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화 〉제1부. # 9화. 여대생 그를 유혹하다. (7)
51.
모텔 방에 들어오자마자 흐르는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수진이 먼저 샤워를 하겠다고 말하고는 화장실로 쏙 들어갔다.
두근두근....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취기가 오른 얼굴이 커다란 거울 속에서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거울 안의 자신은 이렇게 요염하고 섹시한데 현실의 자신은 여전히 겁쟁이처럼 약간의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수진은 손가락으로 거울 속 그녀를 가리키며 중얼거렸다.
아냐, 오늘은 오빠를 위한 날이야!
겁먹지 말자....
수진이.....
파이팅.
제주도 여행 이후 달라졌던 그의 태도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 잡았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이 그 역시 성인군자는 아니었다.
그 말은 곧 이런 관계가 계속 유지 된다면 언젠가 그가 그녀에게 지쳐 떠날 수도 있다는 거였다.
수진은 자신이 어떤 여자보다 예쁘다......
누구도 한번 반하면 절대 떠나지 않는다......
이런 환상 따위는 없었다.
그래.
내가 내 손으로 잡아야 해.
이미 오늘을 위해 그녀의 친구들에게서 때 아닌 성교육까지 받았다.
그녀들이 말하던 것을 하나하나 곱씹었다.
쾌락을 즐기라는 친구들의 말......
정말 이 한고비만 잘 넘기면 될 것도 같았다.
명록의 손길에 야릇했던 기분.
찌릿거리던 감각.
몸이 뜨거워졌던 그 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 자신도 바라고 있었다.
첫 경험....
그날처럼 술에 잔뜩 취해 기억도 나지 않는 그런 경험이 아닌...
자신이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진짜 기억을 가지고 싶었다.
거기에 약간의 취기도 그녀를 원하게 만들었다.
제주도에서의 그의 애무가 떠오르며 그녀의 마음을 점점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그의 체온.
그의 손길.
수진은 샤워를 마치고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며 밖으로 나왔다.
명록이 그녀를 바라보더니 어색하게 웃었다.
왠지 조금 초조해 보이는 모습.
오빠도 어쩌면 긴장하고 있는 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오빠 씻으세요. "
수진의 말에 명록이 화장실 안으로 사라진다.
**************
제주에서의 밤처럼......
수진이 먼저 샤워하고 나온 사이 명록이 화장실에 들어왔다.
뜨거운 김이 아직도 남아있는 욕실.
차라리 거울이 김이 서려서 잘 안 보이는 것이 나아보인다.
지금 명록은 자신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
뻔할 뻔자 겁먹고 있는 바보 같은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이 뻔했다.
따듯한 물이 샤워기에서 쏟아졌다.
다다다다.
물방울들이 명록의 몸에 부딪쳐서 작은 알갱이로 깨져서 흩어졌다.
방울방울 작은 안개가 되어 주변을 뿌옇게 만들었다.
명록은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거꾸로 훑어가며 위로 양손을 올렸다.
이마를 지나 머리카락을 올 빽으로 넘겼다.
그럼에도 마음 속은 무겁기 짝이 없었다.
하아.
괜찮을까....
중얼거리듯 자신에게 물어도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니 자신이 없었다.
오늘 만나자마자 그를 깜짝 놀라게 했던......
섹시한 수진의 모습.
지금까지 그런 그녀의 모습은 처음 보았다.
그렇기에 더 놀랍고 가슴 떨리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알몸을 핥고.....
끌어 안고.....
터치하고.....
삽입 직전까지 갔던 순간과 비할 수는 없었다.
그런 제주도에서의 시간에서도 결국 명록은 수진과의 결합을 하지도 못했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여의봉 마냥 우뚝 서있었던 그의 물건은
정작 중요한 순간에 구멍 난 수영 튜브처럼 피시식 주저앉아 버렸다.
샤워하고 먼저 나가있는 수진이 지금 밖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도....
수진이의 몸에
내 물건을 꽂아 넣지 못하는 거 아닐까?
명록은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물에 젖은 머리카락이 갈래갈래 모여서 때리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를 괴롭히는 상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하아......
오늘도 하지 못하면 수진이 이상하게 여기는 거 아닐까?
두려웠다.
그는 수진이 자신을 비실거리는 남자로 생각하게 될까봐 두려웠다.
제대로 한 번도 못하고 발기부전이나 있는 그런 남자.
말 그대로 세상에서 말하는......
<<고자>>
라고 그를 생각할까봐 두려웠다.
진작 병원에 가봤어야 했는데 자존심 때문에....
