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5화 〉라일라 -아카데미 수석- (2) = (15/72)



〈 15화 〉라일라 -아카데미 수석- (2)
=
발정난 암컷이 전신에서 만들어내는 달콤한 증기로 가득 찬 방

수분의 보급을 위해 가져다 놓은 물도 조금씩 말라간다.

행위가 계속 될수록 방의 온도가 높아져 간다

라일라 뿐이 아니라 그 열기를 받아 클레온의 몸에서도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라일라는 그런 클레온의 가슴에 혀를 가져다 대며

몸을 핥아 올린다.



츄르르르르륵


간지러우면서 뜨거운 혀의 감각이 몸에서 떨어진다.

클레온의 성기는 마력의 제어로 축소시켜 놓은 상태에서 벗어나

원래의 크기로 돌아와 있었다.

라일라는 그런 그의 성기를 허벅지에 끼운 상태에서 전후로 움직인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그녀의 부족한 성지식에서 만들어진 머리 나쁜 음어들로 클레온의 흥분을 돋구는 것이었다.

"하앙. 앙. 봐, 클레온 따끈따끈 고열 애액을... 주르륵~  흘리듯 수컷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고 착각 중인, 발열발정 숫처녀 보지"

쥬르륵 스윽 쥬르륵 스윽

전후로 리드미컬 하게 허리를 움직인다.

삽입도 되어있지 않은 상태.

그저, 서로의 겉을 이용한 마찰로 일어나는 쾌감을 받아들이며 호흡은 거칠어져만 간다.

서로 몇 번의 절정을 거쳤을까.

이미 이곳저곳에 뿌려진 클레온의 정액이 이 정사의 길이를 알  있게 했다.

그런데도 마력을 체력으로 바꾸기 시작한다.

몸에서 만들어진 에너지가 행위를 계속하게 한다.

클레온의 강직 역시, 그 강도를 잃지 않고 몸을 탐해오는 암컷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듯.

계속해서 기분 좋은 것에 적응하고, 견디고

그리고 기분 좋게 절정에 다다르는 사이클을 반복하고 있었다.

"미끌미끌 클레온의 두꺼운 자지님. 입으로 해줬을 때 보다 커져서 우툴두툴하게 돋아난 지렁이 같은 핏줄 움직일 때마다 보짓살을 파고드니까 읏...♡"

푸슈우우웃... 하고, 라일라의 접힌 곳에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그러면,  열기에 반응한 클레온의 자지가 움찔거리고

그 자극으로 다시 한 번 라일라가 크게 절정했다.

"오옥 가, 또,  가앗... 하아 후으으으윽"

몇 시간 전까지

자위의 존재조차도 모르던 여자가 성적인 자극의 노예처럼 떨어져서.

움직이지 않는 남자의 전신을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고 있는 상황.

상태이상 [혼란]으로인해 지능은저하 됐지만

기술을 익히는 것은 그런 문제가 아니었던 걸까.

마치 스펀지처럼 이런저런 반응과 자극을 흡수해서

조금 더 기분 좋게 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원래의 목적이었던,

클레온의 정액을 이용하여 핵의 각성을 유도하는 것을 잊어버린 듯.


십몇 년을 자신도 모르게 죽이고 쌓아온 성욕을, 완전히 폭발시키고 있었다.



라일라의 행위를 어떻게든 멈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클레온은

성대하게 가서 움찔거리고 있는 라일라의 양쪽 다리를 들어 올려 침대에 눕힌다.

땀과 이런저런 액체로 범벅된 시트

그 위에 다리를 배 쪽으로 뒤집어 올려 눕혀진 라일라.

엉덩이가 클레온의 바로 눈앞으로 오면

스스로 열렸다 달렸다 하는 조개와도 같이 움직이는 그녀의 국부와.

그 아래, 히끅 거리면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애널이 보였다.


긴 행위 동안 삽입 외의 거의 모든 성행위를 확인한 두 사람

남은 것은 정말 삽입뿐이었지만.

이미 본인의 크기를 제어할 수 없는상황에서 넣고 움직인다면

라일라의 몸이 망가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아무리 용서하지 않은 상대라지만

섹스 중에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망가뜨리는 것은 클레온으로서는 꺼려지는 것이다.

클레온은 손을 뻗어 라일라가 처음 책상 위에 올려둔 `검의 핵`을 손에 들어 올린다.


"하아 하아 클레온 그 그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뚫어져라 핵을 바라보는 라일라

그러면서 흔들흔들 좌우로 엉덩이를 흔들며 수컷을 유혹한다.

