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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화 〉제1부. 8화. 두근두근, 뜨거운 밤 예약중?! (4) (35/195)



〈 35화 〉제1부. # 8화. 두근두근, 뜨거운 밤 예약중?! (4)

35.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어이없을 만큼 짧은 비행시간이었다.

여행객으로 붐비는 공항 로비를 통과해서 수진과 함께 밖으로 나서고 있었다.

열대야자수 같은 나무들이 서있는 공항 밖으로 나오자 이곳이 서울과는 다른 곳이라는 느낌이 확 들어왔다.




" 수진아. 잠시만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어? "




명록의 말에 그녀는 눈을 깜빡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안내받은 장소를 찾아 걸어갔다.


마침내 웹에서 봤던 장소에서 자신이 예약한 렌터카가 보였다.



빨간색 미니 쿠퍼 컨버터블 (MINI Cooper Convertible).



쫙 빠진 스포츠카 타입을 빌릴까 하다가 귀엽고 깜찍한 여성취향의 모델로 방향을 바꾸고 선택한 자동차였다.
생각 이상 빨간 도색이 귀여웠다.



렌터카 업체 직원으로부터 인수하면서 기본적인 사항을 체크했다.
그리고 앉아보니 좌석도 생각보다 훨씬 넉넉한 공간을 가지고 있었다.

직원이 내민 인수증에 싸인을 하고 차를 몰았다.




부릉부릉.
부아아아앙~

엔진소리와 배기 음이 경쾌하게 들렸다.

공항 내 도로를 타고 공항건물 앞에서 기다리는 수진을 향해 다가갔다.
순간 자신의 얼굴을 확인한 수진의 얼굴이 놀라는 표정에서 순간 바로 환하게 변화했다.



빛나는 그녀의 미소.




명록은 그녀 앞에 미니 쿠퍼를 세우고는 내려서 그녀 앞으로 갔다.




" 이번 여행 동안 우리가 타고 다닐 차야. 자~~ 어여 타~ "


그는 조수석을 열고 팔을 쭉 내밀며 정중히 안내했다.
마치 VIP 공주님에게 마차를 타도록 안내하고 있는 시종이 된 양 잔뜩 힘주어 폼을 잡고 있었다.



언제 여친이 생기면 꼭 해보고 싶었던   하나였다.



차문을 열고 조금 과장스럽게 타라는 명록의 몸짓에 수진이 멋쩍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조수석에 몸을 실었다.
그녀가 자리를 잡자 문을 닫고는 뒷좌석에 짐을 실었다.




시간을 보니 아직 펜션 입실 시간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이미 렌터카 안에 네비가 장착되어 있었지만 혹시 몰라 별도로 명록이 준비해온 네비도 가지고 있었다.
회사에서 쓰던 모델인데 거치대가 차량소켓에 고정해서 쓰는 모델이라 바로 장착하고는 수진에게 말했다.



" 수진아, 아직 펜션까지 들어갈 시간이 남아있는데...... 우리 해안도로로 드라이브나 해볼까? "




수진은 미소를 지으며 좋다고 말했다.




둘 다 선글라스를  끼고는 공항을 빠져 나왔다.
이내 나오는 해안가 도로를 적당한 속도로 달리며 여행의 시작을 즐겼다.




수진은 휘날리는 머리를 한손으로 잡으며 바닷가의 풍경을 보고는 연신 감탄하고 있었고 명록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열대 바다에서나 보던 에메랄드빛 바닷가를
옆에 끼고 달리는 동안 오픈카 특유의 개방감을 온몸으로 느끼며 도로를 질주했다.
명록은 시원스레 자신을 감싸는 바닷바람이 너무도 상쾌하게 느껴졌다.



<<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 >>

명록은 이번 여행이 즐거움으로 가득 차리라 확신했다.


















**************









공항을 빠져 나오자 곳곳에 보이는 야자나무들에 드디어 이곳이 제주도구나 싶었다.




서울과는 다른 파아란 하늘.
서울과 다른 상쾌한 공기.




수진은 그렇게 마음에 제주를 담으며 명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던 수진의 앞에 작고 귀여운 빨간색 오픈카가 선다.




에....
뭐지?