아니 갔다가 정말 <<고자>> 인증이라도 받을까봐 무서워서
가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멍청한 놈....
겁은 디따 많아가지고....
제길......
이십대 나이가 아까웠다.
아니....
그렇지 않아도 나이 차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이 드는 그였다.
갑자기 그녀와의 7살 나이 차이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누군 열살 차이 스무살 차이 연인도 만들어서 잘 산다고 기사도 뜨는데 고작 일곱살 차이에 이런 부담이라니....
점점 작아지는 자신을 느끼고 있었다.
가득 채웠던 비누거품도 어느새 다 씻겨 내려갔다.
명록은 샤워기 꼭지를 잠갔다.
똑.
똑.
똑......
나가야 할 시간이었다.
**************
명록이 샤워하러 들어가자 수진은 바빠졌다.
우선 준비해간 하얀색 레이스가 야하게 장식된 속옷을 입었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이는 게 부끄럽지만 실내의 불도 밝혀두었다.
남자들은 시각에 약하니까 기억해둬.
집게 손가락을 치켜들고서
누누히 강조하던 친구들의 말을 떠올렸다.
그렇게 속옷차림으로 명록을 기다리는 동안
수진은 모텔 방에서 혼자 침대에 걸터 앉아 초조하게 있었다.
두근두근......
그녀들은 이것저것 말해주긴 했지만
이 어색한 상황에서 뭘 하면 좋을지에 대해선 전혀 말해준 게 없었다.
티비라도 틀어놓을까 하다가도
괜히 티비를 보는 도중 명록이 나올까 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했다.
남자가 욕실에 있는데 태연히 티비 보는 여자로 보이는 게 왠지 더 이상하게 느껴졌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샤워를 끝내고 나올 때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욕실 안에서 들리던 물 소리가 점점 잦아들고 있었다.
수진은 마지막으로 마음을 가다듬었다.
오늘은...
아파하는 자신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명록을 위하는 날이었다.
그 전날처럼 타인이 자신에게 들어오려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어느 정도 아프더라도 꼭! 참아야 했다.
탁.
아주 작은 소리에 수진이 고개를 돌리자 샤워를 마친 명록이 나오고 있었다.
수진은 두려움을 버리고, 최대한 요염하게 그를 유혹하기 위해 부끄러움을 머릿속에서 지워 냈다.
똑바로 바라보는 시선 앞에 명록이 서이었다.
역시나...
속옷만 입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조금 놀라는 눈치였다.
수진은 암고양이처럼 눈으로 웃으며 그에게 한 걸음씩 걸어갔다.
샤워를 막 끝낸 그의 피부엔 아직 열기가 남아 있었다.
손끝으로 뜨겁게 달뜬 그의 넓은 가슴을 쓸어내리곤 그의 허리를 안았다.
넓은 등......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붇은 그녀는
명록의 심장 뛰는 소리를 들으며 부끄러운 표정을 감췄다.
하아.....
티비나 영화에서 보면 그냥 자연스럽던데......
왜 이렇게 가슴이 뛰고 어지러울까?
그렇게 잠시 안고 있던 수진은
천천히 그의 손을 잡아서 뒷걸음질을 하며 그를 침대로 불러들였다.
그녀의 움직임에, 착한 아이처럼 그는 수진의 손에 이끌려 침대로 올라왔다.
침대에 먼저 올라갔던 수진은 그의 마음을 달게 만들려는 듯 조금씩 뒷걸음질 쳤다.
그가 다가올수록 수진은 점점 침대 안쪽으로 들어갔다.
명록 또한 마침내 침대 안으로 온전히 들어오고, 수진의 바로 옆에 명록이 앉았다.
역시.....
알몸으로......
되어야 겠지?
' 여자가 남자의 옷을 벗겨 주면 그게 또 신호가 되기도 해. 아마 네가 벗기면 오빠도 바로 너한테 달려들 거야. '
수진은 조언 받은 대로 그의 상의를 벗겨냈다.
갓 샤워를 하고 나온 터라 명록의 피부는 아직 습기를 머금은 듯 미끄러웠다.
남자의 몸.
수진이 처음으로 밝은 빛 속에서 손끝으로 느끼는 남자의 몸이었다.
여유로운 척 그를 꾀어냈지만 자신의 서툰 유혹이 들킬까봐....
수진의 속마음은 부끄러움에 가득 차서, 손끝까지 뜨겁게 달아올랐다.
명록의 손이 그녀에게로 왔지만
그녀는 도도한 척 자신에게 닿는 그의 손을 밀어내곤 그를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그가 일어날 수 없게 그의 위에 걸터 앉았다.
