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8화 〉31. 일터에서, 사무실에서 선후배끼리 그렇고 그런 로망….(2)
“그걸 입으로 구태여 말할 필요까진….”
“숨기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요? 좋은 건 좋다고 이야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거부 반응이랄까, 익숙하지 않은 이벤트로 인해 생겨날 어색함을 미연에 방지하는 면도 있을 테고.
때때로 직구, 솔직담백함은 강력한 무기가 된다.
감추고 은닉함으로써 생겨나는 이점, 이득, 그로 인한 스릴이랄까, 흥분감도 물론 무시할 순 없지만… 그건 어느 정도 익숙해진 이후에나 그래야지.
‘아닌가? 반대인가?’
에드릭은 살짝 혼란스러워졌다.
바짝 긴장한 상태로, 붉어진 얼굴로 눈치를 살살 살피는 릴리에나의 모습이 왜 그리도… 귀여운지.
전희가 필요할까 잠시 고민해본다.
새하얀 기능성 원피스 사이로 노골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녀의 몸매는 무척… 탐스러운 먹잇감처럼 자리하고 있었으니.
원피스를 살짝 걷어내자 무릎에 못 미치는 부츠와 다리 사이로 깊숙이 틀어박힌 육감적인 다리가, 허벅지까지 오는 검은 사이 하이 삭스(Thigh High Socks)가 모습을 드러냈다.
걷는 와중엔 규칙적으로 모습을 내비치지만 서 있을 땐 원피스 밑단에 가려져 잘 안 보이는데, 가끔 볼 때마다 얼마나… 눈길이 가는지.
스타킹인가 했는데 막상 만져보니 느낌이 조금 더 쫄깃했다.
‘스포츠 양말 대용인가.’
아무래도 부츠를 신다 보니 그런 걸 의식해서 편의를 위해 신은 게 아닐까 짐작해 본다.
무심코 그곳에 손을 가져가자 잔잔한 떨림이 손을 통해 전달된다.
거기다 막상 만져보니 스타킹 정도는 아니어도 양말로서도 상당히 촘촘하고 부드러운 촉감이 전해지면서도, 슬쩍 당겨보니 신축성까지 평균 이상.
…어딜 어떻게 봐도 이곳 세계에선 좀처럼 구하기 힘든 녀석인 건 확실했다.
한순간의 터치였지만 거기엔 많은 정보가 스며들어 있다.
그러나 이 와중에 상대방이 그걸 눈치채지 못하게 잘 커버치는 것도 스킬이라면 스킬.
무엇보다 그녀의 다리와 허벅지에 의해 잘 데워진(?) 니삭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에드릭의 아랫도리에 반응을 부추기는데 크게 기여했다.
벗겨진 걸 집착하는 경향은 없지만 신겨진 것엔 흥미가 있다.
…아마 마리에게 이런저런 면을 교육(?) 받지 않았다면 스스로의 변태성에 절규했겠지만, 에드릭은 이제 그런 거 가지고 자신이 변태라거나 부끄러워하는 일은 일절 없었다.
덕분에 부끄러움의 몫은 오직 릴리에나의 것이었던 탓일까.
그녀는 자신에게 안겨 음란한 손길로 허벅지 앞, 뒤, 옆, 안쪽을 터치하고 쓸어가는 그 손길에 벌써부터 아래쪽이 욱신거려 절로 호흡이 흐트러지고 있었다.
‘애타게 하는 건 정말 잘하네! 아, 정말!’
화가 날 정도로, 애를 태워둔 덕에 그녀 쪽에서 먼저 매달리거나, 아예 붙잡아 눕혀 그대로 박아대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그녀는 마지막 남은 인내심을 가까스로 쥐어 짜내 그 충동을 계속해서 억제했다.
‘아니, 근데 그럴 필요가 있어? 어차피 할 거잖아?’
그러다 슬쩍 등을 스윽 터치해오는 에드릭의 손길에 꺄앗! 하고 몸을 떨며 신음한 릴리에나.
“걱정 마요. 어제처럼 집요하게는 안 할 거니까요.”
에드릭도 참기 힘든 건 매한가지.
니삭스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그녀의 허벅지를 붙들자 뜨거운 열기가 기분 좋게 손을 타고 전해졌다.
동시에 남은 손으론 그녀의 허리와 둔부를 매만지며 그녀의 부드러운 팬티의 감촉을 즐기기까지.
벌거벗고, 맨살을 만지작대는 것도 물론 좋지만, 에드릭은 취향상 옷을 입고 있을 때가 왠지 더 흥분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일까, 스위치만 살짝 바꾸면 옷을 입고 있는 여성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 뭐랄까, 만족도가 남다르다고 할까.