자기 앞에 떡하니 주차하는 차에 기분이 어색해졌지만, 운전석에 명록의 얼굴이 보이자 기분이 달라졌다.

일부러 귀여운 차를 준비한 명록의 센스에 기분이 좋아져 수진이 웃었다.
빨간색 오픈카의 모습이 척보기 에도 상당히 귀여웠다.
분명.....
그녀를 위해 준비한 차가 분명했다.

명록도 수진의 반응을 보곤 따라 웃는데, 이미 콩깍지가 쓰일 대로 쓰인 수진에겐 그의 약간 바보스러운 미소마저 귀엽게만 보일 뿐이었다.



명록이 수진 앞으로 성큼 다가와서 조수석 문을 열어주며 손짓으로 타길 권유했다.
영화에서나 봤던 그 모습을 직접 겪으니 웃음이 배실배실 새어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
닭살스런 풍경.

하지만......
기분이 나쁜 건 아니었다.
별거 아닌 그의 행동에 정말 공주가  듯 한 기분이었다.



수진이 그의 손길아래 차에 오르자 명록이 조심스레 차문을 닫았다.
이내 짐을 실고는 운전석에  그가 네비들을 조정하고는 씩 웃으며 수진에게 말했다.




우리 해안도로나 드라이브 해볼까?"


수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젠 정말로 제주도 여행의 시작이었다.


차가 달리자 시원한 바람이 상체에 부딪히며 지나간다.
바다 향기가 점점 강해지고 차는 해안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섬에서만,
아니 제주에서만   있는,
보석같이 투명한 짙녹색의 바다가 펼쳐졌다.

시원함을 만끽하며 제주도의 풍경을 눈에 담는 중 수진의 손등 위로 명록의 손이 덮였다.
따듯한 손길, 수진은 손을 돌려 명록의 손을 꼭 잡았다.


수진의 작은 손을 따듯하게 덮는 명록의 커다란 손,
두 사람의 맞잡은 손의 뜨거움을 시원한 바람이 휘감아 지나가고  사람은 손을 놓지 않았다.










**************





철썩.....
처얼썩......
쏴아아아......




손을  잡은 수진과 명록이 파도를 따라 걷고 있었다.
늦가을에 접어든 지금 해변에는 명록과 수진뿐이었다.


두 사람이 점령한 조용한 해변.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보이는 바닷가에 차를 세우고 모래사장에 내려와 있었다.



발가락 사이로 바스러진 조개가 섞인 모래알이 바스락 거리며 빠져 나가고, 때로는 파도가 밀려와 발가락 사이의 모래들을 훔쳐 도망갔다.



모래를 바스락 거리는 두 사람의 발소리, 쏴아아 하는 파도가 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소리가 도란거리며 작은 화음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손끝으로 전해지는 행복감....



" 여행 오길 정말.....잘 한  같아요~! "


수진은 고개를 들어 명록을 바라보며 파란 하늘만큼 환하게 웃었다.
명록도 히쭉 웃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한참을 바닷가에서 거닐다가 시린 발을 추스리고 다시 도로로 올라갔다.
둘은 다시 차로 올라와 한 바퀴 신나게 바람을 쐬며 드라이브를 마치고 입실 시간을 약간 넘겨 숙박할 펜션으로 향했다.

" 와아.... 오빠! 여기에요? "





차가 주차장으로 들어서자 수진이 어린아이처럼 신나하며 말을 멈출 줄 몰랐다.
눈을 굴려 쳐다보는 모든 곳이 신기하고 새로웠다.

그림처럼 반짝이는 초록빛 바다와 파란 하늘을 나누며 아담하게 서있는 예쁜 건물.
엔틱한 가로등이 잔디가 깔린 마당을 마법처럼 장식하고 있었다.


수진은 한달음에 예약되어있다는 그들의 방으로 들어갔다.

2박 3일 간 그들이 머물......
두 사람만의 보금자리.

문을 열자마자 밝은 베이지색의 벽지가 부엌에서 이어진 크고 넓은 창문의 푸른빛을 반사시키며 환하게 방을 밝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창을 열고 나가자 원목으로 된 발코니에서 바로 제주의 아름다운 바닷가가 펼쳐졌다.


와....
멋진 풍경!



차가운 바닷바람이 수진의 얼굴을 스치며 사라진다.
바다가 얼마나 가까운지 바로 옆에서 파도소리가 들려왔다.

