"이상한 오해 마시오. 조교도 아니고, 야외에서 그딴 짓 하지 않으니까."

루카스는 이상한 오해를 하고 있는 그를 향해 일갈하더니 자리를 잡고 그냥 누웠다.

일단 나도 망토를 이불 삼아 누웠다.

...하지만 잘 수는 없었다.


지금  감각에, 이곳으로 접근하는 몇몇 기척이 느껴졌다. 사실 마차에서도 살짝 살짝 스치던 기척이었다.

다만 우리가 이동을 멈추고 잘 준비를 하니 아주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애초에 목적이 우리였다는 소리다.


게다가 그중엔 마력을 품은 놈도 있었다.

"왜, 왜 그러느..."

"흐아악!"

루카스는 누웠다 일어난 내 모습에 당황했지만, 날아든 화살은 그의  앞을 스쳐 바닥에 꽂혔다.


고의로 빗겨 쏜게 틀림 없다.


마부 역시 침입자들의 등장에 기겁하며 우리 쪽으로 기어왔다.





"얌전히 굴면 죽이진 않겠다."


"누, 누구냐."

"그건 알  없고."

모습을 드러낸 놈들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루카스가 용기를 내봤지만 그것 뿐인 것 같았다.


그들이 칼을 들이밀자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뭐? 누가 누굴 지켜? 코웃음이 나오려 했지만 지금 웃을 순 없지.

"멍청한 조교사, 이런 보석을 대놓고 드러내고 다니나. 응?"


놈들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놈이 내게 다가왔다.


이거 목표는 나였나? 슬쩍 루카스를 봤지만 루카스는 이를 악물고 부들거릴 뿐 꾹 쥔 주먹을 휘두른다거나 하지는 못했다.


"컥.."


"좋았나? 이런 아름다운 노예한테 봉사 받으니까? 우리도 좀 써볼까?"


"아, 안 돼. 그 애는 아직 처녀..."


"오우. 그러면 더 좋은걸. 애초에 의뢰인은 이 계집의 몸만 바랬지 처녀는 항목에 넣지 않았거든."


그는 루카스를 걷어찼고, 루카스는 바닥을 구르며 괴로워했다.

"자, 귀여운 아이. 일단 그 작은 입으로  번 해볼까? 이미  비실이의 볼품 없는 물건을 수도 없이 빨았을테니 익숙하겠지?"


"그, 그만 둬라. 어린 것에 욕정하는 더러운.."


"하! 조교사가 그런 마음을 품고 어떻게 활동하는 거지?"


그러더니 이 미친놈이 대뜸 바지를 내리려는게 아닌가.

바닥에서 외치는 루카스의 미약한 항의는 당연히 쥐뿔 효과도 없었다.


물론 나도, 지금 내 눈앞에 껄떡대는 더러운 것에 입을 갖다 댈 생각이 없었고.

이상하게  흉물을 보니까 혐오스러움이 끌어올랐다.


"끄..끄어억..."


"아아악!!"

일대에 비명이 울려퍼졌다.


지금 이 일대는 내가 풀어놓은  격이 잠식한 상태.


특히 타깃으로 정한 습격자들은 땅에 벌레처럼 짓눌려, 온 몸을 비틀어댔다.

정작 멀쩡한 루카스와 마부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몰라 눈을 동그랗게 떳다.

아마 지금 그들은 등진, 세로로 찢어진 내 눈이 붉은 빛으로 번득이는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아악...아아악!! 살, 사려..끄륵.."

특히 내게 그 흉물을 들이  이놈은 더 강한 힘으로 짓눌렀다.


넘어진 상태에서 성기가 눌려 굉장히 고통스러워 했는데, 잘 되었다.


나는 그 흉물이 제 몸에 눌려 으깨질 때까지 짓눌렀고, 피가 들어찬 그 흉물이 으깨지기 전에 놈의 뼈와 내장이 먼저 부러지고 터져나갔다.


