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취직하니 떡을 침. 이세계에서 (177)화 (177/454)



〈 177화 〉44. 방법은 제각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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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뗀다고요?”




복귀하기 무섭게 보고서 작성에 열을 올리는 에드릭을 보며, 릴리에나가 무슨 꿍꿍이냐며 묻자 그런 속사정을 털어놓은 그였다.


“정확하게는, 한발 물러서는 거죠.”
“…그게 제대로 받아들여지겠어요?”
“그쪽이 이익이라는 걸 증명하면 되는 일 아닙니까?”




이해 못  소리를 하시네.
주변을 슬쩍 둘러본 릴리에나는.

“정말 그걸로 괜찮겠어?”
“안 될 건 또 뭔데?”
“아무리 그래도 그것들이 손을 뗄 이유가 없잖아?”
“제국주의 열강들이 왜 식민지를 꾸리면서도, 그들을 완전히 노예며 가축 다루듯 몰아붙이지 않았을까?”
“응?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데?”
“물론 빼먹을 건 다 빼먹으면서도, 1차 산업을 포함해 기본적인 건 굴러가도록 유지해줬잖아. 뭐, 전부 그랬다는 건 아니지만, 평균적으론 말이지.”
“…그야 관리하려 한다 쳐도 인구수 딸리니 자기들만으론 힘들고, 그러니 자기들에게 달라붙는 매국노들을 기용하고, 한편으론 간이고 쓸개고 떼어놓는 녀석들을 우대하는 정책이나, 서비스를 제공해댄  아냐?”
“…표현이 좀 투박하지만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 지금 저쪽이 추구하는 것도 결과론적으론 이미 효율을 본 제국주의 방식의 시스템을 채택하려는 거잖아? 방금 네가 말한 것처럼. 맞지?”
“그야 그쪽이 효율적이니까?”



산업 시대 마냥 자동화 시스템이 성립되지 않은 세상에선 무조건 인력은 중요 자원이자 핵심 자원에 해당한다.

식량, 토목 공사며 이런 험지의 경우는 개척도 그렇고, 뭐든 간에 결국 인력을 갈아 넣어야 뭐가 이뤄져도 이루어지기 마련이니.

그런데 갈아 넣는  당연 불만이 뒤따르고, 보상으로 커버 치자니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거나,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공짜로 부릴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여기서 밥만 주고 적당히 쉬고 누릴 권리만 안겨주면 일하는데 전혀 불만을 토로하지 않을 이들이 생겨날 수 있다. 기본적 교육이며, 자율성, 권리 등에 대한 인식을 애매모호하게 만든 다음, 최신 문물 등의 혜택을 누리게 하며 거기에 의존케 만든다.


산업 혁명 이후 기업들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생산물을 마구 찍다 보니, 결국 임직원을 부려먹지 않더라도 시간과 재료만 주어지면 물품을 한도 끝도 없이 뽑아내는 지경에 이른다.


그런데 문제는 욕심 좀 부려 쉬지 않고 찍어대니 어느덧 물품이 남아돌기 시작했다는 점.


공장을 쉬지 않고 가동 시키는 게 현대에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필수적 요소였기에, 돌리면서도 결국 생산물을 어떤 식으로든 판매,  소모를 해야 하는데 바로 여기서 한계에 직면한다.


공급량이 충분해도 수요가 마땅치 않으면 결국  모든 건 잉여생산물이 돼서 창고에 처박혀 썩어갈 거고, 물 흐르듯 쉼 없이 공장이 굴러가 튀어나온 물건이 주기적으로 판매되어야 하는 이러한 시스템에선… 이보다 더한 낭패가  없을 거다.


물론 욕심이다 뭐다 하겠지만… 현대에서도 공장 가동을 쉬지 않고, 주기적으로 계속 돌리는 게 기본 원칙에 가까우며, 1시간이라도 정지하거나 스탑 먹으면 손해가 막심하기에 거기에 들어가는 부품을 최고조로 도입하며 항상 수리, 보수, 유지에 힘을 쏟는 건데, 기계화, 자동화가 도입되면 이는 필연적.

그리고 현대 사회는 인구수가 무려 70억에 육박하니, 찍어 내는데로 다 판매할 수 있다는 근거를 내세우며 일단 찍어내고 내보내며 판매하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거다.


재고 처리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모자라서 못 파는 경우를 만들어선 안 된다.
물론 시대가 바뀌다 보니 그건 좀 아니다 싶어 철저한 사전 조사 및 예측을 토대로 딱 맞추어 찍어내던가, 애당초 추이를 볼 겸  수량을 대략적으로 맞추는 등, 아예 시작부터 맞춰가는 식도 팍팍 늘고 있지만… 큰 기업들에게선 그런 걸 기대하기란 곤란했다.

애초에 공장 짓고 직원이 근무하는 그 모든 게  돈인데, 그걸 썩힌다?
직원의 월급 200을 주면 기업은 최소 1000만원의 이득을 봐야 한다는 게 평균적인 수치라고, 어느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자, 이런 맥락으로 봤을 때, 그렇게 끊임없이 공장이 잘 굴러가고, 직원들도 잘 굴러가며, 직접 판매점과 제공처도 국내에서만 수백, 세계권으로 나가면 그 이상이며, 회사에 속한 직원 수도 많은데 직원들의 대우도 좋다?


