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흉의 대마왕-468화 (468/507)

.....리나 인버스 모르는 사람은 없겠죠? 내 동년배들 다 슬레이어즈 본다!!!468회

[초월자한테도 치정 문제는 중대사다]나는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다.

대마왕으로서 사람을 죽인 것은 절대자의 이름 아래에 허가 되지만 내 개인적으로 죽인 살인에 대해서는 책임을 외면하지 않는다.

중국에서 있었던 학살 이후 나는 한국 정부의 공권력에 구속되어 붙잡혔다. 아니, 붙잡혀줬다. 이후 정당한 처벌을 내린다면 그것을 당연히 여기고 받았을 것이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그렇게 안됐지만.

아무튼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한 죄를 묻는다면 대마왕인 나조차 힘으로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는데, 미성년이란 나이 따위가 면죄부가 될 수 있을것 같냐?

"씨발! 대마왕이 왜 여기있어!"

"그거야 니들이 존나 잘못해서 내가 관심 가질 정도였으니까 그렇지"

"씨이발......"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한번만 봐주세요!!!"

"이, 이거 다 저 새끼들이 하자고 했어요! 그러니까 제발......"

"변명의 레파토리는 어른이나 어린애나 죄다 같구나"

나한테 한대 처맞아서 당분간 말은 커녕 죽이나 먹어야 할 녀석 빼고는 울면서 싹싹 빌기 시작했다.

앳된 얼굴의 애들이 엉엉 울면서 비는 모습은 연민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다만 이놈들이 저지른 죄를 모를 경우에는 말이다.

이 몸뚱이가 아무리 여자여서 모성애를 느끼기 쉽다 하더라도 그것도 어느 정도껏이지, 지들의 만행으로 살인까지 저지른 새끼들에게 주어질 모성 따위는 없다.

"아나, 정식 절차"

"알았다"

범인을 체포하면 미란다 원칙을 읊어준다. 그건 용의자에 대한 권리를 말해주는 것이다.

그들 또한 마찬가지다. 구속되어 있을지라도 처벌을 내리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절차를 밟아야 했다. 나도 어지간하면 지키려고 하고......예외가 있다면 시온 욕하는거?

"이재원, 유승철, 박규정, 주용건. 이하 4인은 동급생을 협박해 차량 보유자의 단말을 습득하여 차량을 탈취하였고 자동 주행 기능마저 해제하여 무면허로 폭주 행위를 일삼다 결국 사망자 2명, 부상자 2명을 발생시켰다"

"어, 어....."

"자, 잘못했어요! 진짜 잘못했다니까요!!!! 그러니까 제발 한번만 봐주세요!!!"

"위 4인은 당 사건 외에도 지구에서 금품 절도 및 폭력 행위 전과가 있으며, 또한 이것을 통해 단순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사건이 아니란 것으로 판단했다. 살인에 대한 고의성은 아니나 사건에 대한 고의성은 확실히 검증 되었다"

"으아아아!!!!"

"씨발! 씨발!!!! 실수였어! 그거 실수로 그랬다고!!!!"

"나 아니야! 아니라고!!!!"

"하지만 위 4인이 현재 미성년인 바. 처벌을 보류한다"

"어?"

아나가 읊던 이야기를 듣던 녀석들의 안색이 잠시 밝아졌다.

하지만 그것이 솜방망이 처벌이라거나, 처벌 자체가 없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이건 개인적으로 유토피아가 좋아할만한 것이다. 절망한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흔들어 보여주면서 결코 닿지 못함을 알려주는 희망 고문과도 같은 것.

대상이 대상인 만큼 나도 꽤나 마음에 드는 일이지만 뒷맛이 약간 씁쓸한건 인간성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그러면 우리 죽지는 않는건가?"

"아싸!! 씨발!!! 살았다! 살았다고!!!!"

"엄마.....엄마....!!!!"

"으어어어어!!!!"

내가 아까 아구창을 날린 놈까지 기뻐서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야 한다고 배우지 않았니? 아니, 그런거 배웠을 정도면 애초에 이런 짓 같은거 저지르지 않겠구나,

이 화성에서 내가 살인의 무게를 아는 이상 살인은 중범죄 중의 중범죄다. 그래서 나는 살인 미수의 일부 또한 살인과 동등한 처벌로 설정했다.

