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화 〉제1부 : # 4화. 첫데이트, 어디까지 허락되니? (2)
13.
흠....
지금까지는 분위기 좋은 거 같아........
역시 이런 게 먹히는 구나.....
승필 선배의 말대로 잘 되고 있어......
명록은 간간히 미소 짓는 수진의 얼굴을 보며 내심 기뻐하고 있었다.
첫데이트를 신청할 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잘할 수 있을까 엄청 걱정하고 긴장하고 있었다.
저번 같은 경우는 영화를 보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그녀와 같이 있는 다해도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거기에다가 어두컴컴한 극장 안이라 자신의 용모나 태도를 신경 쓸 일도 없었다.
극장에서 나오고 식당에 가서 벌어졌던 그 후의 일이 그의 마음에 부담이 되었다.
수진과 같이 마주보고 앉아서 있느라 허우적거리던 자신의 모습.
점점 굳어가는 그녀의 표정.
결국 허망한 전철역에서 이별로 마무리되지 않았던가......
거기에다가......
그......
그날의 매운 떡볶이........
아직도 얼음조각으로 밤을 지새웠던 그날 밤의 고통이 남아있는 기분이었다.
첫데이트를 기념하며 마셨던 샴페인 따위야 식사하면 다 날아갔을 것이다.
그 정도 알코올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
스킨십.
여자와의 스킨십은 평생 처음이었다.
숱한 로맨스 영화.......
그리고 야한 동영상들에서나 보았던 그런 것들을 자신이 할 수 있을까?
우선 손을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아까 카페에서 그녀를 에스코트하며 나올 때 한번 잡아 보려고 노력은 했다.
그러나 계산하고 세워둔 자동차까지 거리가 왜 그리 짧던지......
뭐.... 몇 번 망설이는 동안에 바로 차에 도착했다.
조수석에 앉아 있는 그녀에게 말을 건네려고 해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머릿 속에서 수십 가지 맴돌기만 할 뿐 말로 나오지 못했다.
오히려 힐끔거리다가 보이는 그녀의 각선미에 가슴이 덜컹해서 그 뒤로는 앞만 보고 운전만 했다.
이제.......
승필 선배 말대로 스킨십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야해......
순간 명록은 모텔방에서 보았던 수진의 하이얀 나신이 떠올랐다.
모델 못지않은 그녀의 몸매.
긴 목선....
가슴.....
그리고 자신이 끌어내렸던 그녀의 앙증스러운 팬티.......
꿀꺽.......
목이 뻣뻣해지며 침이 식도 아래로 삼켜졌다.
이젠.....
우리 사귀는 사이잖아.......
정당한 교제라고.......
스...스킨십은 다들 하잖아........
진정하자......
별거 아니야.......
수진이 후식으로 나온 커피를 어느덧 다 마셨다.
명록은 긴장해서 떨리는 마음을 감추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말했다.
" 수진아...... 이제 우리 바람 쐬러 드라이브나 갈까? "
**************
첫 데이트, 속옷을 챙겨 입으라는 영연의 말에 홀랑 넘어가 잠시 불안해했었지만
멋진 저녁 식사 이후 로맨틱한 분위기에 젖은 수진에게 영연의 말은 이미 저 구석으로 날려버려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그리고 달콤한 디저트와 커피까지!
수플레를 한 입 떠 넣자 혀에 닿는 푹신푹신하고 촉촉한 부드러움과 달달함에 갈증이 생겼다.
차가운 액체에 대한 갈증이 아닌, 키스! 설아가 말했던 그런 키스가 아닌 수진이 할리퀸 로맨스를 보며 상상했던 키스가 떠올랐다.
마치 이걸 먹는 것처럼 달콤하고 부드럽겠지?
수진은 힐끔힐끔 명록의 입술을 훔쳐봤다.
수진의 시선을 명록이 눈치 챌까 봐 빠르게 고개를 돌렸지만
키스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그녀의 눈은 주인의 의지를 배반하고 자꾸자꾸 명록의 입술에 가 닿았다.
꼴깍꼴깍 침을 넘겼지만, 긴장을 해서 인지 입안에 수분이 부족해 정말로 갈증이 느껴졌다.
덕분에 머릿속에 키스에 대한 상상이 가득히 찬 수진은 눈앞에 둔 커피만 연신 마셨다.
" 수진아...... 이제 우리 바람 쐬러 드라이브나 갈까? "
촉촉해 보이는 명록의 입술이 미소 지으며 열리자 수진은 자연히 입술을 쳐다보게 됐다.
수진은 그런 자신의 눈빛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화려한 불빛이 비치는 도시의 팔차선 도로에서 조금은 한적한 주택가의 사차선 도로 위로 달렸다.
그리고 점점 스쳐 지나가는 가로등의 개수가 줄더니 어느새 어두운 도로 위에는 마주 오는 차도 없이 수진과 명록이 탄 차 한 대만 달리고 있었다.
