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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4화 〉제1부. 외전 이야기 둘. 정말 하고 싶어? (10) (104/195)



〈 104화 〉제1부. # 외전 이야기 둘. 정말 하고 싶어? (10)

104.


그때 수진의 시선을 끄는 것이 있었다.
수진은 손을 뻗어 무심코 잡아 쥐었다.
익숙하게 잡히는 느낌.




그래.....
이정도 이었던 거 같아.....
딱....

손에  딜도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자세히 살폈다.
크기도 적당하고, 너무 딱딱하지도 않은 것이 적당히 말랑말랑한 것 또한 딱이었다.
수진이 주의 깊게 살피자 옆에서 물건을 살피던 영연이 어느새 그녀의 곁에 다가왔다.
그리고는 피식 웃으며 수진의 귀에 속삭였다.



" 왜? 익숙해? 명록 오빠 것이  그만한가 봐? "




" 으으!!! 무슨 소리야...!!! "


수진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영연의 말 때문인지 손에 쥔 딜도가 딱 명록의 물건처럼 보였다.

영연이 수진의 손에 쥐어진 딜도가 마치 명록의 것이라도 되는 지, 품평하듯 위 아래로 훑어 봤다.


" 흐음... 좀 작은  아니야? "




" 아악!! 아니거든? "



수진이 기겁을 하며 소리치자, 조용하던 가게에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몇 없던 손님들이 고개를 돌려 그녀들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었다.
 덕분에 수진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달아올랐다.


영연은 싱글싱글 웃으며 말했다.

" 야~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건전지 들어가는 곳이 작아 보인다 머 그런 얘기였는데... 대체 머가 찔려 그러는지 몰라? 후후훗... "




아....
내가 미쳤지...



순간 영연과 함께 이곳으로  것이 조금 후회되는 수진이었다.
아니....
애초 그녀의 충고를 들은 거부터가 잘못된 시작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하아...
하아.....


명록은 가쁜 숨을 고르면서 수진의  위에 누워있었다.



처음  애널 섹스.



<<처음>> 이라는 것이  자극적인 것이지만 뒤돌아 생각해보면 그냥 그런 느낌이었다.
확실히 쪼여드는 항문의 느낌이 좋기는 했지만
수진의 촉촉한 꽃잎 속살이 느껴지는 것과는 달리 안쪽는 좀 단조로운 감각이었다.

그리고 맨살로  수 있는 그곳에 비해 역시 콘돔 안에서 넣었던 애널은 별로 였다.
그렇다고 콘돔 없이 하고 싶지는 않았다.

역시....
아무리 깨끗이 한다고 해도 그곳은 위생상 질과는 다른 곳이었다.


상규 이 자식.....
완전 뻥이잖아......
뭐....?
천국을 오가는 느낌?
천국 같은 소리 하네.....



순간 그전에 술자리에서 했던 상규의 입담이 떠오른 명록은
완전 허무맹랑했던 그의 말에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이 자식 암튼....
허풍 하나는 알아줘야 하는 건데......


주르륵.......
툭....


어느새 힘을 잃고 작아진 분신이 쑤욱 하고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물건이 빠져 나오자 수진이 몸을 일으켰다.
명록은 상체를 일으켜서 그녀가 일어날 수 있게 몸을 비켜주었다.

약간 인상을 쓰고 있는 그녀의 미간에 살짝 주름이 잡혀 있었다.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니 명록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수진아..... 이젠 괜찮아? 아까.... 많이 아픈  같더니..... "



그러나 명록의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곧바로 일어나서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약간 화난 듯한 목소리.



" 오빠 대! "




다짜고짜 대라니....
뭘 대라는 거냐???



명록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어서 수진에게 되물었다.



응? 대라니.... 멀? "

" 벌써 잊었어? 하기 전에 약속 했잖아. 이제 그 약속....오빠! 지켜야겠지? "




살짝 그를 홀겨보던 수진이 그녀의 가방으로 가서 무언가 꺼내 들었다.
그리고 몸을 돌린 그녀 손에 들려 있는 건......
명록은 경악하며 눈이 커졌다.

허걱!!!!