아 물론 그 부분은 사람을 죽이려고 계획했을 때 실천하기 전에 자수했던 것은 미수로 해두고 실행 했는데 살해 대상이 살아 남았을 때는 미수가 아니라 살인과 동등한 처벌로 한 것이다.

아니 씨발 운 좋게 살아서 상대가 살인이 아니라 살인 미수죄로 감형받는게 옳은거냐? 애초에 하지 않았으면 몰라도 했는데 그러면 안되지.

아무튼 아나는 이내 몇줄 남지 않은 서류를 읽어내렸다.

"그러니 해당 4인에게는 성인이 될 때까지 기본권을 박탈하며 이후 성인이 되는 날을 기점으로 하여 합당한 처벌을 부여한다"

"어.......?"

"이상 본 사건의 행정 절차를 마치며, 현 시간부로 4인의 기본권을 박탈한다"

바보라도 심상치 않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겠지.

물론 정확히 이게 무엇을 말하는지는 모를 것이다. 기본권이란 개념을 초등학교 몇학년 때 배우는지는 잘 몰라도 그걸 기억하고 있을 정도의 머리가 있으면 공부를 했지 차 훔쳐서 타고 다녔겠냐.

아나가 절차를 마치고 다시금 뒤로 물러났다. 으음, 이탈리아 정부에 자치구역 좀 봐주고 데려온 보람이 있었어!

금발 빈유 안대 미녀 비서! 크으으으으! 좆은 없지만 격렬한 뭔가가 반응하는게 느껴진다!!!

"빡대가리인 너희들에게 내가 몇가지 설명을 해주마.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있어서 중요한 권리가 두가지가 있거든?"

인권과 기본권.

아, 물론 인권은 도덕적인 관념에 더 가깝지만 여기서는 둘 다 인간의 권리로 보장한다. 하지만 보장하는 만큼 거둘 수도 있다.

여기가 지구였다면 인간이 인간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에 윤리적, 도덕적, 기타 등등의 문제가 있었겠지만......여기는 화성인데다 시온은 외계인이거든! 인간은 멋대로 반려견 중성화 수술이나 짖지 못하게 하는 수술 같은거 하는데 우리는 못할거라고 보냐?

물론 진짜로 그런걸 하려면 심판의 절대자 그레이가 이끄는 문명인 델타 캐슬의 신인류가 욕망을 일부 절제한 것처럼 해야지, 우리 쪽은 사람 문 개를 안락사 하는 쪽에 가깝다.

처음부터 가능성 자체를 박멸하고 시작하는거랑, 저지른 것에 강한 처벌을 내리는거랑 같은거지.

"여기서 기본권에 속하는거 몇가지 말하자면 너희들이 다니는 학교 교육같은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권리나 일할 때 최저임금을 받고 노동법에 보호를 받을 권리,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나라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청구권.......뭐, 이런저런게 있지"

"그, 그게 무슨 소린데요......?"

한 아이가 덜덜 떨면서 물었다.

자기들이 저지른 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 이제서야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자기가 박탈당한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도.

"너희들은 이제 학교도 돈 내고 다녀야 하고, 일할 때도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서 최저임금도 못받고 일하다가 산재가 일어나도 보상 못받아. 이 문제에 대해서 이의를 재기하고 싶어도 청구권이 없으니 자격 자체가 없어. 변호사도 선임 못한다고"

"어어......"

나는 슬쩍 아까 아구창을 날린 아이를 보았다.

"그리고 너는 빠진 이빨이나 상처를 치료하려고 병원에 가면 무료가 아니라 그에 합당한 돈을 내야 하지. 대부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던 화성 문명의 모든 시설, 설비, 서비스가 너희들한테는 유료가 될거야"

참고로 화성의 의료 서비스에 비용을 매기면 대충 미국 의료 수준의 금액을 청구할 수 있다.

시온이 아무리 생명공학에 약해도 지구의 기술력을 한참 초월한 의료 설비로 치료하는데 쌀리가 없지 않는가?

"아, 너희 부모님 등골 빠질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청구서는 온전히 너희 이름으로 날아갈테니까"

"우, 우린 아직 초등학생이예요! 돈 같은거 없는데......"