수진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드라이브라 해봐야 서울의 야경이나 보러 갈 줄 알았는데, 이런 외진 곳에 야경이 있을 리 없었다.
수진의 머리에 가끔 차를 타며 봤던 도시 외곽에 몰려있던 모텔 건물들이 떠오르자 무릎 위에 다소곳이 올린 손에 긴장으로 땀이 차기 시작했다.
얼마나 달렸을까......
갑자기 명록의 목소리가 들렸다.
" 아...... 저기 저런 곳이 있네......? 우리...... 잠시 영화 한편 보고 갈까? "
어두운 도로를 위태롭게 달리는 것처럼 긴장했던 수진이 명록의 말에 경기라도 둘린 것처럼 깜짝 놀랐다.
수진은 명록의 손끝이 가리키는 곳을 쳐다봤다.
자동차 극장.
모텔이 아니라서 천만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 아~~ 저 영화 재미있다고 하는데 보는 게 어떨까........? 나...... 한번 보고 싶었거든.......... "
남자들도 로맨스 영화를 좋아할까?
보통은 액션영화를 좋아할 것 같았는데.......
그녀가 알고 있던 선입견에 고개가 갸웃했다.
어쨌든 수진은 액션영화보다는 멜로가 좋았으니 딱히 반대할 생각이 없었다.
명록은 핸들을 꺾어 주차장처럼 차들이 서있는 곳으로 향했다.
왠지 단호한 그의 표정.
커다란 스크린 앞에 서 있는 자동차들.
프라이버시를 위한답시고 사방을 박은 벽이 없어서일까?
수진이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자동차 극장은 건전해 보였다.
달팽이 요리에 대한 혐오감에 프랑스 요리를 먹어보기도 전에 생겼던 선입견처럼 자동차 극장 역시 그저 몇 가지 풍문으로 들은 이야기 들 뿐이었다.
그저 몇몇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 일거야......
수진은 조금 불안했지만....
명록이 프랑스 요리에 대한 선입견을 깨준 것처럼
자동차 극장에 대한 선입견 역시 깨줬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다.
**************
열심히 검색을 통해서 알아본 곳이었다.
차를 렌트한 이유도 승필 선배의 조언 때문이었다.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저녁을 먹고 드라이브를 가라.
바람 쐬는 것처럼 교외로 나가서 한적한 자동차 극장으로 가면 오케이.
영화 보면서 분위기 잡고 잘해 봐.
주의점.
서둘면 안 된다.
여자가 거부하는 선을 잘 파악할 것.
그 이상은 넘어가면 위험하니까 경계를 잘 조절해서 할 것.
이건 키스 강의 동영상이다~!
연구해봐!
하하하!
매표소에서 영화를 고르고 차를 주차했다.
옛날영화나 상영하는 줄 알았는데 최신영화가 상영 중에 있었다.
아직 영화가 시작하려면 시간이 남았다.
이미 다 조사해서 당연히 영화 중간 중 들어가는 그런 실수는 범하지 않았다.
사실 영화 따위는 명록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늘의 최대 과제는 스.킨.십이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 아...... 저기 저런 곳이 있네......? 우리...... 잠시 영화 한편 보고 갈까? "
수진은 갑작스런 그의 말에 화들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그가 가리키는 방향에 있는 자동차 극장을 보았다.
명록은 마치 드라이브 하다가 우연하게 발견한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왠지 대놓고 자동차 극장으로 데려가면 무언가 자신의 시커먼(?) 속을 들킬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었다.
마침 그 극장에서는 로맨스 영화를 하고 있었다.
저번 만남에서 로맨스 코메디를 재미있게 보던 그녀를 고려해서 고른 영화였다.
" 아~~ 저 영화 재미있다고 하는데 보는 게 어떨까........? 나...... 한번 보고 싶었거든.......... "
인터넷에서 검색한 결과 꽤 호평 중인 영화였다.
아마.......
보지 않았다면 수진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다만......
수진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우선 명록은 지나치기전 자동차 극장 진입로로 들어섰다.
어차피 강하게 나서야 할 때도 있는 거잖아.......
승필 선배도 결단의 순간이 오면 망설이지 말라고 했고.......
수진이를 꽉 잡을 수 있다면야.......
드라이브하면서 이상하게 조용해진 수진의 모습이 신경 쓰이긴 했지만
그래도 예전 영화를 보았던 그때 분위기를 믿고 있었다.
그때만큼만 괜찮으면 그가 목표하는 대로 진행되리라......
확신했다.
**************
영화는 잔잔하게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그리고 있었다.
조수석에 앉아서 커다란 스크린을 보고 있는 수진을 홀깃홀깃 엿보고 있었다.
어두운 차 안에서 단둘이 같이 있는 것은 극장에서 나란히 앉아서 영화를 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좁은 차 안.
