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3화 〉각오 (53/72)



〈 53화 〉각오

허공에 나타난 그 틈은 천천히 벌어지고 있었다.

줄기는 그 너머에서 강렬한 마력을 휘감은 채 뻗어오며.

천천히, 주변의 세계를 침식해 나간다.



유스테스는 티오의 시체 옆에서 주저 앉은 채.

절계수의 강림을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맥스웰은 성검의 힘을 빌려 어떻게든  수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크기 다른 거대한 괴물.

성검의 힘을 빌리더라도 어떻게  수 있을 리가 없다.



"끝인가…."

저절로 그런 포기의 말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일의 원흉을 쓰러트려도 일어날 일이었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



유스테스는 그렇게생각하며 장막에서 벗어나 도망치려 했다.

티오의 시체를 둘러업고 발을 움직이려는순간.

유스테스는 그 자리에 묶인  멈추고 무언가를 생각했다.

자신의 어머니는, 자신을 위해서 저택으로 번 돌아왔었다.

그 결과, 자신이 죽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

티오 역시 자신의 목숨을 두 번이나 던져.

자신을 지켜주었다.



이 목숨은 이미 예전에 끝나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은 타인의 희생으로 여기에 서 있다.

그런 자신이 이곳에서 도망쳐도 될 리가 없었다.


티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며 그 시체를 땅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미스틸테인을 잡는다.



절계수는 그 존재가거대한 만큼 좁은 틈으로 이 세계에 넘어오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바깥의 상황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이 틈을 닫기 위해 검을 휘두르는 것뿐.

크게 심호흡을 하고 성검을 절계수에게 겨눈다.

이차원의 마력은 신성마력에 의해 정화할 수 있다.

차원의 틈 역시 이차원의 마력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성검이 가진 신성마력을 최대한 틈에 때려 붓는 것으로 그 틈을 메꿀 수 있을 것이다.



"간다…. 미스틸테인!"

어떻게든 검을 쥐고 절계수를 향해 발을 내디딘 순간.

쾅! 하고 위에서 아래로 내리쳐지는 거목의 기둥이그대로 유스테스를 짓눌렀다.

입을 벌려도, 소리가 나지 않을 정도의 충격.

충격 때문에 땅과 나무줄기 사이에 끼일  하지만, 어떻게든 옆으로 몸을 빼낸다.


그저 정신이 일순 나가며 전신의 뼈가 박살 난 듯한 아픔에 유스테스는 기절할 뻔 한다.

하지만 미스틸테인이 축적해 놓은 신성마력 덕분에 어떻게든 살아남아 몸을 치료한다.

퍼뜩 정신을 차리면 절계수가 자신을 바라보며 그 얼굴을 일그러뜨린다.

마치 약자를비웃는 듯했다.

"큭…. 젠장!"

성검의  덕분에 어떻게든 살아남았지만.

자신이 압도적으로 불리하단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어떻게든, 녀석의 나무줄기를 피해서.

차원의 틈에 다가가야만 했다.



"무언가 방법이…."

몸을 다치는 것은 성검의 마력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다.

하다못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멈추지 않을 방법이-.

퍼뜩 거기서 유스테스가 깨닫는다.

성검은 검이지만, 일반적인검이 아니다.

그 힘은 신성마력에 기반을 두며.

사용자의 신체 능력 증강.

마력 방출의 제어.

검의 경도 강화.

다양한 형태로 검으로서, 용사의 파트너로서 기능한다.


"마력의 방출…! 성검이라면…!"

유스테스가 검을 절계수에게 겨누자.

절계수는 커다란 고개를 갸웃하며 장난감을 잡아 부수려는 듯,  몸을 붙잡는다.

"큭…!"



몸 전체에 가해져 오는 압박감에, 뼈가 으스러지는 같지만.

어떻게든 팔은 절계수가 튀어나오고 있는 틈을 가리킨 채.

자신이 상상한 형태로 마력을 방출한다.


허공에 떠오르는 은빛의 바늘.

그것은 미스틸테인에게서 분리되어 나온 신성마력의 덩어리였다.

"됐다…! 가라!"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튀어 나간 마력의 바늘이 벌어지고 있는 이차원의틈에 틀어박힌다.



유스테스의 머릿속에, 언제인지 모를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른다.

아버지로부터 절대로 망가트리지 말라고 신신당부 받았던 값비싼 의복.

하지만, 그런 아버지의 명령도 자신의 무모함으로 어겨 버리고 커다란 구멍이 뚫렸을 때.

울음을 터뜨리며 어머니에게 가면.

어머니는 능숙한 바느질로 그 의복을 고쳐주었다.

"끄아아악!!"