그런 건 내버려 두고 더 기분 좋은 일을 하자

마지막 남은 선을 넘어버리자

이성의 끈을 살살 불태우는 라일라의 도발.



하지만 클레온은 조용히손에 들고 있던 그것을─



라일라의 보지에 넣으려 하지만, 제대로 개척되지 않은 처녀의 질 구조로는 무리였다.

"...어쩔 수 없지."

결국

클레온의 물건에 의해 관통당하는 라일라의 처녀막.

"흐기익!? 오?! 그윽 거기이! 아, 아 우읏!"

자비 없이 도래하는 처녀의 끝

하지만 전신에 퍼져 있는 화염의 마력이 상징하는 재생의힘으로

그 고통을 덮어씌워 지워 버린다.

푸푸욱 하는 소리를 내며 두  번 왕복하여

내부를 넓혀 놓은 클레온이 삽입했던 물건을 다시 빼내어.



이번에야말로 검의 핵을 집어넣었다.

"앗 읏 그, 그런 걸 맘대로..."

클레온의 손가락이 도달할  있는 한계까지 도달하자 클레온은 집어넣었던 손을 빼내고, 라일라에게 속삭인다.

"참아내 허락 없이 뱉어내지 마."

"으후욱 아, 아 아픈데에 기분 좋아 어, 어째서 으그그극"

직경 5cm 정도의 딱딱한 것이 뱃속에 들어온 감각

푸슛, 푸슛하고 애액을 뿜어내지만

라일라는 클레온의 명령을 순종적으로 따르며 핵의 방출을 참아낸다.

그때 마다 다리가 부르르 떨리고

호흡이 하아, 하아 하고 가팔라진다.


클레온은 조용히 손을 라일라의 아랫배에 올리고 마력을 흘려 넣는다.

그러면, 이미 충분히 클레온의 정액에 닿아 마력에 익숙해진 그녀의 몸이 클레온의 의도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먼저 강화된 그녀의 질 내부가 조금 넓어지면서 핵이 움직일 길이 생긴다.

천천히, 천천히 클레온이 배에 손을 얹은  위쪽으로 움직인다.

찔그럭... 찔그럭... 소리를 내면서.

핵이 질의 더더욱 깊은 곳으로 움직인다.


"오 오옷 오큭 우그으욱"

아무리 확장되었지만 감각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

그런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클레온이 멈춘 것은.

핵이 무언가, 말랑하면서 딱딱한 것에 `꾸욱` 닿았기 때문이었다.

"어, 어라 자, 잠깐 클레온 잠깐만 기다려 안 대 안대안대안대"

고통으로 [혼란]이 풀린 것일까? 조금이지만 파란색으로 돌아온 라일라의 눈.

그녀는 고통에서 오는 쾌락 그리고 그 영리한 두뇌와 상상력을 원망한다.

다음 순간 라일라가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열어."

클레온이 낮은 목소리로 그렇게 이야기 하자

라일라가 등을 활처럼 휘며 허리가 튀어 오른다.

오싹 오싹 한 감각에 자신의 얼굴을 쥐어 잡으며 몸부림치지만.

이미 클레온의 지배하에 놓인 몸이 그 명령을 받아들이며

쯔거억 하고, 안쪽에서 무언가가 열렸다.



"아, 아윽 으히잇, 오오"

낼 수 있는 다양한 소리를 내며 핵이 억지로 구멍을 통과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포옹…. 하는 공기가 통과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아기방에 외부에서의 침입을 거부하는 신성한 장소에.

핵이 자리 잡았다.

"무,슨..짓이야 클레온 너 진짜로 진짜로  아"

몸을 움직이면, 그것이 안에서 따라 움직인다.

라일라는 그 감각에 견딜 수 없다는 듯

침대 위에서 몸부림칠 때마다 느껴지는 감각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이미 몸은 몸대로 달아오른 상태[혼란]이 풀렸지만.

발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런 라일라를, 클레온의 손이 붙잡는다.

이 이상 움직여봤자 견디지 못하는 것은  쪽이다.

그렇게 말하듯 그녀를 위에서 누르듯 덮쳐왔다.

서로 마주 보는 정상위의 체위.

하지만 라일라는 호흡을 가파르게 몰아쉬며 클레온의 물건 쪽으로 눈이 향한다.

"아, 안─"

무엇이라 말하기 전에 클레온의 물건이 쑥하고 라일라의 안으로 들어갔다.



