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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화 〉제1부 : 3화. 황홀한 첫경험? (2) (10/195)



〈 10화 〉제1부 : # 3화. 황홀한 첫경험? (2)

10.

그녀들이 아무리 꼬셔도....
아무리 멋지고 잘생긴 남자가 고백해도...
넘어가지 않고 20년간 지켜온 수진의 순정이었다.


순간 큰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했다.
영연과 나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 야! 김설아 너 미쳤어? 배수진이 어떤 년인데. 너.... 수진이가 우리 다 죽이려고 할 거야."


"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깐 걱정하지 마. "





" 미친년, 배수진이 잘도 넘어가겠다. "



평소에 침착하던 나희마저 설아의 태도에 머리가 아찔해졌다.
이러다가 피를 보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다.
지금 수진이 씩씩대며 양손에 부엌칼을 들고 오는 모습이  그녀들 앞에 그려졌다.
아니 부엌칼이 아니라 조폭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사시미를 들고....
미친년처럼 머리 풀어헤친 채 시내를 날아오고 있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게 바로 살아 숨쉬는 스릴러 아닐까.





 미친년....






절로 욕이 안나올 수 없었다.
설마 설아가 수진을 명록에게 버리고 갈 줄이야...


이제 그녀들이 바래야  일은 명록이 수진을 안지 말았기를 바래야 했는데....
수진이 미친 듯이 전화를 하는 걸 보니 사태의 심각성이 짐작되고도 남았다.


상식적으로도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것처럼 혈기 왕성한 청년이 예쁜 꽃을 꺾지 않고 지나갔을  없었다.


그때 갑자기 나희의 뒤에서 서늘한 바람이 부는 것 같았다.
시베리아 직송 냉기가 휘이익 몰아닥쳤다.

" 뭐? 뭘 넘어가? "



바람처럼 나타난 수진이 씩씩대며 잔뜩 화가 난 얼굴로 그녀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칼이 바람에 휘날리며 어둠의 아우라가 활짝 펼쳐졌다.
화가 잔뜩 나서 가라앉은 수진의 목소리에 영연과 나희는 죄를 지은 듯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 아……. 안녕 수진아. "





" 그래 안녕하겠지? 그런데 어쩌냐? 나는 안녕하지 못한데? 이 썩을 년들아! 친구를 늑대 아가리에 버리고 가? 그게 우정이냐?! "




점점 커지는 수진의 목소리에 식당에 있던 다른 학생들이 그들을 흘깃흘깃 보며 집중하기 시작했다.
나희는 부끄러움에 의자로 수진을 끌어 앉혔다.

" 야 배수진 부끄러워. 앉아. 조용히  말하자. 동네방네 떠들래? "




" 크흠. 어쨌든 너네 죽었어!  고소할거야! "

수진도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얼굴을 붉히고 다시 작게 소리쳤다.




무슨 이유로? "



나희가 말했다.





"...성매매 알선죄? "




너무 화가 나서 수진은 그들을 정말로 고소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평소 수진의 가치관을 무시했던 그들이니 수진은 이번일의 배후에 친구들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나희 말처럼 딱히 그녀들을 고소할 항목이 있는 것도 아니라 수진은 짜증이 났다.

그때 잠자코 지켜보던 설아가 입을 열었다.




네가 부득부득 그 남자 따라간다고 해놓고 왜 우리를 탓해? "




순간 수진의 얼굴이 멍해졌다.



" 뭐?! "





기억 안나? 간다는 명록씨 붙잡고 따라간다고 매달리며 난리피운 거? 우리가 말렸나 안 말렸냐? "

설아가 나희와 영연을 보며 동의를 구했다.
설아의 눈짓에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대략 눈치 챈 나희와 영연은 열연을 펼치기 시작했다.




" 아니. 말렸지. "


" 그래. 우리는 할 만큼 했어."






" 맞어. 우린 너 지켜주려고 노력했어. "



셋이 하나를 속이려 드는데 어떻게 속아 넘어가지 않을 수 있을까?



이구동성으로 자신이 명록의 팔에 매달려 같이 가겠다고 말하고 있으니 수진도 헛갈리기 시작했다.


참인지 거짓인지 구별을 못하고 갈팡질팡 하던수진은 결국 그녀들의 거짓말이 홀랑 넘어갔다.
수진은 다시 분노의 화살이 도착할 목적지를 잃어버리고 절망하며 울기 시작했다.



" 으아앙 그럼 나 어떡해. 내 로망... 사랑하는사람에게 주려고 간직한 내 처녀!! "




그거 수술하면 된데. 뭘 그런  가지고 울고불고 지랄이냐? "


식탁이 엎드려 울기 시작하는 수진의 모습에 우선 위기를 벗어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나희와 영연은 조금씩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거리끼는 양심에 진실을 말할까 말까 고민하며 서로 눈짓을 보내던 그녀들은 결국 양심과 평화 사이에서 평화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하고 현명한 선택이었다.



