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취직하니 떡을 침. 이세계에서 (278)화 (278/454)



〈 278화 〉77. 애태우는 것도 취미 들리면 개꿀?(3)

하지만.


“다 됐다.”
“……?”



열심히 주무르고 즐기고 마사지란 명목으로 애무 아닌 애무…라기보단 그냥 사적으로 만지작대는 걸 한참 즐긴 에드릭은, 그럭저럭 손에 감촉이 익숙해질 법한 시점에 몸을 일으켰다.

“다 됐지?”




이 이상하면 아랫도리가 발기해 에드릭 자신도 참기 어려워질 법했던 이유도 있었기도 했고.

거기다 이전처럼 예상치 못하게 다른 의미로 매혹당해 짐승처럼 덮쳐대면, 즐긴다기보단 충동하고 욕구 해소 개념으로 해댈 텐데, 그건 개인적으로 정력 낭비, 심력 낭비라 생각한 에드릭이었다.


하려면 제대로 즐겨야지, 너무 충동적으로 욕구 해소만 해대면, 찍 싸고 난  현타가 얼마나 쎄게 오는가.


마스터베이션, 자위조차도 제대로 즐겨야 뭔가 좀 보람(?)이 나는 거지, 무작정 헉헉대다 찍 싸면… 크흠!



“뭐, 뭐야?”

잔뜩 상기된 얼굴로, 반쯤 헐떡이는 프리지아가 상황 파악이 안 된 듯, 젖어든 시선으로 침대에서 몸을 빼내는 에드릭을 올려다보며 그 고운 눈매를 찌푸렸다.

역시  녀석은 적당히 인상을 써야 특유의 분위기가 산다니깐.
표독스러우나 거부감은 없고, 도리어 귀여우면서도 당돌해서, 뭔가 특유의 개성이 확 부각이 되는 느낌이랄까.


그렇다고 얌전한 게  귀엽지 않은가 하면 그건 아니다.
특히 타인에게 냉정하고 표독스러운 여성이, 자신에게 안겨 앙탈을 부리고 순종하는 모습은… 솔직히 취향을 저미는 듯한, 특유의 매력이 있으니 말이다.



‘이건 여자들도 마찬가지겠지.’



타인에겐 차가운 차도남이, 나에게만큼은 온실 속 꽃처럼 화사하면서도 따스한 미소를 지어준 채, 꿀 떨어지는 시선과 음성으로 자신을 대해준다?

남자가 여성에게 느끼는 로망이나 여성이 남자에게 느끼는 로망도 본질은 엇비슷했다.

중요한 걸 얼마나,  좋아해주냐, 관심과 신경을 쓰고, 건전한 의미로 집착하며 엉겨오느냐 하는 것.

그런 것들이 쌓이고 굳어져 굳건한 신뢰로 형성된다면,  그대로 백년해로할 수 있는 걸 테지.


그리고 이러기 위해선 서로의 궁합이 매우 중요했다.


속궁합이야 남녀 관계에 있어 필수적 요소지만, 실상은 플라토닉 러브야 말로, 사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니겠나.

그리고 정신과 육체,  모두 굳건하게 자리 잡은 형태의 사랑을 나눌 수 있다면, 그건 대체 얼마나 대단한 행복감을 불러일으킬지는….

‘단순 사랑이며 첫눈에 반하고, 연애 때 즐거운 거야 호르몬 작용에 종족 번식의 어쩌구라 대강 이해한다 쳐도….’

 관문을 넘어선 이후에도, 서로에 대한 애정이 변치 않으며,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매력적인가.

혹여 결혼을 한다면, 그런 상대와 하고 싶다는 건… 과연 욕심인가?

‘모두가 그걸 추구하긴 하지.’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혹은 그럴 거라 믿었거나, 착각했다거나 하는  테지만.


 외엔 책임이라던가, 의무감, 단순히 아쉬움과 갈증, 갈망에 의거해서 허겁지겁 쫓듯이 짝을 찾고, 태어날 적부터 이미 정해져 있다던가, 어른 및 가문의 인도하에 정해졌다던가….

인간, 종족을 이어가는 목적성 자체만 놓고 본다 치면, 부부의 행복이 뭔 의미가 있을까. 그냥 맺어지고, 낳으면 그만인데.

하지만….


‘그러라고 태어난 게 아니잖아?’




그래서 어른들이 빨리 결혼해라 뭐라, 제삿날에 친척들이 그런저런 소리를 해도 그는 단호히 무시했는데, 실상은 원래 세계의 그의 세대가 그러기가 영 쉽지 않은 세대라며 한편으론 너무 신경 쓰지 마라, 나중에 잘 될 거다, 요즘은 늦게 결혼하다 뭐다 하지만….