자연스레 투자자들은 눈에 불을 켜고 그쪽 회사에다 투자를 해댈 테니 주식의 가치가 오르는 만큼 시가 총액도 팍팍 오를 테고, 현대 사회는 결국 회사의 시가 총액,  가치가 어느 정도냐가 사실상 그쪽 업계의 위아래가 결정되기에, 단순히 물건 잘 팔아 이익 남기는 것도 중요하나, 그러한 안정적인 시스템을 굴려 계속해서 발전할  있다는 가능성을 주기적으로 어필하는 게 무척 중요했다.


괜히 회사가 이미지 마케팅에  단위를 심심풀이로 때려 박는  아니다.
언론에 영향력 행사? 그것도 있지만 그만큼 우리가  났음을 어필해서 가치, 브랜드를 유지하며 띄우기 위함인 셈이다.


근데 거기서 이익은? 당연한 거 아니겠나? 인간이 밥을 먹듯 회사는 이익을 먹는다. 이익이 안 난다? 아무리 겉포장을 잘해도 그 회사는 분야가 어느 쪽이든 망조에 들 수밖에.

더 많은 이익, 더 많은 이익 창출, 그리고 부가 가치를 창출하며 기회비용을 능률적으로 잘 활용하는 것.

그러한 것이 기업의 가치를 정하고, 결정짓는 요소가 되시겠다.
적어도 외부에서 보기엔 말이다.

“그거야 알겠는데, 본사가 아직  정도로 이곳 세상을 끌어당길 생각은 없어 보이는데. 애초에 잉여생산물을 판매, 즉 공급처를 마련하기 위해 이곳 사람들을 어느 정도 계몽… 맞나?
아무튼 일깨워줘서 신식 문물을 전달해서 누리게 하고, 거기에 의존하게 한다 치더라도… 정작 공급처가 적당치 않으니 이들에게 그걸 공급하는 쪽보단 그냥 착취하는 쪽이 아무래도 나을 텐데? 그보다 여기 아직 발굴을 포함해 개척 안 된 자원들이며 이런  얼마나 많은데, 그것들만 해도….”
“음, 약간 오해가 있었네.”




에드릭은 자신의 설명이 불친절했음을 인정했다.




“식민지를 만들기 위한 선결 과제는 무력이 됐든 뭐가 됐든 압도적인 우위가 필요해.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알그리타 하고 파라메라 대륙을 비교했을 때, 그런 확고한 우위점이 있긴 해?”
“…사상하고 제도 쪽이 많이 좀 부족하죠? 물론 인디언이나 유목 쪽 생활 방식, 문화를 무시하는  아닌데….”
“여기엔 신수가 대놓고 모습을 드러내는 곳인데, 알그리타 대륙은? 없지? 일단 알아둘 건 여긴 종교 문제로 혹세무민한다던가, 백성들을 선동하고 휘두르는, 이러한 단점이 없는 곳이야. 이게 어떤 메리트인지는 잘 알겠지?”
“…대신 원시적 종교관이 성립돼 있잖아? 아, 물론 종교가 우월한 게 낫다는 건 아니고. 오히려 쓰레기들 양산하기 딱 좋지. 신이란 이름으로 온갖 짓은  하면서 자기들은 정당하다 착각하는 돼지 새끼들은 많아지니까.”




실제로 알그리타 대륙 내에선 여러 종교가 병존하고 있는 구도인데, 이로 인해 언제 사태가 터질지 애매한 상황이다.
나라마다 국교가 다르고, 종족들마다 또 다르고… 그런데 중재 해줄 절대적인 존재가 없으니 결국 자기들이 옳다고 난리 치는 와중이기도 하고.

“음, 그렇게 생각하니 여러 가지 가정들이 생겨나네.”




릴리에나도 슬슬 뭔가 갈피가 잡히기 시작했나 보다.
물론 그녀가 잡은 힌트가 에드릭 자신이 생각한 것과 같다 생각하긴 그랬다.
그녀하고 에드릭의 성향이 워낙 달라야지.
그래서 더 좋은 거지만.

“어차피 식민지를 만들면 전쟁을 포함해 분쟁은 당연하게 되는 거니, 알그리타 대륙과 파라메라 대륙을 적대적으로 만들어 분쟁과 증오로 물들여선… 그걸 토대로 이런저런 이익을 얻자는 저쪽 측의 장기적 플랜에 대한 것도 제동을 걸  있는 건 좋은데, 그 이상의 이익을 창출해낼  있다는 뭔가가 없다면, 그냥 자원봉사, 선행하자는 식으로 밖에 안 비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이건 어쩌려고?”
“인구수를 늘리고, 안정적 무역로를 개척하는 거지. 그것도 대규모로.”
“아주 장기적으론 그게 나을 수도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그렇지 않을까?”
“아주 장기적일 필요까지는 없어.”


에드릭은 너무 고민 말라며 손을 휘저었다.

“아까 말했잖아? 자원 풍부하다며? 그걸 정당하게 떼어주고, 정당한 거래로서 서로 교류하고 뭐 이러자는 거지.”
“그게 싫으니까 독점하자는 거잖아. 왜 나눠. 귀찮게? 다 가지면 되는데! 라는 식인데.”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식민지배를 할  있는 필수 조건이 뭐라 했지?”
“…….”
“그게 불가능하다는  잘 어필해주면 되는 거야. 그리고 저들의 플랜 중 하나엔 중대한 결함이 하나 있지.”
“뭔데?”
“저것들 말이야. 너무도 당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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