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2화 〉회의 (72/72)



〈 72화 〉회의

회의실의 내부는 각 학과의 수석들이 의견을 나누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아니 정확하게는, 다른 학과의 수석이 의견을 내면.

라일라가 이유를 들어  의견을 부정하는 것이 주류였다.

"집행과가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각 학과의 실력 있는 학생들에게 아카데미 내의 순찰을 하게 하는 것은 어떨까."

"학원부지의 면적을 생각하면 꽤 많은 수의 학생들이 차출돼야 하는데. 아카데미는 공부하기 위한 곳이지 경비를 하게 하는 곳이 아니야."

"전투기술을 배우는 학과라면 실습의 연장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건 실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생각하고 말하는 거겠지? 만약 거기서 그들이 다치게 돼서 더는 재적할  없을 정도의 피해를 본다면?"

"그렇다면 저희 마도구학과에서 제작한 감시용의 수정구를 아카데미 곳곳에배치하도록 하죠. 학원의 영맥과 연결하면 24시간이라도 마도구의 작동을 보증할  있습니다."

"없는 것보다는 괜찮겠지만, 그거, 일반 학생들과 교사들도 24시간 감시되고 있다는 거잖아? 왕국 측에서 알면 가만히 있지 않을걸."

"괜찮습니다. 가로등이나 수풀 등에 숨기면…."

"그게 더 악질이야."



"섹스."

"그냥 말하고 싶은 거잖아!? 클레온!  여자 좀 조용히 시켜줘!"

"나한테 말해도…."


클레온은 자신도 제어하지 못하는,자신의 학생인 리오메스에 대한 불만을 흘려넘긴다.

아루루 역시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 광경을 바라보면, 아루루가 얘기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시간을 조금 되돌려 어제의 일.

라일라와 함께 아루루를 찾아가, 수석들의 회의에 참가시켜 줬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전하면.

아루루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물론이야. 사실, 회의에 나오는 학생들은 모두 우수하지만, 조금 자기주장이 강한 면이 없잖아서. 의견을 조율해줄 사람이 필요했거든."

"...설마 그걸 나한테 부탁하려는 거야?"

"라일라보다 제격인 사람을 모르는걸. 객관적, 논리적으로 모두의 의견에 대응할 수 있으니까."

아루루가 미소를 지어 보이면, 아루루는 `윽….`하고 조금 껄끄럽다는 표정이 된다.

"다른 수석들도 라일라의 실력만큼은 인정하고 있어. 지금까지의 인상으로 협조성이 전혀 없고 자신들을 깔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커다란 벽이지만."

"뭐, 틀린 인식은 아니네."

라일라는 조금 심술을 부리듯 중얼거린다.

클레온은 그런 라일라를 잠시 바라봤다가 아루루에게 고개를 돌렸다.

"한두 명 정도는 있겠지. 라일라의 성격과 관계없이 그녀의 능력만큼을 존중하는 인물이."

"물론이야. 마도구학과의 수석이라면 내 쪽에서 포섭해 둘 수 있어."

라일라도 아루루가 말하는 것이 누군지 떠올리는 듯하지만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듯했다.


"그럼, 남은 건 흐름을 만드는 거군."

"그건 내가할게. 클레온은 나를 도와줘. 어렵지 않아, 그저 내가 하는 이야기에 맞춰서 있던 일을 이야기하면 되는 거니까."

아루루의 말에 클레온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흐르면 조심스럽게 라일라가입을 열었다.


"...고마워. 아루루 트로메이아."

"뭘. 라일라도 아카데미의 수석이야. 오히려, 지금까지 회의에 한 번도 부르지 않은 우리 쪽이 사과해야겠지."

"그런 게 아냐. 빈말로도,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고, 지금도…. 독선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

라일라가 얼굴을 어둡게 하자, 아루루는 상냥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것이었다.


"독선적인 사람은 죄책감도, 감사도 느끼지 않아. 그리고 자책도."