수진은 울면서 외쳤다.


" 으앙 그건 진짜가 아니잖아! "




" 뭘 울어? 그냥  사람을 사랑하면 되지. "

영연의 말에 수진이  크게 울기 시작하자 참다못한 설아가 한마디 던졌다.

" 응? "



설아의 말에 수진이 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그 짧은 시간동안 얼마나 서러웠는지 수진의 얼굴이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있었다.


설아...
 미친뇬....
대단하다.....
대단해.....





영연은 속으로는 혀를 차며 얼굴은 미소를 짓는 가운데 바로 응원에 들어갔다.



" 그냥 그 사람이랑 사겨. 순서야 좀 비꼈어도 그러면 되는거 아니야? "




" 맞어, 할리퀸에도 그런 내용 있잖아. 주인공들이 어쩌다 원나잇 했는데 서로 점점좋아하는 내용. "





설아의 말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한 수진에게 나희의 말까지 합세했다.
그러고 보니 수진은 할리퀸에서도 그런 내용의 소설을 읽은 기억이 났다.
죄책감에 마구 던지는 그녀들의 말에  얇은 수진은 그대로 넘어가 버렸다.





" 흑...그런가? "


그래. "



수진은 멍하니 중얼거렸다.



그럼... 그럼 그 사람이랑 사귀면 되는 거구나... 흑... 응... 근데 그 남자가 사귀자는 거 거부하면 어떡해? "





수진은 또다시 울기 시작했다.
소설 속 나쁜 남자들은 여자들과 잠을 자고 나면
그녀들을 버리기 일쑤였으니 명록 역시 나쁜 남자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새끼는 산부인과 가서 정자 체취하고  강간범으로 쳐넣는거지. 교도소 가서 남자들한테 후장 좀 따여야 정신차리게. "



".... 내가 원해서 했는데 강간이 성립돼? "


영연의 과격한 말에 수진은 고개를 갸웃 거렸다.
그녀가 아는 강간이라는 단어는 지금  상황에서 쓰이기에 엄청 어색했다.



수진이 이상한 듯 말을 하자 그제야 영연과 나희가 아차하며 재빠르게 수습하기 시작했다.

"아하하하하. 영연이 말은 그냥 농담이지. 설마 그런 평범남이 널 거부하겠니? 일단 연락부터 해봐."




응..."


수진이 침울한 듯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런데 피임은 했어? "



" 응? "


"콘돔 꼈냐고."





"....몰라."




턱을 괴고 나른하게 빨대로 음료수를 빨아 마시던 설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수진이 피임이라는 단어를 모를 리가 없는데 작게 모른다고 대답하는 말에 설아가 부연설명을 했다.




" 몰라? 기억 안나? 완전히? 쓰레기통에 없든? "


모른다는 그녀의 말이 나희가 다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수진에게 질문을 퍼부었다.
이러다가 재수 없게 덜컥 임신이라도 하면
그때부터는 그녀들의 따위는 훨씬 벗어나는....
대박 문제로 발전할 수 있기에 신경이 곤두서서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몰라! "




수진은 날카롭게 외쳤다.
더 이상 아침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지금 수진에게 중요한건 피임을 했느냐 안했느냐가 아니었다.

그녀의 첫 경험.




단지 그것만이 그녀의 머릿속을 빙글빙글 돌아다니며 수진을 괴롭혔다.
소리를 지르며 말하길 거부하는 수진의 반응에 나희는 수진보다 더 화를 내며 다그쳤다.

얘가, 미쳤어!  지금이라도 당장 산부인과 가서 진단서 떼다가 사후 피임약 먹어! 그러다 임신하면 어쩌려고! "

아, 몰라 몰라! 더 이야기 하지 마. "


완강히 거부하며 머리를 숙여버리는 수진의 태도에 세 명은 더 이상 얘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긁어서 벌집을 건들고 싶지는 않았다.


" 휴, 알았어. 그래. "


나희도 손을 떼고 한숨을 쉬었다.
수진은 아침의 패닉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듯, 어린 아이처럼 현실을 외면하고 있었다.











*********









으으으......
죽겠다........




머리가 띵한 상태에서 눈을  명록은 자신이 방에 혼자 있음을 알았다.
아직도 고통이 그대로 있는 듯 했다.

머릿 속에서 울리는 숙취로 인한 두통이 아니었다.
원초적인 아픔.
명록은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쭉 훑어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눈앞에 그 손바닥을 모아서 펼쳤다.




수십 가닥 흩어져 있는 머리카락의 잔해.......






