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취직하니 떡을 침. 이세계에서 (345)화 (345/454)



〈 345화 〉101. 오프라인 아날로그 식 운빨x망겜.(2)

그러나 이를 위해선 마법적 도구가 필수적인데, 그런 맥락으로 보면 아예 마작 패뿐 아니라 판 자체도 부정행위가 개입될  없도록 조치를 취하게 해두는 편이 맞는 것도 같고.


백성들이 즐긴다 치면 그건 조금 힘들 테니,  경우엔 주점을 비롯해 마작 도구 등을 대여해준다던가.


몇몇 군데에 적극적으로 이러한 유희 거리를 지원해줘 그들의 영업도 도우는 한편, 유행으로 퍼져갈  있도록 풀을 넓혀가게 하는 것도 좋겠지.

개인들이 패를 구해 즐기고 이건 그러려니 하지만, 이런 건 아무래도 대전 게임이다 보니 여럿이 모여야 재미나고, 그런 의미에서 관전 요소까지 포함되게 만들고자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에 마법적 조치까지 가미해 부정행위가 안 되게끔 공정성과 효율을 부가한다 치면?

마작 패가 알아서 정리되고 배열되며, 특정 마법 조치나 손장난이 개입될  알아서 경보가 울린다던가….


“…퍼져가면 다른 의미로 시간 썩어 나서 뻘짓하는 걸 조금 완화 시킬 수 있겠지.”



할 일이 없으니  저물면  치는 게 일상인 세상이다.
집이 단칸방인 가정의 경우는 애가 보든 말든 그냥 해버리고, 그러기에 애들은 어릴 적부터 그런 걸 보아왔기에 성에 대해서도 익숙하며 빠르게 경험하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일 테지.

제아무리 대단한 배포를 지녔더라도 자위행위를 부모님 보는 앞에서 할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녀석이 있으리라곤 생각하기 힘드니. 애초에 그걸 모를 확률이 더 높고, 한다 쳐도 몰래 할 텐데… 그러니 일찍 결혼하기 위해 어린 나이 때부터 여자들에게 기웃거리게 되고….

에드릭을 통해 이에 대한 소문이 돌고, 이러한 룰을 미리 자그마한 책자로까지 준비해뒀기에 게임 룰이 퍼져가는 건 한순간이었다.

거기다 부지런히 마작 패를 깎아둔 덕에 선물로 건네주기도 좋았고.
서민들이 쓸 법한 것들까지 추가해 에드릭은 우선 주점이며 술집, 여관 등에 이를 전달했으며,  달도 되지 않아 이는 부군의 게임이란 명목으로 마구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입문이 어려워 수는 폭발적으로 늘지 않았지만, 배우고 익히고 접한 이들 가운데선 입소문이 파다해 결국 끌어들여 같이 하는 등, 카일론 왕도 내에선 이에 대한 소문은 마치 들불 번지듯 퍼져가기 시작했다.

이쯤 되니 여태 부른  없던 철왕이 에드릭을 부른 것도 그로부터 딱  달째 되는 날이었다.

“먼 곳에 개인적으로 영지 하나를 사입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더구나.”



사입(仕入).
상거래 목적으로 물건을 사들인다는 표현을 굳이  연유는 무엇인가?
아님 그 연유여야만 한다는 일종에 협박 같은 거려나?

에드릭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생각했다.



