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화 〉제1부. # 9화. 여대생 그를 유혹하다. (3)
47.
젠장......
그간 술자리에서 한번 동정인 것을 얘기해줬다가
지금까지도 그에게 시시때때로 시달리고 놀림 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그게 잘 안된다고 얘기를 한다면 아마 회사 그만둘 때까지 아니.....
죽을 때까지 이 사람의 징그러운 미소를 보며 뒷목을 잡아야 할지도 모른다.
관두자.
괜히 삶에 두통거리 하나 더 늘어날라......
명록은 다시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실적이 삼사분기 들어 하강곡선을 이루고 있었다.
그래프로 표현된 실적표가 45도 각도로 급추락 중이었다.
순간......
그것이 자신의 물건으로 보였다.
피시식 주저앉아서 아래로 쪼그라들고 있는 거시기!
으으으......
미쳐버릴 거 같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아침이면 불끈불끈......
아니 야동에 불끈불끈 하고 있는 녀석이 왜 수진 앞에만 가면
급성 심장마비 걸린 말처럼 풀썩 뒤로 넘어가는지 알 수 없었다.
또 다시 똑같은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또 푸시식 주저앉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 또한 그를 휘갈리고 있었다.
명록은 순간 어느새 포탈에 발.기.부.전 이라 입력하고 검색을 눌렀다.
주루룩 올라오는 검색 결과.
발기부전(erectile dysfunction)
다른 이름 임포텐스.
진료과.
비뇨기과, 정신건강의학과, 가정의학과.
지식인.
발기부전으로 질문을 남길 줄 몰랐습니다.
네....
나도 이런 걸 검색할 줄 몰랐습니다요.
아래 답변을 보니.....
어쩌고저쩌고......
가까운 비뇨기과에 가서 정확히 진단을.....
제기랄....
그럴 수 있음 검색 할리 없잖아!
다음 글.......
발기부전 심각합니다.
그래.....
나도 심각하다.....
답변이.....
말씀만으로 정확한 답변이 어려우니 병원에 방문해서 진단을 받아.....
이런.....
이것들이 짰나......
다음.
발기부전일까요?
나도 궁금해......
답변은 뭐래?
비뇨기과 전문의 입니다.
오호....
발기부전은 어느 연령에서 올수 있습니다.
악.....!
정말인가......?
제길......
비뇨기과에 찾아가서 남성호르몬 검사를 받아.....
아~!!!!!!!
씁!
명록은 인터넷 브라우저 창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마우스를 탁 책상 저편으로 밀어버렸다.
젠장.......
결국 병원으로 오라는 거잖아!!!!!
**************
[wonderland]
나희의 이끌림에 도착한 곳은 <<성인용품점>> 이었다.
입구에서부터 간판에 원더우먼이 가슴을 반쯤 내밀고 누워 있었고
원더랜드라 적힌 상호가 화려한 네온사인에 반짝이며 낯 뜨거운 아우라를 품어냈다.
수진은 가게 앞에서 풍기는 모습만으로도 절로 발길이 움찔 멈추는데
그녀의 친구들은 아무렇지 않은지 자연스럽게 나희를 따라 문을 밀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아직 해도 다 지지 않았는데 이런 곳에 들어가는 자신을 보고
사람들이 손가락질 할 생각에 수진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혼자서 쭈뼛거리며 가게 앞에 하루 종일 서 있을 수도 없는 일.
결국 수진도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노골적으로 사람을 자극할 것으로 가득 차서 낯 뜨겁게 만들고
원색으로 색색이 장식되어 음탕한 분위기가 흐를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가게 안은 의외로 깔끔했다.
아니....
그냥 보통 일반 다른 가게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친구들이 불렀는지 가게 안쪽에서 한 여자가 걸어 나왔다.
흐트러진 긴 파마머리.
반쯤 감은 듯 섹시한 눈.
두툼한 입술
그리고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를 간신히 가리는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미니 원피스.
안젤리나 졸리를 닮아 보이는 그녀의 카리스마에 수진은 압도당했다.
" 어머 얘! 저번에 사간 거 어땠어? 이번에 나온 것도 반응이 무지 좋은데! 보여줄까? "
" 언니, 오늘은 친구 때문에 온 거에요. 저기 쭈뼛거리는 애..... "
나희가 주인 언니의 귀에 작게 속삭이자
수진을 쳐다보는 주인언니의 눈이 초승달처럼 휘어진다.
그러더니 매혹적인 미소가 절로 퍼지며 말했다.
" 그래? 호호호호~ 그럼 잘 보고 가렴- 필요하면 부르고..... 알았지? "
-하고 가게 깊숙한 곳으로 사라졌다.