수진이 들고 있는 것은 명록의 분신과 같은 모양의 물건이었다.

설마....
딜도?!!!!!!




이내 그에게 다가온 수진이 마녀 같은 웃음을 지으며 말하고 있더라니.
약간 갈색빛 도는 아니....
초코렛빛의 딜도가 그를 향해 머리를 들이밀고 있었다.

순간 떠오른 그때 그 순간의 약속.



" 눈에는 눈, 항문에는 항문. 애널 섹스 하는 대신에...... 나도 오빠 항문에 그만큼 똑같이 넣을 거야. 어때? 이러면 서로 공평하지? "




헐.....
설마설마 했는데 ...
그거 정말로 나한테 쓰려고 가져왔던 거야?
으으윽...




아까 젤을 준비했을때부터 짐작했어야 하는 건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전조였는지 너무 늦게 깨닫는 명록이었다.

판타지였던 애널섹스를 해봤다는 만족감도 잠시,
딜도를 들고 복수심에 불타있는 수진의 얼굴을 보면서 명록은 자기도 모르게 항문을 손으로 막았다.



흐헉...
설마..
진짜일 줄이야...
허억!
안 돼!!!


"수...수진아~ 자...잠깐.....잠깐 우리 말 좀 하자......."



**************





하아...
하아......

오르가즘의 순간, 남녀를 불문하고 인체는 산소부족을 겪게 된다.
명록도 성적 흥분의 절정을 겪고 나서 인지,
부족한 산소를 채우기 위해 사정이 끝난 지금도 거친 숨을 쉬고 있었다.
반면 수진은 그 명록의 아래에 깔린 채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명록의 목덜미를 쳐다보고 있었다.

거친 야생마가 들판을 전력으로 달린 것처럼 빨라진 그의 심박 수,
서로 가슴을 맞대고 있는 가운데 얇은 수진의 피부를 뚫고 터질듯 쿵쾅거리는
명록의 심장이 맹렬히 뛰고 있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졌다.




하아.....
얼마나 좋으면 이럴까...

수진이 섹스를 하기 시작한  꽤 시간이 지났다.

거의 매일 같이 명록을 만나서, 데이트를 하고,
하나의 일과처럼 고정되어버려 빠지지 않는 섹스.
하지만  수없이 지나가던 밤을 떠올려 보면,
근래 그가 이렇게 흥분하는 모습은 너무 오랜만에 본 것 같았다.



오빠가....
이렇게 흥분을 많이 하다니.....
그러고 보니까.....
남자들은 애널 섹스가 많이 조여서 너무 좋다고 인터넷에 써져 있긴 하던데......
하지만.....
으으......
너무 아픈 걸.....
윽.....

수진은 명록의 행복감과 자신의 평화를 저울질했다.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명록의 숨소리를 들으며 기분이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두 번 다시 애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수치스럽고.....
고통이 가득한 체험.......


물론 그녀가 열심히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나중에 여자도 느끼게 된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그런 변화를 자신이 겪고 싶지는 않았다.
아니 사양하고 싶었다.


명록이 좋아 한다고 해도, 항문이 아닌,
그녀가 이미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굳이 아픈 항문으로 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그래......
으....
아무리 오빠가 좋아한다고 해도.....
절대....
하고 싶지 않아!

수진은 마침내 마음을 단단히 고쳐 먹었다.

명록의 숨소리가 고통의 시간을 재촉하는지도 모르고 빠르게 안정되고 있었다.
그의 가슴에 심장 고동 소리가 더 이상 전해지지 않자,
수진은 기다렸다는 듯 명록의 품에서 벗어나 일어났다.

명록은 순순히 몸을 일으키며 그녀가 일어날 수 있게 비켜주었다.
그리고 들리는 그의 목소리.


" 하아... 수진아..... 이젠 괜찮아? 아까.... 많이 아픈 거 같더니....."

순간 아직도 명록의 물건 들어가 있는 것처럼
항문이 활짝 열린 느낌과 함께 쓰라린 고통이 찾아왔다.
수진은 애써 고통을 참느라 얼굴이 찡그려졌다.
잠시 전 괴로웠던 시간이 떠오르며 절로 마음이 독해지는 것을 느꼈다.