“예, 무역로를  목적도 있고, 이후 전쟁을 비롯해 여타 사건 사고로 나라를 잃거나 머물 곳을 잃는 이들을 유도해 도시민으로 삼으면, 도시 하나를 활성화시키는 건 큰 어려움이 없을 걸로 생각했습니다.”
“마치 카일론에 의해 피해를 입은 이들을 끌어안겠다는 소리로 들리는군.”
“아주 틀리신 짐작은 아닙니다.”
“제대로 말해보도록.”
“전쟁이란 결국 원한을 쌓고 낳는 행위입니다. 그걸 완화하기 위해선 적어도 저 나라는 반드시 멸망시켜야 한다, 죽일 놈들만 있는 나라다, 쓰레기 같은, 야만적인 것들이다, 라는 인식으로부터 자유로울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국가 발전이란 결국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산업이다. 농업은 땅과 식물의 희생을, 목축업은 가축과 짐승의 희생을. 광업조차 광산을 캐고 부수고 허물어 그것들의 살을 깎아내는 행위지. 이렇듯 세상은 희생을 전제로 이루어져 있다. 같은 인간이라 하여 예외를 둔다니, 이기적인 것도 저도가 있어야지.”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그러나 원한이 쌓여 그 의지가 이어지면 결국, 폐하와 그녀,  세대엔 괜찮더라도 그 이후엔 그게 어떤 식으로 터질지 모르는 일입니다.”
“거기까지 우리가 고려해야 할 필요는 없겠지.  이후는 후손들의 몫. 그들의 권리와 책임, 의무마저 빼앗으려 들 셈인가? 역경의 형태는 다르나 그러한 것이 있어야만 굳건히 다져지는 법.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사실도 이를 증명하는 것 아니겠나?”
“그렇다 하더라도 그 영역이 너무 넓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걸 왜 네가 판단하는 거지?”
“제가 직접 어떻게 하겠다는  아닙니다. 저는 여지를 만들고자 하는 거지요.”
“그게 빈틈이자 약점이  거란 생각은 들지 않더냐?”
“오히려 더 큰 무기이자 구원줄이 될 여지도 있다 생각했습니다.”


 있는 것들, 똑똑한 것들은 굳이 쓸데없는 양보나 배려를 삼가는 편.
한다면 이유가 있는 거고. 반드시.

어차피 그냥 밀어버리면 그만인데 왜 상대를 배려하는가? 그러면 승리하고, 이기는데.

그렇게 노예를 확보해 나라 발전에 이바지시키며, 자신들은 그러한  누리며 더한 걸 위해 시간을 활용하며 자기 단련, 권리 확보, 확충 등에 힘쓰고….

돈이며 먹을 걱정, 예컨대 경제가 보장되면 남은 건 자아실현, 성취, 발전에만 온전한 추구가 가능해지며, 또한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마저 갖출 수 있는 바.
그렇기에 그들은 기득권층, 권력자로서 그 영향력을 대대손손 이어갈 수 있는 거다.

그러나 후손이란 게 누릴 줄만 아는 버러지라면 문제지만, 어지간히 유능하고 똑똑하고 지독한 놈이 아니면, 그게 버러지인  알면서도  버러지의 발에 입을 맞춰야 하는 게, 없는 자들의 비애이자 숙명과도 같은 것.

…애초에 자신도 지닌  태어났고, 이후로도 그럴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것들에겐 세상의 온갖 배려가 너무도 당연하기에, 그 이하는 용납할 수조차 없는 거며, 그보다  나아지길 꿈꾸는 바.

…그리고 그건 더 큰 희생을 야기하는 거니, 결국 분쟁이며 갈등이 생겨나지 않을 수가 없는 거다.


하물며 이건 왕족뿐 아니라  가문, 귀족 고하 모두에게도 해당하는 내용이었다.

“여지를 둔다는 게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 그러나 그게 하나로 뭉쳐야 하는 왕가에게서 뻗어 나간다는 건, 가문 내부의 불화 및 갈등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단 생각을 하지 못한 건 아닐 터인데, 아님 가문에 속한 예가 없기에 이를 간과했다는 식으로 회피할 속셈이더냐?”
“이미 전쟁을 시작하셨잖습니까.”

