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취직하니 떡을 침. 이세계에서 (307)화 (307/454)



〈 307화 〉88. 좋은 파트너가 있단 건 복에 겨운 일이지.(2)

하나하나가 폭탄과도 같은 문제라, 어느 쪽이든 곤란해지는 건 마찬가지.

…그렇다고 막연히 이쪽이다! 하고 촉을 세울 수도 없는 판국이고.


‘곤란하네.’


잠이 깨고, 생리 현상이 잦아들다 보니 아랫도리가 조금은 편안해졌다.
솔직히 풀발기 해버리면, 이게 오죽 불편해야지.

애초에  정도 크기로 부풀려면, 대체 얼마나 많은 혈액이 쏠려야 하는지, 개인적으로 아찔하기까지 했다. 상식적으로 그 정도로 해면체? 거기에 피가 몰리면 현기증 나고 뇌가 제대로 안 굴러가는 건 물론, 심박도 평균치를 넘어서야 마땅한데, 이건 이것대로….


‘이쯤 되면 아바타 만능설을 믿어야 할지도?’


정령체를 이루기 전에도 일반인 기준으론 압도적 성능을 발휘했지만, 정령체를 이룬 시점에 그 시너지까지 더해지니, 사실상 초인이 따로 없어졌다.

정령술을 굳히 못 다루더라도, 몸을 다루는 법을 체계적으로 익힌다면, 에드릭은 그 자체로 재능이며 감각이 둔한들 훌륭한 전사가 되지 않았을까?


몸이 갖추어졌다는 건, 그런 의미에서 무시무시한 메리트를 짊어지고 있다 봐야 했다.



‘그걸로 떡 치는데 만 애를 쓰고 있으니, 살짝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한편으론 사내의 됨됨이에 크게 이바지하고, 의무며 책임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니, 서러워 할 이유도 없다만.

‘일단은….’




딴생각은 접고, 이 순간을 즐겨보자.
잠든 프리지아를 끌어안은 채, 적당한 흥분감과 치밀 듯   은근히 달아 올라가는 성욕을 대강 억제한 채, 착한 생각에 열중하며 그녀의 부드러운 육신을, 품에 안은 채 가만히, 휴식을 이어가는 에드릭이었다.


그러고 반 시간 가량 지났을까.
프리지아가 꿈틀대다 눈을 떴기에 아쉬운 마음을 가다듬으며 몸을 일으킨 에드릭은 앞서 자신의 몸을 정령술로 세척하곤, 동시에 막 몸을 일으킨 프리지아 또한 같은 방식으로 빠르게 몸을 세척해주었다.



“압도적 편리함이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게 제일 사기적인 거 같아.
하고 소감인지 푸념인지 모를 소리를 슬쩍 입에 담은 프리지아는, 곧장 옷을 걸치곤 호텔 방을 나서려 했다.



“식사는?”




그러다 막 생각 났다는  묻는 그녀를 향해, 에드릭은 조금 고민하다 이렇게 말했다.

“거르려고. 넌?”
“나야 당연히 먹어야지. 아침은 중요하잖아?”

이런 걸 일일이 터치 않고,  상한다며 한 점이라도 입에 쑤셔 넣으라 강요하지 않는 게 프리지아의 털털함이지만….




“저녁엔 올 거야?”
“어땠으면 좋겠어?”
“타산적으론 오는 게 맞지. 근데… 어제 와준 걸로 충분하니까 무리는 말고.”
“무리까지야….”
“일 터지면 눈치 보지 말고 볼일 봐. 거의 그럴  없다는 건 알지만… 거기다 너 오면 들러붙을 녀석 많을 테니까, 그거 꺼려지면 내일 떠나기 전이나 얼굴 비추고.”
“나한테 의지 안 하는  보면, 이제 다 컸네. 다 컸어.”
“닥치시고.”




가운데 손가락을 냉큼 들이민 프리지아가 되려 먼저 방을 홀가분하게 나서버렸다.
그런 그녀의 떠난 자리를 물끄러미 응시하던 에드릭은.

“이런 점에 반하게 된다니깐.”