오히려 벗으면 흥이 식는 걸 보니, 정상적인 성 취향이라 보긴 힘들었지만 그렇다고 또 그게 싫다는 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좋아하는 편?
그래서 노골적인 수영복이나 아무튼 그런 부류의 옷을 입고 접근해대면 오히려 냉정해진다. 기이한 노릇이지만, 에드릭이 풍속점이나 홍등가, 업소 주위에서 야시시한 여성들이 기웃거려도 웃는 얼굴로 태연자약하게 그녀들을 지나치고 떠넘길 수 있는 이유도 그것.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최고였다.
릴리에나는 정말이지, 보는 것만으로 사람을 꼴리게 하는 뭔가가 있었다.
아바타가 잘 뽑힌 것도 당연 중요했지만, 그녀의 평소 태도며 행적의 영향이 상당했다.
냉정하고, 냉담하고, 까칠하면서도 때때로 친근한 듯 굴어대다 가끔 엉뚱한 면을 보여대기까지.
그런데 지금 그 이미지가 와르르 무너지며 평소완 비교도 안 되는 무너지고 흐트러진 모습, 그 갭이 에드릭을 더욱 환장하게 만들고 있었던 탓.
어느새 잔뜩 발기한 그의 물건은 바지를 꿰뚫을 것처럼 뛰쳐나온 상황, 그 굵직한 기둥이 바지 건너편에서도 느껴질 정도였기에 에드릭은 은근슬쩍 허벅지를 애무하던 손을 회수해 바지 벨트를 풀었다.
키 차이가 났기 때문에 자신의 가슴 부근에 자리한 에드릭의 얼굴을 보며, 릴리에나는 초조함과 부끄러움에 당장에라도 뛰쳐나가고픈 심경을 계속 억눌러야만 했다.
욕정과 수치심, 이 어정쩡한 상황은 기묘하게도 그녀에게도 기이한 스릴을 안겨주고 있었다.
‘아! 뭐야! 나만 이상해진 거 같잖아!’
겉으로 드러내는 게 애매할 뿐, 에드릭도 상당히 흥분한 상태였지만, 자신에게 집중한 나머지 릴리에나는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러다 때마침 허벅지를 툭하고 건드려오는 뜨거운 무언가를 느끼자 그녀의 몸이 다시금 움찔하며 떨렸다.
기대감인지, 두려움인지 모를 오싹함이 등골을 지긋이 저며오는 듯한 짜릿함.
키 차이가 나기에 사실 저 상태에서 박아대기엔 무리가 따랐음에도, 에드릭의 그것은 너무나도 쉽게 그녀의 계곡 입구에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듯, 그 뜨거운 불기둥을 슬금슬금 문대고 비벼오기 시작했는데, 그것만으로도 릴리에나는 반사적으로 입을 벌려 헉! 하고 숨 소리를 소리 죽여 토해낼 수밖에 없었다.
이미 진득하게 젖은 그녀의 그곳은 당장에라도 에드릭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에드릭은 집요할 정도로 그녀의 애액을 자신의 기둥에 덕지덕지 발라대듯, 묻히듯 문대고 부비부비 대는 거에 열중했다.
‘아, 정말! 뭐 하는 거야 진짜!’
릴리에나는 미칠 것만 같았다.
여기서 또 간을 본다고? 재는 거야? 사람 미치게 하려고?!
뭐라 한 마디 따지려고 막 에드릭을 내려다 보려는 순간.
푸욱!
눈앞이 순간적으로 빛이 번쩍이며, 머릿속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정신 차렸을 땐, 어처구니 없게도 벽에 등을 기댄 허물어지려는 그녀의 양다리를 양손으로 붙든 에드릭이 허리를 신명나게 놀려대며 그녀의 그곳을 향해 미친 듯이 물건을 처박아대기 시작했다.
“아앗! 아악! 뭐, 뭐야 이거?! 아니! 왜 이렇게 좋―?! 꺄앗!”
한 번 쑤셔질 때마다 질 전체를 가로지르며 자궁부를 두들겨오는 그 힘이란. 닿는 선이 아니라 정말로 꿰뚫을 기세로 찔러오는데, 정작 움직이는 걸 보면 에드릭은 초조하지도, 다급한 기색도 없이 침착하게 허리를 뒤로 쭈욱 빼서, 앞으로 쭈욱 박아대는 걸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듯 보였다.
물론 겉보기가 그렇다 뿐, 에드릭도 엄청난 쾌감에 정신이 달아날 것만 같았다.
‘며, 명기가 따로 없네.’