남자 배 위에 앉아있는 여배우들의 포스터가 머릿 속을 빠르게 스치고 지나갔다.
할리퀸 소설에도 나오는 포즈.
여성 상위 체위....
수진의 양 허벅지 아래 그의 체온이 뜨겁게 느껴졌다.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자신의 브래지어를 벗겨냈다.
후크를 풀고 아래로 내리자 그녀의 눈과 마주했던 명록의 눈동자가 그녀의 행동에 가슴으로 향했다.
밝은 곳에서 그에게 맨 가슴이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부끄럽지만
명록이 그녀의 몸을 바라보는 시선을 그녀도 조금씩 즐기기 시작했다.
그래......
거울에 보이던 내 가슴은 웬만한 모델보다 예뻤잖아.......
가느다랗게 숨을 내쉬는 동안 귓볼이 뜨겁게 달아올라 있는 것이 느껴졌다.
아니....
볼도 마찬가지였다.
얼굴에 느껴지는 열기로 봐선 분명 붉어져 있겠지?
빨갛게 붉어진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을 명록을 생각하니 더욱 부끄러운 마음이 커져버렸다.
수진은 이제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녀의 몸 아래 구속된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갔다.
스르륵 하며 그녀의 긴 머리가 그의 몸 위에 떨어지자, 커튼을 친 것처럼 명록의 시야가 차단되었다.
그순간 둘의 입술이 포개졌다.
수진은 부드럽게 사탕을 핥듯이 그의 아랫입술을 간지럽혔다.
그 역시 흥분한 듯 조금씩 거칠게 혀를 움직이려고 했지만 수진은 재빨리 입술을 떼어 냈다.
' 남자가 달려들려고 하면 몸을 떼고 남자가 물러서는 거 같으면 니가 해. 요는 약 올리는 듯 안달 나게 하는 거야. '
과외 받은 대로 충실하게 단계를 밟아갔다.
수진의 입술은 이제 그의 귀 쪽으로 향했다.
허리를 숙이고 그의 몸에 밀착된 그녀의 상체....
흥분 되어 예민하게 서있는 그녀의 유두에 그의 가슴이 닿았다.
습기가 날아가고 서늘해진 그의 피부 감촉이 가슴에 그대로 전해졌다.
짜릿함에 수진은 촉촉한 혀끝으로 명록의 귓바퀴를 쓸었다.
그의 귓가에 열기가 담긴 야릇한 숨을 불어 넣곤 그의 귓볼을 잘근 씹었다.
명록이 움찔하며 일어나려고 했지만 수진은 아직 그에게 양보할 마음이 없었다.
그를 위해서 준비한 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명록의 작은 반항을 무시하곤 부드러운 수진의 입술은 그의 목덜미로 향했다.
입술에 키스하듯 천천히 그의 목을 빨아들이며 혀끝으로 간지럽혔다.
살짝만 스쳐도 붉게 달아오르는 연약한 자신의 피부와는 전혀 다른 탄탄하고 강인한 피부.
하지만 이렇게 작은 자신의 움직임에 금세 짙어지는 그의 숨소리에
그녀의 부끄러움은 조금씩 희석되고 그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은 마음만 자리 잡았다.
그의 온몸에 키스하려는 듯 조금씩 조금씩 내려온 그녀의 입술은 어느새 그의 쇄골을 지나 가슴까지 내려왔다.
그녀의 촉촉한 입술이 그의 피부를 빨 때마다
작게 들리는 혀의 움직임 소리가 그렇게 부끄럽게 들릴 수 없었다.
하지만 애무의 농도가 짙어 질수록 명록의 숨도 따라서 거칠어져서 그만 둘 수 없었다.
분명.......
수진의 움직임에 명록의 얼굴도 붉어지고 숨소리가 점검 거칠어지고 있었다.
할리퀸 소설에서 남자들이 왜 여자들 애무를 즐기는지 알 거 같았다.
나의 움직임으로 상대가 달아오른다.......
내 입술로 그의 심장고동소리가 점점 크고 빨리 뛴다.......
수진은 명록이 자신의 가슴에 하던 애무를 떠올리며
그가 했던 것처럼 입술 안에 젖꼭지를 담구고 혀끝으로 간질이며 그의 가슴을 세웠다.
그녀의 친구들이 말했던 것처럼 조금은 힘을 주어 빨아들이며 그를 괴롭혔다.
<<여대생 그를 유혹하다.(7)>> 끝 => <<여대생 그를 유혹하다.(8)>> 로 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