언니라는 불린 그녀의 모습이 사라지자 바로 나희가 수진 쪽으로 돌아섰다.
" 자, 내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넌 이게 필요할 것 같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쾌락과 친해지기......라고 할까? "
나희가 이상한 연갈색의 막대기를 들고 흔들더니 수진에게 휙 던졌다.
수진은 갑자기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물건을 얼떨결에 잡았다.
그리고 그렇게 그녀의 손에 쥐어진 물건을 내려다보았다.
이게 대체 뭐지?
그러는 사이 들려오는 나희의 목소리.
" 페니스 모형이야. "
" 뭐?!!! "
나희의 말에 깜짝 놀라 손에서 잡은 모형을 놓쳤다.
다행히 설아가 옆에서 잡아챘다.
" 조심히 다뤄... 남자의 그것은 예민하니깐.... "
담담하게 이어지는 설아의 목소리.
그러고는 그녀는 잡은 그것을 자연스럽게 다시 수진의 손에 얹어주는 게 아닌가?
수진은 자신의 손 위에 얹어져있는 외계인을 자세히 살폈다.
마치...
버섯의 갓 같은 지붕이 얹어진 기둥,
어찌 보면 에일리언 같기도 한 그것은.....
" 으윽.....징그러워.... "
페니스에 대한 수진의 첫 감상이었다.
" 바나나는 잘만 쪽쪽 빨라 놓곤, 그건 징그럽냐? 바나나나 이거나 그게 그거야. 이 년아. "
영연의 웃음기 섞인 말에 수진은 바나나를 빨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 이.... 이걸 빨아...? "
수진이 과학시간에 수면으로 대신 한 것은 아니었으니,
페니스에서 사정도 하고 소변도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더러운 곳을 입에 넣는다니.......
거부감에 절로 그녀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 그래, 그렇다고 더럽다고 느끼지는 마. 여자 성기보단 깨끗하니깐. 그리고 입으로 빠는 건, 그냥 애정행위일 뿐이야. 자, 봐봐, 아까 설아가 이야기 해준 것처럼 여기..... 윗부분을 빨아들이는 거야. 그리고 입으로 다 하면 좋겠지만...... 너도 알다시피 목구멍 끝까지 차면 구역질이 나오려고 하지, 또 턱도 아프고. 그건 아까 경험해 봤지? "
나희의 설명에 바나나를 목안 깊숙이 넣었을 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진의 얼굴이 절로 붉어졌다.
" 그리고 입 안의 압력만으로 사정시키긴 좀 힘들 거야. 그래서 손을 이용하는 거지. 가볍게 이런 식으로 주먹을 쥐어봐. 그래..... 물 잔을 쥐는 것처럼. 그렇지! 그리고 검지와 엄지가 만나 만든 링을 입술 위에 살짝 가져가서, 입술을 통통통 치는 거야. "
" 인디안 밥도 아니고! 통통 치긴 뭘 쳐, 그냥 세게 흔들어! 손에도 힘주고! 세게 해야 해! "
중간에 영연이 말참견을 하고 들어왔다.
나희는 그런 그녀를 살짝 흘겨보고는 말을 이었다.
" 뭐 영연이 말대로 해도 되고. 그 행동이랑 아까 바나나랑 합치는 거야. 알겠어? "
손에 든 페니스 모형을 흔드는 것 까진 상상이 되지만.....
입에 넣으라니...
머뭇거리는 수진의 표정에 다시 나희가 입을 열었다.
" 더럽다고 생각하지 마. 남자들은 페니스에 특히 이 부분, 귀두에 온 신경이 몰려 있어. 한 마디로 이것만 잘하면 네 맘대로 남자를 쥐고 흔들 수도 있는 거야. "
나희가 모형의 끝, 버섯 갓 모양의 지붕을 가리키며 말했다.
왠지 그녀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말에 수진이 괜히 부끄러워졌다.
" 쯧쯧..... 애한테 좋은 거 가르쳐 준다. 여튼, 내 생각은 그래. 섹스는 일방적인 게 아니거든. 나희처럼 저런 불순한 의도가 아니더라도 넌 이런걸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거지. 그리고 남자가 아무리 열심히 널 애무해줘도 네가 마음을 닫으면 도로 아미타불이야. 그러니깐 너도 어느 정도 마음을 열고, 쾌락을 받아 들여야 해. 안 그러면 너도 힘들고 남자도 힘들어지는 거지. "
웬일로 거친 단어 하나 없이 교훈적인 말을 하는 영연이라 다들 새로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 그러니깐. 네가 적극적이길 바라진 않지만 최소한 소극적으로는 굴지 말라는 거야. 경험자의 조언이니깐 명심해. "
그러더니 영연이 진열장에 올려져 있던 물건을 그녀의 손에 건넸다.
