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7화 〉77. 애태우는 것도 취미 들리면 개꿀?(2)
이윽고 허벅지 부근으로 가자, 본격적으로 주무르는 맛이 생겼다.
천이 한 겹 씌워졌다지만, 그렇기에 이색적인 맛이 있다.
맨살을 자주 주무르다 보면, 놀랍게도 그게 슬쩍 식상해지는 때가 오는데, 그런 걸 고려하니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 하는 기분이 들었다.
딱히 애무하는 게 아니나, 애무하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자유롭게 매만지나 사심과 공무를 동시에 만끽하는 듯한 이 기묘한 스릴이 여성의 몸을 마사지할 때의 즐거움이라면 즐거움.
취미 들리면 떡 치는 거하고는 다른 의미로 흥분되는 무언가가 있었다.
거기서 조금만 핀트가 어긋나면 바로 덮쳐버리거나, 곧장 행위로 이어질 테지만, 그걸 또 억제하고, 자제함으로써 흥분도는 더욱 가중되기도 하는데….
더군다나 허벅지 쪽은 조금만 올라가면 곧장 그쪽이 아닌가.
군침이 절로 솟지만, 오늘은 안 건드리기로 했으니 철저히 애를 태우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그러기에 아래쪽 마사지하고 주무를 땐 운용 안 하던 정령술까지 운용해, 혈류를 원활히 하는 비책까지 은근히 동원한 터라, 지금쯤 느낌이 꽤 기이할 거다.
단순히 주무르고 있는데 왜 온몸이 상기되고, 가슴이 콩닥대고, 막히고 굳은 게 풀리고 뚫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걸까.
그리고 이러한 작용은 은연중 흔들다리 효과 비슷한 착각을 동반하게 될 테지.
때문에 주무르면 주무를수록 몸은 달아오를 테고, 속으로도 은연중 기대감을 품게 될 테지만….
‘응, 그래도 안 건드릴 거야.’
오히려 과하게 달아올라 발정이라도 난 양 주체 안 돼서 자위를 따로 하게 할지언정, 내가 오늘 건드리나 보자. 크큭….
그래, 가끔은 이런 재미도 있어야지. 암!
어쨌든 양 허벅지를 큰 떡, 한편으론 잘 뭉쳐 탄력 넘치는 밀가룩 반죽을 주무르듯 적당한 힘으로 주물러주니….
“흠! 흐음!”
비음을 내며 기분 좋은 기색을 뽐내는 프리지아였다.
그리고 은연중 에드릭도 손에 집중해 그 감촉을 즐기다 보니, 묘하게 아래쪽으로 피가 쏠려들고 있었다.
‘안 할 거지만, 이걸 참는 것도 좋은 거지.’
참다 참다 하면 그때 느껴지는 쾌감이 또 다른 셈이니.
아무리 좋은 것도 너무 자주 하면 질리기 마련이고, 떡 치는 게 질릴 리가 있겠냐 싶지만, 1년 내내 쉬지 않고 매일 같이, 하루에서 수십 번 이상 해보면 사람인 이상 질리지 않을 수가 없을 거다.
체력이 그나마 엄청나서 그 정도를 감당하는 거긴 하지만, 사실 그렇게 하면 젊은 나이에 복상사하거나 요절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을 정도지만….
‘이것도 옛말인가.’
요즘은 참 많이도 참은 거 같았다.
그래도 이 또한 나쁘지 않은 게, 그래서인지 한 번 한 번 즐길 때마다 새삼 즐거움을 되찾고 있는 실정이기도 했고.
어이없게도 떡 치다 매너리즘에 빠질 뻔한 거였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원하는 여성이 아니라, 이 사람 저 사람, 여타 종족들하고 마구 하다 보니 그런 건가 싶기도 하고.’
자유롭다기보다는 책임과 의무감이 더해지니, 뭔가 순수하게 즐긴다기보다는 노동이 된다고 할까.
만성 지루까지는 안 온 게 다행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자유로운 건 또 아니었다.
이윽고 허벅지 위쪽으로 향해 엉덩이와 허벅지 사이, 엉덩이가 큼지막해서인지 허벅지 사이로 접혀 드는 연결 부위가 잠옷 위로도 여실히 느껴질 정도로, 특히 시각이 아니라 감각에 상상력을 더하니 평소보다 더 섹시하다고 느끼고야 마는데….
