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화 〉제2부. # 13화. 바람이 분다. (21)
150.
사람이 없는 곳으로 찾아오다 보니
어느덧 한적한 강의동 건물까지 오고 말았다.
연인들이라는 것이 바퀴벌레와도 같다더니만....
결국 둘만의 공간을 찾아 어둡고 컴컴한 곳에 자리를 잡는 모양이었다.
조금은 자신들의 이런 모습이 우습긴 했지만 이런 생각은 오래 머릿속에 있지 않았다.
바로 벤치에 앉아서 초밥 집에서 사온 도시락을 하나 꺼내서 자신과 수진 사이에 놓았다.
간장과 녹색의 와사비.
가로등 아래 색색의 맛깔스런 초밥들이 어서 먹어달라고 자태를 드러냈다.
작게 들리는 풀벌레소리.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
그리고....
수진의 웃는 얼굴이 있었다.
" 오빠.... 맛있다. 한번 먹어봐. "
" 난 먹고 왔어. 도시락 또 있으니까 많이 먹어. "
수진의 먹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미 마음이 따듯해지고 뱃속 또한 만족감으로 가득 채워졌다.
하긴....
이미 그 전에 먹은 술과 안주로 포만감에 젖어있는 상태이기도 했다.
명록이 젓가락으로 새우초밥을 집었다.
커다란 새우 살이 탐스러웠다.
" 자.... "
평소 초밥 집에 가면 수진이 잘 먹던 초밥이었다.
누구나 좋아하는 새우초밥이긴 했지만 그녀는 유달리 더 좋아하는 메뉴였다.
그가 와사비 간장을 찍어서 가져오자 수진이 수줍은 듯 웃더니 냠 하고 받아먹는다.
오물오물 먹는 그녀의 표정이 너무 귀여웠다.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갑자기 수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 아앙 해봐~~~ "
수진은 장난스러운 웃음을 흘리며
손가락으로 짚어서 명록의 입을 향해 초밥을 가지고 오고 있었다.
명록도 자연스럽게 아까 그녀처럼 입을 벌리고 받아먹었다.
우물우물 씹자 회가 스르륵 녹으며 밥알의 단맛이 입안으로 번졌다.
그가 먹는 모습을 보던 수진은 킥킥거리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아이~ 착하다~ "
가끔 그녀는 나이가 많은 명록을 마치 아이처럼 다루며 즐거워했다.
그도 그런 그녀의 장난에 장단을 맞추는 것이 재미있었다.
간혹 부드러운 수진의 손길에 정말.....
아이가 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 것이 신기한 마음이었다.
이런 모습을 누가 본다면 정말 배꼽을 잡고 웃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연인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은 대부분 제삼자가 보면 유치했다.
옛날 길거리에서 수많은 그들의 행각에
명록도 또한 비웃곤 하지 않았던가.
두두둑 떨어지는 닭살과 함께 절대 저런 짓은 하지 말아야지 다짐까지 하던 그였다.
하지만 어찌 알았을까.
그 유치찬란한 꼴갑을 자신 또한 밟아갈 줄은.
거기에다가 이런 조그만 장난이 얼마나 행복하게 만드는지는 알지 못했다.
정말 당사자들만이 알 수 있는....
비밀스러운 일이었다.
" 자~~ 하나 더 먹어, 오빠~ 아앙~ "
수진이 또 하나 초밥을 손으로 집어서 그에게 가져왔다.
그녀의 길고 가는 손가락이 유난히 더 하얗고 예쁘게 보였다.
명록은 아이처럼 입을 벌리고 그녀가 넣어주는 초밥을 받아먹었다.
쪽!
입술이 다물어지면서 초밥의 느낌과는 다른 것이 느껴졌다.
초밤과 함께 그 사이 살짝 물렸던 수진의 손가락.
그녀의 가는 손가락이 명록의 약간 까칠한 입술에 닿으며 화들짝 놀라 도망치고 있었다.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냥 초밥을 먹여주다 벌어진 사소한 접촉일 뿐이었다.
그것도 예민한 부분도 아닌....