분명, 라일라는 과거에 그런 인간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가치관을 뒤흔들 정도로 커다란 일을 겪으면서 변화는 찾아왔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마음을 통하며.

천천히, 조금씩이지만.

`누군가를 위해`라는 문장을 이해하고 있었다.



"후회하고 있지? 과거의 자신에 대해."

"... ..."

아루루의 말에 라일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조금 쓸쓸한 눈이 되어 주먹을 쥘 뿐이었다.



"후회도 나쁜 건 아니야. 사람은 결국,후회와 함께 성장하는 거니까."

"...당신에게도 있어? 그런 후회가."

라일라의 말에 아루루는 조금 쓴웃음을 지어 보인다.

"있었어. 하지만, 최근에 조금은 해소됐으려나."

아루루의 미소는 클레온을 향해 있었다.

클레온은 헛기침하며 고개를 돌리는 것이었다.



001

"이걸로 전부? 조금 더 그럴싸한 의견은 없어?"

장장 2시간의 토론.

각 수석이 내놓은 자신들의 학과에 형편 좋은 모든 의견을 박살 낸 라일라가 책상에 손을 올린다.

회장 내부가 조용해지는 것은, 더는 준비해 온 탄약이 없다는 소리겠지.

아루루가 말했던 대로, 모두 집행과라는 적을 앞두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뿐.

그 안에, 아카데미의 학생들을 위해서라던가, 조금 더 수석들 전체의 의견을 하나로 하려는 의견은 없었다.

수석들이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은 회의를 시작했을 때와 바뀌지 않았지만.

적어도 라일라는 그들에 대한 호감도가 더욱 내려가 있었다.

"이렇게까지 모든 의견을무시했다면. 물론 라일라 플레임워치, 당신도 의견을 준비해 왔겠지."

침묵을깬 것은정치학과의 수석이었다.

그 역시 라일라에게 `집행과를 축출하고,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학생 단체를 만들고 수석들이 그 단체를 지휘한다.`라는 그럴듯한 의견을 내놓았지만.

속을보면, 그 단체에 소속된 학생들에게 필요 이상의 권력이 부여되는 구조였기 때문에.

그 부분을 지적당하고 의견을 각하 당했다.

"물론이야, 그 전에. 트레이스- 궁술과의 수석은 어디에 있어?"

"...그러고 보니  보이는 군, 요 며칠간."

"어머. 그는 혼자서라도 집행과의 은거지를 추적하겠다면서 요 며칠간 휴학을 신청하겠다고 했잖아요?"

회의실 내부가 다시 침묵에 휩싸인다.

아무도 그를 기억하고 있지 못했었다.

"뭐, 뭐어. 그 의견에는 나도 동감이네. 너희들 전부,  기회를 틈타서 학과의 세력을 확장할 생각으로 가득하지만. 필요한 일만을 하면 되는 거야."

"필요한 일?"

"그래. 집행과 녀석들이 숨어있는 곳을 찾아내서, 녀석들을 전부 잡아들이는 거. 단체를 만든다거나, 감시 시스템을 만든다거나. 일반 학생들을 끌어들이는 건 반대야."

라일라의 말에 아루루 역시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그녀의 말에 찬성이야. 우리는 각 학과의 대표로서 이곳에 와있지만. 절대 특별한 인간들이 아니야. 우리가 무언가를 결정해서 학교의 방침을 바꾼다는 것은 취지에 어긋나있지."

성검에 선택 받은 용사이면서 공작가의 영애인 아루루 트로메이아가 하는 말이었기에 더욱 무게가 있었다.

평민파의 학생들은 물론, 귀족파의 학생들 역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국  숨어있는 곳을 찾아내기위해선-."

신성 학과의 수석이 이어서 무언가를 이야기하려 하자, 조용히 성학과의 수석.

리오메스가 손을 들었다.

"정보를…. 빼낼까요."



모두의 시선이 리오메스에게 집중된다.