다시 수진의 손에 건네진 물건은 매끄럽게 생긴 막대기 이었다.
" 이건 딜도라고 하지. 여성용 삽입 자위 기구. 섹스에 소극적이고 삽입에 공포심이 있는 너에게 딱 일 거 같지 않니? "
어느새 영연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히쭉히쭉 웃고 있었다.
**************
집에 돌아온 수진은 목욕을 끝내고 방으로 들어왔다.
방문을 잠겼다.
띵....
문을 잠그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그리고 입고 있던 팬티를 벗었다.
침대에 살짝 걸터앉고 손거울을 꼭 잡고 고민에 빠졌다.
' 일단 네 물건이 어떻게 생겼는지 부터 보는 거야. '
나희의 말...
맞는 소리 인거 같기는 한데.......
하지만 이렇게 팬티를 벗고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부끄러웠다.
그런데.......
정말 다리 사이를 보게 되면
지금 따위는 비교도 안될 만큼 더 부끄러울 것 같았다.
심호흡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내가 어떻게 생긴 지도 모르면서 남을 알려고 한다는 게 이상하지.
그래......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거야......
아....
아무 것도 아니야.
수진은 마음을 가다듬고 거울을 다리 사이로 가져갔다.
하지만 그녀의 빽빽한 수풀에 가려 거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좀더 용기를 갖고 수줍게 모았었던 다리를 벌리자 그제야 움츠러들었던 날개가 활짝 펴진다.
처음 수진이 본 자신의 성기는....
징그러웠다.
할리퀸 소설에서 이야기 하던 분홍빛이나 선홍빛 꽃잎....
-이라는 묘사와 달리 오히려 초콜릿 빛깔의 홍합 같아 보였다.
윽....
-하는 소리와 함께 자신도 모르게 다리 사이를 오므렸다.
손거울의 느낌이 차갑게 느껴졌다.
잠시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생각했다.
' 처음 보면 징그럽게 생각하게 될지도 몰라. 그치만 결국엔 그것도 네 몸이잖아. 페니스처럼 익숙하지 않아서 징그럽게 생각될 뿐이야. 남자들은 자기 물건 보면서 징그럽다고 생각하지 않아. 왜냐면 늘 봤으니까. 그 때문에 익숙한 걸 거지. 그러니깐 너도 거부감을 갖지 말고 네 몸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해봐. '
나희의 말을 떠올리며 천천히 다시 다리를 벌렸다.
그리고 거울에 비치는 그녀의 작은 몸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통통한 둔덕...
그 바로 아래에 피부가 갈라지는 곳 위에
툭 튀어나온 작은 돌기.
제주도의 밤, 명록이 수진을 조종하던 곳이었다.
야릇한 느낌이 강하게 울리던 그곳.....
이 작은 곳이 어떻게 그런 느낌을....
수진은 손끝으로 살짝 그곳을 쓸어내렸다.
거의 힘을 주지 않고 만졌는데도 울리는 짜릿한 느낌.
아...
이상한 느낌이었다.
그날의 밤과 같은 야릿한 전율이 일어나는 듯 싶어서
하마터면 소리를 낼 뻔한 것을 간신히 참고 손을 떼어 냈다.
쾌감이 흘러 기분이 좋지만 또 한편으로는 죄를 짓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손을 그곳으로 내렸다.
이번엔 손가락을 좀 더 내려서 겹겹이 겹쳐진 아래를 향했다.
길게 세로로 나뉜 그 곳이 마치 굳게 닫친 입술처럼 보였다.
손가락으로 살짝 그곳을 벌리자
마치 선홍빛의 장미꽃처럼 또 다른 잎이 안쪽을 감싸고 있었다.
이래서 할리퀸에서 꽃잎이라고 하는 걸까?
그리고 꽃잎이 보호하듯 감싸고 있는 작은 구멍이 보였다.
하아.....
이상해......
손으로 느껴지는 감각도 이상하고 기분도 이상했다.
차츰 거칠어지는 숨결을 느끼며 다시 거울 속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이곳에......
오늘 성인용품 샾에서 봤던,
그 무식하게 생긴 딜도가 들어간다는 거야......?
제주도의 밤....
그가 수차례 두들겼지만 결국 고통으로 인해서 실패했던 곳...
수진은 입구 주위를 손끝으로 살짝 쓸어내렸다.
습기가 차있는 듯 축축한 그곳,
만지면 그날 밤처럼 아플 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달리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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