역시 아바타여서 그런가, 그쪽 느낌이 차원이 달랐다.
애초에 릴리에나도 어느 의미로 남성들을 꿰는 일을 할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선배에게 듣긴 했지만, 설마 이런 식으로 그녀의 또 다른 진면목을 체험하게 될 줄은….
물론 에드릭이 그렇게 느끼는 거 이상으로 릴리에나도 에드릭에 대한 인상을 새로이 재정립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이러니 다들 뻑 가지!’
한 번 박을 때마다 눈앞에서 별이 번쩍인다. 너무 좋은 게 아니라 그냥 좋아서 죽을 것만 같았다.
거기다….
“너, 너무 깊― 아읏! 아앗!”
물건의 길이가 얼마 안 됐다면 허리가 앞뒤로 오고 가는 주기도 짧았겠지만, 워낙 굵직하면서도 길었기에 에드릭의 허리 운동은 누가 보더라도 과장될 정도로 후퇴 전진의 주기가 퍽 길었다.
사실상 지금, 에드릭은 벽이란 지지대를 삼아 그녀를 들어서 박아대고 있는 상태였는데, 릴리에나가 저항하고 자시고도 없이 완전히 그의 페이스로 상황이 흘러갔던 탓에 그녀는 좀처럼 자신의 쾌락의 흐름을 조절할 수가 없었다.
덕분에 몇 십 번도 채 안 쑤셨음에도 벌써 절정이 치밀고 눈앞이 새하얗게 변하기를 수차례.
“조, 조금 천천히! 지금 간다고요! 가요!”
평소였다면 뭔 말이라도 해줬을 텐데, 에드릭도 절박하기는 매한가지.
쾌감이 너무 짜릿하고, 한창 그도 흥분도가 극에 이른 상태라 살짝 정신을 놓아버린 상황.
그러기에 그녀의 그런 반응을 오히려 호응의 신호로 받아들여 더욱 격렬하게 물건을 찔러 넣자, 릴리에나는 그대로 까무러치듯 저항조차 못 한 채 쾌락에 젖어 신음과 비명을 번갈아 내질렀다.
“아아앗! 아악! 안 돼! 안 돼! 이건! 아악! 아아앗―!”
“크윽! 으윽!”
타이밍을 따로 맞추려던 것도 아니었으나 한계에 도달한 건 에드릭도 마찬가지.
덕분에 그녀의 그곳에서 미친 듯이 애액이 터져 나올 것처럼 뿜어져 나오는 거 못지않게, 그의 물건에서도 미친 듯이 새하얀 욕망이 폭발하는 화산처럼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허억!”
순간적으로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질 뻔한 에드릭은 그대로 릴리에나의 몸에 상체를 묻은 채, 그녀를 놓치지 않도록 더욱 깊숙이 그녀에게 밀착했다.
그 상태로 둘은 뭔가 꿈이며 상상보다 더 격렬한 행위, 그로 인해 몰아닥친 쾌감과 여운에 숨 쉬는 것만 이어갈 뿐, 멍해진 머리로 좀처럼 가실 기미를 안 보이는 쾌감 탓에 한동안 그러고 숨만 연신 몰아쉬기만 했다.
릴리에나는 체면 때문에라도 좀처럼 험한 말을 입에 안 담는 편이었지만, 지금은 소리 높여 이리 외치고 싶었다.
‘X발, 개 좋아! 존나 쩔어!’
아직도 그곳이 바르르 떨리고 전신의 솜털이 곤두서는 듯한 기분.
여운은 아직도 강렬했고, 등골이 오싹오싹한 게 아직도 가시질 않았다.
욱신대는 느낌도 한결 가셨고, 무엇보다 가슴에 맺힌 듯한 무거운 돌덩어리가 전부 깨어져 으깨진 듯한 청량함이라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고작 섹스 한 번 했다고 이런 기분을 느끼다니?
“…….”
거기다 지친 자신을 차분히 바닥에 내려놓고는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손으로 연신 볼과 귀를 쓰다듬어주는 그 손길이… 무척 좋았다.
‘강압적이긴 했는데.’
평소와 달리 마구 자기 멋대로 해댄 게 살짝 불편했지만.
‘남자는 이런 맛이 있어야지.’
너무 순하기만 하면… 재미없잖아?
“하아… 그래서, 이게 끝이에요?”
“…원하신다면 10번도 더 할 수 있습니다만.”
에드릭의 그 자신만만한 대답에.
릴리에나의 눈이 순간적으로 번뜩였다.
‘존나 좋아!’
이런 쾌감을 계속 느낄 수 있다니, 여긴 천국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