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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2화-보스몹 때려침 (2/74)



〈 2화 〉2화-보스몹 때려침

2화-보스몹 때려침

그, 루카스는 그대로 얼어버려 움직일 수 없었다.

숨도 쉴 수 없었다.

트롤에게 쫒기던 절체절명의 순간 어째선지 트롤은 도망쳤고 자신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그리고 나타난 한 소녀.

그녀를 본 순간 그는 시간이 멈추는  같았다.

흘러내리는 짙은 흑발부터, 은은히 빛나는 붉은 눈동자.

'독이다. 인간일리 없다. 이건 독이다. 사내를 유혹하는 대수림의 망령인가?!.'

무심코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그녀의 아름다움은 치명적이었다.

얼굴도,나체의 깨끗하기 그지 없는 피부도.

이성은 그녀가 평범한 존재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욕망은 도주하려는 발걸음을 단단히 붙들고 있었다.

심지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기까지 했다.

'멈춰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심장이 쿵쿵거렸다. 그러나 이미 그의 몸은 이성을 거부하고 있었다.

마침내 덜덜 떨리는 그의 손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칼에 닿았다. 적어도 환영은 아니란 뜻이었다.

가슴께 밖에 안 오는 작은 키.

그러나 눈을 질끈 감은 그의 손이 머리칼에서 뺨을 지날 때 까지, 그녀는 반응이 없었다.

퍽 신기한 놈이었다. 나의 격에 본능적으로 엄청나게 두려워 하면서도, 내면에 품고 있는 욕망은 그 두려움을 짓누르고 마침내 내 몸에 손을 대었다.

용의 눈은 꿰뚫는 힘이 있다. 훤히 보이는  욕망이란 것도 추악하기 그지 없었다.

강렬한 탐욕. 그 탐욕 안에 재물욕 명예욕 등등 온갖게 다 들어가 있었다.

놈의 거친 손가락이  뺨을 지나자 놈은 질끈 감았던 눈을 떴다.

반응이 신기하고 흥미로워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거스를 수 없는 강력한 본능을 뿌리칠 정도의 욕망을 가진 놈이 과연 뭐하는 놈일까 싶어서.

도대체  원해서 이곳에 왔는지 궁금해서.

"오오.."

눈을  놈이 작게 감탄했다. 손으로 턱을 잡아 올리더니 홀린듯 내 눈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래주면 나도 나쁠게 없었다.

이놈은 내게서 겉모습에 불과한 외모를 제외  무엇도 볼 수 없겠지만, 나는 놈의 눈을 통해 놈의 내면을 볼 수 있으니까.

[강한 흥분, 기대]

[조교사 루카스 벤(25세)]

[성향: 비뚤어진 탐욕]

[특성: 초급 조교술]


놈의 감정상태와 함께 상태창이 떠올랐다.

애초에 이런 엑스트라급 캐릭터가 있었는지는 기억도 안나고 다른 부분은 대충 예상한 대로였다.

다만 초급 조교술이란 특성이 좀 의외였다.

조교사? 게임에 그런 직업이 있었나?

내가 모르는 것이라 그런가. 어째 점점 흥미가 강해진다.

이놈이 하고자 하는게 대체 뭘까.


"이, 이름이 무엇이냐."

"...리아."

안카리아스에서 대충 따서 대답했다. 루카스는 내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입술을 만지작거리는 그의 눈은 여전히 내게 고정되어 있었다.

"좋, 좋다 리아.  여기서 이러고 있느냐. 부,부모는 어딨지?"

"..."

이번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충 둘러대기도 귀찮고 굳이 대답할 의무는 없잖아? 내가 입을 다물고 있자 그의 표정이 오묘하게 변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뭔가 결심했다는  콧김을 내뿜더니, 내 손목을 확 낚아챘다.

"함께 가자. 이 위험한 숲보단 나와 함께 가는게 나을 거다."

그러더니 잡아당기는게 아닌가.

이건  예상 못한 경운데?  당황하긴 했지만 안 그래도 치솟던 흥미는 더 증가하기 시작했다.

안카리아스의 기억 전부를 뒤져봐도 지금 같은 상황은 처음 겪어보는 것이었다. 아니 애초에 안카리아스는 인간과의 대화가 처음이었다.