몸을 덮치는 고통에 입에서 피를 흘리고, 눈은 충혈 되어 피눈물이 흘러나온다.

내장이 끼익 끼익 하는 소리를 내며 망가지면.

회복하는 속도가 서서히 망가지는 속도에 비해 부족해진다.

하지만, 마력의 사용은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더더욱 바늘을 만들어 틈으로 날려 보낸다.

"내가 가장 쓸모없어…!"

피를 토하면서 외치는 유스테스의 목소리.


"모두들…. 자기 역할을 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지금까지 도망쳐 온 내가 가장, 무가치한 존재야…!"

마력의 바늘은 그 몸에서 실을 만들어 내며 찢긴 틈 사이를 움직인다.

허공을 춤추는 바늘과 실이 마치 세상이라는천을 꿰매듯.

움직일 때마다 틈이 서서히 닫히고 있었다.

"그러니까….  말고 다른 인간들이 먼저 죽는 건…! 있어서 안 되는 일이라고…!!!"

괴성에 가까운 기합소리.

우두둑! 하는 소리가 들리며  전체가 바스러지는 감각이 지나가면.

이윽고 유스테스의 몸은 추욱 쳐진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마력의 바늘이  역할을 끝마치고 서서히 벌어지던 이차원의 틈을 강제로 봉합한다.


[KURRAAAAAAAAAAA!]

틈이 닫히는 것으로 강제적으로 반으로 분리되어 버린, 절계수.

채 넘어오지 못한 반신에서떨어져 나온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울린다.

땅이 흔들리고. 공기가 요동친다.

고통에 의해 몸을 제대로 겨누지 못하는 절계수가 손에 쥐었던 힘을 풀면.

유스테스는 땅으로 떨어진다.

미스틸테인은 유스테스가 맡긴 일을 마치고 서서히 그 빛이사그라지고 있었다.


겨우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몸을 가눈 절계수가 분노한 눈으로.

전신의 나무줄기를 무작위 하게 뻗어낸다.

하나하나가 강철의 송곳만큼 날카로운 가시였다.

주변을 뒤덮고 있는 증오스러운인간들의 결계를 박살내기 위해.



그 과정에서 유스테스가 가시에 꿰뚫리지만.

미스틸테인이 필사적으로 머리와 심장 같은 급소를 막아낸다.

이윽고. 결계의장막이 무너져 내린다.

드디어, 절계수가 불완전하게나마 세상에 돌아온 것이었다.


001

쿠웅! 하는 진동이 길드 건물 전체를 감싼다.

루티를 비롯해 모여 있던 모험가 중 일부가 넘어지거나, 몸을 가누지 못해 비틀거린다.

"뭐, 뭐지?"

"지진인가?"

신인 모험가들이 웅성거리며 서로를 바라본다.

베테랑들 역시 불안한 듯 저도 모르게 무기를 잡았다.

"루티씨..."

"응. 뭔가, 좋지않은 게 오고 있어."

쿠온은 무언가를 느낀  손을 떨고 있었고.

루티는 어느 샌가 변한 동공으로 건물의 바깥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가 불안해하는 가운데, 어수선했던 건물 내에 침묵이 깔린다.

그리고 잠시 뒤, 그 건물의문이 쾅! 하고 열린다.

들어온 것은, 모험가가 아닌 평범한 마을 주민이었다.

"크, 큰일이야! 나무 괴물들이 도시를 향해 들어오고 있어!"

그 말에 모두의 안색이 바뀐다.

절계수가 완전히 강림하며세계의 개변을 시작하고.

그 영역이 도시에까지 넓어진 것이다.

이야기를 들은 베테랑들은 즉시 무기를 챙기고 회관을 빠져나간다.

신인들은 그런 선배들을 보면서 머뭇거릴 뿐이었다.

"루티씨 저희도!"

쿠온도 지팡이를 챙기고 베테랑들을 따라 나가면 루티도 고개를 끄덕이며 바깥으로 나가려다.

어쩔 모르는신인들을 보며 이야기한다.

"당신들은 주민의 대피를! 신전으로 이동시키세요!"


그제야, 루티의 지시를 따라 움직이는 모험가들.

루티는 한숨을 내쉬며 바깥으로 나간다.

도시와 숲의사이에 있는 관문에서 고함 등이 들린다.

가벼운 몸놀림으로 벽을 박차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그곳에는 거대한 나무의 그림자가 보인다.

이렇게나 거리가 되는 데, 자신이 서 있는 곳보다도 높은 곳에 그 꼭대기가 있다.

"절계수 슈라드셀…."

그리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관문 쪽으로 이동한다.

그곳에는 땅에서 솟아오른 절계수의 권속들의 모습이 보였다.