그녀 역시 제대로  의견을 내지 않은 인물이었지만.

이번에는 진지한 목소리로, 얼굴에 웃음을 띤 채 이야기 한다.

"나도 그걸 생각하고 있었어. 이전에 클레온이 집행과의 학생들과 싸워서 교사진들에게 회수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들로부터 정보를 캐낼 생각은 안 한 거야?"

라일라의 말에 마도구학과의 학생이 이야기한다.

"물론 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입이 단단하여 자백제를 사용할까 했지만…."

그의 시선이 아루루 쪽을 향한다.


"일반적인 가벼운 물건은 통하지 않는다고 해서, 고농도의 자백제를 사용하려 하길래 막았어."

"...자백제에 사용되는 약은 기본적으로 몸에 독이니까. 물론, 그 녀석들에게 자비가 필요한지는 의문이지만 말이야."

아루루의 말에 라일라가 대답하면 일부 수석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자비가 아니야. 하지만 수석인 우리가  번 그런 수단을 쓰면,  중 누군가가  심한 짓을 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도 없어."

"확실히. 학생의 수준에서 하기에는 조금 규모가  이야기지."

클레온이 조용히 옆에서 아루루의 의견을 거든다.



이것이 모험가와 모험가.

혹은 모험가와 범죄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분쟁이라면

클레온도 자백제를사용하건, 정신지배 계열의 주문을 사용하건 말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본분은 어디까지나 학습과 연구였다.

상대방이 그것을 져버렸다고 해서, 이들마저 그럴 필요는 없다.

상대방과 같은 수준으로 떨어져 싸우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행동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제가 정보를 끌어내 보도록 하지요."

리오메스는 조용히 이야기한다.

모두들의 얼굴이 순식간에 공포나, 질린 것으로 바뀌는 것이 볼만했다.

"어라, 어째서 모두 그렇게 싫은 얼굴을 하는 걸까요…."



"네가 정보를 끌어낸다는 건…. 즉, 그들에게 성적 고문을 가하겠다는 이야기인가?"

정치학과의 수석이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자 리오메스는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러고는 잠시 후, 얌전하게 입을 가리고 웃음을 올렸다.


"아뇨. 아무리 제가 성학과의 인간이라지만, 같은 과 외의 인간에게 그런 짓을 할 리가 있나요."

"... ..."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셨나요? 의외네요. 성학과의 학생들은 타학과와는 연인관계가 아니라면 절대로몸을 섞지 않는데."

클레온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그랬었나….`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솔직히 그녀가 정보를 캐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자신도 정치학과의 학생과같은 생각을 했으니까.

"여기에 타학과의 학생과 몸을 섞은 강사가 있지만 말이야."

아루루는 조용히 클레온에게만 들릴만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그럼 클레온은 헛기침하면서 그 목소리가 다른 학생들에게 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헛기침으로 클레온에게 시선이 집중되면 클레온은 무언가 이야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입을 연다.



"그렇다면, 리오메스 나름의 방법으로 그들에게 심문한다는 거군?"

"맞아요. 평화로운 방법이고 누구도 다치지 않는답니다. 거기에 기분 좋고요."

리오메스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마지막 문장에서 모두 경직된다.

"...앞의 문장에서 안심했다가 마지막 문장에서 기대치를 낮추지 말아줘."

"오히려 기대치가 오르지 않나요?"

그녀의 정신상태를 이해하는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듯했다.



"책임지고 정보를 캐낼 수 있는 거겠죠? 리오메스."

신성 학과의 수석이 리오메스를  믿겠다는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이전부터 `신성학과는 성학과랑 뭐가 다른가요?` 같은 어이없는 장난성 질문을 받아온 그녀로서는

성학과는 역시 악의 조직이었다.


"물론입니다. 아아, 하지만 그렇네요. 클레온 강사님께서 도와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하지만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리오메스가 가벼운 목소리로 그렇게 대답하면서 클레온에게 시선을 돌린다.