...잠시 고민이 들었다.

이 인간을 따라가는게 맞나? 그냥 죽여버릴까?

하지만 고민은 짧았다.

 짧은 시간 그가 준 흥미는 지난 삶 100년과 비교해도 큰 수확이었다.

이미 지구에서의 기억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나에게 이정도 자극은 상당히 컸으니까.

무엇보다 이놈이 과연 뭘하려고 이러는지가 더 궁금했다.

"좋다. 좋아!"

내가 갈등을 접자 그걸 알아챘는지 그가 함박 웃음을 지으며 아예 나를 안아 들고 달리기 시작했다.

세상에 남자한테 공주님 안기라니.



"응? 당신 용케 살아 나왔..근데 그 애는 누구...."

"시끄럽다!"

"저저..버르장머리."

대수림의 끝이 보였다.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산을 보니 둥지를 탈출한 첫날 내가 숲을 내달린 거리가 최소 수십km는 되는  같았다.

 잎구에 있던 숲지기는 우리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버럭한 루카스는 그냥 무시하고 앞만 보고 직진했다.

현재 나는 그의 망토를 몸에 두르고 있는 상태.

혹시라도 내가 도망갈까 내 손목을 단단히  그는 계속해서 길을 걸었다.

"잘만하면..잘만하면 나도.."

걸으며 나를 계속 흘끔거리는데, 성향 답게 분명 선한 시선은 아니었다.

저 너머에, 마을들에 둘러 쌓인 도시가 하나 보이고 있었다.

"이런, 너무 눈에 튀는군."

도시에 가까워 질 수록 사람들이 늘어났다.

게임과 비슷한 중세풍의 도시지만 군데군데 건물의 양식이라거나 사람들의 의복은 고증이 엉망..어차피 판타지니까 뭐.

그런데 그들을 구경하는데 난데 없이 그가 후드를 씌워  얼굴을 가렸다.



"루카스, 자네 이번달 숙박비가.."

"이번엔 반드시 내겠소! 지금은 좀 바빠서!"

그가 날 데리고 도착한 곳은 도시에 있는 허름한 여관이었다.

여관 주인의 말을 들으니 슬슬 이놈의 평판을 알 것 같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다급해 보이는 그는 서둘러 자기 방으로 향해 문을 열었다.

그러곤  안으로 들여보내곤, 문을 잠갔다.

"아아..역시!"

그는 나를 침대에 앉히더니 망토를 빼앗아갔다.

보통 가녀린 소녀가 이러고 있으면 걸칠 옷이라도 주는게 정상 아닌가.

그러나 이놈은 옷을 주긴 커녕 망토도 뺏아가 놓고, 훤히 드러난 내 몸을 감평하듯 스캔했다.

숲에서 두려워하던 모습은 어디가고 내 입을 벌려보거나, 심지어는 다리 사이를 벌려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추악한 시선은 내가 흥미를 느낀 것 답게, 하찮은성욕 따위가 아닌 비틀린 탐욕이 자리하고 있었다.

"마르지도 않고..탄탄하고...나쁘지 않아. 어차피 덜자란 것들에 환장하는 놈들이 진짜배기니까. 흐흐."

"..."

하지만 역시 미친놈인건 확실했다.


"밖은 위험하다. 너 같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계집아이가 함부로 다니다간, 쥐도새도 모르게 납치되어 노예로 팔려가도 이상할게 없단 소리다.

난 직업상 미친 변태들을 많이 알고 있지. 어린 계집애를 산채로 베어  피로 목욕을 하는 미친 놈들이 날뛰는 난세가 지금 시국이란 말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

그가 대뜸  어깨를 붙잡더니 얼굴을 들이밀었다.

난세라는 말은 아마 사실일 것이다. 작품의 배경 자체가 하나였던 거대한 제국이 쪼개지고 분열된 것이었으니까.

영주들이 저마다 세력다툼에 한창일 때란 말이었다.

"운이 좋아도 결국 추악한 놀음의 노리개로 쓰이다 가축한테 던져지든 마물들에게 던져지든 볼거리로 생을 마감하는게 대부분이지. 널 흘끔거리던 놈들이 다 그런 놈들이다."

