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5화 〉제1부. # 외전 이야기 둘. 정말 하고 싶어? (11)
105.
얼마나 다급했으면 명록이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댈까?
수진은 피식 웃음이 피어올랐다.
간신히 참고 얼른 지워버렸다.
그리고 어떤 생각이 들자 바로 감정의 색이 붉은 빛으로 바뀌었다.
흥!
이제 보니까.....
첨부터 자긴 안할 작정이었나 봐!
바로 방금 전까지만 해도 신나서 그녀의 애널을 탐해놓곤
자신은 아프다며 슬그머니 빠져나가려는 명록의 태도에
수진이 울컥하고 화가 치밀어 올라왔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더니......
분명히 약속을 해놓고 슬쩍 넘어가려는 명록의 모습이 왠지 얄밉게 느껴졌다.
물론.....
사실 수진도 명록에게 딱히 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
하지만 하기 싫어도 그녀 자신을 위해 해야만 했다.
그래야 명록이 다시는 애널 섹스의 <<애>>자도 꺼내지 않을 테니....
수진은 애써 마음에 화를 더욱 부채질하며 살짝 누그러질 거 같은 기분을 저 멀리 던져버렸다.
더욱 냉정한 목소리로 그의 행동을 꼬집었다.
" 오빠.... 유치하게 왜 그래? 어서 엉덩이 대. 공정거래 몰라? "
" 허얼... 저....정말 할 거야? "
명록이 묻자 수진은 빠르게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그녀의 고개가 내려갔다 올라오자 그의 얼굴이 파랗게 변하는 것처럼 보였다.
" 노...농담 아니었어? "
수진이 빈말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명록은 또 한 번 물었다.
완벽하게 패닉에 빠진 그의 표정.
당황하고 갈 곳을 잃은 어린 양이 바로 앞에 있었다.
물론 그 앞에는 그 어린양을 와그작와그작 물어뜯을 늑대가 의기양양해서 쏘아보는 중이었다.
" 흥. 오빠, 남자가 왜 그래? 남자가 한 입으로 두 입하는 거 아니야.... 오빠.... 자꾸 이럼... 실망이야! "
수진의 말에 정곡이 찔렸는지, 끈질기게 빠져나갈 구멍만 찾으려는 명록이 결국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결국 무를 자르듯 단호한 그녀의 말에 명록은 입술을 비쭉거리며 말했다.
" 알았어. 하면 되잖아..... "
조금은 삐진 듯한 명록의 모습에 수진이 다시 마음이 다시 약해지는 것을 느꼈다.
평상시라면 바로 풀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 할 만도 한데 그녀 역시 이번 일이 꼭 필요한 일이었다.
여기서 물러서면 영연의 말대로 계속 하기 싫은 애널 섹스를
언제고 또 해야 할 판이라 그를 달랠 생각은 다시 싹싹 지우개로 지워버리고 입을 열었다.
" 그럼.... 우선 여기 엎드려. 항문이 잘 보이게!"
명록이 하기 싫은 듯 밍기적 거리면서 움직이더니 팔을 웅크리고 엉덩이를 든 채로 엎드렸다.
그녀가 처음 후배위를 할 때 그랬던 것처럼 그의 자세는 영 불편해 보였다.
잔뜩 웅크리고 있는 명록의 모습이 아마 지금의 그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으리라.
거기에다가 엉덩이는 아래를 향하고 있었다.
보여주고 싶지 않은 듯 감추고 있는 고양이처럼
등이 언덕을 이루고 잔뜩 웅크리고 있는 자세.
크...흑......
수진은 순간 다시 빵! 웃음이 터져 나올 뻔 했다.
왠지 여자처럼 후배위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명록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웃을 뻔 했다.
아...
미치겠다.
푸훕!
절로 들어진 고개를 간신히 참아 넘기고 속으로 삼켰다.
억지로 참는 바람에 가슴이 뻐근해진 느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화난 마음으로 단호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어야 했다.
우선 그의 항문이 잘 보이게 양손으로 명록의 허리를 잡아서 자세를 고치기로 했다.