그녀의 터프함에 속으로 찬사를 내비치곤, 창문을 열어 그쪽으로 몸을 내던졌다.
자, 그러면 어디로 가보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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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아직 힐링이 더 필요했다.
그러기에 에드릭은 에우리에가 머물고 있는 마탑 부근으로 향했다.

안에 들어가는 거야 전혀 문제될 게 없었는데, 아무래도 눈치가 보여 무작정 그녀가 누워 있는 침대에 다이빙하긴 좀 그래서, 적당한 곳에 앉아 곤히 잠든 그녀를 지켜보는 쪽으로 컨셉은 변경했다.

이건 이것대로 좋지 않은가.
손대고픈 욕구, 욕망을 억제하며… 동생이자 오빠, 아버지의 마음과 눈으로 곤히 잠든 절세 미녀를 물끄러미 지켜보는 이 상황.


…이건 이것대로 정취가 있다, 라고 하면 조금 이상하려나?
아름다운 존재는 가만히 지켜보는 것만으로 그 가치를 증명하는 바.


무방비하게 퍼져 침대에다 이불까지 뒤집어쓴  얼굴만 내보인 상태로 몸 누인 그녀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그녀의 미모며 미색은 더할 나위 없이 반짝이고 있었다.

새하얗다 못해 창백해 대리석을 연상하게 하는 백색 피부에 은발.

비록 눈 감고 있지만 감추어졌기에 무심코 떠질  재회하게 될 자줏빛 눈은, 마주치기 무섭게 자그맣게 호를 그리며, 에드릭을 향해 호의와 친근감, 애정을 표시해오겠지.

순수하게, 그러나 정열적으로 자신을 갈구하는 그 시선에, 다시금 마음을 빼앗길지 모를 거란 기대심을 품는 건, 자그마한 욕심이려나?


그럼에도, 그렇기에 에드릭은 자각하고야 만다.
여기는 어쨌든 현실이 아니고, 동시에 에드릭이란 이 육신은 아바타며…  소유권은 자신에게 있지 아니함을.

본사에서 에드릭, 정확하게 태민을 향해 가장 크게, 높이 점수  부분이 이런 점이었다.


공과 사를 구분하며, 그르치지 않는다.
그러기에 그는 선배처럼 이곳에서 사랑을 나누고, 애정에 발목 잡혀 다른 의미로 목줄이 채워지지 않게 됐다.

후배며 동업자들 가운데, 본사 직원으로 분류되는 이들 대다수가 이 유혹, 굴레를 넘지 못해 대부분 목줄이 채워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딱히 불행하다거나, 난감하다 내색하지 않는다.
목줄이 잡혔다 한들, 대우는 현실적으로도 최상급이며, 애초에 이곳에서의 생활은, 다른 의미로 이상적이기까지 하니.
그렇다고 엄청난 노동이나, 잔혹한 걸 강요하지도 않고.


…하지만.

그게  옳은 일인가, 정당하고 바른 건가? 라고 묻는다면… 솔직히 판단하기 애매한 건 확실했다.


돈 받고 일하는 건데 뭘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자빠졌냐? 다른 건 됐고 할 일이나 열심히 하며 수당, 급여나 챙기면 되지….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이긴 한데….

뭘까,  애매모호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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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데이시아를 프리지아 가는 길에 동행시켰는데,  여정에 마이기신이 인근까지 동행하는 식으로 연결됐다.


…프리지아가 재주가 있다면 이걸로 친분을  다져둘 테지. 이전 체험도 있고 하니 우정, 유대의 끈은 튼튼하기 이를  없을 테고.


그러기에 사실상 에드릭 곁에 남은 이라 한들, 에우리에가 고작.

…그렇다 쳐도 놀러온 건 아니기에 그녀로서도 대단히 바쁜 듯 보였는데, 아무래도 학술 대회 때 언급되고 제시된 것들을 정리해 자료로 확립함은 물론,  이론을 수렴해 자신의 지식 정보 개통에 포함하는 작업은, 그렇게 수월하게 끝날 문제가 아닌 듯 보였다.


학파 간 견해 차이도 있고 하니, 그것의 허와 실을 논하는 건 둘째 쳐도, 새로운 요소를 빠르게 업데이트 해야 다른 학파들에게 뒤처지지 않을 테니, 이건 어쩔 수 없는 문제일지도.