“…….”

왜 갑자기 이런 식으로 흘러가나 모르겠다.
그래도 확실한 건, 프리지아는 어떨지 몰라도 에드릭의 분위기는  식었다는 점.

자, 꿀꿀한 생각은 여기까지 하고, 이젠 다른 의미로 즐겨보실까?

의도적으로 머리 아픈 생각을 하며 현실에서 조금 정신을 동떨어지게 하는 마인드 셋업 방식은, 의외지만 떡을 치는 초창기 때 깨우친 방식이기도 했다.


흥분도가 심하면 아무래도 빨리 사정하다 보니, 마음을 냉담하게, 냉정하게, 그리고 최대한 이성의 촉을 새워 흥분도를 늦춰야 또 사정 시간이 늘고, 그만큼 상대 여성을 만족 시켜줄 여지가 커서 그런데… 요즘이야 그럴 필요가 없었다지만….

“마사지만 해주겠다 했잖아. 왜? 뭔가 문제라도?”
“너 정말…….”



에드릭의 의도를 금세 눈치챈 프리지아가 뭔가 조급한  입술을 달싹거렸다.

“자, 그럼 그만 푹 쉬고, 나는 가볼 테니까….”
“이, 이렇게 하고 그냥 간다고? 너 정말 이럴 거야?!”
“뭐가? 내가 뭘 했는데? 몸 풀어주길 최선을 다한 거잖아? 그렇다고 내가 손장난을 이상하게 한 것도 아니고. 그거 가슴 마사지도 다 의학적으로 필요한 조치거든? 어, 설마 너… 이상한 거 느끼고 그런 건 아니지?”
“어, 어딜 말을 괴상하게 꾸며서 궤변을 토해대고 난리야?! 똑똑한 척한다고 누가 속을 줄 알고?”
“음, 눈치가 좋아졌네?”
“가슴 만진 건 명백하게 사심이 깃든 짓이었잖아! 마사지는 무슨!”
“그래도 몸이 풀어진  사실이잖아? 그 보답이랍시고 넘어가 주면 될 것을… 너도 좋았잖아?”
“그거하고 이건 다르지!”


얼굴을 붉힌 채 뭔가를 참아내는 듯 호통치고 성을 내는 프리지아의 모습은, 에드릭의 얼마 없는 가학심에 묘한 불을 붙여대고 있었다.

좋아하는 여자아이 괴롭힐 때의 그 스릴, 즐거움.

애초에 관심을 표하지 못해, 대안책으로 괴롭히며 관심을 받으려는 것과는 명백하게 다른, 애초부터 이게 재미있어서 이러고 있는 터라 꼬맹이들이 느낄 그런 어설프면서도 아쉬움하고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즐기고 있는 에드릭이었다.

초창기에 만났을 때부터 이렇게 톡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지. 암! 그렇고말고!
그리고,  사실은 당연 프리지아 또한 너무나  알고 있어서 문제라는 점.


상대가 자기 즐겁자며 괴롭혀 대는데 당하는 입장에서 빡이 안 치면 그건 그것대로 이상한 거지.

그러나 정도가 과하진 않고, 악의가 있는 건 아니라 그거 가지고  죽자 나 죽자 하기는  명분이 안 되고.

“그만 됐고! 여기까지  김에 제대로 하고나 가!”

그리고 둘 다 나이를 먹은 만큼, 일전의 소년 소녀의 풋풋함과 어설픔에서 벗어나 지금은 그런 감정 노동, 줄다리기 따윈 의미 없다는 양 빨리 자기 욕구 해소해달라며 대놓고 직구를 날린 프리지아 덕에, 분위기는 다시금 뜨겁게….



“뭘 제대로 해?”
“섹스 새끼야! 꼭 사람 입으로 말을 하게 해야 되냐?”
“섹스가 모에요오오? 저 그런 거 몰라요오오?”
“아, 미쳤나 봐! 네가 얘야?! 왜 갓난아이 흉내를 내고 지X이야!”
“크크크큭!”




아주 개꿀잼이네!
다른 의미로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아주!


당연 누구 씨는 스트레스 때문에 혈압이 잔뜩 올랐지만.

