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취직하니 떡을 침. 이세계에서 (99)화 (99/454)



〈 99화 〉27. 우린 변태가 아니랍니다. 이게 정상인 거라고요!

문틈 사이로 비추는 광경은 새삼 충격적이었다.
아니, 이걸 충격이라 구태여 말할 것까진 없겠지만….
남녀가 한 방에서 날을 지새운다면 그거야 뻔한  아니겠나.

둘이 사랑을 나누며 아이가 생긴다.


그리 단순한 사실만 알았다 뿐 정작 행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 광경을 구체적으로 본 적은 없었지만, 대강 유추는 하고 있었다. 들은 바가 있었으니까.
단지 생각하고 말았을 뿐인 그런 걸, 예상치 못한 시점에  눈으로 목격하게 될 줄은….

거기다 그런 행위를 에드릭과 알리샤가 행하고 있단 사실이 의외였던 걸까. 어느 의미로 그렇구나 하고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었음에도, 프리지아는 왠지 모르게 그 장면, 그 모습들이 무척 충격적이고,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그럼에도 기이한 건, 좀처럼 눈을  수가 없었다는 것.

 사이로 비추는 알리샤는 에드릭 위에 올라타듯 자리 잡고선 열심히, 적극적으로 위아래로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흔들거리는 그녀의 나신이 부드럽게 출렁이며, 때때로 격렬하게 진동하며 음란한 행위로 접어드니.


“아! 아흑! 좋아! 너무 좋아!”

날아갈 것만 같은, 녹아버릴 것 같은 표정으로 숨을 헐떡이며 몸부림치는 알리샤의 모습에… 프리지아는 좀처럼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어제까지, 아니 조금 전까지 알고 있던 알리샤의 모습과 지금의 알리샤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밝게 웃고 화통하게, 쾌활하게 미소 지으며 경계하는 기색 없이 편하게 자신에게 말을 걸고 스킨십을 걸어오던 그녀가… 지금은 새빨개진 얼굴로, 요염하게 눈웃음 치며 전신을 흔들어대며 밑에 깔린 에드릭의 표정이 다방면으로 변화하는 걸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이질적이면서도, 매력적으로 보이는  또 왜인 걸까.



‘어, 어쩌지?’

그렇게 계속 보다가 문득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자 다행히 아무도 없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데….



“아앗! 온다! 조금만 더! 조금만!”

막바지에 이른 듯 교성을 자아내는 알리샤의 야릇한 음성에 흠칫해 다시 틈새로 눈을 가져간 프리지아.

움직임이 이전보다 훨씬 격렬해졌다. 상체를 45도 가량 굽힌 알리샤가 더욱 맹렬하게 하반신을 흔들어 마치 험한 오지를 전력으로 내달리는 마차처럼 격한 움직임을 펼쳐대고 있었다.


“저, 저도! 누, 누님! 너, 너무 심한데요?!”
“가! 어서 가버렷!”



서로에게 빠지다 못해 완전히 침몰해버릴 법한 기세로 날뛰던 둘이 막바지에 찌를 듯한 교성을 자아내며 그대로 허물어졌다.


정확하게는 알리샤가 에드릭 위로 허물어진 셈이었지만, 힘겨워 가슴을 위아래로 크게 움직이며 호흡을 가다듬는 건 에드릭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둘의 크게 율동하는 가슴이 서로 맞닿은 채 위아래 혹은 아래위로 맞닿는 모습을 보며 프리지아는 묘하게 속이 달아오르는 듯한 충동에 휩싸였다.




“하아!”



무심코 옅은 숨을 흘린 프리지아는 흠칫해서 입을 꾹 다물었다. 혹여나 안쪽에 소리라도 들리는 날엔 무슨 낯으로 둘을  텐가.




‘아니지, 내가 왜?’

 내가 부끄러워해야 하지? 문제는 저 둘이… 저런 남사스러운 행위를 하고 있는 게 문제잖아? 자택도 아니고 잠깐 머무는 타인의 거처에서 이 무슨…!



‘그게 아니잖아. 그게 죄라거나, 문제가 될 이유는 없지.’


왠지 혼란스러웠다.
뭐랄까, 여기서 잘잘못이 중요하긴 한 건가?

그런 생각을 품을 때쯤.


잠깐 시선을 뗀 사이, 벌컥 하고 문이 열리는 바람에 문에다 머리를 찧은 프리지아가 기겁하며 발라당 뒤로 엉덩방아를 찍었다.



“우리 리지, 여기서 뭐하니?”
“……?!”

가슴을 훤히 드러낸 상태로 문을 열어젖힌 알리샤가 방긋 웃으며 그리 말을 걸자, 프리지아는 순간적으로 낯빛이 새빨개지다 하얗게 물들기를 반복하더니….


“그, 그게….”
“어? 뭐야? 다과라도 즐기자고?”
“그, 그래요! 어머니께서 먹음직한 과자를 구해오셔서 여러분들께 대접하라고 말씀하셨는지라.”
“그러면 들어오지, 여기서 왜 그러고 있어?”

그런 남사스러운 일에 열중하고 있는데! 제가 어떻게 들어간답니까?!
라고 쏘아 붙여주고 싶었지만, 당황해서 그런지 좀처럼 말이 나오질 않았다.



“그, 그러게요.”


그래서 한다는 말이 저거다.
…어지간히 당황했나 보네.

침대 쪽에서 나름 당혹스러운 기색을 추스린 에드릭은 이 사태가 어찌 돌아가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테티아나 님, 아주 극약 처방을 내리시기로 작정하셨군요.’