"...임시라고는 하지만 내가 맡은 학과의 학생이 무언가 하려고 한다면…. 내가 책임을 져야겠지."

[괜찮겠어. 클레온?]

다음 순간, 라일라의 텔레파시가 들려온다.

그녀의 목소리는 이전에 없을 정도로 걱정에 가득  것이었다.

수석들의 각종 의견을 재깍재깍 받아친 그녀였지만, 리오메스의 사고패턴만큼은 읽지 못하여 당황해하고 있었다.



그럼 클레온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곧바로 후회하게  것이라고는 이 시점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002

만약의사태에 대비하여 아루루, 라일라와 함께 학생들이 구금된 곳으로 향하는 클레온.

가장 앞에 선 리오메스는 어딘가 기분이 좋아 보이는 듯 콧노래를 부르며 걸어가고 있었다.


"리오메스. 그들에게서 정보를 캐낼 방법이 있었다면 어째서 실행하지 않은 거야?"

아루루는 그녀가 이야기를 꺼냈을 때부터 걸리던 부분을 지적한다.

그럼 리오메스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대답하는 것이었다.


"의견이 제대로 모이지 않은 상태에서 정보를 캐내 봤자, 그 사람들의 자기주장이  심해지고 구체적으로 바뀔뿐이니까요."

"...그건, 그렇군."

그들에게서 집행과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면 그걸 이용해서 이번에도 자신들의 이권을 위한 의견만을 내겠지.

라일라에 의해 모두 논파 되고 지적받은 시점이라면 괜찮겠지.

라는 것이 리오메스의 생각인 듯했다.

"정말로 자백제도 쓰지 않고 정보를 캐낼 방법이 있는 거야? 말하지만 정신지배 마법 같은 건 안 돼. 그것도 뇌와 영혼에 데미지를입히니까."

"그런 마법은 사용할 줄 모르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라일라 역시 그녀의 방식이 걱정된다는 듯이 말하지만.

리오메스는 신경쓰지 않고 웃을 뿐이었다.

아루루와 라일라의시선이 동시에 클레온을 향한다.

"...나는 내 학과의학생을 믿어.“

"어머, 감사해요. 클레온 강사님. 영광이네요."

사실 조금 반신반의이기는 했다.

그 절반의 신뢰는 그녀의 남동생인 데미스에 대한 신뢰이다.

그렇게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도착한 곳은.

아카데미의 외곽지역, 법학과가 소유한 징벌방의 건물.

교칙을 어기거나 하여 처벌을 받아 정학 처분을 받게 되면.

기숙사가 아닌, 이곳에서머물게 된다.

그중에서도 악질인 학생들은 퇴학이 결정되기 전까지.

징벌방- 쉽게 말하자면 학생용의 감옥에서 지내게 되는 것이다.

클레온을 습격했던 집행과의 학생들은 모두 어김없이 퇴학 대상자였다.

다만 그들에 대한 정보를 캐내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그들을징벌방에 넣어 놓은 것이었다.

간수의 역할을 맡은 법학과의 학생의 안내를 받아 최근에 구류된 이들이 있는감옥으로 향하면.

그곳에는 조용히  안에 갇혀, 마력을 빼앗는 수갑을 찬  구속된 이들이 보였다.

안에 있는 것은 둘.

남학생 하나와 여학생 하나이다.

"이들이 가장 최근에 들어온 집행과의 학생들입니다. 레스토랑에서 아루루님을 습격했었던 이들이죠."

간수의 말에 아루루와 클레온은 동시에 그들을 확인한다.

잘 보면, 여학생 쪽은 클레온의 마법에 따라 화상을 입고 기절했던 쪽이고.

남학생은 아루루에 의해 베인 쪽이다.



상처는 이미 치유마법으로 회복되었는지 몸은 멀쩡했지만.

정신적인 피로는 어쩔 수 없는 듯했다.