“리지 넌 엉덩이가 튼실해서 좋다니깐.”
“…그거 살 쪘다고 비꼬는 거야?”
……왜 그렇게 해석하는 걸까.
허벅지에 손을 떼고 양손으로 흑심에 의거해 엉덩이를 꽉 말아쥐자, 가슴을 손아귀에 쥔 것과는 다른 의미의 즐거움이 뒤따른다.
덕분에 아마추어처럼 벌써 아랫도리에 피가 몰려 성을 내기 시작하는데, 이런 애들 장난과 비슷한 분위기가 에드릭은 참 마음에 들었다.
‘생각해보니 여성들 상대할 때 대부분은 매너며 예의를 갖추는 편이었는데….’
초기에 아르세이유에서 만난 이들 가운데서도 몇몇 한정으로 이렇게 편하게 대하는데, 프리지아는 그 편한 이들 가운데 에드릭이 몇 안 되게 충동적으로 이것저것 놀리고 괴롭혀 그 반응을 살핀 유일한 여성일 거였다.
‘반응도 재미있고.’
이게 좋아하는 여자아이 놀려 먹는 사내아이의 심경인 걸까?
“거기 그만 주무르고 허리 쪽 좀 신경 쓰지?”
“그 나이 먹고 벌써부터 허리가 아프신가?”
“…원래 바쁘게 일하는 사람은 훈장처럼 온몸이 쑤신 거거든?”
“훈장도 받아본 적 없는 게.”
말은 그렇게 해도 에드릭은 곧장 엉덩이를 타고 올라 꼬리뼈 부근을 슬금슬금 매만지다 허리를 양손으로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이쯤 되니 아예 침대 위로 올라가 양 허벅지에 엉덩이를 걸친 채 눌러대는 터라, 구도만 이상하게 접하면 누워있는 여자 위에서 앉은 채 덮친 것 같은 모습으로 착각할 여지가 다분한 포즈.
“몸 좀 불어나니 그렇게 올라타니까 부담되는데….”
“제대로 할 때는 한 올라타고?”
“그거하고 이건 다르지.”
다르긴 무슨!
양다리 벌린 채 하반신 접합하고, 아예 배까지 맞춰갈 때하고 지금이 무슨 큰 차이가 있다고.
어차피 올라타는 거야 다 거기서 거기인데.
어쨌든 허리를 양손으로 펼쳐 누르다가 양손을 걸쳐 중심, 척추 부근을 양손으로 꾹꾹 누르자 한두 차례 정도 두둑! 소리가 났다.
“흠! 흐엉!”
“야, 숨소리가 너무 야하지 않냐?”
“흡! 나, 흠! 보고… 흥! 어쩌… 음! 라고?”
“그냥 말하지 말고 곱게 받으셔.”
허리 위, 이윽고 날개 죽지를 펼치듯 한쪽 팔을 붙들고 올리곤 남은 손으로 그 부근을 손을 펼쳐 꾹꾹, 손가락 끝에 힘까지 실어가며 집요하게 눌러주자, 시원한 건지 아픈 건지 애매한 반응들을 보이는 프리지아.
자세가 슬쩍 불안정해 아예 그녀의 양 엉덩이 위에 마저 엉덩이를 걸쳐 자세를 안정화 시키곤, 다시금 마사지에 전념한다.
그래도 온몸으로 거부감이며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는 걸 보면, 나쁘진 않나 보다.
반대쪽도 그렇게 해줘서 안쪽까지 세심히 풀어주고, 동시에 정령술까지 운용한 상태라 혈액 순환도 원활해진 탓에 몸이 몸살 난 듯 달아오르고 상기되어 갔지만, 아마 기분은 꽤 좋을 거라 본다.
이윽고 어깨 부근을 주물러야 할 때가 되니, 그녀의 허리 부근으로 엉덩이를 옮겨 안착시키자, 끙하며 반응하는 그녀.
“…무거운데.”
“참으면 복이 온다더라.”
“…뭔 소리야.”
양손의 손가락을 펼쳐 프리지아의 예상외로 가날픈 어깨를 잘게 잘게 주물러준다.