그녀가 제아무리 천부적이며, 천재 소리를 듣는다 쳐도, 유서 깊은 뿌리와 그들을 키워낸 집단, 그리고 그런 이들이 밀집한 그룹의 힘은, 결코 천재 개인이 송두리째 영향을 주고 바꿔나갈 정도로 호락호락한 영역이 아니었다.

누가 그랬던가.
우리 중 아무도 우리 모두보다 똑똑할  없다, 라고.
그리고 그 우리엔, 당연  자신도 포함돼 있다는 의미.

여기에도 물론 오류는 있다.
어중이떠중이들 사이에 장인, 명인이 끼어 있다면?


색다른 시각은  수 있으나, 효율이 떨어지거나, 엇나갈 여지는 다분하다.
집단이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며 함께 나아가는 것과, 그럴 생각 없는데 억지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인간이 있다 치면, 그게 바로 흔히 말하는 민폐 덩어리, 조별 과제에 얼굴조차 안 비치며 조원들 멘탈만 박살 내다 분란만 조성하는, 그런 존재가 아닐지.

그러기에 보통 집단은, 그룹은 하나의 목적하에 협력하고, 협동함으로써 힘을 발휘하지만, 반대로 억지로 끌어모아 참가를 종용하면, 분열 및 분란이 야기되는 바.
…때문에 이념, 목적, 이상, 목표치가 중요한 거다.
그리고 거기에 동조하고, 자의로 동의하는가도.

“그리고 이익 집단들이 그걸 가장 잘 다루는 집단들이지.”



이익을 위해 뭉친 것들은 상상 이상으로 화합을 잘하는 편이다.
심지어 모임원 가운데 원수가 있더라도, 이익이란 명목 탓에 타협까지 불사한다.
그만큼 이익 요소는, 욕망의 근간을 꼬집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 여겨야 할 거다.


“그렇다고 그쪽에 선을 대자니, 당장에도… 나중으로서도 영….”

위치가 위치다 보니 엮이면 골치만 아파질 거다.
애초에 에드릭은 비밀 엄수라는 거에 아주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진정으로 비밀이 엄수된다 치면, 당대는 고사하고 역사에서조차 언급되지 말아야 하는 게 정답.


그런 의미에서 프리메이슨이라던가, 일루미나티 같은 건… 그냥 우스갯소리로 넘어갈 무언가에 불과할 테지.

밝혀진 시점에 비밀 결사 따위, 의미가 있을까.
그 집단이 권력을 차지해 경외 시 되고, 두려움을 안고 그 이름이 언급된다 한들, 그건 사실 시작이 아닌 끝을 의미하는 거다.




‘좋은 게 좋은 거라 하지만, 여기선 그런 게 아니지.’



루넨브리스가 흑성 기사단 단원들과 훈련인지 놀이인지 모를 행사에 참가해 몸을 굴리는 걸 멀찍이서 지켜보며, 에드릭은 이런저런 상념에 사로잡혔다.
지금 부지런히 생각하고, 결정을 내려둬야 나중에 골치 아플 일이 덜어질 테니, 이건 뭐… 어쩔 수 없다 쳐야지 별수 있겠나.


나중에 울고불고 질질 짜든, 등에 식은땀 줄줄 쏟으며 덜덜 떨어봤자, 추해졌으면 추해졌지 일이 잘 풀릴 일은 눈곱만치도 없을 테고.


진인사대천명이라는 건, 대강대강 살다가 요행이니 행운이 작용해 인생사를 수월하게 풀어주는, 그런 요술 램프 같은  가리키는 게 아니었다.


해야 할 걸 다 하고,  수 있는 모든 걸 취하고, 행하고, 거듭 해낸 뒤,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해낸 뒤에나 기대할 수 있는 건데… 과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울 텐가? 바로 그에 대한 해답이 맞냐 틀리냐, 옳고 그르냐를 논할 때나 필요한 것일 터.

그런 의미에서….



“멜크리우스?”