"이제와서 순수한척 하지 마라 애새꺄. 너희들은 이미 사람을 죽였을 때부터 선을 넘었다"

내가 으르렁 거리자 놈들이 덜덜 떨면서 바지에 소변을 지렸다.

의도적으로 뿜어낸 살기도 아니고, 그냥 기분 나빠서 새어나온 아주 미약한 살기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애 몇명 쯤 기겁하게 만들 수 있어서 생긴 일이다.

"청구한다 하더라도 당장 너네 집 살림살이 빼가거나 압류 딱지 붙이진 않아. 그 청구금액은 오로지 너희들의 힘으로 갚게 할거거든. 연좌제는 너무하잖아?"

다만 어떻게 갚게 할지가 문제다.

직업도 없는 애들이 변제 능력이 있을리 만무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성인이 되어서 취직해 돈을 벌기에는......이놈들 이미 기본권을 박탈당해서 20세기 한국 군대 월급 받고 일해도 취직시켜준 것 자체가 감지덕지한 일일텐데, 그걸로 갚을 수 있을리가?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확실하게 대가를 치르게 할거다. 무슨 수를 써서든.

"그리고 너희들 말이야, 한가지 잊은게 있는 모양인데. 어디까지나 성인이 될 때까지 처벌을 보류하는거지, 안한다는건 아니거든?"

".......어?"

"성인이 되는 날 니들은 인권을 박탈당하게 된단다"

인간으로서 마지막 권리.

화성에서 살인을 저지른 자의 최후의 처벌.

기본권과 인권은 다르다. 기본권은 국가가 개인에게 보장하는 권리라면 인권은 인간으로서의 권리 그 자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기본권을 박탈당한 녀석들이 남에게 얻어맞는다고 한들, 그 사람을 고소할 수는 없다. 이미 기본권 중에 청구권이 있어서 고소고 나발이고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때린 사람은 폭력 행위로 잡혀가게 된다.

아무리 기본권을 박탈 당했어도 어쨌든 인간으로 취급해준단 소리다.

하지만 인권의 박탈은 다르다.

인권을 박탈당한 놈들을 누군가가 때려도 죄가 아니다. 잡혀가지도 않는다. 심지어 죽인다 하더라도 그것은 죄가 아니게 된다.

놈들의 시체를 토막내 버려도 그것은 쓰레기 무단 투기가 될 뿐이다. 전과에도, 전산상에도 무엇 하나 남지 않는다.

하다못해 반려동물도 지구에서는 재산 취급 받았는데(물론 화성에서는 위치가 좀 더 위) 놈들은 그보다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꽤 재미있지?

"아아......"

"걱정마, 다른 사람들이 너희들 죽이고 끝내게 둘 수는 없으니까. 그때까지 쓴 돈 갚아야지?"

인권 박탈 당한 사람에게는 두가지 선택지가 있다.

나한테 찢겨죽고 끝날 것이냐.

시온이 만든 사이버 공간에서 고통 받으며 남은 평생을 보낼 것이냐.

요컨데 하다못해 인간답게 뒤질래, 구차하게 목숨 이어갈래? 대충 그런 느낌의 양자택일이다.

저번에도 봤겠지만 후자의 경우는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에 나온 것마냥 캡슐 같은 것에 집어넣고 시간도 좀 가속시킨 후에 거기서 고통받게 만든다.

참고로 이 경우에는 시급이 꽤 쌔게 나온다. 이놈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얼마를 써도 몇년이면 다 갚을 수 있을만큼.

그거 외에도 복지 차원에서 사망한 피해자 유가족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이놈들을 마음껏 고문할 수 있게 하는 등등, 여러가지 분야로 써먹을 수 있다.

"아, 참고로 풀어준다고 똑같이 범죄 저지르려고 하지 않는게 좋을껄? 너희들은 이제 기본권 박탈 당해서 프라이버시 무시하고 24시간 내내 스텔스 드론이 따라다니면서 범죄를 저지를것 같다 싶으면 곧바로 제압, 혹은 사살이거든. 전자발찌 같은거라고 생각해. 대우는 좀 더 과하고 처참한걸로 말이야"

"으아아아아아!!!!"

"어, 엄마......"

"흐어어엉! 끄윽, 으어어어어!!"

"이런 씨발.......!!"

이것은 유예다.