그는 계속 말을 쏘아댔다.

왜 나한테  지랄을 하는지 생각해 봤는데, 설마 날 겁주려는 건가? 밖이 얼마나 위험한지 각인시키려고?

무심코 비웃음이 나올 뻔 했지만, 일단 계속 들었다.

그래서 그가 원하는게 뭘까. 노예로 파는거? 만약 그것 뿐이라면 너무 실망인데.

"하지만 널 데려올때 말했듯, 널 지켜줄 수 있다."

이어지는말은 의외로 정상적인 말이었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란 건 잘 알고 있었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키워주마. 하지만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비록 가진 것 없는 처지라지만, 분명 넌 내게 줄  있는게 있어."

그는 이 멀을 하며 어깨를 잡던 손을 살짝 내려 내 팔을 쓸었다.

팔에서 허벅지로, 허벅지를 살짝 벌리고  안으로.

은밀한 곳에 손이 닿으니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이 몸이 된 이후에도 그동안 일말의 관심조차 없던 곳이었으나, 그래도 민감한 곳이긴 했다.

몸을 원하는 건 알겠다. 그러나 나는 그의 궁극적인 목적이 내 몸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도대체 원하는게 뭐기에?

"앞으로 널 성과물로서 광고할거다. 그러면 널 토대로 내게 조교 의뢰를 맡기는 이들이 늘어나겠지. 완벽한 성과물이 있다면 창부 하나 굴복시키지 못했다고  비웃었던 하찮은 놈들은 내게 굴복할 것이다!"

"으음.."

지가 말하면서 지가 흥분했는지 만지작거리던 손에 순간 힘이 들어갔다.

동시에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미묘한 숨소리가 흘렀다.

"신비로운 녀석이고 태연하길래 선천적인 무감증인  알았더니 그건 아니었나. 걱정 마라. 앞으로도 처녀를 빼앗지는 않을 테니. 처녀는 그것만으로도 가치를 같는다."

손을 뺀 그는 투명한 액체가 묻어나온 손을 보더니 히죽 웃었다.

욕망에 번들거리는 그의 눈은, 확실히 지켜볼만  것 같았다.

이정도로 억눌린 욕망에 불을 붙이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문득 그를 부추겨보고픈 마음이 샘솟았다.

그날 이후 나를 대상으로 그의 조교가 시작되었다.

[조교술 적용 실패]

[조교술 적용 실패]

[조교술 적용..]

"이런 제길! 도대체 뭐 때문이야!"

물론 이걸  조교라고 할 수 있다면.

나체의 나를 앉혀 놓은 그는 계속해서 실패하는 자기 기술에 역정을 내었다.

실패하는게 당연하다. 만렙 풀템 둘둘의 플레이어도 고전하는게 안카리아스의 스펠 방어력이다.

이런 허접한 스킬이 통할리 만무했다.

"후...특성은 빼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나? 이거 이러면 너무 돌아서 가는데."

중얼거리던 그는 지 혼자 중얼거리며 두꺼운 책을 꺼내들었다.

그렇게  동안 삽질을 이어가던 그는 그 중얼거리며 책에 빠져들었다.

"조교 기법이 무엇이든 간에 기본은 철저한 복종이지만, 복종 없이도 굴복시키는 쾌락론의 핵심은 쾌락에의한 철저한 굴복...강제로 덮치는 쾌락에 노예는 어쩔  없이.."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중얼거리던 그가 책에서 눈을 떼곤 나를 응시했다.

그러거나 말거나,나는 씹던 빵을 계속 씹었다.

진짜 중세의 돌빵이었다. 진짜 맛없다. 쓸데 없이 이런데만 고증이 철저하다니.

숨도 안 쉬어도 되는데 음식 먹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연기는 해야했으니까. 뭣보다 내상으로 마력이 지속적으로 소모되고 있으니 빈속도 계속 마력으로 채울 수는 없었다.

그때 그가 벌떡 일어나더니 나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내 시선이 마음에 안들었나?

하지만 그는 내게서 빵을 빼앗고는 멀뚱히 보는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앞으로 너는 음식을 그냥 먹을 수 없다. 지금 바닥에 꿇어 엎드려라."

그러더니 웬 미친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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