기사단원 하나가 쉬는 타이밍을 노려, 팀장님에 대한 걸 묻고자 했다.
정보 탐색 차원에서, 뒷골목 녀석들에게도 이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는데, 스트레이트로 팀장님에 대한  묻긴 그러하니, 연관성 있게 느껴지는 선에서만, 이런저런  묻는 식으로 정보를 추리고자 했다.


어쨌든 정보를 모은다는 거 자체는, 어떤 식으로든 어딘가로 다 흘러간다는 가정 하에, 차근차근 살펴두고 있는 형편이었다.


“출신지도 모르고, 어떤 과거를 겪었는지도 모르지만, 실력은 대단해서 전하께서 중용하셨었지? 인품도 뛰어나고, 지혜롭기까지 하며 예법 같은 고리타분한 것도 완벽하게 숙지하다 보니 더 그랬는지도? 싸움만 잘해도 될 판에 사실상 그걸 포함해서 다 잘했었으니까?”
“그렇습니까?”
“신기한 사람이야. 뭐 허물이랄  거의 없는 사람이었으니까. 기사로도 완벽했지만, 인간적으로도 틈이 없기도 했는데, 그렇다고 비인간적일 정도는 아니라… 부단장이라 해도 이상할  없었는데 경력이니 기여도를 언급하며 양보까지 했었으니까. 안 그랬으면 최단기 부단장 직위를 얻었을 걸?”
“흠….”
“그렇지 않아도 갑자기 고향으로 간다 해서 우리들 사이에서도 이것저것 말이 많았는데, 설마 결혼 때문이라니… 그녀 정도 되면 남자는 골라잡아도 이상하지 않았을 텐데… 아, 그래도 집안이 대단하신 분이었기에 그렇게 완벽했나 싶기도 해서, 조금은 납득이 됐달까? 그보다 그걸 왜 물어보실까? 왕녀 전하 부군 되실 분이 다른 여자한테 관심을 보여도 되는 거야?”
“하하하… 전하께 직접 그녀에 대해 들은 바도 있고 해서, 궁금함을 못 참고 묻고야 말았네요.”
“전하야 사실상 흑성 기사단을 대리로 맡긴다 치면, 부단장 외엔 그녀가 제격이라 보던 분이셨으니까. 기사단 내에서도 별다른 이의도 없을 테고.”
“그런 뛰어난 인재가 자리를 비운다는 건, 국가적으로도 안타까운 일이 아니겠는지요.”
“그래도 개인사가 얽혔으니까 우리라고 어쩔  없는 거잖아?”

현실 처지, 라는 건가.
 이상 물으면 더 깊은 의심을 살  있기에, 이번엔 물음을 달리했다.



“루넨브리스는 어때요?”
“뭘 먹고 자랐는지 몸놀림이 심상치 않아. 훈련도 아무렇지 않게 따라오고… 마음 같아선 우리 쪽에 받아서 이것저것 키우고 싶은데…  하나를 가르치면 네다섯을 그냥 독파해버리니까.”
“그래요?”
“몸이 타고 났어. 적어도 평범한 인간이 보기엔, 이보다 불합리할 수 없을 정도로.”
…일국을 대표하는 기사단의 단원 출신이 그런 소리를 하면, 나머지 인간들은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숨 막혀 뒤질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다만… 그… 조오금 이해가 안 가는 게 있거든.”
“뭡니까?”
“…네 발로 달리는 게  두 발로  때 보다 배는 빠른 거지?”
“…….”



에드릭은 아무렇지 않게 어깨를 으쓱였다.
내가 어찌 알리오.
라는 제스처, 의미가 잘 전달됐기를 기대하며.

뭐, 그 문제는 그렇다 치고.


“그런데 바쁘신 분이 이런 곳에서 바람 쐴 여유가 있는 걸 보니 여유만만?”
“정하고 말고는 제가 이러쿵저러쿵한다고 정해지는 건 아닐 테죠. 해야 할 건 하되,  거기까지. 그 이상 발버둥 친다고 원하는 결과가 늘 손아귀에 쥐어지는  아니잖습니까?”
“…철학적이네.”

이게 철학적인가?
단순한 도리, 순리에 문제인데.


 수 있는 만큼 한다.
과하다고  원하는 결과가 주어지는 건 아니지 않나.

직장 월급은 정해져 있다.
그런데도 열심히 할 수는 물론 있을 거다.