베테랑들이 선두에 서서 녀석들을 상대하고 있지만

적들의 수는 아마 절계수가 사라지지 않는 한 무한이었다.

루티는 망설이고 있었다.

이차원의틈에서 넘어온 적은 맹약의 밖.

자신이 절계수를 상대하러 가면 그쪽은 어느 정도 막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이곳에는인간들만이 남는다.

쿠온을 비롯한 모험가들만으로 권속들을 상대해야 한다.

지금은 관문 근처이지만,  도시 전체가 전장으로 변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들만으로는 이곳을 지켜낼  없다.


절계수를 막아내더라도 그사이에 도시에서 몇 명이나 희생될까.

"...레시아. 너라면 어떻게 했을까."

루티는 손을 꽉  채 자신의 가슴 위에 손을 올리며 자문한다.

자신이 아니라 레시아가 여전히 이곳의 길드 마스터였다면.

절계수가 나타나는 일 자체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자신들은 어떻게해도 그녀처럼  수 없다.

클레온, 탈체크, 루티.

그녀와의 추억을 공유하는 이들은 모두 그녀의 뒤를 쫓는다.


루티는 건물에서 뛰어내리며 권속들에게 바람의 마법을 쏟아 붓는다.

절삭력이 뛰어난 바람의 칼날이 권속들을 찢어버리면.

그것을 보고 놀란 모험가들이 루티를 돌아본다.

"방어선을 최대한 넓게 펼치세요! 화염 마법을 사용 가능한마법사들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겁니다!"

루티가 지시를 내리자, 모험가들은 어떻게든 그에 따라 움직인다.

"쿠온! 신전으로 가서 성직자들에게 지원을 부탁해 줘! 그리고 거기 있는 신인 녀석들은 마을에 있는 보급 물자를 최대한 이쪽으로 옮겨올 수 있게 해!"

"알겠습니다!"

쿠온에게도 지시를 내리고 자신 역시 권속들과 마주 선다.

"도시는 우리가 지킵니다. 모험가의 도시 `엘레시아`는…. 우리의 손으로!"

모험가들과 루티는 각오를 새기며 권속들을 막아선다.

그들에게도 이 도시는 목숨을 걸고 지킬 가치가 있는 장소였다.


`...부탁해, 클레온. 라일라...!`

002

라일라의 텔레파시를 듣고 그녀가 있던 장소까지 돌아온 세 사람은.

상처 입은 유스테스를 내려놓고 그녀가 펼쳐두었던 결계의 앞에 선다.

그러자, 결계는 허물어져 내리며.

정신을 차린 라일라가 모두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몸은 여전히 제 상태가 아닌  호흡이 조금 거칠었지만.

"...마력은?"

"회복된 건 1할 정도…. 결계의 안이라서 조금 회복이 빨랐지만. 그래도 이런 단시간이라면 이 정도가 한계야."

라일라는 손을 쥐락펴락 하며 몸이 제대로 움직이는지 확인했다.


"무언가 할 거라면 빨리해야 하겠군요. 몸이 반쪽이긴 하지만 저 덩치라 한 걸음 걸을 때마다  긴 거리를 이동합니다."

루베라가 멀리서 다가오는 거대한 나무를 가리키자 라일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건 바깥에서의 공격으로는어떻게 할 수 없어.  거라면 안에서부터 불태워야 해."

"안에서…?"

이오나가 의문을 표하자 고개를 끄덕이는 라일라.

그리고 퍼뜩 이오나가 있다는사실을 다시  번 확인한다.

"뭐야. 탈체크와 함께 도시에 있던아니었어?"

"말하자면 길지만…."

이오나의 말에 라일라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젓는다.

"아니, 대충 알겠어. 탈체크가 여기 왔던 거네."

그녀 혼자 왔을 리는 없다고 생각한 라일라의 말에 클레온이 고개를 끄덕인다.

"뭐. 대충 그런 거다. 그래서 안에서 불태운다는 건 무슨 의미지?"



라일라는 클레온을 보며 설명을 시작했다.

"말 그대로야. 절계수의 내부로 들어가서 화염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그나마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거지."

"... ..."

 말을 들은 세 사람은 모두 침묵에 빠졌다.



"설마, 그걸 당신이 하겠다는 건 아니겠죠?"

"아, 그러면 나보다 여기서 화염 마법을 잘 쓰는 사람이 있어?"

루베라의 말에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 마는 라일라.

그녀의 얼굴은 평소처럼 조금 뾰루퉁 했지만.



그녀가 하려는 것은 즉, 자폭이었다.

"바보 같은 소리 마."

클레온이 단호하게 말하자 라일라는 그쪽을 돌아봤다.