푸슈우우우웃!

"옥 오옥 아윽 기잇 앗 아앗 어째서 어째서엇 어째서 들어온 거야"

본래라면, 자신이 받아들일 수 없는 크기의 물건.

저항 없이 진입해  감각에 배를 부풀리며.

라일라는 의문과 혼란과 쾌감과 공포에 뇌세포가 파괴되어 간다.

그런데도 사라지지 않는 `지혜`는 클레온이 마력으로 자신의 몸을 조종하여

자신조차 멋대로 할 수 없는 질의 넓이를 최대한으로 넓힌 것이란 것을 깨달았다.

라일라의 몸이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뜨겁게 발열한다.

마치, 벽난로의 화롯불에 가까이  것처럼 두근두근하는 심장 소리가 울릴 때마다.

그녀의 몸이 따뜻해지는 것을, 클레온은 느꼈다.


"우, 움직이지 말아줘…."

애원에 가까운 그녀의 목소리.

클레온은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다.

 사람은 몇 번이고 절정에 다다랐지만

이 행위 중에서 무언가가 해소된 느낌을 받지 않았다.

`열의 축적` `에너지의 축적`.

허용할 수 있는 한계치에 도달할 때마다 리미터를 부수듯 절정이 찾아왔지만.

라일라의 신체적 특성상 성욕이 해소되거나 하지는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최대로 민감해진 두 사람의 몸 상태.

자극을 최소한으로 한 상태에서 밀착한다.

클레온은 날뛰려는 그녀를 끌어안아 가슴 안에서 구속한 채 조용히 삽입을 끝내고.

한숨을 내쉬며 작게 호흡하기 시작했다.

호흡할 때마다 아주아주 조금 1cm 아니 그보다도 작은 단위.

클레온의 물건이 그녀의 안에서 이동하면 라일라는

읏 그윽 하는 소리를 내며 시트를 쥐어 잡는다.

절정에 이르지는 않을 작은 자극.

하지만 해소되지 않는 쾌감의 중첩이 이루어지면.

메아리치듯 흥분도 서서히 커진다.



느린 움직임.

지금까지 열에 의해 충동 당해 움직이던 그녀의 성교와는 정반대의 행위.

익숙하지 않게 찾아오는 부류의 그것에, 라일라가 당황하고 있으면.


연결된 채로 클레온이 느릿한 손놀림으로 라일라의 몸을 애무해 간다.

열기로 가득한 방 안에서 움직임을 거의 취하지 않은 

두 사람은 연결된 상태에서 서서히 녹아내리는 얼음과도 같이.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천천히.

서로의 체취를 느끼고.

서서히 서서히

느릿느릿.

서로의 형체를 확인하고.



이미 한계에 다다랐던 몸이 조금씩 침착하기 시작한 다음 순간.

클레온이 내뱉는 말에 라일라가 반응했다.

 전체의 온도가 사람의 체온에 가까운 수증기 공간.

격렬했던 행위가 끝나자 마치 전신을 따뜻한 욕조 물에 담근 것 같은 몽롱함이 찾아왔다.



"...이대로, 자 버릴까."

"...후에...?"


후우우...

하는 것은 어느 쪽의 소리이었을까.

클레온의 호흡이 규칙적으로 변하는 것을 느낀 라일라는.

자신을 꽉 잡아 놓아주지 않은 채 연결된 상태로 잠들어버린 클레온을 바라보며.

이따금 느껴지는 자극에 음탕한 신음을 내뱉는다.

"....."

000.5

후욱 후욱  츄븍 츄릅 하윽 오옥

븃 뷰루룩 뷰-

하기윽 아응 후우 훗 옷 앗-기윽 흐귝

뷰르르르륵 꿀럭... 꿀럭... 퓨루루룩...

시러 왜 작아지지 않는 거야 더 이상 기분 조은거 안  안돼애앳

퓨륵! 꿀렁 퓨르르르르르릇

웃 오옥 그마안 그만 그만그만그만 일어나 바보   그만 그만 마킹 해애앳

쥬르르르륵 뷰루르륵 도퓨루루루루룩



...! ─! ...?...!

── ──── ..............

001


열기가 가시지 않는 밀폐된 방.

클레온은 왠지 모를 더움과 목마름에 서서히 눈을 떴다.

 분, 아니 몇 시간 잠이 들었던 것일까.

이미 침대는 자신과 라일라의 땀, 애액에 의해 물바다가 되어 있었다.