채 30초도 걸리지 않은 짧은 시간, 주변엔 온 몸의 구멍으로 피를 뿜으며 죽은 습격자들의 시체만 가득했다.


"이, 이곳을 떠날깝쇼!?"

"그렇게 하지!"

잠시 적막이 흐르더니, 나잇값 답게 빠르게 상황 판단을 마친 마부와 루카스가 엄청난 속도로 의견을 합치시켰다.

내게 다시 망토를 둘러준 루카스는 날 안아들더니 재빨리 마차로 향했다.

"멍청한 놈들, 뭘 잘못 먹은 건지 모르겠지만 자멸해버렸군. 그래도 혹시 다른 놈들이 있을 수도 있다.

보나마나...나를 질투한 클럽 중 누군가가 보냈겠지. 같잖은 짓거리를."


그는 이 짓거리를 내가 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같았다.

...아니면 그냥 부정하는 것일 수도 있고.


마차에 타자마자, 마부는 정신 없이 잠자던 말들을 보채기 시작했다.


"저, 저기가 바우론 남작가의 영주성 입니다."

"성에 들어가면 안전하겠지. 일단 이 일에 대해선 의뢰 처리 이후 생각해야겠어."


결국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말을 혹사시킨 끝에 이른 새벽, 우리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제대로 잠도 못자고 쪽잠을 자며 달려  것이었다.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마을들  가운데 서 있는 성이 하나 보였다.

마을들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아보였다.


주민들은 피골이 상접하고 얼굴에 생기라곤 전혀 없었다.

문득 루카스가 말했던 전란이란 말이 떠올랐다.

스토리는 가뿐히 스킵하던 나도 배경 정도는 알고 있었다.


지독한 난세, 군웅할거, 영웅들과 대전쟁.


물론 고통 받는   힘 없는 사람들 뿐이겠지.


"누가 찾아 왔다고?"

"모집 명령을 듣고 찾아 온 조교사랍니다."

"흐음. 이름이 뭐라더냐. 경력은?"


"그것이, 이름은 루카스라 하지만 경력은 없다 합니다."

집사의 말에 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확실히 지명 의뢰를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경력도 없는 신입이 주제도 모르고 찾아  줄은 생각도 못한 탓이었다.


"그게 무슨.."

"다만 그는 이름 있는 조교사 에르히의 제자이며, 이미 자신이 조교한 노예를 조수로 두고 있다고 했습니다. 헌데 그 노예도 남작가의 영애 출신이라 했습니다."

그의 심기가 불편해진 걸 눈치  노집사는 황급히 뒷말을 붙였다.

그것은 효과가 있었는지 순간 그의 눈에 흥미가 엿보였다.


순수 귀족출신을 '온전하게' 조교하는 건 쉽지 않다.


한 사람의 가치관과 인생을 뜯어 고쳐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하물며 그게 하늘 높은  모르던 귀족출신이라면.


단순히 정신이 붕괴할 때까지 괴롭히는게 아닌 말 잘듣는 노예로 만드는 건 그만큼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 정도면   볼 정도는 될 것 같군, 들어오라 해라. 한때 르오세의 꽃이라 불렸던 이 아름다운 암캐를 온전히 길들일 자신이 있다면."


히죽 웃는 그의 눈이 전방으로 향했다.

전방에는 창살이 달린 감옥이 있었는데,  안에 재갈이 물려진  여인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들어오랍신다."

명령을 전달 받은 기사가 성문 앞에서 대기하던 우리에게 문을 열어 주었다.

병사들이나 기사나 내게 시선이 꽂히는 건 여전했다.

"..정말 조교가 된 것인가? 영주님 앞에서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네."

"염려 마십시오."

우릴 안내하는 노집사 역시 계속 우리를 흘끔거렸다.

다만 다른 시선들에 비해서는 걱정스러움이 더 많은 눈이었다.

외부인에 대한 여러 시선들을 받으며, 노집사는 우리를 응접실로 안내했다.


그곳에서 바우론 남작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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