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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화 〉제1부. 8화. 두근두근, 뜨거운 밤 예약중?! (12) (43/195)



〈 43화 〉제1부. # 8화. 두근두근, 뜨거운 밤 예약중?! (12)

43.

쿵하는 느낌과 함께 눈을 떴다.
무언가 악몽을 꾼 느낌이었는데 어떤 꿈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직 완전 날이 밝은 것은 아니었다.
파란 하늘이 서서히 밝아오는 느낌이었다.
옆을 보니 여전히 수진은 그의 팔을 베로 옆으로 누워서 그의 몸에 붙어 있었다.


팔이 저릴 만도 한데 자세가 좋은 건지 그녀가 가벼운 건지 전혀 아프지 않았다.

명록은 살짝 몸을 틀어 수진을 바라보았다.
몸이 흔들렸음에도 그녀는 어제 완전 피곤했는지 전혀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아랫도리의 느낌이 허전했다.

아침마다 불끈했던 녀석이 오늘 아침은 완전 침묵 중이었다.

제기랄......
침묵수행이라도 하는 거냐?




아침의 그것마저 일어나지 않자 명록의 마음은 완전 써늘해져 있었다.
그렇게 수진을 바라보며 있는데 밝아진 창문으로 차가운 기온이 내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수진의 옆얼굴.
아직 이십대 초반이라서 그럴까.......
매끈하고 잡티 하나 없는 얼굴이 뽀송뽀송하게 느껴졌다.

자신과 다른 하얀 피부.
여자라는 것을 말해주든 길고 풍성한 속눈썹.



이렇게 길고 많으면
가짜 속눈썹은 안 붙여도 되겠네......

명록은 그녀의 얼굴을 보며 마음이 더욱 우울해지는 것 같았다.

이런 미녀를 두고 동정딱지 하나를 못 떼다니......
구멍 하나 못 찾아서
집어넣지도 못하고 허우적거리다가
이렇게 폭삭 주저앉다니........
흑......
젠장.......
뭐가 문제지.......?
설마 이 나이에 발기부전.....?!



순간 가슴에 쾅 하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 우스갯소리로 하던 <<고자 타령>>이
어느새 진짜 자신의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공포로 다가왔다.



정말....
나한테 문제라도 있는 걸까.......?




명록은  상황에서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미 잠이 확 깨버린 터라......
더 이상 누워 있어봐야 잠이 올 거 같지도 않았다.


천천히 그리고 조심히 몸을 빼서 일어났다.
자신의 팔이 있던 공간에 베개를 살짝 밀어 넣고 수진의 머리를 그곳에 두었다.


마침내 해방이 된 상태로 일어나 침대 옆에 섰다.
순간 할 일없이 축 처져있는 녀석을 보자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손으로 치자 덜렁거리며 흔들렸다.
마치 왜 때려요
-하는 듯한 모습으로.

순간 이러는 모습을  수진이 볼까 두려워 잽싸게 얼른 옷을 챙겨 입었다.


흐윽.....
젠장.....
갑자기 이게  이러는 거야......?



 번도 발기에 문제가 생길 거라고 생각도 못했던 명록은 커다란 충격에 빠져버렸다.




이런 뭐....
사용도 한번 못하고 이럴  있는 건가?




언제나 불끈불끈 서서 제
역할을 다할  같았던 녀석이 말을 안 듣다니.....
한 번도 경험도 못한 채 이런다는  말이 되냔 말이다!!!!!

그는 수진을 돌아보았다.

그녀의 어깨가 천천히 올라갔다 내려가며 잠이 깊이 빠져있었다.




흑.....
저렇게 예쁜 수진을 놔두고 이러다니.....
 인생 끝났어.......



명록은 완전 암울한 상태가 되었다.
그래도 수진의 얼굴을 보며 자신의 이런 우울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오늘은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다.


최소한 그녀에겐 좋은 여행의 기억을 마지막까지 채워주고 싶었다.

어제 수진이 끓여놓은 된장찌개를 데우고 밥은 조금 남은 거 퍼서 버리고는 새로 준비했다.
이왕이면 그녀에게 새 밥을 먹이고 싶었다.
그리고 쌀도 충분히 남아 있었다.
어차피 마지막인데 아낄 이유도 없었다.

남은 반찬거리 빼내고 야채 남은 것을 다시 씻어서 고추장에 찍어먹을 수 있게 준비했다.

흑.....


이렇게 슬픈 아침 준비는 처음이었다.





**************








방안을 가득 채우는 맛있는 냄새가 수진의 코를 자극하며 그녀를 깨웠다.
넓은 채광창으로 밝은 햇빛이 베이지색 벽지에 반사되며 수진의 얇은 눈꺼풀을 찔렀다.

수진은 무겁게 내려앉은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밝은 햇빛이 그녀의 벌거벗은 몸을 그대로 비추자
부끄러움을 느끼고는 얼른 바닥에 떨어져 있는 옷가지를 주워 입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부엌에서 이미 명록이 무언가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다.



아......
이런.......



수진은 미안한 마음에 한달음에 부엌으로 달려갔다.