어째선지, 팔이 조금 따가웠다.

고개를 돌려  쪽을 내려다보면 손톱자국이나 이빨 자국 같은 것이 보인다.

몽롱한 자신의 정신이 조금씩 돌아온다.

몸의 앞쪽이 따뜻한 채인 것이 느껴진다.

물론, 자신의 그곳도.

그리고 서서히윤곽을 드러내는 `고기 베개`.

라일라가 그와 연결된 채, 고개를 뒤로 젖히고, 끊임없이 찾아오는 절정에 죽어가고 있었다.


"....."

"시러 시러시러 또 가기 시러 이 이상 뇌세포 파괴돼서 바보가 되어버리면 아카데미로 돌아가지도 못해 살려줘 클레온"

아, 앗 앗 앗! 하는 단말마와 같은 교성을 내뱉자, 그 다음 순간.

"흐으으으으규우우우우욱"

뷰루르르르르륵 부류류루루루룩

갑작스럽게 자신이 사정했다는 것을 느낀 클레온은 라일라의 전모를 살핀다.


그녀의 배가 엄청나게 부풀어 오른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임신 말기의 임산부와 같이.

안의 내용물은…. 뻔했다.

자신의 정액.

그녀에게 삽입한 상태로 잠들어서

그대로 그녀가 절정에 다다를 때마다 자신도 사정  듯했다.

이건 몽정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데 클레온의 물건이 뚜껑처럼 막혀 있으니 안에서 쌓여가기만  뿐.

밖으로 빠져나오질 않는 것이다.

라일라가 몸부림  때마다, 꽉 찬 배가 출렁거렸다.

이건 임신했을지도 모른다….

"하아 으... 일어나... 좀...!"

"....."

클레온은 잠시 생각했다.

그러고선 조용히 몸을 움직여 그녀의 몸에서 물건을 빼낸다.

갑작스럽게 클레온이 움직이자 라일라는 깜짝 놀란  몸을 움찔거렸지만.

빠져나오면서 그 내벽을 긁어내는 귀두의 자극에 다시  번 크게 조수를 내뿜으며.

이윽고, 추윽 늘어졌다.

퐁…. 하는 공기가 빠져나오는 소리와 함께 클레온의 물건이 빠져나오자

그 뒤를 따라 주걱에 의해 긁어지듯.

내부에 차 있던 정액의 일부가 빠져나왔다.

나머지는…. 자궁 내에 뭉쳐서

입구에 걸린 듯 했다.

아니 어쩌면….

"...열려라."

클레온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녀의 부풀어 오른  위에 손을 올린 뒤.

아까와 같은 원리로 마력을 주입한다.

그러자, 닫혀 있던 그녀의 자궁구가 열리며…. 콰르륵! 하는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쿨렁 쿨렁 주르르륵 콸콸

"옷! 오오오옷 오그으윽"



"앗 잠깐…. 이런 젠장."

여기서 해방하는  아니었는데.

같은 생각을 하는 클레온 결국,일대에 흘러나온 대량의 흰색 액체를 보고 머리를 긁적였다.

라일라는 마치 개구리처럼 축 늘어진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마지막으로, 퐁... 하는 소리를 내며 그녀의 안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있었다.



검의 핵이었다.

하지만  색은 검붉은 색으로 변해 있었다.

 자체가 하나의 마도구인 라일라의 체내에서 오랜 시간 대량의 마력을 품은 클레온의 정액 안에 들어가 있었던 탓에.

둘의 마력을 최대한으로 빨아들여 재가동된 것이었다.

"...수고했다 라일라."

"너..죽일 거야..."

아직 정신이 있었나.

라일라는 움직이지 못한  클레온에게 원망의 말을 쏟아냈다.

해는 이미 중천에 떠 있었다.

002

결국,  뒤에 깨끗하게 목욕재계를 하고 포션으로 체력을 회복시킨  사람은 저택의 응접실에 마주 보고 앉았다.

클레온은 검의 핵을 신기하다는듯이 살피고 있고─

라일라는 전신이 빨갛게달아오른 채 얼굴을 감싸고 절망하고 있었다.



"너는 기억에 남는 타입이었군."

"닥쳐…. 차라리 죽여줘…."

클레온과의 성교에서 자신이 발한 수십 가지 종류의 음어.

이상하게 어휘력이 뛰어났던 그녀였기에 가능했던, 최대한으로 가공된 천박한 말.

라일라가 절망과 수치에 부들부들 떠는 모습을 보며 클레온은 약간의 유열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 전초전에 불과했다.