"그런 걸 하면 쿠온에게 큰 짐을 지워주는 것뿐이야."

"쿠온 말이지…."

라일라는 클레온의 말에 아주 조금 슬픈 얼굴을 한 뒤 다시 아까와 같은 표정을 지었다.


"쿠온을 지키기 위해서야. 상대는 세계 자체를 개변시키는 거대한 적. 아무런 희생 없이 쓰러트릴 수는 없어."

"그 희생이 네가 될 필요가 있나?"

클레온의 말에 라일라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내가 해야지."

"어, 어째서죠!?"

당황한 이오나의 말에 라일라는 이오나를 돌아본다.

"알베인의성검의 폭주가 절계수의 귀환의 원인이라면.   원인을 제공한 건 나야."

라일라가 알베인에게 클레온과의 결별을 유혹했고.

그 결과가 클레온과 알베인의 결전.

그리고 이 사건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내가 책임을 져야지."

그 말에 이오나도 클레온도 침묵한다.

다만 루베라는 상관하지 않는다는 듯이 입을열었다.


"방법이 그것뿐이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만…. 당신은 아까 남은 마력이1할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그 상태에서   수 있단 거죠?"

확실히. 라일라의 마력 총량이 다른 이들에 비해 많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밖에 남지 않은 마력으로 무언가가 가능할  같지는 않았다.

"당신이라면 알겠지? 인간이 죽기 직전에 짜내는 마력의 강력함을."

"...설마."

그런 루베라에게 대답하는 라일라.

루베라는 여전히 자신의 몸에 걸려있는 어머니의 가호를 느낄 수 있었다.

술사가 죽은  십 년이 넘어도 유지될 정도로 강력한 마력.

라일라 정도의 마법사가 생명을 불태워서 마력을 짜낸다면 어쩌면-.

"가능성이…. 없진 않겠군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당신을 저 안에 넣느냐 인데."

루베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라일라의 계획에 찬동하자.

클레온은 그런 루베라의 팔을 붙잡는다.

"잠깐 기다려, 진심이냐?"



그럼 루베라는 무슨 말이냐는 표정으로클레온을 돌아보았다.

"저는 제시된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동의한 것뿐입니다."

"다,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이오나의 말에 루베라는 라일라를 바라보았다.



그녀의얼굴은 어디까지나 초연했다.

클레온도 이오나도, 루베라의 시선을 따라 라일라의 얼굴을 본다.

그녀의 표정에는 모든 것을 각오한 이의 결의가 깃들어 있었다.

"나도 되도록 죽지 않는 방향으로 하고 싶었는데. 일이 이렇게 되면 어쩔  없지."

"라일라…. 너…."

클레온은 그녀에게 건넬 말을 찾지 못하고 주먹을 꽉 쥘 수밖에 없었다.


"잠시 만요…! 무언가 분명히 다른 방법이 있을 거예요!"

이오나는 아직 포기하지 못했다는 듯, 자신의 허리 가방에서 수첩을 꺼내 든다.

지금까지 자신이 모아온 지식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하지만 루베라는 그 수첩을 바라보더니 퍼뜩 무언가를 떠올렸다.

"...그겁니다."

루베라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이오나에게 집중된다.

"네? 수첩이요?"

이오나가 고개를 갸웃하면 루베라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수첩이 아니라. 이전,  미개척 영역에서 권속들과 플랜트 골렘을 쓰러트렸을 때 사용했던."

"...아! 스크롤이군요!"

루베라의 말에 이오나가 떠올랐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라일라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더니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퍼뜩하고 고개를 쳐들었다.

"그렇구나…. 장서마법…! 스크롤을 사용하면 붙인 대상의 내부에 마법을 발현시킬 수 있어. 아니,하지만 화력이…."

"윽…. 그건 그래요. 스크롤에 적을 수 있는 영창에도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피의 양이 부족하니까…."

이오나는 라일라의 말을 이해했다는 듯이 같이 무언가를 생각하지만.

루베라와 클레온은 둘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잠깐만요! 제가 검의 형태가 되면 신성 마력을 사용할 수 있으니 그걸로…."

"검으로 글자를 쓴다는 거야? 화력을 생각하면 최소 5티어의 마법은 사용해야 해. 거기에 스크롤 용지도 없어서…."

"...절계수는 나무죠? 스크롤은 종이고. 그리고"

"종이는…. 나무로 만들지."



 사람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 동시에 클레온을 향해 돌아보았다.

""클레온!""

"...뭐야. 결론이 나온 건가?"


이오나와 라일라가 동시에 입꼬리를 올린다.

그리고 라일라는 완전히 평소처럼 돌아와 입을 열었다.

"각오해 둬. 지금부터 받아쓰기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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