" 오빠 일어났어요? 일어났음 저 깨우지 그랬어요? "

그녀의 말에 가스레인지 앞에 서 있는 명록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 그냥 너무 곤하게 자서.... 내가 아침도 준비하고 싶었고....... "

수진이 명록에게 다가가서 살펴보니 벌써 찌개를 데워놓고 밑반찬들도 접시에 담아 두었다.
거기에다가 남은 야채들을 먹기 좋게 썰어서는 접시에 담아 식탁 위에 한상을 차려놓은 상태였다.
그리고 언제 했는지 밥도 새로 한 모양이었다.
수진이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게 그가 차려준 작은 밥상 앞에서 수진은 행복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명록의 뒤로 다가가서 그의 허리를 안았다.
명록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그의 등에 머리를 기댔다.



이래서......
결혼이 하고 싶어지나 봐......

갑자기 그의 허리로 파고드는 수진의 팔에 놀랐는지 명록이 그녀의 팔을 잡았다.
수진은 그의 등에 기댄 채로 작게 말했다.

" 오빠 저, 너무 행복한  같아요..."

명록이 너무 갑작스러웠는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분명  얼굴이 붉어져서 굳어졌을 거야.....
어제 우도에서처럼......


등 뒤에 있어서 그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그녀는 피식 웃고는 그의 허리를 감았던 손을 풀고 식탁으로 가서 의자에 앉았다.

" 저 배고파요~! 밥 먹어요 오빠. "

그가 차린 밥을 먹으며 기분이 너무 좋아지는 그녀였다.

식사를 끝내곤 슬슬 여행의 마지막, 숙소 정리를 시작했다.


수진이 설거지를 하고 명록이 방을 청소했다.

빗자루를 들어 방을 쓰는 명록의 뒷모습에
수진의 머릿 속에 <<결혼>> 이라는 단어가 다시 한 번 떠올랐다.

정말....
이 사람과 결혼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접시를 닦던 수진의 손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가슴이  타는 듯한 느낌.
아......
정말 내가 미쳤나봐.......
이제 오빠와 만난   달도 안됐는데.......

수진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대충 뒷정리를 끝내고 땀이 난 몸으로 샤워를 했다.
순서는 여전히 수진, 그리고  다음 명록이었다.

명록이 언제 샤워를 끝냈는지 밖으로 나와 짐을 정리하는 척 하며
수진이 화장을 하는 모습을 힐끔거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거울에 보이는 명록의 시선에 수진은 맨얼굴을 보여준  같아 부끄러워졌다.

어느덧 삼일 간의 두 사람의 보금자리가 되어주었던 펜션의 퇴실 시간이 다가왔다.
여행의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이지만 짐을 들고 펜션을 나서는 수진의 발걸음이 아쉽기만 했다.



아.......
이렇게 아쉬울 줄 알았으면......
삼박사일......
아니......
사박오일로 올 것을........




그러나 그러기에는 아무래도 무리였다.
그리고 명록이 경비를 다 내고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날짜가 길어진다면 아마 경비도 엄청날 것이 분명했다.
지금도 솔직히......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갔을 텐데.......




하아......

순간 수진은 자신도 어여 졸업해서 직장인이 되고 싶었다.
경제적인 문제로 무언가 제한된다는 것이 싫었다.
자신도 경비를 보탤 수 있었다면.......
좀  긴 시간을 같이 했을 텐데......
그랬으면 지금 이 행복한 시간도 더욱 길었을텐데......


아쉬움.......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마침내 펜션을 떠나 도로로 나섰다.
하지만 아직 서울로 가는 비행 편은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예약할 때 좀 더 여유롭게 출발하려고 넉넉히 오후로 잡아둔 모양이었다.


생각해보니 제주도를 와서 막상 제대로 구경을 하지 못했다.

어제 수진과 명록이 우도에서 보낸 시간은 환상적이었지만,
그건 제주도가 가진 아름다움  가지 중의 하나를 겨우 본거나 마찬가지이었다.

그녀의 친구들과 놀러 다닐 때는
이박삼일이란 시간은
여행을 다니기 모자름을 느끼게 한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짧게 느껴질 줄이야.....

새삼 다시 아쉬움이 들었다.
아직도 보지 못한 제주도의 모습에 다시 또 오고 싶다는 마음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명록도 수진처럼 제주의 여행이 아직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맛있는 회를 먹자며 그가 골라놓은 맛집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수진이 느끼기에도 이박 삼일간 그가 쓴 돈이 결코 적은 돈이 아닐 것 같아서
부담스러웠지만 명록은 꼭 그녀에게 제주도의 맛을 보여주고 싶다며 고집을 피웠다.




피이......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수진은 명록의 그런 모습이 왠지 어린애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가 이러는 것도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해서 명록이 준비한 것이었다.

그러기에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까지 명록이 자신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는 것이 왠지 너무 과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자신의 가치를 높게 생각해주는 것 같아 기쁘기도 했지만......
역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횟집을 가는 도중 풍경이 좋은 곳에서 잠시 멈춰서 휴대폰을 들어 두 사람의 사진을 찍었다.
생각해보니....
여행을 하면서 그와 함께 같이 찍은 사진은 별로 없다는 생각에
명록의 얼굴에 수진이 달라붙어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찍는 사진마다 명록이 피곤한 티가 역력했다.

이박삼일 내내 운전하느라 수진 몰래 고생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자 수진은 미안해졌다.

횟집에 도착해 참돔 회를 시키자, 한상 가득 반찬이 딸려 나왔다.
우럭 튀김, 갈치조림, 매운탕.....
수진은 이름도 모를 수없이 많은 반찬들이 식탁에 차려지고
수진의 젓가락이 바삐 움직이며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식사라는 생각 때문인지
아니면 앞에 앉은 명록 때문인지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명록이 희미한 미소를 띤 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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