주요리는 아직 남아있었으니까.



클레온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진 것을 느낀 라일라는, 소파에 등을 기댔다.

"이걸로 나도 공범. 웃을 수 없네."

"뭐가 말이지?"

라일라의 말에 클레온이 되묻자 잠시 침묵을 지키던 라일라는 어깨를 으쓱하며, 손을 턱에 괸다.

"데리고 가야 할 용사 죽이기 계획의 일원이라니."

"아아…. 걱정 마라 죽이진 않을 테니."

"알고 있어. 쿠온 때문이잖아."

그런 라일라의 말에 클레온은 잠시 침묵했다.

물론 쿠온의 부탁이기도 했다.

하지만─ 클레온의 안에는 다른 마음도 있었다.

한때 진정으로 신뢰했던 친구의 타락을 지켜본 인간으로서─



"그럼…. 알베인이 눈치채기 전에 슬슬 도시로 돌아가볼끄아아악!?"

라일라는 자리에서 일어서려다가 허리에서 느껴지는 격통에 몸을 앞으로 넘어트린다.

테이블에 성대하게 머리를 박고 이마를 감싸 쥐며 자리에서 데굴데굴 구른다.


"아아..어제까지 제대로 된 운동도 안 하던 녀석이 그렇게 움직여 댔으니."

"지, 진짜로 죽이고 싶다…!"

라일라는 비틀거리면서 소파 위로 기어 올라와 엎드린다.

결국, 움직이려면 조금 더 휴식이 필요하거나 쿠온을 부를 필요가 있었다.

...아니면,누워서 비행 마법으로 돌아가거나.

"...너, 사샤랑 쿠온이랑도 이런 식으로 한 거야?"

"...그럴 리 있냐. 녀석들은 좀 더 차분해. 이렇게까지 한 건 너뿐이다."

물론 쿠온은 행위에 들어가면 묘하게 적극적으로 변하긴 했지만….

뭐, 그것은 마력에 의한 발정이 원인이기도 했고.

평소에 가장 활발한 사샤와의 정사가 반대로 가장 얌전했다는 사실에 조금 신기한 감각을 느낀다.

라일라는 클레온의 말에 조금 침묵하다가 두둥실하고 누운 상태로 떠올랐다.

클레온은  모습을 보고 잠시 굳었다가 응접실의 창문을 열어주었다.

라일라는 조용히 그 창문을 향해 발을 뻗은 상태에서 날아가더니

저택의 바깥으로 나가 몸을 돌린다.

"죽어! 여자의 적!"

베에-! 하고 혀를 내밀고 눈 아래를 잡아내리는 유치한 도발.

이것보다 심한 욕은 모르는 걸까.

클레온은 한심하다는 듯 라일라가 날아간 곳을 바라보다.

창문을 닫고 소파에 몸을 기댄다.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따뜻한 햇볕 속에서 조용히 잠이 드는 것이었다.


003



하늘을 나는 붉은 망토.

아카데미 수석.

라일라 플레임워치.

허리는 여전히 아프지만, 공중부양 중에 몸을 움직일 필요는 없으니.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며 날아가고 있었다.


`이걸로 알베인과 클레온에게 남은 것은 정면 대결뿐...

승자는…. 이렇게까지 준비했는데 클레온이 패배하는 것도 이상하겠지.`

사실상, 그녀의 안에서 알베인의 승률은 1할이 채 되지 않았다.

레벨 상으로는 물론 알베인이 앞서지만.

꼭 인간의 강함에 대한 기준이 레벨이 척도인 것은 아니었으니까.



임무는…. 실패다.

알베인이 어떻게 되던.

클레온 때문이다.

이렇게  건 모두 그 녀석 때문….

허리가 아픈 것도, 우스꽝스러운 꼴로 하늘을 날아가야 하는 것도.

모두...



`이렇게까지 한 건, 너뿐이다.`

"....그런가─"

혼란에 의한 지능의 하락하지만, 그 과정의 기억은 똑똑히 남아있었다.

그렇게까지 격렬하게 서로의 몸을 탐한 것은 자신뿐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리 나쁘지 않...

"뭐, 뭐야 미쳤어!? 라일라 플레임워치!?"

그녀는 전신에 돋는 소름에 머리를 쥐어짠다.

 과정에서 무리하게 움직인 허리가


"그갸아아아아악!"

도시에 비명을 내지르며 날아다니는 붉은 망토에 대한 괴담이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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