이게 흥분해서 얼굴이 시뻘게진 건지, 화가 잔뜩 나서 홍당무가 된 건지… 에드릭조차 이를 단번에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아! 그래서 어쩔 건데?! 그냥 갈 거야?! 갈 거냐고?!”
“갈 건데?”
“죽을래 정말?!”
“왜? 내일도 일 많으니 일찍 자야지.”
“이런 식으로 몸 달아오르면 잠도  온단 말이야!”
“안 오면? 그럼 뭐 할 건데?”
“뭐 할 거 같냐?”

마치 도발하듯 얼굴을 찔러오듯 들이대며 묻는 프리지아.

“자기 위로에 힘쓰려나?”
“내가 자기 손가락에 만족 될 줄 알고?”
“응? 그러면?”
“너 아님 다른 무언가라도 대체해야지. 안 그래?”
“…어허.”

이거이거, 못  사이 설마 발랑 까진 건가.
근데 저번에 삽입해서 즐겨봤을 때 느낌으론, 그렇게 많이 혹사(?) 당한 거 같진 않던데.



“인마! 루플레시안이 지하 깊은 곳에서 억울함에 울부짖을 소리 하지 마라!”
“지하는 뭔데?!  죽은 것 마냥 포장질이야?!”
“아니, 멀쩡히 애인이 있는데 다른 걸로 즐기겠다니,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니냐?”
“너하고 떡  시점에 이미 배신감 만땅이거든?!”
“아니, 나는 그래도… 어쨌든 우린 다른 의미로 다 같은 구멍, 막대 동료잖아?”
“아, 미쳤나 봐! 세상 사람들이 너 이딴 놈인 줄 알면 정나미 다 떨어질 텐데, 그걸 아는 거야 모르는 거야?”
“너니까 이러는 거지. 솔직히 다른 사람한테 그러겠냐?”
“아, 그… 그거… 응?”
“여자가 친구이긴 불가능하나, 한없이 친구이자 여동생이자 절친이자 악우에 가까운 게 너니까.”



…적어도 이쪽 세계에선.

본의는 아닌데, 이건 어느 의미로 테티아나 탓도 다분했다.
프리지아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어쩌겠다고?”


그리고 방금 전 말에 화가  꺼졌는지, 한창 여유를 가장한 태도로 다시금 추궁해오는 프리지아였다.



“어쩌긴. 나 간다니까.”
“아, 정말!”
“아니, 그래도 약속했잖아. 마사지만 해주겠다고. 그것이 약속이잖아?”
“…2번 안 반복해도 되거든? 그런데 그런  일일이 책임감 따지고 그럴 게 아니잖아?”
“그것이 약속이니까.”

그러며 에드릭이 미소를 머금은 채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갑자기  이래? 안 하던 짓 하니까 미친 거 같잖아. 너 술 마셨어?”
“그럴 리가.”

콩은 까야 제맛이듯, 원래 사람이 스트레스든 압박 받아 맛이 가면… 이런 식으로 가끔 돌출 행동을 하거나 뻘짓을 해줘야 하는 거다.

실러의 희곡, 빌헬름 텔에 이런 이야기가 있단다.
인간은 놀  있을  비로소 진정한 인간이로다.

그래, 이런 비합리성, 뭔가 핀트에 어긋나고, 기계적이며 이성적으론 살짝 핀트가 어긋난 듯한 무질서함, 혼돈이 바로 인간 본연의 그것 아니겠나?


라는 식으로, 대강 프리지아한테 일장 연설을 털어놓자.


“정말 미쳤나 봐. 나중에 루이샤한테 네가 이런 개소리했다고 내가 단단히 일러 받칠 테니 각오해둬.”
“…….”


아니, 딸아이한테 이런 거 일러바친다고 협박을 한다고?
근데 내가 그거 무서워서 눈치   알고?


“좋지? 자랑스럽게 다 이야기해줘.”
“그래? 내 동생이자 네 아버지가 나하고도 합 맞춰서 내  아비가 네 아비와 같다,  이런  한 번 질러줘볼까?”
“야, 그건 아니지.”



이 녀석, 선 쎄게 넘으려 하네?

“루플레시아 눈에 눈물 나오게 하기만 해봐, 아주! 내가 가만 안 둔다?”
“화도 내가 내야지,  네가 발악이야! 발악은! 자꾸 이상한 소리 할래?!”
“이런 말해서 미안한데, 실은….”
“아, 그만!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으니까! 입만 열면 하여간 거짓에 사기에 궤변에…!”
“크크큭! 하하하!”




그저 웃지요.
아, 근데 리얼 재미있네.
데이엔 가문 여자들은, 여러모로 날 즐겁게 해주는 면이 있었다.
이런 쪽이든, 저런 쪽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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