그녀의 숨소리도 들릴 듯 한 거리.
어둠이 깔려진 가운데 간간히 들어오는 모습에 들어나는 그녀의 옆얼굴.
명록은 천천히 손을 뻗었다.
두근.
두근.
두근.
기어 봉을 스쳐서 드디어 좌석 옆에 놓여진 수진의 손에 그의 손이 닿았다.
움찔.
그것이 자신이 놀라 움찔거린 것인지 수진이 움찔한 것인지 구별은 되지는 않았다.
약간 차거운 온도의 그녀의 손등이 매끄럽게 느껴졌다.
남자의 손과는 다른 그런 촉감.
명록은 입 안에 이상하게 침이 고이는 느낌이었다.
고인 침을 조용히 목구멍 안으로 삼켰다.
땀이 등에 송글송글 맺히는 느낌이었다.
가만히 그녀의 손등에 자신의 손바닥을 올리고 있었다.
심장이 콩딱콩딱 뛰고 있었다.
수진이 손을 피하거나 뿌리치며 어떡하지 걱정했었다.
승필 선배도 손잡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라고 했다.
분위기 좋은 시점에서 넌지시 손을 뻗어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정작 명록은 그 분위기 좋은 시점이라는 것을 알 수 없었다.
마치 요리프로에서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넣어주면 된다는 식의 강의를 들은 기분이었다.
그때는 분명 나도 할 수 있는 거 같은데 정작 내가 하려면 도대체 먼 의미인지 알 수 없는 강의.
그게 딱 지금이었다.
어찌됐든........
나름 영화의 분위기를 타고 내린 결단이 성공한 모양이었다.
명록은 수진 몰래 한숨을 쉬고는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자신의 손가락을 끼워 넣었다.
그의 손가락이 사이사이 들어와도 수진은 거부하는 기색이 없었다.
깍지를 끼니 더욱 그녀의 손가락이 가늘고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떠오르는 모텔방에서의 그녀의 나신......
아흐......
어쩜 승필 선배의 말대로 그냥 그때 덮쳤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아니지.......
사실 그러려고 했었다........
자신이 경멸하던 양아치 짓을 하기 위해 직접 그녀의 팬티까지 벗기지 않았던가.......
이미......
내 결심은 그때 부서진 것일지도........
명록의 깍지를 낀 손가락 사이 수진의 손가락이 같이 꼼지락 거린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신호(信號)!
그녀의 싸인(sign)!
명록은 그렇게 믿었다.
그는 천천히 조수석 쪽으로 자신의 몸을 움직였다.
조금씩.
조금씩 수진에게 다가갔다.
스크린을 보던 수진이 고개를 돌리고 그를 보았다.
약간 놀란 듯 바라보는 그녀의 표정으로 보며 천천히 그녀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수진의 손이 자신을 밀치는 듯 한 모습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수진의 촉촉하고 보드라운 입술이 느껴졌다.
상상으로만 생각했던 여자의 입술.
혼자 뽁뽁 해가면 느끼려고 했던 그녀의 입술이 지금 명록의 입술 아래 느껴지고 있었다.
승필 선배가 준 키스 강좌 동영상을 떠올리며 리플레이(replay)해보았다.
명록은 입술을 살짝 다물며 그녀의 아랫입술을 베어 물었다.
입술사이에 그녀의 통통한 아랫입술이 들어왔다.
그리고 조금씩 그녀의 입 안으로 입술을 들이 밀며 빨았다.
[아랫입술은 강하게 리듬을 주며 흡입할 것]
강좌에 있던 설명을 되새기며 명록은 수진의 입술을 빨아댔다.
서서히 그녀의 입술에서 타액이 넘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살짝 위치를 변경하며 수진의 윗입술로 올라갔다.
아랫입술과는 조금 다른 감촉의 윗입술.
[ 윗입술은 부드럽게 터치하듯 흡입할 것]
부드러운 터치이후 입술전체를 비비며 천천히 혀를 내밀었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그녀의 입술에 도킹했다.
다시 수진의 몸이 움찔 하는 느낌이었다.
명록은 한손으로 중심을 잡고 나머지 한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왠지 그래야 할 거 같았다.
이내 수진의 손이 감싸 안은 그의 팔을 잡았다.
명록은 고개를 강좌에서 일러준 댈 45도 각도로 좀 더 틀며 힘차게 혀를 들이밀었다.
살짝 다물어진 수진의 이를 톡톡 노크하듯 가볍게 두들기며 그 안으로 들어가고자 애썼다.
강좌에서는 이다음 혀과 혀가 얽히는 장면으로 이어져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마침내 수진의 이가 위아래로 벌어지며 열렸다.
그 사이로 명록의 혀가 들어갔다.
영화에서나 보던 딥키스!!!
지금.......
바로 그것을 하고 있었다.
끝 => 으로 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