에드릭은 무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하면 이쪽도 전쟁을 시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뭐라?”
“제가 카일론에 속하게 된 시점에, 저도 본의 아니게 적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면 어떤 식으로든 저도 제 권리와 이익을 지키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겠지요. 이건 제 몫이기에 카일론이란 나라며 왕가에 이를 부탁하는  제 체면도 체면이지만 여력 문제도 있고 하여,  스스로 제 그릇을 지켜내고자 함이었습니다. 추가로는… 방금 말씀 드린 여지들도 포함돼 있으며, 그것들은 사실 빌미며 구실에 지나지 않습니다.”
“계속 해보아라.”
“창칼로만 전쟁을 하는 건 아니지요. 그 창칼을 휘두르게 만드는  결국 이득, 이권. 저는 처음부터 그걸 확보하고 지키는 쪽에 초점을 맞췄을 뿐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그런 이권을 지켜내기 위한 최고의 방벽이자… 방패기도 할 테고요. 재물이며 땅에 인심, 양심, 민심을 따지는 이는 없으나, 사람은 안 그렇잖습니까.”
“…그래, 그런 거라 이거지?”



철왕이 코웃음을 터트리다 혀를 마저 차올렸다.




“그래, 알아들었다. 재미난 짓을 준비하는 모양이로군. 벌써 구체적인 도안을 마련된 거더냐?”
“하면서 이루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계획이란  언제든 틀어질 수 있다는 전제를 깔아야, 수고로움이 덜하지 않을지요?”
“그래, 빠르게 진취적으로 뭔가를 추구한다는 건, 명백하게 머릿속에 뭔가를 그려 넣는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지. 알았다. 추후 이에 대한 걸 재차 묻도록 하겠다. 그쯤 되면, 짐도 이 자리에서 물러서도  것 같구나.”
“벌써 상왕으로 물러나실 생각이신지요?”
“그럼 짐이 죽을 때까지 이 자리를 지켜야 한단 말이더냐? 그거야말로 못난 것들 짓거리지.”

철왕은 다시금 혀를 차더니, 에드릭을 잠시간 응시하다 가보라는 양 손짓했다.

“지루하지 않아. 여하튼.”



문을 나서기 전까지 등을 보이지 않은 채, 막 문을 나서려는 시점에 나직이 그런 음성이 들려왔지만, 에드릭은 애써 반응않고 그대로 그곳을 빠져 나왔다.


문을 대신 닫은 근위 기사들이 예를 차리듯 고개를 꺾는다.
이에 가벼이 묵례로 답한 에드릭은, 수행원들을 이끈 채 자신의 궁으로 향했다.



‘지루하지 않기는.’


이쪽은 그냥 개짜증나는 판인데.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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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을 기점으로 에드릭도 의무라는 게 주어졌다.
일 안 하고 방구석에서 적당적당 보내는 척하며 이것저것 도모할 생각이었으나, 왕이란 작자가 까대니 얌전히 넋 놓고 있기도 모호해졌다.

‘딴짓 말라는 건가.’


그래도 모르는 분야를 맡긴  아니라, 에드릭이 기존에 관여했던 것들이 대부분이라 그 부분은 그나마 위안이 됐다.

우선 가장 중요한  목욕 시설물 건설을 위한 토대를 닦는 것.
사실상 시작도 제대로  된 채 부지만 확보한 상태다 보니, 일꾼이며 업자를 구하는 등.

계획 자체는 이미 끝나 있었지만 그걸 실행하는 건 또 다른 이야기.
무엇보다 건물 설계며 디자인 등이 제일  문제였는데, 이건 그냥 작정하고 본사 쪽 도움을 받는 게 좋을 거란 생각에 곧장 선배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러다 보니  팀장님 생각나는군.

어쩐 영문인지 연락이 두절되다시피 했는데, 선배에게조차 연락이 뜸한 걸 보면 뭔가 중요한 일에 매달리고 있는  싶었다.
선배가 말하기로도, 본사 중요 업무 차원에서 한동안 개별적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게 설마 현실상의 결혼 문제 때문은… 아니겠지?



“…….”



괜히 불안해지네.


일주일도 채 안 돼 건축 디자이너며 설계사 등 열댓 명이 찾아온 덕에 에드릭과 그들은 목욕탕 건물을 어찌 구현해 낼지 고심하게 됐다.