그러나 무난하게만 가도 급여 자체는 같은 텐데, 승진이나 보너스를 타려는 게 아니라면, 굳이?


그러니  시간에 혹여 있을 이직, 퇴직 사태를 대비해 이것저것 배우고 익혀두는 쪽이 훨 낫지 않나.


다른 의미로 그게, 직장 내에 오래 말뚝 박을  있는 경쟁력이  것이고,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결과가 아닐지?


노력도 정도라는 게 있다.
그걸 제대로 알지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만 줄기차게 담아대는 우를 범할지도.



“궁금증은 그래서, 다 해결되셨나?”
“덕분에요.”

에드릭은 그녀에게 대강 감사 인사를 표하곤 몸을 일으켰다.
때마침 루넨브리스가 이쪽으로 오는 참이었고.

실시간으로 흘러내린 땀방울들이 전신을 한가득 적셔댄 그 모습은, 건강미가 넘쳐남을 떠나 뭐랄까… 조금 선정적이게 보일지도?


간단히 말해… 조금 야했다.
훈련이란 명목인 탓에 옷도 얇기도 했고.


온 김에 에드릭은 단원들의 몸을 빠르게 세척해 주어 호평을 샀는데, 일부는 이래서야 목욕을  즐기지 않냐며 불평인지 불만인지 모를 소리를 해대서, 잠시 에드릭을 어리둥절하게까지 만들었다.

“몸 달구고, 물놀이 즐기는 걸 낙으로 삼는 녀석이 대폭 늘어서.”




에드릭이 욕탕에 몸 담그는 걸 전파한 이래, 비록 물은  달궈도 찬물에  담그며 열을 식히고, 그걸 빙자해 물놀이 겸 훈련까지 겸하는 변태들이 제법 늘었다나 어쨌다나.

아무튼 에드릭은 그들의 배웅을 끝으로 곧장 루넨브리스와 함께 객실로 돌아와선, 루넨브리스의 굶주림을 채워주고자 이것저것 음식을 요청해야만 했다.

“넌 속 편해 보여 참 좋겠구나.”
“뭉멍?”
“…왜 그리고 내 앞에서만 뭉멍 거리는데?”

이쯤 되니 일부러 내 앞에서만 재롱부리는 게 아닐까 싶은 기분이 든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저럴까 내심 걱정했는데, 개뿔. 말수가 적어진다 뿐 자신의 앞에서 보이는 것 마냥 재롱을 떠는 일은 일체 없었다.

…이건 다른 의미로 에드릭 자신이 친근하다는 거니, 좋다면 좋다며 고개를 끄덕여도 될성 싶었지만….


“뭉멍?”
“…됐다, 됐어.”



생김새만 보면 절세 미소녀가 따로 없으나, 저런 태도 덕에 뭐랄까, 치밀던 성욕조차 애써 잦아든달까.


아무리 에드릭이 떡 치는 걸 좋아해도, 어린 꼬맹이한테까지 눈이 돌아갈 정도로, 그쪽 취향은 아니었다.


몸이 그럭저럭 성숙하다 쳐도, 정신 연령이 안쓰러우면 마찬가지.

…구멍만 보이면 박아대는 것도 지조가 없는 바. 즐길 때 제대로 즐기더라도… 이것도 정도라는 게 있어야지.


시간대가 알맞아 미리 준비해둔 바가 있는지, 식사가 객실 방으로 전달되기까지 30분이 채 안 걸렸다.


에드릭은 적당히 배를 채우며, 난폭한 기세로 자기 앞에 놓인 음식들을 초기와 달리, 익숙하게 식기를 이용해 흡입하고 있는 루넨브리스를 보며, 마저 입안에 든 음식물을 씹어 삼켰다.




‘이것만 보면 참….’



태평한데 말이지.
먹방 보는 사람들의 심경이 조금 이해가 되는 순간이다.


잘 먹네 참. 복스럽게.
덕분에 이쪽도 입맛이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혼자서 궁상 떠는 것보단, 이렇게라도 누가 옆에 있는 것도, 썩 나쁘지 않을지도.
아니, 나쁜  아니라 좋은 거지.
…완전 말버릇 됐네.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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