엉덩이를 하늘로 향해 올리도록 잡아당기자
어쩔 수 없이 명록의 탱탱한 엉덩이가 위를 향하며 서서히 올라왔다.
이내 엉덩이 사이에 숨겨져 있던 그의 항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입술을 쭉 앞으로 내밀고 있는 듯한 주름이 모인 그곳.
그리고 바로 아래 명록의 것이 열매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습이 다시 수진을 자극했다.
너무도우스꽝스러웠지만 혹시라도
수진이 피식하고 웃으면 그간의 고생이 만사 도루묵이 될 게 뻔했다.
명록이 바로 그녀가 틈을 보인다는 것을 알면 가만 있을 리 없었다.
사소한 것이라도 트집을 잡으며 호다닥 도주를 시도할 테고 어쩌면 웃음이 터진 그녀는 그런 그를 말릴 수 없을지도 몰랐다.
수진은 일부러 웃지 않으려고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리고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
" 오빠, 이제 한다? "
" 빨리 하기나 해."
수진의 통보에 심통이 났는지 고개 숙인 명록이 툴툴거리며 대답했다.
역시 아이처럼 구는 명록의 모습은 귀여웠다.
후후....
귀여워 죽겠다니까.....!
나이도 훨씬 많은 남자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다니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었다.
언제인가부터 명록의 모습이 너무 귀엽게만 느껴졌다.
든든한 울타리 같은 믿음직스러움에서
간간히 나타나는 아이 같은 그의 모습이 수진의 가슴에 자꾸 웃음을 만들었다.
잠시 그녀는 장난이라며 이제라도 그만 둘까도 생각해보았지만,
아직 수진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악마가 자리를 비킬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끔찍이도 아팠던 순간.....
지금 한번 제대로 못하면 이후 또 어떤 이상한 것을
자신에게 요구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살짝 눈을 홀겼다.
아까 그녀가 힘들게 인내하고 버텼던 고통의 시간을
명록에게 고스란히 돌려주겠다는 복수의 달콤함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차가운 맛 좀 보라지.
훗.....
수진은 젤을 짜서 바로 명록의 항문에 바르기 시작했다.
사실 그녀의 손에 발라서 살짝 따듯하게 한 후에 발라도 되지만,
아까 수진이 느꼈던 그 느낌을 고스란히 명록에게 돌려주고 싶었다.
차가운 젤 때문에 깜짝 놀랐는지 명록의 엉덩이 근육이 팽팽해졌다.
움찔 거리는 모습에 수진은 일부러 양쪽 엉덩이를 두 손으로 옆으로 벌려
항문을 잘 보이게 만들고는 다시 약 올리듯 손가락으로 항문 주위를 살살 간질이기 시작했다.
명록의 항문과 엉덩이가 그녀의 손가락이 문지를 때마다 움찔움찔 하는 것 같았다.
도망치려는 듯 살짝 비틀며 움직이는 모습에 더욱 쫓아가서 발라줬다.
마치 용서해달라고 사정하는 듯한 모습에
오히려 사정없이 그녀의 그곳을 쑤시던 명록의 손가락이 떠올라서
순간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흥!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어딜 도망가려고!
" 정말 하고 싶어? "
엎드려 있던 명록이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물어왔다.
당연한 것을 왜 물으시나!
수진은 그녀의 결의를 담아 아주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
" 응! "
**************
악!!!!!!!!!!!!!!!!
수진은 명록의 항문에 딜도를 집어넣고 있었다.
생전 처음 자신의 몸 안에 이렇게 묵직한 것이 들어온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서프라이즈 경험이었는데.....
이런 일을 겪으리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그로썬 이미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버렸다.
서서히 밀려들어오며 안으로 비집고 들어오려는 것에 명록은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으윽...
이.....이상해!!!!
아아아악!!!
아픔도 아픔이지만 항문에 무언가 들어온다는 게
상당히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기분을 안겨주고 있었다.
이내 그리고 울려 퍼지는 느낌.
강력한 한방!!!!!