“나라는 전쟁 내고 있는데, 안으론 천문학적인 편의 시설을 만들려고 하고 있고. 카일론이란 나라 배포가 어마어마하군요.”
“……하하하.”



거진 에드릭이 다 부담하고 있단 걸 따로 통보받지 않았는지, 디자이너로 온 이는 질려버린 듯한 태도로 어쨌든 성실하게 온갖 구상도며 조감도를 그려 에드릭과 같이 데려온 관계자들 모두의 의견을 모아 대략적으로 구상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 뒤론 그림을 조각으로 구현하는 모양새였는데, 돌을 마법과 연장을 이용해 뚝딱뚝딱 깎아대더니, 일주일도 채 안 돼서 완성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3D 프린터기가 있었으면 이런 개고생을  하는데.”
“그건 그것대로 만져야 하는 게 따로 있잖아. 여긴 마법이 있으니 오히려 이쪽이 더 편하지.”
“…느끼는 게 다르잖아.”

그런 식으로 잡담 겸 푸념을 이어가면서도 맡은 바 업무는 철저하게 해내는 그들.
이윽고 그 내용물을 들고 철왕을 알현한 에드릭이 조감도와 설계도, 조각된 건물 구현도를 각각 제시하고 가리키는 등, 프레젠테이션 못지않은 설명들을 잇따라 토해냈다.


미리 튀어나올 질문에 대한 답변 등도 최소 30가지 정도 준비해둔 터라, 막힘이 없이 답할 수 있었던 탓일까.



“…예상 이상이군. 그댄 상공업 측면으론 확실히 유별난 구석이 있군.”
“감사합니다.”


자기 딸내미 남편 되는 사람인데 그대라니… 이것만 보면 예나 지금이나 바뀐  없잖아?



“좋아. 실행하고 문제 되는 게 있으면 이제부터는….”




지원  감시 목적으로 궁중백 한 명을 에드릭에게 붙여줬는데, 타국에 비해 궁중백, 궁정백의 파워가 나름 강한 축에 속하는 카일론이었기에 이번 지원은 일종에 대외적으로도 왕이 친히 밀어주고 있는 일임을 선포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불러올 터였다.

여기도 궁중백 단신이 아니라  휘하에 딸린 가신들이 따로 있어 그들마저 딸려 간다는  조금 특이한 케이스다.


비록 영지는 없으나 공무 차원에선 그는 왕의 대행자, 대리자 못지않기에 그들이 특정 영지에 파견되면 때때로 사법관이며 지방관, 때에 따라선 재판관 역까지 해내곤 하니, 전사며 기사가 여럿인 이 나라에서 온전히 무력 외의 능력치로 그런 자리에 올랐다는 거 자체가 대단히 총애받는 인물들이란 거였다.


기사 출신들이 아예 없진 않지만, 아무래도 칼을  다루는 것보단 머리며 정치, 모략, 그 외에 첩보며 방첩, 행정을 비롯해 각자 역할들이 세부적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들은 그런  부서의 실질적인 부수장, 몇몇은 수장격에 해당하는 자리에 앉기까지 한다.

…변경백이 영주들의 실세라면, 궁중백은 중앙의  다른 실세에 해당했다.


물론 그들 외에도 시종장이며 왕가 측 인사들에다 그들 휘하에 자리 잡은 귀족들도 제각각 역을 담당하고 있기에, 그들이 윗선에 있다 하더라도 대체하거나 교체할 이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그게 곧 철왕이 그들을 은연중 협박할  있는 이유지만.
물론 일선에서 벗어난들, 내쫓기는 게 아닌  연금이며 일정 대우가 보장되니 사치만 하지 않는다면 생활 자체는 크게 지장이 없으며, 후손들의 출세도 보장되니 욕심만 덜 부린다면 적당히 일하다 만족하고 발을 빼는 게 가장 현명한 처사라는  두말하면 잔소리.

…그러나 사람 욕심이라는  그리 쉽게 조절되진 않는 법 아니겠나.




“일을 돕게 되어 영광입니다, 에드릭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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