성감대 같은 그런 곳도 아닌 그냥 손가락일 뿐이었다.
그런데....
스파크가 튄 것처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화르르 아랫배에서 타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더군다나 붉어진 수진의 볼.
불안한 듯 흔들리는 그녀의 시선.
움찔하며 빠르게 뒤로 도망치는 모습이 명록을 자극하고 있었다.
껴안고 싶어......
명록의 심장이 쿵쿵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수진의 붉어진 얼굴.
윤기가 흐르는 작은 입술이 시야에서 커지며 그의 심장에 채찍질을 했다.
키스하고 싶어......
그의 몸이 어느새 자석에 끌리는 쇠붙이처럼
점점 수진과의 거리를 좁히며 다가가고 있었다.
그녀도 도망쳤던 아까의 시간을 잊은 듯 천천히 명록의 얼굴로 다가왔다.
어느 순간 천천히 줄어가던 거리가 순식간에 영(零)이 되어버렸다.
입술과 입술이 스르륵 붙어버렸다.
순간 고개가 서로 엇갈리고 벌어지며 혀가 얽혔다.
키스.
혀와 혀가 서로를 휘어 감으며
부둥켜 앉고는 마구 더듬는 연인의 마음처럼 엉겨 붙었다.
줄다리기 하는 것처럼 명록과 수진의 입 속으로 넘나들며 타액을 나누고 있었다.
아까 먹었던 간장의 맛이 나는 듯하고 달달했던 참치회의 맛이 나는 듯 했다.
뜨거워진 열기가 입술이 만나면 식어야 할텐데
오히려 몸 전체가 후끈 달아오르는 듯한 느낌과 함께
주체할 수 없는 욕망으로 수진의 몸을 끌어안고 싶었다.
잠시 떨어진 둘은 그들 사이를 가로막던 초밥들을 치워버리고 다시 붙어 앉았다.
명록의 무릎 위로 올라온 수진의 엉덩이가 육감적으로 느껴졌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부드러운 그녀의 몸은
투박하게 느껴지는 그의 몸과는 전혀 달랐다.
분명 같은 재질로 되어있을 텐데 왜 이리 다른 것일까.
푸딩을 연상시키는 그녀의 감촉.
다시 입술이 붙고 진한 키스가 이어졌다.
명록의 손은 수진의 등을 헤매고 있었다.
얇은 옷 아래 브래지어가 그대로 느껴졌다.
컵 옆으로 둘러지나가는 약간 두터운 부분 아래.....
후크로 연결된 부분까지 힘껏 누르며 비비는 그의 손길 속에서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었다.
" 하아.... 으흑...... 하앗.... "
수진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있었다.
명록은 등에서 손을 내려 옷을 들추고 바로 매끈한 그녀의 아랫배로 들어갔다.
따스한 그녀의 배가 주는 느낌에 왠지 차가운 그의 손이
미안하게 느껴졌지만 수진은 아무런 거부도 하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그의 어깨를 감싸며 더욱 격렬하게 키스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바로 위로 올라가자 딱딱한 브리지어의 컵 아래 와이어가 느껴졌다.
손을 아래로 눌러 컵을 들추고 그 안에 담겨있는 가슴을 움켜쥐었다.
물컹이는 느낌.
손 안을 가득 채우는 부드러운 수진의 가슴!
지금이라도 우유가 담겨있는 듯한
보드라운 젖가슴 아래 탱탱함이 손가락 아래 가득 느껴지고 있었다.
손가락이 꼼지락거리며 움직이자 집게손가락 아래
느껴지던 수진의 젖꼭지가 딱딱해지며 커졌다.
이내 엄지와 검지로 과실을 집었다.
건포도 아니 말린 체리 같은 과실의 느낌이 세게 잡아당기고 싶어졌다.
길게 당겨서 더 크고 길게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세게 하면 아파하는 수진의 반응이 생각나 마음대로 할 수는 없었다.
몽글거리는 가슴을 만질수록.....
딮키스가 더욱 격렬하게 이어지면 질수록.....