놈들이 지옥에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즐기는 길지만 짧은 유예.

아마 피해자 유가족들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그런 처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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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일에 대한 결과를 ZNS에 올린다.

댓글이 1초에 수십개씩 늘어난다. 하나하나 보려고 해도 그 순간 계속 늘어나 올라가는 댓글창을 보는게 귀찮아서 대충 꺼버렸다.

이렇게 해야만 경고가 된다. 인간은 가깝다 여기지 않으면 위험조차 경시하는 법이다. 중범죄를 저지르는 순간 너희들 또한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범죄율이 줄어든다.

아직 안정화 되는 중이라서 혼란스러운 와중에 범죄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한번 가라앉기 시작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

"왜? 미성년자한테 저래서 좀 꺼려져?"

"그건 아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게 당연하지"

"나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데 전직 마피아 보스랑 문명 작살내는 대마왕이 할말은 아닌것 같은데......."

"적어도 내 대에서는 양지로 나가려고 했잖나. 아, 여기서는 완전히 붕괴했지만 말이야"

아나에게는 두가지 세계선이 존재한다.

내가 있어서 마피아 조직 이끌고 백년해로한 과거와, 내가 없어서 마피아 조직이 붕괴해 국가 소속 포스 유저로 살아온 현재가 공존한다.

다만 혼란스럽지 않고 확실하게 구분하는걸 보면 나름 융화는 잘 된 모양인데 한편으로 거리감을 재기 힘들어서 좀 미묘하다. 그래서 비서로 두고 있는거지만.

"아무튼 내가 생각하는건 저놈들의 일이다. 뒤에 남은게 지옥 뿐이라면 자살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닌가? 그렇게 도피하면 어떻게 하지?"

"아, 그럴 경우 국가에서 청구금액 변제해주지. 자살하면 그대로 끝"

개인적으로 자살은 큰 죄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정부나 초월자가 처벌을 내리는 죄가 아닌 운명 자체가 손을 내치는 그런 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했다. 그렇다면 스스로를 버리는 자는 어떨까?

청구금액 변제는 마지막으로 주는 연민이자 국가가 주는 부조금이다. 자살한 자의 끝은 그리 좋지 않으니......뭐, 알아서 하라지.

참고로 인권 박탈한 뒤에는 얄짤 없다. 그대로 잡혀가서 캡슐에 처넣고 고문할 뿐, 하다못해 변제할 금액이 없는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번(비율이 1대 50이라 가상세계에서는 350일 정도지만)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데 비해 그놈들은 변제할 때까지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다.

자살할 권리조차 박탈 당할테니 하려면 앞으로 몇년 밖에 남지 않았단다 꼬맹이들아. 존나게 스트레스 받다가 자살하던지, 아니면 또 마구잡이로 범죄를 저지르다 사살당하던지, 끝까지 버티다 인권을 박탈당해 동물만도 못한 대우를 받던지.

이야, 선택지 많네. 골라먹는 재미가 있겠다.

"아무튼 오늘 일은 끝났으니까 일단 돌아갈까......아, 어께 아파"

"뭘 했다고 어께가 아픈건가? 아, 하긴 그만한걸 달고 있으면 인대와 어께에 부담이 갈만하긴 하지"

"요즘 한 사이즈 더 커서 그런 것도 있고"

".......거기서 더 컸다고?"

갓-루리루리 축복 + 모유 체질로 전환해서......솔직히 내려다 보면 발끝도 안보인다.

내가 초월자라도 이만한 크기면 들고 다니까 힘들지만. 뭐 어때, 시온이 짱 좋아하는데!

[작품후기]* 작중 내용에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라 처벌이 가볍다고? 그렇다면 성년이 된 후에 처벌을 내린다!

처벌을 해도 범죄율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처벌이 부족한거 아닐까 생각해봅시다.

중범죄자의 인생? 평생 고문 받는걸로 대체되었다. 불만 있어요? 대마왕 앞으로 오십시오.

인권의 박탈은 살 자유도, 죽을 자유도 박탈 당한다는 소리입니다. 한편으로 잔혹하지만 자의로 사람을 죽이지 않는 이상은 이런 처벌 내리지 않으니 괜찮습니다.

그나저나 여러분들은 투표 하셨길 바래요! 저는 후딱 하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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