부엌 바로 옆에 위치한 침실은 푹신푹신해 보이는 침대가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위를 다홍색 시트가 감싸져 있었다.
그리고 나란히 올려진 두 개의 베개....



두 개의 베개를 바라보는 수진의 시선에 알쏭달쏭한 이채가 감돌았다.
흘낏 옆을 바라보니 같이 침대 쪽을 바라보는 명록의 눈빛 속에도 자신의 느낌과 비슷한 색을 띄고 있는 거 같았다.

수진은 부끄러움에 이내 침대에서 눈을 돌리고 복층으로 이루어진 방안의 나무계단을 올랐다.



작은 채광창이 나있는 조그만 다락방.
어릴  수진이 꿈꾸던 나만의 공간 같은 곳이었다.



수진은 이 아기자기한 펜션에 홀딱 반해버렸다.
나중에 살면 이런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록이 그런 자신을 보며 씽긋 웃고 있었다.




"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수진은 진심으로 말했다.


" 너무 마음이 드는 걸요? "



그녀는 절로 신나서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들뜬 마음에 명록의 볼에 가볍게 뽀뽀를 하곤 부끄러워서 후다닥 계단을 내려가며 입을 열었다.




" 우리 시내로 구경 가요!"

빠르게 계단을 내려온 수진은 가방에서 편한 옷을 챙겨들고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








펜션을 보며 기뻐하는 수진의 모습에 명록은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역시 노력은 배신을 하지 않는다고....
열심히 고생하며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

펜션 외형부터가 이국적인 모습의 디자인이었다.
그리고 바닷가에 위치했다.
널따란 잔디밭과 산책할 수 있게 아기자기 하게 꾸며져 있는 곳이었다.

특히 안에 인테리어가 주로 원목 위주로 되어있는 실내가 마음에 들었다.




그가 예약한 곳은 넓은 거실과 침실, 부엌공간, 그리고 이층으로 작은 다락방 같은 공간이 나눠져 있었다.
또한 그곳으로 이어지는 나무 계단이 하나의 소품처럼 구성되어 있었다.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전등 하나 하나까지도 신경을 많이 써서 지어진 곳이라는 것을 느낄  있는 방이었다.



베란다에 가서 창문을 열어보고 보이는 풍경에 감탄하던 수진을 보며 명록은 짐을 들고 들어왔다.
그리고 이내 수진이 침실을 보고 있음을 알았다.

붉은색 시트가 덮여 있는 침대.
그리고 그 위 베개가 두개 나란히 놓여있었다.




수진과 밤을 같이 보내게 될 침대였다......
명록의 심장이 쿵쿵 뛰었다.



오늘 자신의 동정을 버리게 될 곳.
그리고
 상대는 이 아름답고 귀여운.....
사랑스러운 그의 여자친구 수진이었다.




묘한 감정으로 바라보는데 수진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가 그녀의 시선을 바라보자 수진은 이내 고개를 돌리고
어느새 복층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명록도 짐을 내려놓고 그녀의 뒤를 쫓아 올라갔다.

지붕 아래 만들어진 복층 공간.
작은 창문이 경사진 지붕에 만들어져 있었다.
마치 다락방 공간 같은 그곳은 왠지 어린 시절 꿈꿔왔던 비밀 아지트 같은 느낌을 주었다.




아니....
소공녀 같은 동화스런 소설에서
여주인공이 지내던 그런 공간 같기도 하였다.



수진은 이리저리 둘러보며 볼이 약간 상기되어 있었다.




이렇게 좋아할 줄이야......



명록은 절로 웃음이 새어나왔다.






"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수진은 기다렸다는 듯이 빠르게 답했다.

" 너무 마음이 드는 걸요?"



신나서 웃던 그녀가 갑자기 명록에게 다가왔다.




쪽!


볼에 느껴지는 그녀의 입술.
순간 멈칫하는 사이 수진은 바람처럼 아래층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가방에서 옷가지를 챙겨 화장실로 들어가며 외쳤다.


" 우리 시내로 구경 가요!"




명록은 그녀의 입술이 닿았던 볼을 쓰다듬으며 서있었다.




역시...
여행 오길 너무 잘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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