설마하니  치는 장면을 관람 시킬 계획을 세우시다니. 아마… 알리샤하고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갔을지도 모르겠다. 근데 근처에 있었는데  내가 듣질 못했지? 내가 멍때린 사이? 아니면 잠깐 다른 걸 신경 쓰는 사이 뭔가 오고   있었던 건가?


보는 것만으로 부끄러움이 전염될 정도로, 엄청 어색한 걸음, 움직임으로 티 수레를 끌고 내부로 들어선 프리지아.

문득 눈이 마주친 에드릭과 프리지아는….



‘어떻게 반응해야 되지?’
‘옷이나 입을 것이지! 가만히 앉아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나한테 과시할 속셈인가?! 그런 건가?!’



한쪽은 어벙벙, 한쪽은 오해와 경악이 뒤섞이는 가운데, 알리샤는 크게 동요하거나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와와 하고 감탄을 이어갔다.

“이거  비싼 찻잎인 걸로 아는데?”
“그, 그렇죠.”
“세팅된 과자도 이거… 맛있어 보이고.”
“어, 어머니께서 가져오신 거니까요. 모름지기 주인 된 자는 대접에 있어 소홀함이 없어야….”

설명을 들으며 오도독 소리를 내며 과자를 하나 씹은 알리샤가 다시금 과자를 하나 손에 쥐더니.



“에드, 아~! 하고 벌려봐.”
“예?”



무심코  하고 입을 벌리자, 당연 과자를 입에 넣어줄 걸 기대했던 에드릭은, 뜬금없이 입술을 돌진 시키는 알리샤를 보곤 눈을 부릅떴다.


그리곤 그녀의 입안에서 잘게 부서진 과자 조각들이 밀려들자, 무심코 거기서 느껴지는 단맛에 자기도 모르게 이와 혀를 움직여 그것을 음미했다.

“으, 음! 맛있네요.”
“그치?”



그러면서 손에  과자를 입에 밀어 넣는 알리샤.



“!!!!”



뭐, 뭐 하는 짓인가요?!

속으로는 비명, 경악성을 내지르고 있었지만 정작 현실상의 프리지아는 눈을 휘둥그레 한 상태로 하던 일조차 멈춘 채 패닉에 빠져들었다.


“아, 아, 그, 이, 이건… 대체….”
“왜 그래, 리지? 응? 아아!”



그러면서 대뜸 다가서는 알리샤.



“자, 아 벌려.”
“예에?!”



무심코 답하면서 입이 벌어지자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어깨를 와락 끌어안은 알리샤가 그대로 프리지아의 입을 향해 자신의 입을 밀어 넣었다.


‘오오오!’



에드릭이 속으로 환호했다.
두 미녀가 서로 한데 엮이는  장면, 마음의 양식? 보약?
아무튼 보는 맛이 쏠쏠했다.

문득 ‘여자는 역시 여자와 사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고 부끄럽게 웅얼대는 소녀의 모습이 떠올랐는데, 어디서 그런 장면을 봤는지 순간적으로 고민한 에드릭이었다.


“무, 무! 대체?! 이건 무슨?!”
“응? 왜? 과자 달라면서?”



아니죠! 그게 아니잖아요!


패닉에 달해 눈이 이리저리 겉돌고 왔다갔다 하는 프리지아와 달리 알리샤는 태연했다.




“더 줘?”
“아, 아뇨! 아니에요! 더는 필요 없어요!”
“그래?”


프리지아는 부끄러워 죽을 것만 같았다. 그뿐인가? 자괴감이며 죄악감이며 온갖 것들이 머릿속에 소용돌이치다 보니 자신이 지금 서 있는지, 앉아 있는지… 아무튼 여기가 어딘지 나는 누구인지조차 헷갈릴 정도로 큰 혼란에 빠져들었다.


‘키스도 아니잖아?! 아니, 키스인가?! 이건 바람이지?! 내가 의도한 건 아니더라도 입술을! 입을 빼앗겼어!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 어쩌다가?!’



분위기에 휩쓸린다는 게 이렇게 무서운 거다.
에드릭은 프리지아가 느끼는  심경이 조금은 이해가 됐다.

프리지아가 상당히 당황한  같아서, 에드릭은 그녀를 앉혀서 진정시킨 다음, 내가 차를 우려야하나 잠시 고민하며 침대 쪽에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물론 본의는 아니었지만, 그 행위는 프리지아를 더욱 구석으로 내모는 결과로 이어졌다.


‘거, 거기가!’



가뜩이나 체구에 비해 유독 큼지막한 에드릭의 그곳이 덜렁대는 장면이 아주 직설적으로 프리지아의 두 동공에 꽂혔다. 시선을 피하면 되는데도 이상하게 피해지질 않는다. 마치 뭔가가 고개를 붙들기라도 한 것처럼.

“조금 당황스럽죠? 제가 준비할 테니 영애께서는 가만히 앉아서 일단 진정부터 하시는 게 좋으실 거 같아요.”
“지, 진정?”

너 때문에 더 이런 거잖아!


그런 시선으로 눈총을 팍팍 던져줬음에도, 평소 눈치 빠른 에드릭조차 그런 그녀의 반응에 일순 의구심을 표했다. 응? 왜요?


프리지아가 기어코… 손가락으로 차마 가리키진 못한 채 눈으로 에드릭의 아랫도리와 눈을 번갈아 살피고서야 에드릭은 아! 하고 눈치챈 듯 탄성을 입 밖에 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신경 쓰여서 이런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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