수진이 힘을 주어 쑥 깊게 집어넣는 것이 아닌가!!!!!!!!!!!!!!!!!!!!
으악~~!!!!!!!!!!!!
너....너무 아파~~
찢어지는 거 아냐!!!!
왜 이리 아파.....!
이거....
아아악......
명록은 엉덩이가 찢어질듯 아파오는 느낌에 이마에서 핏줄이 불끈 솟았다.
순간 그녀의 복수에 머리가 띵 소리를 냈다.
" 이...이건! 반칙이야! 수진이 너..... 일부러 완전 큰 걸로 사왔지!!!! "
억울함이 듬뿍 묻어있는 그의 목소리가 방 안을 울리고 있었다.
그 말에 수진이가 바로 새초롬하게 받았다.
" 흥! 오빠거랑 비슷한 걸로 일부러 사온 거거든! 못 믿겠음 한번 재볼래? "
허억......
기다렸다는 듯 당당히 말하는 수진의 대답에
바로 기가 죽은 명록은 더이상 따지지 못했다.
재보다니......
남자 체면에 그럴 순 없었다.
한편으로는 그나마 깊숙이 들어온 그것이
그냥 단순한 딜도라서 다행으로 여기고 있었다.
만약 들어와서 진동까지 했음....
으....
잠깐 그건 반칙이잖아.
내 껀 진동이 안 되니까.......
씨이...
잠시 묘한 생각에 빠져있던 명록은 다시 쑤욱 빠지는 느낌에 인상을 찌푸렸다.
항문이 딸려나가는 듯한 느낌과 함께 묵직한 고통이 새롭게 자극하고 있었다.
수진이 딜도를 움직일 때마다 내장이 다 쓸려나가는 느낌이었다.
아악!!!
어쩐지 아까 수진의 인상이
진짜 아파보이더라니......
으악...
" 아앗~~ 아파..... 잠깐! 타임!!!! 수진아 제.....젤 좀... 젤이 부족한거 같아...... 아파 죽겠어! "
그의 말에 수진이 갸웃하더니 픽 웃었다.
" 훗! 알았어. 젤 쯤이야 머.... "
그리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차가운 액체가 항문에 발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차가운 느낌에 움찔 놀랬던 그였다.
거기에 은은하게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에 명록은 울상이 되어버렸다.
으으....
이 굴욕감은 머지?
옛날 급성 위경련으로 팔뚝만한 관장주사를 맞는 기분이었다.
우선 어마어마한 주사기 크기에 놀랐던 그 시절......
생긴 건 외소하고 호리호리 했던 간호사 앞에서 엉덩이를 까자마자
푹 인정사정 없이 주사기 앞을 밀어 넣었던 그 굴욕의 시간......
내장 깊숙이 밀려 들어오던 관장액의 느낌으로
아랫배에 식용유를 먹은 듯한 느끼함이 가득했던.....
그 느낌이 다시 재현되고 있었다.
미끈거리는 느낌 속에서 안으로 스며드는 느낌까지
젤이 아주 듬뿍 발라지고 있었다.
축축하게 젖은 항문을 이미 가득 적시고
이젠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이윽고 다 발랐는지 수진의 손길이 항문에서 떠나고 목소리가 들렸다.
" 오빠 좀만 참아! 아직 남았으니까. "
매정한 그녀의 한마디.
그리고 다시 시작된 삽입!
아악!!!!
아까와는 달리 쑤욱 하고 바로 들어오는 딜도에 명록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차마 큰 소리로 쏟아내지는 못하고 안으로 질러대는 비명소리!
거기에다가 젤이 듬뿍 발라져 있어서 미끄러운 항문으로 딜도가 거침없이 더 깊숙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수진에게 젤을 발라달라고 했던 요청이
다시 없는 커다란 실수였음을 깨달으며
무지막지한 후회를 하는 명록이었다.
그리고 새로이 시작되는 피스톤 운동에 마침내 비명을 질렀다.
이젠 속으로 삼키는 비명이 아니라 리얼 사운드였다!!!
" 아악!!! 아... 아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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