그래도 일단 무투파, 어쨌거나 건강 삼아 운동한 케이스가 아니라 실전적으로 몸을 단련해왔던 과거도 있겠다, 책상물림에 익숙해질 법한 위치임에도 몸을 쓰는 건 여전한지 전체적으로 탄력 넘치는 근육이며 쓸데없이 달라붙은 군살이 없다는 건 만지기 참 좋은 요소였다.
그래도 어깨를 만지다보니 느낀 건, 너무 굳어서 이 상태라면 목도 많이 뻐근하지 않았을까 생각돼서 조금 더 공을 들여 주무르기 시작했다.
“으응… 이거… 좋네.”
“많이 굳었네.”
“…그래서 그런지 목도 뻐근한데, 목이 뻐근하니 두통도 덩달아 생긴 거 같다니깐.”
“다 연결돼 있으니까.”
어깨를 심혈을 기울여 만져주고, 이어 목 부근도 좌우, 뒤쪽을 고루고루 주물러줬다.
뿐만 아니라 귀며 턱 부근도, 추가로 두피마사지도 겸해주니 거기서부턴 시원한지 흘러나오는 음색에서 기분 좋은 음색을 편안하게 흘려대는데, 이것도 마사지해주는 이가 느낄 보람이자 낙이 아닐까 싶었다.
“일단 뒤는 끝났는데, 여기서 끝? 아니면 앞도 해줘 말아?”
“…넌 어쩌고 싶은데?”
도발적인 눈초리로 물어오는데, 김치 국 마시지 마라. 난 오늘 너 안 건드릴 거다.
물론 이런 속내를 모르는 그녀로선, 어쩌면 마사지하다 본 궤도고 갈 걸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그거야 네가 알아서 결정하면 되는 거지.”
“…뭐가 그래? 하면 하고 아니면 마는 거지. 쩨쩨하게.”
그러면서 벌러덩 몸을 돌린 그녀.
“그러면 다시 발부터.”
발서부터 천천히, 위로 올라가는데, 이번엔 시선이 마주치다 보니 분위기가 묘해지는 건 당연지사.
하지만.
“……?”
의외로 사타구니 부근에 그닥 신경 안 쓰고 곧장 배로 올라가자 살짝 의아한 기색을 내비치는데, 뭐냐? 기대라도 한 거냐?
그러던말던 배 부근을 열심히 문질러주고, 원을 그려가며 쓸어주니, 뭔가 민감했는지 시선을 슬금슬금 피하는 그녀였다.
“왜? 뱃살 붙었을까 봐? 너 몸매 관리 열심히 하는 거 아니가 신경 안 써도 될 거 같은데?”
“…여자한테 가장 민감한 부위가 그쪽인데 어쩌라고?”
“남자도 마찬가지인데?”
남자 여자 할 거 없이 배가 튀어나오면 옷 입을 때도 문제지만 가장 최악을 알몸일 때, 몹시… 사람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그게 어울리는 체형이 있다곤 하는데, 그조차도 황금 비율이 있다나 어쨌다나.
“넌 딱 좋으니까 걱정 말고.”
이윽고 상체를 들어올리라 시킨 뒤, 그녀의 뒤편에 앉고선.
“기대고 누워.”
“……안기라고?”
“그냥 기대라고.”
어쨌든 기댄 그녀의 손을 양손으로 붙들어 손가락서부터 하나하나, 팔 전체를 차근차근, 나름의 애정을 담아 주물러주자, 거기서부터 분위기가 아주 묘해지기 시작했다.
이어 반대편 손도 그렇게 주물러줄 때쯤 되자, 아예 대놓고 이게 애무인지 마사지인지 분간이 안 가는 듯 보였는데.
“음?!”
이어 푸짐하게 부푼 양 젖가슴을 양손으로 받쳐 올려 아래서부터 차근차근 만지작대며 마사지하듯 주무르기 시작하자… 녀석, 확실하게 애무라고 단정 짓기 시작한 듯 싶었다.
그건 그렇고….
천 하나에 가려진 가슴이라니!
무엇보다 볼륨은 테티아나의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은 덕에 실로 만지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일깨워주는 면이 있었다.
‘좋구나!’
가감 없이, 흑심 품고 마구 주물러도 뭐라 하는 거 없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떡 가슴이라니!
거기다 옷 사이로 당당하게 존재감을 발휘하기라도 하듯 발기된 유두까지!
음, 좋아. 아주 좋아.
이러고만 있어도 밥 몇 공기는 그냥 순식간에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