바로 그녀의 바지 아래 삼각주로 의식이 옮겨지고 있었다.
박고 싶다.....
미친 듯 쑤시고...
박아대고 싶다.....
질척거리는 그녀의 꽃잎.
뜨거운 그곳의 기억이 명록의 가슴을 애타게 만들었다.
학교 안.
그것도 시험을 앞두고 많은 이들이 공부하고 있는 캠퍼스 안이었다.
그러나.....
욕망이 어느새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었다.
두리번거리면서 찾았던 이곳.
인적이 없었던 어두운 이곳이라면 괜찮을 것 같았다.
아니 그냥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그녀의 몸을 탐닉하고 싶었다.
수진의 뜨거운 꽃잎에 자신의 분신을 깊이 박아대고 싶었다.
교미를 하는 짐승들처럼....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이미 붙어버린 욕구의 불꽃을 잠재울 수 있는 그 순간을 향해 내달리고 싶었다.
" 하고 싶어........ "
명록은 수진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의 마음이...
그의 갈망이 가득 담긴 그의 말이 수진의 귓속으로 흘러들어갔다.
" 하악..... 아아....... 오빠.... "
감은 그녀의 눈꺼풀이 흔들리고 목이 뒤로 젖혀졌다.
탄식이 섞인 그녀의 목소리가 욕망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포개진 그녀의 양다리가 비벼지며
무릎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엉덩이가 쪼였다 풀렸다.
무릎 저편 삼각주의 그곳이 움찔거리는 듯한
그녀의 따듯한 엉덩이가 명록의 허벅지 아래 그대로 느껴지는 중이었다.
하지만....
마른 침을 삼키며 눈을 뜬 수진은 대답을 하고 있지 않았다.
촉촉이 젖어 있는 그녀의 눈동자는
애타는 갈증이 담겨 있었지만 쉽게 허락의 말을 건네고 있지 않았다.
잠시 명록을 바라보던 그녀의 젖은 시선이 좌우로 움직였다.
무언가 찾는 듯한 수진의 눈이 어느 곳을 향하더니 멈추었다.
명록은 자연스럽게 그녀가 보는 것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들어온 풍경.
덤불로 가려진 사각지역이 건물의 벽에 가려 어둡고 깜깜했다.
환하게 밝히고 있는 가로등의 불빛은 전혀 미치지 못하는 암흑 공간.
순간 누가 먼저라고 할 거 없이 일어나 그곳으로 향했다.
사박사박.
잔디가 그들의 발아래 밟히며 비명처럼 소리를 냈다.
그러나 그런 소리 따위는 이미 둘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생각대로 완전 밀폐된 방과 같인 가려진 그곳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엉켜 붙었다.
명록의 손이 수진의 버클을 끌러버리고 바로 지퍼를 내렸다.
찌이이익 소리와 함께 그녀의 하체를 가리고 있는
바지가 좌우로 벌어지고 아래로 내려갔다.
텅 빈 그녀의 사타구니.
레이스 무늬의 팬티를 벌리며
헐렁해진 그 사이로 바로 그의 손이 들어갔다.
까칠 거리는 수진의 음모(陰毛)가 바로 만져졌다.
아담한 그녀의 털을 손가락을 헤치며
그간 익숙하게 보았던 모습을 명록의 머릿속에서 그렸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그녀의 거웃.
도톰한 꽃잎의 주변에 자리 잡고 있는
그녀의 터럭이 얼마나 탐스러웠던가.
보드랍고....
옅은 수풀이 자신의 덮수룩한 털과는 달라
매번 신기한 듯 쓰다듬었던 기억이 절로 가쁜 숨을 내뱉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여유를 즐길 새가 없었다.
바로 그 아래로 밀고 들어가자
이미 촉촉하게 젖어있는 그녀의 꽃잎이 만져졌다.
겹겹히 쌓여있는 주름 사이로
이미 흘러넘치는 애액이 미끈거렸다.
손가락이 그 주름을 가르고 중심을 헤집고 들어가자
수진의 양팔이 애타는 듯 명록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신음소리가 그의 귓가를 간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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