아흐.......
얼마나 세게 당겼으면 아직도 머리카락이.......


명록은 머리를 부르르 떨며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어제의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아니 절로 떠오르고 있었다.


간신히 부축해서 수진을 데리고 모텔 방안으로 들어오는 중이었다.
명록의 품 안에서 안겨서 구두를 벗고 휘청거리며 방 안에 들어온 수진이 갑자기 우웁 소리를 냈다.



으악!!!!



하지만 그대로 꼼짝없이 당해버렸다.
어떻게  새도 없이 명록의 가슴에 뜨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라오는 시큼한 냄새!



명록은 그대로 그녀를 안고 든 채로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와중에도 뜨듯하고 시큼한 것은 수진의 입에서 계속 쏟아지고 있었다.




우웩.....
오마이갓~!!!
오...마이....갓.......!






욕실 변기를 열고 수진의 얼굴을 그 안에 받쳐주었다.
이미 그녀의 혼자 힘으로는 변기에 머리를 대고 짚을 수도 없는 상태라 온전히 명록이 그녀의 몸을 부축하며 버텨야했다.




우웨에에에엑~



우웩~



우우우욱~



웩~

길고 짧고 다양한 구토의 소리를 들으며 명록도 속이 뒤집어질 것 같았다.
그러나 결사적으로 버텨야 했다.
지금 터지면 수진의 뒷통수에  모든 것을 발사할 참이었다.




으으으.......
안 돼.....
제기랄....


어금니를 꽉 깨물고 버텼다.

고통의 시간.
인내의 시간.



이미 명록의 옷은 그녀의 토사물로 범벅이 되서 바지까지 모두 오염(?)된 상태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에게 안긴 상태에서 토를 하는 바람에 수진의 옷도 범벅이 되어있었다.


우선 구토가 멈춘  하여 수진의 입을 수건으로 닦아줬다.
완전히 인사불성이 되어버린 그녀는 볼일을 다 마쳤다고 이미 안드로메다에 입성해버린 모양이었다.


물을 적신 수건으로 다시 한 번 얼굴을 닦아주고 토사물로 범벅이 된 그녀의 옷을 보다가 할 수 없이 벗기기 시작했다.

얼굴이나 머리칼에 묻지 않게 조심조심 티셔츠를 벗겨냈다.
바로 들어나는 속살에 순간 명록은 두근거렸다.
이미 축축해진 그녀의 브래지어가 자신도 모르게 꿀꺽 침을 삼키게 했다.

그리고 치마를 벗기자 앙증스런 팬티가 보였다.
찰라의 순간이었지만 얇은 천조각 아래 거뭇한 것도 보인 듯 싶었다.


으헉......
이.....이런.......





왜 남자들이 모텔에 여자를 데리고 와서 늑대가 되는지.....
양아치가 되는지 순간 이해가 쏙쏙 되는 명록이었다.




탐스러운 수진의 나신에 명록도 가슴이 흔들렸다.


하지만.....



우선 토사물의 냄새가 지독했다.
시큼하고 독한  향기가 눈을 따갑게 하는 듯 한 착각을 들게 했다.

브래지어를 풀자 그녀의 앙증스러운젖가슴이출렁거렸다.
명록은 눈을 감고 아까 적셔놓은 물수건으로 대충 토사물의 흔적을 닦아냈다.
도저히 그녀의 몸을 바라보면서 닦을 자신이 없었다.





으.....
인간.... 방명록.....
양아치는 되지 말자..... 젠장......
아흑....
우선...
냄새가 지독해......
씁.....
으웩.....




그래도 토사물에 그녀를 그대로 둘 순 없었다.
대충 최대한  수 있는 한 씻겨낸 다음 명록도 자신의 옷을 벗었다.
이미 끈적끈적해지고 축축해진 느낌이었다.






아흑......
드....드러워.....
으읍....


후다닥 벗은 뒤 대충 자신의 몸부터 닦았다.
그리고는 팬티 바람의 수진을 일으켜서 안고는 커다란 목욕 수건으로 한번 휘감아서 욕실을 나섰다.
그렇게 침대에 눕힌 다음 다시 욕실로 돌아왔다.
침대 곁에서 수진을 지켜보고 있다간 딴 생각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싸나이 방명록......
신사답게.....
이 밤을 나는 거야.
내가 제일 혐오했던 게 .....
 먹고 뻗은 여자 덮치는 양아치 짓이었잖아......
씁......
그딴 쓰레기는 되지 말자.
방명록.




욕실에 들어오자마자 윽 하는 소리와 함께 인상이 찌푸려졌다.
우선 수진의 옷가지와 자신의 옷을 들고 샤워기로 토사물부터 씻어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서너 번을 빨아야 이 냄새가 사라질 것 같았다.











































 =>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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