내....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리라!

오빠 대! "

약간 높은 음색으로 수진은 곧장 명록에게 요구했다.
이런 약속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영부영 미루다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영연의 조언에 따라 그녀는 평소보다 잽싸게 그리고 결단력 있는 모습으로 행동을 개시했다.


" 응? 대라니.... 멀? "

명록에 눈에 '난 아무것도 몰라요.'라고 쓰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순진무구한 소의 맑은 눈망울을 보는 느낌이었다.
여물을 먹으며 날 잡아 잡수 하고 있는 그의 시선을 보니 안에서 부글부글 무언가 끓어올랐다.


수진은 약속을 잊지 않고 있었는데, 명록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흥!
내가 분명.....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고 했는데.....
치이....
내가 한 말.....
전혀 고민하지도 않았잖아!

어쩐지 너무 쉽게 딜에 응한다 싶더니만....
수많은 고민을 품고 있었던 수진 자신에 비해 명록은 전혀....
 일말도 거래의 무거움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복수를 꿈꾸며 아픔을 참고 있었는데
막상 당사자는 생각도 안하고 있는 모습에 수진은 슬쩍 화가 났다.
왠지 손해  기분이었다.
아니 손해가 막심했다.
으....
지금 느끼고 있는 얼얼함과 욱씬거림가 그 증거 아니던가.

자긴 얼마나 고민하고 고민했는데......
정작 자신에게 이런 고민을 던져준 명록은 완전 태평이라니.....


수진은 하체에 몰려오는 통증을 참으며
벌떡 일어나서 그녀의 가방이 있는 곳을 향해 걸었다.
그리고 가방 안에 고이 모셔 두었던 딜도를 찾아 들었다.
맞춤 제작한 듯 한 딜도가 그녀의 손아귀에 딱 감겨 들어왔다.


흥!
배수진의 말을 우습게보다니.....
오빠.....
한번 맛 좀 봐.....
흐흥!!!

수진은 멍하니 그녀의 행동을 지켜보는 명록에게 웃으며 침대로 올라갔다.
그녀의 마음 속에 숨겨져 있던 악마 한마리가 짜잔 나타난 기분이었다.
역시 복수엔 잔인한 미소가 어울리는 법이었다.


이제, 그녀의 턴이 돌아왔다.
수진이 들고 오는 물건에 그의 시선이 닿았다.
그제야 서서히 명록의 눈에 당황의 기색이 돌았다

고양이가 쥐를 보며 야옹하는 것처럼 미소를 짓는 수진이 입을 열었다.
자신이 들어도 얄밉게 느껴지는 그녀의 목소리.

" 벌써 잊었어? 하기 전에 약속 했잖아. 이제 그 약속....오빠! 지켜야겠지? "




위기를 직감했는지 명록은 더듬거리며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 수...수진아~ 자...잠깐.....잠깐 우리 말 좀 하자....... "



" 말이 아니라, 약속대로 해야지."

수진의 말에 얼음 알갱이가 박혀있는 것도 아닌데 명록의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었다.
그의 놀란 표정은 이제 서서히 굳어갔다.
간신히 명록은 멋적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입술을 움직였다.

" 에이.... 수진아.... 우선..... 피곤한데 좀 쉬었다가.... "




전~혀 안 피곤해, 오빠..... 그리고 이런 건 바로바로 해야지. 즉시거래! 자, 어서 오빠 엉덩이 대!"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려는 명록의 속셈이 빤히 보이고 있었다.
지금만 모면하려는 그의 말에 수진은 어림없다는  아주 단호하게 잘라냈다.
명록은 자신의 일차 시도가 무산되었음을 느끼자 이번엔 가련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다.
성냥팔이 소녀가 지었음직한 표정으로 애처로운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 으윽.... 아...... 사실 나 지금.... 몸이   좋아.... 그.... "


그러나 바로 그의 말을 싹둑 자르고 수진이 말을 받았다.



" 아까 애널 섹스할 때 보니까 완전 쌩쌩하던데?! 오빠 마치 보양식 먹은 거 같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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