"하지만 리오메스님. 이들을 어째서  방에 모아 놓으라고 하신 겁니까?"

간수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리오메스에게 집중된다.



"그야, 이 두 사람. 연인 관계니까요. 떨어트려 놓는 건 불쌍하잖아요?"

"...그렇, 습니까?"

"네. 보면 안답니다."

과연, 성학과의 수석.


"아니, 성학과의 수석이라도 그런  보는 것만으로 아는 건 이상하니까."

클레온의 생각을 읽은 듯한 라일라의 태클에, 클레온도 제정신으로 되돌아온다.

리오메스는 그렇게 말하며 간수에게 눈길을 보내고.

간수는 조심스럽게 감옥의 문을 열어 보인다.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안에 있던 두 사람의 고개가 올라갔다.

순간, 일어나 뛰쳐나가려는  몸이 움찔거렸지만.

아루루와 클레온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런 생각이 사라진 듯 다시 자리에 주저앉는다.


"현명하군."

그들이 무언가를 저지르면 그 자리에서 막을 생각이었던 클레온이었지만.

생각보다도 그들이 얌전해서 다행이었다.


"무슨 일이지? 우리들에게서 무언가 정보를 얻어낼 생각인가?"

남학생의 말에 리오메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해서 말이죠…."

그렇게 말하며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는 리오메스.

"간수분은 잠시 자리를 비켜주세요. 라일라씨는 방음의 결계를. 클레온 강사님은 저와 함께 안쪽으로 들어와 주시겠나요?"

그러고는 각자에게 지시를 내린다.

"잠깐, 성적 고문은 안 하는 게 아니었나?"

클레온의 말에 리오메스는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그를 돌아본다.



"네. 하지만 조금 시끄러워질 것 같으니까요."

"... ..."

라일라는 조금 의심스러운 얼굴이 되지만 일단은 방음의 결계를 펼쳐, 주변으로 소리가 나가는 것을 막는다.



"나는?"

"아루루님은 거기서 보고 계세요. 저희 성학과가 활약하는 모습을 봐주시면 되겠네요."

"으, 음…. 알았어."

자신에게는 아무런 지시가 없자, 아루루도 무언가 해야 하나 싶었는지 리오메스에게 물어보지만.

리오메스는 그런 그녀에게 적당한 대답을 하면서 여학생의 앞에 선다.

그리고 자신의 양 손바닥을 합장하듯 마주치면.

검은색과 흰색의 마력이 그녀의 손에서 팔을 타고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데미스가 오브의 힘을 빌려서 조율하는 `마력과 생명력의 쌍방 전환`이었다.

그녀는 보조도구의 도움이 없더라도, 그것을 자연스럽게 행할 수 있는 경지에 다다른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 마력은 그녀의 몸 전체를 돌고 돌아, 이윽고 오른손의 검지와 중지 손가락끝에 집중된다.

"무엇을…. 할 생각이야?"

여학생은 불안한 얼굴이 되어 리오메스를 올려다본다.

"겁먹지 않아도 된답니다."

그러면 리오메스는 웃어 보이며 무릎을 구부려, 앉아있는 여학생과 같은 눈높이에서 이야기한다.

"손끝에 집중한 이것은 인간의 생명력이 전환 된 마력. 상대의 몸에 침투하면 그 몸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죠."

"서, 설마  몸을 조종해서 정보를 불게 할 생각?!"

여학생의 떨리는 목소리에 리오메스는 고개를 젓는다.


"아뇨, 거기까지는 못한답니다. 제가 이걸로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타인의 몸의 감도를 증폭시키는  정도. 평소에는 저 자신에게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다음 순간, 움직이지 못하는 여학생의 이마에리오메스의 손가락이 닿았다.

물의 표면에 돌멩이가 던져지듯, 그녀의 몸에 파문이 일어나며 리오메스의 마력이 퍼져 나간다.


"가볍게 3,000배 정도로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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